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자가 몰입의 상태와 종교(여기선 화두 선禪)에서 수행을 할 때 느끼는 것들이 큰 틀에서 비슷함을 이야기하면서 시작한다. 나는 저자가 이러한 것을 언급하는 이유가 몰입했을 때 느껴지는 것들을 독자들이 조금이나마 더 이해하기 쉽도록 하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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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내용들이 많이 나오는데, 특별히 오늘 포스팅의 후반부에 나온 한 예시가 인상적이었다. 수천억 자산을 가진 70대 노인이 어떤 젊은이에게 서로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자고 제안할 경우 대부분의 젊은이는 이 제안을 거절할 것이라는 이야기였는데, 이것은 젊은 사람의 인생이 수천억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젊은 사람들이 그저 사는데 정신없다보니 자기 인생의 가치를 과소평가하는 경우들이 많음을 저자는 안타까워 한다. 또한 저자는 죽음에 대한 통찰을 통해 우리 인생이 무한한 것이 아닌 유한한 것임을 자각함으로써 매순간 몰입하며 최선을 다해 후회없는 삶을 살 것을 독자들에게 제안한다.

죽음 앞에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기에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이 시간, 매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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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의 맨 마지막에 나온 부분은 챕터를 바꿔서 4장 ‘교육과 몰입‘ 이라는 제목의 내용인데, 해답을 보지 않고 수학 문제를 풀려고 애썼던 저자의 경험담이 인상적이었다. 이 과정을 통해 저자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몰입함으로써 문제 해결 능력이 현저하게 높아지는 것을 경험했고 지금도 그 능력을 바탕으로 지금도 본업인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고 한다.

몰입적인 사고를 시도할 때 마음의 부담 없이 긴장을 풀고 천천히 생각하지 않거나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으면 두통 같은 부작용이 생기는데 화두 선에도 ‘상기‘라 하여 유사한 부작용이 있다. - P184

몰입과 화두 선의 공통점을 정리해 보니 몰입 활동 자체가 일종의 수행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몰입의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감정이 종교적으로 느끼는 지극한 희열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지라도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방법과 영감에 대한 접근법은 거의 비슷함을 부인할 수 없다. - P185

인간의 활동에는 비교적 쉽게 몰입이 되는 활동도 있고 오랜 시간에 걸쳐 노력해야 몰입할 수 있는 활동도 있다. 비근한 예로 테니스와 바둑, 골프를 비교해서 얘기해 보자. 테니스는 활동 위주의 게임이고, 바둑은 사고 위주의 게임이다. 골프는 대략 그 중간 지점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 - P187

같은 시간을 투자하여 이 세 가지를 배운다고 할 때 몰입을 경험하기에 가장 쉬운 것은 무엇일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몰입하기 가장 쉬운 것이 테니스, 그 다음이 골프, 그 다음이 바둑일 것 같다. 활동 위주의 몰입이 사고 위주의 몰입보다 더 쉽게 터득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 P187

‘어떻게 몰입을 시작했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통계라면 앞의 순서가 어느 정도 맞다. 그러나 몰입의 강도나 중독성은 오히려 정반대로 나타난다. 사고 위주의 게임인 바둑이 몰입도가 가장 강하고 그 다음이 골프, 테니스가 가장 낮다. - P187

활동 위주의 몰입과 사고 위주의 몰입은 완전히 주어진 일에만 몰입하는 고도로 집중된 상태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또 생각이나 의식이 연속적으로 그 문제에만 점유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없다. 이들 몰입 모두 시간의 흐름을 지각하지 못하며, 자신과 문제 사이의 일체감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몰입 상태에 들어가기 위해서 극복해야 할 어려움을 갖고 있는데,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몰입에 도달하면 즐거움과 쾌감이 쏟아진다. 몰입의 과정이나 결과에서 겪는 감정적 추이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이다. - P188

활동 위주의 몰입은 사고 위주의 몰입에 비해 난도가 낮고 피드백이 빠르다. 몰입이 쉽게 되는 게임, 도박, 운동 등은 성공과 실패의 결과를 빠르게 알 수 있고, 난이도 면에서도 평범한 개인이 특별한 지식이나 노력 없이도 도전해볼 만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 P188

사고 위주의 몰입은 좀체 피드백을 얻기가 어렵다. 한 문제를 계속해서 생각해도 해결책은 묘연하다. 몰입의 기본 요소라 할 수 있는 피드백도 없는 상태에서 몰입을 시도해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문제의 난이도와 실력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상상 이상의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 P188

사고 위주의 몰입은 대부분 풀리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력에 비하여 난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 사고 위주의 몰입이 활동 위주의 몰입보다 어려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난관에 굴하지 않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야만 몰입에 들어갈 수 있다. - P188

사고 위주의 몰입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육체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생각을 통해서만 길을 찾아야 한다. 사고 위주의 몰입은 어렵기는 하지만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아주 작은 노력만으로도 이 상태를 장기간, 혹은 거의 무제한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육체적 노동에 의한 피로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 P189

뇌에 스위치가 켜진 것 같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시작했으며 곤란한 문제여도 굴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했다. - P190

‘어차피 갈 곳도 없다. 매일 불평한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파인세라믹스 연구에나 몰두해 보자‘ - P190

‘마그네슘 감람석‘이라는 새로운 파인세라믹스 합성이라는 쾌거 - P191

증착 ...(중략)... 라만분석 - P192

밤도 늦고 피곤한데도 잠이 오지 않있습니다.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노트를 펼쳐놓고 생각을 정리하고 나니 그제야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 P194

마음의 산책을 하듯이 생각의 속도를 늦추고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기만 하면 아무리 오랜 기간을 유지해도 지치거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활동 위주의 몰입을 반복하거나 연장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진다. - P195

문제 해결을 위하여 몰입을 할 때는 접근 방식이나 자세도 매우 중요하다. 사업을 하다가 부도에 쫓기는 것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며 몰입하기보다는 열애하듯, 보다 능동적으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야 효율을 높일 수 있다. - P196

자신이 해결하려는 문제와 친구가 되려고 하면서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자세를 가지고 문제를 공략하는 몰입활동을 추구해야 한다. 이처럼 긍정적인 자세를 갖는 것은 의학적으로도 베타 엔도르핀을 분비하여 스트레스를 줄이고 행복감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 P196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쉽게 경험할 수 있는 몰입 경험은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한창 열애에 빠져 상대에게 애를 태우다 보면 그 사람 생각만 하기에도 하루가 짧다. 짝사랑이건 두 사람이 서로 열애에 빠져 있을 때건 마찬가지다. - P197

능동적인 몰입이란 이처럼 즐거움에 의해 빠져드는 몰입을 가리킨다. - P197

"한순간도 당신을 잊어본 적이 없어요"라고 고백하는 연인들이야말로 정말로 강력한 의미의 몰입에 도달해 있는 것이다. - P198

수동적인 몰입에서도 몰입에 의한 문제 해결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궁하면 통한다‘고, 일촉즉발의 순간에 생각하지도 못했던 참신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돌파구를 찾아내 고민하던 문제를 극적으로 해결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 P198

위기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수동적인 몰입은 몰입 과정에서 겪은 괴로운 기억 때문에 위기 상황이 아니면 다시는 그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으려 하는 속성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몰입을 하게 되면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많다. - P199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은 집중적인 노력 - P199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좋아서 미친 듯이 돌진하는 능동적인 몰입 - P200

일을 하지 않으면 큰일 나는 위기 상황에서 일어나는 수동적인 몰입 - P200

의도적인 노력을 통해 수동적인 몰입을 능동적인 몰입으로 바꿀 수 있다 - P200

몰입에 들어간다는 것은 산만한 상태를 벗어나 고도의 집중 상태로 접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 P200

집중도를 올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는 집중도를 필요한 수준까지 올리는 데 허용된 시간이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면 집중 상태로 가기가 비교적 쉬워 능동적인 몰입을 할 수 있지만, 허용된 시간이 부족할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단시간에 집중 상태로 들어가는 일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다 보니 위기감이 엄습할 때나 몰입이 가능해지고 전반적으로 수동적인 몰입의 양상을 띠게 된다. - P200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들어가려고 하면 수반되는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다. - P201

몰입이 자율적으로 구현되면 더할 수 없는 기쁨을 느끼지만, 사자에게 쫓기는 것 같은 위기상황에서 구현될 때는 지옥에 빠진 듯 고통스럽다. - P201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자율적으로 문제에 대한 몰입도를 올리는 방법이 바로 ‘천천히 생각하기‘다. 천천히 생각하기에 의해 몰입에 들어가는 것은 마음의 산책을 하는 것과 같아 심리적인 부담이 없고 습관이 되면 오히려 즐겁게 실천할 수 있다. 천천히 생각하기는 자율적으로 몰입도를 올리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 P201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사업을 하자. 하루 중 10시간은 온힘을 기울여서 직접 일을 하자. 잠자는 시간을 뺀 나머지 8시간은 머릿속으로 일을 하자. 직접 일하는 시간을 18시간까지 점차 늘려가자. 무의미한 만남은 갖지 말자. 무의미한 활동 역시 하지 말자. 언제나 지금 하고 있는 일만 생각하자. 그렇게 스스로를 깨어 있는동안 한 가지 일에 완벽하게 몰입하는 사람으로 변화시키자. 잠잘때도 일에 관련된 꿈을 꾸자!" - P202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만큼 거부감을 주는 것도 없지만 이보다 더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것도 없다. 이 거북하고 달갑지 않은 문제를 직시하여 통찰할 때 성숙한 삶을 찾을 수 있다. - P203

최선을 다하려는 공통적인 동기 ...(중략)... 죽음에 대한 공포 - P204

다가올 죽음을 항상 의식하면서 최선의 삶을 살 것을 다짐했던 것이다. - P204

"죽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죠." - P204

톨스토이는 『인생의 길』에서 "죽음을 망각한 생활과 죽음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옴을 의식한 생활은 두 개가 서로 완전히 다른 상태이다. 전자는 동물의 상태에 가깝고, 후자는 신의 상태에 가깝다"라고 하였다. - P204

내가 몰입을 하게 된 동기 역시 죽을 때 후회하지 않는 삶, 즉 최선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면서부터였다. - P204

