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요즘 자주 쓰이는 용어 중 하나인 ‘밈‘ 이라는 것에 대한 얘기를 잠깐 언급했었다. 오늘은 이 ‘밈‘ 과 관련한 보다 더 자세한 내용들이 나온다. 요즘 사람들이 ˝밈, 밈˝ 거리는 게 도대체 어떤 의미인지를 보다 정확히 알 수 있는 시간이 될 듯하다.

"(...) 밈은 비유로서가 아니라 실제로 살아 있는 구조로 간주해야 한다. 당신이 내 머리에 번식력 있는 밈을 심어 놓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당신이 내 뇌에 기생하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에 기생하면서 그 유전 기구를 이용하는 것과 같이 나의 뇌는 그 밈의 번식을 위한 운반자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예컨대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이라는 밈은 수백만 전 세계 사람들의 신경계 속에 하나의 구조로서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 P365

약간 정확도가 떨어지는 자기 복제자가 일단 우주상 어디에라도 나타난다면 이들은 무한한 힘을 갖게 될 것이라는 것이 내가 주장하고 싶은 바다. 그 이유는 이들이 다윈의 자연선택이 작용할 기반이 되며, 충분한 수의 세대가 지나면 매우 복잡한 체계를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이다. 조건이맞기만 한다면, 복제자들은 자동적으로 떼를 지어 자신들을 담고 다니면서 자신들이 복제를 계속할 수 있도록 작동하는 체계, 또는 기계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 P583

『이기적 유전자』의 10장까지는 한 종류의 복제자, 즉 유전자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11장에서 밈에 대해 설명하면서, 나는 일반적인 자기 복제자에 대해서 설명하려 했고 유전자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이려고 하였다. - P583

DNA는 자기 복제를 하는 하드웨어 조각이다. 각 조각은 고유한 구조를 갖고 있으며, 경쟁자인 다른 DNA 조각과는 그 구조가 다르다. 뇌에 들어 있는 밈이 유전자와 비슷하다면, 밈은 자기 복제를 하는 뇌 구조로, 이 뇌 저 뇌 속에서 뉴런의 연결이 어떻게 재조합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 P583

심리적 매력이라는 것은 뇌에 작용하는 매력이며, 뇌는 유전자 풀 속의 유전자에 작용하는 자연선택의 영향을 받는다. - P366

근본적으로, 생물학적 현상을 유전자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이 좋은 이유는 유전자가 자기 복제자이기 때문이다. - P366

넓은 의미에서 모방은 밈이 자기 복제를 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자기복제를 할 수 있는 모든 유전자가 성공적이지 않은 것처럼, 어떤 밈은 밈 풀 속에서 다른 밈보다 성공적이다. 이것은 자연선택과 유사하다. - P367

과학에는 논리뿐 아니라 일종의 사회학이 존재한다. 어떤 아이디어는 옳지 않음에도 널리 (적어도 당분간은)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어떤 아이디어는 훌륭함에도 수년 동안 깊은 잠에 빠져 있다가 결국 과학적 상상력을 파고들면서 되살아나기도 한다. - P587

그 크기에 비례하는 성장속도에 이미 도달한 성장 과정을 우리는 지수적 성장 exponential growth이라고 부른다. 전형적으로 지수적 성장 과정을 보이는 것으로 질병의 확산을 들 수 있다. 한 사람은 몇 명의 다른 사람에게서 바이러스를 받고 또 같은 수의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달하면서 질병에 걸린 사람의 수는 점점 더 그 속도가 빠르게 증가한다. - P588

지수적 성장 곡선을 판정하는 방법은 로그를 취해서 그래프를 그렸을 때 직선이 되는지를 보는 것이다.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누적 수치에 대해서 로그를 취한 그래프를 그리는 것은 편리하고도 대중적인 방법이다. - P589

유전자의 경우와 같이 밈 중에도 급격하게 퍼져 나가 단기적으로는 성공하지만 밈 풀 속에 오랫동안 머물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유행가나 뾰족한 스파이크힐 등이 그에 해당된다. 한편 유대교의 율법과 같이 수천 년에 걸쳐 계속 퍼져 나가는 것도 있는데 이는 보통 기록된 언어가 가지는 특출한 영속성 때문이다. - P368

과학자가 어떤 아이디어를 듣고 그것을 타인에게 전할 때 그는 그것을 어느 정도 변화시키게 마련이다. - P368

밈의 전달은 연속적인 돌연변이를 거치며 다른 것과 혼합도 되는 것처럼 보인다. - P368

가령 우리가 "오늘날 생물학자는 모두 다윈의 이론을 믿고 있다"라고 해도 모든 생물학자의 뇌에 다윈이 쓴 단어들이 똑같은 사본으로 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모두 다윈의 이론에 관하여 독자적 해석을 내리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다윈의 저작을 직접 읽었기보다는 최근에 쓰인 책에서 읽어 배웠을 것이다. - P370

‘아이디어 밈‘은 뇌와 뇌 사이에 전달될 수 있는 실체로서 정의될 수 있을지 모른다. 즉 다윈 이론의 밈이란 그 이론을 이해하는 모든 뇌가 공유하는 그 이론의 본질적인 바탕이다. 사람들이 그 이론을 표현하는 방법의 차이는 정의상 다윈 이론의 밈의 일부가 아닌 셈이다. - P370

유전자를 자기의 생존이라는 목적의식을 가진 능동적인 존재로서 생각하는 것이 편리했던 것처럼 밈에 대해서도 똑같이 생각하면 편리할지 모른다. 어느 경우에도 신비스럽게 해석해서는 곤란하다. 목적이란 어떤 경우에나 단순한 은유에 불과하다. 그러나 유전자의 경우에 이 은유가 얼마나 유용했던가. 그것이 단순한 은유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 후에 우리는 유전자에 대해 ‘이기적인‘, ‘잔인한‘ 등과 같은 형용사까지 사용했다. 이와 똑같이 이기적인 밈이나 잔인한 밈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 P371

유성생식의 경우, 개개의 유전자는 염색체상에서 같은 장소를 차지하려는 대립 유전자와 경쟁한다. - P371

밈이 서로 경쟁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대립하는 밈이없는데도 밈이 ‘이기적‘이라거나 ‘잔인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아마도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나의 견해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밈들이 서로 일종의 경쟁을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 P371

인간의 뇌는 밈이 살고 있는 컴퓨터다. 뇌에서는 아마도 저장 용량보다 시간이 중요한 제한 요인이며, 심한 경쟁의 대상일 것이다. 인간의 뇌와 그 제어를 받는 몸이 동시에 하나 또는 몇 종류 이상의 일을 해치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 P372

한 밈이 어떤 사람의 뇌의 집중력을 독점하고 있다면 ‘경쟁자‘의 밈이 희생되는 것은 틀림없다. 밈은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방송 시간, 광고 게시판의 공간, 신문 기사의 길이, 그리고 도서관의 서가 공간 등과 같은 상품에서도 경쟁하고 있다. - P372

(의학 백신과 컴퓨터 백신은 바이러스의 ‘약해진 종류‘를 주사하는 것이라는 점까지 비슷하다) - P593

바이러스를 막는 프로그램이 진보하면 새 바이러스가 이에 맞서 또 다른 진보를 하게 될 것이다. - P593

돈이 되는 직업은 전문화되기 마련이다. - P593

진짜 의사는 인간의 악의가 만들어 내지 않은 자연의 문제를 해결한다. - P593

유전자의 경우, 유전자 풀 속에 공共적응된 유전자 복합체가 발생할 수 있다 - P372

아마도 우리는 건축, 의식, 율법, 음악, 예술, 문서화된 전통이 조직화된 교회를 서로 돕는 팀의 공적응된 안정한 세트의 일례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 P372

지옥불이라는 아이디어는 단순히 그 자체가 갖는 강렬한 심리적 충격 때문에 불멸의 존재가 된다. 그것이 신의 밈과 연관되어 버린 것은, 이 둘이 밈 풀 속에서 서로의 생존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373

믿음도 종교라는 밈 복합체의 또 다른 구성 요소다. 이것은 증거가 없어도ㅡ증거를 무시하고라도ㅡ맹신함을 의미한다. - P373

어떤 종류의 밈에게든 증거를 내놓으라는 것만큼 치명적인 것은 없다. - P373

맹신이라는 밈은 이성적인 물음을 꺾어 버리는 단순한 무의식적 수단을 행사하여 불멸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 P373

맹신은 어떤 것도 정당화할 수 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다른 신을 믿고 있거나 같은 신을 믿더라도 다른 의식을 행한다면 맹신은 그 사실만으로도 그가 죽어야 한다고 선고할 수 있다. - P374

