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회가 되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책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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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을 읽다가 일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휴식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것은 이 책에 나온 예술가 집단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본문과는 별개로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 중에 나무를 베기 위해선 도끼질을 여러 번 하는 것보다 도끼 날을 예리하게 잘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문득 생각났다. 이 이야기는 사람마다 조금씩 해석하는 게 다를 수 있겠으나 오늘 읽은 본문과 연계하여 생각해보면 휴식의 중요성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휴식을 통해 생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도끼 날을 가는 것도 노동이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나무를 베기 위한 노동에 비하면 노동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훨씬 덜 하기 때문에 나는 이것을 휴식과 비슷한 것으로 생각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보면 결국 휴식도 노동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것임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그러니 휴식도 노동과 마찬가지로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잘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노동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휴식한답시고 내 육체와 정신을 지나치게 망가뜨리는 일은 가급적 피하는 게 맞다고 본다. 휴식은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게 독자인 내가 생각하는 이 부분의 핵심이다. 저자는 본문에서 이것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법칙‘ 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 같다. 휴식은 일종의 자연의 법칙같은 것이라는 말이다. 자연의 법칙을 인간이 거스르는 것은 어느 순간 반드시 한계에 직면하기에 자연의 테두리 안에서 우리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추구해야 하는 게 맞다.

스스로 형성된 자연과 달리, 문화는 벌거벗은 삶에서 종교와 예술과 철학을 뛰어넘는 영적인 가치를 찾아야겠다는 인간의 필요성에 의해 발견되고 만들어졌다.

저녁이 따스하게 감싸 주지 않는 힘겹고, 뜨겁기만 한 낮은 없다. 무자비하고 사납고 소란스러웠던 날도 어머니 같은 밤이 감싸 안아 주리라.

적당한 쾌락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삶이 주는 맛을 이중으로 즐길 수 있다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한 기쁨을 간과하지 말라

절제된 행동 습관은 ‘사소한 기쁨‘을 내면에서 맛볼 수 있게 해주어 쾌락을 만끽하도록 만들어 주는 능력이다. 그런 능력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타고나는데 현대생활에서 왜곡되고 잃어버린 가치인 유쾌함, 사랑, 서정성과 같은 것들을 기초로 한다.

가장 아름다운 기쁨을 맛보는 것에 돈이 들지 않는다

자연을 접하면서 맛보고 누리는 즐거움

한 그루의 나무와 한 뼘의 하늘은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다.

아침마다 하늘을 쳐다보는 습관을 가지면 어느날 문득 우리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공기를 느끼고, 잠에서 깨어나 일터로 향하는 도중에도 신선한 아침의 숨결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감추어진 아름다움을 보려는 마음이 그것을 볼 수 있게 만든다.

우리의 눈은 작은 것에도 기쁨을 느끼며, 사물을 보며 즐거움을 찾는 능력이 있다

우리는 하루하루 살면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소한 일들과 그로 인해 얻은 작은 기쁨들을 하나하나 꿰어 우리의 삶을 엮어 나간다.

날마다 벌어지는 사소한 기쁨들을 가능한 한 많이 경험하고, 거창하고 짜릿한 쾌락은 휴가를 즐길 때나 특별한 시간을 보낼 때 조금씩 맛보는 것이 더 좋다

내가 예술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란 삶을 살아가면서 스스로 성장하고 있는 사람들, 자기가 쓰는 힘의 근원을 알고 그 위에 자신만의 고유한 법칙을 쌓아 올리는 것을 꼭 해야 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말한다.

즉 그들은, 잘 지은 건축물의 천장이 벽과 어울리고 지붕이 기둥과 잘 맞는 것처럼, 확실하고 의미깊은 관계의 기본 원칙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하는 저급한 행동이나 표현을 삼가는 사람들이다.

예술가들은 가끔이라도 하는 일 없이 시간을 허비하기도 하는 생활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그것은 새로 깨달은 것을 정확하게 해석하거나 무의식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숙성시키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자꾸만 다시 자연스러운 것에 가까이 다가서고, 다시 어린이가 되기도 하며, 자신을 땅의 벗이요 형제라고 생각하며, 식물과 바위와 구름을 느껴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일을 하는 것 자체를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일정한 휴식 시간이 꼭 필요하다.

보통 사람들이 아주 작은 창작을 하는 데도 얼마나 많은 수고와 노력을 기울여야 되는지 잘 알지 못하는 것만큼, 일단 작업을 시작한 화가가 왜 붓을 잡은 채 계속 일하지 않는지, 왜 편안한 마음으로 작품을 완성하지 못하는지, 왜 마무리를 짓지 못한 채 몇 날 몇 일을 작업실에 틀어박혀 생각에 깊이 잠겨 있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예술가는 그런 휴지기를 맞으면 스스로에게 놀라고 실망하여 자괴감에 빠져 괴로워하다가 넘칠 정도로 가득 찬 것이 자기를 꼼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권태라는 것을 깨닫고, 선천적으로 타고난 법칙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의 몸 속에는 그가 가시화可視化 시키고 싶어 하고, 아름답게 변모시키고 싶어 하는 무엇인가가 꿈틀대지만 그것은 아직 드러나기를 원하지 않고 미처 성숙되지 않아서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어떤 유일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다리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다.

유명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좀 더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른바 ‘생각하는 예술가‘를 이상으로 삼는다는 젊은 예술가들은 작업이 잘 되지 않을 때에는 생각에 몰두하거나 혹은 목적도 없이 쓸데없는 공상을 하고, 때로는 맹목적인 관찰을 하며 망상에 사로잡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전통을 학습하지 못한다면 완벽함에 도달하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운동이나 여행을 하는 것 등은 의욕이 없고 공허함을 느끼는 상황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예술가가 타인의 이야기를 진정으로 깊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삶이 명쾌하고, 창조적인 시기에서만 가능

무위가 가진 힘

살아라, 아름다운 오늘을!

잠은 자연이 주는 귀중한 선물이자 친구이며, 피난처이고 마법사이자 나를 따스하게 위로해주는 손길이다.

우리가 속수무책이었던 것에 대해 내면의 목소리가 무언가 말을 건네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직하며 스스로에게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런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무언가에 시선을 몰두하면서 외로움의 시간을 벗어난다.

누군가를 부드럽게 감싸 주고 배려해 주는 것은 스스로 그런 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사물을 바라볼 줄 알며, 정신적인 아픔을 이해하고 인간적인 취약점을 감싸 주는 것은 참담한 고요속에서 누군가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온전히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있는 외로운 시간을 보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삶이 힘겨울 때에는 사람의 본성이 드러난다. 정신적 혹은 이상적인 것들에 대해 개인들이 저마다 맺고 있는 관계 또한 마찬가지다. 비록 맛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지만, 외적인 삶을 익숙하게 뒷받침해 주던 것들이 사라지거나 파괴되었을 때 그것들은 비로소 진가를 드러낸다. 희귀한 경험을 하게 만드는 큰 시험에 처해서야 비로소 많은 사람들이 이상적인 것을 취하기 위해 죽음도 불사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 형성된 자연과 달리, 문화는 벌거벗은 삶에서 종교와 예술과 철학을 뛰어넘는 영적인 가치를 찾아야겠다는 인간의 필요성에 의해 발견되고 만들어졌다.

