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은 부분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조조가 위속을 대하는 태도였다. 조조의 부하인 조인은 예전에 위속에게 망신을 당했던 일 때문에 위속을 경멸하는데 반해 조조는 비록 상대편이지만 자신의 상황(원소와의 전투에서 패배)이 좋지 못함을 깨닫고 위속의 계책을 얻고자 그를 전적으로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 대인배와 소인배의 차이를 여기서 다시금 느낀다.

"어. 쟤들 감기 걸리겠다. 잘 먹이고,
푹 쉬게 해 줘야 전염병이 안 돌지."
배우 하다!
"아하...... 고생을 한 다음엔 잘 먹이고 잘 쉬게 해 줘야겠군요."

식량이 곧 힘이고, 재화인 시대다.

"삼만지적인 우리 문숙도 북연주를받아오는데 십만지적인 내가 나서면 주하나를 통째로 받아야 수지가 맞아. 하지만 앞으로 조조와 나는 친하게 지내야하니 특별히 싸게 해 주는 거야."
그러면서 껄껄 웃기까지.

"이해하시오, 문약. 여긴 뭐...... 원래 이럽니다. 이게 일상이오, 일상."

나가야 할 때, 나가지 말아야 할 때 구분하지 못하고 날뛰다가 적의 함정에 빠져 죽겠지.
이게 다 널 생각해서 빼주는 거라고.

"이런 말을 듣는 게 수치스럽거든 실력을 키우든 방구석으로 들어가 웅크리고 살던 마음대로 하십시오. 하나 조공을 돕기 위해서라도 현 상황에 대한 정보는 꼭 넘겨주셔야겠습니다."

이미 한 번 싸워서 대패했다는 놈들이뭐 저렇게 당당한 건지 모르겠다.

조인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다.
뭔가 내게 심한 욕을 하고 싶은데 떠오르질 않는 듯, 답답해서 미칠 것 같은 얼굴을 하더니 검을 뽑아 들고 있었다.
"야. 말로 해, 말로. 꼭 멍청한 애들이말로 안 되니까 주먹으로 해결하려고 하더라."

"적을 어떻게 쳐부숴야 할지 의논은 못할망정, 나를 돕고자 천 리 길을 달려온 이를 윽박지르다니. 정신머리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위 장군. 언제고 좋은 계책이 떠오른다면 기탄없이 이야기 해 주길 바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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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샷 - 전쟁, 질병, 불황의 위기를 승리로 이끄는 설계의 힘
사피 바칼 지음, 이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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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썼던 일기를 읽다가 무심코 발견한 이 책에 대한 기록을 온라인상에 남겨놓고자 간단히 리뷰남겨본다. 2, 3년전의 어렴풋한 기억에 근거해서 살을 붙여본다.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으로 내게 필요하다고 느껴져서 적어놓았던 핵심만 간단히 적어본다.

● 성공(목표달성)할 수 있는 system(구조) 만들기
● 한가지 목표에 집중(예술가 vs 프랜차이즈)
● 왜 틀렸는가? + 의사결정과정이 어떠했는가?
● 의사결정과정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질문하라
●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정신)
● 정신/사람/시간

이 6가지를 적어놓았었다.
첫번째와 세번째, 네번째 문구는 목표달성을 위한 바람직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과 더불어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중에 일어날 수 있는 오류들을 어떻게 더 나은 방향으로 수정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피드백하라는 의미로 느껴졌다.

시스템과 관련해서 이 책에서는 전쟁(제 2차 세계대전)과 관련된 사례들이 다수 나왔던것으로 기억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꼭 무기로 하는 전쟁이 아니더라도 사회라는 전쟁터에서 굳건하게 살아남기위한 노하우를 축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던 문구들이었다.

