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심 - 돈이 자존심인 시대, 당신의 자본을 극대화하라!
김수영(김부투) 지음 / 경이로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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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한 마인드 세팅과 함께 부동산 투자에 관한 기초지식들을 배울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부동산 관련 데이터들을 어떻게 분석하고 해석하는지 적용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부동산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정보원들을 새롭게 알게 되어 유익했다. 부동산 초보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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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저자가 제시한 징검다리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소액 부동산 투자시 단순히 투자금 이외에도 따져봐야 할 조건들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시작한다. 일단 입지에 대한 정보를 참고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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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 중에서 개인적으로 와닿게 느껴졌던 것은 ‘편견을 버려야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p.264)‘ 는 말이었다. 이 책에서 언급한 부동산 투자도 그렇고 다른 어떤 일도 마찬가지다. 내가 기존에 갖고 있는 편견이나 고정관념에 얽매여 좌절하거나 낙심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말이다. 물론 자신의 주변 상황이나 여건이 여러모로 안 좋을 수도 있겠지만 그 속에서도 기회를 찾다보면 분명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또다른 좋은 기회를 발견할 수도 있는 것이다. 고개를 돌려 내가 가진 시야를 조금이라도 더 넓혀 나가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

오늘 본문의 막판에는 주택 투자에 관한 설명 외에도 저자가 비교적 최근에 많이 하고 있다는 비주택(건물, 상가 등)에 투자하는 이야기도 소개된다. 여기서 자세한 얘기를 다 할 수는 없지만, 실제 사례를 통해 저자가 어떤 식으로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고 어떻게 수익을 올리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배울 수 있었다.

저자는 본문에서 종종 부동산은 이론보다 실전이 중요하다는 논조로 얘기하고 있는데 책에 나온 뼈대가 되는 전략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부동산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 날이 하루 속히 오길 기대해본다.

어떤 물건을 살 때 오직 수중에 있는 금액에만 맞추어서 물건을 사려고 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다. - P250

특히 집을 살 때는 보유한 투자금 외에도 꼼꼼히 따져봐야 할 조건들이 있다. ...(중략)... 바로 입지에 대한 정보다. 여러분이 투자한 매물에 향후 직접 거주하든, 아니면 전세를 주고 세를 놓든 간에 공통으로 고려해야 할 좋은 입지의 조건은 다음의 다섯 가지다. 우선순위대로 정리했으니 부동산 투자 시에 참고하기 바란다. - P251

1) 일자리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은 일을 해야 한다. 다들 돈을 벌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한다. 즉, 돈벌이가 기본인 시대다. 그래서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해당 매물의 직주근접성職住近接性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 P251

거주하는 집과 직장이 가까울수록 입지가 좋은 부동산이다. 또한 좋은 일자리가 풍부한 지역일수록 수요 역시 많다는 것은 기본상식이다. - P251

2) 교통

만약 거주하는 집과 직장 사이에 거리가 좀 있다면 교통이 좋아야 한다. 서울을 예로 들면 좋은 직장이 몰려 있는 강남, 여의도, 종로까지 얼마나 빠르게 갈 수 있느냐가 집값의 서열화를 만들어낸다. 거미줄처럼 촘촘한 서울 시내 전철을 한 번도 갈아타지 않고 집에서 40~50분 안에 직장에 닿는 교통 인프라를 갖춘 곳이 좋은 입지의 두 번째 조건이다. - P251

3) 학군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자녀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학군도 고려해야 한다. 자녀의 좋은 학군을 위해서 직주근접성을 우선순위에서 뒤로 미루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산업화 시대에 진입한 후로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해 세계 10위권 국가에 진입한 대한민국의 기초는 교육이었다. 이런 교육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더 강조될 것이다. 즉, 사람들은 명문 중고등학교, 학원 등이 밀집한 지역을 거주 지역으로 선호하기 마련이다. - P252

4) 인프라

아무리 잘 지어진 신축 아파트라도 주변의 인프라가 아무것도 없으면 당연히 거주지로서의 매력이 떨어진다. 인간이 누리는 삶의 질이나 만족은 ‘소비‘ 행위에서 나올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한적한 전원주택 생활을 꿈꾸며 시골로 내려갔다가 편의시설의 부재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도심으로 돌아오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결국 좋은 입지 조건을 따질 때는 삶을 누리고 즐기는 데 용이한 편의시설 인프라의 유무도 고려 대상이다. - P252

5) 자연환경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앞에서 말한 네 가지 조건을 다 갖추었더라도 사람들은 주거지를 고려할 때 보통 강이나 호수, 푸른 산 등 자연을 조망하는 입지까지 고려한다. 서울 강북구의 14개 구 가운데서도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 ‘광진구‘의 부동산 가격이 타 지역보다 비싼 이유도 한강이라는 자연환경 덕분이다. 삶에 특별한 가치를 제공하는 자연환경이 있는 것이 좋은 입지의 다섯 번째 조건이다. - P253

