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열흘만에 다시 읽는다. 오늘은 저자가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갖고 있는 점에 대한 얘기로 시작한다. 본문에 직접적인 용어로 표현되어 있지는 않지만, 독자인 나는 이것을 ‘책임감‘이라는 세글자로 표현하고 싶다. 비단 이 책의 저자뿐만 아니라 세무사라는 전문직 타이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은 기본이고 맡은 업무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는 물론 일반 회사에서도 당연히 가져야 할 것이지만 커다란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지는 책임과 자신의 이름을 앞에 내걸고 지는 책임은 그 무게감에 있어서 분명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를 보면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맡겨진 직책에 주어진 책임을 기꺼이 지려는 사람들보다는 이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많은 것을 종종 보게 되는데, 이러한 책임감의 경중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가 달라져보이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듯하다. 책임감있는 사람이 멋있는 사람으로 존중받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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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지는 글에서 독자인 나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바로 NFT라는 것이었다. 솔직히 각종 매체에서 NFT라는 용어를 지나가다가 흘려들은 적은 있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무지했었는데, 오늘 독서를 통해 그 의미와 역할에 대해 최소한의 기본적인 것들은 배울 수 있었다.

NFT는 Non-Fungible Token 의 약자로 직역하자면 ‘대체 불가능한 토큰‘ 이라는 의미인데, 이것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가상 디지털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라고 한다. 독자인 나는 이 NFT를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저작권과 비슷한 것으로 이해했다. 실물 창작자산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는 게 저작권의 영역이라면 디지털 상의 가상 창작자산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기 위한 수단이 바로 NFT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부적인 영역으로 들어가면 더 많은 얘기가 나오겠지만 일단은 NFT라는 것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향후에 실질적인 필요가 생긴다면 좀 더 심도있게 찾아보고 공부하면 될 듯 싶다.

이어지는 글에서 NFT의 대표 사례 중 하나로 BAYC라는 것이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본 것이라 도대체 이게 뭔가 했는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이미 NFT시장에서 꽤나 유명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었다. 짧게나마 신세계를 경험한 느낌이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비트코인으로 대변되는 가상화폐니 뭐니 하면서 새로운 것들이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본문에 나온 BAYC의 경우도 그러한 흐름에 따라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것들을 보면서 향후 우리 앞에 펼쳐질 세계가 문득 궁금해졌다. 기존에는 아예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들이 불쑥불쑥 튀어 나올텐데, 변화의 흐름에 무작정 휩쓸려 가기보다는 그 흐름에 제대로 올라타도록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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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주제를 살짝 바꿔서 미술품 조각투자에 관한 글이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좀 생소한 분야라 처음엔 좀 낯선 감이 들었지만, 그 본질은 회사의 지분을 쪼개서 투자하는 주식투자와 일단 유사하다는 것을 본문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다만, 미술품 조각투자 시장의 경우 주식시장처럼 투자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장치들이 아직은 미비한 부분들이 있기에 향후 관련 제도 정비 및 투자자들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한 개선책들이 지속적으로 나와줘야 할 듯하다.

또한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처음 접한 용어로 ‘규제 샌드박스‘ 라는 것이 있었다. 이는 기업들이 신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한된 환경에서 테스트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를 말하는데, 본문에 나온 미술품 조각투자 시장의 경우 새로운 방식의 거래 시장이기에 이러한 용어가 나온 것으로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독자인 내가 생각했을 때 이 제도의 본질은 새로운 시장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기에 앞서 명목적인 법의 규제를 잠시 유예하고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시장의 질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것이었다. 철저히 주관적인 의견이기에 100점짜리 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본문의 문맥과 제도의 취지 등을 연결지어 생각해 본 결과 내린 결론이기에 대략적인 방향성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마루야마 겐지]의 《나는 길들지 않는다》의 문장을 빌려보겠습니다.

"그들이 그런 자신을 뿌듯해하는지 어떤지는 차치하고, 살아가면서 생기는 수많은 문제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해결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들은 아무도 믿을 수 없으니 자신을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는 소극적인 태도가 아니라, 나 자신은 믿을 수있다, 무슨 일이든 각오를 다지고 임하면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다, 지금까지도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살아간다." - P159

‘결국은 내가 할 수밖에 없다.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면 그래도 어떻게든 되긴 된다. 나라면 해결할 수 있다. 가장 나은 해결을 볼 수 있다.‘ - P159

전문직은 많은 보수를 받고 손님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업입니다. - P159

고시는 스스로에게 주어진 문제를 결국 해결할 수 있는가 없는가 힘을 시험하는 첫 번째 관문입니다. - P159

반드시 스스로의 능력을 믿고, 또는 내가 손님이래도 나라는 사람은 믿어도 좋은 사람이다 싶을 정도의 능력을 갖추어 헤쳐나가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자기가 뭘 하는 사람인지 망각하면 안 됩니다. - P159

지금까지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해낼 것 - P159

"전문가라서 책을 쓰는 것이 아니라, 책을 쓰면 전문가가 된다." - P160

일단 쓰고 나면 뭐라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 P161

일단 블로그에 내용을 조금씩 정리해 보자 - P161

쓰다 보니 몰입이 돼서 크게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 P161

남들이 할 수 없는 것을 한다 - P164

작가, 딜러, 갤러리, 아트페어, 옥션 등 미술시장의 큰 그림 - P166

세무조사는 납세자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우선 세무조사는 공동체에 기여하며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자부심에 모욕을 주고 상처를 입힌다. 물론 세무조사를 받아야 마땅한 사람도 있지만, 복잡한 세법을 따라가다 지친 납세자 마음에서는 반발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 P168

세무조사는 지난 수년간의 오류를 한 번에 바로잡고자 하기 때문에, 갑작스레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의 세금이 부과된다. 졸지에 체납자가 되어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못 하고 재산이 압류되기도 하고 출국이 제한되기도 한다. 나라의 근간이 되는 세금의 중요성이나 성실 납세하는 납세자와 형평성을 생각하면 강한 제재도 일면 이해가 되지만, 오류가 축적되기 전에 한 번만 경고를 해줬더라면 이렇게까지 경제적 충격이 크지 않았을 거라고 말하는 분들이 대다수다. - P168

작품은 작품일 뿐이다. 작품이 말하는 메시지를 잊고 거기에 매겨진 교환가치에 매몰되면 작품은 사라진다. 가짜냐 진짜냐, 그 값이 얼마냐, 돈을 얼마나 벌어 세금을 얼마나 냈느냐, 의혹만 남는다. - P170

NFT란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을 이르는데, 쉽게 말해 디지털 자산에 고유성을 부여하여 거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 이해하면 된다. - P171

메타버스 시대를 맞이하면 디지털 자산을 더 필요로 하는 세상이 온다. 하지만 디지털 자산은 무한 복제가 가능하여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기가 어렵고 저작권 침해에 대응하기도 어렵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그간 많은 기술이 고안되었는데, 블록체인을 활용한 NFT 기술도 유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 P171

특히 NFT 기술은 디지털 시각예술 작품과 잘 어울린다. 컴퓨터를 활용한 디지털 시각예술 작품은 이미 제품 디자인, 웹 디자인, 게임, 애니메이션 등에 널리 쓰이면서 가치를 입증해 왔고 소비자에게 심미적 즐거움을 주고 있다. 여기에 NFT 기술이 접목되면 디지털 자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새로운 경제 생태계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 P172

한 가상화폐 분석기관 발표 자료에 따르면, 미술품 NFT 시장의 시가총액 규모는 140억 달러에 달하며, 향후 10년간 100배 성장이 예상된다고 한다. - P172

기존 미술품 시장에선 갤러리와 경매회사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소수 거장을 제외하면 작품을 컬렉터에게 팔지 말지, 얼마에 팔지를 결정하면서 갤러리가 적지 않은 수수료를 받는다. 갤러리의 솜씨에 따라 작가는 스타가 되기도 하고 조용히 잊혀지기도 한다. - P172

하지만 NFT 시장에서 갤러리와 경매회사는 아직 영향력이 미미하고, 역할이 자리잡지 못했다. NFT 거래소에서 작가와 컬렉터가 직접 만난다. 그러다 보니 기존 제도권 안에 있지 않은 기성 작가들이나 신진작가들은 NFT 체계를 환영하여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 P173

가상 공간에서 대기업이 신입사원 환영회를 연다거나, 가상 부동산을 사고판다거나, 초등학생들이 메타버스 아바타를 치장하는데 용돈을 쓴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점점 더 사회의 많은 것들이 가상세계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면 가상세계가 안착하기 위해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는 수단이 필요하고, NFT 기술이 그 역할을 맡게 된다. - P173

[시장성]이 있다고 하지만, NFT가 반드시 돈이 되는 건 아니다. NFT는 디지털 자산이든 실물 자산이든 어떤 대상을 표상하는 토큰에 불과하다. 토큰이 표상하는 자산의 가치가 있어야 NFT의 가치도 있다. - P173

거액에 팔렸다는 NFT는 누가 봐도 조악하여 완성도가 떨어지고 심미적인 가치를 느끼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실물 미술작품에서 육안으로만 느낄수 있는 질감이나 공간감이 결코 표현될 수 없다. 과연 깊은 역사를 가진 미술세계에 위협을 가할 수준이 되는지 의문이 든다. - P174

[메타버스]의 세계에서 NFT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졌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가상에 구축된 세계에서 경제가 성립하려면,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부여된 희소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어쩌면 초기의 혼란기를 거쳐 약점을 보완해가면, NFT는 메타버스 시대에 사유재산권에 준하는 개념으로 자리 잡게 될지도 모른다. - P174

NFT에 대한 조세법체계 확립이 늦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NFT를 한마디로 규정할 수가 없고, 그것이 표상하는 대상에 따라 성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문성 조세정책학회장께서도, NFT가 표창하고 있는 대상 자산이 무엇이냐에 따라 과세 방법이 달라져 개념 정립이 어렵고, 그래서 NFT에 대한 과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 P175

