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이기주의자 (스페셜 에디션) - 나의 가치는 내가 결정한다
웨인 W. 다이어 지음, 오현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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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이기주의자가 주의 사람들에게 무관심해 보인다면 그것은 자신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느라 밖으로 시선을 돌릴 틈조차 없기 때문이다."

P 288

 

남편과 자식, 오빠를 위해 희생한 시대의 어머니들이 생각난다. 예전에는 그랬다. 유교적 뿌리가 강한 한국은 집안의 기둥인 남성 위해 여성들의 행복은 뒷전일 때가 많았다. 그래서 유독 여성들의 화병이 많았다. 뚜렷한 원인도 없이 가슴이 답답하고, 뜨거워 힘들어하던 많은 여성들이 있었다. 그렇게 앓고 또 앓다가 병은 얻고 자신의 삶도 잃어버렸다.

 

 

하지만 요즘은 또 다른 이유로 마음의 병을 얻기도 한다. 대부분은 나를 가장 소중한 존재로 생각하지 않아서 일어나는 일이다. 나보다 남을 걱정하며 고민하고,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 지나친 배려를 하며,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하지 못해 집에 와서 후회한다. 대체 무엇이 당신을 그토록 억압하고 가로막는지 묻고 싶다. 조금만 이기적이어도 된다. 그래야 큰 행복이 당신을 찾아온다.

 

점점 서구화, 개인화되는 생활 패턴이 지속되면서 멀리서 찾는 행복보다 가까운 곳에서 작은 만족을 누리고자 한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내가 무언가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순간은 바로 지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존재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뿐임을 직시하고 내일이나 미래로 넘기지 말고 기본과 욕망에 충실하라며 책은 부추긴다. 어차피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내 삶의 주인공은 나이기 때문이다.

                                       

<'행복한 이기주의자'가 되기 위한 10가지 마음가짐>

1. 먼저 나를 사랑한다 : 나를 사랑하는 정도가 나의 가치를 결정한다

2.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다 : 이 세상의 절반은 나와 생각이 다르다

3.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 나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은 과거의 나다

4. 자책도 걱정도 하지 않는다 :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현재뿐이다

5.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내가 원한다면 다른 이유는 필요하지 않다

6.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다: 세상이 정한 옳고 그름에서 벗어난다

7.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세상의 기분으로 나를 평가하지 않는다

8. 미루지 않고 행동한다 : 행동하는 사람이야말로 현재를 사는 사람이다

9.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누구보다 나를 신뢰하며 독립적인 삶을 산다

10. 내 안의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 화로 생긴 스트레스는 결국 나를 향한다

 

책의 초판은 1976년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인의 공감을 얻으며 카운슬링 교제로 쓰인다. 전 세계 3500만 부 판매, 국내 20만 독자가 사랑한 '웨인 다이어'의 《행복한 이기주의자》가 예쁜 표지를 갈아입고 스페셜 에디션으로 나왔다. 행복이라는 눈에 보이지도 손으로 만질 수도 없는 개념에 대해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해 큰 반향을 이룬 책으로 개인적인 정서가 짙어지고 있는 요즘, 다시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나 스스로 소중하지 않다고,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남에게 베푼다는 일은 어불성설이다. 온전히, 나를 제일 먼저 사랑해 줄 것! 행복한 이기주의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해보는 건 어떨까? 누구라도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소중한 사람이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말자, 당신은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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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영화사
정란기 지음 / 본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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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탈리아 영화 <행복한 라짜로>는 네오리얼리즘의 부활을 알렸다. 주목할만한 여성 영화감독 '알리체 로르와커'는 마치 1942년부터 1952년까지 지속된 이탈리아의 영화 운동 '네오리얼리즘(Neorealismo,신사실주의)'를 떠오르게 했다. 또한 '루카 구아다니노'가 리메이크한 영화 <서스페리아>의 원작도 함께 주목받았다. 또한 스파게티 웨스턴이 번창하고 범죄와 자극적인 살인 장면을 특징으로 하는 '지알로(Giallo)'가 부각되는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이탈리아 범죄영화는 전성기를 맞는다.

 

 

'네오리얼리즘'은 종종 1950년대 후반 프랑스에서 일어난 '누벨바그'와 비견되기도 한다. 네오리얼리즘은 제2차 세계대전 무렵에 나타났기 때문에 주요한 특징을 갖는다. 전문 배우 대신 비전문 배우가 연기한 것, 전쟁의 여파로 영화를 찍을 상황이 되지 않아 거리나 실제 장소에서 촬영했다. 현실과 다큐멘터리를 절충해 일상을 그렸다. 그밖에 전체적인 내레이션과 개인의 집단으로 초점이 이동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네오리얼리즘은 현재까지도 모든 이탈리아 영화의 정체성으로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책은 무성영화부터 19990년 대까지 이탈리아 영화 사조를 정리했다. 연대기순,장르별, 영화별로 정리되어 있어 영화학도들에게 유용한 교제가 될 것이다.

 

 

최근 한국고전영화를 조금씩 보고 있어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 책은 프랑스의 뤼미에르 형제가 영화를 시작하며 전 세계적인 영화 제작 국가 중 하나인 이탈리아 영화사를 정리하고 있다. 지금은 프랑스에 좀 뒤처졌지만 이탈리아 영화는 다시 찾아올 부흥기를 꿈꾸고 있다.