맹신의 밈은 특유의 잔인한 방법을 통해 스스로 번식해 간다. 애국적 맹신이든 정치적 맹신이든 종교적 맹신이든 모두 마찬가지다. - P374

믿음은 자기에게 유리하게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을 세뇌시키는 아주 훌륭한 전략이므로 그 믿음을 깨는 것은 어려운일이다. 그러나 믿음이란 결국 무엇인가? 믿음은 사람들이 근거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것 (그야말로 아무거나)을 믿게 만드는 심리 상태다. - P594

만약 확고한 근거가 있다면 믿음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그 근거만으로도 사람들은 믿게 될 테니 말이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이 흔히 되뇌는 "진화 그 자체도 믿음의 문제다"라는 주장이 어리석은 것이 된다. 사람들이 진화를 믿는 것은 단지 믿고 싶어서가 아니라, 엄청난 양의 공공의 증거가 있기 때문이다. - P594

그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믿음은 사람들에게 극단적인 경우에는 더 이상의 정당한 사유 없이 살인을 하거나 목숨을 바치게 할 수도 있다. 키스 헨슨Keith Henson은 밈에 너무 심취하여 자신의 생존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에 대해 ‘미모이드memeoid‘라는 용어를 붙였고, "벨파스트나 베이루트 등지의 저녁 뉴스에 이러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P595

믿음의 힘은 동정, 용서, 관대 등 인간 감정에 대한 모든 호소로부터 사람들을 무디게 만든다. 순교자의 영혼은 곧장 천국으로 향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공포로부터도 무디다. 이 얼마나 강력한 무기인가. 종교적 믿음은 전쟁술 연보의 한 장을 장식할 만한 것이며, 활, 군마, 탱크, 수소 폭탄과 한자리에 나란히 설명될수도 있을 것이다. - P595

밈과 유전자는 종종 서로를 보강하지만 때로는 서로 대립하기도 한다. 예컨대 독신주의 같은 것은 유전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성 곤충과 같이 매우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독신주의를 발현시키는 유전자는 유전자 풀 속에서 실패하게 돼 있다. 그러나 여전히 독신주의의 밈은 밈 풀 속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 P374

나는 공적응된 유전자 복합체가 진화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밈의 복합체가 진화한다고 추측한다. 선택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 문화적 환경을 이용하는 밈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이 문화적 환경은 함께 선택되는 밈들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밈 풀은 진화적으로 안정한 세트의 속성을 가지게 되며, 여기에 새로운 밈은 쉽게 침입할 수 없다. - P375

문화적 특성의 진화와 그 생존 가치를 문제 삼을 때는 누구의 생존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분명히 해 두지 않으면 안 된다 - P376

어떤 문화적 특성이 단지 그 자신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진화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 P376

일단 유전자가 재빠른 모방 능력을 가진 뇌를 그 생존 기계에게 만들어주면, 밈은 자동적으로 세력을 얻을 것이다. - P376

유전자든 밈이든, 단순한 자기 복제자는 당장 눈앞의 이기적 이익을 포기하는 것이 결국에는 이롭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 P377

우리가 비록 어두운 쪽을 보고 인간이 근본적으로 이기적인 존재라고 가정한다고 해도, 우리의 의식적인 선견지명, 즉 상상력을 통해 장래의 일을 모의 실험하는 능력이 맹목적인 자기 복제자들의 이기성으로 인한 최악의 상황에서 우리를 구해 줄 것이다. 적어도 우리에게 당장 눈앞의 이기적 이익보다 장기적인 이기적 이익을 따질 정도의 지적 능력은 있다. - P378

우리에게는 우리를 낳아 준 이기적 유전자에 반항하거나, 더 필요하다면 우리를 교화시킨 이기적 밈에게도 반항할 힘이 있다. - P378

순수하고 사욕이 없는 이타주의라는 것은 자연계에는 안주할 여지도 없고 전 세계의 역사를 통틀어 존재한 예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의식적으로 육성하고 가르칠 방법도 논할 수 있다. - P378

우리는 유전자의 기계로 만들어졌고 밈의 기계로서 자라났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우리의 창조자에게 대항할 힘이 있다. 이 지구에서는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기적인 자기 복제자의 폭정에 반역할 수 있다. - P378

환원주의자들에게 뇌란 결정된 생물학적 물체로서, 그 특성이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행동과, 우리가 행동으로부터 유추할 수 있는 생각이나 의도를 만들어 낸다. - P596

유전자는 자연선택을 거쳐 진화한 모든 행동 양상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력을 반드시 행사한다. - P597

우리, 즉 우리의 뇌는 우리 유전자의 명령에 반항할 수 있을 만큼 유전자로부터 떨어져 있고 독립적이다. 이미 살펴본 대로, 우리가 피임법을 사용하는 것도 작은 반역이다. 우리가 큰 규모의 반역 역시 꾀하지 못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 - P597

만일 ‘마음씨 좋은 놈‘이라는 일상적인 말을 그에 상응하는 다윈주의의 말로 바꾸면, 마음씨 좋은 놈이란 자기를 희생하면서 동종의 다른 구성원을 도와 이들의 유전자가 다음 세대에 전해지도록 하는 개체다. 따라서 마음씨 좋은 놈은 그 수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가 가진 좋은 마음씨는 다윈주의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 P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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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어떤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가치있는 사람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자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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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p.203 부터 나오는 ‘현명한 선택에 대하여‘ 라는 글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저자의 얘기에 공감이 많이 되었던 글이었다. 본문에 직접적으로 나온 표현은 아니지만, 나만의 문장으로 정리해보자면 ˝결과가 좋으면 과정이 어떻든 현명하게 느껴지지만, 결과가 나쁘면 과정이 현명하지 못하게 느껴진다.˝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을 듯하다.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해당 본문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내가 쓴 위의 문장이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역설적인 문장처럼 들릴 수도 있겠으나 ‘미래의 나‘가 ‘현재의 나‘를 만든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라는 걸 알게 된 시간이었다. 중요한 것을 머리만이 아닌 마음으로 깨닫게 해준 저자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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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저자의 소비와 투자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지출시 가급적 이것저것 따져보고 소비하는 스타일인데, 저자는 오히려 이러한 나의 생각과는 반대방향으로 생각하는 것을 보며 ‘아,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멋있어 보였다.

당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에게 삶이자 이유이자 사랑이거나 즐거움이자 기댈 곳이자 기둥이자 버팀목이라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그러고 있을 거라고. - P184

행복은 커다란 해일처럼 단번에 몰아쳐 모든 것을 뒤바꾸는 것보다, 해변의 잔잔한 파도처럼 다가와 모래가 쌓이게 만드는 것에 가깝다. - P187

그저 흐르는 대로 두면 알아서 해결되는 것들이 기필코 존재하므로. - P189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어쩌다 설득력을 얻게 되었는지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면 그 말이 좋은 소비를 위해 존재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아는 힘에 비례해서 바람직한 소비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 P190

무언가를 궁리하고 사유한다는 것은 곧 커다란 에너지 소모로 이어지기에, 뇌를 없애버리는 것은 멍게 입장에서 생존을 위한 필연적인 선택일 것이다. - P193

삶이라는 거친 해류와 파도 속에서 우린 기필코 정착하고 싶어 하지만, 뜻대로 안정을 도모할 수 없다는 점이 우리를 퇴화시키지 않는 유일한 요건일 수 있다. - P194

누구에게나 기억의 조각이 있고, 그 조각은 앞으로 삶에서 갖은 방법으로 나의 기분을 바꿔놓을 것이다. 하루의 기분은 컨디션이 되고 능률이 된다. 예민함의 정도가 되며 누군갈 향한 태도가 된다. - P200

스스로를 향한 칭찬과 이겨냄, 성취의 기억을 오늘의 시작부터 차곡차곡 쌓아간다면 머지않은 훗날엔 내가 잘해내서 뿌듯했고 안락했으며 축하받았던 날의 기쁨과 행복을 다시 한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P200

현명한 선택이란 무엇일까? 정의해 보자니 아쉽게도 지금의 내가 정의할 수 없는 것이란 결론에 이르렀다. 이루어내었기에 그게 현명한 선택으로 보이는 것이라는 답만 할 수 있었다. - P204

무엇이든 이룬 이들이 전부 현명한 선택만 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그들의 숱한 선택 속에서 하나쯤은 이루어냈기에 결과적으로 현명한 선택으로 보이는 것일 터다. 결국 과거의 행보가 좋은 것이었는지를 결정짓는 건 지금 나의 모습이다. - P204