죽음에 대한 통찰만큼 최선의 삶을 추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없다. 그래서일까, 몽테뉴는 "철학을 공부하는 것은 죽기를 공부하는 것"이라는 일갈을 남겼다. - P205

죽음이라는 개념이 없다면 삶이라는 개념도 성립할 수 없고 우리는 그저 무생물과 다를 게 없는 상황이 된다. - P205

수천억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일흔의 재벌이 어떤 젊은이에게 서로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자고 제안한다면 이 젊은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대부분의 젊은이는 이 제안을 거절할 것이다. 이런 간단한 계산만 해봐도 우리의 인생은 몇천억, 아니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돈과 물질은 인생에서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이미 우리는 수억의 돈보다 소중한 인생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으니 그 가치에 걸맞은 삶을 살아야 한다. - P205

오늘 하루, 나는 얼마나 가치 있는 시간을 보냈는가? 오늘 하루 내가 한 일들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각각의 활동은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이었나? 이런 일상이 반복된다면 인생의 마지막 순간, 나는 자신의 삶에 대하여 만족할 수 있겠는가? 이 질문이 바로 스스로 몰입을 선택하는 중요한 동기가 된다. - P206

죽음에 대한 통찰은 자기 스스로 죽음의 의미를 가슴 깊이 사무치게 느껴야 한다. 나는 과거 영겁의 세월 동안 세상에 없었고, 앞으로 다가올 영겁의 세월 동안에도 세상에 없을 것이다. 지금 잠깐 존재하는 것뿐이다. 그것도 광활한 우주 가운데 한낱 티끌에 불과한 지구라는 혹성에서 말이다. 이런 식으로 나의 존재와 삶에 대하여 생각하다 보면 나는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P206

반드시 죽는다는 점에서 나는 사형수와 같고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것이다. 다만 사형 집행일이 언제인지 모른 채 살고 있을 뿐이다. 교통사고로 오늘 당장 죽을지, 암 선고를 받아서 몇 달 후에 죽을지, 아니면 운이 좋아 한 30~40년을 더 살고 죽을지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머지않아 죽는다는 거다. - P206

우리 인생은 죽음을 향해 질주한다. 결국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죽기 시작한다. 이 숙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 숙명적인 죽음에 대하여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죽음에 대하여 내가 저항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 P206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죽음에 대하여 내가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한 것이다. 내가 살아 있는 시간이 유일한 기회이고 이 삶의 기회를 잘 보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나한테 달려 있다.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에 대하여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살아 있는 동안 가장 삶다운 삶을 사는 것이다. 죽음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은, 죽지 못해서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죽음과 가장 반대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 P207

하루하루가 생동감 넘치고 삶의 희열로 꽉찬, 그리고 작지만 내가 가진 모든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는 그러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살아 있음이 나의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 P207

처음에 문제를 대하고 막막하게 느껴질 때는 스트레스가 생기다가 조금 더 생각을 하면 실마리가 드러나는데, 이렇게 공부를 하니까 마치 게임에 도전하는 것처럼 재미가 샘솟는 것이었다. 내가 중도에 포기하고 해답을 보면 게임에서 진다. 따라서 게임에 지지 않으려면 포기하지 않고 계속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 P210

가끔 도저히 풀리지 않는 문제가 나오면 해답을 보곤 했는데, 그럴 때면 문제와의 게임에서 패배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조금만 더 도전해 볼걸 하는 후회를 하게 되었다. 이런 경험이 쌓이자 나중에는 아무리 어려운 문제를 풀어도 해답을 보는 경우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어려운 문제와 마주치면 10~20분씩 생각하는 것은 기본이고, 몇 시간 동안 문제와 씨름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몇 시간 동안 씨름해도 풀리지 않는 문제는 머리에 담고 다니면서 수시로 도전하곤 했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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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저자의 소유에 관한 철학(?) 부터 시작한다. 저자의 생각자체야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많겠지만, 머리로만 알고 실제 생활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들이 많은 것 같다. 나 또한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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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누구에게나 위기는 찾아온다‘ 라는 소제목의 글을 봤다. 여기 별도로 밑줄치진 않았지만, 저자의 아들이 독일 무대에서 감독에게 중용받지 못하고 벤치에서 후반 교체멤버로 뛰던 시절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저자는 이러한 위기상황을 가급적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선발로 뛰는 선수들과 동일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벤치에 있을 때라도 충분히 워밍업을 할 것을 아들에게 주문했다고 한다. 이는 교체투입되었을 때 간헐적으로 주어지는 기회들을 놓치지 않기 위한 위기탈출을 위한 노하우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이러한 노하우를 실천한 저자의 아들은 위기를 단시간 내에 극복하고 주전 선수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

독자인 나는 이 일화를 보면서 사전 준비작업이라는 것이 비단 이 축구 뿐만아니라 다른 모든 영역들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에게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을 때, 어쩌다 한 번씩 오는 기회를 붙잡고 인생의 항해길을 순항하기 위해선 현재 필드에서 뛰고있는 사람들 이상으로 철저히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낙심하고 좌절하는 것은 쉽지만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그만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원래 쉬운 것보다 어려운 것에 가치가 더 높은 것은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곳에 적용되는 마치 중력의 법칙같은 것이 아닌가.

본문을 읽고 느낀 점들을 쓰면서 마음가짐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생각을 어떻게 하고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우리의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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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에서 저자는 외국생활을 하면서 각종 인종차별 및 기타 여러가지 부당한 대우들을 받았던 기억들을 회상하면서 아시아인을 무시하는 유럽인들을 대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알려준다. 이런저런 말들이 많이 나오지만 여기서 독자인 내가 느낀 핵심은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히 맞서라는 것이었다. 본문을 읽어보신 분들 중에는 혹여나 저자의 방법이 다소 거칠다는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의지할 곳 없고 마땅히 도움받기도 힘든 외국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는 어쩌면 유일무이한 방법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또한 독자들 중에 자신의 성향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순한 편이라면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단순히 참고 넘기기보다는 저자가 대응하는 방식대로 과감하게 맞붙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세상엔 착한 사람, 좋은 사람도 많지만 그에 못지 않게 악한 사람, 나쁜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쓰다보니 문득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는 말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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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뒤이어지는 글에서 저자는 주변 사람들의 이런저런 말에 지나치게 휘둘리기보다는 자신의 중심을 지키면서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멘탈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독자들 중에 멘탈이 약한 분들이 계시다면 흔들리는 멘탈을 다잡는데 커다란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오늘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항상 감사하고 겸손하라‘는 말과 함께 ‘성공‘도 물론 좋은 것이지만 이보다는 ‘성장‘하는 것에 초점을 둘 것을 독자들에게 얘기한다. 나는 이 말을 보면서 성공이라는 건 왠지 모르게 욕심이 담겨있는 느낌이 있지만 성장이라는 건 욕심이 빠진 뭔가 담백한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선 저자의 글에서 ‘욕심을 버리라‘는 말을 여러번 언급했던 것이 문득 기억나는데, 이것이 ‘성장‘이라는 순수한 목적과도 어느정도 연계되어 있지 않나 싶다. 뭔가 힘을 빼고 순수한 목적에 몰입할 때 성장은 물론이고 이에 더해 성공도 같이 딸려오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다음 포스팅에서 저자의 생각을 좀 더 살펴보도록 하자.

소유와 존재는 늘 사라질 수 있기에 그것에 집착하지 말라고 말하곤 하는데, 이렇게 잃고 나면 더 절실히 알게 된다. - P223

"물건은 심플하게 소유해야 해. 소유물이라는 건 내가 그것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소유물이 나를 소유하는 거야. 불났을 때를 생각해봐. 불났을 때 그 소유물을 챙기겠다고 욕심을 내는 순간 내 소유물로 인해 내가 죽을 수도 있어. 불이 나면 내 소유물이 장애물이 될 수 있어." - P224

불이 났을 때 네가 가지고 나갈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평소 생각해두라 - P224

불이 났을 때 무엇을 챙겨 들고 대피를 할 것인가. 그것이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 P224

운칠기삼運七技三. 재주나 노력은 삼 할 정도이고 운의 몫이 칠 할이다. 그게 삶이다. - P225

일의 본질, 일의 핵심을 생각해야 했다. - P226

대책도 없으면서 언젠간, 그 언젠간 가고 싶었다. - P227

낯선 곳에서 나를 만나는 일은 언제라도 늦지 않다. 내가 알던 세상과 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 다른 삶이 존재한다는 걸 아는 순간 한없이 겸손해진다. 내가 이렇게 살 수 있었던 건, 모두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는 사실 또한 깨닫는다. - P227

당연한 일은 없다. 우리가 누리는 이 하루는 절대로 당연한 것이 아니다. 신선한 공기, 따뜻한 햇살, 사랑하는 이의 웃음이 언제나 늘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다. 청춘이 아름답고 짧게 흘러가듯 우리 생 또한 그럴 것이다. 설령 우리의 생이 100년 넘게 펼쳐진다 해도, 이 장엄한 우주의 역사와 자연에 비하면 그건 수억만 분의 1초 동안 움직인 작은 벌레의 자취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다. 산다는 것은 날마다 곡예와 같다. 그리고 쏜 화살과도 같다. 그렇기에 귀중하다. - P228

감사하다. 그리고 조심스럽다. 오늘 운이 좋았다고 내일 운이 좋으라는 법은 없기에, ‘운칠기삼‘을 가슴에 새기며 하루를 보낸다. - P228

주전으로 뛰는 선수와 벤치에서 몸을 푸는 선수의 몸 상태는 차원이 다르다. 경기를 계속 뛰는 선수들은 경기 감각과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경기가 열린다 치면 세 경기 정도만 못 뛰어도 경기 감각을 잃는다. 이때 감독을 탓하고 상황을 탓하고 어디 가서 하소연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그렇게 불평불만 쏟아내고 운동을 게을리하다 기회가 오면, 이전처럼 못 뛴다. 이미 감각과 체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럼 선수가 스스로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 된다. 구단 스태프들과 팬들은 ‘저러니까 경기에 기용이 안 되지‘라고 납득해버린다. 선수는 마음처럼 되지 않으니 ‘왜 이렇게 안 풀려!‘하며 분노와 조급함에 휩싸인다. 악순환의 궤도에 올라타는 것이다. - P232

