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수십억 년 후 어느 날 지구는 최후의 날을 맞게 될 것이다. 태양은 점점 더 붉게 변하면서 팽창하고 지구에서는 남·북 양 극지방조차 땀이 뻘뻘 흘러내리는 더운 날씨로 변하기 시작할 것이다. 남극과 북극의 빙산이 녹아서 해수면이 높아지고 해안 지대는 바다 속으로 점점 더 깊이 잠겨 들어간다.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므로 대기 중에는 수증기의 함량이 증가하고 구름의 양이 많아진다. 이 구름 덕에 태양의 빛을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게 된다. 그 덕택에 최후심판의 날이 도래하는 것을 잠시 늦출 수야 있겠지만, 시시각각 다가오는 최후의 순간은 면할 길이 없다. - P453
지구의 사정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태양은 자신의 진화 과정을 어김없이 밟아 간다. 바다가 끓어올라 물이 모두 증발하고 그 다음 대기마저 완전히 증발하여 사라지면, 우리의 상상력으로는 예상할 수 있는 최악의 재앙이 행성 지구를 뒤덮는다. - P453
아스텍 원주민들이 지구 운명의 날을 이렇게 예언했다. 그들은 "지구의 피로가 겹치기 시작하고 지구의 씨가 아주 말라 버릴 때"가 되면 "하늘에 태양이 떨어지고 별들이 흔들려 추락할 것이다."라고 믿었다. - P453
태양이라고 자신이 만든 재를 한없이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 태양의 내부가 완전히 탄소와 산소로 채워지는 시기가 온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는 핵융합 반응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태양 내부의 온도와 압력이 탄소나 산소를 가지고 다음 단계의 핵반응을 유발시킬 수준에 이를 수 없기 때문이다. - P454
중앙 핵반응로의 헬륨 연료가 거의 소진될 즈음 태양 중심부는 그동안 미뤄 오던 중력 수축을 재개하게 된다. 수축은 온도의 상승을 불러와서 마지막 단계의 핵융합 반응을 한 차례 더 일으키고 대기층은 약간 팽창한다. 단말마의 고통이 시작되는 것이다. 대략 1000년을 주기로 팽창과 수축을 느리게 반복하다가 자신의 대기층을 몇 개의 구각球殼으로 나누어 우주 공간으로 내뱉어 버린다. - P454
외각층을 잃고 뜨거운 내부가 노출된 태양은 한때 자신의 피부였으나 지금은 벗겨져 멀리 떨어져 나간 수소 기체에 강력한 자외선을 퍼부어 거기에서 밝은 형광선이 방출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이것은 명왕성의 궤도보다 더 먼 바깥쪽에 찬란한 쌍가락지를 만들어 놓는다. 이것은 외계의 관측자들에게 물병자리의 행성상 성운과 같이 보일 것이다. 태양이 가졌던 초기 질량의 거의 반이 이런 식으로 성간 공간에 흩어진다. - P454
은하수 은하의 내부에서 사방을 두리번거려 보면 구각모양의 발광 성운을 동반한 별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우리는 이들을 행성상성운行星狀星雲, planetary nebula 이라고 부른다. 이들이 행성과 무슨 깊은 연관이 있어서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기능이 좀 떨어지는 망원경으로 봤을 때 그 모습이 태양계의 천왕성과 해왕성의 청록색 원반을 빼닮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 P455
행성상 성운은 겉보기에는 가락지같이 보이는데, 그렇다고 해서 빛을 내는 기체가 고리 구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오산이다. 비눗방울은 가운데가 투명하고 가장자리가 뚜렷하게 보이는데, 이것은 방울의 가운데를 지나는 시선이 가장자리를 지나는 것보다 훨씬 얇은 비누 막을 관통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치에서 구형 껍질을 이루는 행성상 성운의 기체층이 우리에게는 고리로 보이는 것이다. - P455
