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즐라탄이즐라탄탄 > 사소해 보일 수도 있지만 책 많이 보시거나 컴퓨터 작...

2년 전에 처음 읽고 작년 오늘에도 공유했었는데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여기에 나온 꿀팁들을 실제로 많이 해보지 못한채 잊고 그냥 살아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피로함 때문에 힘드시거나 잠을 이루기 힘드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만한 지압법이니 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저도 간만에 다시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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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7장 ‘가족계획‘ 이라는 제목의 글을 읽는다. 여기서 가족은 사람을 비롯한 모든 개체를 일컫는다.

뒤이어 나오는 내용 중에 ‘세력권‘ 과 ‘순위제‘ 라는 키워드가 나오는데, 이 또한 사람들이 사는 사회에 똑같이 적용해도 크게 무리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걸 보면 참 각자 생김새만 다를 뿐 모든 생명체가 어느정도는 비슷한 유전자들을 공유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개체군의 크기는 출생, 사망, 이입, 이출의 네 가지 요인으로 결정된다. 세계 총인구에서 보면 이입과 이출은 없으므로 남는 것은 출생과 사망이다. - P225

많은 동물들은 어떤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자연학자들은 그 지역을 영역 또는 세력권이라고 부른다. - P229

대개의 경우 암컷은 영역이 없는 수컷과는 짝짓기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짝지은 수컷이 다른 수컷에게 패해 그 영역의 주인이 바뀌면 암컷이 재빠르게 그 승자에게 들러붙는 일도 종종 있다. 성실하게 일부일처제를 지키는 종의 경우에도 암컷이 수컷 그 자체와 결속하기보다는 오히려 수컷이 소유하는 영역과 결혼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P230

개체군이 너무 커지면(즉 개체군 내 개체 수가 너무 많아지면) 영역을 갖지 못하는 개체가 생기고 그들은 번식할 수 없게 된다. - P230

영역을 얻는다는 것은 번식할 수 있는 티켓 또는 면허를 얻는 것과 같다. 이용 가능한 영역의 수는 정해져있으므로 번식 면허 발행 수는 제한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면허증을 누가 획득하는가를 가지고 개체들이 서로 싸울 테지만, 개체군 전체가 낳을 수 있는 새끼의 총 마리 수는 이용 가능한 영역의 수에 의해 제한된다. - P230

많은 동물 집단에서는 개체들이 서로의 특징을 파악하여 누구에게는 이길 수 있고 누구에게는 패할 것인가를 학습하는 현상이 많이 관찰된다. - P231

동물들은 어떻게 해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대에 대해서는 싸우지 않고 항복하는 경향이 있다. - P231

순위제란 "하나의 사회적 계층 질서로서, 모든 개체가 자기의 지위를 알고 있으며 분수에 맞지 않는 일은 생각지도 않는 것"이다. - P231

순위가 높은 개체는 하위 개체보다 번식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암컷이 상위 개체를 선택하거나, 하위 개체가 암컷에게 얼씬도 못하도록 상위 개체가 막기 때문이다. - P231

높은 사회적 순위가 번식의 자격을 나타내는 또 하나의 티켓이라고 생각한다. 개체들이 직접 암컷을 에워싸고 싸우는 대신 사회적 지위를 걸고 싸우기 때문에, 만일 높은 지위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에는 번식 자격이 없는 것으로 자인한다는 것이다. - P232

현시顯示, epideictic 행동이란 개체군 밀도의 추정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해서 동물이 의도적으로 모여 무리를 짓는 것이다. - P233

많은 알을 낳으면 이익뿐만 아니라 그 대가 또한 톡톡히 치러야 한다. 아이를 많이 낳으면 아이를 돌보는 효율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P234

어떤 환경 조건에 놓인 어떤 종에서건 그 상황에 최적인 한배 알 수가 틀림없이 존재한다 - P234

자기가 낳은 새끼들 중 살아남는 새끼 수를 최대화하기 위해 산아 제한을 실행하는 것이다. - P235

새끼를 키우는 것은 대단히 힘든 일이다. 우선 알을 만들기 위해 어미 새는 다량의 먹이와 에너지를 투자해야만 한다. 짝의 도움을 받으며 어미 새는 알을 보호해 줄 둥지를 만드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부모 새는 인내심을 갖고 수 주일에 걸쳐 알을 품는다. 그리하여 새끼가 부화하면 부모 새는 거의 쉬지 않고 새끼에게 먹이를 열심히 물어 나른다. - P235