올바른 투자자라면 항상 상황에 맞추어서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어디에서든지 활로를 찾아내야 한다. - P258

경매는 매입(낙찰) 즉시 돈을 벌고 시작하는 부동산 투자법이다.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의 입찰가를 내가 직접 결정하기 때문이다. 원하는 입찰가에 낙찰받지 못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은 후에 다른 매물을 노리면 된다. 혹여라도 실제로 낙찰받으면 바로 그 순간부터 수익이 생긴다. 이후 미래의 시세 상승분은 덤이다. - P261

시야를 넓히고 여러 면을 고려해서 적극적으로 부동산 경매에 도전해보기를 바란다. 게다가 지방마다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각양각색이므로 제대로 경매 방법을 익힌다면 지방 부동산 시장에 투자할 때도 잘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추후 서울 아파트에 진입하는 데도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P261

인구수가 20만 명이 안 된다는 것은 수요에 한계가 있다는 뜻이기에 가격의 상승 폭이 낮거나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 P263

어떤 일이든 그렇겠지만 특히 부동산 투자에서도 편견을 버려야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법이다. - P264

시세와 입주량(공급량)은 반비례 - P265

부동산 투자자 입장에서 이처럼 공급이 많은 지역과 시기를 미리 분석해서 파악할 수 있다면 투자 시 큰 손실을 막을 수 있다. - P265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높은 가격이 곧 좋은 가치를 의미한다. - P267

어느 지역이든지 해당 지역의 1급지 랜드마크 아파트들이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을 이끄는 리딩 아파트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 P267

지방 도시의 공통적인 특징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지방 도시는 대개 집을 살 때 고려할 좋은 입지조건(일자리, 교통, 학군, 인프라 등)이 특정한 지역에 몰려 있다. 당연히 이런 곳은 부동산 가격이 비싸다. - P268

필자는 하락장에서 경매를 통해 부동산을 매입하는 부동산 투자방법을 선호한다. 하락장에서는 입찰 경쟁이 덜해서 부동산 매물을 훨씬 더 싸게 낙찰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P269

경매가 아니라 일반 매매방식만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절대 떨어지는 칼날을 맨손으로 나서서 잡을 필요는 없다. 가격이 바닥을 다지고 하락폭이 주춤하는 현상이 나타날 때 해당 지역 1급지 리딩 아파트에 투자하면 된다. 그게 아니라면 아예 매매 그래프가 반등하는 것을 확인하고 2급지 이하의 아파트를 적극적으로 노려보는 것도 좋다. - P270

인구수가 많다는 것은 탄탄한 수요가 뒷받침한다는 뜻이다. - P270

계약금, 즉 해당 부동산 가격의 10% - P271

투자 진입 타이밍이 늦으면 늦을수록 매매가와 전세가의 갭이 더 벌어지므로 투자금은 더 들어가고 투자 리스크는 점점 더 커지는 법이다. - P272

지방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장기 투자가 무조건 정답은 아니다. 지방 중소도시나 소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아무리 오른다 한들, 광역시나 수도권의 가격을 역전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목표했던 수익을 냈다면 과감히 엑시트(매도)하는 자세 또한 중요하다. 부동산 시장은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시장에 속해 있기에 계속 상승세만 타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 P275

꼬마빌딩 투자는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에 대응하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또한 개인적으로 건물(꼬마빌딩) 투자는 다른 부동산과 달리 내 성을 지은 것 같은 묘한 쾌감을 주기도 한다. - P276

게다가 건물 투자는 임대 수익과 시세 차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면에서도 꽤 매력적인 투자다. 나아가 실거주용도나 사옥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어쩌면 세마리 토끼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내 소유의 건물이라는 사실에서 나오는 든든한 안정감 또한 이루 말할 수 없다. - P276

<건물 신축 또는 리모델링 시 해야 할 업무리스트>

순서정리

1.용적률, 건폐율, 용도지역 등 건물 투자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 익히기

2.부동산 중개인을 통해서 마음에 드는 매물찾기

3.가격협상 과정에서 심리전 발휘(갖고 싶은 마음과 포기하는 마음 사이에서 마인드 컨트롤하기, 실행 시의 결단력 등)

4.정확한 가용자금 파악, 가용 가능한 네트워크 총동원해서 좋은 대출 상품선정 및 대출

5.계약금, 중도금, 잔금 일정 등이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명확한 타임라인 구성 및 자금계획 구체화

6.건축(설계) 사무소와의 미팅(수차례), 설계도면 완성

7.인허가 관련 문제 해결

8.시공사 섭외 및 도급계약 체결

9.공사 진행 상황 수시로 체크

10.민원 문제 조율

11.공사지연 및 추가 공사비 지출에 대한 대비 및 문제해결

12.마무리 공사꼼꼼히 챙기기

13.사용 승인, 준공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문제 해결

14.공사 잔금 및 건물 준공완료

15.임차인 세팅, 수익 실현 극대화 작업 - P277

부동산 투자자로서 건물주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용적률과 건폐율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 P278