"네 인생을 살면서 불평불만하고 하소연하지 말라.
네 삶이고, 네가 만드는 것이다." - P233

정신적으로 재무장하는 것도 중요하고 이미지트레이닝도 중요하다. 스스로 뛰는 걸 머릿속으로 항상 그려봐야 한다. 훈련 양도 마찬가지다. 경기를 못 뛰었을 때는 경기를 뛴 선수들보다 1.5배 더 훈련해놓아야 한다. 마치 오늘 풀타임 경기를 뛴 것처럼 몸을 만들어놓아야 한다. 경기를 못 뛰었던 그 시간 동안 흥민이와 나는정말 미칠 정도로 훈련을 했다. - P233

"기회는 와. 기회는 오는데, 준비를 했느냐 안 했느냐의 문제만 남는 거야. 네가 묵묵하게 기회가 올 때까지 훈련 양을 계속 늘리고, 기회가 왔을 때 임팩트를 보여줘야 해." - P233

중요한 포인트는 이것이다. 지금 바로 뛸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놓는 것. - P233

"홍민아. 기존에 경기하던 선수들은 호흡이 다 터져 있고 경기속도, 경기 감각에 다 익숙해져 있어서 괜찮지만, 교체로 들어가면 호흡도 안 터지고 경기 속도에 맞추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러니 네가 경기에 못 들어가더라도 경기 뛰는 것 이상으로 호흡을 항상 올리고 있어라. 경기 뛰는 선수들과 거의 비슷하게 맞출 정도로 워밍업을 해놓아라." - P234

단순히 몸을 푸는 정도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교체로 들어가서 그 스피드, 그 격렬함, 그 호흡에 맞추기 위해서는 이미 그 상태로 자신을 만들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볼이 내 앞에 놓여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한두 경기 못 뛰고, 체력을 그 이상으로 올려놓고 준비하지 않으면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없다. - P234

언제 찾아올지 모를 단 한 번의 기회를 위해 묵묵히 훈련하는 것. 모든 운동선수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 P234

호랑이가 장난감 수준인 토끼 한 마리를 사냥한다 하더라도 숨통을 끊을 때까지 ‘장난‘은 없습니다. - P235

적을 무시하고 약하게 볼 때가 가장 위험한 단계입니다.
상대가 누구든 상황이 어떻든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프로선수의 역할입니다. - P235

인생의 길은 공사 중이다. 모든 것이 완벽하고 말끔하게 닦인 길이 아니다. 어떻게 살면서 꽃길만 걸을 수 있겠는가. 책의 처음에 말했듯, 인생은 새옹지마,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이 함께 오고 때론 가혹하게도 힘든 일이 한꺼번에 찾아올 때도 있다. - P236

부상으로 인해 프로선수로 성장하고 발전할 기회를 놓칠까 염려했다. 그리고 더 철저하게 다음을 준비해야겠다는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계획을 세웠다. - P237

국가대표라는 건 하늘이 주신 기회다. 모든 축구선수의 꿈이다. 그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자격과 책임이 필요하다. - P240

"늘 태극마크에 자부심을 품고 감사한 마음으로 겸손하고 충실해야 한다. 그래야 너도 국가대표도 함께 힘을 받을 수 있다." - P240

훈련도 때가 있고 집중해 완성해야 할 시기가 있다. - P242

무한반복 - P243

크게 낙담했고 그래서 더 성장했다. 몸을 잔뜩 움츠렸다가 도약해 멀리 뛰어나가는 개구리처럼, - P244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 불편하지 않게 사는 것‘이다. 꼬장꼬장해 보이는 외모에서부터 다들 짐작하는 바이겠지만 나는 남에게 간섭 받는 것이 무엇보다 싫다. - P245

"자존심이 상하는 일, 영혼이 상하는 일은 하지 마세요. 여기가 직장이기 때문에, 일이기 때문에 불합리한 상황에서 참고 그러지 마세요." - P245

오늘 하루를 양심껏 살았으면 저녁에 발 뻗고 잘 수 있다.
간단하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면 된다. - P245

누군가 내 영혼을 짓밟으며 무리한 요구를 해오면 "아니요" 말할수 있고, 말해야 한다. 욕심을 내려놓은 사람, 바라는 게 없는 사람보다 무서운 사람은 없다. - P246

비신사적으로 나오는 사람에게 신사적으로 대할 필요도 없다. - P246

"봐라, 아시아인을 절대로 우습게 보게 놔두면 안 돼, 내 밥 내가 찾아 먹어야 해, 주도권 쥐고 살아야 해. 정체성에 대해서 항상 생각해라. 그걸 훼손하는 사람을 보면 강하게 대응해라. 나는 대한민국에서 왔고 대한민국 국민이고 너네보다 못난 게 없어. 너네한테 무시당할 이유가 하나도 없어. 정체성은 너 자신이 지켜야 한다. 네가 어디서 왔는지 잊지 말아라." - P246

붙어서 싸워서 해결해야 할 일은 붙어서 싸워야 한다. - P247

실력에서도 기 싸움에서도 밀리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매일매일 전쟁을 치르는 심정으로 산다. 온순하고 착하고 예의 바르다는 덕목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신감 있는 것, 꿀리지 않는 것. 기세에서 밀리지 않는 것은 경기력과도 직결된다. 위축되는 순간 얕잡힌다. - P247

"물러날 필요 없어. 네가 화가 나면 무슨 액션을 취해서든 네가 화가 났다는 메시지를 쥐라. 주저하지 마라. 부당하다고 판단했을 때는 붙어서 해결해라. 안 되면 뭐라도 집어 던지고 깨고 부수더라도. 네 목소리를 내야 한다." - P247

자신감! 자신감!
일단 붙어봐야 할 것 아닌가.
저질러보고, 깨지고, 얻어맞아도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 P247

나를 뒤에서 욕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생각한다.
"그럼 나는 너보다 두 발 앞서 있는 거네. 네가 뒤에서 욕하니까 내가 앞서 있는 거지. 내 뒤에서 욕하는 놈들은 나보다 뒤처져 있는 거야‘ - P248

"남의 말 사흘 못 가."
없는 말, 과장된 말, 악의적인 말들의 홍수 속에서 휩쓸리고 흔들리고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 - P248

"큰길가에 집 못 짓는다."
자기들의 사고방식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우리의 판단과 가치는 뒤안길로 밀려난다. 이러쿵저러쿵 훈수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삶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 큰길가에 집을 짓다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며 한마디씩 거들겠는가. 남들이 뭐라고 하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떤 중심을 가지고 있느냐, 우리에게 얼마만큼의 확신이 있느냐이다. - P248

투명하고 진정성 있고 일관된 삶을 살도록 노력하되,
어떤 상황에서도 강한 멘탈을 유지해야 한다. - P248

배짱과 자신감. 그리고 감사와 겸손.
이 두 가지 면은 동전의 양면이 아니다. 한쪽 면이 보인다고 한쪽 면이 뒤로 숨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 P248

우리 삶에 중요한 많은 것들 중에서 배짱과 자신감은 예의와 겸양이라는 덕목의 그림자 뒤에서 빛을 발하지 못할 때가 있다. 반대로 감사와 겸손은 자칫 나약하고 순종적인 사람으로 보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다. - P249

한쪽 면이 보이면 다른 한쪽 면이 가려지는 것이 아닌, 두 가지 면이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 P249

독일과 영국에서 나는 부당한 대우를 당한다 싶으면 받은 것을 두 배로 돌려준다는 심정으로 판을 엎었다. 하지만 기본을 갖추고 대하는 이들 앞에서는 역시 두 배로 허리를 숙였다. - P249

"항상 감사히라. 그리고 겸손하라." - P249

모든 것은 하늘이 주신 기회다. - P249

흥민이 위에는 메시, 호날두 등 그 이상 가는 선수가 수도 없이 많다. 반면 생활면에서 보면 우리보다 어려운 환경의 사람이 수도 없이 많다.
"삶에서는 늘 아래를 바라보고, 축구에서는 항상 위를 보아라." 그 생각을 하면 항상 감사하면서 겸손하게 살 수 있다. - P249

영원한 것은 없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넘기지 못한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달도 차면 기운다. 선조들의 수많은 이야기를 살피다 보면 모두 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 인생사 좋은 일만 계속될 수도 없고 나쁜 일만 계속 될 수도 없다고 말이다. - P250

‘성공‘은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이 아닙니다.
‘성장‘이야말로 우리가 늘 생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 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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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부터 계속해서 태양과 별에 대한 얘기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직접 우주에 가서 이것들을 관찰하기는 힘들겠지만, 저자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조금이나마 우주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접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본문을 읽다보면 생소한 용어들도 많고 낯선 개념들도 많이 나와서 진도가 거북이 걸음 마냥 잘 안나가는 게 흠이긴 하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알아간다는 마음으로 욕심부리지 않고 차근차근 이해하면서 따라가다보면 적어도 이 책을 읽기 전보다는 조금은 앎의 영역이 넓어지지 않을까 싶다. 읽는 것이 결코 쉽지 않지만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기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의 폭이 훨씬 더 넓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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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저자가 본문에 든 예시 중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야기를 인용하여 중력의 영향에 대해 설명한 내용이 있는데, 그림과 그에 걸맞는 친절한 설명이 함께 나와있어서 본문의 내용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태양이 적색 거성이 될 때 내행성계가 맞을 운명은 소름끼치게 냉혹한 것이지만, 태양계 행성들은 적어도 초신성 폭발이 가져다줄 절멸의 순간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태양이 초신성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 P465

태양보다 질량이 큰 별은 중심부가 태양보다 훨씬 더 고온 고압의 상태에 있으므로, 여러 종류의 핵연료를 단계적으로 태울 수 있다. 또 매우 빠른 속도로 진화하기 때문에 그 수명이 태양에 비해서 무척 짧다. - P465

질량이 태양의 10배 정도인 별은 비교적 조용하게 진행되는 수소ㆍ헬륨 변환 과정을 불과 수백만 년 안에 마치고, 재빨리 훨씬 더 격렬한 핵융합 단계로 이행한다. 그 까닭에 주위에 있던 행성에서 생명이 탄생하여 고등 지능을 갖춘 존재로 진화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 P465

그러므로 외계 생물들이 자기네의 별이 초신성이 될 것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을 것이다. 그들이 초신성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 살 수 있었다면 그들의 별이 초신성이 될 리는 애초부터 없었기 때문이다. - P465