NFT는 토큰이면서, 대체 불가능한 성질을 갖는다. [일회용 교통카드]는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표상하는 토큰이다. [카지노 칩]은 [금전 재산]을 표상하는 토큰이다.
토큰은 어떤 재산이든, 어떤 권리든 표상할 수 있다. 인류 역사상 토큰을 이용해 효율성을 추구한 사례는 매우 많아 낯설지 않다. 다만 블록체인 기술과 연계된 토큰이라는 점에서 새롭게 느껴질 뿐이다. - P176

대체 불가능성도 낯선 개념이 아니다. 최민정 선수의 금메달은[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 종목에서, 1등을 했다는 사실]을 표상하는 토큰이다. 그 금메달을 [신재환 선수가, 2021년도쿄 하계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 종목에서 1등을 했다는 사실]을 표상하는 금메달과 맞바꿀 수 없다. 토큰이 표상하는 대상이 고유하기 때문이다. 특별하고 고정적인 관념이 아니다. - P176

NFT가 표상하는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 디지털 아트 때문에 NFT가 유명해졌지만 굳이 디지털 아트만을 표상할 필요는 없다. 실물 미술작품을 표상하기도 하고, 음원을 표상하기도 한다. 꼭 예술일 필요도 없다. 운동화나 한 줄의 트위터를 표상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상징성을 표상하기도 한다. 그래서 NFT를 한마디로 규정하기가 참 어렵다. - P176

이제 NPT는 더 진화하여 여러 가지 복합적 재산 성격을 띠는 것들도 등장하고 있다. - P176

첫 번째로 소개할 것은 유가랩스에서 런칭한 BAYC(Bored Ape Yacht Club,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클럽) 브랜드의 NFT다. 암호화폐 상승으로 너무 부자가 되어 세상 모든 것에 지루해져 버린 원숭이들이 그들만의 비밀 사교클럽을 만들었다는 세계관이다. - P177

BAYC가 NFT라면 무엇을 표상하는 토큰일까? ① 우선 원숭이 모양의 디지털 시각 예술 작품을 표상하는 토큰이다. ② BAYC NFT를 보유한 사람(홀더)은 BAYC 커뮤니티의 회원이 되는데 회원만이 홈페이지의 공간에 낙서를 할 수 있고, 오프라인 파티(APE 파티), 공연, VIP 경매에 참가할 수 있게 된다. 일종의 회원권 역할을 한다. ③ BAYC는 NFT 대표 이미지인 원숭이 그림으로 상품을 만들어 파는 등 상업적 이용할 수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작품에 대한 [2차적저작물작성권]을 표상하고 있다. ④ BAYC를 보유한 자는 BAKC라는 추가 NFT, MAYC라는 추가 NFT를 받을 수 있고, APE라는 암호화폐를 제공받을 수 있어, 배당금을 지급하는 수익증권의 성격도 있다. - P177

BAYC는 기존 미술 NFT에 없던 요소를 내세워 대성공을 이끌었다. 패리스 힐튼, 지미 펄론, 마돈나, 에미넴, 스눕 독, 스티브 아오키, 팀벌랜드, 스테픈 커리, 샤킬 오닐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인사들이 보유하여 화제가 되었다. 현행 최저가 약 20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2.5억 원 정도를 형성하고 있다. - P177

네이버/라인의 자회사 IPX(구 라인프렌즈)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샐리, 브라운 등의 캐릭터 지적재산권(IP)을 주된 업종으로 하는 회사다. IPX는 최근 오리지널 캐릭터 IP OOZ & mates(오오즈 앤 메이츠)를 공개하고, 9개의 캐릭터로 9,999개의 NFT 발행을 예고했다. - P178

IPX 발표에 따르면 NFT를 보유한 홀더에게 지적재산권을 활용하여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권한까지 허락한다. 저작권 걱정 없이 NFT의 대표이미지를 가지고 티셔츠, 스마트폰 케이스, 머그컵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이는 BAYC 모델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 P178

NFT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심미적 가치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실용적인 가치를 제공하면서 단순한 디지털 아트 작품을 넘어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조세법상 NFT에 대한 아무런 명문이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부가가치세법상으로 재화 같기도 하고 용역 같기도 하면서, 또 예술창작품일 수도 있다. - P178

NFT 홀더에게 골프장이나 요트장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 지방세법상 회원권으로 취급될 수도 있다. 소득세법에서는 법문에 열거된 것만 과세하는데, NFT가 법문에 열거된 [회화, 오리지널 판화]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과세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는지 알 수 없다. - P178

요시토모 나라 작품 조각투자 - P179

부동산을 분할 소유할 수 있도록 만든 회사를 REITs (부동산 투자회사)라고 한다. - P179

자산을 ABS(자산유동화증권)로 만들어 유통하는 것도 소액투자다. 우리 일상에서는 크라우드 펀딩이 소액투자의 예시다. 이제 조각투자 기법이 저작권(보상청구권), 미술품 등 미술시장에까지 확장되며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 P180

소액투자는 장점이 많다. 우선 미술품은 잘게 썰어서 매매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술품에 투자하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유명하고 좋은 작품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큰돈이 필요해, 미술품 투자는 부자들의 취미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조각투자는 여러 투자자가 힘을 합하기 때문에 적은 자금으로도 안정성이 높은 작품에 투자할 수 있다. 따라서 안목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투자자에게 제격이다. - P180

반대로, 자금은 많지만 안목이 부족한 투자자에게도 좋다. 미술품에 투자할 때는 고려할 점이 한둘이 아니다. 작가가 시장에서 통하는지, 작품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을지, 비싸게 사는 것은 아닌지, 위작은 없는지, 관리소홀로 훼손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생긴다. 하지만 작품 공동구매에서는 회사에서 리스크에 대해 철저한 분석을 거치고, 잘 관리하기 때문에 개인이 투자하는 것보다는 안전하다. - P180

하지만 단점도 있다. 우선 작품에 공동투자했다고 해도 작품을 배타격으로 즐길 수 없다. 어쩌면 실물을 눈으로 한 번 보지도 못하고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주기 위해 공동구매 회사가 전시실을 마련해 놓고, 작품 지분권자에게 공개하는 식으로 즐길 수 있게 하는 경우도 있다. - P180

다음으로 작품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가 없다. 온전히 내 작품이라면 작품을 살지 팔지 자녀에게 물려줄지 모두 내가 정하고, 가격도 내가 정한다. 그렇지만 공동투자하는 작품은 매수가격과 매도가격이 정해져 있다. 매도하는 시점도 다수결로 정하게 돼있다. 그래서 작품에 대한 가격과 취득-양도 시점을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 투자금 회수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 - P181

회사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있다. 미술품 조각투자가 주식 매매와 같은 투자성이 있다고 본다면, 상장회사처럼 공시를 하거나, 시세조종 행위에 대해 규제를 받는 등 안전장치를 갖춰야 한다. 최근 ‘저작권료 보상청구권‘을 조각매매하는 플랫폼이 증권을 거래하는 것과 같다고 해 규제 적용이 예고된 바 있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들은 규제 샌드박스 요청에 속속 나서고 있고, 미술품 조각투자는 민법상의 공유재산 매매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 P181

미술품 조각투자는 사람들로 하여금 미술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고 컬렉팅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조각투자를 해본 투자자는 미술에 애착을 갖고 장차 컬렉터로 성장할 수도 있다. 또 미술품 조각투자는 보다 용이하게 미술시장에 자본이 유입되도록 해, 미술시장을 성장시키고 종사자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미술품 조각투자에 단점이 있다고는 하나 이는 투자자가 판단할 문제다. - P181

회사가 처한 환경에 대해서는 하루빨리 안정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혁신적인 비즈니스로 인정해 주기를 바라지만, 규제를 적용하는 것도 공익적 목적에 비추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문제는 하루아침에 사업이 중단되고 정상화되지 못한 상태가 이어지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어 고통을 겪게 된다. 하루빨리 미술품 조각투자에 대한 환경이 안정돼 산업이 꽃피우기를 기대해 본다. - P182

저와 제 가족이 멋진 삶을 누리는 상상을 하면 없던 힘도 생겨나는 듯합니다. - P184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라는 책 - P185

진정한 경제의 고수라 말하려면 눈물 젖은 빵과 눈물 담긴 샴페인의 양극단의 맛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고생을 해본 사람만이 정상의 감동을 안다는 뜻 정도 되겠습니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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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나눔의 중요성에 대해 살펴봤었는데, 오늘도 이와 관련된 내용들이 이어진다.

한 문장 한 문장 읽을 때마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문장들이 많아서 좋고, 가끔씩 생각지도 못했던 삶의 지혜들도 만날수 있어서 더욱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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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소유하는 것에 관련된 내용이 나오는데, 독자인 나는 이 책의 저자인 법정 스님하면 ‘무소유‘라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예전부터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바, 소유와 관련된 저자의 깨달음에 굉장히 공감할 수 있었다.

