양성자와 중성자가 각각 두 개씩 있는 헬륨의 핵은 매우 안정적이다. 헬륨의 핵 세 개가 탄소 핵 하나를 만든다. 네 개면 산소 핵, 다섯 개면 네온 핵, 여섯 개면 마그네슘 핵, 일곱 개가 모이면 규소 핵, 여덟 개가 합치면 황의 원자핵 하나를 만든다. 헬륨 핵에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양성자를 더하거나, 안정 구조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적정한 수의 중성자를 더할 때마다 새로운 원자핵이 만들어진다. - P442
수은 핵에서 양성자 한 개와 중성자 세 개를 빼면 금 원자의 핵이 된다. 이것이 연금술사들이 그토록 염원했던 변화의 본질이다. - P442
우라늄보다 원자 번호가 높은 것들은 대개 지구상에 자연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이 합성한 이 원자핵들의 거의 대부분은 그냥 내버려 두면 순식간에 붕괴하는 방사능 원소들이다. - P442
원자 번호가 94인 플루토늄 Pu 원자핵은 가장 유독한 물질 중 하나이다. 이 물질은 아주 느리게 붕괴하기 때문에 인간에게 큰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한 존재이다. - P442
규소 원자를 지칭하는 ‘silicon‘ 이 규소 원자를 하나의 구성 성분으로 하는 수십억 종의 분자들을 일컫는 ‘silicone‘으로 오해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slicon은 비금속 원소로서 원자 번호가 14인 규소 원자 Si를 지칭하며, [Silikan]으로 발음된다. 한편 silicone은 기름, 그리스, 수지 등과 비슷한 성질을 가지며 규소를 그 성분 원자로 하는 아주 넓은 범위의 유기 화합물들을 통칭하여 부르는 말이다. 발음은 [Silikoun]이다. 일반적으로 silicone은 열기와 냉기에 잘 견딘다. - P439
우주 어디를 보든 존재하는 물질의 99퍼센트가 수소와 헬륨이다. 가장 간단한 두 가지 원소가 우주에 가장 흔하다는 말이다. - P443
지구는 예외이다. 지구의 자체 중력만으로는 가장 가벼운 수소 원자를 오랫동안 붙잡아 둘 수 없기 때문에 태양계가 생성되던 당시에 지구에 있었던 수소 가스는 거의 모두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 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지구에는 수소 기체가 희박하다. 헬륨의 경우에도 사정은 수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편 목성은 큰 질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력의 세기 또한 지구에 비할 바 아니게 커서, 우주 생성 초기부터 갖고 있던 수소와 헬륨을 현금까지 거의 전량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 P443
헬륨은 사실 지구에서 발견되기 전에 태양에서 먼저 검출됐다. (이 발견의 역사가 그 이름에 흔적으로 남아 있다. 헬륨이라는 이름이 그리스의 태양신들 중 하나인 헬리오스Helios에서 왔다고 한다.) - P443
간단한 핵에서 복잡한 핵을 만들려면 양성자와 중성자를 첨가하면 된다. 이때 방해의 요인인 전기적 척력을 어떻게 적절히 상쇄시킬 수 있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다. 역시 그 임무는 핵력의 몫이다. - P443
핵력의 발동은 핵자核子들이 매우 가까이 접근해야 가능한데, 극도로 고온인 상황에서는 핵자들의 근거리 접근을 기대할 수 있다. 온도가 대략 1000만도 이상의 상황에서는 핵자들이 전기적 척력이 위력을 발휘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빠르게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 고온의 조건은 별의 중심부에서 쉽게 구현된다. - P443
태양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다. 그러므로 태양이 내놓는 복사를 길게는 전파 대역에서부터 짧게는 가시광선 대역을 거쳐 엑스선 대역에 이르기까지 속속들이 관찰할 수 있다. - P443
태양은, 한때 아낙사고라스가 생각했던 대로 붉게 달궈진 돌이 아니라, 수소와 헬륨으로 구성된 고온의 기체 덩어리인 것이다. 기체 덩어리가 빛을 발하는 것은 높은 온도로 가열된 낙화烙畵 인두가 붉은 빛을 발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이다. 태양의 수소와 헬륨 기체도 뜨겁게 가열돼 있기 때문에 빛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낙사고라스의 생각이 완전히 틀렸던 것은 아니다. - P445
대류 운동의 덩어리 하나의 폭이 대략 2,000킬로미터에 이르는데, 이것은 파리와 키에프간의 거리에 해당한다. - P444