역설적으로, 지금의 나는 어떠한 것도 현명하게 선택해 낼 수 없다.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현명하게 만들거나 아니게 만들기 때문이다. 내가 이루어내지 못한다면 그 과정이 아름답고 대단했다 하더라도 현명하지 못한 것이 되며, 그 과정이 한없이 비참하고 미련했더라도 기어코 증명해 낸다면 과거의 선택이 현명한 선택이 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 P205

"전 현명한 선택을 한 적이 없습니다. 미련한 선택의 연속이었고, 그것이 현명하게 보이도록 증명하는 데에 성공한 사람 같습니다." - P205

현명한 선택이란 증명한 이에게 주어지는 특권 같은 것이고, 증명하기 위한 비결은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다‘라고 말했다면, 결국 현명한 선택이란 내 길 안에서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는 우직함과 가장 가깝다고 답한 거나 마찬가지일까. 그러나 ‘현명함‘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은 우직함과는 반대쪽에 가깝지 않은가? - P207

한 사람의 인생에는 그 사람이 지닌 그릇만큼 성공과 시련의 절대적인 총량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성장시킨 능력의 범주 안에서 기회를 만나 역량을 펼치고, 내가 감당할 수있는 만큼의 불운이 찾아와 시련을 경험하기도 한다. - P208

무게나 온도 같은 어떤 수치가 사람 안에 그릇이라는 형태로 존재하고, 그는 가진 그릇의 크기 안에서 최대치와 최소치의 성공 또는 실패를 경험하는 것이다. 완벽하게 드러나지 않을 뿐, 대체로 삶은 이러한 법칙에 따라 흘러간다. - P209

삶이라는 끝없는 경주에서 중요한 것은, 오르거나 내려가는 구간을 통해 나의 절대적인 가치를 꾸준히 올리는 것에 있다고 본다. 영원한 성공도 실패도 없다. 숱한 경험을 통해 좌절하거나 오만해지지 않고 무던히 성장할 뿐이다. - P209

어떤 성공으로 인해 삶의 질이 높아질 수는 있어도 그에 맞게 나의 능력이 계발되지 않는다면, 상공에 떠 있는 삶에 비해 자신의 잠재가치는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셈이다. 그런상대성에서 오는 간극은 불안의 형태가 되어 나를 괴롭히고, 타인이 보기에 성공한 사람처럼 보일지라도 내가 나의 삶에 당당할 순 없게 된다. - P209

어떤 실패와 마주하더라도 내 능력 안에서의 실패일 것이라는 단단한 믿음을 갖고 있으면 된다. 한순간 고꾸라졌다고 해서 결국 해낼 수 있게 만드는 근본적인 연료인 믿음까지 버리진 않도록 해야 한다. - P209

이루어냈을 때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이루리라는 절대적인 믿음이 아니라 다시 위기가 올 것을 명심하며 자신의 능력을 무한히 계발하는 것이다. 실패했을 때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성공과 실패 총량의 법칙에 따라 앞으로는 불운보다 기회의 시대가 열리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대로 꾸준히 행하는 것이다. - P210

모든 경험은 가치의 형태로 전환되어 나의 삶을 지지할테니. - P210

여행은, 즐거움과 힐링 그리고 스트레스 배설을 목적으로 할 때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 P216

사랑은 무수히 함께이기를 원했고 그만큼 보고 싶었기에 유한히 싫증나고 미워지는 것이다. 또한 만남은 무수히 작고 초라했으므로 유한히 커다랗고 비대해지는 것이다. - P218

골짜기처럼 자꾸 깊어지고 그에 비례하여 채워지고 채워진 만큼 증발하며 그 생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 P218

어떤 것들은 현 시대의 품종보다 더 보잘것없이 만든 뒤 ‘보잘것없다‘는 의미를 세공해 더 값어치 있게 만드는 경우도 흔하다. 레트로, 빈티지 등. 그럼에도 꾸준히 수요가 있는 것을 보면, 파는 이와 사는 이 전부 ‘의미‘를 중시하는 시대에 이르렀나 보다. - P220

[현대 예술은 ‘형태‘보다 그 안의 ‘개념‘을 중시하도록 진화했고, 이 조각이 그 정점이다. 무형의 조각을 산 사람의 이름이 기록되고, 그것을 또 되판다. 그 행위를 하는 사람의 이름이 기록된다. 이 예술품의 값은 형상화된 물질이 아닌, 예술의 기록이라는 의미에 매겨진 것이다.] - P221

어떤 것의 가치는 해석하고 부여하기 나름 - P222

세상은 의미를 창조하고 부여함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 P222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전자기파 같은 것들이 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듯, 세상 전체를 보이지 않는 ‘의미‘가 꽉 메우고 있다. 이 시대의 사람들이 수많은 의미 안에서 유영이라도 하는 것처럼. - P223

삶이 지속될수록 사랑이라는 관계에서 염원하는 형태보다 염원하는 생태가 존재함을 느낀다. 어릴 때야 어떤 인간형의 명확한 실루엣에 천착했던 사람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 사람과 어떤 환경의 연애를 할 수 있는가. 그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가, 같은 보이지 않고 모호하지만 자신만은 알고 있는 기준에 따라 마음이 작동하고, 그 스위치의 범위가 넓어진다고 생각한다. - P228

결국 사랑에는 즐거움과 따뜻함만으로는 채워질 수 없는 커다랗고 중요한 갈증이 존재하는 것이므로. - P235

쓰기의 영역과 읽기의 영역이 다르듯, 사랑을 주는 것과 받는 것은 다르다. - P238

받는 것보다는 주는 것이 편한 사람이 있고, 주지는 못해도 잘 받아줄 줄 아는 사람도 있다. - P239

상대의 부족함을 이해하며 내 장점으로 덮어주는 것.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상대에게 똑같이 요구하지 않는 것.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어떤 역할 하나도 가벼이 여기지 않는 것,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써 내려가거나 읽어주는 것.
오래 식지 않을 사랑의 메커니즘이다. - P240

나는 그렇게 그것이 귀신이 아닌 내 마음에서 나온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 이후로 마법처럼, 모든 정신적인 공포에서 해방되었다. - P245

사랑이란 저절로 노력하게 되는 것. 그러니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스스로 노력하고 싶어지는 것에 가깝다. 그것이 사랑의 본질이다. 자꾸만 그곳으로 방향을 틀고 싶어지는 것. 다가가고 싶어지는 것. 다가가기 위해 지금은 잠시 멀어지는 것까지 스스럼없이 노력하게 되는 것. 매번 뒤죽박죽으로 흐르는 취향을 거스르고 한없이 한결같아지는 것. 수많은 유혹에 걸터앉아 한결같음을 포기할까 싶지만, 사랑하기에 한결같음을 노력하게 되는 것. - P255

사랑은 노력이다. 그러나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당연히 그렇게 하고 싶어지는, 사랑은 애쓰는 것이다. 그러나 애쓰고 있다는 것을 당장은 알지 못할 정도로 당연히 그러고 있는 애씀에 가까운 것이다. - P255

부모는 지금까지의 생을 나에게 선물해 주었으니 난 그들의 남은 것들을 서슴없이 사랑해야 마땅한 일 아니겠는가. - P259

보고 싶다는 말은 무릇 사랑한다는 말이다. 또는 깊게 좋아한다는 말이며 시간을 내어달라는 조름이자 함께 누워 있자는 졸음이다. 마음을 떼어주겠다는 희생이며 밥 한 끼 나눠먹고 든든하게 살아가자는 연대일 것이고, 좋은 것을 보며삶에 쌓인 먼지를 훌훌 털어버리자는 응원일 것이다. 더 가까워지자는 마음의 건넴일 것이며, 함께하자는 맞잡음일 것이다. 퍽퍽한 삶에서 일말의 낭만을 찾아내자는 권유일 것이며, 일상의 지루함에서 여행을 떠나보자는 유혹일 것이다. 또다시 경험해 보자는 포옹일 것이며, 서로를 용서하자는 관용일 것이다. 서로를 응시하자는 부탁일 것이다. 혼자는 이제 두렵다는 한탄일 것이다. 무릇, 보고 싶다는 말은. - P260

사랑은 쓰지 않는 단어들이 제멋대로 이어지고 이해되는 일 - P264

삶이 지속될수록, 늘 그래왔다는 듯이 단단하고 고요하고 편안하고 단정한 것들에 눈길이 간다. - P269

깊은 사랑의 힘은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끔 만들어주는 것에 있다. 우리 함께 더 완전한 삶으로 나아가자 자꾸 꼬드겨주는 사랑을 하고 싶다. - P273