두번째 문구는 책에 나온 이야기에서 예술가가 될것인지 프랜차이즈같은 사람이 될것인지를 선택하고 그 방향으로 쭉 나아가라는 의미로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예술가는 창조하는 사람, 요즘 말로 크리에이터 같은 개념이고, 프랜차이즈는 창조하는 것 보다는 기존에 있는 지식이나 시스템을 가지고 끊임없이 확장해나가는 것을 의미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두가지는 성격이 완전히 상반되기 때문에 둘다 하는 것은 할 수도 없을 뿐더러 만약에 하더라도 이도저도 안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던 저자의 말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사람들이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고 커리어를 쌓아 갈때 중요한 판단 기준 가운데 하나로 생각해보면 좋을 듯 하다.

이와 더불어 다섯번째 문구는 자기자신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두번째 문구와도 연계될 수 있다. 개인이나 조직이 세운 목표를 실행하는 과정가운데 매너리즘에 빠진다든가 행동의 이유를 모르고 방황할때 그러한 방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신적인 측면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여섯번째란에 적어놓은 키워드들은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키워드들인 것으로 판단하고 적어 놓았던 것인데 조직생활에서 각종 다양한 의사결정을 할때 고려하면 좋을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간단한 리뷰이긴 하지만 쓰면서 머릿속 한 구석에 어렴풋이 기억이 남아 있어서 스스로에게 좀 놀라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책을 읽고 너무 오랜시간이 지나기 전에 곧장 리뷰를 쓰는 습관을 들여서 좀 더 생생한 리뷰를 쓸수 있도록 해봐야겠다고 다짐해보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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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교훈적인 내용들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각자의 삶에 적용해볼만한 바람직한 태도들도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기습이라는 건 상대가 당황하고, 제대로 방비하지조차 못하게 될 상황에서 불의의 일격을 가하는 거다. 공격하는 측의 피해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상태로 꽤나 큰 전공을 거두어야 하는 것이고.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작전대로해야지. 너무 긴장하지 마라. 잘 될 거야."

아주 그냥 하늘에서 감격이 빗발치는구나.

숫자에서는 저들이 압도적이지만 기세만으로는 형님 한 명이 저들 수백 명을 압도한 거나 마찬가지다.

"죄를 지은 사람은 편히 잠들지 못한다던데요."

싸워서 이기면 그게 교양이다

"순망치한의 관계이니 돕는 것은 어쩔 수 없지. 내가 뭘 도와야 한다는 말인가?"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말이다.
우리가 없으면 조조가 힘들어진다.
조조가 없으면 우리가 힘들어지고.

그런데 하후 장군.
이거 압니까?
뭘 어떻게 도와달라고 해도 우리 형님에게 해가 된다는 핑계로 거절할 수 있다는 거.
쯧쯧...... 사람이 이렇게 순진해서야.

"안 되는 게 어디에 있느냐? 되게 하면 된다. 가자!"
"혀, 형님! 진짜로 안 되겠다고요!"
"으하하하. 이 형님만 믿어라. 되게 해주마."
그러면서 형님이 내 손을 붙잡고 억지로 잡아당기는데 몸이 쭉쭉 끌려간다.
발버둥 쳤지만 소용이 없다.

"장료 장군. 걱정하지 마십시오. 지금의 고난은 오래지 않아 해결될 겁니다."

"시간은 우리의 편입니다, 장료 장군."
"시간이?"
장료가 반문했다.
잘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이다.
내가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은 우리 편이다.
진짜로.

"우리, 화살은 안 모자라겠는데요?"
"후성. 넌 이 상황에서 그 말이 나오냐?"

"안 그래도 화살이 모자라서 걱정하고 계셨잖습니까. 긍정적인 면을 봐야죠. 얘들아, 안 그러냐?"
"흐흐. 맞습니다, 장군!"
"기대해주십쇼. 저것들이 주는 화살,
기깔나게 쏴서 돌려주겠습니다. 저것들 가슴팍에다가요."
이름 모를 어느 병사의 목소리에 주변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어떻게 보면 절망스러울 수도 있을,
절체절명의 순간인데도 다들 이렇게 여유를 유지하고 있으니 참 다행이다. 이대로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