용적률이란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의 연면적 비율‘을 말한다. 연면적은 지하를 제외한 지상 건축물의 전체 면적이다. 용적률의 본질은 ‘건물을 어느 정도 높이까지 올릴 수 있느냐이다. 건물이란 것은 내가 짓고 싶다고 해서 함부로 원하는 높이까지 마음대로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P278

용적률 계산식을 간단히 설명하면 ‘지하를 제외한 지상 건축물의 전체 면적(지상 3층 건물일 경우 1, 2, 3층의 면적을 합한 면적)/대지면적‘이다. 예를 들어서 땅이 100평이고 그 위로 건물을 200평까지 지을 수 있다면, 이때의 용적률은 200%가 된다.

지하를 제외한 지상 건축물의 전체 면적/대지 면적 = 용적률 - P278

건폐율은 ‘대지 면적에 대한 바닥 면적의 비율‘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토지 위에 건물이 차지하고 있는 면적이며, 대략적인 계산식은 ‘바닥 면적/대지 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100평짜리 토지 위에 50평짜리 건물이 들어섰다면 건폐율은 50%다. - P279

건폐율은 대개 60%를 상한으로 제한하는데, 건물 간의 적정 간격을 유지함으로써 도시의 과밀화를 막기 위한 것이다. 모든 건물이 빈틈없이 빼곡하게 붙어 있다면 당연히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기에 이런 제한이 있다. - P279

부동산 투자 시에 해당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신축하려는 투자자라면 용적률과 건폐율에 대한 기본 개념부터 알아야만 해당 건물을 리모델링할지, 또는 멸실滅失하고 신축할 것인지에 대해서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무조건 멸실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 P279

건물 투자의 핵심은 훌륭한 입지 선택, 적극적인 레버리지 활용, 리모델링과 신축 등을 통한 물건 가치 극대화 등이다. 건물 투자는 확실히 일반 아파트 투자와는 다른 매력이 존재한다. - P281

필자는 부동산에 투자할 때 투자 기간을 오래 설정해서 가져갈 매물과 가볍게 짧게 가져갈 매물을 철저히 구분해서 서로 다른 방법으로 접근한다. 아울러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도 수익형과 차익형의 조화 등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올바른 균형을 갖추는 것을 중요시한다. - P281

투자 지역의 다변화, 물건 종류의 다변화, 매입 방법의 다변화를 추구한다면 쉴 새 없이 살아 움직이는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 언제든지 활로를 찾을 수 있다. - P282

재차 강조하건대 부자의 길로 가기 위해서 부동산 투자에 도전하는 투자자라면 부동산 시장을 보는 눈부터 키워야 한다. 물고기를 얻으려 하지 말고 낚시법을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투자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시야를 전국으로 넓혀가면서 꾸준히 공부해야 성공하는 투자자로 남는다. - P282

공부하지 않고 무작정 이루어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 P282

끊임없이 자본심을 키우고 부자의 길에 도전할 여러분을 응원한다. - P283

돈이 곧 자존심인 시대에서는 돈을 추구하는 마음을 갖추는 것이 부자가 되는 출발점입니다. - P285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본을 쌓아가려는 마음, 자본에 대한 나만의 당당한 자부심이 곧 자본심입니다. - P285

자본심을 갖추었다면 투자를 주저하지 마십시오. 마침내 나를 부자로 만들어줄 투자 기회를 찾기 위해서 늘 미리 준비하고 공부하십시오. - P285

인생은 생각만으로는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당장 용기 내어 행동하는 사람에게 삶의 질적인 변화가 일어납니다.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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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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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정형화된 전문가들의 시각에 얽매이는 경우들이 많은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책이다. 또한 저자만의 독특한 이력은 독자들이 보다 새로운 시각에서 예술작품을 볼 수 있도록 돕는다. 개인적으로는 처음보는 다양한 작품들과 그 배경 스토리들을 찍먹(?)해볼 수 있어서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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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이 책의 거의 막바지다. 저자는 빈센트 반 고흐에 관한 글로 내용을 시작한다. 여기 별도로 밑줄치진 않았지만 고흐가 일행들의 발걸음을 늦추게 하는 종류의 관람객이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어지는 내용들을 보면서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또한 예술에 재능이 있는 사람은 확실히 일반인들과는 행동거지 하나부터가 다르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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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p.322중반 부터 p.323까지는 저자가 메트에서 10년간 경비원으로 근무하면서 느꼈던 것에 기반하여 독자들을 비롯한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를 나누는 부분이 나온다. 어떤 느낌으로 어떻게 작품들을 감상하는 게 좋은지, 예술품에 대한 기존의 배경지식에 덧붙여 자신만의 독창적인 관점을 가져볼 것이라든지, 그리고 자기 삶에 원동력이 될 만한 작품을 찾아보라든지 등 앞선 본문에서 저자가 보여줬던 모습들에 기반하여 독자들에게 예술품을 온전히 감상하기 위한 노하우들을 빠짐없이 전해준다.