행성상 성운은 생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선 별의 모습이다. 그리고 중심 별 근처에는 진화의 끔찍한 잔해들이 널려 있을 것이다. 멸망한 행성들의 잔해 말이다. 한때는 생명의 서식지로 생기발랄했던 세상이 이제는 물도 공기도 다 말라 버린 죽음의 불모지로 변한채 유령 같은 광휘光輝 속에 깊이 잠겨 있다. - P455
태양의 잔해는 어떤 모습일까? 처음에는 행성상 성운에 깊숙이 싸여 있겠지만, 고온의 알몸이 밖으로 노출된 태양은 서서히 식으면서 수축을 계속한다. 지상에서는 들어 본 적도 없는, 차 숟가락 하나분의 질량이 1톤에 이르는 고밀도의 물질로 수축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 놓인 물질을 우리는 축퇴縮退물질이라고 한다. 즉 태양이 행성상 성운 한복판에 자리하는 백색 왜성白色矮星, white dwarf으로 변신한 셈이다. 그리고 수십억 년의 세월이 또 흐르면 태양은 그나마 남아 있던 자신의 온기를 복사로 다 잃고 결국 흑색 왜성黑色矮星, black dwarf이 되어 우주인의 시야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 P455
질량이 비슷한 두 별은 같은 진화의 과정을 같은 속도로 밟아 간다. - P455
질량이 큰 별은 작은 별보다 자신의 핵연료를 더 급히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질량이 다른 두 별이 동시에 태어나 쌍성계를 이루고 있다면, 큰 별이 작은 별보다 먼저 적색 거성 단계에 들어가고 백색 왜성으로의 종말도 먼저 맞게 된다. 그런데 별들은 둘씩 짝을 지어 쌍성계를 이루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므로 하늘에는 적색 거성과 백색 왜성으로 구성된 쌍성계가 흔하다. - P456
근접 쌍성계인 경우에는 두 별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서 잔뜩 부풀어 오른 적색 거성에서부터 흘러넘친 물질이 백색 왜성 표면의 특정 지역으로 떨어져 쌓인다. 이렇게 자신의 동반성同伴星에서부터 공급받은 수소를 가지고 백색 왜성은 강력한 중력의 작용으로 고온 고압의 상태를 만들고 결국 핵융합 반응을 다시 일으킨다. 이때 백색 왜성은 갑자기 많은 빛을 발한다. 그러나 잠시 후에 원래의 밝기로 돌아간다. 이것이 신성新星, nova이다. - P456
신성의 출현은 광도의 변화 폭과 발생 메커니즘의 관점에서 볼 때 초신성과는 별개의 현상이다. 신성은 반드시 쌍성계에서 볼 수 있고 수소의 핵융합 반응이 신성의 급작스러운 광도 증가의 원천이 된다. 초신성은 혼자인 별들이 겪는 더욱 격렬한 변화이며 규소의 핵융합 반응이 에너지를 충당한다. - P456
성간에 들어 있던 수소와 헬륨이 뭉쳐서 별이 만들어진다. 그 별은 핵융합 반응을 통해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를 합성하여 성간 공간으로 되돌려 보낸다. 적색 거성의 대기층이 항성풍의 형태로 밖으로 퍼져 나가기 때문이다. - P456
태양 규모의 별들은 행성상 성운의 단계를 거쳐 자신들의 외각층을 날려 보낸다. 이보다 질량이 큰 별들은 초신성 폭발의 과정을 거치면서 질량의 대부분을 공간으로 분출한다. 성간 공간에 이렇게 공급된 물질들은 별의 핵융합 반응에서 쉽게 합성된 원소들로 구성돼 있다. 즉 거의 모든 별의 내부에서는 수소에서 헬륨이, 헬륨에서 탄소와 산소가 만들어진다. - P457
질량이 비교적 큰 별들에서는 헬륨의 핵이 단계적으로 첨가되면서 네온, 마그네슘, 규소, 황 등의 순으로 무거운 원소들이 합성된다. 핵융합 반응이 한 단계씩 진행될 때마다 양성자와 중성자가 각각 두 개씩 더해지면서 최종 단계에서 드디어 철이 합성된다. - P457
양성자와 중성자를 열네 개씩 가진 규소의 핵은 10억도 이상의 온도에서는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규소 원자핵이 둘씩 모이면 양성자와 중성자를 스물여덟 개씩 가진 불안정한 니켈 핵이 생성된다. 이 니켈이 코발트를 거쳐 가장 안정한 철이 된다. 철은 양성자와 중성자를 스물여섯 개씩 갖고 있다. - P457