마음은 건네는 순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기에, - P273

누가 적고 누가 많음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둘이 합쳐서 온전함을 완성하는 것이 사랑인 것을. - P274

반복되는 일상에 자꾸 무뎌지고 낡아지는 것만 같은 날엔, 이렇다 할 준비하나 없더라도 함께 떠나자. - P275

손 편지만큼 애틋하고 다정한 선물이 있을까. 편지 속에서는 익숙함에 무뎌진 언어와 마음이 새것으로 거듭나기에,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종종 편지가 오고 가는 사랑은 결코 권태로워지지 않을 것이다. - P275

보자기로 감싸듯 사람을 전체적으로 안아주는, 거칠고 모난 부분까지 부족함 없이 덮어주는, 그런 넓고도 깊은 사랑에 빠져들고 싶다. - P276

사랑은 결코 ‘순수하므로‘가 아니라 ‘순수함으로‘ 자꾸 나아가게 되는 것이기에. - P280

‘엄마, 현명히 소비하려면 시간과 고민이 필요하잖아. 그게 나에겐 자원 낭비야. 그냥 생각 없이 쓰고 다른 일에 시간을 투자할래.‘ - P281

사람은 누군가가 자신의 말에 의지하며 의견을 구할 때 존재 가치를 인정받기 때문 - P282

‘기억을 완전히 잊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꼬리를 물어보다가, 여전히 날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누군가의 다정했던 선물을 보고 있자니 기억은 박멸할 수 없는 거구나 싶었다.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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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살면서 몸소 느꼈던 것들을 지면을 통해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는 단순한 말 몇마디가 아니라 핵심을 관통하는 화살처럼 나를 포함한 독자들의 마음속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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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별도로 밑줄치진 않았지만, 이어지는 글에서 저자가 어릴때 제도권 엘리트 축구를 하면서 겪었던 수많은 일들이 나온다. 엘리트 스포츠와 관련하여 지금도 간간이 불합리한 일들이 뉴스에 나오곤 하는데, 과거 저자가 어릴때는 그러한 일들이 지금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들을 수도없이 겪어왔던 저자가 기존의 제도권 엘리트 체육에 반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해보인다.

또한 이러한 숱한 과정들을 겪어왔던 저자였기에 은퇴 이후에 자기 자식들이 축구를 하겠다고 했을 때 기존의 시스템과는 다른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자신만의 축구철학을 녹여낸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다.

독자인 나는 분야를 막론하고 어떤 바람직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스템‘ 의 중요성에 대해 오늘 이 책 뿐만 아니라 예전에 읽었던 책인《룬샷》에서도 느낄 수 있었는데, 자기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확고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거기에 마땅히 투입해야 할 재료들을 아낌없이 투입한다면 성공이라는 것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게 아닐까 싶다. 다만, 이러한 성공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들과 거기서 얻은 깨달음을 통해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식을 낳았다고 다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고,
나이가 들었다고 다 어른이 되는 것도 아니다.
삶은 의외로 단순하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 답은 쉽게 나온다. - P46

"나는 내 삶을 살아야 해. 당신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뭐라고 떠들든 난 상관없어. 나에게는 아이들이 있어. 프로선수? 그건 다 옛날얘기야. 지금 내 상황은 이거고, 막노동판에서라도 벌어서 살아야 하는 게 지금의 나야." - P47

가장이라면 가족을 부양하는 것이 첫째 의무다. 비록 내 뼈가 부스러지더라도, 당장의 내 삶과 내 생활은 없더라도 내가 책임져야 할 것들을 먼저 돌봐야 한다. - P47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이리저리 함부로 걷지 마라.
내 발자국이 뒤에 오는 이들의 이정표가 될지 모르니.‘ - P48

산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은 죽음에 다가가는 일일 뿐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삶이 복잡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순해질 수밖에 없지요. - P49

분수에 맞게 살면 우리 인생에 그렇게 많은 것들이 필요치 않습니다. - P49

담박한 삶, 단순한 삶, 자유로운 삶.
이것이 제가 추구하는 행복한 삶입니다. - P49

새가 알을 깨고 나올 때 새는 혼자 껍데기를 깨고 나오는 게 아니다. 새끼 새가 여린 부리로 껍데기의 안쪽을 쪼다가 힘에 부치면, 바로 그 순간을 포착해 어미 새가 바깥에서 도와 껍데기를 같이 쪼아준다. 이렇게 하나의 알이 깨지는 데는 상호협력이 필요하다. 안과 밖에서 같이 쪼아야 한다. 서로 돕지 않으면 새로운 세상은 생겨나지 않는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줄탁동시啐啄同時‘라고 부른다. - P54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한 미국의 가수 밥 딜런은 ‘가치가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항상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평범한 노래 수백 곡이 버려진 뒤에야 훌륭한 노래 한 곡이 나온다는 것, 그만큼 긴 시간과 큰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 P55

사람 앞일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 P68

훈련만이 내 숨통을 틔워주었다. - P74

어차피 필요도 없는 돈이었다. 어차피 내 돈도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아쉬움은 찾아들지 않는다. 그때 당시 나는 돈보다 내 자유, 내 시간, 내 선택이 중요했다. 나는 내가 들어갈 고등학교를 내가 선택하고 싶었다. - P76

세상에 공짜는 없다. 돈이 가면 당연히 몸도 따라가야 한다. 돈을 받는 순간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그때도 이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었다. 나는 떳떳함을 택했다. - P76

관계란 서로 떳떳하고 깨끗한 게 좋다. 불필요한 것들이 오가며 관계 속에 챙기고 갚아야 할 군더더기를 만들 필요가 없다. 아이들 교육과 관련된 분야라면 특히 그러하다. - P76

내가 살아오면서 체험한 바로는 축구도 시대의 영향을 받는다. 사회가 경직되면 축구도 경직되고, 또한 사회가 민주적이면 축구도 민주적으로 바뀐다. - P78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발버둥치면 무언가가 생긴다는 것을, 삶은 가르쳐준다. - P79

나는 그저 내 삶을 내가 선택하고 싶었을 뿐이다. 내 삶의 길목 길목마다 어리숙하나마 내가 세운 가치관과 판단을 기준으로 선택하고 싶었을 뿐이다. 내 삶인데 왜 내가 선택하지 못하는가. 그 간단한 바람이 얼마나 이루기 어려운 일인지, 일찍이 알 수밖에 없었다. 참 지난하고 반복되는 삶의 가르침이었다. - P80

‘그러거나 말거나‘ - P82

어려서부터 몸에 나쁜 건 먹지도 않고 몸에 나쁜 일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축구를 위해 내 몸을 최적화하는 것이 그때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그뿐이었다. 본질에 집중하는 것. - P82

따질 건 따져야 직성이 풀렸고 할 소리는 해야 숨 쉬고 살 수 있는 성격이었다. 할 소리를 못 하면 내가 나 자신을 용납하지 못했다. - P84

어렸지만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면 하라는 대로 무조건 따르진 않았다. 배운 것과 다르거나 의문점이 생기면 물었고, 불합리해 보인다 싶으면 따져 물었다. 당돌했지만, 그래야 살아낼 수 있었다. - P85

그 시절 나는 삶의 배수진을 치고 살았다. 뒤로 물러나면 강물에 떨어져 죽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면 적에게 죽임을 당한다. 항상 긴박하게 살아야 했다. 단 하루라도 게으름을 피웠다간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 P88

삶의 중요한 결정들 앞에서 어린 나는 홀로 맞서야했지만 이 모든 과정 속에서 정신력 하나는 더 단단해졌다. - P88

내 삶의 기준과 가치관을 제대로 세워놓아야 휩쓸리지 않을 수 있었다. 한들한들 가을바람과 함께 흔들리는 갈대가 되고 싶진 않았다. - P88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가의 문제,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선택,
그런 건 내 삶에는 자리하지 않았다.
나 자신에게 좋은 것이 진짜 좋은 것이다. - P89

새벽에 일어나면 무조건 밖으로 나가 개인 운동을 했다. - P89

혼자 죽어라 운동만 하는 거다. 그때나 지금이나 ‘미친놈‘ 소리는 지겹도록 들었다. - P90

6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 훈련, 오후 훈련, 밤 훈련을 하며 살았다. - P90

누구나 고생하던 시절이 있기 마련 - P91

스스로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너, 지금 흘러가는 이 시간, 네 인생에서 다시는 안와"
그러면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 P93

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는 없다고 하지요.
강물은 쉼 없이 흘러갑니다.
지금 이 시간도 한번 흘러가면 두 번 다시 내 인생에서 찾아오지 않을 시간입니다.
이 생각을 하면 아무리 피곤해도 벌떡 일어나졌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 P93

"당장의 성적이 아닌 미래에 투자하라" - P95

"인생이란, 문틈 사이로 흰 말이 달려가는 모습을 보는 것처럼 순식간이다."