물론 저자의 메시지에 나온 방법만이 예술품을 감상하는 유일한 정답이라고 단정지을수야 없겠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이 세상에서 예술품을 깊이있게 감상할 수 있는 어떤 하나의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본다면 분명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한 장소에 있으면서 그곳에 있는 작품들을 관찰한 사람의 메시지이기에 좀 더 신뢰가 가는 것은 비단 나만의 느낌은 아닐 듯하다.

<유대인 신부The Jewish Bride> (물감을 일부러 두껍게 발라 옷의 주름이나 표면의 광택을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임파스토impasto‘ 기법이 잘 드러난 그림, 고흐의 작품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다) - P314

"믿을 수 있겠어? 진심에서 하는 말인데 여기, 이 그림 앞에서 말라빠진 빵 조각이나 먹으면서 2주일 정도 앉아 있을 수만 있으면 내 명을 10년은 단축해도 좋을 것 같아." - P315

빈센트의 <붓꽃>을 보고 있자면 가난과 자신을 괴롭히는 상념들에서 벗어나 그 생기 넘치는 단순함 속에서 영원히 살고 싶은 화가의 염원이 느껴진다. 그러나 몸을 돌려 우리 앞에 놓인 것을 직면해야 하는 시간은 오고야 만다. - P315

빈센트의 이야기가 슬픈 것은 그가 삶을 살아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보다 운이 좋다는 사실에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이 감사하다. 내 이야기는 행복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P315

케세라 세라 Quesera, sera (무엇이 되든지, 될 것이다.) - P316

미술관 경비원으로서 수행한 마지막 임무는 바로 맨 처음 미술관에 갔을 때 배운 일이었다. 20여 년 전, 어머니는 톰 형과 미아와 나를 시카고 미술관에 데리고 가서 각자 제일 마음에 드는 작품 하나씩을 고르기 전에는 전시실을 떠나지 못하게 했다. 그렇기에 메트에서 10년을 일했는데 내가 어떤 작품을 제일 좋아하는지 모르는 채 떠날 수는 없는 일이다. - P317

앞으로 나아가는 데 시금석이 되어줄 작품들. 옛 거장 전시관에서 내가 제일 필요로 하는 그림은 15세기 이탈리아 수사 프라 안젤리코Fra Angelico의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라는 결론을 내린다. - P317

이 그림을 좋아하는 이유는 부분적으로 내가 가진 편견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오래된 작품이 좋다. 단단한 나무판 위에 입혀진 템페라의 느낌도, 자디잘게 금이 간 금박 아래로 붉은 진흙 베이스가 살짝 얼굴을 내미는 것도 좋다. 옛 기독교 예술품과 거기에 깃든 빛을 발할 정도로 선명한 슬픔이 좋다. 너무도 고통스럽지만 이 그림이 톰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 - P319

예수의 몸은 태풍에 요동치는 배의 돛대에 못 박힌 것처럼 보인다. 그를 중심으로 나머지 세상이 흔들리며 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우아하면서도 부서진 몸은 뻔한 사실을 다시 상기시킨다.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 고통 속의 용기는 아름답다는 것, 상실은 사랑과 탄식을 자극한다는 사실 말이다. 그림의 이런 부분은 성스러운 기능을 수행해서 우리가 이미 밀접하게 알고 있으면서도 불가해한 것에 가닿게 해준다. - P319

안젤리코 수사가 묘사한 것은 예수의 몸뿐만이 아니다. 그는 십자가의 발치에 뒤죽박죽으로 모여 있는 구경꾼 한 무리를 상상했다. 옷을 잘 갖춰 입은 사람, 말을 타고 있는 사람 등등 꽤 많은 구경꾼들의 얼굴에는 놀라우리만치 다양한 반응과 감정들이 떠올라 있다. 침통해하는 사람들, 호기심을 느끼는 사람들, 지루해하는 사람들, 심지어 다른 곳에 신경이 팔려 있는 사람들도 있다. 옛 거장들의 그림에서 자주 보이는 리얼리즘이다. - P319

W. H. 오든의 시 「뮤제 데 보자르Musee des Beaux Arts(미술관)」에도 나와 있듯 "끔찍한 순교"가 벌어지는 와중에도 "어떤 사람들은 음식을 먹고, 창문을 열고, 별생각 없이 그 옆을 걸어간다." - P319