초신성 폭발의 전제 조건은 규소의 핵융합으로 철의 중심핵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 P466

엄청 높은 압력 아래서 별의 중심부에 있던 자유 전자들은 철 원자핵의 양성자와 짝짓기를 강요당한다. 같은 크기의 양전하와 음전하가 만나면 전하가 상쇄되므로 별 내부가 하나의 커다란 원자핵으로 변한다. 이렇게 생성된 한 덩이의 거대한 원자핵은 자신의 구성원이던 전자와 양성자가 따로따로 있을 때보다 부피가 훨씬 작다. - P466

작은 철의 중심핵이 내파 內破, implode되면 이를 따라 중심을 향해 돌진하던 외곽부는 중심핵에서 밖으로 튕겨서 격렬하게 외파外破, explode 하여 초신성으로 폭발한다. 은하에서 초신성이 폭발하면 그 초신성 하나가 은하의 모든 별들을 합친 것보다 더 밝게 빛을 낸다. - P466

오리온자리에서 볼 수 있는 최근에 태어난 무거운 별들도 앞으로 수백만 년안에 모두 초신성으로 폭발할 것이다. 사냥꾼 오리온이 앞으로 벌일 불꽃놀이가 사뭇 기대된다. - P466

초신성이 폭발할 때 별이 초신성 이전 단계에서 갖고 있던 질량의 거의 대부분이 우주 공간으로 방출된다. 조금 남아 있던 수소와 헬륨 그리고 새로 합성된 탄소, 규소, 철, 우라늄 같은 물질들이 폭발과 함께 우주 공간으로 날아간다. - P466

폭발의 중심에는 뜨거운 중성자별이 하나 남는다. 중성자별은 핵력으로 결속된 원자량이 10^56인 하나의 거대한 원자핵이라고 할 수 있다. 태양 규모의 질량을 가진 중성자별은 크기가 대략 30킬로미터이다. 중성자별은 원래 큰 별의 잔해로서 매우 빠른 속도로 자전한다. 질량이 큰 적색 거성이 수축해서 작은 중성자별이 되면서 회전 속도가 점점 증가하기 때문이다. 구체적 예로서 게성운의 경우를 보자. 게성운 한복판에는 맨해튼 섬과 비슷한 크기의 중성자별이 1초에 30번씩 자전하고 있다. - P467

수축 과정에서 자전 속도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장도 증폭된다. 그러므로 하전입자들은 강력한 자기장에 붙잡혀서 중성자별과 같이 회전하게 된다. 중성자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목성의 미약한 자기장에도 하전입자들이 붙잡혀있다. - P467

자기장에 붙잡혀서 중심 천체와 같이 회전하는 전자들은 전파에서 가시광선에 이르는 넓은 파장 대역의 빛을 잘 결속된 빔에 담아 방출한다. 빛의 빔이 중심의 중성자별과 함께 자전하므로 그 빔은 우리의 시선 방향에 들어오게 될 때만 한 차례씩 관측된다. 이것이 바로 펄스 pulse이다. 항해하는 배에서 등대의 불빛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이다. 그러므로 펄스의 원천인 펄서 pulsar는 우주의 등대인 셈이다. 이것이 바로 펄서의 정체이다. - P467

우주의 메트로놈인 펄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시계 중에서 가장 정확한 것보다 더 정확하게 시간을 맞춰 깜빡거린다. 오랫동안 펄스 신호를 관측해 보면 주위에 하나나 둘 정도의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 펄서를 발견할 수 있다. PSR 0329+ 54라는 이름의 펄서가 그 한 예이다. 하나의 별이 진화의 모든 과정을 거쳐 펄서까지 되는 동안 그 주위에 있었던 행성이 파괴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올 수 있음이 이 펄서를 통해서 입증된 셈이다. 그렇지 않다면 초신성폭발 후에 펄서에 잡힌 행성일 수도 있다. - P467

중성자별을 구성하는 물질은 차 숟가락 하나분의 무게가 보통 산 하나의 무게와 맞먹는다. 차 숟가락 분량의 덩어리를 놓쳤다면 ㅡ 사실 놓칠 수밖에 별 도리가 없겠지만 ㅡ 마치 공기 중에서 돌멩이가 떨어지듯, 지구 속으로 아무 어려움 없이 뚫고 들어가 행성 전체를 관통하는 구멍을 내면서 지구의 반대쪽으로 빠져나올 것이다. 서울에서 떨어뜨렸다면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빠져나온다는 이야기이다. - P468

중성자별의 작은 조각 하나가 지표에서 상당히 높은 곳에서 자전하는 지구에 떨어진다면 지구 여기저기에다 구멍을 뚫어 놓으면서 지구의 중심을 관통하는 진동을 계속할 것이다. 지구 물질과의 마찰로 진동이 멈출 때까지 뚫린 구멍이 수십만 개는 족히 될 것이다. 뚫린 구멍이 암석과 철광석으로 다시 메워지기까지 지구는 뻥뻥 구멍이 난 스위스 치즈를 닮아 있을 것이다. - P468

중성자별의 물질이 하나의 덩어리 형태로 지구에 떨어진 적은 없었다. 하지만 중성자별의 미세한 조각, 즉 중성자는 사방에 널려 있다. 지구를 구성하는 원자에는 중성자가 들어 있다. 그러니까, 차 숟가락, 다람쥐, 한 모금의 공기, 애플파이 그 어느 것에도 중성자별을 구성하는 물질과 동일한 중성자들이 들어 있는 것이다. - P468

태양 규모의 별들은 적색 거성의 단계를 거쳐 백색 왜성으로 자신의 일생을 마감한다. 질량이 태양의 두 배에 이르면서 중력 수축 중에 있는 별은 초신성 폭발을 거쳐 중심에 중성자별을 남기는 것으로 일생을 끝맺는다. 이보다 훨씬 큰 별의 경우, 이와 다른 성격의 운명이 그를 기다린다. 초신성으로 폭발하고 남은 질량이 태양의 다섯 배 이상이면 자체 중력이 잔존하는 질량 덩이를 블랙홀로 몰아간다. - P469

비교적 강한 중력의 영향 아래에서도 빛은 우리의 일상에서 경험한 대로 직선으로 움직일 것이다. - P469

중력 가속도가 감소할수록 물체의 무게가 가벼워진다. - P469

중력이 거의 0에 가까우면, 슬쩍 건드리기만 해도 우리의 이웃은 공기 중으로 두둥실 떠올라 이리저리 돌아다니게 된다. 마시던 차茶나 다른 종류의 액체를 엎질러서 생긴 작은 물방울은 풍선같이 커다랗게 부풀어서 맥동脈動할 것이다. 표면 장력이 중력보다 더 세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로 된 커다란 방울들을 사방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 P469

중력을 (0에서) 1g로 환원시키면 이제는 차茶의 비가 사방에서 쏟아져 내린다. 1g에서 조금 더 높여서 3g 내지 4g로 하면 모두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게 된다. 앞발을 들어 올리는 일조차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P471

등불에서 나오는 빛은 3g 내지 4g 정도의 중력장에서도 무중력 상태에서와 마찬가지로 직진한다. 1,000g에서도 직진한다. 그러나 나무들의 키는 많이 줄었을 것이다. - P471

10만 g에서는 암석들이 자신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서 스스로 깨져 버린다. 체셔Cheshire 고양이와 같이 특별한 존재가 아닌 한 그 어떤 것들도 온전히 살아남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 P471

중력이 10억 g가 되면 이상한 현상이 벌어진다. 이렇게 큰 중력장에서는 직진하던 빛마저 그 진행 방향이 꺾이기 시작한다. 지극히 높은 중력장 속에서는 빛조차 영향을 받는 것이다. 중력의 세기를 이것보다 더 높이면 하늘을 향해 직진하던 빛이 지표로 끌려 내려온다. 우주적 체셔 고양이의 몸은 이제 사라지고 그의 싱긋 웃는 표정만 남는다. - P471

지구 표면으로 낙하하는 물체가 느끼는 가속도의 크기가 1g이다. 1g의 가속도를 받으면, 속도가 매초에 대략 초속 10미터씩 증가한다. 그러니까 어떤 물체가 낙하를 시작한지 1초가 지났을 때 그 물체의 속도는 대략 초속 10미터가 되며, 2초가 지나면 초속 20미터로 증가한다. 그러다가 지표에 충돌하든가 아니면 공기와의 마찰로 낙하속도가 일정한 값에 머물 수도 있다. - P472

중력 가속도가 무척 큰 세상에서는 물체의 낙하 속도가 가속도에 비례해서 빨리 증가할 것이 뻔하다. 구체적인 예로 10g의 상황에서 낙하 속도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따져보자. 낙하를 시작한 지 1초 후에 그 물체는 초속 10 x 10 미터, 즉 초속 100미터의 속도를 얻는다. 그리고 1초 더 경과하면, 물체의 낙하 속도는 초속 200미터로 증가한다. 이런 식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낙하속도가 빨라진다. 그러므로 중력 가속도가 이렇게 큰 곳에서는 자칫 비틀거리기만 해도 자신을 치명적인 상함으로 몰아넣는다. - P472

중력에 따른 가속도는 항시 소문자 g로 표시하여 뉴턴의 중력 상수 G와 구별한다. 뉴턴의 중력, 또는 만유인력 상수 G는 중력 작용의 세기를 나타내는 상수로서 우주 어디에서나 같다. 하지만 중력 가속도는 특정 지역에서 느끼게 되는 중력 작용에 따른 가속도이다. - P472

중력 가속도 g와 중력 상수 G 사이에는 다음의 관계가 성립한다.