인생여백구과극人生如白駒過隙 《장자莊子》지북유편 知北遊篇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 생이 이처럼 덧없고 짧다. 마음속에 새기며 나 자신이, 혹은 누군가가 삶에 나태해지고 권태로움에 빠져 있을 때 꺼내어 다시 읊고 음미해보는 말이다. - P97

힘든 상황에서도 내겐 변하지 않는 게 하나 있었다. 생활 리듬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었다. - P98

사람이 살다 보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좋을 때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지나가지만, 상황이 나쁠 때는 정신을 못 차리고 방황하기 일쑤다. 이 방황이 길어지면 자신을 아예 찾지 못할수도 있다. 아무리 냉정하고 강인한 사람일지라도 느닷없이 닥치는 삶의 파도 앞에 휘청이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기 균형을 유지하려고 애써야 한다. - P98

삶의 역경과 고난을 이기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 첫 번째는, 머릿속으로 고민하기보다 우선 정직하게 몸의 리듬을 지키는 것이다. - P98

생활이 불규칙해지면 생각도 흐트러진다. 아무리 백수 빈털터리여도 늘 할 일은 있다. 누구에게나 자기가 해야 할 일은 항상 쌓여있다. 그때그때 일을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 P99

독일 속담에 ‘아침시간이 황금을 가져다준다‘는 말이 있다. 나는 중요한 일은 가능하면 오전에 다 처리한다. 일이 쌓여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하면 갈피를 잃고 말기에, 내가 처한 복잡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이 관건이다. 나한테 가장 중요한 ‘운동‘을 지금도 새벽 시간에 하는 건 그 이유 때문이다. 오후나 저녁 시간은 예상치 못한 약속이 생길 수도 있고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새벽 시간은 오로지 나만의 시간이다. 나만이 깨어 있고 나만이 존재한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이다. - P99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만 파악할 수 있다면 그 나머지는 모두 부차적이라는 걸 저절로 깨닫게 된다. 그렇게 해서 생기는 이득은 실로 막대하다. 그만큼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 - P99

삶을 허비하지 않음으로써 거기서 새끼 쳐 나오는 여유를 누리는 것. - P99

난 분명히 자유를 주었으나 무한정의 자유를 준 건 아니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을 방목했으나 방임하지는 않았다. 나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자유를 연료 삼아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저 자기 안에서 찾아낼 수 있도록 돕고 기다렸다. - P100

아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걸 최대한 지지하고 지원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건 생각지 않았다. - P100

2년간 실업 축구팀에서 경험한 트레이너 코치 생활 이후, 성인 축구판에서 일할 기회가 찾아와도 전혀 고려치 않았다. 나와 맞지 않는 일이었다. - P100

피치 위에서 나는 행복했지만, 항상 무언가 모자라고 답답했다. 자기 원망도 컸다. 나는 내가 했던 축구의 내용이 부끄러웠다. 유소년 축구 지도자의 꿈을 품게 되면서 우리가 그간 해왔던 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자각이 싹텄다. - P101

생각하면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그 시절 나의 고민을 대변하는 말이다. 생각을 해야 했다. - P101

나는 아이들에게 축구를 하라고 해보라고 말하지 않았다. 스스로 선택해도 끝까지 가기 어려운 길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아이들이 힘들다고 하기 싫다고 투정을 부릴 때면 나는 이 훈련은 너희가 가르쳐달라고 했기 때문에 시작된 일임을 매번 새롭게 각인시켰다. 난 분명히 경고했었다. 축구선수가 되는 일은 무지하게 힘들고 어려운 거라고, 잘 기억해보라고. 그러면 아이들은 일언반구 대응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 P102

축구가 더 이상 행복이 아니라면 아이들은 축구 곁을 떠날 것이고, 나는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도 해야 했다. 아이가 원하지 않는 일을 부모가 강요할 이유도 없고, 강요해서 될 일도 아니다. - P102

나는 측면 공격수로 뛰는 프로선수였지만 선수 한 명 제칠 발기술이나 개인기를 전혀 완성시키지 못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축구였고, 스피드 하나 믿고 덤볐던 축구였다. 기본기가 없었고 그래도 성적은 내야 했다. 죽기 살기로 뛰었고 몸은 금방 망가졌다. 그러니 답은 명확했다. - P102

‘나처럼 하면 안 된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만큼은 나와 정반대의 시스템을 갖추고 가르쳐야겠다고 결심했다.
이것이 내가 맨 처음에 정한 지도 철학이었다. - P102

한국 축구의 고질병이 과정은 생략하고 결과에만 집착하는 데서 생겨났다고 생각한다. 그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경로를 바꿔야 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이 무엇일지 날마다 새롭게 고민했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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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회성 곤충‘이라는 제목의 글로 시작한다. 본문을 통해 이타적인 곤충이라고 알려진 꿀벌, 개미 등이 왜 그러한 행동을 하는지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 또한 이 부분은 작년에 읽었던 《최재천의 곤충사회》 라는 책에서 봤던 내용과 상당부분 비슷해서 반갑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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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p.349에서 사기꾼이라는 것의 생물학적 정의를 만날 수 있었는데, 사람이든 어떤 다른 동물이든 관계없이 그 본질은 동일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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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을 바꿔서 11장에서는 ‘밈 - 새로운 복제자‘ 라는 제목의 글이 나온다. 여기서는 최근 많이 쓰이고 있는 단어인 ‘밈‘ 이라는 것의 어원에 대해 보다 상세히 알 수 있어서 유익했다. 대략적인 의미는 얼추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 의미를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었기에 좋았다.

일꾼이 행하는 자폭 행위와 다른 형태의 이타 행동 및 협동은 그들이 불임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놀랄 일이 아니다. - P330

보통 동물의 몸은 자식을 낳거나, 같은 유전자를 가진 다른 개체를 보호함으로써 유전자의 생존을 확보하도록 조종된다. 이 경우 다른 개체를 보호하기 위해 자살 행위를 하면 장래에 자식 생산을 못한다. 자살을 통한 자기희생이 거의 진화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 P330

그러나 일벌은 자식을 만들지 않는다. 일벌의 모든 노력은 자기 자식이 아닌 혈연자를 돌봄으로써 자신의 유전자를 보존하는 데 투자된다. 불임인 일벌 한 마리가 죽는 것은 그 유전자에게는 사소한 일에 불과하다. 나무의 유전자에게 가을에 나뭇잎 하나가 떨어지는 것이 사소한 것과 마찬가지다. - P331

사회성 곤충의 한 군락은 거대한 가족이며 모든 개체는 한 어미에서 유래하는 것이 보통이다. 일꾼은 스스로 번식하는 일이 거의 또는 전혀 없고 종종 분명한 계급 몇 개로 구별된다. - P331

사회성 곤충에서 개체들은 낳는 자와 키우는 자의 두 주요 계급으로 구분되어 있다. 낳기를 담당하는 자는 번식력 있는 암컷과 수컷이고 키우기를 맡는 자는 일꾼들이다. - P332

아마도 몸집이 큰 개체들은 먹이가 풍부할때 몸속에 변을 쌓아 두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먹이가 적어지면비상 식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변비에 걸린 식량 보급소라고 할 수도 있을것이다. - P571

지하실에서는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 P572

개미, 벌, 말벌 등을 포함하는 그룹을 벌목Hymenoptera이라고 한다. 이들은 매우 특이한 성 결정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흰개미는 벌목에 포함되지 않으며, 이 특이한 성 결정 양식도 가지지 않는다. - P333

어떤 암컷이 일꾼이 되느냐 여왕이 되느냐는 유전자가 아닌 어떻게 자랐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다시 말해서 암컷은 여왕을 만드는 유전자의 완전한 세트와 일꾼을 만드는 유전자의 완전한 세트(또는 일꾼, 병정 등 개개의 특수화된 계급을 만들어 내는 유전자의 완전한 세트)를 가지고 있다. 어느 세트의 ‘스위치가 켜질지‘는 그 암컷이 어떻게 양육되느냐, 특히 어떤 먹이를 받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 P334