아무리 중차대한 순간이라 하더라도 아무리 기저에 깔린 신비로움이 숭고하다 할지라도 복잡한 세상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돌아간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야 하고, 삶은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 P320

내 앞에 펼쳐진 삶에서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필요한 경우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다른 이들도 나를 위해 그렇게 해줄 것이라는 게 나의 희망이다. - P320

이제 형은 세상에 없다. 나는 그 상실을 느낀다. 형은 그림에서 성모 마리아를 돌보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린 채 몸을 굽히고 있는, 칭찬받아 마땅한 현실적인 사람들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는 지금도 형의 초상화, 티치아노가 그린 듯한 밝고, 솔직한 형의 얼굴이 선명하게 살아 있고, 그 모습에서 나는 위안을 찾는다. 이 그림이라면 확실히 내가 메트 바깥으로 품고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P320

수수께끼 같은 미소를 짓고 있는 <모나리자>는 세상에 한점밖에 없을지 모르지만 어디를 가나 바라볼 가치가 있는 얼굴들은 많이 있다. - P322

인색하고 못난 생각은 문밖에 두고 아름다움을 모아둔 저장고 속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작고 하찮은 먼지 조각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즐기십시오. - P322

가능하면 미술관이 조용한 아침에 오세요. 그리고 처음에는 아무하고도, 심지어 경비원들하고도 말을 하지 마세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면 눈을 크게 뜨고 끈기를 가지고 전체적인 존재감과 완전함뿐 아니라 상세한 디테일을 발견할 만한 시간을 스스로에게 허락하세요. 감각되는 것들을 묘사할 말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거기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어쩌면 그 침묵과 정적 속에서 범상치 않은 것 혹은 예상치 못했던 것을 경험하는 행운을 누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 P323

예술품의 제작자, 문화, 의도된 의미에 관해 알아낼 수 있는 건 모두 알아내세요. 그것은 보통 우리 자신을 겸손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어느 시점이 되면 방침을 바꿔 자신의 의견을 내세워보고 싶은 마음이 들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우리와 다름없이 오류투성이인 다른 인간들이 어떻게 해석했는지를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메트입니다. - P323

여러분은 예술이 제기하는 가장 거대한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피력할 자격이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도 자기 생각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에 기대어 용감한 생각, 탐색하는 생각, 고통스러운 생각, 혹은 바보같을 수도 있는 생각들을 해보십시오. 그것은 맞는 답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늘 사용하는 인간의 정신과 마음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 P323

메트에서 애정하는 작품이 어떤 것인지, 배울 점이 있는 작품은 무엇인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연료가 될 작품은 또 어느 것인지 살핀 다음 무엇인가를 품고 바깥세상으로 나아가십시오. 그렇게 품고 나간 것은 기존의 생각에 쉽게 들어맞지 않고 살아가는 동안 계속 마음에 남아 당신을 조금 변화시킬 것입니다. - P323

많은 경우 예술은 우리가 세상이 그대로 멈춰 섰으면 하는 순간에서 비롯한다. 너무도 아름답거나, 진실되거나, 장엄하거나, 슬픈 나머지 삶을 계속하면서는 그냥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순간 말이다. 예술가들은 그 덧없는 순간들을 기록해서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이도록 한다. 그들은 우리로 하여금 어떤 것들은 덧없이 흘러가버리지 않고 세대를 거듭하도록 계속 아름답고, 진실되고, 장엄하고, 슬프고, 기쁜 것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믿게 해준다. 그리고 이곳 메트에 유화물감으로 그려지고, 대리석에 새겨지고, 퀼트로 바느질된 그 증거물들이 있다. - P324

세상이 이토록 형형색색으로 화려하고 충만하며, 그런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며,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들을 정성을 다해 만들려는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사실이 신비롭다. - P324

예술은 평범한 것과 신비로움 양쪽 모두에 관한 것이어서 우리에게 뻔한 것들, 간과하고 지나간 것들을 돌아보도록 일깨워준다. 예술이 있는 곳에서 보낼 수 있었던 모든 시간에 고마운 마음이다. 나는 다시 이곳에 돌아올 것이다. - P325

때때로 삶은 단순함과 정적만으로 이루어져 있을 때도 있다. 빛을 발하는 예술품들 사이에서 방심하지 않고 모든 것을 살피는 경비원의 삶처럼 말이다. 그러나 삶은 군말 없이 살아가면서 고군분투하고, 성장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것이기도 하다. - P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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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가 되어 읽게 되었다. 어떤 내용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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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내가 느낀 대략적인 내용과 느낌만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저자는 인터넷이나 SNS 상의 활동들에 젖어있는 생활을 하다가 어느 날 기존의 가상 공간에서의 활동이 차단된 환경인 프로빈스타운이라는 곳에 가서 지내게 되는데, 이를 통해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가상 공간의 생활에 젖어 있었는지를 자각하게 된다.