어미에게 있어 번식은 힘든 노력이 뒤따른다 - P235

어미 새는 아이 낳기와 아이 키우기 사이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한 마리의 어미 새 또는 한 쌍의 짝이 구할 수 있는 먹이와 자원의 총량이 그들이 키울 수 있는 새끼 수를 결정하는 제한 요인이 된다. - P236

새끼를 과다 출산하는 개체가 불리한 이유는 개체군 전체가 그로 인해 절멸해 버리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그들의 새끼 중에 살아남는 수가 적기 때문이다. 새끼를 너무 많이 낳게 하는 유전자는 이를 지닌 새끼들 중 어른이 될 때까지 살아남는 개체가 거의 없으므로 다음 세대에 다량 전달되지 않는다. - P236

복지 국가라는 것은 극히 부자연적인 실체다. 자연 상태에서는 키울 수 있는 수 이상의 아이를 가진 부모는 손자를 많이 가질 수 없고, 따라서 그들의 유전자가 장래의 세대에게 이어지는 일은 없다. 자연계에는 복지 국가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출생률을 이타적으로 자제할 필요가 없다. 또한 자제를 모르고 방종을 가져오는 모든 유전자는 즉시 벌을 받는다. 그 유전자를 보유한 아이들은 굶주리기 때문이다. - P237

피임은 종종 ‘부자연스럽다‘고 비난받는다. 그렇다. 극히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복지 국가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우리의 대부분온 복지 국가를 매우 바람직한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부자연스러운 복지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자연스러운 산아 제한을 실행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연 상태에 있는 것보다 더 비참한 결과에 이를 것이다. - P237

복지 국가란 지금까지 동물계에 나타난 이타적 시스템 중 아마도 가장 위대한 것일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 이타적 시스템도 본질적으로 불안정하다. 그것은 그 시스템을 착취할 만반의 준비를 갖춘 이기적 개체에게 남용당할 여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 P237

낙오자들은 번식을 위한 허가증 또는 티켓을 놓친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번식 행위를 보류한다 - P238

집단의 번영을 꾀하는 데 있어 낙오자들의 역할은 무대 옆에 대기하는 대역과 같다. 집단 번식의 주요 무대에서 영역 소유자 중 누군가가 쓰러지면 즉시 그놈을 대신하는 것이다. 이런 낙오자들의 행동도 순수하게 이기적 개체로서 가장 좋은 전략일지 모른다. - P239

우리는 동물을 도박꾼으로 볼 수 있다. 도박꾼으로서 가끔은 공격 전략이 아닌 관망 전략이 최상의 전략일지도 모른다. - P239

가장 좋은 결정은 현재 일단 자제하고 장래의 더 좋은 기회에 희망을 거는 것이다. 예컨대 하렘을 독차지한 개체에게 싸우려고 덤벼들지 않는 바다표범은 집단의 이익을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바다표범은 좋은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비록 좋은 기회는 오지 않고 그 바다표범이 자손을 못 보고 죽을지도 모르지만 이 도박은 어쩌면 성공할 수도 있다. - P239

개체군의 과밀이 때로는 출생률의 감소를 초래한다 - P240

암컷이 개체군 밀도를 측정해 먹이가 고갈되지 않도록 출생률을 조정하는 집단이 집단선택에 유리 - P240

동물은 그들 자신의 이기적인 입장에서 볼 때 최적 수의 새끼를 갖는 경향이 있다 - P240

너무 적은 또는 너무 많은 수의 새끼를 낳으면, 그들이 최종적으로 키울 수 있는 새끼의 수는 만일 그들이 꼭 맞는 수의 새끼를 낳아서 키울 때보다 적을 것이다. 이 ‘꼭 맞는 수‘라는 것이 개체군이 과밀한 해에는 개체군이 희박한 해에 비해 더 적은 수가 될 것이다. - P241

만약 어떤 암컷이 기근이 예측되는 확실한 증거에 접했올 때 스스로 출생률을 감소시키는 것은 자신의 이기적 이익을 위해서다. 이러한 경고와도 같은 징후에 반응하지 않는 경쟁자들은 가령 그 암컷보다 많은 새끼를 낳았다고 해도, 최종적으로 키울 수 있는 새끼의 수가 그 암컷보다 적을 것이다. - P241

보 제스트 Beau Geste (아름다운 몸짓 ) 효과 - P244

개개의 부모 동물은 가족계획을 실행하는데, 이것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자기 자손의 출생률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들은 최종적으로 살아남는 자기 새끼의 수를 최대화하려고 힘쓴다. 그러려면 새끼의 수가 지나치게 많아도 안 되고 지나치게 적어도 안 된다. 개체에서 너무 많은 수의 새끼를 가지도록 하는 유전자는 유전자 풀 속에 계속 살아남지 못한다. 그런 종류의 유전자를 체내에 가진 새끼들은 성체가 될 때까지 살아남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 P244