궁핍하고 고통스러운 시기만이 진정한 우리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우리를 떠나지 않고 충실하게 남아있는지 알 수 있다.

문화라는 재산은 그저 돈을 내면 살 수 있고, 돈을 낸 만큼 이용할 수 있는 그런 비인간적인 것이 아니다.

쾌락은 돈으로 살 수 있어도 사랑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사람은 사람을 외면할 수 있지만 운명은 그렇지 못하다. 오직 신만이 주관하는 외적인 운명이 나를 스치고 지나간다면, 달콤함이든 참담함이든 내게 주어진 시간은 나 혼자 짊어지고 책임져야 한다.

아무 것에도 방해받지 않는 온전한 기쁨의 순간이 되어야 한다

행복과 고통은 우리의 삶을 함께 지탱해주는 것이며 우리 삶의 전체라고 할 수 있다.

고통은 사람을 부드럽게도 만들고, 강철처럼 단단하게도 만들어준다.

하늘이 있는 풍경으로 더 자주 시선을 옮기고, 나무가 있는 자연으로 더 자주 발걸음을 하며, 자기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더 확보하며, 아름다움과 거대함의 비밀을 느낄 수 있도록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

세상에는 크고 작은 길들이 너무나 많다. 그러나 도착지는 모두가 다 같다.

말을 타고 갈 수도, 차로 갈 수도 있고
둘이서 아니면, 셋이서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그러므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혼자서 하는 것보다 더 나은 지혜나 능력은 없다.

앞으로도 위기는 다시 극복할 것이고, 더 자주 그렇게 될 것이다.

우리의 잠과 깨어남이
태양과 별의 움직임과 조화를 이루는
세상의 심장에 단단하게 묶여있다.

‘이때까지 지내 오면서 나는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 언제였을까?‘

모두 다 가 버렸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길로.

짝사랑의 뜨거운 열정에 빠져서 어느 악마의 손길이 닿은 운명에 눈이 멀고, 온몸은 불덩이가 된 채 불같이 일어나는 폭풍 같은 삶을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모든 예술 중에서 가장 으뜸인 기억의 예술을 연습하는 것이 좋다.

향유, 즉 쾌락을 즐긴다는 것은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찌꺼기 하나 남기지 않고 제거한 후 남은 달콤함을 온전히 누리는 것이다.

기억한다는 것은 한 번 향유했던 쾌락을 아득한 먼 곳에 보내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항상 새롭게 되새기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누구나 무의식중에 그런 과정을 되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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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 실력도 기술도 사람 됨됨이도, 기본을 지키는 손웅정의 삶의 철학
손웅정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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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인생 스토리와 함께 아들을 훈련시키는 과정에서 독창적으로 깨닫게 된 축구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과 신념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인생에서 정말로 중요한 가치들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저자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부모의 모습, 행복에 대한 관점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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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성공‘보다 ‘성장‘을 늘 생각해야 한다는 저자의 얘기가 인상 깊었는데 오늘 초반부에도 이와 관련된 내용이 이어진다. 왠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나는 ‘성장‘이라는 단어에서 굉장히 순수한 느낌을 받았다. 그냥 뭔가 담백하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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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이 책의 마지막 챕터인 ‘행복‘ 이라는 챕터에서 저자는 자신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아이들을 양육해왔는지를 독자들에게 말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저자의 교육관이나 가치관에 대해 조금이나마 엿볼수 있었고, 아이를 기르는 각 가정의 부모님들이 참고하고 배울만한 것들이 많다고 느껴졌다. 각 가정마다 상황이 각양각색이기에 이것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100% 단정지을 수야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바람직한 생각과 태도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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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자신이 독서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는 고백과 함께 독자들에게도 독서할 것을 권한다. 알라딘 검색창에 동 저자의 이름을 치면 이 책 외에 독서와 관련한 저자의 생각이 담긴《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라는 책이 검색되는데, 그 책을 읽어본다면 오늘 읽은 마지막 부분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보다더 깊이있게 만나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만간 그 책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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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완독한 후 정말 이 책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멘탈적으로 그리고 인생을 대하는 태도나 마음가짐 등 눈에 보이진 않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들에 대해 다시금 일깨워 준 책이었기 때문이다. 정신무장을 확실히 시켜준 책이라고나 할까.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장에는 끝이 없으니.
조금씩 조금씩 나아진다면 바랄 게 없습니다. - P251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언제나 최고의 날은 저 앞에 있다고 믿고 노력해야 합니다. - P251

골을 넣었어도, 승리를 했어도, 우승을 했어도 지금 해야 할 일은 바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 P251

"행복한 자가 진정한 승자" - P253

훈련할 때는 재미있게, 경기할 땐 욕심 없이.
내가 생각하는 행복 축구다. - P255

"흥민아, 괜찮아, 잘했어. 너 안 다쳤잖아. 너 잘 뛰었잖아. 아빠는 이걸로 충분해." - P257

‘다른 건 욕심이다. 다른 건 다 필요 없다. 축구를 해서 내 자식이 아니라 너는 그냥 내 자식이다. 네 건강과 네 행복이 내 첫 번째다. 이기고 지는 건 차후 문제다. 오늘도 네가 행복한 경기를 하고 오고, 안 다치고 경기 치르고 오면 되는 것이다‘ - P257

낙숫물이 떨어져서 바위를 뚫는 듯한 반복, 그 꾸준함과 끈질김이 필요했다. 그곳에서 기본기가 시작된다. - P257

감정에 휘둘려서 혼을 내지 않을 것. 인격을 훼손하지 않을 것. 어찌 보면 당연한 것들을 지키려 노력했다. 일관되게 말하고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도록 했다. - P259

내가 서 있던 자리에서 한 발짝 더 뒤로 물러선다.
매일매일 조금씩 물러선다.
그 한계선 너머에 있는 그곳에서 오롯이 존재하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 P259

우리가 낳고 기른 아이라 하더라도 거리를 두어야 할 때가 반드시 찾아온다. 우리 부모들 중에는 특히 가족애가 깊고 사이가 좋았던 분들일수록 이것을 깜빡잊는 경향이 있다. 내 집 드나들 듯 아무 때나 편하게 출가한 자녀의 집에 찾아가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그 가정이 상처를 입을 수도 있고 온전히 한 가정으로 완성되지 못할 수도 있다. 부모가 먼저 그 가정을 존중해주고 거리를 지켜주어야 한다. - P260

노력한 것들이 흔적이 되고 자국으로 남을 수 있도록 보호해줘야 한다. 그래야 동기부여가 된다. - P260

큰 부모는 작게 될 자식도 크게 키울 수 있고, 작은 부모는 크게 될 자식도 작게 키운다고. - P260

모든 아이는 엄청난 잠재성을 지닌 존재다. 아이들이 그 잠재력을 걸림 없이 뻗어나갈 수 있도록 부모는 넓은 울타리 안에서 지켜봐주어야 한다. 관리하고 통제하기 쉽게 좁은 울타리 안에 가둬두는 심한 간섭도 여기가 어딘지 지금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게 방치하는 방임도 지양해야한다. - P260

