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 뼈있는 문장들이 종종 보여서 좋았다.
적당히 해서는 화근을 남길 뿐.이건 이미 서용호를 상대하며 뼈저리게 느꼈다. 나는 그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번은 확실히 손을 쓸 생각이다.
"세상에 처음부터 진심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어디 있니? 다, 저마다의 이해관계가 있고, 그렇게 어울리다가 진짜 마음을 트는 거지."
"하지만 기술이 혁신적이라고 마냥 잘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사람이라는 동물은 자신의 실패를 타인의 탓으로 돌리려는 습성이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버블은 언젠간 꺼지게 마련이다.
즉, 이번 극비 프로젝트는 영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보를 채가는 놈들에게 뿌린 함정이었다.어떤 놈이 이번 떡밥을 물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회사는 기둥이 뽑힐 정도의 타격을 입게 될 거다.
"용재야. 기업가란 세상의 지탄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 조금의 이익이라도 얻을 기회가 있다면 그곳이 시궁창 속이라 해도 몸을 들이밀어야 하는 법이다."
너무 의욕이 앞서나가면 일을 그르칠수도 있는 법이다.
"우리는 선택의 고민이니 뭐니 하는 심오한 것을 원치 않습니다. 게임의 목적은 오직 재미입니다."
직원의 부모님을 챙겨드리는 것.쓸데없는 짓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은근히 애사심을 솟게 만드는 방법이다.실제로 회사에서 직원 가족을 챙길수록 이직률이 내려간다는 통계도 있었다.
오늘 읽은 부분에서는 게임 사업에서 수익을 내고자 하는 회사와 PC방 업주들 간의 협상과정 속에서 협상전략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협상은 이렇게 하는 거다‘ 라는 것을 주인공인 서우진이 제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어느 사업이든 단기간에 성과가 날 수는 없는 법이다.
한국에서 수출은 마법의 단어였다.무슨 사업이든 간에 일단 수출로 외화를 벌어들인다고 하면, 산업의 역군이나 애국자 같은 수식어를 붙이며 추켜 세워주기 바빴다. 특히 지금처럼 나라가 외환으로 큰 위기를 겪은 직후라면 두말할 것도 없었다.
솔직히 평일엔 기본 밤 11시까지 일하는데 주말까지 출근시키면 사람이 어떻게 버텨. 기계가 아닌 인간이면 최소한의 휴식은 보장해 줘야지.그러나 이런 기본적인 부분도 지켜주는 회사가 드물다는 게 이 시대의 현실이었다.
내가 원래 한곳에 몰두하면 주변을 못보곤 한다.
캐주얼 게임 유저에겐 정액제 가격이 높고 낮고는 문제가 아니다. 단지, 게임에 돈을 낸다는 것 자체가 장벽이었던 셈이다.
"뒤따라 들어가서는 상대를 이길 수없습니다. 더군다나 체급 차이가 날 땐 더더욱 그렇죠.""그럼 어떻게 하시려고요?""상대가 방심했을 때 치고 들어가야죠."
불과 2년 전만 해도, 내가 부탁해서 간신히 블리쟈드 본사를 방문했었는데,이젠 역으로 초청받는 상황이 될 줄이야.
게임은 예술이 아니다. 그렇다고 단순한 상품도 아니다. 예술과 상품, 그 사이에 있는 무언가. 그것이 우리가 즐기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쉽게 내줄 생각은 없었다. 그럼 고마운 걸 모르는 법이거든.
격안관화(隔岸觀火). 적의 위기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기다리라는 뜻이다.
"대표님, 현재 코리아 서버에서 매월 발생하는 매출만 24억입니다. 그 돈을 포기하면서까지 무료 체험을 진행해야할 이유가 있을까요?""물고기를 낚으려면 미끼를 아까워해선 안 됩니다."
하지만 당장 100억의 투자로 미래에 그 곱절의 이득을 취할 방법이 보인다면, 그 누가 투자를 마다하겠는가.
"그래 봤자입니다. 그것들이 제 살 깎아 먹는 무료 정책을 언제까지 펼칠 수 있겠습니까? 필시 얼마 못 가서 백기를 들고 같이 따라올 수밖에 없습니다."그때가 되면 지금 덱슨이 먹고 있는 욕보다 배는 많은 욕을 V&V소프트가 먹게 될 거다. 원래 착한 척하다가 뒤통수치는 놈들이 더 얄미운 법이니까.
굳이 내가 가볼 필요까진 없지만......그래도 가서 얼굴이라도 비춰주는 게 낫겠지. 고생하는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떳떳하니까 그럴 수 있던 겁니다. 제가 사기를 치려고 했다면 진짜 덜덜 떨었을지도 모르죠."
