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조지 오웰 산문선 열린책들 세계문학 256
조지 오웰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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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동물농장, 버마시절의 작가인 조지 오웰이라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았는지 궁금하신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오웰이 직접 겪었던 각종 에피소드들을 읽으면서 비록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부분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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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가 만들어 놓은 규칙에 무작정 순응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을 조니 헤일과의 싸움 이야기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약자가 느끼기에 불합리하다는 판단이 서면 약자가 다른 규칙을 만들 권리가 있는 것이다. 이것은 생존 본능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본능은 이성보다 위에 있다고 다른 책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이야기에도 비슷하게 적용되는 느낌이다. 이성은 자아를 제어하고 통제하려 하지만 본능은 그러한 이성을 초월하여 행동한다는 말은 어쩌면 불변의 진리일지도 모른다.

올바른 특성을 갖고 싶지 않거나 바른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저 그럴 수가 없었다. 옳은 것과 가능한 것은 절대 일치하지 않는 듯했다. - P873

약하고, 추하고, 겁 많고, 냄새 나고, 어떤 방법으로도 정당화할 수없는 존재조차 살기를 원하고, 자기 나름대로 행복하기를 원한다. 나는 기존 가치관을 뒤엎거나 성공한 사람이 될 수 없지만, 나의 실패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최대한 활용할 수는 있었다. 내 분수를 넘지 않으면서 그러한 상황에 맞춰 살아남으려고 노력할 수는 있었다.
살아남는 것, 적어도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은 범죄나 마찬가지였다. 이는 스스로 인식하는 규칙을 어긴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 P876

그러나 내가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은, 헤일이 나에게 정식으로 싸움을 걸었지만 진짜로 공격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사실 헤일은 한방 맞은 이후 두 번 다시 나를 괴롭히지 않았다. 나는 20년이 지난 후에야 이 사실의 의미를 깨달았다. 그 당시에는 강자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약자가 겪는 도덕적 딜레마 ㅡ 규칙을 어기거나 죽거나 ㅡ 밖에 보지 못했다. 이런 경우, 약자가 다른 규칙을 만들 권리가 있음을 깨닫지 못했다. 설령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들 그것을 확인해 줄 사람이 주변에 없었기 때문이다. - P881

일고 여덟 살부터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진정한 감정을 어른에게 드러내지 않는 듯하다. - P897

어른이 흉해 보이는 한 가지 이유는, 아이는 보통 위를 올려다보는데 그렇게 봤을 때 제일 잘생겨 보이는 얼굴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이는 본인이 어리고 깨끗하기 때문에 피부와 치아와 안색에 대한 기준이 더없이 높다. - P899

<오로지 바보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서> 더 이상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 코끼리를 원하지도 않으면서 쏴야 했던 어처구니없는 경험을 통해서<백인이 독재자로 변할 때 그가 파괴하는 것은 자신의 자유밖에 없음>을, 독재는 피지배자뿐 아니라 지배자까지 파괴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P918

통렬하고 정확한 비판이야말로 사랑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 P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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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의 작품을 읽으면서 저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일부분이나마 알아가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다. 물론 간혹가다가 너무 예전에 있었던 흔치 않은 시대적 배경(제1,2차 세계대전)에 관한 이야기들은 솔직히 좀 난해한 부분도 있긴 하다. 본인의 배경지식이 부족한 탓이라 생각한다. 이런 역사적인 배경들은 좀 더 배경지식이 쌓이고 나서 다시 한 번 읽어보는게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래도 1984, 동물농장, 버마시절 같은 오웰의 작품을 읽고 나서 이 산문선을 접하다 보니 그나마 용어자체에 대한 낯섦은 좀 덜 한 것 같다.

우리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때 현재의 힘보다는 미래에 가질 수 있는 힘을 기준으로 결정한다. - P645

히틀러는 패배를 <받아들이면>한 나라의 영혼이 파괴된다고 말했다. 허튼소리처럼 들리지만 엄밀히 말해서 사실이다. - P650

보통 저렴한 판형으로 책을 내는 인기 작가의 작품을 전부 읽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 P670

세인트시프리언스는 매년 우승을 거두는 전통이 있었는데,  그럴 만도 했다. 우리는 첫 회부터 모든 대회의 기출문제로 주입식 벼락치기 공부를 했고, 출제할 만한 문제가 무한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 P780

나는 과연 고전 교육이 체벌없이 성공한 적이 있는지, 또는 성공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아이들도 체벌의 효험을 믿었다. - P786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가난하지만 <똑똑한>아이들이었다. 말하자면 우리의 뇌는 샘보가 투자한 금광이었으므로 이윤을 짜내야 했다. 나는 샘보와 나의 금전적 관계가 어떤 종류의 것인지 파악하기 훨씬전부터 내 처지가 대부분의 아이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다. - P788