사람마다 자신이 욕망하는 물건이나 대상같은 것들이 그 형태는 다를지언정 누구나 있기 마련인데, 이러한 것들을 정작 소유하고 나면 이후에는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다는 저자의 말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상당부분 공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스님이지만 저자의 배경과는 관계없이 불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가진 분들 혹은 설령 종교가 없는 분들이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지점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추가로 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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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저자는 대화가 단절된 현 세태를 지적하면서 가정에서부터의 대화가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저자의 얘기를 통해 내가 속한 가족 구성원들과의 대화 양상에 대해 잠시나마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각각의 가족들마다 상황이 다들 다르겠지만 사소한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하는 것부터 신경쓰면서 가족 구성원들과의 대화를 원만하고 화기애애하게 이어나기 위해 각자가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좋은 관계는 우리를 즐겁게 만들고, 좋지 않은 관계는 우리를 어지럽게 만듭니다. 기쁨을 나누어 가지면 그 기쁨은 몇배로 늘어납니다. 반면에 슬픈 일을 겪거나 고통이 있을 때 그 슬픔과 고통을 나누면 원래보다 줄어듭니다. 나누는 일에는 이와 같은 미묘한 울림이 따릅니다. - P92

이 세상은 개인이 자신의 세계를 지니고 살면서, 또 저마다 자기 그림자를 이끌면서 이루어집니다. 그런 사람들끼리 모이고 어울려서 공동체를 이루고 있어요. 어떤 사회든 공동체의 질서는 개인의 삶과 직접적으로 밀착되어 있습니다. 개인의 삶 못지않게 공동의 질서를 존중할 줄 알아야 해요. - P92

단속을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 무엇은 바로 기초 질서겠지요. 그렇다면 기초 질서란 무엇입니까? 인간이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공동체의 윤리라는 뜻입니다. 윤리라는 말도 과합니다.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에서 그 구성원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입니다. 그런데 길에다 함부로 담배꽁초를 버리고 침을 뱉습니다. 이 간단한 것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기초 질서니, 사범단속이니 하는 불편한 말들이 나오는 것입니다. - P93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이기적으로 변모하였습니다. 아파트같은 폐쇄된 형태에 들어가 창 하나 닫아 버리면 타인과 단절되는 세상, 내 차를 가지고 이동하면서 타인과 소통하지않는 세상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기적인 인간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게 우리 시대의 얼굴이에요. 부끄러운 얼굴입니다. - P93

얼굴이란 무엇입니까? 학자들은 어떻게 해석할지 모르지만 나는 얼의 꼴이라고 생각합니다. 얼, 바로 정신이지요. 즉 얼굴은 정신의 모양입니다. 우리 내면의 정신세계가 바로 얼굴 아닙니까? 우리 시대의 얼굴이라는 게 바로 그런 의미예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내 얼굴에 쓰레기를 쏟아붓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P94

내가 고치지 않으면 아무도 고치지 않습니다. 내가 지키지 않으면 아무도 지키지 않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웃은 타인이 아닙니다. 이웃은 나의 또 다른 몸입니다. 우리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인간이 되어 갑니다. 엄마 배 속에서 나왔다고 해서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관계 속에서 인간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나누어 가짐으로써 내 인간의 영역이 그만큼 확산되는 거예요. - P94

나눔은 꼭 물질만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덕으로써 나누는 것입니다. 덕은 반드시 이웃을 거느립니다. 눈앞의 이해관계에 아등바등하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공들여 뿌려서 거두는 것이 덕입니다. 이게 바로 우주를 관통하는 거대한 질서입니다. 이런 질서에 뛰어들 수 있어야 합니다. - P94

‘돌보지도 않고 그냥 두었을 뿐인데 이렇게 많은 열매를 주는구나.‘ ...(중략)... 그게 덕입니다. 또 생명의 신비예요. - P95

농경 사회에서는 농사를 짓고 수확하는 것이 일상이었기 때문에 자연의 질서와 도리를 바로 내 삶의 원리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시장에 가서 편리하게 사다 먹으니까 생명의 신비와도, 자연의 리듬과도 자꾸 멀어져요. - P95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작은 것과 적은 것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작다고 해서 또 적다고 해서 불평하면 안 됩니다. 세상 모든 것이 다 귀하고 소중하고 아름답고 고마운 것입니다. - P96

그런데 우리는 크고 많은 것만 추구해요. 늘 목마른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물건은 우리가 그것을 소유하는 이상으로 우리 자신을 소유합니다. 내가 무엇인가를 가지면 그 물건으로부터도 내 자신이 가짐을 당하는 거예요. 물건에 집착하게 되면 그것이 인간 존재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돼 버려요. - P96

소유라는 것은 그런 것입니다. 정작 가지게 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됩니다. 아마 여러분도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정말 갖고 싶었는데 막상 그걸 가지고 나면 흥미를 잃어버리고 또 다른 물건에 집착하게 됩니다. - P96

소유에는 혼이 깃들지 않습니다. 필요에 따라 살되 욕망에 따라 살지 말아야 합니다. 필요와 욕망의 차이를 분명히 가려볼 수 있어야 합니다. 필요는 생활의 기본적인 조건이니 이것마저 추구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 P97

하지만 욕망은 자기 분수 이상의 바람, 자기 분수 이상의 욕구예요. 따라서 어떤 물건을 가지려고 할 때 이것이 필요인지 욕망인지 스스로 물어야 돼요. 행복의 척도를 소유에두지 마십시오.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워질 것인지를 고민하십시오. 욕망하지 않으면 가질 필요가 없고,
가지지 않으면 홀가분해집니다. 그 홀가분함에 행복이 있는것입니다. 그 단순함과 간소함 속에서 기쁨과 순수성을 잃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삶을 살 줄 아는 사람입니다. - P97

내가 잘 아는 스님이 있습니다. 그분 방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방석 하나, 죽비 하나 달랑 있습니다. 그런데 볼 때마다 얼마나 넉넉해지는지 몰라요. 그 방을 거쳐서 나오기만 해도내 안에서 무슨 향기로운 바람이 일 것 같아요. - P97

맑은 가난이라든가 청빈이라는 말을 요즘은 거의 들어 볼수 없습니다만, 맑은 가난이나 청빈은 인간의 고귀한 덕입니다. 옛날 우리 선비 정신이에요. 이런 기풍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듯해서 안타깝습니다. - P97

과잉 소비와 지나친 포식이 사회와 인간을 병들게 하고 우리 생활 환경마저 파괴해요. - P98

먹지 않고 버리는 음식물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건 우리가스스로 우리의 복을 감하는 거예요. - P98

흔히 소비자라는 말을 쓰지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세요.
소비자라는 말을 다르게 생각하면 쓰레기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는 뜻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쓰레기를 만들어 내는 존재라는 거예요. 또 생태계 관점에서 소비자라는 말을 보면 독립적이지 못하고 다른 생물체에서 영양분을 얻는 생물체라는 뜻이에요. 이 얼마나 모욕적이에요? 작고 적은 것에 감사할 줄 알아야 소비라는 말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 P98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무소유는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입니다. 무소유의 의미를 음미할 때 우리는 홀가분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 P99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혼탁한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입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혜로운 삶을 선택해야 합니다. 자연의 도리를 삶의 원리로 삼아야 합니다. 자연의 질서를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원리로 삼아야 돼요. 우리 자신이 자연의 일부 아닙니까? 따라서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죄악인지 깨달아야 합니다. - P99

자연이라는 생태계에 속한 인간은 자연의 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우리 인간의 행위가 자연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 행위의 결과는 반드시 우리에게 되돌아옵니다. 보십시오. 폐수, 공기 오염, 농약에 찌든 음식 등 환경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이건 인과 관계예요.
우리가 잘못 뿌린 씨가 잘못된 열매가 되어 우리에게 오는겁니다. - P100

오늘날 문명은 자연이 준 이자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연이 축적해 놓은 자본까지 갉아먹고 있는 실정입니다. 비정한 현실이에요. - P100

농경 사회에는 쓰레기가 없었습니다. 땅에서 나온 것은 다시 땅으로 돌려보내 비료로 썼어요. 그런데 산업 사회에 와서 화학 제품과 공업 제품이 땅과 지하수를 더럽히고 있습니다. 이건 땅에 들어가서 썩지 않아요. 우리가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려면 생활용품을 적게 사용하면서 간소하게 살아야 돼요. 누구나 알 수 있는 간단한 답이에요. 우리를 가두고 있는 벽에서 헤어나려면 이 길밖에 없습니다. - P100

단순하고 간소한 삶을 통해서만 나에게 주어진 본질적인 삶을 누릴 수 있고 안팎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물질적인 소유에 매몰되지 말고 간소하고 균형 있는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 P101

내가 온 세상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것도 가지고 저것도 가지면 될까요? 그러면 마음의 곳간이 부족해집니다. 마음에 이것저것 채워져 있는데 다른 것이 들어갈 자리가 어디에 있습니까? 오히려 아무것도 갖지 않았을 때온 세상을 다 가질 수 있어요. 이보다 더 큰 부자가 어디에있습니까? 우리가 물건으로 무엇인가를 가지면 크건 작건그것은 우리를 노예로 만듭니다. 다시 말해서 소유를 당하는 겁니다. - P101

남이 가진 것과 자기가 가진 것을 비교하지 마세요. 저 들판의 꽃도 저 하늘의 새도 자기를 남과 비교하지 않습니다. 저마다 자기 특성을 마음껏 드러내면서 자연 속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 P101

비교는 시샘과 열등감을 낳습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 충실할 때 사람은 자기 자신답게 그리고 순수하게 존재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자신의 그릇이 있고 자신의 몫이 있어요. - P101

인도의 종교가 카비르는 "물속의 물고기가 목말라한다는 말을 듣고 나는 웃는다."라고 했습니다. - P101

물속에 있는 물고기가 목말라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불가능한 상황을 나타냅니다. - P102

"진리는 바로 그대 안에 있다.
그러나 그대 자신은 이것을 알지 못한 채 이 숲에서 저 숲으로 쉴 새 없이 헤매고 있다.
여기 바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진리를 보라.
그대가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 보라.
이 도시로 저 산속으로.
그러나 그들의 영혼을 찾지 못한다면 세상은 여전히 환상에 지나지 않으리라." - P102

순간에 집중하고 현재를 경험함으로써 진정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 순간의 진리를 받아들이고 그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P102

사람의 인연이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수많은 생을 두고 쌓은 인연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 P104