가령 인간의 경우 한 남자에게서 유래하는 정자는 모두 다른 유전자 조성을 가지는데, 벌목 시스템에서는 한 마리의 수컷이 만드는 정자가 모두 똑같다. 벌목 곤충 수컷의 몸속 세포에는 두 세트가 아닌 한 세트의 유전자밖에 없다. 따라서 어느 정자도 유전자 세트에서 50퍼센트의 샘플이 아닌 100퍼센트를 받게 되고, 그리하여 수컷 한 마리가 만들어 내는 정자는 모두 같은 것이다. - P334

수컷은 유전자를 모두 어미에게서 받지만 어미는 아들에게 자기 유전자의 절반밖에 주지 않는다. 이와 같은 외견상의 패러독스에 대한 해답은 수컷이 보통 유전자 수의 절반만 갖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 P335

일꾼은 효율적인 자매 생산 기계로서 어미를 ‘사육‘할 가능성이 있다. 대리를 이용해 자매를 만들게 하는 유전자는 직접 자식을 만들게 하는 유전자보다 빠른 속도로 증식한다. 일꾼의 불임은 이렇게 해서 진화했다. 일꾼의 불임을 수반하는 ‘진정한 사회성‘이 벌목에서는 독립적으로 11번 이상 진화했고 나머지 동물계 전체에서는 단지 흰개미에서 한번 진화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 P336

유전자는 자기가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 P337

이형 접합이라는 것은 많은 유전적 좌위에서 두 유전자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획일적인 이형 접합체라는 것은 거의 모든 자손이 똑같은 이형 접합일 것임을 의미한다. 그 자손들은 형제자매와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할 것이나, 그와 동시에 모두 이형 접합체일 것이다. - P577

상대방이 죽을 때까지 싸우는 진정한 의미의 전쟁은 인간과 사회성 곤충에서만 볼 수 있다. - P339

개체 각각은 자기의 유전자만 신경 쓸 뿐이다. - P342

수렵-채집 생활보다 정착해서 먹이를 양식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사회성 곤충은 인간보다 훨씬 옛날에 알아냈다. - P343

버섯은 개미의 위보다 잎을 분해하는 효율이 높으므로, - P344

진딧물은 식물의 즙을 빨아들이는 데 고도로 특수화된 곤충이다. 이들은 소화시킬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즙을 빨아낸다. 또한 영양가를 조금만 흡수하고 나머지 액체는 분비한다. 당분을 많이 포함한 ‘단물‘이 꽁지에서 계속 만들어지는데, 자기 체중보다 많은 양의 단물을 매시간 분비할 때도 있다. 단물은 마치 비처럼 땅으로 떨어진다.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하느님이 주신 양식 ‘만나‘가 실은 이단물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 P344

다른 종의 개체와 상호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를 ‘상리 공생相利共生‘ 또는 ‘공생‘이라고 한다. 다른 종의 개체는 서로 다른 ‘기능‘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때로는 서로 큰 이익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이와 같은 근본적 비대칭성으로 인해 진화적으로 안정한 상호 협력 전략이 얻어질 수도 있다. - P345

진딧물은 식물의 즙을 빨아내기에 적합한 구기口器를 가지고 있으나 이와 같은 구기가 자기 방어에는 별로 적합하지 못하다. 한편 개미는 식물의 즙을 빨아내기에는 서툴지만 싸움에는 유리하다. 따라서 진딧물을 사육하고 돌보는 유전자는 개미의 유전자 풀 내에서 퍼지게 됐고, 개미와 협력하는 유전자는 진딧물의 유전자 풀 내에서 퍼지게 되었을 것이다. - P345

상리 공생 관계는 동식물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예컨대 지의류는 언뜻 보면 하나의 개체 식물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균류와 녹조류의 친밀한 공생적 결합체다. 어느 쪽도 다른 쪽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이들의 결합이 좀 더 친밀했다면 지의류가 두 생물의 결합체라고는 도저히 판별해 내지 못했을 것이다. - P346

우리의 세포 하나하나 속에는 미토콘드리아라고 불리는 작은 기관이 들어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화학 공장이다. 만일 미토콘드리아를 잃으면 우리는 즉사하고 말 것이다. - P346

미토콘드리아의 기원이 진화의 아주 초기단계에서 우리와 비슷한 세포와 힘을 합친 공생 박테리아일 것이라는 논의가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비슷한 가설이 우리의 세포 속에 있는 다른 미세 기관에 대해서도 제시되었다. - P346

추측건대 우리의 유전자 하나하나가 공생 단위체라는 보다 과격한 생각이 언젠가는 받아들여질 것이다. 우리는 공생하는 유전자들의 거대한 집합체인 것이다. - P346

바이러스는 우리의 몸과 같은 ‘유전자 집합체‘에서 이탈된 유전자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단백질 옷을 입은 순수한 DNA(또는 이와 유사한 다른 자기 복제 분자) 이다. 이들은 예외 없이 기생적 존재다. - P346

공생이란 말은 다른 종의 개체 간 상호 관계에 쓰이는 것이 대부분이다. - P347

일반적으로 두 개체가 각각 투입량 이상의 이익을 그 관계에서 얻을 수 있다면 상호 이익의 협력 관계는 진화할 것이다. 이것은 같은 무리에 속한 하이에나 개체 간에 대해 말할 때나, 개미와 진딧물, 꿀벌과 꽃 등 동떨어진 별개의 생물 간에 대해서 말할 때나 마찬가지다. - P347

이익의 제공과 이에 대한 보답 사이에 시간적 차이가 있을 때에는 문제가 생긴다. 왜냐하면 이익을 먼저 받은 개체가 상대를 속이고 자기가 보답할 차례가 와도 보답하지 않는 유혹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 P348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에 대해 우리는 ‘조심하라‘고 배웠다. - P349

유전자는 선견지명이 없다. - P349

지연된 호혜적 이타주의는 서로를 개체로서 식별하고 또 기억할 수 있는 종에서 가능하다 - P349

사기꾼이란 다른 개체의 이타적 행위의 이익은 받아들이지만, 상대에게 보답하지 않거나 보답을 충분히 하지 않는 개체를 말한다. - P349

청소어의 상리 공생 ...(중략)... 작은 어류와 새우류를 포함해서 약 50종이 대형 어류의 체표면에 붙어 있는 기생충을 먹으면서 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대형 어류에게는 깨끗해진다는 분명한 이익이 있고, 청소어는 먹이를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즉 이 관계는 상리 공생이다. 많은 경우 대형 어류가 입을 크게 벌리면 청소어가 입 속에 들어가 이를 쪼아 청소한 뒤 아가미를 청소하면서 아가미 틈으로 나온다. - P354

인간에게는 오래도록 기억하는 능력과 개체 식별 능력이 잘 발달되어 있다. 따라서 호혜적 이타주의는 인간의 진화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으리라 기대할 수 있다. - P355

트리버스는 우리의 심리적 특징 (질투, 죄책감, 감사하는 마음, 동정 등)이 좀 더 사기를 잘 치거나, 사기꾼을 잘 알아차리거나, 남이 자기를 사기꾼이라 생각하지 않도록 좀 더 잘 처신하는 능력에 대한 자연선택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 P355

인간의 비대한 대뇌와 수학적으로 사고하는 성향이 더 교활하게 사기를 치거나 남의 사기를 좀 더 잘 간파하기 위한 메커니즘으로 진화했을 가능성도 있다. - P356

돈은 지연된 호혜적 이타주의의 공식적인 징표다. - P356

인간의 특이성은 대개 ‘문화‘라고 하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 P359

문화적 전달은 유전적 전달과 유사하다. 기본적으로는 유전적 전달이 더 보수적이지만 일종의 진화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유사하다는 것이다. - P359

언어는 유전자가 아닌 수단에 의해 ‘진화‘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게다가 그 속도는 유전적 진화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 P359

"새로운 노래는 음 고저의 변화, 같은 음절의 추가, 음절의 탈락 또는 다른 노래의 부분 편입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탄생한다. (..) 새로운 노래는 갑자기 출현했는데, 그 후 몇 년에 걸쳐 안정된 형태로 유지됐다. 또한 몇 개의 예에서 변이형의 노래가 새로운 형식 그대로 어린 초보자에게 정확히 전달되어 그 결과 다른 그룹과 식별되는, 같은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의 그룹이 생겨났다."
젠킨스는 새로운 노래의 출현을 ‘문화적 돌연변이‘라고 표현한다. - P360

문화적 진화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 주는 것은 우리 인간이라는 종이다. 언어는 많은 예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의복과 음식의 유행, 의식과 관습, 예술과 건축, 기술과 공학 등 이들 모두는 역사를 통하여 마치 속도가 매우 빠른 유전적 진화와 같은 양식으로 진화하는데, 물론 실제로는 유전적 진화와 전혀 관계가 없다. 그러나 유전적 진화에서와 같이 그 변화는 진보적이다. - P361