신뢰와 격려로 멀리서 지켜봐주는 것.
그 아이가 스스로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믿으며 응원해주는 것.
부모가 할 수 있는 건 그뿐이다. - P261

내가 낳았지만 아이들은 또 다른 인격체다. 내 소유물이 아니다. 이들만의 삶이 존재한다. 이들이 원하는 자신의 삶을 살아낼 수 있도록 부모는 도울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한다. 아이들이 시행착오를 겪는다 하더라도 부모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그저 믿고 응원하고 지켜보는 조력자, 버팀목이 되는 일뿐이다. - P261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관은 가정 안에서 고요히 흡수되어 장착된다. - P263

아내의 행복, 자식의 행복, 나의 행복, 가족의 행복을 인생의 가치 리스트 중 가장 우위에 놓았다. 다른 건 중요하지 않다. - P264

가정을 잘 지키고 가족의 행복을 위해 사는 것이 중요하다 - P264

가정에 충실할 수 있을 때 가정을 이루어야 한다는 생각, 축구선수일 때는 축구에 매진하고, 은퇴 후 가정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것이 축구선수로서 찾아온 지금의 기회에 보답하는 일이고, 가정을 함께 이룰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 P264

누구에게나 아무 구속 없이 자기 삶을 살 권리가 있다. 축구선수 이후의 삶을 자유롭게 택할 권리. - P265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부모로서 자식이 꾸는 꿈을 돕는 것도 행복이고,
그 도움의 시기가 끝났을 때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만드는 것도 행복이라고. - P265

우리 부부는 아이들이 하고 싶다는 것은 할 수 있도록 도왔고, 하고 싶다는 것을 하지 말라고 막지 않으려 노력했다. 스스로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아이들이 먼저 알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 P265

아무리 많은 금은보화가 무진장 주어진대도 정말 간절히 원하는게 아니면 감사한 삶도 사라진다. - P265

"두 형제간에 머리를 비교하면 둘 다 망하지만, 두 아이가 지닌 개성을 비교하면 둘 다 성공한다는 말이 있다. 나는 그 말을 믿는다. 우리 아이들은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다. 어릴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이건 우리 아이들만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모양은 다 제각각이다." - P266

아이들은 네모 세모 제각기 다 다르게 생겼다. 그런데 우리 부모들은 간혹 이상한 욕심을 부린다. 자기가 원하는 모양이 동그라미라고 네모가 되고 싶어 하는 아이를 동그랗게 만들려고 한다. 그런 무리수를 두다가 부모도 상처 입고 자식도 상처 입는다. - P267

"나무는 정면이 없다. 바라보는 쪽이 정면이다. 나무는 경계가 없다. 모든 것이 넘나든다. 나무는 볼 때마다 완성되어 있고, 볼 때마다 다르다."
아이들은 그렇게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다. - P267

"이 돈으로 빌딩을 사면 넌 더 많은 돈을 가질 수 있겠지만, 이 돈으로 운동장을 세우면 앞으로 아이들이 이곳에서 축구를 배울 것이다. 우리가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이것이지 않을까." - P269

우리 다음 세대는 조금이라도 나은 환경에서 축구를 배울 수 있길 바라는 마음. 우리가 받은 삶의 기회와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마음. - P269

돈은 중요하다. 하지만 돈이 첫째가 될 수는 없다. 돈이 첫째가 되면 타협해야 할 일들이 생긴다. 하지만 돈을 조금 뒤로 밀어놓으면, 그 어떤 일도 내 뜻에 맞게 밀어붙일 수 있다. - P270

필요는 창조를 만든다. 평생 지녔던 운동장에 대한 아쉬움은 새로 만드는 운동장에서 빛을 발했다. 고생했던 시간도 다 쓸모가 있다. - P270

선수 한 명을 기르는 데는 내 기준으로는 15년 이상이 걸린다. 10년을 해서는 기본기밖에 하지 못한다. 그 후 근력운동, 슈팅 훈련까지 하려면 최소 15년이다. 배우고 싶다는 아이들의 의지, 묵묵한 조력자가 되겠다는 부모의 의지가 중요하다. 아무리 아이가 몸이 좋고 실력이 좋아도 훈련받으러 와서 부모에게 예의 없이 행동하거나 응석을 부리면 가차 없다. 부모 역시 훈련하는 아이들의 영역을 지나치게 간섭하고 침범하면 가차 없다. - P272

의사가 환자에게 문진하고 진찰을 하기 이전에 시진을 하는 것처럼, 먼저 아이들과 부모의 일상적인 언행을 살핀다. 우리 훈련은 지구력이 필요하다. 부모, 아이의 의지와 가치관이 교육 기관과 맞지 않으면 어차피 서로 함께할 시간이 길지 않다. - P272

축구를 잘하게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아이가 축구를 좋아하고 공도 곧잘 차는 것같다 싶으면 미리부터 재능과 성공을 거론한다. 나는 여기에 커다란 함정이 있다고 본다. - P272

축구를 통해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느냐는 몇 경기 이기는 것보다 천 배는 더 중요한 문제다.
승패를 떠나 축구의 맛을 느낄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 P273

축구를 대하는 태도, 삶을 대하는 태도가 먼저다. 나는 아이들이 축구를 대하는 마음이 굳고 곧았으면 한다. 자신을 긍정할 줄 아는 사람으로, 타인을 배려하고 살필 줄 아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한다. - P273

패배를 끌어안는 힘도 배우고,
실패를 딛고 일어날 힘도 키우고,
다른 사람의 아픔도 내 아픔처럼 생각할 줄 아는 그런 ‘사람‘으로 자라게 하고 싶다. - P273

지금 나의 움직임은 무엇을 위한 움직임일까? - P274

신외무물身外無物,. 나이가 들수록 ‘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이 말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 P275

나이가 들어서 열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열정이 없어서 나이가 드는 것이고, 아파서 못 걷는 게 아니라 걷지 않아서 아픈 것이다. 핑계 대는 순간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더 사라진다. - P276

나이가 든다고 저절로 불혹不惑이 되고 지천명知天命이 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에 따르는 것이 아닌, 내 마음을 스스로 조종할 수 있도록 매일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 마음이 흔들리는 대로 따르지 말고 내가 주도권을 쥐고 내 마음의 흐름을 조종해야 한다. 온갖 유혹에도 흔들림 없이 평온한 마음을 위해. - P277

이 모든 노력을 위해, 그 방도를 찾기 위해 나는 책을 본다. 모든 걸 극복할 수 있는 건 책이다. 결론은, 책이다. 독서는 다른 나라, 다른 세대, 다른 환경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을까. 독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사람,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사람이 많다. 게으른 사람은 떡집을 옆에 놓고도 굶어 죽는다. - P277

나를 성장시키고 성숙시키고 변화시켜온 것은 바로 책이었다. 우리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이 책이다. - P277

의외의 기회, 꼼수를 바라기엔 세상이 녹록하지 않다는 것쯤은 이제 안다. 노력하고 준비하는 만큼 세상은 기회를 준다. - P278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자유롭고 행복한 삶.
이러한 삶을 살겠다. - P279

일일삼성一日三省.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을 돌아본다 - P281

우리가 맨몸으로 아무것도 모른 채 태어나는 것은 평생을 배우고 익히며 살라는 의미 - P282

저는 늘 성공이 아닌 성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P282

대낮에는 인간의 그림자가 가장 짧고 오후에는 다시 커지다가 밤에는 사라지게 됩니다. 아침, 점심, 저녁이 모두 다 있는 게 우리의 인생입니다. 어느 한때만을 보고 성공, 성취를 논할 수는 없습니다. - P283

그 누구라 해도 인생의 긴 레이싱을 끝까지 힘차게 완주하는 것이 궁극의 성공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즐기고 행복하게 보내는 자가 진정한 승리자이겠지요.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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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내향인이다보니 내향인들의 특징이나 선호들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듯하다.