많은 인간적인 문제의 근원은 가족 관계에 있습니다. 가족간에 사이가 원만하면 집안이 늘 환하게 빛이 납니다. 반대로 가족 간에 사이가 좋지 않고 삐걱거리면 늘 어둡고 우울합니다. 또 그것이 가족 얼굴에 드러나요. 얼굴을 보면 그 집안이 어떤지 알 수 있습니다. 가정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근본적인 터전이고 기본적인 단위이기 때문에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것입니다. - P106

옛날 농경 사회 때는 한 울타리 안이나 한 논밭에서 같이 일을 했기 때문에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았습니다. 가족 간에 다툼이나 갈등이 생겨도 그렇게 일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해소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산업 사회에 접어들어 세상이 점차 도시화되면서 삶의 터전이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대화가 단절되고 만 것입니다. - P107

한집에 살면서도 공동체 의식이 소멸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해와 사랑으로 이루어진 공동체 의식이 소멸되면 삭막한관계만 남게 돼요. 그런 집안은 혼이 나가 버린 육신과 같습니다. 이해와 사랑으로 이루어진 따스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비행을 저지르거나 탈선할 위험이 적습니다. 그런데 집안이 무겁고 우울하면 마음을 붙이지 못해 밖으로 나돌면서 어긋나가게 되는 거예요. - P107

가정이란 어떤 곳입니까? 우리가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곳,
가서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곳입니다. 밤이나 낮이나 아무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곳이에요. 또 그런 곳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늦으면 기다려 주는 곳이에요. 또 우리가 아프면 걱정해 주는 곳입니다. 그곳이 가정입니다. 거절당할까 봐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곳이 가정이에요. 어느 때고 불쑥 드나들수 있는 마음 편한 곳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보금자리가 해체되어 가고 있습니다. - P108

대화가 단절되고 있어요. 부모 자식 간이든 부부간이든 대화다운 대화가 없습니다. 묻는 말에나 대답하고, 일방적으로 명령하고 또 뭘 해 달라고 요구나 하지, 마음을 활짝 열어 놓고 자기 내면을 드러내어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 P108

우리가 어머니를 거치지 않고 어떻게 이 세상에 나옵니까?
어머니는 생명의 시작이자 완성이에요. 마치 대지와 같은 거예요. 대지에서 모든 생명이 탄생합니다. 어머니처럼 위대한 창조주가 없어요. 어머니가 아니면 생명이 잉태될 수 없지 않습니까? 이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어머니들은 긍지를 가겨야 됩니다. 어머니는 생명의 뿌리니까요. - P109

어머니는 세상의 근원입니다. - P109

어떤 삶을 성공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자기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돈을 많이 벌고 명예가 드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일까요? 물론 그도 성공한 인생입니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의미에서 성공한 인생을 꼽으라고하면 자식들로부터 존경받는 부모가 되는 것입니다. 존경받는 부모가 되려면 자식 농사를 잘 짓고 또 그 열매를 잘 거두어야 합니다. 씨만 뿌려 놓고 그 씨를 잘 돌보지 않는다면 좋은 열매를 거둘 수 없습니다. - P110

좋은 부모가 되려면 또 좋은 부부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좋은 부부의 삶은 대화로 이루어집니다. 사랑이 담겨 있는대화로 이루는 것입니다. 대화는 정情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 P110

좋아하는 사이끼리 만나면 서로 얘기를 해요. 그런데 미운사람들 만나면 입을 다물어 버리잖아요. 말문이란 그런 거예요. 마음을 활짝 열어 그 안에 쌓아 두었던 것을 다 내보내는 것입니다. 그게 사랑이고 우정이죠. 대화를 통해 흩어진 인간관계를 회복해야 합니다. 특히 부부의 연은 나이가 들수록 더 중요합니다. - P111

나이가 든다는 것은 근원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뜻입니다. 관계의 근원은 가족에 있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하여 품 안에서 떠나면 결국 두 내외만 남잖아요. ‘나는 누구인가?‘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살아 왔는가?‘ 자신의 문제를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바로 근원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근원을 바라보는 방법 중 하나가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 P111

좋은 대화를 나누려면 기본적인 원칙들을 지켜야 합니다.
첫째, 상대방이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합니다. 대화할때 가장 중요한 원칙이에요. 상대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합니다. 아내나 어린 자식이나 대등한 인격체로서 대해야 합니다. ‘아유, 마누라가 뭘 안다고‘, ‘저 녀석, 또 말대꾸하네.‘
이런 식으로 무시하지 말라는 거예요. 대등한 인격으로 대해야 마음의 문이 열립니다. 일방적인 훈계나 타이름은 대화가 아닙니다.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또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합니다. - P111

둘째, 텅 빈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즉 상대방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야 합니다. 선입견이 있으면 대화가 되지 않습니다. 설령 이야기를 나눈다고 해도 소통이 되지 않습니다. 한집안 식구라도 가까이서 지내다 보면 어떤 고정 관념이 생기지 않습니까? 그것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육신에는 나이가 붙지만 영혼에는 나이가 붙지 않아요. 맑은 영혼에는 맑은 기운이 깃듭니다. - P112

셋째, 대화를 할 때는 상대방의 생각을 바꾸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대화는 토론이 아니라 서로 의견을 나누는 겁니다.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것은 대화가 아닙니다. 논쟁하지말아야 합니다. 마음과 느낌을 나눔으로써 오해가 풀리고 이해의 문이 열립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오해 속에서 살고 있습니까? 상대가 아무 저의 없이 말하더라도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리 말하나?‘ 이렇게 의구심을 품을 때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대화가 안 되는 거예요. 대화가 안 되는데 소통이 될 리가 없지요. - P112

대화에는 이기고 지는 일이 있을 수 없어요. 내 마음을 상대방에게 전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내가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대화입니다. - P112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이 받아들일 때 우리 자신을 받아들이는 걸로 생각해요. 또 자신의 마음이 거절당할 때 자기 자신이 거절당한 걸로 생각합니다. 내 자신이 받아들여지는 것 같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창의력이 높아져요. 묵살되거나 거절당하면 주눅이 들고 맙니다. 그러면 창조적인 관계를 만들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이 마음을 통해서 사람 사이가 가까워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합니다. - P113

처지를 바꿔 생각해야 돼요. 자기 입장만 생각하고 자기 위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서로 어울려 사는 세상이기 때문에 자기 생각만 고집하지 말고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면 새로운 문이 열립니다. 이 문을 통해 우리는 또 다른 세상, 또 다른 생각과 만날 수 있습니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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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소설을 통해 ‘공감‘ 능력을 키우는 것에 관해 얘기했었는데 오늘은 ‘공감‘의 중요성에 관한 내용으로 시작한다.

또한 이어지는 내용에서 소설 읽기와 공감 능력의 선후 관계가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와 같은 논쟁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면서 인과관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게 참으로 쉽지 않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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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p.149에 ‘딴생각이 다른 형태이자 반드시 필요한 형태의 집중‘이라는 문장이 나온다. 처음 읽었을 때는 이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었는데, 뒤에 근거로 나온 문장들과 연관지어 반복해서 읽다보니 내 나름대로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본문에 직접적으로 나온 말은 아니지만 나는 이것을 ‘집중력의 범위‘ 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어졌다. 누구나 집중을 하는데 있어 일정 수준(예를 들면, 온전한 집중이 가능한 시간)이 있을 것이고 그 수준을 넘어가면 똑같은 대상에 집중하기 힘들어질 수 있는데 이때 본문에서 말하는 ‘딴생각‘ 을 통해 생각하는 대상을 전환을 시켜주면 내가 집중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집중력의 범위가 새롭게 생겨나서 다시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쓰다보니 말이 길어졌는데, 사람마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씩 차이가 있겠으나 대체로 우리가 어떤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때 어떤 한 가지에만 계속 집중하다가 일정시간이 지나면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집중하기 힘든 순간이 오게 되는데, 이때 딴생각을 통해 주의를 환기시키고 새롭게 집중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를 저자가 본문에서 하는 것으로 나는 이해했다.

이러한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유한한 집중력이라는 자원을 보다 잘 활용하기 위한 노하우를 배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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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한 가지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개념이 있어서 짧게나마 정리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그건 바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라는 용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용어인데, 이것은 ‘우리가 별다른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할 때 더 활발히 움직이는 뇌부위‘를 의미한다.

이것을 굳이 언급한 이유는 오늘 읽은 본문에서 중요하다고 말한 ‘딴생각‘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본문을 읽다보면 ‘딴생각‘이 우리가 집중했던 내용들을 소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이것을 조금 전 위에서 언급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의 개념과 연결지어 생각해보면 그 맥락이 유사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독자인 내가 이해한 바를 적어보자면 ‘딴생각‘을 통해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를 활성화시켜 더욱더 생산적인 일들을 해낼 수 있다는 정도로 정리할수 있을 듯하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발전 중 다수가 곧 공감 능력의 발전이었다. 다른 인종 집단도 자신들처럼 감정과 능력, 꿈이 있다는 적어도 일부 백인의 깨달음. 그동안 자신들이 여성에게 행사한 권력이 불합리하고 심각한 고통을 낳는다는 일부 남성의 깨달음. 동성애가 이성애와 다르지 않다는 많은 이성애자의 깨달음. 공감은 발전을 가능케 하고, 인간적인 공감의 폭을 넓힐 때마다 우리는 우주를 조금씩 더 열어젖히게 된다. - P136

소설 읽기가 오랜 기간에 걸쳐 공감 능력을 키우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미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소설 읽기에 더 끌리는 것일 수도 있다. - P137

레이먼드는 소설 읽기가 공감 능력을 강화한다는 점과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소설 읽기에 끌린다는 점이 둘 다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P137

동화책을 많이 읽는 아이(아이보다는 부모의 선택이다)가 타인의 감정을 더 잘 읽는다는 사실 ...(중략)... 이 결과는 이야기 경험이 실제로 공감 능력을 확장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 P137

