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는 그들이 애써 억누르고 있던 감정을 일깨워 그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던 게 분명했다. - P706

누구나 알고 있듯이, 아름다운 깃털이 아름다운 새를 만드는 법이다. - P724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고 모든 것을 받는 것은 나쁜 짓이었다. 마지막 한 푼까지도 다 갚고 싶었다. 고백하리라, 지금 이 자리에서 테스는 클레어에게 손을 잡힌 채 난롯불을 들여다보며 이렇게 마지막 결심을 했다. - P733

예기치 않게 적절한 순간에 그한테서 이런 말을 듣게 되자 그녀는 하느님이 개입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P7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클레어에 대한 테스의 사랑은 이제 그녀의 숨이요, 생명이었다. 그것은 하나의 광구(球)처럼 그녀를 에워싸고 빛을 발해서 슬픈 과거를 잊게 했고,
그녀를 괴롭히려고 끈질기게 다가서는 어두운 유령의심과 두려움, 침울, 근심, 수치 을 물리쳤다. 그녀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광채 바로 바깥에는 이 유령들이 마치 늑대처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들이 거기서 허기져 굴복하게 만들 만큼 오래 버틸 힘을 갖고 있었다. - P637

정신적인 망각과 지적인 기억이 공존했다. 그녀는 밝은 빛 속을 걷고 있었으나 배경에는 늘 어둠의 유령들이 포진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것들은 날마다 조금씩 멀어지다가 다시 다가서기를 반복하는 듯했다. - P638

숨기고 싶은 여자의 본능에 따라 그녀는 황급히 말머리를 돌렸다. - P641

"크리스티나, 이걸 보면 말이야, 남들은 생각하지도 않는데 지레 그런다고 상상해서는 안 된다는걸 알겠지. 아, 정말, 본인 입으로 말해 주지 않았으면 이 아가씨가 어디에 앉아 있건 난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을 테니까." - P646

이룰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기에 그들은 상실감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의 마음 상태는 상당히 객관적이고 명상적이었다. - P647

"그분은 너희들 가운데 한 명을 택했어야 했는데, 지금이라도 그렇게 하도록 해야 할 것 같아! 그분한테는 너희들이 훨씬 더 좋은......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아! 아!" - P652

"꼬리가 잡히니까 얼굴이 붉어졌는걸! 그런데왜 이렇게 싱거운 짓을 하고 있담! 실없는 소리는그만둡시다. 인생은 심각하니까."
"그래요. 아마 그건 내가 당신보다 먼저 알았을거예요."
그때도 그녀는 인생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다. - P660

테스는 이제 자기의 의지대로 해 보겠다는 생각을 접고 시간의 날개에 실려 날아가고 있었다. - P664

같은 인간들보다 자연 현상과 더 널리 교제하는 사람들이나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처럼 테스는 타고난 영리함으로 운명론적인 신념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테스는 그런 사고의 틀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듯 애인이 제안하는 일을 고분고분하게 따르는 쪽으로 변해 갔다. - P664

"착각한 거였나?"
다른 사내가 물었다.
"천만의 말씀. 다만 그 신사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야." - P681

‘우리는 떠날 거야, 아주 멀리. 이곳에서 수백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으로 가서 살 거야. 그러면 다시는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겠지. 과거의 그림자도 거기까지 따라오지는 못할 테니까.‘ - P682

 그녀의 욕망은 그토록 오래 저항해 왔건만 결국 그녀를 지루한 반성의 골목길에서 들어 올려 거기에서 빠져나오게 했다. - P694

‘이 격렬한 기쁨으로 인해 격렬한 종말을 보게 되리라‘고 했던 로렌스 신부의 말이 떠올랐다(《로미오와 줄리엣》 2막 6장_옮긴이). 그것은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절망적이고 지독하고 격심하고 치명적인 상황이었다. - P70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책을 포함해서 요 근래에 읽은 책들을 보면 본능을 이기는 이성은 거의 없는 듯 하다. 등장인물마다 본능과 이성사이에서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본능이 이성을 이기는 모습을 자주보다보니 이제는 이 말이 진리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신뢰가 간다. 특히 이 책에 나오는 남녀간의 관계에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삶의 위대함이란 외적인 변화보다 개개인의 주관적 경험에 달려 있다는 사실은 엔젤 말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감수성이 예민한 농부가 둔감한 왕보다 더욱 폭넓고  풍요롭고 극적인 인생을 산다. - P498