태양 표면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폭발 현상은 플레어 flare를 동반한다. 플레어는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각종 전파 통신에 심각한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다. - P445
프로미넌스 prominence도 태양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폭발 현상이다. 홍염紅焰을 내놓을 수 있을 정도로 뜨거운 물질이 자기장의 안내를 받아 무지개 모양을 이루면서 분출하는 현상이 프로미넌스다. 그래서 프로미넌스를 그냥 홍염이라고도 부른다. 태양의 광구를 배경으로 홍염이 차지하는 하늘의 넓이를 지구의 그것과 비교해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얼마나 초라한 존재인지 실감할 수 있다. - P445
흑점은 태양이 서쪽으로 질 때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다. 흑점은 강한 자기장을 동반하며 온도가 주위보다 낮다. - P445
태양은 엄청난 규모의 소용돌이와 격렬한 난류 운동을 우리에게 끊임없이 보여 준다. 하지만 이 모든 활동은 주로 태양의 상층부 대기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가 가시광선을 통해서 볼 수 있는 이 지역의 온도는 절대 온도로 6,000도 정도이다. 우리에게 철저하게 숨겨진 태양의 저 깊숙한 내부의 온도는 1570만 도에 이른다. 이렇게 뜨거운 조건에서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고 그 결과로 빛이 만들어진다. - P445
기체와 티끌로 구성된 성간 구름이 중력 수축하여 별들과 그 별들에 딸린 행성들을 만든다. 성간운의 중력 수축이란 자체 중력 때문에 겪게 되는 성간운의 전반적인 낙하 운동이다. 이 과정에서 기체 분자들이 격렬하게 충돌하므로, 수축이 진행됨에 따라 내부의 온도는 상승하게 마련이다. 드디어 내부의 온도가 1000만 도에 이르면 수소 원자 네 개가 만나서 헬륨 핵이 하나 만들어지는 핵융합 반응이 전개된다.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가 감마선의 빛, 즉 감마선 광자로 나타난다. - P446
수소 네 개의 질량이 헬륨 하나의 질량보다 약간 크다. 수소 네 개가 모여서 헬륨 한 개가 만들어질 때 0.7퍼센트 정도의 질량이 사라지는데, 이 결손 질량은 아인슈타인의 등가 원리에 따라서 에너지로 변환된다. - P446
감마선 광자는 주위 물질에 흡수됐다가 다시 방출되기를 거듭하면서 태양의 표면을 향해 이동한다. 흡수가 일어날 때마다 자신의 에너지를 조금씩 잃게 되므로 높은 에너지의 감마선 광자는 점점 낮은 에너지의 광자로 변신해서 드디어 사람의 눈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 대역帶域의 광자가 된다. 중심핵에서 출발한 광자가 표면층에 도착하는 데 대략 100만 년이 걸린다. - P446
핵융합 반응에서 최초로 태어난 광자가 가시광선의 광자로 표면을 빠져 나오기 시작하면 우리는 비로소 새로 탄생한 별을 보게 된다. 별이라고 하는 전구의 스위치를 돌려 빛을 밝히게 된 셈이다. 핵융합 반응의 개시와 더불어 그때까지 진행되던 중력 수축이 멈춘다. 별의 외곽층을 차지하는 질량의 무게를 중심핵 부분의 고온과 고압이 지탱하여, 별 전체가 안정된 상태에 놓이기 때문이다. 중심핵이 고온과 고압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그곳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 덕택이다. 우리 태양은 지금까지 대략 50억 년 동안 이와 같은 평형 상태를 유지해 왔다. - P446
태양과 수소 폭탄에서의 핵융합 반응에는 한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폭탄의 경우 일단 반응이 시작되면 반응의 진행 속도를 제어할 길이 없으며, 제어하지 않는 것이 폭탄의 사용 목적과 부합된다. 그렇지만 태양의 경우에는 중심핵에서 매초 생산되는 에너지가 표면에서 매초 방출되는 에너지와 같도록 별이 반응 속도를 스스로 조절한다. 태양은 표면에서 방출되는 광도를 충당하느라 중심핵에서 매초 4억 톤(4×10^14그램)의 수소를 헬륨으로 변환시킨다. - P447
밤에 집 밖으로 나가 머리를 들면 까만 하늘에 총총히 빛나는 별들이 보인다. 별 하나하나가 빛을 낼 수 있는 것은 그 별 내부에서 핵융합 반응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P447
백조자리에서 가장 밝은 백조자리 알파별, 즉 데네브 Deneb 쪽을 관측해 보면 온도가 극도로 높은 초대형의 기체 구에서 나오는 희뿌연 빛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이것은 기체 구의 중앙에 있던 별들이 자신의 일생을 초신성 폭발로 마감할 때 생긴 흔적이다. - P447