도덕적 공황 상태(어떤 유해한 요소가 사회의 가치와 안녕을 위협한다는 믿음 때문에 사회 전반이 두려움을 느끼는 상태) - P137

동화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아이들이 공감능력이 더 좋지만, 길이가 짧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 P138

토막 난 파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때는 무언가에 오랜 시간 집중할 때만큼 공감이 나타나지 않는다. - P138

사람들은 자신이 노출되는 목소리의 결을 내면화한다. - P138

타인의 내면에 대한 복잡한 이야기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이 이야기가 우리의 의식 패턴을 다시 형성한다. 우리는 더욱 통찰력 있고 개방적이고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 P138

반면 소셜미디어를 장악한 단절된 비명과 분노의 파편에 하루에 몇 시간씩 노출되면 우리의 사고 역시 그렇게 될 것이다. 내면의 목소리는 더 상스럽고 시끄러워질 것이며, 부드럽고 온화한 생각에 전만큼 귀 기울이지 못할 것이다. - P138

우리는 자신이 사용하는 기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의 의식이 그 기술의 모습으로 변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P138

"우리는 모두 파국적 종말로 향하고 있는 물과 진흙으로 된 행성에 살고 있잖아요. 이 문제들은 혼자서 해결할 수 없어요" ...(중략)... "이게 제가 공감 능력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예요." - P138

딴생각을 하면 죄책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것은 틀린 생각이었다. 실제로 딴생각은 다른 형태이자 반드시 필요한 형태의 집중이다. - P140

집중은 스포트라이트다. 우리 식으로 설명하자면, 비욘세가 무대 위에 홀로 등장하고 우리 주변의 모든 사람이 사라지는 듯 보이는 순간이다. - P141

집중은 보통 주위 환경에서 무엇인가를 선택해서 그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그러므로 내가 집중이 흐트러졌다고 말할 때 그 의미는 초점을 맞추고 싶은 한 가지로 집중력의 스포트라이트를 좁히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 P142

창의적인 생각을 더 많이 했음을(서로 다른 요소의 관련성을 더 많이 찾았음을) - P144

스포트라이트가 완전히 사라지게 두었더니 설명하기는 힘들었지만 사고력과 집중력이 향상되는 것 같았다. - P144

인간 뇌에서 발생하는 일을 파악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인 PET positron emission tomography(양전자방출 단층촬영) 스캔 - P145

사람이 집중하지 않는 순간 머릿속에 일어나는 일 ...(중략)... 인간의 뇌는 "몸을 움직이지 않을 때의 근육과 마찬가지로 그안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얌전하게 가만히 누워 있"다. - P145

우리가 별다른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할 때 더 활발히 움직이는 뇌부위에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는 이름을 붙였다. - P146

책을 읽을 때 우리는 분명히 개별 단어와 문장에 집중하지만, 정신의 작은 일부는 언제나 배회하고 있다. 우리는 이 단어들이 자기 삶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생각한다. 이 문장들이 내가 앞 장에서 말한 내용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생각한다. 내가 다음에 말할지 모를 내용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하는 말이 모순으로 가득한지, 또는 결국 한 점으로 모일지 궁금해한다. 갑자기 어린 시절의 기억이나 지난주에 텔레비전에서 본 내용을 떠올리기도 한다. - P147

"사람들은 핵심 주제를 이해하기 위해 책의 여러 다른 부분을 하나로 합칩니다" ...(중략)... 이것은 독서에서의 결함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독서다. 지금 정신이 배회하게 두지 않는다면 스스로에게 이해되는 방식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책의 내용을 이해하려면 방황할 정신적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 P147

독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삶도 그렇다. 딴생각은 상황을 이해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 P147

"딴생각을 하지 못하면 다른 수많은 것들이 사라질 겁니다" - P147

딴생각을 많이 할수록 더욱 체계적인 목표를 세우고 더 창의적이며, 끈기있는 장기적 결정을 더 잘 내린다...(중략)... 정신이 표류하면서 천천히 무의식적으로 삶을 이해하도록 내버려둔다면 우리는 이러한 일들을 더 능숙하게 해낼 수 있다. - P148

우리는 딴생각 중에 천천히 세상을 이해하고 있다. - P147

딴생각을 할 때 우리의 정신은 서로 다른 것들을 새로 연결하기 시작하며, 종종 이 과정에서 문제의 해결책이 떠오른다. - P148

"제 생각에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을때 (여유 공간이 주어지면) 뇌가 적절한 답을 찾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 P148

19세기의 프랑스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Henri Poincaré는 수학의 난제 중 하나로 씨름하고 있었고, 오랜 시간 숫자 하나하나에 자신의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었으나 진전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행을 떠나 버스 계단을 오르던 앙리 푸앵카레에게 섬광처럼 문제의 해답이 떠올랐다. 그는 초점의 스포트라이트를 끄고 정신이 배회하게 두었을 때에야 떨어진 조각을 이어붙여 마침내 문제의 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실제로 과학과 공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많은 위대한 발견이 집중이 아니라 딴생각을 할 때 나왔다. - P148

"창의력은 뇌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략)... "창의력은 이미 그곳에 있었던 두 가지를 새롭게 연결하는 거예요." - P148

딴생각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더욱 활짝 펼쳐지게 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연결이 이뤄"진다. - P148

딴생각을 하는 동안 우리의 정신은 "머릿속 시간 여행"을 떠나 과거를 더듬고 미래를 예측하려 한다. 정신은 눈앞의 사안만 생각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자유로워지면 다음에 일어날지 모를 일들을 생각하기 시작하며, 이는 미래를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 P149

딴생각은 다른 형태이자 반드시 필요한 형태의 집중이다. - P149

우리가 하나의 스포트라이트로 주의를 좁혀 한 가지에만 초점을 맞추는데 "일정량의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 스포트라이트를 꺼도 "우리는 여전히 그 에너지를 갖고 있"다 - P149

그저 다른 사고방식에 "에너지를 더 많이 할당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주의력이 꼭 낮아지는 것은 아니며" 다른 중요한 형태의 사고로 "자리를 옮기는 것일 뿐"이다. - P149

생산적인 사람이 되려면 그저 가능한 한 스포트라이트를 좁히려고 해서는 안 된다 - P150

"저는 매일 산책을 나가서 정신이 일종의 정리를 하게끔 내버려둡니다. 의식에서 생각을 온전히 통제하는 방식이 꼭 생산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느슨한 연상 패턴이 독특한 통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P150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는 행위는 "소화해야 할 원재료"를 제공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거기서 한 발짝 물러나야" 한다 - P150

"오로지 외부 세계에만 정신없이 바쁘게 초점을 맞추면 뇌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을 소화할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 P150

현재의 문화에서 사람들이 늘 집중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딴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불만족스러운 부산함 속에서 끊임없이 겉만 훑는다. - P151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디지털 방해는 "자기 생각에서 주의를 멀어지게 하고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를 억압"한다. - P151

"저는 우리 모두가 이처럼 끊임없이 유발된 자극에 얽매이는 환경에서 여러 방해 요소 사이를 쉼 없이 오간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멀어지지 않는다면 "생각의 흐름이 모조리 억압될 것"이다. - P151

현재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은 스포트라이트 같은 집중뿐만이 아니다. 딴생각 또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두 가지 위기가 생각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딴생각을 하지 않으면 세상을 이해하기 힘들어지며, 그 결과로 불안하고 혼란한 상태가 되면 우리는 그다음에 찾아오는 방해 요소에 더욱더 취약해진다. - P151

드보르자크의 9번 교향곡 - P151

생각 자체를 생각할 때 교향악에 빗대보라 - P151

"교향악에는 바이올린 두 섹션과 비올라, 첼로, 베이스, 목관, 금관, 타악기가 필요하지만 이 모든 악기가 하나로서 기능합니다. 그 안에는 리듬이 있어요" - P151

삶에는 스포트라이트 같은 집중을 위한 공간도 필요하지만, 그것 하나만으로는 솔로 오보에 연주자가 텅 빈 무대에서 홀로 베토벤을 연주하려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딴생각이 있어야 우리는 다른 악기들을 살려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다. - P152

나는 내가 집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프로빈스타운에 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 내가 배우고 있었던 것은 생각하는 법이었음을, 생각하는데는 스포트라이트 같은 집중 외에 훨씬 많은 것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 P152

딴생각은 쉽게 반추로 빠진다. 대다수 사람이 어느 순간에는 이런 기분을 느끼는데 집중하기를 멈추고 마음이 표류하게 내버려두면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생각에 갑갑해지는 것이다. - P153

스트레스가 적고 안전한 상황에서 딴생각은 선물이자 기쁨, 창조적 힘이 될 것이다. 스트레스가 많고 위험한 상황에서 딴생각은 고통이 될 것이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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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좌선坐禪‘ 에 관한 얘기가 잠깐 나왔었는데, 오늘은 이에 관한 얘기가 이어진다. 첫 문장부터 뭔가 강렬한(?) 깨달음이 느껴졌다.

뒤이어지는 글에서 개인적으로 와닿았던 문장은 ‘밖에서 구하지 말고 안에서 구하라‘는 말이었다. 또한 이를 위해 ‘쳐다보지 말고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말도 굉장히 와닿았다. 어떤 진리나 깨달음이라는 것이 이미 내 안에 다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기자신이 아닌 밖에서 그것들을 찾아다니며 방황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의견이었다.