양육 투자parental investment 는 ‘자손 하나에 대한 투자로서, 다른 자손에 대한 양육 투자 능력을 희생시키면서 그 자손의 생존 확률 (그리고 그로 인한 번식 성공도)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정의된다. - P250

모든 어른 개체는 자신의 생애를 통틀어 자식(자식뿐만 아니라 다른 혈연자와 자신도 고려해야 하지만 여기에서는 간단하게 자식만 고려하자)에게 투자할 수 있는 일정한 총량의 P.I.(양육 투자Parental Investment)를 갖고 있다. 이는 개체가 일생 동안 노동을 통하여 획득 또는 생산할 수 있는 먹이,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는 위험, 그 밖에 자식의 복지를 위해 투여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와 노력의 총합을 의미한다. - P251

많은 새끼에게 골고루 투자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럴 경우 충분한 수의 손자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너무 많은 유전자를 잃게 될 것이다. 한편 아주 소수의 새끼에게 모든 자원을 투자하여 응석받이로 만들어서도 안 될 것이다. 그 경우 몇몇의 손자는 확보할 수 있을지 몰라도, 최적 수의 새끼에게 투자한 경쟁자가 최종적으로 보다 많은 손자를 얻게 될 것이다. - P252

실제로 어미가 자식을 편애한다고 할 때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 답은 어미가 이용할 수 있는 여러 자원을 자식들에게 불균등하게 투자한다는 것이다. - P249

어미가 편애할 만한 유전적 근거는 없다 ...(중략)... 어미의 자식에 대한 유전적 근연도는 모든 자식에게 1/2로 같기 때문이다. 즉 어미의 최적 전략은 자식이 번식할 때까지 양육할 수 있는 가장 많은 수의 자식에게 공평한 투자를 하는 것이다. - P252

자식의 일생 중에는 어미가 자식에 대한 투자를 장래의 자식에 대한 투자로 전환하는 편이 어미에게 유리해지는 시기가 온다. 이 시기가 오면 어미는 젖을 떼려고 할 것이다. - P254

여성이 자기가 낳은 아이가 어른이 될 평균 확률이 동갑내기 손자가 어른이 될 확률의 1/2보다 낮아지는 연령에 도달할 때, 자기 아이보다 오히려 손자 쪽으로 투자하게 하는 유전자가 유리하게 되어 번창할 것이다. 이 유전자는 손자 네 명당 한 명의 비율로 전해지는 반면, 그것과 경쟁 관계에 있는 유전자는 자식 두 명당 한 명에게 옮겨지지만, 손자의 기대 수명이 이 관계를 역전시키기 때문에 ‘손자에 대한 이타적 행동‘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유전자 풀 속에 널리 퍼지게 된다. - P255

자기 아이를 계속 낳는 여성은 손자에게 충분히 투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중년기에 이른 여성이 번식 능력을 상실하도록 작용하는 유전자가 점점 증가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유전자가 할머니의 이타적 행동에 의해 살아남온 손자들의 몸속에 전해지기 때문이다. - P255

수컷의 경우 생식 능력이 갑자기 소실되지 않고 점차 쇠퇴해 가는 이유는 아마도 수컷이 자손에 대해 암컷만큼 투자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만일 남성이 젊은 여성에게 아이를 낳게 할 수만 있다면 그가 아무리 고령일지라도 손자에게 투자하기보다는 자기 자식에게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 P255

이미 낳은 자식이나 앞으로 낳을 자식이나 상관없이 어미는 모든 자식에 대한 유전적 근연도가 같다. 따라서 유전적인 배경만 따진다면 어미가 특정 자식을 편애할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미가 실제로 편애를 한다면 그것은 연령 등에 따라 결정되는 기대 수명의 차이 때문이다. - P256

자신을 제쳐 놓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개체에 투자하도록 하는 유전자는 그 수혜자가 자기 유전자의 일부밖에 공유하지 않더라도 유전자 풀 속에 퍼질 수 있다. 어미 동물이 부모로서의 이타성을 나타내고 또 그들이 혈연선택에 의한 이타성을 나타내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 P257

맨 처음 태어난 새끼는 다음에 부화되는 동생들과 양육 투자를 놓고 결국은 경쟁하게 된다. 그렇다면 생애의 첫 번째 일로서 우선 다른 알을 둥지에서 내던지는 것이 이익이 될 수 있다. - P268