F = Mg = GMm/r² ; g = GM/r²,

여기에서 F는 중력에 따른 힘의 세기, M은 행성이나 별의 질량, m은 낙하하는 물체의 질량, r는 낙하물체에서부터 그 행성이나 별의 중심까지의 거리를 뜻한다. - P472

중력이 아주 강력하면 빛조차 그 중력장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렇게나 강한 중력장을 동반하는 천체를 우리는 블랙홀 black hole이라고 부른다. 이것이야말로 주위 상황에 아랑곳 않는 불가해한 우주적 체셔 고양이인 것이다. - P471

밀도가 충분히 높고 중력이 한곗값 이상으로 강해지면 블랙홀은 윙크 한 번 하고 우주에서 사라진다. 하지만 빛이블랙홀 안에 갇혀 있으므로 블랙홀의 내부는 휘황하게 밝을 것이다. - P471

블랙홀의 바깥에서는 블랙홀을 볼 수 없어도 블랙홀이 미치는 중력의 영향은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성간 여행 도중에 까딱 잘못하면 블랙홀에 빨려 들어갈 수 있다. 이것은 말 그대로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몸이 한없이 길게 실같이 늘어나는 매우 언짢은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물질이 블랙홀 주위를 빙빙 돌면서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 자체는 참으로 볼 만한 구경거리일 것이다. 그 나그네가 자연의 특별한 배려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실현 불가능의 조건이 성립된다면 말이다. - P472

태양 내부에서 진행되는 핵융합 반응이 태양의 외각을 지탱해 주므로 태양은 중력 수축의 재앙을 앞으로도 수십억 년 동안 미룰 수 있다. 백색 왜성의 경우, 원자에서 떨어져 나온 전자들이 유발하는 특별한 압력 덕분에 안정이 유지된다. 중성자별에서는 중성자들이 만드는 압력이 중력의 일방적 횡포를 견제한다. - P472

그러나 초신성 폭발이나 그외의 격렬한 변혁 끝에 남은 잔해가 태양 질량의 다섯 배 이상이 되면 그 어떤 힘으로도 중력 수축을 막을 수가 없다. 이러한 잔해는 한없이 수축하면서 고속 자전을 한다. 그리고 점점 붉은색을 띠다가 종국에는 관측자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 P473

태양의 스무 배의 질량을 가진 별이 로스앤젤레스 시 정도의 크기로 수축하면 중력이 10g로 증가하면서 그 별은 자신이 만들어 놓은 시공간의 틈으로 빠져 들어가 우리의 우주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 P473

영국의 천문학자 존 미셸 John Michell이 1783년에 최초로 블랙홀에 대한 생각을 했다. - P473

지구의 대기가 엑스선 복사에 대해 불투명하기 때문에 천체들이 엑스선을 방출하는지 조사하려면 엑스선 망원경을 대기 바깥으로 쏘아 올려야 한다. - P473

스와힐리Swahili 어로 ‘자유‘를 뜻하는 우후루 Uhuru라는 이름의 이 위성은 최초의 엑스선 위성 천문대였다. 이 위성은 1971년에 백조자리에서 초당 1,000번씩 깜빡거리는 밝은 엑스선원源을 하나 발견했다. 이 엑스선 원은 그 후에 ‘백조자리 X-1‘이라고 명명됐다. - P473

이 천체의 엑스선 밝기가 변하는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상관없이 언제 빛을 밝히고 언제 빛을 끄느냐 하는 정보가 백조자리 X-1을 가로질러 전달되는 속도는 결코 빛의 속도인 초속 30만 킬로미터를 넘을 수 없다. 그러므로 백조자리 X-1의 크기도 기껏 커 봐야 300킬로미터를 넘을 수가 없음은 뻔한 사실이다.(300000km/s × 1/1000s = 300km) - P474

크기로만 보면 겨우 소행성 규모의 천체가, 성간 공간을 통과한 다음에도 관측이 가능할 정도로 강력한 세기의 엑스선을 방출한다니, 도대체 이 천체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백조자리 X-1의 위치는 가시광선으로 관측했을 때 고온의 청색 초거성이 보이는 자리였다. 직접 확인은 불가능했지만 천문학자들은 이 청색 초거성에 근접 동반성이 있음을 스펙트럼 선의 주기적 이동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었다. 즉 이 별은 혼자가 아니라 동반성과 함께 쌍성계를 이루는 별이었다. - P474

쌍성계에서는 두 별이 서로 맞물려 돈다. 그러므로 궤도 운동의 관측자에 대한 상대 속도가 주기적으로 변한다. 이 변화가 도플러 효과 때문에 흡수 스펙트럼 선의 주기적 위치 변화로 나타난다. 천문학자들은 여기에서부터 쌍성계 구성원들의 질량을 추정할 수 있는데, 백조자리 X-1의 동반성은 태양의 약 10배 정도의 질량을 갖는 것으로 판명됐다. - P474

초거성은 여러모로 보아 결코 엑스선의 방출원이 될 수 없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숨겨진 동반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질량은 태양의 10배인데 크기는 겨우 소행성 정도라니 블랙홀이 아니고서야 이럴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엑스선의 원천은? 초거성에서 블랙홀로 빨려가면서 소용돌이치는 회전 원반에서 기체와 티끌 들이 서로 스치며 지나가기 때문에 막대한 양의 마찰열이 발생한다. 이 열이 회전 원반의 물질을 엑스선이 방출될 정도의 고온으로 가열한다. - P475

전갈자리 V 861과 GX339-4, SS 433, 컴퍼스자리 X-2 등도 블랙홀의 후보 천체들이다. 카시오페이아자리 A는 초신성의 잔해로 알려진 전파 방출원이다. - P475

‘블랙홀은 공간에 패인 바닥 없는 보조개‘ - P476

우리 조상들이 태양을 숭배한 것은 그들이 바보였기 때문이 아니다. 숭배의 대상은 자신보다 훨씬 위대한 것이어야 마땅하다. 따라서 우리 조상들이 태양과 별들을 우러름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아주 당연한 선택이었다. 천문학 연구는 바로 이러한 경외감에서 시작된다. - P478

고대의 수메르인들이 신을 나타내는 데 사용했던 그림 문자가 오늘날 별표로 애용되는 ‘ * ‘ 이다. 한편 아스텍인들은 ‘테오틀Teotl‘이라는 단어로 신을 지칭했다. 그리고 태양의 기호를 테오틀의 그림 문자로 삼았다. 그들은 창공蒼空, heavens을 ‘테오아틀Teoatl‘ 이라고 불렀는데 이 단어는 신의 바다, 또는 우주의 대양이라는 뜻이다. - P477

은하는 미답의 대륙이다. 그 대륙에서는 규모는 별의 차원이지만 정체의 오묘함이 상상을 초월하는 현상과 실체 들이 우리의 접촉을 기다리고 있다. 예비적인 접촉과 만남이 일부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적지 않은 부분에서 그들과 우리의 동질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 P478

상상은 조건을 거부한다지만, 우리의 상상은 항시 숨은 조건의 노예일 뿐이었다. 인간의 상상력이 그 숨겨진 조건들마저 모두 떨쳐 버릴 수 있다 하더라도, 은하에는 상상의 품 안에 담기 어려운 그 무엇들이 우리의 지적 탐사를 기다리고 있다. - P478

인류는 은하 구성물의 정체를 밝히려는 대장정에서 이제 겨우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여태껏 이루어진 지적 탐사에서 알아낸 사실은, 은하라는 미지의 대륙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예상 밖의 구성원들이 아직 그득하다는 점이다. 행성들은 은하수 은하에서 멀지 않은 곳에 거의 확실하게 존재한다. 대마젤란성운과 소마젤란성운의 구름 안에 있는 별들 주위와 은하수 은하를 둘러싸는 구상 성단의 별들 주위에도 행성들이 있을 것이다. - P478

우리를 구성하는 물질, 우리의 내면과 겉모습 그리고 인간 본성의 형성 기제 모두가 생명과 코스모스의 깊은 연계에 좌우된다 - P479

우리는 가장 근본적 의미에서 코스모스의 자녀들이다. - P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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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좋은 기회가 되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저자를 각종 미디어 매체를 통해 접해본 적은 있지만 책을 통해서는 처음이다. 어떤 내용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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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초반 서문만 읽어봤는데, 여기서 독자인 내가 느낀 핵심을 나만의 문장으로 변환해보자면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다‘ 라는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을 듯하다. 아직 본문을 본격적으로 읽진 않았지만 서문만을 읽고 조심스레 본문의 내용들을 짐작해보자면, 저자가 살아온 인생의 밀도와 그 깊이가 굉장히 촘촘하고 깊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그동안 걸어왔던 길과 그 속에서 몸소 깨달았던 교훈들이 나를 포함한 이 책의 수많은 독자들에게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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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문으로 들어간다. 맨 처음에 저자는 친구와 나눈 한 대화를 토대로 대답하는 삶에 익숙해지기보다는 질문하는 삶에 익숙해질 것을 독자들에게 제안한다. 저자가 이러한 제안을 하는 이유는 끌려다니는 삶보다는 자신이 주도적으로 이끄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최근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님이 쓰신 책을 함께 읽고 있는데, 그 책에서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두 책 모두 주도적인 삶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걸 보면서 어쩌면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게 바로 그러한 태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또한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세상 끝의 카페》라는 책이 있었는데 거기서 질문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던 것이 간만에 다시 생각났다. 그 책의 대표적인 질문은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였었는데, 글자 수로만 보면 몇 글자 안 되지만 이 질문에 막상 답하려고 했을 때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는 것을 보고 속으로 좀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질문은 단순해보이지만 그 질문에 제대로 답하기 위해서는 생각을 구체적으로 해야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본문을 읽으면서 어쩌면 나도 본문의 사례에 나왔던 저자의 친구처럼 질문보다는 대답하는 삶에 익숙해져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나 자신에게 질문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고 해봐야겠다. 이는 주도적인 삶을 위한 첫 단추를 꿰는 작업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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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저자가 인용한 조던 피터슨의 말 중에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혼돈은 계속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나는 처음에 이 문장을 읽고 가난한 사람에게 혼돈이 있는 것은 늘상 그러려니 이해했지만 부자에게도 혼돈이 있다는 얘기는 선듯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바로 이어지는 사례에서 저자의 친구 얘기에서 부자에게도 혼돈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분은 소위 말하는 건물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건물주인데 저자와 만남을 가지면 10 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세입자들로부터 쉴새없이 오는 전화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있는 분이었다. 누군가에겐 행복한 고민처럼 보일 수도 있겠으나 그 분에겐 그것도 나름의 고민인 것을 보며 세상 사람 누구나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과 무관하게 그 영역에서 혼돈에 둘러쌓여 있음을 비로소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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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글에서 저자는 자신이 책을 읽는 이유가 생각하기 위해서이며 이를 통해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마다 독서의 이유는 제각기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단순히 어떤 재미를 위해서 읽을 수도 있고 혹은 특정한 정보를 얻기 위한 목적일 수도 있으며, 이 책의 저자처럼 자기자신의 발전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

독자인 나는 독서의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각자의 인생에서 추구하는 것을 얻기 위한 좋은 수단으로써 독서라는 것이 분명 가치가 있는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가로 본문에 나오는 내용 중에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들에게 질문을 던져준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예전에 내가 읽었던《세상 끝의 카페》라는 책이 문득 생각났다. 그 책에서 반복적으로 나왔던 질문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나는 왜 여기 있는가?‘ 라는 것이었다. 내가 새로운 장소나 환경을 접할 때마다 머릿속에서 저 질문이 본능적으로 튀어나오고 거기에 걸맞는 해답을 찾아내기 위해 머리를 굴리게 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질문의 힘이라는 것이 강력하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또한 이렇게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어떤 일을 할 때 단지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의식을 가지고 좀 더 집중해서 하게 되어 업무효율이 더 좋아지는 효과도 있는 듯하다.