별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에서는 에르븀 Er, 하프늄 Hf, 디스프로슘 Dy, 프라세오디뮴Pr, 이트륨 Y등이 합성되지 않는다. - P457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잘 알고 지내는 원소들의 과거를 되돌아보자. 그것들은 일단 별 내부에서 합성되어 성간 공간으로 나간 다음, 거기서 성간의 구성 성분으로 남아 있다가, 그 성간운에서 중력 수축이 이루어지면 그 결과 차세대의 별과 행성의 구성 성분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것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 곁에 가까이 올 수 있었다. 사실 원자적 수준에서 본다면 우리도 그런 경로를 거쳐서 여기에 와 있는 것이다. - P457
수소와 일부 헬륨만 제외하면 지구의 모든 원소들이 수십억 년 전에 있었던 별들이 부린 연금술의 조화로 만들어진 것이다. 지구에 무거운 원소를 공급한 별들 중의 일부는 아직 은하수 은하 저편에 백색 왜성으로 남아 우리 모르게 조용히 숨어 있을 것이다. 우리의 DNA를 이루는 질소, 치아를 구성하는 칼슘, 혈액의 주요 성분인 철, 애플파이에 들어 있는 탄소 등의 원자 알갱이 하나하나가 모조리 별의 내부에서 합성됐다. 그러므로 우리는 별의 자녀들이다. - P458
희귀 원소들 중에는 초신성이 폭발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들이 일부 섞여 있다. 지구에는 금과 우라늄이 비교적 풍부한 편인데 그것은 태양계가 만들어지기 직전에 초신성의 폭발이 많았기 때문이다. - P458
다른 별들이 거느린 행성계에서 볼 수 있는 희귀 원소들의 함량 분포는 지구와 다소 다를 수 있다. 그렇다면 외계 행성에 사는 사람들의 목과 귀에는 백금이 아니라 니오븀 Nb의 목걸이와 귀걸이가 걸려 있고, 팔목에는 황금 대신 프로트악티늄Pa 팔찌가 쩔렁거릴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귀하게 여기는 금은 그들에게는 실험실에서나 만지는 연구대상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 P458
생명의 기원과 진화는 별의 기원과 진화와 그 뿌리에서부터 서로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첫째, 우리를 구성하는 물질이 원자적 수준에서 볼 때 아주 오래전에 은하 어딘가에 있던 적색 거성들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 P458
우주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원소들의 원자 번호에 따른 상대 함량 비율의 분포가 별에서 합성되는 원소들의 상대 함량비율과 딱 들어맞기 때문에 그것들이 모두 적색 거성과 초신성이라는 특별한 용광로와 도가니에서 제조됐음을 그 누구도 의심할 수 없다. - P458
우리의 태양은 제2세대, 또는 제3세대의 별일지 모른다. 태양에 들어있는 모든 물질, 아니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물질은 두세 차례에 거친 항성 연금술의 결과물이다. - P459
둘째, 지구에서 발견되는 무거운 원소들 가운데 어떤 동위 원소는 태양이 태어나기 직전에 근처에서 초신성의 폭발이 있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기 때문이다. 어찌 이것을 우연의 결과라고만 치부할 수 있겠는가? 초신성에서 유래한 충격파가 성간 기체와 성간 티끌로 구성된 성간운을 통과하면서 그곳의 밀도를 증가시킴으로써 중력 수축이 유발됐을 것이다. 그 결과로 태어난 것이 우리 태양계이다. - P459
셋째, 우리는 생명의 탄생에서 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새로 생긴 태양에서 쏟아져 나온 자외선 복사가 지구 대기층으로 들어와서 그곳에 있던 원자와 분자에서 전자를 떼어내면서 대기 중에는 천둥과 번개가 난무하게 됐고 이것이 복잡한 유기 화합물들의 화학 반응 에너지원으로 작용했다. 바로 이 과정에서 생명이 태어났던 것이다. - P459
넷째,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생명 활동이 결국 태양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식물은 태양의 빛을 받아서 빛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변환시킨다. 따지고 보면 모든 동물은 식물에 기생하여 사는 존재이다. - P459