이러한 저자의 의견을 보면서 나 자신도 그러지 않았는지 돌아볼 수 있었고, 어쩌면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이 물론 외부의 영향을 받기야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내 마음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되돌아보니 종교에서의 어떤 가르침이 인간에게 삶의 지혜를 준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종교와 관련하여 신이 있네 없네 하는 유신론이나 무신론 같은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이 책의 독자인 내가 위에서 깨달은 것처럼 삶의 지혜를 배우는 도구로 종교를 대해보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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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나누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이 나왔는데, 저자는 물질적인 것 뿐만 아니라 비물질적인 것, 예를 들면 마음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여기서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문장 중 하나는 ‘물질이 마음의 그림자‘(p.92)라는 말이었다. 독자인 나는 이 말을 마음이 있으면 물질이 따라가기 마련이라는 뜻으로 이해했는데, 다시 한 번 곱씹어 생각해보니 단순해보이지만 굉장히 중요한 깨달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간혹 마음은 있는데 내가 가진 물질이 그 마음만큼 따라와 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 일단은 마음을 열고 상대방에게 사소한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할 때 그 관계가 조금이나마 좋은 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도 추가로 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를 생각하다보니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단순히 자신만의 유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마음을 열고 그 마음을 부족함없이 나누기 위한 도구로써 중요하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이 각박한 세상 속에서 오늘 읽은 부분에 나온 나눔같은 것들이 많아진다면 좀 더 따뜻한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유토피아를 꿈꿔본다. 비록 현실은 녹록친 않지만 말이다.

"소수레가 움직이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겠느냐? 수레에 채찍질을 해야겠느냐, 아니면 소를 몰아야겠느냐? 선禪은 앉거나 눕는 것과 상관이 없는 것이며, 가만히 앉아 있는다고 부처가 되는 것도 아니다. 집착이 없는 것, 그리하여 취하고 버릴 게 없는 것이 진짜 선禪이다." - P75

좌선이 잘못된 것입니까? 아닙니다. 남악회양 선사는 좌선을 부정한 것이 아닙니다. 좌선의 태도, 특히 그 마음가짐의 잘못을 지적한 것입니다. 마음을 안정시키기보다는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일입니다. - P75

《선가귀감禪家龜鑑》에서 서산 대사는 "중생의 마음을 버릴 것 없이, 자기 성품을 더럽히지 말라. 바른 법을 찾는 것이 바르지 못한 일이다."라고 말합니다. 버리는 것이나 찾는 것이나 다 같이 더럽히는 일입니다. 그렇게 서산 대사는 인위적인 행위를 물리쳤습니다. 바로 무심입니다. - P76

원래 선은 좌선으로써 행동의 근본을 삼지만, 좌선뿐 아니라 일상의 기거동작起居動作마다 삼매의 정신으로 순화하고 통일해야 하는 것입니다. - P77

좌선은 깨달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좌선 그 자체가 부처나 조사의 살아 있는 모습, 깨어 있는 모습이기에 하는 것입니다. - P77

"그대들은 입버릇처럼 도를 닦아 진리를 깨닫는다고 말하고 있다. 도대체 어떤 진리를 깨닫고 어떤 도를 닦는다고 하는가? 그대들의 지금 행동에 무엇이 모자라 또다시 깁고 보태겠다는 것인가?" - P77

말에 팔리지 말고 말 뒤에 숨은 뜻을 읽어야 합니다. 임제선사의 출발점은 본래청정本來淸靜, 즉 사람은 본래 저마다 자기 특성을 지닌 온전한 존재임을 전제한 데에 있습니다.
본래란 소급된 시간이 아니라 ‘지금 당장‘을 의미합니다. - P77

무사시귀인無事是貴人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일이 없으면 그것이 곧 귀인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일이 없다는 것이빈둥거린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 P77

"진정견해眞正見解. 그대가 바른 견해, 즉 걸림 없는 청정한 지혜를 얻고 싶거든 타인으로부터 미혹을 입지 말라. 안으로나 밖으로나 만나는 것은 바로 죽여라.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아라한을 만나면 아라한을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친척 권속을 만나면 친척 권속을 죽여라. 그래야만 그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자재하리라." - P78

선의 세계에서는 평상심平常心을 귀하게 여깁니다. 평상심이 바로 도道입니다. 신보다는 사람을, 신기한 것보다는 평범한 일상을, 성인聖人보다는 무사인無事人을 귀하게 여기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일 없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한가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까닭입니다. - P78

부처나 조사, 전통이나 스승을 최고 가치로 삼게 되면 거기에 얽매이게 됩니다. 임제 선사는 그것을 단호히 거부한 것 입니다. 이때 거부한다는 것은 극복한다는 뜻입니다. - P78

스승과 제자의 관계도 새로운 가치 창조를 방해합니다. 진정한 종교인은 종교 그 자체로부터 해방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개인의 창조력이 살아납니다. 선이라는 것은 창조를 충실히 존중하면서 모방을 철저히 배격하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큰 의미를 찾습니다. - P79

생각이 존재를 얽어매지 못한 것 - P79

임제 선사가 주장한 무위진인無位眞人이란, 범부도 성인도 중생도 부처도 소용없는 절대 자유의 주체를 말한 것입니다. 곧 자주적인 인간이기를 희망한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임제, 그는 가장 종교적인 인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79

초기 인도의 불교가 인간 부정으로부터 출발한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의 선은 현실의 인간을 긍정합니다. - P79

"그대들은 잘못 알지 말라. 나는 그대들이 경전이나 주석서를 이해하는 것을 대단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대가 아무리 높은 자리에 있다 해도 대단하게 여기지 않는다. 폭포수와 같은 말재주를 가졌더라도 대단하게 여기지 않는다. 오로지 그대들의 진정한 견해, 곧 깨어 있는 정신만을 대단하게 여길 뿐이다." - P79

설명을 통해 진리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속에 살아있는 진리를 자기 눈으로 분명히 확인하라는 말입니다. 밖에서 구하지 말고 안에서 구하라는 뜻입니다. 그러려면 쳐다보지 말고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채우려고 하지 말고 텅 비워야 합니다. 지식과 지혜의 차이를 직시하십시오. - P80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부처를 찾으라. 부처란 곧 이 마음인데, 어찌 먼 곳에서 찾으려 하는가? - P80

육신은 허망하여 생멸이 있지만 참마음은 허공과 같아서 끊어지지도 변하지도 않는다. - P80

요즘 사람들은 어리석어서 자기 마음이 참부처인 줄 알지 못하고, 자기 성품이 참법인 줄 알지 못한다. 멀리 지나간 성인들에게서만 법을 구하려 하고, 부처를 찾고자 하면서도 자기 마음은 살피지 않는다. 자기 마음을 알면 끝없는 법문과 한량없는 진리를 저절로 얻게 될 것이다. - P80

선문답은 지식과 정보의 교환이 아니라 지혜의 계발입니다. - P81

"아무리 찾아보아도 마음을 찾을 수 없습니다."
"없는 것을 어찌 찾으려 했느냐? 찾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어찌 네 마음이겠느냐?" - P81

"그대는 어디 있는고?" - P82

"밖에서 찾지 말라." - P82

질문은 지성知性으로 전개되는데, 답은 지성이 아니라 체험體驗이어야 합니다. 지知를 바탕으로 한 답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문을 일으키기 때문에 궁극에 이를 수 없습니다. - P82

질문을 멈추어야 비로소 해답이 나옵니다. 침묵을 지켜야 답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답을 얻으려면 침묵이 필요한 것입니다. 요즘처럼 어지러운 세상, 시끄러운 소음에 묻혀서는 답을 얻기 힘듭니다. 침묵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침묵은 깊은 무게를 지니며, 그 무게 속에 우리가 필요로 하는 답이 담겨 있습니다. - P82

선문답은 상대가 설정한 전제 조건을 거부하고 절대 무전제의 경지로 몰고 갑니다. 그것은 대개 일문일답으로 그칩니다. 그 이상의 설명은 불필요하기 때문이지요. - P82

"무엇이 해탈, 곧 자유입니까?"
"누가 너를 묶어 놓았느냐?"
"어떤 곳이 정토, 곧 청정한 세계입니까?"
"누가 너를 더럽혔느냐?"
이처럼 선은 설명하거나 해석하지 않습니다. 논리적인 전개를 거부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자기에게서 나온 의문에 대한 답은 자기 자신 안에서 찾으라고 합니다. - P83

답은 이미 질문 속에 있습니다. 자기를 잊어버릴 때 모든 것은 비로소 진정한 자기가 됩니다. 사람은 언제 어디서건 부분인 자기가 아니라 전체인 자기 안에서 살 수 있어야 합니다. - P83

꽃은 묵묵히 피고 묵묵히 집니다. 다시 가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때 그곳에 모든 것을 내맡깁니다. 그것은 한 송이꽃의 소리요. 한 가지 꽃의 모습. 영원히 시들지 않는 생명의 기쁨이 후회 없이 거기서 빛나고 있습니다. - P83

행복의 척도를 소유에 두지 마십시오.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워질 것인지를 고민하십시오. - P84

아낀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사랑하는 일입니다. - P85

거대한 우주의 섭리를 앞에 두고 생각해 보면, 인간은 모두 별개의 존재이면서 또 한 족속입니다. - P87

어떤 한 개인의 잘못은 인간 전체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87

미국의 철학자 마르쿠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풍요로운 감옥‘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이 감옥에는 텔레비전 수상기와 오디오가 놓여 있습니다. 냉장고와 세탁기도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거기에 살고 있는 우리는 자신이 감옥 안에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이런 감옥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답은 간단합니다. ‘어떤 것이 진정한 인간이고,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하며, 또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이런 근원적인 물음 앞에 마주 서야 합니다. - P87

우리 앞에는 항상 평탄한 길만 놓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중에서 반드시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오르막길을 오르는 것은 힘이 들고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길은 인간의 길이고 정상에 이르는 길입니다. 내리막길은 쉽고 편하지만 그 길은 짐승의 길이고 구렁으로 떨어지는 길입니다. - P88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을 때 눈앞의 일에만 팔리지 말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선택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곰곰이 헤아려야 합니다. - P88

자기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하고자 하는 일이 자기 생애의 전 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헤아린다면 인간으로서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없는 것입니다. - P88