책의 제목은 ‘내향인만의 무기‘ 인데, 아직 초반부라 그런지는 몰라도 오늘 읽는 부분에서는 내향인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이 주로 서술되어 있다. 이 책을 읽는 내향인들이라면 공감되는 내용이 많을 것이고, 반대로 외향인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자기 주변의 내향인들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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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읽다가 p.73에 밑줄친 내용중에 외향인과 내향인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비유가 하나 나온다. 키워드만 간단히 언급하자면 외향인은 태양 전지판과 비슷하고, 내향인은 충전식 휴대폰과 비슷하다는 것인데 개인적으로 이보다 더 좋은 비유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각각의 특징이 아주 잘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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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나오는 내용 중에 부정적인 경험이나 기억을 반복해서 되새기지 말라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우리 뇌의 특성과도 연관되어 있다. 본문에 따르면 뇌는 우리가 가장 많이 말해주는 것을 믿는다(p.84)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믿는 것들에 기초해서 생각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쉽게 말해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나는 것처럼 경험이나 기억도 좋은 걸 심어야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나쁜 걸 심으면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좋은 것을 보고 들으려 해야 우리의 생각도 긍정적으로 가게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 잡히면 그 소용돌이 속으로 끊임없이 나 자신을 빨려들어가게 하는 것이기에 헤어나오기도 힘들고 과거에 갇혀서 미래로 나아가는데 크나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설령 부정적인 생각들이 엄습하더라도 단시간 내에 훌훌 털고 생각을 새롭게 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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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자기 대화‘라는 개념을 활용하여 위에서 언급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우리 자신을 공격해올 때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데, ‘자기 대화‘라는 것은 말그대로 자기 자신과 대화를 주고 받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먼저 말을 거는 쪽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다양한 생각들인데, 이 생각들이 긍정적일 경우는 크게 문제가 안되겠으나 부정적일 경우가 문제가 된다. 부정적인 생각이 엄습해 올 때 우리는 그 생각에 맞서 다른 좋은 생각들로 부정적인 생각을 물리쳐야 한다는 게 저자의 조언이다.

독자인 나는 이 내용을 보면서 불이 났을 때 그 불을 진압하기 위해 소방관들이 물을 마구 뿌린다거나 혹은 불을 진압할 수 있는 화학물질을 다량으로 투입하여 화재를 진압하는 장면이 문득 떠올랐다. 부정적인 생각은 마치 내 머릿속에 불이 난 것과 비슷한 상황인 것이다. 이 상황을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불을 계속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적절한 수단을 사용하여 불을 진압해야 할 것이다.


지난 날들을 잠시 돌아보니 스스로에게 가혹하게 굴며 부정적인 생각들에 사로잡혀 자책했던 시간들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의 소용돌이 속에 한 번 빠지게 되면 헤어나오기가 정말 쉽지 않다. 이는 본문에서도 언급된 것이다. 그렇기에 부정적인 생각이 침투했을 때 즉각적으로 신속히 대처하는 것이 나의 미래를 위해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 정말 중요한 생각을 오늘 독서를 통해 배우게 되어서 저자께 감사드린다.

내향적인 사람은 대개 스몰 토크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할수는 있지만 오랫동안 지속하기는 힘들다. 우리는 최근에 생각해본 것, 현재 직면한 과제, 향후 하고 싶은 것 등 보다 깊은 주제를 두고 대화하려고 한다. 스몰 토크는 이렇게 더 깊은 단계의 대화로 나아가는 길을 열어 준다. 이게 우리가 스몰 토크를 하는 이유기도 하다. - P68

신경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내향적이든 외향적이든 사회적 상호 작용 후에 만족감을 느끼는데, 내향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에 비해 상호 작용을 훨씬 덜 해도 만족감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 P68

외향적인 사람들은 상호작용 자체에서 더 많은 보상을 얻는 반면, 우리는 비교적 짧은 대화 후에도 새롭게 알게 된 것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P69

보통 내향적인 사람은 특별히 할 말이 없는 한 말을 별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생각을 정리하고 나면 마다하지 않고 그 생각을 공유하기도 한다. 외향적인 사람은 본인의 생각을 거리낌없이 큰 소리로 말하기 때문에 그들의 의견이 더 자주 들리는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 P69

우리는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길게 이어 갈 수 있지만 그 내용이 전달되는 방식에 주의를 기울인다. 말하는 동안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다가 상대방이 너무 자주 말을 끊는 듯하면 결국 입을 닫아 버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몇 마디 말을 하면서도 생각을 많이 하는데, 잠시 고심하는 틈을 타 상대방이 끼어들어 말을 해 버리면 좌절감에 빠지고 만다. - P70

한편 우리는 듣는 것을 좋아하며 실제로 듣는 데 뛰어나기도 하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호기심을 갖고 있으며 이야기의 상세한 내용을 즐겁게 들을 줄 안다. - P70

내향적인 사람은 말할때보다 들을 때가 더 많은 편이며 이런 경향은 대개 우리가 얼마나 진이 빠져 있는지와 관련이 있다. 즉 사회적으로 자극적인 상황에 오래 놓여 있을수록 우리의 말수는 더 줄어든다. - P70

우리가 별로 말을 하지 않고 있으면 외향적인 사람들은 보통 우리가 낙담했거나 근심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우리의 이런 모습은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그저 지금 당장은 말을 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혼자 생각 중이거나 남의 이야기를 듣고 있어서 그렇다. - P70

우리는 정말로 해야 할 말이 있을 때 말을 한다. 그리고 이렇게 꺼낸 말은 대부분 이미 머릿속에서 생각을 마쳐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게끔 정리가 된 말이다. 침묵은 우리에게 별 문제가 아니며 오히려 행복을 주는 공간이다. - P70

오랜 통념에 반박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사람들은 한번 자신이 옳다고 믿고 나면 대개 타인의 의견은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믿는 것이라고 해서 반드시 진실이라는 법은 없다. - P70

외향적인 사람들은 내향적인 사람들이 보다 외향적으로 행동하는 법을 알게 되면 더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는 사실이 아니며 가능한 일도 아니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생후 4개월만 지나도 자극에 대한 반응을 바탕으로 타고난 기질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우리의 기질은 타고난 것이다. - P71

내향적인 사람은 어느 조직에서든 도움이 될 수 있는 고유한 역량을 갖고 있다. 특히 깊은 사고와 전략 수립에 강하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예리하게 관찰하는 능력이 있으며 집단 간의 역학 관계도 잘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의 노력은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 P72