한쪽 방향으로 노력을 쏟으면 다른 쪽으로는 노력을 쏟을 수 없게 마련이다. 한 경기에 노력을 더 쏟으면 지쳐서 앞으로의 경기에 이길 확률이 적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 P548

"가령 (...) 어떤 새끼가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부모의 이익 분배를 불균등하게 하여 그 결과 어미의 번식 성적을 전반적으로 감소시킨다고 하자. 어릴 때 개체의 적응도를 이와 같은 방법으로 상승시키는 유전자는 부모가 되었을 때 반드시 이전의 상승분 이상으로 자기의 적응도를 감소시키는 처지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돌연변이 개체의 자손 중에는 그 돌연변이 유전자가 더 많은 비율로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 P271

‘적응도fitness‘라는 것은 번식 성공도를 가리키는 전문 용어다. - P271

어린 시기에 공평한 분배량 이상의 투자를 자신의 것으로 하여 부모의 번식 성공도의 총량을 감소시키는 유전자는 확실히 자기의 생존 확률을 증대시킬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부모가 되면 이 죗값을 치러야만 할 것이다. 왜냐하면 같은 이기적 유전자는 그의 아이들에게 전해져 그의 번식 성공도 역시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제 덫에 자기가 걸린 격이다. 즉 그 이기적 유전자는 결국 번성하지 못하고, 부모 자식 간 갈등에서 이기는 것은 항상 부모일 수밖에 없다. - P271

부모와 자식 간에는 부모가 자식보다 나이가 많고 자식이 부모로부터 생긴다는 등의 실질적 차이는 있으나, 근본적인 유전적 비대칭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 P271

진화에서 실제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실체, 그리고 이에 근거한 관점이 의미를 가지는 실체는 오직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이기적 유전자다.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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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책들을 함께 읽다보니 이 책은 거의 열흘만에 다시 읽는다. 간만에 읽지만 저자의 얘기에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한 문장 한 문장 읽는 맛이 나는 책이다.

방법을 구하지 않은 말에는 간단히 끄덕임 정도로 공감해 주거나 동의만 해주는 것이 괜한 불화를 만들지 않는 방법일 때가 많다. 끝없이 마음만 앞선 공감은 외려 무지하고 퇴보된 공감에 가깝다. - P117

시간의 깊이와 감정의 깊이는 어느 정도 비례하기 마련이다. - P118

혼자여야만 하는 삶은 외로움을 초래하지만, 혼자라도 괜찮은 삶은 나를 다채롭게 만든다. - P119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홀로 즐길 수 있는 일말의 즐거움이라면 여행이나 소비 없이도 충분히 가능하다. - P119

내 삶의 범위에 속하는 주변을 섭섭하지 않을 만큼 풍요롭게 만들고, 나 자신의 업에서도 게으르지 않다는 평가를 스스로 내릴 수 있다면, 그 어떤 실수나 비난에도 기죽지 않고 당당할 수 있다. - P120

자신의 업에 대한 만족감은 삶에 대한 일종의 훈장이고,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긍지를 올려준다. - P120

불필요한 생각을 끄고 잠들 수 있다는 것은 삶에 아주 이로운 능력이다. 그게 당장 가능하지 않더라도 그런 삶으로 나를 계속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 P120

사랑은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상황에서 주고받아야 한다. - P123

부탁은 거절당할 용기를 지닌 채로 해야 하고, - P123

나의 오만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 마련이다. - P127

자신이 짊어진 멍에를 벗기 위하여 남을 멍들게 하는 말들이 자유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럴 때는 혼자 만족하며 그런 말을 꺼내지 말라. - P127

스스로의 기준만 앞세워 당신의 노력을 평가하는 이가 있다면 멀리해도 된다. - P127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사사로운 만족을 위해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 - P128

‘사람은 살아가는 것이자 천천히 죽어가는 것이다‘ - P135

씨앗은 싹을 틔우기 위한 존재이자 부서지기 위한 존재이다. - P136

삶은 ‘무엇이 아니라 무엇‘처럼 이분법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자, 무엇을 위한, 무엇이거나‘ 같은 말들로 설명된다. - P136

긍정과 부정, 양쪽 개념이 동시에 존재하며 각자의 개화기 동안 삶을 지배하는 것이다. - P136

당신의 그 괴로움, 영원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의 그 잘남 또한 영원함 하나 없을 것이다. - P137

갓 태어난 아기는 어미나 아비 없이는 삶을 지속할 수 없다. 고로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을 무기로 보호받는다. 그래서 은연중에 점점 더 귀여운 외양으로 진화해 왔다는 것이다. - P140