유전적 진화도 안정된 정체 기간 사이사이 갑작스러운 변화가 일어나면서 진행되는 것일지 모른다. - P361

현대인의 진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전자만이 진화의 기초라는 입장을 버려야만 된다는 사실 - P362

도대체 유전자는 무엇이 그리 특별할까? 그 해답은 이들이 복제자라는 데 있다. 물리학의 법칙은 우리가 이를 수 있는 전 우주에 적용된다고 생각되고 있다. 생물학에도 이에 상응하는 보편타당성을 가지는 원리가 있는 것일까? - P363

물론 나는 그 답을 모른다. 그러나 만약 내기를 해야 한다면 나는 하나의 근본 원리에 돈을 걸 것이다. 바로 모든 생명체가 자기 복제를 하는 실체의 생존율 차이에 의해 진화한다는 법칙이다. 우리의 행성 지구에서 자기 복제를 하는 실체로 가장 그 수가 많은 것은 유전자, 즉 DNA 분자다. 어떤 다른 것이 그 실체가 될 수도 있을지 모른다. 가령 그와 같은 것이 존재하고 다른 여러 조건이 충족된다면, 이것이 진화 과정에 기초가 될 것은 거의 필연적이다. - P363

새로이 등장한 수프는 인간의 문화라는 수프다. 새로이 등장한 자기복제자에게도 이름이 필요한데, 그 이름으로는 문화 전달의 단위 또는 모방의 단위라는 개념을 담고 있는 명사가 적당할 것이다. 이에 알맞은 그리스어 어근으로부터 ‘미멤mimeme‘이라는 말을 만들 수 있는데, 내가 원하는 것은 ‘진gene(유전자)‘이라는 단어와 발음이 유사한 단음절의 단어다. 그러기 위해서 위의 단어를 밈meme으로 줄이고자하는데, 이를 고전학자들이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위안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 단어가 ‘기억memory‘, 또는 프랑스어 ‘meme‘라는 단어와 관련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 단어의 모음은 ‘크림 cream‘의 모음과 같이 발음해야 한다. - P364

밈의 예에는 곡조, 사상, 표어, 의복의 유행, 단지 만드는 법, 아치 건조법 등이 있다. 유전자가 유전자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 정자나 난자를 운반자로 하여 이 몸에서 저 몸으로 뛰어다니는 것과 같이 밈도 밈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에는 넓은 의미로 모방이라 할 수있는 과정을 거쳐 뇌에서 뇌로 건너 다닌다. - P364

어떤 과학자가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대해 듣거나 읽거나 하면 그는 이를 동료나 학생에게 전달할 것이다. 그는 논문이나 강연에서도 그것을 언급할 것이다. 이 아이디어가 인기를 얻게 되면 이 뇌에서 저 뇌로 퍼져 가면서 그 수가 늘어난다고 말할 수 있다. - P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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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이기도 한 ‘이기적 유전자‘는 각각의 생존 기계 속에 들어가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기 마련인데, 이것은 부모-자식간의 관계에서도 예외가 없음을 오늘 읽은 본문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각각의 생존 기계 속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 또한 천차만별이기에 이기적 유전자는 자신의 생존을 위한 선택을 상황에 맞게 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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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서 9장 ‘암수의 전쟁‘ 이라는 챕터에서는 정자와 난자의 특징 및 각각의 성격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여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이기적 유전자‘ 가 생존하기 위한 전략이 인간의 생각과도 닮은 점이 참으로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그도 그럴것이 인간이라는 생존 기계를 구성하는 단위가 유전자이기 때문이다.

자식의 체내에 있는 유전자는 부모를 압도하는 능력을 갖도록 선택될 것이며, 부모의 체내에 있는 유전자는 자식을 압도하는 능력을 갖도록 선택될 것이다. 같은 유전자가 자식의 몸과 부모의 몸을 차례로 점령한다는 사실에 하등의 모순은 없다. 유전자는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택되며, 쓸 수 있는 기회를 죄다 이용하려고 할 것이다. - P272

유전자가 자식의 체내에 있을 때 이용할 수 있는 기회는 부모의 체내에 있을 때 이용할 수 있는 기회와는 다를 것이다. 따라서 유전자의 최적 방책은 그것이 자리 잡고 있는 몸의 두 단계에 따라 다를 것이다. - P273

물론 모든 자식에게 똑같이 먹이를 분배할 수도 있겠지만, 이상적인 상태에서라면 먹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식에게 조금 더 많이 주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 P274

내가 "자식은 사기나 (...) 거짓, 속임수, 착취 (…) 등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는 식으로 말할때 나는 ‘~리가 없다‘는 말을 어떤 특수한 의미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종류의 행동이 윤리적으로 합당하다거나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그와 같이 행동하는 자식이 자연선택에서 유리한 경향이 있으며, 그 때문에 야생 동물을 관찰할 때 가족내에서 사기 행위와 이기적 행위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하는 것뿐이다. - P276

"자식은 속이는 행위를 할 것이다"라는 표현의 진의는 자식에게 사기 행위를 하게 하는 경향을 가진 유전자가 유전자 풀 속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 논의에서 인간의 윤리에 대한 교훈을 도출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자식들에게 이타주의를 가르쳐 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자식들의 생물학적 본성에 이타주의가 심어져 있다고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 P276

유전자의 50퍼센트를 공유하는 부모 자식 사이에도 이해의 대립이 있는데 하물며 혈연관계가 아닌 배우자, 즉 짝 사이의 다툼은 얼마나 격렬하겠는가? 이들 간 공통 관심사라고는 같은 자식에 대해 똑같이 50퍼센트의 유전자를 투자한다는 것뿐이다. - P279

아비와 어미가 자식에게 투자한 50퍼센트의 유전자는 서로 다르고 둘은 모두 자기 투자분의 복지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서로 협력해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양쪽 모두에게 어느 정도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만일 한쪽이 자식들 각각에 대해 공평한 할당량보다 적게 주고 도망칠 수 있다면 그(도킨스는 이를 남성으로 지칭하고 있다-옮긴이)는 유리할 것이다. 왜냐하면 남는 자원으로 다른 짝을 얻어 새로운 새끼를 낳음으로써 자기 유전자를 보다 많이 퍼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짝은 상대에게 더 많은 투자를 강요하면서 서로를 착취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 P279

동식물을 통틀어 수컷을 수컷, 암컷을 암컷이라고 명명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한 가지 기본적인 특징은, 수컷의 생식 세포(즉 배우자配偶子, gamete)는 암컷에 비해 매우 작고 그 수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동식물 어느 것을 취급할 때도 마찬가지다. - P280

곰팡이와 같은 몇몇 원시적인 생물에서는 일종의 유성생식을 볼 수는 있지만 암수가 존재하지는 않는다. 동형 배우자 접합isogamy으로 알려진 이 체계에서는 개체를 암수로 구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어느 개체도 다른 개체와 교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자와 난자라는 두 종류의 배우자는 볼 수 없고, 모든 생식 세포는 같으며 동형 배우자isogamete라고 불린다. 그리고 감수 분열로 만들어진 동형 배우자의 융합에 의해 새로운 개체가 만들어진다. - P281

동형 배우자가 융합할 경우, 새로운 개체에 기여하는 두 배우자의 유전자 수가 같으면 물론 두 배우자가 기여하는 양분의 양도 같다. 정자와 난자의 경우도 유전자에 대한 기여도는 같다. 그러나 양분의 양에서는 난자의 기여도가 정자를 훨씬 능가한다. 실제로 정자의 기여는 전혀 없고 정자는 유전자를 가급적 빨리 난자로 운반하는 데 주력한다. 따라서 임신 시점에서 수컷이 자식에 대해 투자한 자원량은 공평한 분량, 즉 50퍼센트보다 훨씬 적다. - P281

개개의 정자는 아주 작으므로 수컷은 매일 수백만 개의 정자를 만들 수 있다. 이것은 수컷이 잠재적으로 여러 마리의 암컷을 이용하여 단기간 내에 많은 수의 새끼를 만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개개의 배胚가 어미로부터 충분한 양분을 받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 때문에 암컷이 만들 수 있는 자식의 수에는 한계가 있는 반면에 수컷이 만들 수 있는 자식의 수에는 사실상 한계가 없다. 수컷의 암컷 착취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 P281