우리는 우리의 강점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며 이를 다른 강점과 맞바꾸고 싶지 않다. 물론 언제든 대화 기술을 갈고 닦을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내향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훌륭한 팀원이 되겠다고 더 외향적으로 변할 필요는없다. 우리는 우리 모습 그대로 살아야 한다. - P72

마티 올슨 래니의 표현을 빌리자면 외향적인 사람은 태양 전지판과 같아서 밖에 나가 활동할 때 에너지를 얻고 혼자 있을 때는 방전된다. 반면에 내향적인 사람은 충전식 배터리가 장착된 휴대폰과 같아서 많은 사람 사이에서도 아주 잘 작동하지만 그들과 교류하면 배터리가 소모된다. 결국 자리를 떠나 전원을 꽂고 재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다. - P73

"여러분이 저희 삶에 들어와 있다면 저희에게 중요한 존재라는 뜻입니다. 아무나 저희 삶에 들어올 수 없거든요." - P74

연구에 따르면 내향적인 사람은 단기 기억보다 장기 기억에 더 많이 의존하므로 필요한 정보나 어휘를 떠올리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말을 할 때 머뭇거리기도 하는 것이다. 반면 외향적인 사람들은 단기 기억을 더 많이 활용하므로 모든 정보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 P74

내향적인 사람은 생각이 많다. 풍부한 내면세계와 폭넓은 아이디어는 우리가 창의력을 발휘하고 독창적인 해결책을 찾는데 원동력이 된다. 생각을 글로 표현할 때 그 생각은 더 이해하기 쉽게 체계화되며 그 과정에서 우리의 머릿속도 정리된다. - P74

우리가 생각을 말로 꺼내는 건 그 생각을 더 깊이 분석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미 충분히 심사숙고를 거쳐 생각을 잘 다듬어 놓은 상태로 공유하기 때문이다. - P75

우리는 즉흥적인 상황이나 단체로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는 창의력을 잘 발휘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먼저 귀담아듣고 혼자서 깊이 생각한 뒤에 아이디어를 갖고 돌아온다. - P75

우리는 혼자 있을수록 더 깊이 몰두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창의력이 더 좋아지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게 되며 집중력이 향상돼 일을 더 빨리 마칠 수도 있다. 우리는 팀원들과 협업하는 법을 잘 알고 있지만, 회의가 끝나면 조용히 일을 처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 P76

내향적인 사람은 특히 시끄러운 환경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다. - P76

내향적인 사람은 생각을 통해 견해를 형성한다. 외향적인 사람은 대화를 통해 견해를 형성한다. - P77

내향적인 사람은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머릿속은 시끌벅적하다. 외향적인 사람은 사교적이며, 생각보다 관계에 더 집중한다. - P77

내향적인 사람은 어떤 일이든 집중할 수 있다. 외향적인 사람은 쉽게 산만해진다. - P78

예외도 있겠지만 진정한 친구는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내며 서로를 돕는 법이다. - P80

가장 기본적인 수준의 ‘자기 자비‘는 친구에게 대하는 것과 같은 친절함과 이해심으로 자신을 대하는 것이다. - P81

"자기 자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을 자비롭게 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에요. 이들은 그저 다른 사람보다 자신에게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할 뿐이죠." - P82

"스쿠버 다이빙은 절대 혼자 하면 안 된다"라는 말이 있다. 당신이 바다 깊은 곳에 들어간다면 이 말을 명심해야 한다. 뭔가 잘못될 때 도와줄 다른 사람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머릿속도 마찬가지다. 소용돌이치는 생각속으로 혼자 다이빙해 버리면 균형을 지켜 줄 사람이 없으니 결국 엉망진창이 되기 십상이다. - P82

지금껏 자신에 관한 모든 생각을 사실로 받아들였다면 이제는 그만둘 때가 온 듯하다. 나아가 이제는 그런 생각에 맞서고 다시 우리 자신의 친구가 돼 줘야 할때가 아닐까 싶다. - P82

"뇌는 그저 당신이 가장 많이 말해 주는 것을 믿는다. 그리고뇌는 우리가 말해 주는 그대로 생각을 만들어 낸다. 뇌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 P84

우리의 뇌는 단순히 듣는 대로 행동한다. 결국 뇌가 받아들이는 입력에 따라 우리의 사고가 결정되는 것이다. - P84

"인생에서 겪는 불행은 대부분 자신의 말을 듣기만 하고 자신에게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닥쳐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 P84

우리가 아침에 일어날 때 지난날의 생각들이 우리에게 말을 걸면서 이미 지나간 문제를 되살린다 ...(중략)... 우리의 임무는 진실을 무기 삼아 그런 생각들에 맞서 응수하고 반격하는 것이다. - P85

우리에게는 언제나 더 나은 길이 존재한다. - P85

대사를 다시 쓰는 데는 2가지 관점이 필요하다.
‘이전 대사는 더 이상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전 대사를 새로운 대사로 대체할 수 있다.‘ - P85

고통스러운 상황을 다시 떠올릴 때마다 스스로를 향한 부정적인 시각은 강력해진다. 당신은 단순히 벌어진 일을 되새기는 걸 넘어 단정 지은 남들의 생각을 계속 강화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더 이상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이미 믿음의 영역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믿음은 점점 심해진다. 모두가 당신의 착각대로 바라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음 날 출근하기가 민망하기 그지없다. - P86

사실 동료들은 당신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들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일이었으며 그들도 비슷한 일을 겪었던 기억을 갖고 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순간이었고 모두들 자신의 과거에 더 이상 머무르지 않는다. 따라서 만약 당신이 이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사건은 당신의 감정, 자존감 그리고 앞으로 발휘할 능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것이다. - P87

과거를 잊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감정을 그대로 느끼되 진실을 통해 그 감정에 맞서야 한다. - P87

"끔찍할 정도로 창피했어요. 절대 상사와 동료들 앞에서 바보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죠. 하지만 그런 상황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살지는 않을 겁니다. 그들이 저를 두고 느끼는 감정은 제가생각하는 것만큼 부정적이지 않아요. 모두 끝난 일이니 이제 홀훌 털고 나아가야죠." - P87

지나간 일을 재생하기 시작할 때면 오히려 이를 계기 삼아 재생을 멈추고 앞으로 집중해야 할 것에 눈길을 돌리기 바란다. 감정을 무시하기보다 인정하고 느껴야 한다. 그리고 진실을 통해 감정에 맞서야 한다. 그래야만 후회에 빠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감정을 억누르거나 무시하면 그 감정은 몇 번이고 더 강력한 힘으로 돌아와 당신을 괴롭힐 것이다. - P87

작은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P88

"계속 붙들고 있는 것은 과거만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놓아주는 것은 미래가 존재함을 아는 것입니다." - P88

변화는 매 순간마다, 매 결정마다 일어난다. - P88

"실수를 되돌아보는 것은 과거의 자신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미래의 자신에게 교훈을 주기 위함이죠. ‘반추‘는 실수에 관한 오랜 생각을 되살리는 것인 반면, ‘반성‘은 어떻게 해야 더 나아질 수 있을지 새로운 통찰력을 찾는 것입니다." - P88

