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출신의 재즈 가수 [케이코 리]의 <Vitamin K> 앨범을 틀어놓았던 기억 - P287
그중에서도 <CLOSER TO ONE>이라는 노래를 가장 좋아합니다. - P288
카마구치는 전체적으로 천으로 되어있고 입구는 엇갈린 쇠구슬로 여닫게 되어있는 동전지갑이나 작은 가방을 말합니다. - P289
지금도 가을이 되면 그 시절 교토가 생각납니다. 차분하고 아름다운 도시. - P289
작가 이름, 연도, 작품명, 소재지, 미술사조를 외우는 것 - P292
그래도 미술을 이해하려면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한다 - P292
대화형 감상법은 네비게이터(진행자)의 도움에 따라 작품을 맨눈으로 보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다양한 인생을 살아온 감상자들의 시선이 작품에 투영되고, 각자 다른 의미를 부여합니다. - P292
"이 작품은 OO을 표현한 것 같아요.", "이 작품을 그릴 때 작가는 이런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작품의 이 부분은 마치 OO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이때 네비게이터는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묻습니다. 각자 경험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일 수도 있고, 관객이 최근에 책에서 읽은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그 의미를 타인과 나누고, 그 이야기를 들은 타인은 또 나름의 생각을 펼쳐 동의하거나 반박하거나 심화하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시킵니다. - P292
감상자들은 서로 생각을 나누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작품에 친밀감을 느끼게 되고, 결국 미술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됩니다. - P292
소통 사이에서 관객이 성장할 수 있는 감상법 - P292
네비게이터의 역할이 막중합니다. 30분이라는 시간 동안 감상자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미술의 즐거움과 카타르시스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감상자가 무슨 말을 꺼낼지 모르기 때문에 즉흥적인 진행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야기 도중에 적절하게 "사실 이 작가는 이러저러했답니다."라고 이야깃거리를 던져주기도 하고, 관객들의 대화가 끊기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을 던져서 이야기가 이어지도록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관객을 몰입시키고 들었다 놓는 모습이 즉흥연극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 P293
<아사쿠사 키드>는 일본의 유명한 개그맨이자 영화감독인 키타노 타케시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 P295
"민 짱은 언젠가 오오모노(大物, 거물)가 된다." - P299
원래 공연기획은, 준비 기간 내내 힘들다가, 행사가 끝나면 오는 시원섭섭함, 그 맛에 하는 것 같습니다. - P308
음악이라는 게 그 자체로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듣는 사람들이 얼마나 사랑해주는지도 이렇게 중요하구나 - P316
K-POP은 한국에 세련된 이미지를 부여하고, 한국에 호기심을 갖게 하고, 결국에는 한국을 방문하게 하고, 나아가서는 한국 문화 컨텐츠-문학, 영화, 드라마, TV 프로그램, 음식, 무용, 건축, 미술 등에 관심을 갖게 하는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심지어는 한국어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만듭니다. 이런 전반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면, 해당 국가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 기업도 사업이 편해지고, 심지어 해당 국가와 우리나라가 외교를 할 때도 긍정적으로 풀리게 됩니다. - P316
이미 외교관들은 K-POP의 힘을 실감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외교를 늘 어렵게 생각해 왔지만, 결국 그런 작은 곳에서 시작하는 걸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과정들을 보고나니, 아이돌을 외교관으로 보아도 좋다는 생각까지 나아갔습니다. 그러니까 국가기관에서 세금을 들여 이런 일을 하는 것이구나 싶었습니다. - P317