요즘 우리 사회의 병리病理를 한마디로 진단한다면,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탐욕과, 남을 미워하는 증오와, 전체를 망각한 무지에 있습니다. - P88

탐욕과 증오와 무지는 그 자체가 독성을 지니고 있어서 주위에 해악을 끼칩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독성은 우리의 의지와 노력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습니다. 탐욕은 베풀고 나누는 일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고, 증오는 넓은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지는 차디찬 지식이 아닌 따뜻하고 밝은 지혜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이 세상이 암담하다 하더라도 우리는 좌절할 이유가 없습니다. 바로 이런 극복의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 P89

세상이 왜 이 모양이냐고 한탄만 할 게 아니라 이것이 우리 시대에, 우리가 받은 삶의 과제라고 생각한다면 그걸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도 동시에 개발할 수 있어야 합니다. - P89

사람은 무엇보다도 사람답게, 떳떳하게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대한 각성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각성은결국 존재에 대한 각성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각성이 앞선 후에야 비로소 마음이 열립니다. - P89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세상을 내가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세상과 내가 하나를 이룰 수 없는 겁니다. 각성을 해야만 비로소 마음이 열리는 거예요. 또한 마음이 열려야만 평온과 안정을 이룰 수 있고, 세상과 내가 하나를 이룰 수 있습니다. - P90

세상과 내가 하나를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으세요. 자신의 안에 들어 있는 얼굴이 온전히 드러날 때까지 묻고 또 물어야 합니다. 건성으로 묻지 말고 목소리 속의 목소리가 귓속의 귀에 닿을 때까지 간절하게 물으세요. 해답은 그 물음 속에 들어 있습니다. 묻지 않고는 해답을 이끌어 낼 수 없어요. "나는 누구인가?" 거듭거듭 물으세요. - P90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흔히 ‘무사하다‘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까? 무사하다는 것은 속세의 의미로는 아무 일이 없다는 뜻입니다만, 불가에서는 ‘덧없다‘ 이런 의미로도 씁니다. - P90

무엇이 덧없습니까? 거죽이 덧없는 것입니다. 젊어서 생생한 피부도 언젠가는 늙어 쭈글쭈글해집니다. 튼튼하던 몸도차츰 약해집니다. 반드시 변한다는 소리예요. 세상 그 무엇도 영원하지 않고, 항상 같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세월의 풍상에 삭아서 시들고 허물어져 갑니다. 그게 우주의 실상이고 근본 원리입니다. 그래서 서글프다고요? 아닙니다. 그래서 편안한 것입니다. - P90

만약 이 세상이 잔뜩 굳어 있어서 변함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숨 막혀요. 변하기 때문에 병든 사람이 건강을 되찾을 수도 있는 것이고, 가난한 사람이 부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오만한 사람이 겸손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변화가 있어야 어두운 면이 밝아질 수 있습니다. - P91

문제는 어떻게 변하느냐에 달려 있는 거예요. 거죽은 늘 변하지만 중심은 늘 한결같습니다. 거죽에 살지 않고 중심에사는 사람은 어떤 세월 속에서도 시들거나 허물어지지 않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이 원초적인 물음을 통해서 늘 중심에 살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각성을 촉구해야 합니다. - P91

변화를 이끄는 힘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건 바로 나눔입니다. 나눠 가질 줄 알아야 돼요. 원천적으로 내 것이란 없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가지고 나온 거 없지 않습니까? 살 만큼 살다가 이 세상을 하직할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세상에 내 것이란 없기 때문입니다. 간혹 부모를 잘 만난 덕으로, 혹은 사회의 도움을 받은 덕으로 잠시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건 내가 잠시 관리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끝내는 모두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게 우주의 질서입니다. - P91

나눈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물질적인 것만 생각해요. 아닙니다. 우선 마음을 나누어야 해요. 물질은 마음의 그림자이기 때문에 마음이 움직이면 같이 움직이게 됩니다.
그래서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음이 겹겹으로 닫혀 있으면 나눌 수가 없습니다. 나눔으로써 바람직한 인간관계가 형성돼요. 관계는 서로 주고받는 것에서 이루어집니다. 그 관계가 또한 우리 자신을 만들어 갑니다. 마음을 여는 일은 나누는 일이고, 나누기 위해서는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합니다. 모든 것은 다 그렇게 순환 고리처럼 돌고 도는 것입니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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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에서 수면의 질과 관련하여 빛에 노출되는 것을 제약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이러한 제약을 쉽게 풀 수 있는 환경으로 탈바꿈한지 오래다. 그럼 이제 어찌해야 한다는 말인가... 이어 읽어나가면서 저자의 생각을 엿보고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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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이어지는 챕터인 4장 ‘소설의 수난 시대‘ 에서는 독서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 현실에 관한 내용들이 나온다. 본문에서는 미국의 예를 들었는데 통계적인 비율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도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을 듯하다. 그만큼 독서인구의 감소가 심히 우려될 정도로 크다는 얘기다. 이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여 보자면 독서외에도 재미있게 즐길 것들이 도처에 널려있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뒤이어 읽다가 최근 몇 년 사이 사람들 사이에 급속도로 번진 각종 SNS들에 관한 내용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 속성을 분석한 저자의 통찰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으로 대변되는 SNS의 속성이 무엇인지 명확히 꿰뚫어볼 수 있어서 이들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무언가 메시지를 던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기에 관련된 본문을 읽어보면 SNS의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에 보다 더 집중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책 제목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쉽게 말해 집중력을 도둑질해간다는 것이다. SNS를 잘 활용해서 성공적인 삶을 영위해나가는 분들에게는 이런 내용에 쉽사리 동의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 책에서는 각종 연구자료들을 인용하며 SNS로 인한 집중력 상실의 문제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다고 말한다. 독자 개인이 SNS에 대해 가진 태도가 어떻든 관계없이 한 번쯤 참조해볼만한 내용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SNS에 관해 개인적인 얘기를 좀 하자면 예전에 위에서 언급한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계정을 만들어서 실제로 글을 쓰거나 사진을 올려본 적이 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올린 글이나 사진들도 많이 봤었다.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세상을 간접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기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턴가 다른 사람들의 삶과 나의 삶을 자꾸 비교하게 되면서 내 의도와는 관계없이 불행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결과적으로는 이런 부정적인 느낌을 지속적으로 느끼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어느 순간 그러한 SNS로부터 거리를 두게 된 듯하다.

이런 개인적인 경험때문인지는 몰라도 저자가 본문에서 언급하는 내용들에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마 나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독자들이 본문에서 저자가 SNS에 관해 언급한 내용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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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소설을 읽는 것이 사람들의 공감능력을 키우는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본문을 보면 이런저런 복잡한 말들로 서술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 독자인 나만의 말로 핵심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소설이라는 것이 입체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을 듯하다.

한편 이러한 소설과는 달리 비소설의 경우는 등장인물들의 생각이나 느낌보다는 정보전달류의 글들이 많기 때문에 공감 능력을 키우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도 본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스트레스와 자극을 주입하는 문화에 살고 있다. - P119

우리가 해야하는 많은 일이 따분할 만큼 뻔하다. 속도를 늦추고,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고, 잠을 더 자면 된다. 모두가 이 사실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데도 실제로는 정반대로 하고 있다. 속도를 높이고, 전환을 더 많이 하고, 잠을 적게 잔다. 우리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행동과 할 수 있다고 느껴지는 행동 사이의 괴리 속에 산다. - P120

어떤 날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였고, 어떤 날은 조지프 콘래드Joseph Conrad였으며, 또 어떤 날은 셜리 잭슨Shirley Jackson 이었다. - P123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살면서 경험하는 가장 단순하고 흔한 형태의 몰입 중 하나가 독서이며, 다른 형태의 몰입과 마찬가지로 독서 역시 끊임없이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문화 속에서 점점 사라져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 P125

많은 사람에게 독서는 자신이 경험하는 가장 깊은 형태의 집중 상태다. 사람들은 독서를 통해 차분하고 침착하게 인생의 긴 시간을 한 가지 주제에 바치고, 그 주제가 우리의 정신에 스며들게 한다. - P125

독서는 지난 400년간 가장 깊이 있는 인류 사상의 대부분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도구였다. 그리고 이 경험은 현재 나락으로 떨어지는 중이다. - P125

니콜라스 카Nicholas Carr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로, 점점 커지는 집중력 위기의 중요한 측면을 사람들에게 알린 획기적인 책이다. 니콜라스 카는 우리가 인터넷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독서 방식이 바뀌는 것 같다고 경고했다. - P126

독서는 우리에게 특정 방식의 읽기를 훈련시키는데, 바로 오랜 시간 한 가지에 집중하는 선형적 방식의 읽기다. - P126

화면을 통한 읽기가 이와는 다른 방식, 즉 정신없이 넘기면서 초점을 옮기는 방식의 읽기를 훈련시킨다 - P126

사람들이 화면으로 글을 읽을 때 "대충 훑어보는 경우가 많"다 ...(중략)... 우리는 정보를 재빨리 훑어서 필요한 내용을 뽑아내려 한다. 그러나 ...(중략)... 사람들이 이 행동을 오래 지속하면 "이러한 훑어보기가 번져 나가게" 된다 ...(중략)...
"점차 우리가 종이에 쓰인 글을 읽는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 ...(중략)... 이러한 행동이 거의 디폴트 상태가 되는..." - P126

이러한 변화는 읽기와 다른 관계를 맺게 한다. 읽기는 더 이상 다른 세상으로의 즐거운 침잠이 아니라, 붐비는 슈퍼마켓을 마구 뛰어다니며 필요한 물건을 잡아채서 빠져나가는 행위에 가까워진다. 이러한 전환이 일어나면(화면을 읽는 방식이 독서에 영향을 미치면) 우리는 독서 자체의 즐거움을 잃게 되고, 독서는 매력을 잃는다. - P127