이런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그는 이곳에서의 생활도 다른 어느 곳에서의 생활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 P498

그녀에게 우주는 그녀가 태어난 특정한 해의 특정한 날부터 존재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 P499

클레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무정한 ‘조물주‘가 테스에게 내려 준 유일한 기회, 그녀의 전부이자 유일무이한 기회였다. - P499

하지만 그녀 가까이에 가지 않겠다는 결심을 지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맥박이 고동칠 때마다 그녀가 있는 곳으로 끌려갔다. - P500

그는 아직까지는 교육이 가정의 행복을 결정하는 감정이나 정서의 울림에 별로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 P534

어쩌면 보잘것없는 내 말 한마디가 좋은 씨앗처럼 그의 가슴에서 결국엔 싹을 틔울지도 모를일이니까 - P542

그는 여자의 거절이란 흔히 승낙의 전주곡에 지나지않는다는 것을 알 만큼 여자 경험이 충분했다. 하지만 이번에 테스가 거절하는 태도에는 수줍어서 주저하는 것과는 크게 다른 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만큼은 많지 못했다. - P565

그녀의 갈등은 지독했다. 그녀의 마음은 엔젤을 향해  있었다. 열렬한 두 마음이 가련하고 약한 한 양심과 싸우는  격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결심을 지키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야 했다. 그녀는 탤버테이스 낙농장에 올 때  굳게 결심해 둔 것이 있었다. 자기의 아픈 과거에 대해 모르고 결혼한 남편이 나중에 몹시 후회하게 될 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기의 마음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을 때 양심이 결정한 것을 지금 와서 뒤집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 P571

테스는 자신의 저항이 자신의 욕망에 굴복하고말 것 같다는 돌연한 두려움을 느꼈다. - P574

사실 그녀의 마음은 어쩔 수 없이 승낙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숨결 하나하나, 솟구치는 핏줄기 하나하나, 귀에 울리는 맥박 소리 하나하나가 본능과 하나가 되어 그녀의 양심에 반항하며 외치는 목소리를 냈다. 깊이 생각할 것 없이 과감하게 그를 받아들이자. 아무것도 밝히지 말고 밝혀지느냐 아니냐는 우연에 맡기고 교회의 제단 앞에서 그와 혼인하는 것이다. 고통의 칼날이 그녀를 내려치기전에 무르익은 즐거움을 낚아채자. 이것이 사랑이 충고하는 소리였다. 여러 달 동안 혼자서 자책하고 번민하고 심사숙고하고 장차 간소하게 혼자 살아갈 계획을 세워 봐야 결국 사랑의 충고가 승리하고말 것임을 테스는 거의 공포에 가까운 환희속에서 간파했다. - P579

그렇다, 고통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여자가 자신의 과거를 얘기하는 문제는 본인에게는 가장 무거운 십자가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마치 군중이 순교자를보고 비웃는 것처럼 말이다. - P587

테스는 자기의 결심이 꺾이고 말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전 결합의 도덕적 정당성에 대한 종교적 분별력이나 솔직히 털어놓고자 하는 양심적인 소망도 그것에 맞서 더 오래 버틸 수 없었다. - P591