자신의 확고한 기준을 세우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참고만 하라 - P7

무슨 일을 하든 세상을 보는 나의 시각과 흔들리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 P7

문제의식을 품고 질문을 던질 수 있다면 답은 늘 책 속에서 찾을 수 있다. - P7

모두에게는 각자의 속도가 있다. - P8

황새는 날아서, 거북이는 걸어서, 굼벵이는 굴렀지만 모두가 한날한시에 목표한 곳에 도착한 것처럼 - P8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나를 믿고 나아가면 누구나 원하는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 - P8

쉬운 것만 찾고 쉬운 길로만 가려 하면 몸이 점점 더 고통스러워진다. 정신도 몸과 똑같다. 어려운 길로 단련하지 않으면 정신도 병든다. - P9

어렵게 책을 읽고 나면 글이 쉽게 써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힘들어도 읽는다. - P9

일부러 어려운 길을 택해보라. 남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나서서 해보라. 남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즐기며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면 당신의 삶은 쉬워진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고, 어떻게 하면 보람되고, 어떻게 하면 의미 있는 삶을 사는지 알게 된다. 어려운 길로 들어가서 쉬운 길로 나온다. 이게 인생의 선순환이다. - P10

어렵게 시작해서 쉽게 살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독서다. 독서는 어렵다. 무엇보다 힘이 든다. 독서가 좋다는 걸 알면서도 하지 않는다. 아니 못 한다. 그만큼 힘든 것이다. 그런데 힘들기 때문에 힘든 만큼 쉬워진다. - P10

하루에 10시간 이상 책상에 앉아 있어보라. 단 하루 만에 스스로 느끼는 자신감이 대단히 높아질 것이다. 독서의 힘이다. - P10

어려운 길을 택하라. 시간이 지나면 루틴이 생기고 그 어렵던 길도 편하게 느껴진다. - P10

어려운 길이 진정 가장 쉬운 길이다. - P10

쉽게 성공하는 법, 쉽게 돈 버는 법은 없다. 쉽게 성공한 사람은 쉽게 나락으로 떨어지고, 쉽게 번 돈은 쉽게 날아간다. 이건 역사적으로 검증된 진리다. - P11

어려운 길은 고귀하다. 내 희생을 갈아 넣었기 때문이다. 세상은 당신의 희생을 알고 보상해준다. - P11

"나는 일부러 쉬운 길이 아닌 어려운 길로 갔다." - P11

읽고, 질문하고, 기다려라.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이 내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 P17

우리는 대답하는 데 익숙해져 있어서 문제다. 질문에 익숙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인간이 그리는 무늬》중에서 - P22

책은 세상의 공격으로부터 우리를 방어하는 든든한 무기다. - P23

전교 1등, 좋은 대학, 대기업을 위해 수많은 정보들이 내 머리를 공격한다. 받아들이기도 바쁘다. 그 와중에 책을 읽는다는 건 내가 세상을 공격하는 것이다. ‘공격이 최고의 방어‘라는 말이 있듯이 수많은 정보들에 끌려다니지 않으려면 책을 읽어야 한다. - P24

대답을 위한 정보들로 가득 찬 내 머릿속을 질문으로 정화시키자. 그래야 산다. 그래야 끌려다니지 않는다. 내 삶을 지배하고 싶다면, 책을 읽고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리고 이건 조금이라도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 P24

"나는 왜 공부하는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왜 돈을 버는가?"

"나는 언제 행복한가?"

"나는 왜 태어났는가?"

‘나는 누구인가?"

이런 질문들을 자신에게 끊임없이 던져라. - P24

대답하는 삶을 사는 사람에게 이런 질문들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공부하고, 숙제하고, 쏟아지는 정보를 쫓아가기 바쁘기 때문에 질문할 여유도 없다. 그렇게 질문을 던지지 않고 대답만 하는 삶을 살다 보면 반쪽짜리 세상에 갇혀버린다. 그러니 일부러 시간을 내서 책을 읽어라. 그래야 자신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고, 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 P25

우리는 대답의 세상이 아닌 ‘질문의 세상‘을 살아야한다. 대답의 세상은 끌려가는 세상이고, 질문의 세상은 ‘내가 끌고 가는 세상‘이다. 내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대답보다 질문을 더 많이 해야 하는 이유다. - P25

늦지 않았다. 자신에게 던질 결정적인 질문을 찾아보자. 좋은 질문 하나면 인생이 바뀐다. 지금! 바로 지금! 질문을 던져라. 보라. 책을 읽고 있으니 질문이 계속 떠오르지 않는가. 당신은 이제 절대 끌려다니지 않는다. - P25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도 목표를 달성할까 말까인데 막연하게 일찍 은퇴해서 편하게 놀고먹고 싶다라는 생각으로는 절대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 P27

파이어족을 꿈꾸는 사람들은 스스로 창의적인 생산을 하는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생산을 하기에 생산 활동자체가 즐겁지 않은 것이다. 스스로 창의적인 생산을 하는 사람들은 절대 파이어족을 꿈꾸지 않는다. 은퇴할 생각이 없다. 창조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기 때문이다. - P27

‘돈을 많이 벌면 일하지 않고 편하게 즐기며 살아야지‘라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그런 날은 오지 않는다.
돈을 많이 벌어도 당신이 지금 털어버리고 싶은 그 힘든 상태, 그 혼돈은 계속된다. 종류만 달라질 뿐이다. - P28

조던 피터슨은 《질서 너머》에서 이렇게 말했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혼돈은 계속된다는 점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삶이다. - P28

인생에서 혼돈은 제거할 수 없다. 혼돈이 없으면 인생이 아니다. 인간은 극복하며 나아가는 존재다. 그때 쾌감을 느낀다. 혼돈을 제거하려 하지 말고 혼돈을 껴안고 혼돈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 P28

진정한 파이어족의 목표는 경제적 자유라는 단계를 성취해 남이 시키는 일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창의적인 생산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물론 자유로운 이때에도 혼돈은 계속된다. - P29

노는 것도 창의적인 생산이 동반될 때 더욱 즐겁다. - P30

부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파이어족을 꿈꾸지 마라. 그런 의미로 진정한 파이어는 죽음밖에 없다. 죽기 전까지 혼돈은 계속된다. 삶은 혼돈이다. 그러니 혼돈, 고통 등과 같은 단어에 휘둘리지 마라. - P30

파이어족을 꿈꾸는 당신이여! 일에서 도망치지 마라. 당당하게 일을 대면하라. 그리고 일을 사랑하라.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도저히 사랑할 수 없다면 그 일을 그만두라. 그리고 사랑할 수 있는 일을 찾아라. 이게 진정한 파이어족이 해야 할 일이다. - P30

지식은 전달할 수 있지만 지혜는 그럴 수가 없네.
_《싯다르타》 중에서 - P31

세상을 살아가는 데 지식보다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혜는 깨달음이다. 깨달음은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다. 누군가 나 대신 깨우쳐줄 수 없다. - P31

진정한 부富는 내 안에 가지고 다니는 것이다. 어디에 쌓아두는 것이 아니다. - P32

세계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유대인들은 ‘하브루타‘라는 교육법을 통해 내 안에 지혜를 쌓는다. 하브루타는 나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논쟁을 통해 진리를 찾아가는 교육법을 말한다. - P32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고 그것을 외우고 확인받는 것이 아니라 토론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유도할 뿐이다. 이렇게 교육받은 유대인들은 어디에 데려다 놓아도 그곳에서 부를 쌓는다. 지혜와 깨달음을 얻는 훈련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 P32

하브루타 교육법과 가장 닮은 것이 독서다. 질문을 통해 생각하게 만들어 스스로 답을 찾게 하는 것이다. - P32

책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져준다. 질문을 받으면 생각한다.
가장 좋은 책은 가장 많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 P32

생각이 끊어지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없다. - P33

강남에 있는 몇백억짜리 빌딩보다 내 안에 쌓은 지혜가 훨씬 값어치가 있다. 지금은 믿기지 않겠지만 내면에 지혜를 쌓아보면 안다. - P33

아르헨티나가 망한 이유는 생각을 하지 않아서다. 잘 나가던 시절 그 자리에 마냥 머물러 있었다. 생각을 하지 않으면 그 자리에 멈추어 서게 된다. - P35

"우리가 가진 생각의 높이만큼 이미 발전했다. 더 발전하려면, 선진국이 되려면 더 높은 수준의 생각이 필요하다." - P35

당신의 현재 생활이 마음에 안 든다면 그건 생각을 하지 않아서다. 더 나은 삶을 원한다면 생각을 하라. 생각을 위해서 질문을 던지고,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 책을 읽어라. - P35

책을 읽는 이유는 생각하기 위해서다. 생각은 왜 하는가? 발전하기 위해서다. 책을 읽으면 왜 생각을 하게 되는가? 책이 당신에게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던지는 좋은 질문 한 개가 인생을 바꾼다. 순식간이다. 그 질문을 찾기 위해 책을 읽는다. - P36

끌려다니지 않고 살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 P36

책이 던지는 질문을 붙잡고 생각을 하자. 그러다 보면 스스로 질문을 만들게 된다. 자신에게 질문을 계속 던져놓아라. 우리 뇌는 질문을 받으면 언젠가는 답을 찾는다. - P36

질문을 던지니 답이 보였다. 진리는 가까이에 있지만 질문을 던지지 않으니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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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태양 구성성분의 화학적 구조 변화로 인해 먼 미래에는 내행성계에 속해있는 수성과 금성을 집어삼키고 더 나아가 지구까지 자신의 품 안에 넣어버린다는 얘기를 했었다. 이것은 물론 지금 당장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과학적으로 분석했을 때 결국 영원할 것만 같아보이는 지구마저도 언젠가는 사라져 없어질 거라는 것을 알려준다는 측면에서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위의 내용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서 시작한다.