농사가 무엇인가? 태양 광선을 조직적으로 추수하는 방법에 다름이 아니다. 마지못해 응하는 식물을 매개체로 하여 태양 광선의 에너지를 긁어모으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농업이다. 따라서 인류는 전적으로 태양의 힘에 기대어 살아가는 존재이다. - P459
끝으로 유전의 관점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돌연변이라고 불리는 유전 형질의 변화가 진화를 추동한다. 자연은 돌연변이를 통해서 생명의 새로운 존재 양식을 찾아내는데 고에너지의 우주선 입자들이 돌연변이를 촉발하기도 한다. 우주선은 초신성에서 높은 에너지를 가지고 태어나 거의 광속으로 움직이는 하전 입자들을 뜻한다. - P459
지구상에서 이루어지는 생명의 진화도 이렇게 그 근원을 따져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광대한 우주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질량이 큰 별들의 극적인 최후에서 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 - P460
예민한 (가이거) 계수기는 감마선이나 고에너지의 양성자나 헬륨 원자핵 등을 만날 때마다 삐삐거리는 소리를 낸다. (가이거) 계수기를 우라늄 광석에 가까이 가져가면 방사능 자연 붕괴에서 나오는 헬륨 원자핵 때문에 단위 시간당 울리는 삐삐 소리의 횟수가 급격하게 증가한다. - P460
납으로 만든 두꺼운 통 속에 우라늄 광석을 넣어 버리면 그(삐삐 소리)횟수는 현격하게 떨어진다. 납이 우라늄에서 나오는 각종 방사능 핵들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계수율이 완전히 0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잔류 계수율의 일부는 동굴 벽에서 진행되는 방사능 자연 붕괴에 기인한다. 그런데 이 자연 붕괴 계수율을 제하고도 남는 것이 있다. 그중 일부는 동굴 천장을 뚫고 들어오는 고에너지 우주선宇宙線의 하전 입자들로 인한 것이다. 그러니까 우주 깊숙이 매우 먼 곳에서 아주 먼 옛날에 발생한 우주선들이 지금 여기에 있는 가이거 계수기를 울리는 것이다. - P460
주로 전자와 양성자로 이루어진 우주선들이 지구 대기에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 지구에 생명이 탄생한 이래 지금까지 지구 생물은 이 우주선들의 ‘폭격‘을 계속해서 받아 왔다. 수천 광년 떨어진 곳에서 별 하나가 초신성으로 폭발하면서 많은 양의 우주선 입자들이 생겼다고 하자. 그들은 은하수 은하의 구석구석을 수백만 년동안 이동하다가, 일부가 아주 우연하게 지구에 들어와서 어떤 생물의 유전적 형질을 바꾸어 놓는다. - P461
유전자 코드의 형성, 캄브리아기에 있었던 생물 종의 폭발적 증가, 인류 조상의 직립 보행 등도 따지고 보면 모두 결정적 시기마다 지구 생물의 진화 역사에 개입했던 우주선과의 상호 작용에 따른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 P461
1054년 7월 4일, 중국의 천문학자들은 황소자리에서 별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이 별에 손님 별, 즉 "객성客星"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그전에 그 자리에서 볼 수 없던 별이 갑자기 나타나 하늘에 있던 그 어느 별보다 밝아졌다고 기록했다. - P461
한편 중국에서부터 지구를 반 바퀴쯤 돈 남서아메리카 어느 곳에도 천문학 전통이 매우 강한 문명권이 있었다. 그들도 새로 태어난 이 눈부시게 밝은 별을 목격했다. 그 지역에서 숯을 수거하여 탄소 14 동위 원소로 연도를 추정해 본 결과, 11세기 중반에 오늘날 호피 Hopi 원주민의 선조인 아나사지 족이 그곳에 살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오늘날 그곳은 뉴멕시코 주이다. - P461