모든 생물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발전하고 진화해 왔다.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가 없었다면 삶은 치열하지 않았을 것이며, 치열하지 않았다면 발전과 진화 역시 이룩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죽을 수도 있다는 전제가마냥 부정적이기만 한 것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외려 술한 긍정적 기회라고 생각한다. - P141

내가 무너질 수도 실패할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전제가 아름다울 수도 성장할 수도 있다는 긍정의 기반이라고 생각한다. - P141

우리는 모두 무너질 수 있고 실패할 수 있다. 꼬꾸라질 수 있고 허덕일 수 있다. 그 때문에 나는 더더욱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진화할 것이며, 그 진화는 내 삶의 충분한 양분이 될 것이다. 그 양분으로 꾸준히 성장한 나는 또 누군가를 지탱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 - P141

때로는 삶의 부정적인 면이 긍정적인 면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 P143

무너지고 있는 모든 것은 새롭게 무언가를 세우기 위한 퇴비가 되며, 그 위에 세워진 것들은 새로 탄생할 것들을 위한 그늘이 된다. - P143

삶이 나를 잉태한 이후로 줄곧 위태로움의 연속인 덕에,
나는 늘 성장하고 나아간다. 고로 정도는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삶은 ‘한없이 부정적일 수도 한없이 긍정적일 수도 있다‘는 동등한 전제하에 흘러간다. - P143

우리가 겪는 부정적인 요소가 긍정의 꽃을 피울 작고 소중한 씨앗이기를 바라며. 무너지고 기어다니는 일 또한 곧새로이 구축되고 높은 곳으로 비행하리라는 복선이기를 바라며. - P143

어쩌면 세상엔 합쳐지고 불어나기만 하는 것은 없지 않을까, 세상이 가진 에너지의 총량을 서로 나누며 누군가는 축적하고 누군가는 시들어감을 반복하는 것 아닐까, - P146

기억은 사건과 감정이 합쳐진 것이 아니라 따로 분리된 형태라서, 사건은 잊어도 그 감정은 살아남는 법이다. 또한 감정은 희미해졌어도 사건은 기억나는 법이다. - P147

우리의 생은 태어남과 죽음 사이에서 그 어떤 것을 나누는 과정이다. 하지만 그 나눔은 완전히 분리되는 차가운 독립이 아니라 절대적인 총량을 잃지 않는 다정함에 가깝다. - P147

생각해 보면 믿음, 소망, 사랑, 관계, 인연, 업과 시련과 행복까지 삶의 수식은 전부 나눗셈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을까.
아름다운 것들은 덧셈이나 곱셈으로만 그 총량을 늘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누어도 결코 줄어들지 않는 법이니까. - P148

세상은 둥그니까 느리게 걷다 보면 언젠가 먼저 간 사람들을 앞설 날이 올 거라는 믿음, 그 믿음 하나면 못 할 것이 없더라. - P151

이륙과 착륙을 반복하는 감정의 난기류 속에서 난 또 내일의 비행을 시작해야겠지. - P155

무언가를 할 때 여유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물과 얼음의 분자 구조만큼이나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 여유가 없을 때는 불투명해 보이기만 했던 미래가, 여유가 생김으로써 투명해지기도 한다. - P159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을 떨쳐내자 마음의 더러움이 씻겨 나가 외려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되기도 했다. - P159

쉼은 한 걸음만 내디뎌도 미끄러질 것처럼 얼어 있던 내 삶을 녹여주고, 조금은 질척이더라도 밟고 나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 P159

쉬는 것도 일이라는 말은 여유의 중요성을 정확하게 나타낸다. - P160

여유가 없을수록 여유를 만들어야 한다. 나의 하루를, 나아가 한 달을, 더 나아가 1년을, 그리고 삶 전체를 얼어붙게 만드는 지긋지긋한 반복과 그 과정에서 겪는 경직을 깨부숴야 한다. 더 맑은 생각과 인생의 오르막길을 위해서는, 열을 내며 달리는 행동보다 쉼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깨부술 수 있는 쇄빙선이 필요한 것이다. - P160

놓을 수 있다. 잠시 열중하던 것을 멈출 수 있다. 잠시 쉰다고 해서 결코 내가 쌓아온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다. - P160

내 인생이 즐겁지 않으면 나보다 잘난 이의 인생을 가지고노닥거리며 씹는 게 사람의 본성이다. - P163

열등감은 대체로 가지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다. 그러니 당신이 이유 없이 비난당한다는 것은 곧 당신이 누군가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갖지 못한 것을 갖고 있음을 증명하는 셈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이의 입에서 당신의 험담이 들려온다면, 잘 살고 있나 보다 안도하고 그대로 나아가셔라. - P163