초신성이 폭발하면 그때 발생한 충격파가 주위에 있던 성간 물질에 전해진다. 그러면 그 성간운의 밀도가 증가한다. 그 결과로 새로운 별의 탄생으로 이어질 중력 수축이 성간운에 유발된다. 그러므로 별들에게도 인간처럼 부모가 있고 그들의 세계에도 세대가 있는 셈이다. 먼저 태어난 별의 죽음이 새로운 별의 탄생을 가져오니까 하는 말이다. - P447
별들에게도 인간처럼 부모가 있고 그들의 세계에도 세대가 있는 셈이다. 먼저 태어난 별의 죽음이 새로운 별의 탄생을 가져오니까 하는 말이다. - P447
태양 같은 종류의 별들은 무더기로 태어난다. 오리온 대성운과 같은 고밀도의 성간운 복합체 내부를 살펴보면 많은 수의 별들이 한꺼번에 태어났음을 알 수 있다. - P447
성간운 내부에서 별이 탄생한다고 하더라도 바깥에서는 그저 어둑어둑하고 음침한 암흑 성간운으로 보일 뿐이다. 그러나 고온의 신생 항성에 의해 전리된 기체가 빛을 방출하므로 성운 내부는 황홀한 장관을 이룬다. - P447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새로 태어난 별들이 ‘신생아실‘에서 어슬렁어슬렁 걸어 나와 은하수 은하에서 자신들이 차지해야 할 자리를 찾아간다. - P447
아직 풋내기에 불과한 젊은 별들은 실타래같이 빛나는 엷은 가스 성운을 자기 주위에 달고 다닌다. 이 가스 성운은 별들의 자궁이랄 수 있는 성간운에 있던 기체 찌꺼기로서 어머니 성간운과 신생아 별이 아직도 중력의 끈으로 묶여 있음을 보여 준다. 가까운 거리에서 찾아볼 수 있는 좋은 예가 좀생이성단과 거기에 딸린 반사 성운이다. - P448
사람의 가족과 마찬가지로 같이 태어난 형제 별들도 나이를 먹을수록 고향을 떠나 뿔뿔이 흩어져서 서로 만날 기회가 거의 없게 된다. - P448
지금으로부터 약 50억 년 전 같은 암흑 성간운에서 태양과 같이 태어난 열대여섯 개의 형제자매 별들이 지금은 은하수 은하의 이 구석 저 구석에 흩어져 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별이 우리 태양의 형제요 자매인지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다. "은하수 너머 어딘가에 있겠지."라고 막연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뿐이다. - P448
태양 내부에서 진행되는 수소의 헬륨으로의 변환은 우리 눈이 감지할 수 있는 가시광선의 광자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이보다 훨씬 더 신비롭고 유령 같은 존재인 중성미자도 만들어 낸다. 중성미자는 광자와 마찬가지로 질량이 없으며 빛의 속도로 움직이지만 광자는 아니다. - P448
중성미자는, 양성자, 중성자 그리고 전자와 같은 크기의 고유 각 운동량, 즉 스핀을 갖고 있다. 광자의 스핀은 중성미자의 것의 2배이다. - P448
또 물질은 중성미자에 대해 투명하다. 중성미자는 지구나 태양을 구성하는 물질을 거의 흡수되지 않은 채 자유롭게 관통할 수 있다. 흡수가 전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무시해도 좋을 지극히 미미한 수준의 흡수만 이루어진다. - P448
대낮에 태양을 1초 만 바라봐도 총 10억 개의 중성미자가 우리 눈을 통과한다. 통상의 광자는 망막에 걸려 시신경에 반응을 일으키지만, 중성미자는 망막에 전혀 걸리지 않고 시신경에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머리 뒤로 그냥 빠져 나간다. - P449
대낮이 아니라 한밤중에 태양이 있을 곳, 즉 내 발 아래의 지면을 보고 있어도 내눈을 통과하는 중성미자의 개수는 대낮과 마찬가지이다. 다시 말해서 태양과 내 눈 사이에 지구가 가로놓여 있어도 육안을 통과하는 중성미자의 개수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가시광선에 대해 유리판이 투명하듯이 중성미자에 대해 지구가 통째로 투명하다. - P449
학자들은 아주 드물게 중성미자가 염소 원자를 아르곤 원자로 변환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염소와 아르곤은 서로 원자 번호는 다르지만, 핵에 들어 있는 양성자와 중성자 수의 합은 같다. 다시 말해 염소와 아르곤은 원자 번호가 다르지만 원자량은 같다. - P449
태양에서 방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성미자의 선속線束, Flux을 검출하려면 엄청난 양의 염소가 필요하다. - P449
미국의 물리학자들은 사우스다코타 주 리드에 있는 홈스테이크 광산의 지하 깊숙한 곳에 엄청난 크기의 탱크를 설치하고 그 안에 양복 세탁에 쓰이는 테트라클로로에틸렌 C2Cl4 용액을 가득 부어 넣었다. 그러고는 새로 생긴 아르곤 원자를 찾아 그 수를 헤아리는 실험을 반복했다. 실험의 결과는 태양에서 나오는 중성미자의 광도가 이론값보다 흐리다는 것이었다. - P450
홈스테이크 탱크의 용량은 약 38만 리터였으며, 이 실험에서 태양의 표준 모형에서 예측된 값의 겨우 4분의 1 내지 3분의 1이 검출됐다. 이보다 나중에 수행된 일본 카미오칸데 II 실험에서는 태양 중성미자의 선속이 표준 모형이 제시하는 값의 0.46배로인 것으로 확인됐다. - P450