이러한 일들이 열 살이나 열두 살짜리에게 끼치는 영향을 이해하려면, 아이는 균형이나 개연성에 대한 감각이 거의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아이는 자기중심적이고 반항적일지도 모르지만, 스스로의 판단을 확신할 만큼 축적된 경험이 없다. 대체로 아이는 들은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주변 어른들의 지식과 힘을 기상천외하게 믿어 버린다.  - P801

물론 이제는 샘보의 입장에서 내가 괜찮은 투기  대상이었음을 이해한다. 그는 나에게 돈을 투자했고,  명성이라는 형태로 돌려받으려 했다. 내가 전도유망한  아이들이 가끔 그러듯 <엇나가> 버렸다면 샘보는 곧장 나를 쫓아냈을 것이다. - P804

그러나 학교가 본래 상업적 투기라는 사실을 아이가 깨닫기는 힘들다. 아이는 학교가 교육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교장이 학생을 훈육하는 것은 그 학생을 위해서거나 괴롭히는게 좋아서라고 믿는다. - P805

집은 완벽함과 거리가 먼 곳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두려움이 아니라 사랑이 지배하는 곳,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가 없는 곳이었다.  - P827

나는 사람이 자기 의지와 다르게 잘못을 저지를 수 있음을 일찌감치 배웠고, 자신이 무슨짓을 했는지, 그것이 왜 잘못인지도 알지 못한 채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는 사실도 곧 알게 되었다. - P837

강자가 약자를 끊임없이 이기는 것이 바로  학교생활의 패턴이었다. 이기는 것이 미덕이었다. 미덕은 다른 사람보다 크고, 힘세고, 잘생기고,
돈 많고, 인기 많고, 우아하고, 비양심적인 것이었다. 즉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고, 괴롭히고, 고통스럽게 만들고, 바보처럼 만들고, 모든 면에서 그들을 앞서는 것이 미덕이었다. - P869

삶은 위계였고,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옳았다. 강자는 이기는 것이 당연하면서 실제로도 항상 이겼고, 약자는 지는 것이 당연하면서 항상, 언제까지나 졌다. - P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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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 사례를 통해 뻔한 이야기라도 어떻게 구성하고 풀어내는가에 따라 사람들의 기억에 착 달라붙는 스토리가 될지 말지가 결정된다는 저자의 말에 굉장히 공감이 갔다.

전문가들은 스스로 전문가처럼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잊어버린다. 마치 영어를 더 천천히 말하기만  하면 상대방이 알아 들으리라고 생각하는 미국인  관광객처럼 말이다.

만일 『이솝 우화』가 ‘현명한 이솝의 유용한 충
고‘와 같은 형식이었더라면 예를 들어
"실패했을 때에도 멍텅구리처럼 굴지는 마라"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더라면 당신이 읽어볼 기회도 없이 벌써 옛날옛적에 사라져버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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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현재 그들이 지닌 도식을 정면으로 무너뜨리는 것이다.

잘된 글들이 모두 추리소설처럼 시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들은 상식과 어긋나는 놀라운 일을 묘사한 다음, 그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며 독자들을 유도하고 있었다.

치알디니는 이런 추리소설 방식을 자신의 수업에도 활용하기 시작했다. 효과는 신속하고 명백했다. 그는 수업을 시작할 때 수수께끼를 제시하고 강의 내내 이따금 그 의문을 상기시켰으며 마지막이 되어서야 해답을 알려주었다.

치알디니는 추리소설 기법을 활용하는 교수법의 최대 장점은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과학을 공부하는 과정과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점." 이라고 말한다.

즉, 추리소설 기법을 이용함으로써 교사들은 그날그날의 주제에 대해 학생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과학자와 같은 논리적 사고방식을 고무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로웬스타인에 따르면 사람들에게 우리의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설득하는 숨은 비결은 그들이 알지 못하는 특정 지식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들의 지식에 공백이 존재함을 알려주는 질문이나 수수께끼를 던져라. 누군가가 그들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는 암시를 던져라.

프레젠테이션의 목적은 ‘요약‘이 아니다. 상대방에게 궁금증을 일게 하고, 그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을 알려주는 과정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잡아매고 싶다면 호기심의 공백 이론을 최대한 이용하라. 미스터리라는 양념을 조금만 친다면 흥미를 더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은가? 그렇다면 배경 지식을 제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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