이겨냈기에 또 다른 시련이 닥쳐온 것이다. 버텨냈기에 다른 고민을 맞이할 수있는 것이다. 무너졌다면 결코 오지 않았을 것들이다. 계속되는 그 걱정과 고민, 잘되고 있는 것이다. - P164

값어치 없는 돌멩이를 두고 잃어버릴까, 누가 훔쳐 가진 않을까 전전긍긍하지 않는 것처럼 집착과 애착은 소중함에서비롯된다. 삶에 대한 애착에서 비롯된 원초적인 질문, ‘내가잘 살고 있는가‘를 끝없이 고찰하고 있다면 그건 곧 현재의삶이 소중하다는 증거다. 잘 살고 있는지 끝없는 의심이 들기에, 오히려 잘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 P164

목적지가 있으면 방향에 맞게만 쭉 가면 되는 거야. 그러다 보면 이정표가 나온단다 - P167

많은 단어가 ‘그렇지 않은 것들‘ 때문에 태어난다. 행복이 아닌 것들 덕에 행복이 보이고, 끝내 사랑하지 못하는 대상들때문에 사랑을 알게 된다. 다정과는 거리가 먼 것들 덕에 어떤 것이 다정이었음을 깨닫고, 짙은 먹구름에서 흩뿌려진 눈물이 비 갠 뒤의 평온을 뜻하는 무지개가 된다. - P173

아무리 허물어도 결코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 P178

외로움이란 곁에 무언가 둔다고 해서 해결되는 감정이 아니다. - P182

외로움은 혼자일 때 생기는 감정이 아니라, 혼자가 아님에도 필연적으로 솟아나는 감정이다. - P182

누군가와 함께 할수록 오히려 외로움이 샘솟기도 하고 군중 속에서 더 쉽게 느껴진다. - P182

외로움이란 동질감으로도 회복할 수 없고 소속감으로도 채워질 수 없는, 인간 본연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감정임을. 그러니 당신과 내가 외로움을 극복하지 못하는 건 이토록 분명하고 당연한 것임을. 그저 외로움을 자연스럽게 즐길 거리로 여기고 맞이할 수 있는 사람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 P183

존재만으로도 그 존재 가치를 다할 수 있는 이름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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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손흥민 선수의 에세이를 읽다가 문득 그의 아버지인 손웅정 님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저자가 삶을 대하는 태도나 철학, 가치관 등을 배우는 시간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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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을 읽어나가다가 p.30에서 한 일화를 만났다. 저자의 아들이 군대에서 훈련을 받고 퇴소한 뒤 있었던 일인데 여기서의 내가 느낀 핵심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집착하는 것이 아닌 어떤 무형의 가치에 집중하는 걸 중요시하는 저자의 삶에 대한 태도였다.

이러한 저자의 태도를 보면서 독자인 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저자의 말과는 반대로 하는 경우들이 많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잠시나마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다. 내실을 다지기보다는 겉으로 드러나는 외적인 것들에 집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기본기와 인성이라 보며, 꾸준하고 끈질긴 노력, 감사와 존중의 마음, 겸손하고 성실한 태도를 강조해왔다.

담박하다.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한 상태를 말하는 단어입니다. 사전 속 이 하나의 단어 안에 제가 추구하는 삶이 다 담겨 있습니다. - P9

단순하고 심플하게, 욕심 버리고 마음 비우고, 오늘도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합니다. - P9

중국 속담에 사람은 이름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돼지는 살찌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합니다. 인파출명저파비人怕出名猪怕肥. 저는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살아야 하는지가 이 짧은 경구에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 P11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있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따지고 보면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잘살게 됐다고 여기면서 인간은 꼭 필요한 것을 넘어서서 불필요한 것을 너무도 많이 쌓아두고 살아온 듯합니다. 바탕만 잘 갖추고 있어도 사람 노릇을 잘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 P13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건강과 신념뿐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듭니다. - P13

"축구, 말도 못 하게 힘들어. 정말로, 그래도 할래?" - P14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개똥밭에서 구르든 불구덩이에 뛰어들든 자기 자식을 위해 끝없이 책임을 지고 사랑을 쏟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세상의 그 무엇보다 무거운 윤리적 무게를 견뎌내야 겨우 아버지가 됩니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가 그렇게 아버지가 됩니다. - P15