현장성은 무엇일까?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일까? 한 공간에 있다는 느낌일까? 한 학생이 서로가 서로에게 반응하고, 변화를 보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좋은 답변이라고 칭찬해 주었습니다. 그 말은 참 맞는 말입니다. 예술경영을 공부한다는 것의 의미도 거기에 있습니다. - P321
우리는 왜 지겹도록 예술 안에 살아가는 것일까요? 예술이 삶을 압도할 때 그 느낌을 결코 잊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 격정과 충만을 느껴본 자는 예술과 사랑에 빠집니다. - P321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며 오랜만에 그런 느낌이 되살아났습니다. 프레디 머큐리의 삶은 전설적이고 화려하지만, 아티스트의 삶이 그러하듯이 격렬한 파도처럼 위험합니다. 숨을 조여오는 것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운명처럼 예술을 합니다. 어느새 예술이 곧 내 이름이 되고 자아가 됩니다. 예술에 모든 것을 걸고 몸을 던집니다. 그 강력한 느낌에 푹 빠져서, 많은 것들을 잃게 되고, 또 혼란 속에 삶이 휘둘립니다. 그리고 예술 안에서 부활합니다. 예술이 원래 그런 것이고, 예술가의 삶은 그런 것입니다. - P322
저는 제가 예술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압니다. 제가 예술가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늘 편이 되어주고, 예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저 역시 능력을 갈고 닦습니다. 그렇게 기여하고, 예술가가 혼란스러워할 때 지지해 주고, 최고의 순간에 함께한다는 것이 좋습니다. - P322
예술경영인은 예술가의 인생이라는 거대한 작품에 늘 함께한다는 느낌, 말하자면 [현장성]에, [온 인생]이라는 값비싼 관람료를 치르면서 교감하고 서로 반응하는 관객입니다. 또, 저에게도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예술가와 관객의 단 한 번뿐인 최고의 순간, 그 [희소함]을 위해 쓰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평범한 관객이 아니라 비로소 예술경영인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선택한 인생이고, 또 항상 내 역할을 잘해내고 싶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예술경영인에게 그런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영화입니다.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P322
케이팝은 거대한 산업을 이루면서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분야입니다. 과거 파인 아트가 유럽을 중심으로 발달했던 시기나, 미국의 전후 시대에 팝 컬처가 황금기를 맞이했듯이, 지금은 완전히 케이팝의 시대입니다. 케이팝의 모든 요소들이 전세계의 Z세대와 알파 세대의 아이덴티티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끼칩니다. - P323
케이팝은 세계의 Z세대와 알파 세대에 영향을 주고, 가장 주된 트렌드를 제시하게 됩니다. 그래서 대중 트렌드를 알기 위해서는 인기가 많은 케이팝 아티스트들을 항상 주목해야 합니다. - P324
민희진 대표님이 <유퀴즈 온 더 블록>에 나와서 하는 이야기 중에, 헤겔의 정반합의 원리를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원리는 트렌드 어디서든 통용됩니다. - P325
사람은 각자 자기 일이 제일 중요하다 여기는 법이지요. - P330
각자도생의 시대라고 합니다. 삶이 날로 팍팍해지는 추위가 매섭습니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황제펭귄이 서로 달라붙어 자리를 바꾸면서 체온을 나누는 허들링을 하는 영상이 눈에 띄었습니다. 남극의 눈보라는 살인적이지만, 아빠 펭귄들은 서로 몸을 바짝 붙이고 추위를 이겨냅니다.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하면서, 믿고 의지할 동료가 간절해집니다. - P329
마지막에 동업이 끝나더라도 좋은 인연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펭귄들이 돌아가면서 눈보라를 맞아주는 것처럼,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존재가 되려 했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내가 더 열심히 해야지 싶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걸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 P332