"하, 이 양반 진짜. 사람 말 엄청 못 믿네. 안 진다니까요."
"흐흐. 장군의 말대로 우리가 전투에서 이기고, 살아남으면 내 앞으로 장군을 형님으로 모시리다."
"진짜죠?"
"물론이오. 대장부가 되어 내 어찌 거짓을 말하리까."
"오늘 동생 하나 생기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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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업어 키운 여포 01 업어 키운 여포 1
유수流水 / KW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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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에 나오는 여포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소설이다. 삼국지에서는 여포가 중간에 멸망하지만, 여기서는 말도 안되는 그야말로 판타지같은 일들로 인해 멸망하지 않고 역사를 새로 써내려간다. 그 중심에 위속이라는 인물이 있는데 이 사람은 현재와 여포가 존재하던 시대를 넘나들며 여포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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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민간요법이긴 하지만 장염 치료법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기세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느낄수 있었다.

못 먹다시피 하며 허구한 날 토하고 싸기만 하는 게 장염이다. 그 상태로 오랫동안 지내면 산송장이 될 수밖에 없지.
"사군. 이렇게 해 보시죠."
"방법이 있겠나?"
"예. 이쪽 의원들이 해주는 약 같은 건다 끊고요, 그냥 깨끗한 물을 가져다가 한참을 끓였던 물을 잘 식혀서 마시게 하세요. 물을 많이 마시고 식사는 미음같은 것으로 간을 최대한 하지 않은 상태로 허기만 채우게 하시고요."

내가 위속의 몸으로 들어와 이 시대를 살아가며 느낀 게 하나 있다. 이 시대의 전쟁이란 전략, 전술도 좋지만 일단은 기세가 가장 중요하다는 거.
기세에서 밀리면 끝장이다.
그런데 지금은 전술적으로도, 전략적으로도, 기세에서도 우리가 압도적이다.

"야. 우리가 앞으로 수춘 이쪽에 다시올 일이 없으면 또 모르겠는데 그게 아니잖아. 안 그래도 전투까지 벌어져서 흉흉할 텐데 자기들 사는 곳 바로 앞에서 사람이 굶어 죽으면 퍽이나 안정되겠다. 근데 그걸 먹여 살려주면 백성들이우릴 다시 보지 않겠냐?"

쉴 땐 역시 누워서 뒹구는 게 최고다.
옛날에 농사를 지을 때도 그랬다.
논 옆에 돗자리 펼쳐 놓고 거기 누워서 밀짚모자로 햇빛만 가리면 딱이다.
햇빛이 있으니 따듯하고 바람도 솔솔 불어와 낮잠 때리기 딱이었지.

아무리 내가 삼국지 시대에 와 있다고해도 이건 진짜 경찰이 타임머신을 개발해 따라와서 손목에 수갑을 채울 일이다.

손권이가 호족들을 설득해 준 덕분에 하급, 중급 관료가 각각 112명, 35명이 추가된 탓이다.
덕분에 우리가 해야 하는 건 가끔 녀석들이 일을 제대로 하는지 살펴보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 정도로 줄어들었다.
말이 줄어든 거지, 하루에 10시간씩 일해도 끝나질 않던 게 이제는 1시간 정도만 빡세게 보면 끝날 정도다.
"확실히 인재를 모으기는 해야 한다니까."

역사에 이름 한 줄 못 남긴 평범한 관리들만 모여도 이 정도인데 진짜 유명했던 사람들을 잔뜩 모으면 오죽하겠나 싶다.
거기에 이제는 공명이까지 있으니까...... 조금만 더 있으면 이 고생도 다 끝이고 행복 시작이다.

"그나저나 스승님. 전투가 또 벌어진다고 하면 제자를 꼭 데리고 가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사내대장부로 태어난 이상, 사소한 일보단 대국의 향방을 가르는 큰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녀석이 기대감 가득한 얼굴로 날 쳐다보는데 이러고 있으니 제갈근의 마음이 살짝 이해가 된다.
이거 완전 때려 키워야 할 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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