가시광선으로는 태양의 표면을 겨우 들여다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중성미자를 활용하면 태양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일어나는 상황도 소상하게 알아볼 수 있다. - P450
수소 핵융합 반응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태양이건 별이건 간에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지역은 고온 고압의 중심부 일부일뿐이며, 핵반응의 연료로 쓸 수 있는 수소가 그 지역에 한없이 많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별의 운명, 별의 최후는 그 별이 얼마나 큰 질량을 갖고 태어났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 P451
별은 진화하는 과정에서 자기 질량의 일부를 공간으로 서서히 방출한다. 방출하고 남은 질량이 태양의 2배 내지 3배 정도에 이른다면 그러한 별들은 우리 태양과는 판이하게 다른 최후를 맞게 된다. 그렇다고 태양의 최후가 그저 밋밋할 뿐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태양의 최후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극적이다. - P451
앞으로 50억 또는 60억 년이 더 지나면 태양의 중앙부에 있던 수소가 모두 헬륨으로 변하게 되므로 중심핵 부분에서는 핵융합 반응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반응에 쓰일 연료 물질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 대신 헬륨으로 된 중심핵의 바로 바깥에는 수소가 그대로 남아 있다. 따라서 수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지역이 중심핵 경계 지대에서부터 온도가 1000만 도가 되는 충까지 확장된다. 그러나 온도가 1000만 도가 안 되는 층과 표면 사이에서는 핵반응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 P451
한편 태양의 자체 중력은 헬륨으로 가득 찬 중심핵을 짓눌러 다시 수축하게 한다. 헬륨으로 구성된 중심핵은 다음 단계의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에는 아직 충분한 여건을 갖추지 못해서 중력의 일방적 횡포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수축하게 되는 것이다. 수축이 진행될수록 그 지역의 온도와 밀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 따라서 헬륨 원자들 사이의 간격이 좁아지고 이에 따라 원자핵 세계의 갈고리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로 밀착하여 핵력이 발동하게 되면 드디어 헬륨의 핵융합 반응이 시작된다. 수소가 타고 남은 재에 불과했던 헬륨에 다시 불이 붙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핵융합 반응의 잔치가 태양의 중심핵 부분에서 또 한 차례 벌어진다. - P452
태양은 새 연료인 헬륨을 태워서 추가 에너지를 얻는 동시에 탄소와 산소를 헬륨에서 합성해 낸다. 자신의 재에서 다시 불꽃을 피울 수 있으니, 별이야말로 불사조이다. 이 상황에 이른 태양은 핵반응로核反應爐의 불을 두 군데에 지펴 놓은 형국이다. - P452
태양보다 질량이 큰 별들은 진화의 후기 단계에서 중심부의 온도와 압력을 태양보다 훨씬 높게 유지할 수 있다. 높은 온도와 압력 덕에 불사조 같은 부활을 태양보다 몇 차례 더 즐긴다. 또 탄소와 산소를 핵융합시켜 더 무거운 원소들을 합성해 낸다. - P452
중앙에서 멀리 떨어져 상대적으로 저온 상태에 있는 외부의 얇은 껍질에서는 수소가 타고 고온상태에 있는 한복판에서는 헬륨이 연소 중이니, 태양은 이 단계에서 그 내부 구조에 큰 변혁을 겪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외부가 급격히 팽창하고 대신 온도는 하강한다. - P452
태양은 이제 적색 거성赤色巨星이 된다. 가시광선으로 드러나는 태양 표면이 중심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외각부外殼部에서 느끼는 중력은 미약하기 이를 데 없다. 그 까닭에 적색 거성이 된 태양의 바깥 대기층은 항성풍의 형태로 공간에 서서히 흩어져 나간다. 벌겋게 부풀어 적색 거성이 된 태양은 수성과 금성을 집어 삼키고 종내에는 우리 지구까지 자신의 품안에 넣어 버린다. 그러므로 내행성계가 완전히 태양 안에 들어가게 된다. 내행성계의 최후인 것이다. - P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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