추가로 단지 자각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가상 공간에 젖어있던 기존의 생활과 프로빈스타운에서의 생활을 비교하면서 각 생활의 장단점을 비교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이러한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독자인 내 모습은 어떠한지를 잠시나마 타산지석 삼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혹시 저자가 본문에서 자각하는 것들을 망각하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이미 이 책을 읽어봤거나 혹은 추후에 이 책을 읽어볼 사람들이 내가 오늘 읽은 p.45, p.46 부분을 읽어본다면 내가 지금 무슨 얘기를 하는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굳이 본문을 읽을 것도 없이 내가 위에 쓴 얘기만으로도 이야기의 핵심과 맥락을 눈치채신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2010년대를 전후로 하여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각종 SNS의 발달은 우리 삶의 행동 패턴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게 분명하다. 물론 이로 인한 장점들도 분명 있겠지만, 부작용도 결코 무시할 수 없을만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 이 책을 완독한 것은 아니기에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는 조심스럽지만 아마도 내가 예상하는 어떤 맥락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스마트폰과 SNS에 깊숙이 젖어든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서 향후 균형잡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위한 방안을 모색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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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정보량의 급속한 증가가 집중력과 주의력을 감소시켰다는 얘기를 볼 수 있었다. 이 얘기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이 생긴 시점을 기준으로 어느 한 사람이 접할 수 있는 정보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음을 자각할 수 있었다. 이는 물론 정보를 보다 쉽고 폭넓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겠지만,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처럼 접할 수 있는 정보량이 차고 넘치다보니 우리 인간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집중력이나 주의력이 과거에 비해 점점 짧아진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오늘 읽은 본문에서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던 장면은 포스팅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 밑줄친 마크 저커버그의 사진에 관한 내용이었다. SNS나 최첨단 기기 등을 도구삼아 대다수의 사회구성원들을 그것에 종속시킨다는 내용의 사진이었는데, 이러한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그런 것들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깨어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집중력과 주의력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블루라군은 눈이 내릴 때조차 따뜻한 목욕물의 온도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거대하고 한없이 잔잔한 호수다. - P17

개인 차원에서 산만함으로 가득 찬 삶은 훼손된 삶이라는것이다. 집중하지 못하면 이루고 싶은 일들을 이룰 수 없다. - P24

오리건 대학의 마이클 포스너 Michael Posner 교수가 실시한 한 연구는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다가 방해를 받을 경우 전과 같은 집중 상태로 돌아오는 데 평균 23분이 걸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P24

"어떤 영역에서든, 인생의 어떤 맥락에서든 중요한 일을 하고 싶다면 적절한 대상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무언가를 해내기란 몹시 어려워요." - P25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커다란 양동이에 가득 담긴 진흙을 앞 유리창에 끼얹었다고 상상해보자. 그 순간 사이드미러를 부수거나, 방향을 놓치거나, 목적지에 늦게 도착하는 등의 여러 문제를 겪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문제를 걱정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앞 유리창을 깨끗하게 닦는 것이다. 그러기 전까지는 자신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없다. 우리는 장기적인 목표를 성취하려고 노력하기 전에 먼저 우리의 집중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P25

집중력이 떨어지면 문제 해결 능력도 저하된다 - P25

커다란 문제를 해결하려면 많은 사람이 장기간에 걸쳐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진짜 문제를 파악해 공상과 구분하고, 해결책을 떠올리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만큼 긴 시간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시민의 능력을 요구한다. 그러한 능력을 잃어버린다면 온전히 기능하는 사회를 만들 능력을 잃게 된다. 집중력의 위기가 1930년대 이후 가장 심각한 민주주의의 위기와 동시에 발생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P26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단순한 권위주의적 해결책에 쉽게 이끌리고, 그러한 해결책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 P26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면 그것을 바꾸기 시작할 수 있다. - P26

"우리가 직면한 모든 문제를 바꿀 수는 없지만, 문제에 직면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바꿀수 없다." - P26

완벽한 증거를 기다리면 영원히 기다리기만 하게 될 것이다. - P27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훌륭한 정보를 근거로 최선을 다해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 P27

친구들에게 ‘와이어드wired‘라는 단어의 이중적 의미를 설명했다. 이 단어는 미친 듯이 흥분한 정신 상태를 뜻하기도 하고, 온라인 접속을 뜻하기도 한다. 이 쌍둥이 정의는 내게 연결된 것처럼 보였다. 나는 ‘와이어드‘한 상태에 질렸다. 머리를 깨끗이 비워야 했다. - P29

우리는 자신이 노출되는 정보량의 엄청난 팽창과 정보가 들이닥치는 속도를 아무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착각이다. - P32

스페인의 작가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José Ortega y Gasset가 한 말이 떠올랐다. "준비될 때까지 삶을 미룰 수는 없다. 삶은 우리의 코앞에서 발사된다." 스스로에게 말했다. 지금 하지 않으면 영원히 못 해. 그러면 죽기 직전에 인스타그램에서 ‘하트‘를 몇 개 받았는지 쳐다보며 누워 있게 될 거야. - P36