"작년을 되돌릴 수는 없어요. 하지만 올해가 더 나아지도록 할수는 있죠." - P88

사람들은 자신이 바라는 완벽한 사람의 모습을 그려 놓은 뒤 그런 사람이 되지 못한다며 스스로를 꾸짖고는 한다. 자기 대화를 바꾸는 첫 단계는 스스로에게 가혹한 말을 할 때마다 날카롭게 자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자각을 계기로 부정적인 생각에 맞서 그 자리를 다른 생각이 대신하도록 해야 한다. - P89

어느 순간 스스로에게 못된 말을 하고 있음을 깨달았다면 그 말을 적절한 수준의 감정으로 크게 말해 보라. 그리고 다른 사람이 동일한 목소리로 당신에게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들어 보라. 어떤 기분이 드는가? 그런 다음 당신의 친구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에게 말할 때처럼 "너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라고 말해 보라. 이것이 당신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 P89

임상 심리학자 스티븐 헤이즈는 자신과의 상호 작용을 두고 운전할 때 뒷좌석에 종잡을 수 없는 동승자가 타 있는 상황에 비유한다.
"뒷좌석이 소란스럽고 난리 통이어도 당신은 눈앞의 도로에 주의를 집중해야 하죠." - P89

이 방법은 모든 상황에 적용되지만 특히 직장에서 더 유용하다. 직장에서는 하루 종일 동료나 고객과 농담을 주고받고 그들이 내게 무슨 말을 하는지,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스스로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 P89

거짓말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결코 거짓이 아니다. 당신이 스스로를 충분히 존중하지 않을 때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방법이며, 안 좋은 생각을 버리고 정직하고 진실되며 힘을 불어넣는 생각으로 바꾸는 방법이다. 내향적인 사람에게는 사고방식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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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영원의 벼랑 끝‘ 이라는 챕터에 들어가기에 앞서, 본문 한 페이지에 걸쳐 요상한 사진이 하나 나온다. 팔이 4개 달린 힌두교의 시바 신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상징하는 것이 우주의 순환이라고 한다. 사진 하단의 설명에는 굵직한 내용들만 소개되어 있는데, 여기나온 의미를 종합해서 정리해보면 인간의 무지 속에서 창조와 파괴가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으로 나는 이해했다. 이것은 단지 본문의 설명에 입각한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하나 더 보태자면 우주의 순환 질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수단으로 저자께서 사용한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볼 따름이다.

아무튼 이 10장의 내용을 다 읽고나면 요상한(?) 사진을 독자들에게 소개한 저자의 의도를 좀 더 명확히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춤의 신으로 현현한 힌두교의 시바 신이 창조의 춤을 추고 있다. 10세기에 제작된 이 청동 조각상은 시바신의 불꽃 광륜으로 우주의 순환을 표현하고 있다. 연꽃은 힌두교에서 깨달음의 상징이다. 그 연꽃에서 불꽃이 활활타오르고 있다. 시바신은 인간의 무지를 상징하는 아파스마라푸루사Apasmarapurusa를 밟고 춤을 춘다. 뒤로 뻗은 오른손으로 창조의 상징인 작은 북 모양의 다마루damaru를 쥐고 있다. 또 뒤쪽 왼손은 파괴의 상징인 불, 아그니agni를 잡고 있다. 앞쪽 왼손은 코끼리의 코처럼 생긴 가자하스타gajahasta를, 앞쪽 오른손은 마브하야문드라Mabhaya-mundra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마브하야문드라‘ 를 글자 그대로 옮기면 ‘두려워 마십시오.‘ 라는 뜻이다. - P480

도道는 거대하므로 나를 벗어난다 할 수 있고 나를 벗어난다니, 그것은 내게서 멀리 떨어져 자리한다.
또한 멀리 있으니, 그것은 결국 내게 되돌아오리라.
-노자 <도덕경> - P481

맑은 하늘 높은 곳에 뚜렷하게 눈에 띄는 은하수라는 거대한 길이 있다. 은하수는 자신의 광채로 밝게 빛나며 이 길에는 신들께서 주석하신다. 이곳은 위대한 우레의 왕궁이며 막강한 천상의 실세들이 거주하는 곳. 나는 감히 이곳이야말로 위대한 하늘의 바른 길이라 부르리라. 
-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 P482

지금부터 100억 또는 200억 년 전에 빅뱅 Big Bang 이라고 불리는 대폭발의 순간이 있었고 우주는 그 대폭발에서 비롯됐다. - P482

현존 우주에 있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대폭발의 순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밀도로 모여 있었을 것이다. 그 상태는 부피를 전혀 갖지 않는 수학적 의미의 점이었다. 바로 그 점이 ‘우주의 알‘이었다. 지구상 여러 문화권들의 창조 신화에서 우리는 우주의 알이라는 개념을 공통적으로 발견하게 된다. - P482

대폭발의 순간에 이 우주의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현존 우주의 어느 한구석에 모여 있었다는 것이 아니다. 우주 전체, 물질과 에너지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들어 있는 공간마저도 하나의 점에 우그러져 있었다는 말이다. 그것은 사건이 발생할 여지가 전혀 없이 꽉 차 있는 그러한 점이었다. - P483

대폭발의 순간 이후 오늘까지 우주는 한시도 쉬지 않고 팽창을 계속해 왔다. - P483

공간이 팽창함에 따라 우주의 물질과 에너지도 공간과 함께 팽창하면서 급히 식어 갔을 것이다. - P483

그제나 이제나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는 ‘우주 화구 火球, fireball‘는 자신의 온도에 걸맞은 전자기 복사를 방출한다. 뜨겁던 화구가 식어 감에 따라 복사의 파장 대역이 감마선에서 엑스선으로 자외선을 거쳐 그리고 우리에게 익숙한 무지개 색깔의 가시광선 대역으로 옮아온 다음, 종국에는 적외선과 전파 대역으로까지 이동한다. 즉 화구는 높은 온도에서는 짧은 파장의 빛을 내지만 온도가 낮아질수록, 방출되는 복사의 파장이 점점 길어진다. - P483

이제는 극도로 뜨겁던 우주의 원시 화구元始火球, primordial fireball도 식을 대로 식어서 매우 긴 파장의 빛을 낸다. 우리는 이 빛을 우주 배경 복사라고 부른다. - P483

우주 배경 복사는 하늘의 모든 방향에서 볼 수 있다. 초기 우주에서는 우주 배경 복사가 매우 강력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질과 에너지와 함께 공간이 계속 팽창하면서 원시 화구의 온도가 내려가 우주 배경 복사가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의 빛을 방출하던 시기가 있었다. 이때만 하더라도 온 우주가 눈부시게 빛났을 것이다. 그 후 화구의 온도가 더욱 낮아지면서 우주 배경 복사의 파장 대역은 적외선과 전파대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우주는 깜깜한 암흑으로 보이게 된 것이다. 오늘날 우주 배경 복사를 검출하려면 전파 망원경에 의존해야 한다. - P484