초기의 차이는 무작위로 생겨날 수 있을 정도로 작아도 된다. 어쨌든 두 성性의 초기 상태가 정확히 동일할 수는 없을 것이다. - P550

처음에는 두 성이 아무리 동등하더라도 결국 반대이면서 상호 보완하는 생식 기법에 특수화된 두 성으로 갈라질 것 - P551

성 결정 염색체는 정자에 있다. 수컷이 만드는 정자의 반은 딸을 만드는 X정자이고 나머지 반은 아들을 만드는 Y정자다. 둘 다 외양은 같다. 다만 하나의 염색체만이 다를 뿐이다. - P284

개체가 자식의 성별을 말 그대로 ‘선택‘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유전자가 한쪽 성별의 자식을 가지는 경향을 나타내도록 작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 P285

실제로 암컷의 수가 수컷을 압도할 만큼 시계추가 멀리 움직일 수는 없다. 성비가 불균등해지는 순간 아들 생산에 대한 압력이 시계추를 반대로 밀어내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들 딸을 같은 수로 낳는 전략은, 이 전략에서 벗어나는 유전자는 손해를 입게 된다는 의미에서 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이다. - P286

평균적인 유전자는 수많은 세대를 거쳐 오면서 그 시간의 약 반을 수컷의 몸, 나머지 반을 암컷의 몸속에서 지낸 셈이 된다. - P287

유전자 효과 중에는 한쪽의 성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있는데, 이를 ‘한성 sex-limited 유전자 효과‘라고 한다. - P287

실제로 하나의 몸은 이기적 유전자들에 의해 맹목적으로 프로그램된 기계다. - P288

암컷은 크고 영양소가 풍부한 난자의 형태로 처음부터 수컷보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수태할 때부터 이미 어느 자식에 대해서건 아비보다 더 깊은 ‘정성‘을 쏟는다. 자식이 죽을 경우 어미는 아비보다 더 많은 것을 잃는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장래에 새로운 자식을 죽은 자식과 같은 단계까지 키우려면 어미는 아비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 P288

암컷은 처음뿐만 아니라 자식의 생장 전 기간에 걸쳐서 수컷 이상의 투자를 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예컨대 포유류의 경우 자기 체내에서 태아를 키우는 것도 암컷이고, 태어난 자식에게 젖을 만들어 먹이는 것도 암컷이며, 자식의 양육과 보호의 부담을 지는 것도 암컷이다. 암컷이란 착취당하는 성이며, 착취의 근본적인 진화적 근거는 난자가 정자보다 크다는 데 있다. - P289

자연선택은 새로운 암컷을 취한 직후 잠재적인 의붓자식을 모두 죽여 버리는 수컷을 선호할 것이다. 이것이 소위 브루스 효과Bruce effect에 대한 설명이다. 이 효과는 쥐에서 알려진 것으로, 수컷이 분비하는 어떤 화학 물질을 임신 중의 암컷이 맡으면 유산하게 된다는 것이다. 암컷은 이전 배우자의 것과는 다른 냄새를 맡았을 때에만 유산하게 된다. 수컷 쥐는 이 방법으로 잠재적인 의붓자식을 죽이고 새로운 암컷이 자신의 성적 접근에 응할 수 있도록 한다. - P290

짝이 암컷을 착취하는 정도를 줄이기 위해 암컷이 선수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암컷에게는 강력한 수단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교미를 거부하는 것이다. 암컷은 판매자의 시장에서 수요의 대상이다. 이는 암컷이 크고 영양소가 풍부한 난자라는 지참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P293

교미에 성공한 수컷은 자식을 위한 귀중한 영양 공급원을 얻는다. 교미 전의 암컷이라면 잠재적으로 유리한 흥정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러나 일단 교미가 끝나면 흥정은 끝난다. 암컷의 난자가 이미 수컷에게 제공됐기 때문이다. - P293

비록 이미 그 프로젝트에 많은 투자를 했다고 할지라도 투자를 중지하고 그 계획을 포기하는 것이 장래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면 즉시 그렇게 해야만 한다. - P295

성 간의 전쟁은 포식과 관계가 깊다. - P554

암수의 행동은 달처럼 주기적으로 변화하며, 날씨처럼 변덕스럽다. - P554

암수 누구든 적절한 안정 비율에서 벗어나면 변화를 일으킨 성에 불이익을 가져온다. 그 변화는 이성 전략의 상대 비율을 변화시키며 이로 인해 변이를 일으킨 개체는 불리해진다. 이 때문에 ESS는 유지될 것이다. - P299

수컷 중에는 분명히 남보다 좋은 유전자를 많이 가진 개체가 있을 것이며, 이 좋은 유전자는 딸과 아들의 생존 가능성에 도움을 줄 것이다. 외관상의 단서로 암컷이 어떻게든 수컷이 지닌 좋은 유전자를 탐지할 수 있다면, 암컷은 자기 유전자에 아비의 양질 유전자를 결합시켜 자기 유전자를 유리하게 할 수 있다. - P305

암컷이 찾고 있는 목표 중 하나는 생존 능력의 증거다. - P306

수명 그 자체가 왕성한 생식력의 증명이 될 수는 없다. 장수하는 수컷은 반대로 번식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존해 왔는지도 모른다. - P306

다윈주의의 선택은 선택이 작용할 수 있는 유전적 변이가 충분히 있을 때에만 작용할 수 있다. - P555

물리적 환경에 대한 적응과 비교해 볼 때 질병 저항성에 대한 적응에는 뭔가 다른 점이 있다 - P557

질병은 매우 강력한 재앙이므로 암컷이 잠재적인 짝에서 그 저항성을 알아차릴 수 있는 모종의 능력을 갖는다면 이는 암컷에게 매우 이로울 것이다. 진단을 잘하는 의사처럼 행동하여 가장 건강한 수컷만을 짝으로 선택하는 암컷은 자손에게 건강한 유전자를 얻어 주는 셈이다. - P557

한 종류의 점액종 바이러스에 대해 저항성을 나타내는 유전자는 즉각적인 돌연변이로 만들어지는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에는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유행병의 무한한 주기를 통해 계속된다. 기생 동물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암컷들도 건강한 짝을 찾는 부단한 노력을 그만둘 수 없다. - P558

새에서 흔히 질병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설사다. - P559

인간의 발기는 순전히 혈압 때문에 생긴다. - P560

발기 실패는 당뇨나 일종의 신경계 질환 초기임을 알리는 경고 신호로 알려져 있다. 더 흔하게는 우울, 걱정, 스트레스, 과로, 자신감 상실 등의 심리학적 요인에 기인한다. - P560

감수해야 하는 위험보다 광고 효과가 더 크다면 군침을 흘리는 포식자 무리 앞에서 재주를 넘는 동물도 있을 것이다. 바로 그것이 위험하기 때문에 과시 효과를 갖는 것이다. - P569

자연선택이 끝도 없는 위험을 선호하지는 않을 것이다. 과시가 그야말로 무모해지는 시점부터는 불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 P569

위험하거나 대가가 많이 따르는 쇼는 우리 눈에 무모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알 바는 아니다. 자연선택만이 판단할 권리를 갖기 때문이다. - P569

동물계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번식 체계, 예를 들면 일부일처제, 난혼, 하렘 등은 모두 암수사이 이해 대립의 관점으로 설명될 수 있다. 암수 누구나 자신의 생애 동안 총 번식 성적이 최대화되기를 ‘바란다‘. - P312

효율적인 생존 기계는 대립하는 선택압 간의 타협의 산물로 생각될 수 있다. - P313

인간의 생활양식이 유전자보다는 문화에 의해 주로 결정됨 - P317

사회성 곤충의 고찰 없이는 동물의 이타적 행동에 대해 완전히 살펴보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 P321

만일 동물이 무리를 지어 산다면 그들 유전자는 그들이 투입한 것보다 더 큰 이익을 얻는다고 볼 수 있다. - P321

집단생활의 이점으로 가장 많이 제안되는 것은 포식자에게 먹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 P322

케이비cave라는 말은 ‘조심하라‘는 의미의 라틴어에서 온 말로, 학생들이 선생님이 가까이 온다는 것을 급우에게 알리는 데 아직도 쓰인다. 이 이론은 위험에 처했을 때 덤불 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가만히 있는, 위장 색의 깃털을 가진 새들의 행동을 설명하는 데 적당하다. - P326

소개하고 싶은 또 하나의 이론은 ‘대열을 이탈하지 마라‘이다. 이 이론은 포식자가 접근하면 나무 위로 날아가 버리는 새에게 적합하다. - P326

꿀벌온 고도의 사회성을 가진 곤충이다. 이 외에도 말벌, 개미, 그리고 흰개미 등이 사회성 곤충으로 알려져 있다. -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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