몇 년 전에 파괴적 습관을 고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가 ‘사전약속pre-commitment‘이라는 것임을 사회과학자들에게서 배웠다. 사전 약속은 가장 오래된 인류 이야기 중 하나인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도 등장한다. - P36

이야기의 주인공인 오디세우스가 이 유혹적인 여성과 싸워 이기는 방법을 알아냈다. 배가 세이렌이 사는 바다에 접근하기 전에 선원들에게 자기 손발을 돛대에 단단히 묶어두게 한 것이다. 오디세우스는 움직일 수 없었다. 세이렌의 노래를 들었을 때 아무리 간절히 바다로 뛰어들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 - P37

현재에 존재하는 나, 바로 지금의 나는 더 심오한 목표를 좇고 싶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자신이 실수를 할 수 있고 유혹 앞에서 쉽게 무너진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미래의 나를 구속한다. 선택지를 좁힌다. 돛대에 자신을 묶어놓는 것이다. - P37

사전 약속은 놀라울 만큼 성공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무언가를 하겠다고 굳게 결심하고 그 결심을 고수하겠다고 맹세하는 행동이 남자들을 훨씬 잘 버티게 만든 것이다. - P38

프로빈스타운은 미국이 대서양으로 툭 튀어나온 부분의 기다랗고 초목이 우거진 모래톱이다. 미국의 종착역이자 막다른 곳이다.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 Henry David Thoreau는 이곳에 서면 등뒤로 미국 전체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 P38

프로빈스타운은 오래된 뉴잉글랜드 스타일의 정취 있는 케이프코드 마을과 섹스 던전을 섞어놓은 곳이다. 오랫동안 이곳은 포르투갈 이민자들과 그들의 자녀들이 사는 노동계급 어촌 마을이었다. 그러다 예술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보헤미안의 거주지가 되었다. 그러다 다시 게이들의 목적지가 되었다. - P40

오늘날 프로빈스타운은 오래된 어부의 오두막집에 사는 남자들이 전업으로 <인어공주> 속 마녀 우르술라 분장을 하고 여름에 마을을 점령한 관광객들에게 커닐링구스에 관한 노래를 불러주는 곳이다. - P41

속도가 빠른 것에 시선을 고정하면 근심에 빠지고 흥분하게 되며, 움직이고 손을 흔들고 고함치지 않으면 쉽게 휩쓸려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 P42

트위터는 온 세상이나 자신과 내 작은 자아에 푹 빠져 있다는 느낌을 준다. 세상은 나를 사랑하고, 나를 싫어하고, 지금 이 순간 나에 대해 말하고 있다. 바다는 온 세상이 온화하고 축축하고 우호적인 무관심으로 나를 맞이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바다는 내가 아무리 크게 소리쳐도 결코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다. - P42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것들을 옆으로 치워두면 그동안 내가 어디로부터 주의를 돌리고 있었는지도 알게 될 거라고 - P43

함께 노래하는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서 있는 것과, 화면을 통해 모르는 사람들과 상호 작용하는 것의 크나큰 차이에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 전자는 자아를 없앴고, 후자는 자아를 쿡쿡 찌르고 쑤셨다. - P44

내가 인생 대부분을 쳐다보며 보낸 빛나는 파란색 화면, 나를 계속 경계하게 하는 그 파란 불빛과, 내 주위에서 서서히 희미해지는 자연의 빛의 차이를 생각했다. 자연의 빛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하루가 끝났어. 이제 쉬어. - P44

내가 한 거라곤 두 개의 금속 덩어리를 놓고 온 것뿐이었다. 이게 왜 그렇게 생경할까? 마치 산통으로 악을 쓰는 두 아기를 몇 년 동안 안고 있다가 유모가 아기들을 대신 맡아주어서 아기들의 비명과 구토가 눈앞에서 사라진 듯한 느낌이었다. - P45

모든 것이 느긋해졌다. 평소에는 거의 한 시간마다 뉴스를 확인하며 불안을 일으키는 불확실한 정보를 끊임없이 접하고 그것들을 그러모아 일종의 의미를 만들어내려 노력했다. 프로빈스타운에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아침마다 신문 세 종을 사서 자리에 앉아 신문을 읽었다. 그리고 다음 날까지 어떤 뉴스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깨어 있는 내내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대신, 일어난 일에 대해 심도 있는 엄선된 정보를 제공받았고, 그다음에는 내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릴 수 있었다. - P46