정들면 고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 P343
"건강이 중요하다. 건강이 전부다." - P349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FREIZE) - P350
아트페어에서 VIP가 먼저 입장하여 작품을 선취매하는 것은 오랜 관례입니다. 아트페어는 축제의 성격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작품의 매매가 본질입니다. 그림이 팔려야 갤러리, 화가들이 미술을 지속할 수 있고, 아트페어도 지속됩니다. 따라서 놀 때 놀더라도, 작품의 매매를 성사시켜 주는 손님들에 대한 예우가 중요합니다. - P351
게다가 해외 미술관을 많이 다녀보신 분들에게도, 전시 목적의 작품은 많이 봤을지언정 누군가가 사가는 작품, 다시는 세상에 안 나올 수도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느낌이 독특합니다. - P352
피카소, 에곤 쉴레, 샤갈, 마티스, 앤디 워홀, 몬드리안, 빌렘드 쿠닝, 자코메티, 데미안 허스트, 로이 리히텐슈타인, 장 미셸 바스키아, 키스 해링, 무라카미 타카시 - P352
<술이 달린 붉은 베레모를 쓴 여자> - P353
에곤 쉴레는 <인간 실격>의 표지 그림으로도 아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 P353
에곤 쉴레는, 우리 아내의 표현을 빌리자면, "손가락만 봐도 에곤쉴레인지 안다."는 말 그대로입니다. 에곤 쉴레의 선과 채색은 거칠고 강렬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존재합니다. 주제는 원초적이고 자기성찰적이고 가식도 위선도 사라져 있습니다. 그 그림 앞에서 누구라도 갑옷과 가면을 모두 벗어두고 깊은 곳의 자기를 마주합니다. 그 순간 특유의 빛바랜 톤의 배경 때문인지, 그림을 보면 볼수록 마치 지워지지 않는 아련하고 생생한 추억을 떠올리는 기분이 됩니다. 그림 속의 그 일이 나에게 일어났던 것만 같습니다. ‘그래... 누구였더라....‘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다 보면 현실로 돌아오기가 어려워져 늦기 전에 생각을 정리해야 합니다. - P354
마티스 그림은 2점이 왔습니다. 하나는 누드화, 하나는 정물화였습니다. 야수파의 대표주자답게, 멀리서 보아도 강한 색채와 그 대조들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피를 뒤집어쓴 공포영화 주인공이 된 듯, 짙고 깊은 바다에 삼켜진 듯, 색채에 완전히 사로잡힙니다. 삼투압의 원리에 따라, 내 안의 에너지가 점점 빨려 나가면서, 작품은 오히려 더 생기를 띠는 듯합니다. 그제서야 왜 이 사조를 사나운 야수로 불렀는지를 100% 이해하게 됩니다. 야수를 그림 안에 단단히 잡아둔 마티스는 아주 훌륭한 사냥꾼이었습니다. - P354
마티스에서 눈을 떼고 몸을 뒤로 돌려 몬드리안을 쳐다보자마자, 감정이 한순간에 정리되면서 차분해집니다. 온탕에 있다가 냉탕에 들어선 듯 오싹해집니다. 점차, 선과 면의 확고한 형태가 흔들리고 불안한 내면을 다잡아 줍니다. 마치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 규율에 몸을 맡긴 것 같습니다. 단단한 카리스마 속에서 안도가 느껴집니다. - P355
‘그리스 미술부터 르네상스까지, 마치 살아 펄떡거리는 것 같은 조각을 만들던 역사에서, 어떻게 자코메티의 조형으로 귀결될 수 있었을까.‘ - P355
르네상스의 조각이 너무나 진짜 같아서 비현실적인 [경외감]이 드는 반면, 자코메티의 작품은 형체, 기호, 질감만 남은 상태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실감]을 부여 - P355
사랑의 화가, 색채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그(샤갈)답게, 환상적인 그림 안에서 편안하고 나른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그러다 슬슬 몸이 둥둥 뜨는 것처럼 가벼워지는 것 같은 무중력의 기분이 됩니다. - P356
갤러리는 미관을 개선시키면서 도시의 매력을 높이는 효과도 제공한다. - P358
갤러리는 작가로부터 받는 판매 수수료가 주된 수입원이다. 그렇다면 갤러리와 함께하는 작가들이 많아야만 갤러리도 공존할 수 있다. 그런데 세계적인 갤러리가 우리나라에 진출하면, 작가는 자신의 파트너로서 아무래도 국내 갤러리보다는 이들 갤러리에 먼저 관심이 가게 될 것이다. -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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