초기의 우주는 강력한 복사와 고온 고밀도의 물질로 가득 차 있었다. 소립자로 충만하던 고온 고밀도의 원시 화구가 점차적으로 냉각되자 거기에서 수소와 헬륨 원자들이 먼저 만들어졌다. 그러므로 우주가 주로 수소와 헬륨으로 구성된 시기가 한때 있었을 것이다. - P484

당시에 관찰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우주가 완전히 균질하다면 어디를 둘러보나 다 똑같아서 결국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과 마찬가지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 P484

그러다가 밀도가 주위보다 약간 높은 지역이 군데군데 생기면서 가느다란 실과 덩굴손 모양의 가스 주머니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것들이 자라 가스 구름으로 태어났다. 이 가스 구름이 거대한 회전 원반체로 변신하여 반짝이는 점들을 수천억 개씩 품으면서 자신의 밝기를 더해 갔다. 우주에서 볼 수 있는 가장 거대한 구조물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이것들을 은하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우리 자신도 이러한 구조물의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 P484

대폭발이 있은 지 약 10억 년이 지나자 우주 물질 분포에 비균질 구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즉 덩어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마 대폭발 자체가 완벽하게 균일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이런 덩어리들은 여타 지역보다 밀도가 약간 높았으므로 주위에 있던 밀도가 희박한 물질을 중력으로 끌어당길 수 있었다. 이리하여 수소와 헬륨의 가스 구름이 점점자라났다. 이것들은 나중에 은하단으로 변신하기로 운명지어져 있었다. 처음에는 아주 작았던 비균질 구조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위의 물질을 중력으로 끌어들여 점점 크게 성장해 나갔다. - P485

중력 수축이 진행됨에 따라 원시 은하들의 회전 속도는 점점 더 빨라졌다. 그것은 각운동량이 보존되기 때문이다. - P486

회전하는 물체는 회전축에 수직한 방향으로 원심력을 느낀다. 그러므로 회전하는 기체 구름은 중력이 원심력에 상쇄되는 적도 근방보다 회전축 근방에서 빨리 수축한다. 따라서 회전하는 가스 구름은 중력 수축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납작한 모습의 회전 원반체로 변하다가 결국 나선 은하가 된다. 그러니까 거대한 바람개비 구조의 물질 분포가 텅 빈 공간에 자리 잡게되는 셈이다. - P486

가스 구름들 중에서 애초부터 아주 느리게 회전했든가 질량이 충분히 크지 않은 것들은 중력 수축하여 타원 은하가 되었다. 우주 공간을 눈여겨보면 하나의 거푸집에서 찍어 낸 것처럼 모양이 아주 비슷한 은하들이 우주 도처에 널려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은하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중력의 법칙과 각운동량 보존 법칙이 우주 어디에서든지 그대로 성립하기 때문이다. - P486

중력 법칙과 각운동량 보존 법칙은 지상에서는 물체의 낙하 운동과 피겨스케이트 선수의 회전 묘기도 지배한다.
지구라는 미세한 세상에서 성립하던 이 두 법칙이 거대한 천상세계에서도 그대로 성립하여 은하의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 P486

소용돌이 은하 M51. M51은 샤를 메시에Charles Messier가 만든 목록에 51번째로 기록된 천체인데 NGC 5194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이 소용돌이 은하가 또 다른 천체 목록인 새 일반 목록에 5,194번째로 실려 있다.) 로스 Rosse가의 3대 백작인 윌리엄 파슨스 William Parsons가 이 ‘성운‘ 에서 처음으로 나선 팔 구조를 발견했다. 나선 팔의 구조가 최초로 관측된 은하도 바로 이 소용돌이 은하이다. 우리로부터 약 1300만 광년 떨어져 있다. - P485

소용돌이 은하 M51은 바로 옆에 있는 소형의 불규칙 은하 NGC 5195로부터 중력 섭동을 받아서 약간의 구조적 변형을 겪고 있는 중이다. - P485

안드로메다 대은하 M 31. 지구에서 맨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가장 먼 천체가 바로 안드로메다 대은하이다. 적어도 일곱개의 나선 팔을 갖고 있으며, 그 구조가 우리가 속해 있는 은하수 은하와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다. 지방 은하단의 구성원으로서 약 230만 광년의 거리에 있다. 두 개의 왜소 타원 은하, NGC 205 그리고 바로 위에 있는 또 하나의 나선은하 M32가 각자의 궤도에 따라 안드로메다 주위를 돈다. - P485

소형 타원 은하 NGC 147은 안드로메다 대은하의 동반 은하로서 질량이 태양의 10억 배 정도이다. 이 작은 은하 안에 약 10억 개 정도의 별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중에 어느 하나가 행성들을 거느린다면, 그리고 그중 한 행성에서 모母은하인 안드로메다 대은하를 바라본다면, 그 광경은 정말로 황홀할 것이다. - P485

아직 덜 성숙한 은하 내부에서도 중력 수축이 국부적으로 진행된다. 질량은 은하에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작지만 밀도가 충분히 높은 성간운들은 중력 수축을 한다. 수축으로 성간운의 부피가 감소하면서 중심부의 온도가 상승하고 내부의 온도가 약 1000만 도에 이르면 수소가 헬륨으로 변하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드디어 별이 탄생하는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 P486

초기 질량이 무척 큰 별들에서는 핵융합 반응을 통한 진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질량이 큰 별은 표면에서 막대한 양의 빛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이것을 공급하려면 중심부의 수소를 빨리 ‘태워야 하기‘ 때문이다. - P487

질량이 큰 별은 작은 별보다 핵연료를 훨씬 더 빠르게 소진하고 자신의 일생을 초신성 폭발로 마감한다. 핵융합 반응으로 일생 동안 합성한 헬륨, 탄소, 산소, 그 외의 무거운 원소를 초신성 폭발의 순간에 성간 공간으로 흩어 버린다. 이 무거운 원소들이 다음 세대의 별을 만드는 원료 물질로 다시 쓰임으로써 하나의 사이클이 완성되는 것이다. - P487

중량급 重量級 항성이 이렇게 초신성으로 폭발할 때마다 충격파 衝擊波, shock wave가 발생하는데, 이 충격파가 주위에 있던 가스층을 통과하면서 압력을 가하는 동시에 그 가스 물질을 가속시킨다. 계속해서 발생하는 충격파는 결국 은하 간 물질을 압축하고 은하들까지 가속시킨다. - P487

충격파의 압축 작용 덕분에 중력은 자신의 위력을 발휘할 호기를 맞게 된다. 은하 또는 은하단 규모의 가스 덩어리뿐 아니라 이것보다 질량이 훨씬 작은 가스 구름에서도 충격파로 인해 중력 수축이 촉발된다. 그러므로 다양한 크기의 구조물들이 여기저기에서 만들어지는데 이때 초신성 폭발이 결정적 기여를 한다. 이것이 바로 우주 진화의 대서사시이다. - P487

대폭발에서 은하단, 은하, 항성, 행성으로 이어지고, 결국 행성에서 생명이 출현하게 되고 생명은 곧 지능을 가진 생물로 진화하게 된다. 물질에서 출현한 생물이 의식을 지니게 되면서 자신의 기원을 대폭발의 순간까지 거슬러 올라가 인식할 수 있다니, 이것이 우주의 대서사시가 아니고 또 무엇이겠는가! - P487