프로빈스타운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한 남자가 총기를 들고 메릴랜드에 있는한 신문사에 찾아가 기자 다섯 명을 살해했다. 기자로서 그건 분명 내게 중요한 사안이었고, 평소였다면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친구들에게 문자를 받았을 것이며, 소셜미디어에서 몇 시간 동안 사건을 따라가며 뒤범벅된 설명을 모아 서서히 그림을 완성해나갔을 것이다. 프로빈스타운에서는 학살이 일어난 다음 날 죽은 나무를 통해 알아야 할 모든 명확하고 비극적인 정보를 10분 만에 파악할 수 있었다. - P46

갑자기, 물리적인 신문(범인이 목표물로 삼은 바로 그것)이 비범한 현대적 발명품이자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발명품처럼 보였다. 그리고 내가 평소에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이 공포를 유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와 달리 이 새로운 방식은 관점을 유도했다. - P46

트위터에서는 사람들이 어떤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고 그 주제들을 얼마나 오래 논하는지를 추적할 수 있다. - P48

"유행의 최고조에 다다르는 속도가 더 빨라졌"고, "다시 하락하는 속도도 더욱 빨라졌"다. - P49

하나의 메커니즘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저 시스템에 정보를 더욱 채우기만 하면 되었다. 정보를 더 많이 주입할수록 사람들이 개별 정보에 집중하는 시간이 줄었다. - P51

"그저 오늘날의 시스템에 정보가 더 많은 겁니다. 100년 전을 생각해보면, 뉴스가 이동하는 데 말 그대로 시간이 걸렸어요." - P51

오늘날 우리가 "소방호스로 물을 들이켜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 P51

"너무 많은 것이 쏟아지고 있어요." - P51

우리는 정보에 절여졌다. - P51

1986년에 인간에게 쏟아지는 정보(텔레비전과 라디오, 독서)를 모두 합치면 대략 85쪽 분량의 신문을 매일 40종 읽는 것과 같았다. - P52

2007년에 그 양이 하루 174종의 신문을 읽는 것과 맞먹는 수준으로 증가했음 - P52

이 같은 정보량의 증가가 전 세계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 P52

"속도는 기분을 좋게 해주는 면이 있습니다... 우리가 속도에 빠지는 건 그게 좋기 때문이기도 하잖아요. 온 세상과 연결되었다고 느끼고, 어느 주제에 관해 무엇이든 알아내고 배울 수 있다고 느끼게 되니까요." - P52

그러나 우리는 자신이 노출되는 정보량의 엄청난 팽창과 정보가 들이닥치는 속도를 아무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착각이다. "점점 진이 빠지게 됩니다."  - P52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가 모든 차원에서 깊이를 희생하고 있다는 겁니다... 깊이는 시간을 요구합니다. 깊이는 사색을 요구해요. 모든 것을 다 따라잡아야 하고 늘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면 깊이를 가질 시간이 없어져요. 관계에서의 깊이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에너지가 필요해요. 오랜 기간을 필요로 하죠. 거기에 전념해야 해요. 주의력도 필요하고요. 깊이를 요구하는 모든 것이 악화되고 있어요. 그게 우리를 점점 더 표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고요." - P52

우리가 집단적으로 "주의력 자원의 더욱 빠른 소진"을 경험하고 있다 - P53

내가 프로빈스타운에서 어떤 경험을 한 것인지 깨달았다. 나는 살면서 처음으로 내 주의력 자원의 범위 내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내가 실제로 처리하고, 생각하고, 숙고할 수 있는 만큼의 정보만 받아들였다. 그 이상은 하지 않았다. 나는 정보의 소방호스를 잠갔다. 그대신 내가 선택한 속도로 물을 홀짝이고 있었다. - P53

페이스북의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의 사진 한 장을 보았다. 그가 어느 방의 앞쪽에 서 있었고,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가상현실 헤드셋을 쓰고 있었다. 저커버그는 실제 현실에 서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고, 미소띤 얼굴로 사람들을 바라보며 자랑스러운 듯 주변을 천천히 걷고 있었다. - P53

추세를 바꾸지 못하면 "상류층은" 주의력이 처한 위험을 "매우 잘 인식해" 자신의 한계 내에서 살아갈 방법을 찾고 나머지 사회 구성원은 "조종에 저항할 자원이 적어서 컴퓨터 속 세상에 살며 점점 더 남에게 조종되는" 사회가 올 것 - P54

"아시겠지만, 자제력과 관련된 모든 문제는 한번 고친다고 영원히 고쳐지는 게 아니에요." 수네가 말했다.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하는 건 그게 계속되는 싸움이라는 거예요." - P54

"보통 우리는 쉬운 길로 가고 싶어 해요. 하지만 우리가 행복할 때는 약간 어려운 일을 할 때거든요. 핸드폰이 생기면서 사람들은 늘 중요한 것보다는 쉬운 것을 제안하는 물건을 언제나 주머니에 넣고 다니게 된 거예요." 수네가 나를 보며 미소 지었다. "나 자신에게 더 어려운 것을 선택할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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