"인생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 P17

나는 언제나 흥민이에게 짧게 핵심만 전달하려 한다. 미주알고주알 훈계하거나 훈수 두지 않는다. 프로에서 뛰는 햇수가 차츰 쌓이면서 점점 더 내가 길게 말할 필요가 없어졌다. 시즌 도중에 흥민이는 스스로 엄격하게 자기를 통제한다. 먹고 싶은 것도 놀고 싶은 것도 철저히 차단하고 오로지 축구 생각만 한다. 그런 이에게 이래라저래라 참견하는 건 부담감을 가중시키는 일이다. - P23

선수가 항상 최상의 컨디션에서 경기를 뛰는 것은 아니다. 최상에 가깝게 컨디션을 유지하고자 애쓸 뿐이다. 그래서 평소 실력과 기본기가 중요하다. 기본기가 좋은 사람은 평균 기량으로 경기를 소화할 수 있다. 물론 몸을 다친 상태에서는 그것조차 쉽지 않다. 정신력으로 참고 견디긴 하지만, 그것도 한계치 안에서만 허용될 뿐이다. 신체가 따라주지 않는데 정신력만으로 경기를 계속할 수는 없다. - P25

운동경기뿐만 아니라 삶에서도 한계치를 알아야 최선의 것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의 한계를 알아야 그 최고치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26

부상 회복과 재활은 지루한 여정이다. 일단 긍정적인 마음을 품어야 한다. - P27

늘 듣던 말도 귀에 쏙 들어올 때가 있는 법이다. - P27

어릴 때부터 흥민이에게 ‘항상 우리 욕심 버리고 마음 비우고 살자‘고 말해왔다. 그래, 조급할 게 전혀 없다. - P27

항상 좋을 수만은 없는 거야. - P27

"흥민아, 멀리 보고, 넘어진 김에 쉬어 가는 거야." - P27

선수는 간절히 뛰길 원하지만 자기 욕심대로 다 할 수는 없다. - P28

아무리 축구가 중요하다 해도 생명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 P29

정말 중요한 것은 표적지나 상장 같은 사물이 아니다. 핵심은 내가 최선을 다했고 그와 더불어 해야할 일을 행복하게 잘 마쳤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그 일에 얼마나 성실히 임했는가.‘ 중요한 것은 본질이 무엇이냐를 아는 데 있다. - P30

나는 집 안에서도 잡동사니가 널브러져 있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꼭 있어야 할 것이 제자리에 있는 것이 우리 집의 풍경이다. 잡다한 것들로 채워지는 순간 선택할 것이 많아져 우왕좌왕 시간과 열정을 허투루 쓸 확률도 높아진다. - P31

소유한다는 것은 곧 그것에 소유당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착각한다. ‘내가 무엇을 소유한다‘라고 하지만 그 소유물에 쏟는 에너지를 생각하면 우리는 도리어 뭔가를 자꾸 잃고 있는 것이다. - P31

나는 교육이란 말에는 ‘가르치다‘를 넘어 ‘기르다‘란 뜻이 들어 있다고 생각했다. 축구를 가르치는 데서 끝날 게 아니라선수로, 사람으로 길러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때 내가 중시한 것은 축구에 임하는 태도와 자세였다. - P32

축구를 잘 습득하려면 운동능력 하나로는 어림없다. 운동능력이라는 재능을 뒷받침해줄 ‘성실한 태도와 ‘겸손한 자세‘ 가 겸비되어야 한다. - P32

축구장이라는 네모난 공간은 무법천지가 아니다. 그곳도 룰(법)의 지배를 받는다. 그 공간에 들어간 사람은 누구나 엄격한 법 아래에 서게 된다. 그래서 자신과 타인의 관계를 이해하는 게 최우선이다. - P32

내가 머문 그 자리에서 꽃을 피우길 바라는 마음처럼, 지금 있는 그자리에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그다음이 존재한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삶, 성장하는 삶이. 우리는 어쩌면 매 순간 성장하기 위해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P32

나는 매 순간 전쟁을 치르듯 산다.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지뢰밭 길인지 되새기며 항상 조심스러운 마음을 갖고 산다. - P33

감사한 마음. 그래서 조심스러운 마음. 운칠기삼運七技三, 모든 것은 운이 좋아 이루어진 일이기에 삶 앞에서 겸손한 마음. 초심을 지키는 마음. 이 마음들이 나에겐 가장 중요하다. - P33

‘축구보다 사람이 먼저다!‘ - P34

아무리 기술과 실력이 좋아도 자신의 감정을 잡지 못하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없다. - P34