테스는 "난 그의 아내가 될 수 없어"라고 계속 혼잣말을 되뇌었지만, 그래 봐야 소용이 없었다. 차분한 마음 상태라면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되었을 말을 되뇌어야 한다는 것은 그녀의 마음이 약해졌다는 증거다. 그 오랜 화젯거리를 시작하는 그의 음성 하나하나가 공포에 가까운 기쁨으로 그녀를 흔들었고 그녀는 자기의 결심을 뒤엎게 되는 걸 두려워하면서도 그렇게 되기를 갈망했다. - P592

"가슴 설레며...... 살아가지 않는 여자는 거의 없으니까요." - P598

그녀는 말하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에 그녀의 용기는 꺾이고 말았다. 왜 진작 말하지 않았느냐고 그가 책망할까 봐 겁이 났다. 그녀의 자기 보호 본능은 솔직히 털어놓으려는 용기보다 더 강했던 것이다. - P616

모든 피조물에 가득한 ‘기쁨을 향한 욕망‘, 다시 말해 조수가 가련한 해초를 쓸어 가듯 그 목적대로 인간을 몰고 가는 그 어마어마한 힘은 사회적 규범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 P622

그녀의 어머니가 인생을 바라보는 방식은 테스와는 달랐다. 그 잊을 수없는 지난날의 사건은 어머니에겐 한낱 스쳐 지나가는 우연일 뿐이었다. 논리상으로야 어떻든 간에 앞으로 취해야 할 태도로는 어머니의 말이 옳은 것같았다. 얼핏 보기에 침묵이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았다. 그렇다면 침묵을 지켜야 했다. - P627

이렇게 해서 테스는 이 세상에서 그녀의 행동을 통제할 권리를 조금이나마 가지고 있는 유일한 사람의 명령에 따라 마음을 가라앉혔고, 좀 더 차분해졌다. 책임을 벗어 버리고 나니 그녀의 마음은 몇주일 만에 처음으로 가벼워졌다. - P627

그녀는 과거를 기억에서 지워 버렸다. 불씨가 남아 타오를 위험이 있는 석탄불을 발로 짓밟듯이 발로 마구 밟아서 꺼 버렸다. - P6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이 트기 전의 어둠과 밝음이 반씩 섞인 회색톤은 해질 녘의 회색 톤과 음영의 정도는 같을지 모르지만 그 느낌이 달랐다. 새벽의 어스름에는 빛이 활기를 띠고 어둠이 무기력한 반면에 황혼의 어스름에는 활기를 띠며 커져 가는 것은 어둠이고 맥없이 물러서는 것이 빛이기 때문이다. - P419

성격이나 기질은 서로 상당히 다른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이 허리를 굽힌 채 아무런 얘기도 하지않고 기계적으로 일하는 모습은 기묘할 정도로 똑같았다. - P450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야." - P464

"내가 치른 이 노동의 4분의 3은 오로지 마지막 4분의 1을 위해서란 걸 알고 있소?" - P469

이 사실을 알고 난 뒤 테스는 그녀에 대한 클레어의 관심에 진지하고 사려 깊은 의미가 숨어 있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그것은 그녀의 외모에 끌려 잠시 좋아하다 마는 여름한철의 덧없는 사랑일 뿐 그 이상은 아니었다. - P479

이 서글픈 생각 가운데 가장 가슴 아픈 점은, 설령 그의 애정이 진지한 것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그가 정말 다른  여자들보다 더 좋아했던 그녀가, 그리고 스스로 그들보다 더 열정적이고 영리하고 아름답다고 자부하는 그녀가, 그가 거들떠보지도 않는 그 보잘것없는 여자들보다도 사회, 도덕적 견지에서 볼때 그의 배필이 될 자격에 훨씬 못 미친다는 사실이었다. - P48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셀트리오니즘 - 셀트리온은 어떻게 일하는가
전예진 지음 / 스마트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공스토리와 성공요인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바이오 산업에 관해 무지했던 사람들에게도 대략적으로나마 참조할만한 내용들이 담겨있어서 셀트리온이라는 회사를 좀 더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