그래서 나는 꼼수를 쓰기로 했다.140원으로 책정하려던 요금을 200원으로 올려서 출시하고, 이후에 선심 쓰듯 다시 내리기로 말이다.일종의 기만책이나 다름없었지만 서로 손해 본 것이 없고, 기분도 좋게 헤어졌으니 된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앞서 제안하셨던 아시아 서버 안정화까지 90원 프로모션을 넣는것은 좀...... 뭐라고 할까. 너무 파격적인것 같습니다.""그건 선심 쓰는 척만 해준 겁니다. 크게 손해 보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오늘 읽은 부분에서는 주인공 서우진이 일본 게임쇼를 참관하며 일본의 유명 게임업체와 콜라보를 하는 스토리가 나오는데, 한국에서만 사업을 하기에는 뭔가 아쉬웠는지 세계시장을 목표로 해외로 진출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의견은 다양하게 많을수록 좋은 겁니다."
이슈란, 또 다른 이슈가 터지면 거품처럼 사그라지는 법이니까.
우연한 기회가 되어 읽기 시작했는데 계속 읽다보니 어느새 완결 10권까지 다 읽게 되었다. 한번 시작을 했으면 웬만하면 끝을 보려는 스타일인지라 중간에 놓지 않고 읽을 수 있었던듯 하다. 또한 저자께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써주셨다고 느껴서인지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읽었다. 나는 원래 판타지라는 장르를 즐겨 읽던 사람이 아니어서 어떤 느낌인가 맛이나 좀 보자고 하며 읽었는데 완독을 하고나니 나름의 뿌듯함도 느꼈다. 이와 더불어 왜 사람들이 판타지 소설을 손에 붙들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었다. 특유의 몰입감과 더불어 다음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니 본능적으로 읽게 되는거 같았다. 잡설은 이정도로 하고 스토리에 대해 대략적으로 적어본다.우리나라(한국)에 한 농사꾼이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꿈을 꾸게 되고 꿈 속에서 중국의 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세계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농사꾼이 들어간 세계속에서 이 사람은 위속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포의 부하로 살아간다. 여기서 위속은 지략가 스타일로 나와서 여포가 하는 전쟁에서 각종 계책을 내놓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근데 이 계책을 내놓는 방식이 너무나도 비현실적이다. (만약에 현실적이었으면 판타지가 아니었겠지.) 위속은 보름달이 뜬 날 밤에 핸드폰을 보면서 꿈나라로 떠난다. 이 꿈나라에서 '무릉도원'이라는 삼국지 커뮤니티에 접속해서 네티즌들이 올린 글들을 참조하여 여포군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미리 알아낸뒤 꿈을 깨고 다시 돌아와 여포에게 계책을 내놓는다. 여포군은 위속이 내놓은 계책대로 움직여서 하는 전투마다 모조리 승리를 거둔다. 위속에게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상대편 인물들은 위속을 신과같은 존재라고 생각할 정도다. 각 권별로 크고 작은 전투들이 있지만 각 권마다 전반적인 레파토리는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 참고로 책 제목이 '업어 키운 여포' 인 것도 여포군이 위속의 계책에 기반하여 전쟁에서 승승장구하다보니 말그대로 위속이 여포를 업어 키웠다는 의미로 지어진듯 하다. 판타지니까 가능한 것이었겠지만 읽으면서 기존 삼국지에서는 같은 편이 아니었던 인물들이 여포군에 합류하여 원소와 조조를 대적하는 그림이 나오는게 흥미로웠다. 한 예로 위속이 제갈량을 제자로 두고, 원래 원술 밑에 있던 주유를 굴복시켜 자신의 편으로 만든뒤 여포군을 위해 일하게 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신선하게 느껴졌다. (제갈량과 주유 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또한 기존 삼국지를 읽어보셨던 분들이라면 읽으면서 어떤 사건이나 전투를 어디선가 본거 같은데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이 '업어 키운 여포' 에서는 실제 삼국지와 비슷하면서도 살짝 다르게 스토리가 전개 되는 모습이 종종 나온다. 이를 통해 기존의 삼국지와 '업어 키운 여포' 를 자연스럽게 비교해보며 읽어가는 재미도 있을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기존 삼국지를 읽어봤던게 이 판타지 소설을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되었다. 이외에도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를 통해 인간관계나 심리적인 부분들 또는 각종 사건들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교훈들을 중간중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이야기 중간중간에 간혹 너무 유치하다싶을 정도로 나왔던 농담들이 있었는데 좋게보면 재미를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별하나는 뺐다.전반적으로 부담없이 즐겁게 읽었다는 느낌을 마지막으로 남기며 후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