정해진 규칙 안에서 역량을 극대화할 줄 아는 것도 선수의 능력이다. - P34

축구장은 단순한 몸싸움의 장이 아니라 고도의 심리전이 전개되는 두뇌 싸움의 장이다. 먼저 내가 날 다스리지 않으면 상대를 이길 수 없다. 이는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서 시작한다. - P35

"상대가 넘어지는 것을 보면, 그 상황이 아무리 공을 툭 차면 골문으로 들어갈 수 있는 좋은 찬스라 해도 공을 바깥으로 차내라. 사람부터 챙겨라. 너는 축구선수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사람이 먼저다." - P35

축구는 야생의 스포츠이고 인간의 원시성을 그대로 보존한 운동이다. 구기 종목 중 가장 야생적인 성격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 P35

제압하지 않으면 제압당한다. - P36

나에게 스포츠맨십을 한 단어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바로 리스펙트respect다. 상대 선수에 대한 존중. 같이 뛰는 선수들에 대한 존경. - P36

치열한 경쟁 속에서 그것을 초월하는 존중과 존경이 함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축구의 진짜 묘미이고, 축구가 아름다운 스포츠인 이유이다. 운동장 안에서 선수들 서로가 보호해주어야 한다. 본능적으로 반응하고 신속하게 판단하되, 마음을 다스리고 경쟁 속에서도 본질을 잃지 않아야 한다. 그저 공만 잘 찬다고 좋은 축구선수는 아니다. - P36

부상은 받아들여야 하고 맞서 싸워야 한다. 알아도 하기 어렵다. 안다고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정말 지루하고 고된 어려운 싸움이다. 어서 회복해야만 한다고 되뇌면서도 순간순간 밀려오는 엄청난 불안과 공포에 휩싸였을 것이다. 이 부상이 자신만의 문제가 아닌 그를 둘러싼 사랑하는 사람들과 연관된 문제임을 깨닫고 포기하지 않아야만 해낼 수 있다. - P39

모든 경쟁은 결국 자기 자신을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에 달렸다. 나 자신을 극복하는 일은 다른 사람을 제압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값지고 훌륭하다. - P39

내가 운동장 위에서 뛰고 부딪치고 눈을 마주치며 공을 차는 많은 선수들을 존경하고 존중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들은 매순간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다. - P39

‘오늘도 홍민이가 부상 없이 행복한 경기를 마쳐야 할 텐데......‘ - P40

담담함이 나의 초심이고, 이것을 지키는 일이 내 삶의 근간이다. - P42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하다 보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 - P42

손흥민의 최고의 날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나는 ‘앞으로 다가올 날‘이라고 답하고 싶다. 항상 낮은 자세로, 항상 발전하는 그런 날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 P43

선수로서 축구장에서 자기 역량의 최대치를 뽑아내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보다 행복한 일은 없다. - P43

사람 사는 게 이렇게 새옹지마다. 좋은 시절이라고 우쭐댈 필요도 없고 나쁜 상황이라고 지레 낙망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 P43

절망과 방황은 내 성정에 맞지 않았다. 다 쓸데없는 일이다. 그래, 살 궁리를 하자. - P45

내 삶이나 생활이나 관계, 모든 것이 지저분하고 복잡한 걸 싫어한다. 삶은 담박할수록 좋다. - P45

시간이 가면서 남들이 하는 소리에 잠깐이나마 마음을 빼앗겼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워졌다. 날 때부터 프로선수였던 것도 아닌데, 프로로 좀 뛰었다고 그런 마음을 품다니 우스웠다. 일이 창피한 게 아니라 그걸 창피해했다는 것이 창피한 거였다. - P46

살아가는 길이 하나뿐인 것도 아닌데, 왜 당당하고 떳떳하지 못했나. 내가 삶에 교만하고 오만하다는 증거였다. 왕년에 뭘 했든 처자식 입을거리 먹을거리 챙기지 못하는 놈팡이가 될 바에야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중요했다. 낮은 자세로 삶을 대해야했다. 그러자 마음이 누그러졌다. 이 공사판 막노동은 삶을 성찰하고 현재의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개똥밭에서 구를 수도 있고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 수도 있다. 그게 가장이었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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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 (2020 에디션 프리미엄, 양장도서 + 아크릴 피규어) - 손흥민 첫 에세이
손흥민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저자가 그동안 걸어왔던 길을 살펴봄과 동시에 그 과정 속에서 느꼈던 다양한 감정들과 교훈들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덤으로 저자의 아버지인 손웅정 님의 가르침도 엿볼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의 이면에 감추어진 인내와 노력들이 나를 포함한 독자들에게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올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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