화면으로 정보를 본 사람들은 내용을 더 적게 이해하고 기억한다 - P127

책과 화면에서 나타나는 이해의 차이가 얼마나 크냐면,
초등학생의 경우 1년 동안 성장하는 독해력의 3분의 2에 맞먹는다. - P127

독서의 붕괴가 어떤 면에서는 집중력 감퇴의 증상이자 원인임을 깨달았다. 이러한 변화는 나선의 형태를 띤다. 우리는 책에서 화면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책에서 나오는 더 깊은 형태의 읽기 능력을 잃기 시작했고, 결국 책을 더욱더 안 읽게 되었다. 몸무게가 늘면 운동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과 비슷하다. - P127

"긴 텍스트를 읽는 능력"을 잃고 있지는 않은지, 또한 "인지적 참을성과・・・ 인지적으로 힘겨운 텍스트를 다루는 지구력 및 능력"을 잃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스럽다 - P128

가장 깊은 층위의 사고가 점점 더 적은 사람에게만 가능해져서 마침내 오페라나 배구처럼 극소수의 취미가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 P128

"미디어는 메시지다" - P128

우리는 신기술이 등장했을 때 그 기술을 배관으로 여긴다. 누군가가 그 배관의 한쪽 끝에 정보를 부으면 우리는 다른 한쪽 끝에서 필터 없이 그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것이 종이에 인쇄된 책이든 텔레비전이든 트위터든, 새 미디어가 등장해 사람들이 그 미디어를 쓰기 시작할 때마다 사람들은 고유의 색깔과 렌즈를 가진 새 고글을 쓰는 것과 같다. 우리가 쓰는 각각의 고글은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한다. - P129

예를 들어 텔레비전을 보기 시작하면, ...(중략)... 특정 프로그램의 메시지를 흡수하기 이전에 이미 세상을 텔레비전과 비슷한 것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매클루언이 새로운 미디어(인간이 의사소통하는 새로운 방식)가 나타날 때마다 그 안에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한 것이다. - P129

신기술은 자연스럽게 우리가 새로운 규칙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매클루언은 정보가 사람들에게 도달하는 방식이 정보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텔레비전은 우리에게 세상은 빠르고, 중요한 것은 표면과 겉모습이며, 세상만사는 한꺼번에 일어난다고 가르친다. - P129

트위터에 접속하면 이 미디어를 통해 메시지를 읽고 그 메시지를 팔로어에게 전송하게 된다. 그 메시지는 무엇일까? 첫째, 어느 하나에 오래 관심을 기울여서는 안 된다. 우리는 280자로 된 짧고 단순한 발언을 통해 세상을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해야만 한다. 둘째, 우리는 매우 빠른 속도로 세상을 해석하고 자신 있게 이해해야 한다. 셋째,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짧고 단순하고 신속한 발언에 사람들이 즉시 동의하고 박수를 보내느냐다. - P130

성공한 발언은 많은 사람이 즉시 박수갈채를 보내는 발언이며, 성공하지 못한 발언은 사람들이 즉시 무시하거나 비난하는 발언이다. 트윗을 올리는 사람은 어떤 말을 하기 이전에 이미 자신이 어느 정도는 이 세 가지 전제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 사람은 이러한 고글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 P130

페이스북은 어떨까? 이 미디어에 담긴 메시지는 무엇일까? 첫째, 우리의 삶은 다른 사람에게 전시하기 위해 존재하며, 편집한 자기 삶의 하이라이트를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일을 매일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둘째, 중요한 것은 우리가 시간과 공을 들여 편집하고 신중하게 고른 하이라이트에 사람들이 즉시 ‘좋아요‘를 누르느냐다. 셋째, 우리가 어떤 사람의 편집된 하이라이트를 자주 보고 그 사람도 우리의 하이라이트를 본다면 그 사람은 우리의 ‘친구‘다. 이것이 바로 친구의 의미다. - P130

인스타그램은 어떨까? 첫째, 중요한 것은 우리가 겉으로 어떻게 보이느냐다. 둘째, 중요한 것은 우리가 겉으로 어떻게 보이느냐다. 셋째, 중요한 것은 우리가 겉으로 어떻게 보이느냐다. 넷째,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우리의 겉모습을 좋아하느냐다(생각 없이 쉽게 말하거나 비꼬는 게 아니다. 이게 정말로 인스타그램의 메시지다). - P130

소셜미디어를 하면 내가 세상과, 그리고 나 자신과 어긋나 있다는 기분을 느끼는 핵심 이유 중 하나를 깨달았다. 나는 이 모든 생각(이 미디어들이 암시하는 메시지)들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 P131

트위터에 대해 생각해보자. 사실 세상은 복잡하다. 세상을 제대로 고찰하려면 보통은 긴 시간 동안 한 가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길게 말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말할 가치가 있는 내용 중 280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드물다. - P131

어떤 생각에 대한 나의 반응이 즉각적일 때, 내가 그 주제에 대해 수년간 전문 지식을 쌓아온 사람이 아니라면 그 반응은 얄팍하고 별 볼 일 없을 가능성이 크다. - P131

사람들이 즉시 나에게 동의하느냐 아니냐는 내가 하는 말이 옳은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아니다. 그건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 문제다. 현실은 트위터와 정반대인 메시지를 택해야만 분별력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세상은 복잡하며,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이해 가능하다. 세상은 천천히 사고하고 파악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진실은 처음에는 인기를 얻지 못한다. - P131

나는 살면서 트위터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활동했을 때(팔로어와 리트윗의 측면에서)가 인간으로서 가장 쓸모없을 때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의 나는 관심이 필요했고, 지나치게 단순했으며, 독설을 잘 퍼부었다. - P131

트위터에서 이따금 통찰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이 정보를 흡수하는 지배적 방식이 되면 사고의 질이 급속히 낮아질 것이다. - P131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다. 나도 남들처럼 아름다운 사람들을 보는걸 좋아한다. 그러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러한 겉모습(자기 복근이나 비키니 입은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이라는 생각은 불행의 비결이다. - P132

우리가 페이스북에서 상호작용하는 방식도 똑같다. 시기하며 남의 사진과 자랑과 불만을 뜯어보는 것, 남들도 자신에게 그러길 바라는 것은 우정이 아니다. 사실 우정의 정반대라 할 수 있다. - P132

친구가 된다는 것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이 세상에서 무언가를 함께하는 것, 폭소와 따뜻한 포옹, 기쁨, 슬픔, 춤을 주고받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텅 빈 가짜 우정으로 우리의 시간을 장악함으로써 종종 우리에게서 이 모든 것을 빼앗아간다. - P132

먼저, 삶은 복잡하다. 삶을 이해하고 싶다면 깊이 숙고할 시간을 충분히 마련해야 하며, 속도 또한 늦춰야 한다. - P132

둘째, 다른 걱정을 제쳐두고 한 가지에 주의를 기울이며 한 문장 한 문장, 한 쪽 한 쪽을 따라가는 경험은 가치 있는 일이다. - P132

셋째,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고 생각하는 방식은 깊이 사고해볼 만하다. 다른 이들에게도 우리처럼 복잡한 내면의 삶이 있다. - P132

인간본성의 가장 훌륭한 면(깊이 집중하는 순간이 많은 삶이 좋은 삶이라는 사실) - P132

독서는 내게 자양분이 된다. 한편 나는 소셜미디어라는 매체에 담긴 메시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 메시지들은 주로 내 본성의 추하고 얄팍한 면을 강화한다. - P132

우리는 소설을 읽을 때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경험에 푹 빠져든다. 사회적 상황을 그려보고, 깊고 복잡하게 타인과 그들의 경험을 상상한다. - P133

소설을 많이 읽으면 책 밖에서도 실제로 타인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른다 - P133

어쩌면 소설은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우리가 가진 가장 풍성하고 귀중한 형태의 집중)을 키워주는 일종의 공감 체육관일지 모른다. - P134

소설을 많이 읽을수록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읽어냈다. - P135

비소설 독서는 공감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 P135

독서가 "독특한 의식 형태"를 만들어낸다 - P135

 "책을 읽을 때 사람들은 종이 위의 단어를 향해 관심을 바깥으로 돌립니다. 동시에 그 내용을 머릿속에서 상상하면서 내면을 향해 엄청난 주의를 쏟습니다." 눈을 감고 아무거나 상상하려고 애쓰는 행동과는 다르다. - P135

"그때 사람들의 관심은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종이 위의 단어를 향해 바깥으로 기울었다가, 그 단어의 의미를 향해 내면으로 기우는 것을 오가는 매우 독특한 상태에 있지요." 독서는 "바깥을 향한 관심과 내면을 향한 관심을 결합하는 방법"이다. - P135

특히 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을 상상한다. 레이먼드는 그때 우리가 "다양한 인물과 그들의 동기, 목표를 이해하려 애쓰고, 그런 다양한 요소를 따라가려 노력" 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일종의 연습입니다. 그때 아마 사람들은 현실에서 실제 인물을 이해하려 할 때와 똑같은 인지 과정을 사용할 겁니다." - P136

소설을 읽을 때 우리가 다른 인물을 어찌나 잘 가장하는지, 현재 가상현실 시뮬레이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기기보다 소설이 훨씬 나을 정도다. - P136

레이먼드는 우리 각자가 오늘날 인간으로 산다는 것의 작은 일부만을 경험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설을 읽으면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 경험은 소설을 내려놓은 뒤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나중에 현실에서 사람을 만나면 그들의 삶을 더욱 잘 상상할 수 있다. 사실 정보를 읽으면 아마 더 박식해지겠지만, 이처럼 공감 능력이 길러지지는 않는다. - P136

공감은 사람이 가진 가장 복잡한 형태의 주목이자 가장 소중한 주의력 중 하나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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