지금으로부터 수십억 년 후 어느 날 지구는 최후의 날을 맞게 될 것이다. 태양은 점점 더 붉게 변하면서 팽창하고 지구에서는 남·북 양 극지방조차 땀이 뻘뻘 흘러내리는 더운 날씨로 변하기 시작할 것이다. 남극과 북극의 빙산이 녹아서 해수면이 높아지고 해안 지대는 바다 속으로 점점 더 깊이 잠겨 들어간다.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므로 대기 중에는 수증기의 함량이 증가하고 구름의 양이 많아진다. 이 구름 덕에 태양의 빛을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게 된다. 그 덕택에 최후심판의 날이 도래하는 것을 잠시 늦출 수야 있겠지만, 시시각각 다가오는 최후의 순간은 면할 길이 없다. - P453

지구의 사정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태양은 자신의 진화 과정을 어김없이 밟아 간다. 바다가 끓어올라 물이 모두 증발하고 그 다음 대기마저 완전히 증발하여 사라지면, 우리의 상상력으로는 예상할 수 있는 최악의 재앙이 행성 지구를 뒤덮는다. - P453

아스텍 원주민들이 지구 운명의 날을 이렇게 예언했다. 그들은 "지구의 피로가 겹치기 시작하고 지구의 씨가 아주 말라 버릴 때"가 되면 "하늘에 태양이 떨어지고 별들이 흔들려 추락할 것이다."라고 믿었다. - P453

태양이라고 자신이 만든 재를 한없이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 태양의 내부가 완전히 탄소와 산소로 채워지는 시기가 온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는 핵융합 반응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태양 내부의 온도와 압력이 탄소나 산소를 가지고 다음 단계의 핵반응을 유발시킬 수준에 이를 수 없기 때문이다. - P454

중앙 핵반응로의 헬륨 연료가 거의 소진될 즈음 태양 중심부는 그동안 미뤄 오던 중력 수축을 재개하게 된다. 수축은 온도의 상승을 불러와서 마지막 단계의 핵융합 반응을 한 차례 더 일으키고 대기층은 약간 팽창한다. 단말마의 고통이 시작되는 것이다. 대략 1000년을 주기로 팽창과 수축을 느리게 반복하다가 자신의 대기층을 몇 개의 구각球殼으로 나누어 우주 공간으로 내뱉어 버린다. - P454

외각층을 잃고 뜨거운 내부가 노출된 태양은 한때 자신의 피부였으나 지금은 벗겨져 멀리 떨어져 나간 수소 기체에 강력한 자외선을 퍼부어 거기에서 밝은 형광선이 방출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이것은 명왕성의 궤도보다 더 먼 바깥쪽에 찬란한 쌍가락지를 만들어 놓는다. 이것은 외계의 관측자들에게 물병자리의 행성상 성운과 같이 보일 것이다. 태양이 가졌던 초기 질량의 거의 반이 이런 식으로 성간 공간에 흩어진다. - P454

은하수 은하의 내부에서 사방을 두리번거려 보면 구각모양의 발광 성운을 동반한 별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우리는 이들을 행성상성운行星狀星雲, planetary nebula 이라고 부른다. 이들이 행성과 무슨 깊은 연관이 있어서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기능이 좀 떨어지는 망원경으로 봤을 때 그 모습이 태양계의 천왕성과 해왕성의 청록색 원반을 빼닮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 P455

행성상 성운은 겉보기에는 가락지같이 보이는데, 그렇다고 해서 빛을 내는 기체가 고리 구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오산이다. 비눗방울은 가운데가 투명하고 가장자리가 뚜렷하게 보이는데, 이것은 방울의 가운데를 지나는 시선이 가장자리를 지나는 것보다 훨씬 얇은 비누 막을 관통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치에서 구형 껍질을 이루는 행성상 성운의 기체층이 우리에게는 고리로 보이는 것이다. - P455

행성상 성운은 생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선 별의 모습이다. 그리고 중심 별 근처에는 진화의 끔찍한 잔해들이 널려 있을 것이다. 멸망한 행성들의 잔해 말이다. 한때는 생명의 서식지로 생기발랄했던 세상이 이제는 물도 공기도 다 말라 버린 죽음의 불모지로 변한채 유령 같은 광휘光輝 속에 깊이 잠겨 있다. - P455

태양의 잔해는 어떤 모습일까? 처음에는 행성상 성운에 깊숙이 싸여 있겠지만, 고온의 알몸이 밖으로 노출된 태양은 서서히 식으면서 수축을 계속한다. 지상에서는 들어 본 적도 없는, 차 숟가락 하나분의 질량이 1톤에 이르는 고밀도의 물질로 수축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 놓인 물질을 우리는 축퇴縮退물질이라고 한다. 즉 태양이 행성상 성운 한복판에 자리하는 백색 왜성白色矮星, white dwarf으로 변신한 셈이다. 그리고 수십억 년의 세월이 또 흐르면 태양은 그나마 남아 있던 자신의 온기를 복사로 다 잃고 결국 흑색 왜성黑色矮星, black dwarf이 되어 우주인의 시야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 P455

질량이 비슷한 두 별은 같은 진화의 과정을 같은 속도로 밟아 간다. - P455

질량이 큰 별은 작은 별보다 자신의 핵연료를 더 급히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질량이 다른 두 별이 동시에 태어나 쌍성계를 이루고 있다면, 큰 별이 작은 별보다 먼저 적색 거성 단계에 들어가고 백색 왜성으로의 종말도 먼저 맞게 된다. 그런데 별들은 둘씩 짝을 지어 쌍성계를 이루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므로 하늘에는 적색 거성과 백색 왜성으로 구성된 쌍성계가 흔하다. - P456

근접 쌍성계인 경우에는 두 별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서 잔뜩 부풀어 오른 적색 거성에서부터 흘러넘친 물질이 백색 왜성 표면의 특정 지역으로 떨어져 쌓인다. 이렇게 자신의 동반성同伴星에서부터 공급받은 수소를 가지고 백색 왜성은 강력한 중력의 작용으로 고온 고압의 상태를 만들고 결국 핵융합 반응을 다시 일으킨다. 이때 백색 왜성은 갑자기 많은 빛을 발한다. 그러나 잠시 후에 원래의 밝기로 돌아간다. 이것이 신성新星, nova이다. - P456

신성의 출현은 광도의 변화 폭과 발생 메커니즘의 관점에서 볼 때 초신성과는 별개의 현상이다. 신성은 반드시 쌍성계에서 볼 수 있고 수소의 핵융합 반응이 신성의 급작스러운 광도 증가의 원천이 된다. 초신성은 혼자인 별들이 겪는 더욱 격렬한 변화이며 규소의 핵융합 반응이 에너지를 충당한다. - P456

성간에 들어 있던 수소와 헬륨이 뭉쳐서 별이 만들어진다. 그 별은 핵융합 반응을 통해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를 합성하여 성간 공간으로 되돌려 보낸다. 적색 거성의 대기층이 항성풍의 형태로 밖으로 퍼져 나가기 때문이다. - P456

태양 규모의 별들은 행성상 성운의 단계를 거쳐 자신들의 외각층을 날려 보낸다. 이보다 질량이 큰 별들은 초신성 폭발의 과정을 거치면서 질량의 대부분을 공간으로 분출한다. 성간 공간에 이렇게 공급된 물질들은 별의 핵융합 반응에서 쉽게 합성된 원소들로 구성돼 있다. 즉 거의 모든 별의 내부에서는 수소에서 헬륨이, 헬륨에서 탄소와 산소가 만들어진다. - P457

질량이 비교적 큰 별들에서는 헬륨의 핵이 단계적으로 첨가되면서 네온, 마그네슘, 규소, 황 등의 순으로 무거운 원소들이 합성된다. 핵융합 반응이 한 단계씩 진행될 때마다 양성자와 중성자가 각각 두 개씩 더해지면서 최종 단계에서 드디어 철이 합성된다. - P457

양성자와 중성자를 열네 개씩 가진 규소의 핵은 10억도 이상의 온도에서는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규소 원자핵이 둘씩 모이면 양성자와 중성자를 스물여덟 개씩 가진 불안정한 니켈 핵이 생성된다. 이 니켈이 코발트를 거쳐 가장 안정한 철이 된다. 철은 양성자와 중성자를 스물여섯 개씩 갖고 있다. - P457

별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에서는 에르븀 Er, 하프늄 Hf, 디스프로슘 Dy, 프라세오디뮴Pr, 이트륨 Y등이 합성되지 않는다. - P457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잘 알고 지내는 원소들의 과거를 되돌아보자. 그것들은 일단 별 내부에서 합성되어 성간 공간으로 나간 다음, 거기서 성간의 구성 성분으로 남아 있다가, 그 성간운에서 중력 수축이 이루어지면 그 결과 차세대의 별과 행성의 구성 성분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것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 곁에 가까이 올 수 있었다. 사실 원자적 수준에서 본다면 우리도 그런 경로를 거쳐서 여기에 와 있는 것이다. - P457

수소와 일부 헬륨만 제외하면 지구의 모든 원소들이 수십억 년 전에 있었던 별들이 부린 연금술의 조화로 만들어진 것이다. 지구에 무거운 원소를 공급한 별들 중의 일부는 아직 은하수 은하 저편에 백색 왜성으로 남아 우리 모르게 조용히 숨어 있을 것이다. 우리의 DNA를 이루는 질소, 치아를 구성하는 칼슘, 혈액의 주요 성분인 철, 애플파이에 들어 있는 탄소 등의 원자 알갱이 하나하나가 모조리 별의 내부에서 합성됐다. 그러므로 우리는 별의 자녀들이다. - P458

희귀 원소들 중에는 초신성이 폭발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들이 일부 섞여 있다. 지구에는 금과 우라늄이 비교적 풍부한 편인데 그것은 태양계가 만들어지기 직전에 초신성의 폭발이 많았기 때문이다. - P458