이슬람 문화권의 천문학자들도 게성운의 초신성 폭발을 목격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유럽에는 이것에 대한 기록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 - P461
아나사지 족 중 누군가가 처마처럼 돌출한 바위 밑 벽에 새로 생긴 별을 그려 놓았다. 그 때문에 그림은 풍화 작용으로 인한 침식에서 보호받을 수 있었다. 별 옆에는 초승달이 그려져 있다. 당시 달과 객성의 상대 위치가 바로 이 바위에 그려진 그대로였을 것이다. 큼직한 손바닥도 하나 옆에 그려져 있다. 그것은 이 기록을 남긴 천문학자 겸 예술가의 서명일 것이다. - P461
뉴멕시코 대협곡 지대에서 발견된 아나사지 족의 암벽화. 이 암벽화가 그려진 시기가 11세기 중엽이므로 중국 천문학자들이 기록으로 남긴 1054년의 초신성 폭발을 아나사지 족도 목격했던 것 같다. 초신성이 그날 초승달과 이룬 상대 위치를 이 암벽화에서 알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롭다. - P462
5,000광년 떨어져 있는 이 놀라운 별을 우리는 오늘날 게성운의 초신성이라고 부른다. 중국 천문학자가 객성의 출현을 문자 기록으로 남긴지 여러 세기가 지났고, 아나사지 족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을 완성한 지 10여 세기가 지난 어느 날이었다. 어떤 천문학자가 자신의 망원경으로 하늘의 바로 이곳을 바라봤다. 그의 망원경에 나타난 것은 게와 천연덕스럽게 닮은 성운이었다. 그래서 1054년 초신성 폭발이 남겨 놓은 이 흔적을 우리는 게성운이라는 사랑스러운 이름으로 부른다. - P463
게성운의 초신성은 폭발 후 3개월 동안이나 맨눈으로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낮에도 볼 수 있었고 밤이면 그 빛으로 책도 읽을 수 있었다. - P463
은하 하나에서 평균 100년에 한 번 꼴로 초신성이 터진다. 은하의 나이를 대략 100억 년이라고 할 때, 그동안 약 1억 개의 별들이 폭발했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1억은 엄청나게 큰 수이다. 그렇지만 은하 하나에 별이 1000억 내지 1조 개가 있으니, 1,000개 내지 1만 개 중의 하나가 초신성으로 터진 셈이다. - P463
우리의 은하수 은하에서는 1054년 폭발 이후 1572년에 튀코 브라헤가 기록으로 남긴 초신성 폭발이 있었고 1604년에 요하네스 케플러가 적어 둔 초신성 폭발도 있었다. 아쉽게도 그 후에는 우리 은하수 은하에서 초신성 폭발을 한 건도 볼 수 없었다. - P463
케플러는 1606년에 출간한《신성에 관하여 De Stella Nova》라는 책에서, 초신성은 하늘의 원자들이 제멋대로 뒤섞여서 생기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던진다. - P463
그러나 외계 은하에서는 초신성 폭발이 늘 관측된다. - P463
"경硬엑스선과 감마선의 강력한 폭발이 1979년 3월 5일 폭발 감지 연결망의 역할을 하는 행성 간 우주선에서 검출됐다. 검출 시간에서부터 추적된 감마선 방출 위치는 대마젤란성운 Large Magellanic Cloud의 초신성 잔해 N 49와 일치한다." - P464
(지구 북반구에 사는 사람으로서 이 성운을 최초로 본 사람이 폐르디난드 마젤란Ferdinand Magellan 이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대마젤란성운은 우리 은하수 은하가 거느린 하나의 작은 위성 은하로서 18만 광년의 거리에 있다. 독자의 예상대로 소마젤란성운 SmallMagellanic Cloud도 물론 있다.) - P464
항성 진화의 후기 단계에서 출현하는 근접 쌍성계의 강착 원반. 왼쪽에서 적색거성의 대기를 이루던 발광 물질이 오른쪽의 펄서 중성자별 주위에 형성된 강착 원반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마찰 때문에 강착 원반에서는 엑스선과 그 이외 파장대역의 빛이 방출된다. - P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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