오늘날 우주에는 은하가 모인, 수많은 은하단들이 있다. 은하단 중에는 여남은 개 남짓한 은하로 구성된 작은 것들도 있다. - P487

우리 은하가 속해 있는 소규모 은하단은 국부 은하군 Local Group 또는 지역 은하군이라고 불리는데 우리 은하군에서 은하라고 불릴 수 있는 준수한 은하는 오로지 우리의 은하수 은하와 안드로메다 대은하 단 둘뿐이다. 나머지 열두어 개는 대부분 왜소 타원 은하이다. - P489

우주에는 수천 개의 은하들이 중력으로 서로 보듬어 안고 있는 거대한 은하단들도 수없이 많다. 처녀자리 은하단 하나만 해도 그 안에 수만 개의 은하들이 들어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P489

M 81 은 국부 은하군의 구성원은 아니지만 나선 은하로서 우리 은하수 은하로부터 700만 광년 정도 떨어져 있다. - P488

페가수스자리에 보이는 나선 은하 NGC 7217. 나선 팔이 은하의 중심핵 주위를 아주 두껍게 감고 있다. 거의 완벽한 원반의 모습을 띤다. 현재의 위치보다 우리에게서 훨씬 더 멀리 떨어져 있다면 NGC 7217은 은하라기보다 하나의 별로 오인될 것이다. 아주 원거리에 있는 은하들은 외형상으로는 별과 쉽게 구별되지 않는다. - P488

빗장 나선 은하 NGC 1300. 나선 은하의 3분의 1 정도는 중심핵 부분에 ‘막대‘ 모양의 구조물을 갖고 있다. 막대의 구성원도 물론 별, 성간 기체, 성간 티끌이다. 막대 끝에서부터 나선 팔이 시작한다. 대부분의 은하들이 그렇듯이 막대도 강체 회전을 하는 듯하다. 여태껏 알려진 나선 은하들의 나선 팔의 방향이 은하 회전을 선도하는 쪽에 오지 않고 따라가는 쪽으로 처져있다. - P488

‘막대 나선 은하‘ 가 막대가 꽂힌 나선 은하라는 뜻의 ‘barred spiral galaxy‘를 우리말로 충실하게 옮긴 표현이다. - P488

은하 회전과 나선 팔의 문제도 세이건의 말처럼 이렇게 간단하지 않다. 중심에서 밖으로 나가면서 나선 팔이 주어진 은하의 회전 방향과 같은 쪽으로 꺾일 경우, 그 은하는 선도 팔 leading arm을 갖는다고 한다. 그 반대의 경우가 추종 필trailing arm을 갖는 은하이다. 그런데 투사가 주는 기하학적 효과 때문에 선도와 추종의 구별이 그리 쉽지 않다. 은하의 과연 어느 부분이 천구면의 앞 또는 뒤에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은하 회전을 추종하는 나선 팔이 대종을 이루지만, 선도 팔을 갖는 은하도 있다. - P488

가장 큰 척도에서 본 인간의 서식지는 은하들로 구성된 우주이다. 그리고 우주에는 어쩌면 수천억 개에 이르는 다양한 구조물들이 존재한다. 매우 규칙적인 모양의 것이 있는가 하면, 또 규칙성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있다. - P489

같은 정상 나선 은하라고 해도 시선 방향에 따라 그 모습이 다 다르다. 정면으로 보면 나선 팔이 잘 드러나고, 측면에서 보면 나선 팔을 구성하는 가스와 티끌이 암흑을 가르는 얇은 띠처럼 은하 중심면을 따라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다. - P489

우리가 우리의 시선 방향을 마음대로 조정해서 한 은하의 여러 측면을 돌아가며 볼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우리의 고정된 시선 방향에 대한 은하들의 상대 위치가 다양하게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동일한 종류의 은하들을 하늘에서 많이 볼 수 있고, 은하마다 우리 시선 방향에 대한 배치가 다르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하다. - P489

은하 중심에 막대가 있고 그 끝에서부터 나선 팔이 시작하는 듯한 빗장 나선 은하들도 있다. 사실 빗장같이 보이는 원기둥 모양의 막대는 많은 수의 별들이 은하 중심핵을 가로지르면서 만든 하나의 구조물이다. - P489

질량이 태양의 1조 배 이상인 점잖은 모습의 거대 타원 은하들도 있다. 천문학자들은 질량이 이렇게 크다는 사실로부터 거대 나선 은하가 여러 개의 은하들이 병합倂合돼 생긴 것으로 여긴다. - P489

개수로 보면 왜소 타원 은하가 우주에서 가장 많을 듯싶다. 왜소 타원 은하는 질량이 태양의 100만배에 불과한 이름 그대로 보잘것없는 꼬맹이 은하이다. - P490

정체를 알 수 없는 불규칙 은하들도 엄청나게 많다. 앞에서 이야기한 은하들은 잘 정의할 수 있는 모습을 가진 우주 구조물이다. 반대로 불규칙 은하는 도대체 은하라 불릴 수 없을 정도로 그 모습이 다양하며 종잡을 수 없고,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무언가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게 하는 각종 우주 구조물들을 일컫는다. - P490

은하들도 쌍성계의 별처럼 서로 맞물려 돌거나 은하 중심핵 주위를 도는 별처럼 궤도 운동을 한다. 그리고 서로 중력의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 때문에 은하의 외곽부가 뒤틀려 있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또 어떤 경우에는 가스와 별들의 흐름이 두 은하를 서로 연결하기도 한다. - P490

은하단 중에는 구성 은하들이 구대칭球對稱의 분포를 하고 있는 것도 있다. 이러한 은하단의 구성 은하들은 거의 대부분이 타원 은하이고 은하단의 중심에서 거대 타원 은하가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거대 타원 은하의 존재로부터 우리는 은하들끼리 서로 잡아먹는 일이 성행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은하들의 합병으로 거대 타원 은하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이다. - P490

모양이 구대칭에서 크게 벗어난 은하단에는 나선 은하와 불규칙 은하들이 많다. 은하와 은하의 충돌이 원래 구형을 이루던 은하단의 모습을 바꿔놓았거나, 나선 은하와 불규칙 은하의 생성에 모종의 기여를 했을 수 있다. - P490

두 은하가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만날 때에도 나선 팔이 만들어진다. 이때 조우遭遇하는 두 은하들의 질량은 각각 태양의 수십억 배에 해당한다. - P491

은하들이 근거리에서 충돌하는 경우 각각의 은하 내부에 흩어져 있던 성간 기체와 성간 티끌이 서로 충돌하여 높은 온도로 가열된다. 그러나 내부에 있던 별들은 벌 떼 속을 총알이 그냥 지나가듯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별과 별 사이의 간격이 별 하나의 크기에 비하여 너무 멀기 때문에 은하의 충돌 과정에서 별들이 서로 충돌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하의 전체적 모양에는 큰 변화가 온다. - P491

한 은하와 다른 은하가 정면으로 부딪히면 구성 별들의 상당수가 은하와 은하 사이의 공간으로 빠져나오면서 은하 하나가 완전히 소실되기도 한다. - P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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