다른 별들이 거느린 행성계에서 볼 수 있는 희귀 원소들의 함량 분포는 지구와 다소 다를 수 있다. 그렇다면 외계 행성에 사는 사람들의 목과 귀에는 백금이 아니라 니오븀 Nb의 목걸이와 귀걸이가 걸려 있고, 팔목에는 황금 대신 프로트악티늄Pa 팔찌가 쩔렁거릴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귀하게 여기는 금은 그들에게는 실험실에서나 만지는 연구대상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 P458

생명의 기원과 진화는 별의 기원과 진화와 그 뿌리에서부터 서로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첫째, 우리를 구성하는 물질이 원자적 수준에서 볼 때 아주 오래전에 은하 어딘가에 있던 적색 거성들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 P458

우주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원소들의 원자 번호에 따른 상대 함량 비율의 분포가 별에서 합성되는 원소들의 상대 함량비율과 딱 들어맞기 때문에 그것들이 모두 적색 거성과 초신성이라는 특별한 용광로와 도가니에서 제조됐음을 그 누구도 의심할 수 없다. - P458

우리의 태양은 제2세대, 또는 제3세대의 별일지 모른다. 태양에 들어있는 모든 물질, 아니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물질은 두세 차례에 거친 항성 연금술의 결과물이다. - P459

둘째, 지구에서 발견되는 무거운 원소들 가운데 어떤 동위 원소는 태양이 태어나기 직전에 근처에서 초신성의 폭발이 있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기 때문이다. 어찌 이것을 우연의 결과라고만 치부할 수 있겠는가? 초신성에서 유래한 충격파가 성간 기체와 성간 티끌로 구성된 성간운을 통과하면서 그곳의 밀도를 증가시킴으로써 중력 수축이 유발됐을 것이다. 그 결과로 태어난 것이 우리 태양계이다. - P459

셋째, 우리는 생명의 탄생에서 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새로 생긴 태양에서 쏟아져 나온 자외선 복사가 지구 대기층으로 들어와서 그곳에 있던 원자와 분자에서 전자를 떼어내면서 대기 중에는 천둥과 번개가 난무하게 됐고 이것이 복잡한 유기 화합물들의 화학 반응 에너지원으로 작용했다. 바로 이 과정에서 생명이 태어났던 것이다. - P459

넷째,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생명 활동이 결국 태양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식물은 태양의 빛을 받아서 빛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변환시킨다. 따지고 보면 모든 동물은 식물에 기생하여 사는 존재이다. - P459

농사가 무엇인가? 태양 광선을 조직적으로 추수하는 방법에 다름이 아니다. 마지못해 응하는 식물을 매개체로 하여 태양 광선의 에너지를 긁어모으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농업이다. 따라서 인류는 전적으로 태양의 힘에 기대어 살아가는 존재이다. - P459

끝으로 유전의 관점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돌연변이라고 불리는 유전 형질의 변화가 진화를 추동한다. 자연은 돌연변이를 통해서 생명의 새로운 존재 양식을 찾아내는데 고에너지의 우주선 입자들이 돌연변이를 촉발하기도 한다. 우주선은 초신성에서 높은 에너지를 가지고 태어나 거의 광속으로 움직이는 하전 입자들을 뜻한다. - P459

지구상에서 이루어지는 생명의 진화도 이렇게 그 근원을 따져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광대한 우주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질량이 큰 별들의 극적인 최후에서 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 - P460

예민한 (가이거) 계수기는 감마선이나 고에너지의 양성자나 헬륨 원자핵 등을 만날 때마다 삐삐거리는 소리를 낸다. (가이거) 계수기를 우라늄 광석에 가까이 가져가면 방사능 자연 붕괴에서 나오는 헬륨 원자핵 때문에 단위 시간당 울리는 삐삐 소리의 횟수가 급격하게 증가한다. - P460

납으로 만든 두꺼운 통 속에 우라늄 광석을 넣어 버리면 그(삐삐 소리)횟수는 현격하게 떨어진다. 납이 우라늄에서 나오는 각종 방사능 핵들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계수율이 완전히 0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잔류 계수율의 일부는 동굴 벽에서 진행되는 방사능 자연 붕괴에 기인한다. 그런데 이 자연 붕괴 계수율을 제하고도 남는 것이 있다. 그중 일부는 동굴 천장을 뚫고 들어오는 고에너지 우주선宇宙線의 하전 입자들로 인한 것이다. 그러니까 우주 깊숙이 매우 먼 곳에서 아주 먼 옛날에 발생한 우주선들이 지금 여기에 있는 가이거 계수기를 울리는 것이다. - P460

주로 전자와 양성자로 이루어진 우주선들이 지구 대기에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 지구에 생명이 탄생한 이래 지금까지 지구 생물은 이 우주선들의 ‘폭격‘을 계속해서 받아 왔다. 수천 광년 떨어진 곳에서 별 하나가 초신성으로 폭발하면서 많은 양의 우주선 입자들이 생겼다고 하자. 그들은 은하수 은하의 구석구석을 수백만 년동안 이동하다가, 일부가 아주 우연하게 지구에 들어와서 어떤 생물의 유전적 형질을 바꾸어 놓는다. - P461

유전자 코드의 형성, 캄브리아기에 있었던 생물 종의 폭발적 증가, 인류 조상의 직립 보행 등도 따지고 보면 모두 결정적 시기마다 지구 생물의 진화 역사에 개입했던 우주선과의 상호 작용에 따른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 P461

1054년 7월 4일, 중국의 천문학자들은 황소자리에서 별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이 별에 손님 별, 즉 "객성客星"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그전에 그 자리에서 볼 수 없던 별이 갑자기 나타나 하늘에 있던 그 어느 별보다 밝아졌다고 기록했다. - P461

한편 중국에서부터 지구를 반 바퀴쯤 돈 남서아메리카 어느 곳에도 천문학 전통이 매우 강한 문명권이 있었다. 그들도 새로 태어난 이 눈부시게 밝은 별을 목격했다. 그 지역에서 숯을 수거하여 탄소 14 동위 원소로 연도를 추정해 본 결과, 11세기 중반에 오늘날 호피 Hopi 원주민의 선조인 아나사지 족이 그곳에 살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오늘날 그곳은 뉴멕시코 주이다. - P461

이슬람 문화권의 천문학자들도 게성운의 초신성 폭발을 목격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유럽에는 이것에 대한 기록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 - P461

아나사지 족 중 누군가가 처마처럼 돌출한 바위 밑 벽에 새로 생긴 별을 그려 놓았다. 그 때문에 그림은 풍화 작용으로 인한 침식에서 보호받을 수 있었다. 별 옆에는 초승달이 그려져 있다. 당시 달과 객성의 상대 위치가 바로 이 바위에 그려진 그대로였을 것이다. 큼직한 손바닥도 하나 옆에 그려져 있다. 그것은 이 기록을 남긴 천문학자 겸 예술가의 서명일 것이다. - P461

뉴멕시코 대협곡 지대에서 발견된 아나사지 족의 암벽화. 이 암벽화가 그려진 시기가 11세기 중엽이므로 중국 천문학자들이 기록으로 남긴 1054년의 초신성 폭발을 아나사지 족도 목격했던 것 같다. 초신성이 그날 초승달과 이룬 상대 위치를 이 암벽화에서 알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롭다. - P462

5,000광년 떨어져 있는 이 놀라운 별을 우리는 오늘날 게성운의 초신성이라고 부른다. 중국 천문학자가 객성의 출현을 문자 기록으로 남긴지 여러 세기가 지났고, 아나사지 족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을 완성한 지 10여 세기가 지난 어느 날이었다. 어떤 천문학자가 자신의 망원경으로 하늘의 바로 이곳을 바라봤다. 그의 망원경에 나타난 것은 게와 천연덕스럽게 닮은 성운이었다. 그래서 1054년 초신성 폭발이 남겨 놓은 이 흔적을 우리는 게성운이라는 사랑스러운 이름으로 부른다. - P463

게성운의 초신성은 폭발 후 3개월 동안이나 맨눈으로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낮에도 볼 수 있었고 밤이면 그 빛으로 책도 읽을 수 있었다. - P463

은하 하나에서 평균 100년에 한 번 꼴로 초신성이 터진다. 은하의 나이를 대략 100억 년이라고 할 때, 그동안 약 1억 개의 별들이 폭발했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1억은 엄청나게 큰 수이다. 그렇지만 은하 하나에 별이 1000억 내지 1조 개가 있으니, 1,000개 내지 1만 개 중의 하나가 초신성으로 터진 셈이다. - P463

우리의 은하수 은하에서는 1054년 폭발 이후 1572년에 튀코 브라헤가 기록으로 남긴 초신성 폭발이 있었고 1604년에 요하네스 케플러가 적어 둔 초신성 폭발도 있었다. 아쉽게도 그 후에는 우리 은하수 은하에서 초신성 폭발을 한 건도 볼 수 없었다. - P463

케플러는 1606년에 출간한《신성에 관하여 De Stella Nova》라는 책에서, 초신성은 하늘의 원자들이 제멋대로 뒤섞여서 생기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던진다. - P463

그러나 외계 은하에서는 초신성 폭발이 늘 관측된다. - P463

"경硬엑스선과 감마선의 강력한 폭발이 1979년 3월 5일 폭발 감지 연결망의 역할을 하는 행성 간 우주선에서 검출됐다. 검출 시간에서부터 추적된 감마선 방출 위치는 대마젤란성운 Large Magellanic Cloud의 초신성 잔해 N 49와 일치한다." - P464

(지구 북반구에 사는 사람으로서 이 성운을 최초로 본 사람이 폐르디난드 마젤란Ferdinand Magellan 이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대마젤란성운은 우리 은하수 은하가 거느린 하나의 작은 위성 은하로서 18만 광년의 거리에 있다. 독자의 예상대로 소마젤란성운 SmallMagellanic Cloud도 물론 있다.) - P464

항성 진화의 후기 단계에서 출현하는 근접 쌍성계의 강착 원반. 왼쪽에서 적색거성의 대기를 이루던 발광 물질이 오른쪽의 펄서 중성자별 주위에 형성된 강착 원반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마찰 때문에 강착 원반에서는 엑스선과 그 이외 파장대역의 빛이 방출된다. - P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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