 

이탈리아는 교황의 엄숙한 표정으로 영사기에 축복을 내리는 모습을 담은 영화가 최초로 시작되었다. 1905년 이후 10년간 무성영화 황금기로 각기 다른 이탈리아의 지방색을 담은 '이탈리아적'인 영화제작이 가능했다. 텔레비전 발달 시기와 스파게티 웨스턴, 네오리얼리즘을 거쳐 코미디, 정치, 공포, 스릴러로 대표되는 장르 영화까지. 유럽 문화의 발상지기도 한 이탈리아 영화의 초기와 발전과정을 한눈에 정리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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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
우야마 게이스케 지음, 황세정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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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은 그렇듯 서로 깍지를 꼈다. 손을 이렇게 깍지를 껴서 잡는 것을 '조개껍데기가 맞물리는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 다들 이렇게 찾고 있으리라.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다른 한쪽의 조개껍데기를. 자신에게 딱 맞는 상대방을. (중략) 손이라는 건 말이야, 물건을 만지거나 집기 위해 쓰기도 하지만, 그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담고 있기도 하다고, 네 손은 무슨 일을 하기 위해 달린 것일까 하고, 이유를 찾을 수 이으면 좋겠다고."

만약 나와 삶을 모래시계처럼 공유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과 말이다. 내가 행복을 느끼면 상대방의 수명이 나에게로 와 줄어들고, 내가 불행해하면 반대로 삶을 빼앗긴다. 시시콜콜한 연애 소설과 판타지가 결합되어 흥미진진하다. 억지스럽거나 급마무리되는 결말이 아닌, 한번 잡으면 예측하기 어려워 끝까지 단숨에 읽게 되는 소설을 찾는다면 《이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아른다운 비》를 추천한다.

소설은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 》, 《벚꽃 같은 나의 연인》의 '우야마 게이스케'의 신작이다. 사이좋은 연인 히나와 마코토 앞에 상복 차림의 남녀가 나타난다. 그들은 자신을 안내인이라 밝히며 '기적'을 제안한다. 이야기인즉슨 두 사람 몫으로 20년이라는 수명을 받아 다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단 이 '라이프 셰어링'의 규칙을 따른다면 말이다. 둘은 공평하게 10년씩 삶아갈 수 있을 거라 다짐했지만 실전은 이론과 달랐다.

히나는 작은 일에도 행복을 느끼는 성격이다. 어릴 적 어머니가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져 집을 나간 후 아버지가 자살해 우울한 유년 시절을 살았다. 그때 결심했다, 누구보다도 행복해지기로. 그래서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고 소소한 행복에도 극도로 즐거워한다. 반면 마코토는 큰 행복에도 고무되지 않는 성격이다. 건축가를 꿈꾸는 마코토답게 차분하고 냉정하다. 하지만 밝고 경쾌한 히나와 첫눈에 반해 연인이 되었다. 행복에 둔감한 체질인 마코토는 히나에게 몫 숨을 빼앗기는 날이 많다.

소설의 재미는 이제부터다. 세상에서 가장 사이좋았던 연인이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작은 일에도 기뻐하는 히나는 라이프 셰어링 초반 마코토에의 삶을 빼앗을 거란 생각을 하지 못한다. 당황하다 화가 나고 패닉에 빠진 마코토는 입에 담지 못할 말을 내뱉는다. 마코토를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 오히려 단명을 재촉하는 꼴이라니 아이러니다.

그렇게 둘은 몇 해를 삐걱거리며 이별 위기까지 맞는다. 하지만 까칠하지만 속 깊은 안내인들과 주인집 부부, 레스토랑 사장, 마코토가 존경하는 건축가 등. 주변인의 도움으로 안정을 찾는다. 히나가 많은 희생을 한 거다. 일부러 행복을 느끼지 않으려고 감정을 부정하고 숨기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는 동안 '나라면...?'이란 물음이 떠나지 않았다.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연인과 몫 숨을 뺏고 빼앗는다니. 미래를 예측하기도 어렵고 계획할 수 없다. 이게 어찌 사는 거란 말인가? 누구에게나 공기처럼 있는 '시간'이 이 둘에게는 세상에서 그 어떤 것보다 갖고 싶은 것이다.

제목에도 나오지만 소설은 '비'에 대한 비유가 많다. 비가 오는 날은 축축하고 눅눅해서 짜증이 배로 난다. 이럴 땐 상대방에게 더 많이 웃어주고 칭찬해 주라고 주인집 아주머니가 명언을 해주신다. 또한 죽은 영혼의 특전 중 하나가 단 한 번 현세에 비를 뿌릴 수 있다고 안내인은 말한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 소설을 끝까지 읽어보면 안다. 가끔 맑은 하늘에게 비가 내리는 경우가 있다. 이때 흔히 여우가 시집간다고 하거나 하늘이 운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쩌면 영혼이 뿌리는 특별한 비일지도 모른다. 당신을 사랑하는 사랑의 눈물이 비가 되어 내린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기 위해 필요한 단 두 가지 말은 '미안해와 고마워'란다. 오늘은 이 말 중에 고맙다는 말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되도록 미안해라는 말은 하지 않도록 더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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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이 말해도 당신보다 낫겠다 - 오해를 만들지 않고 내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추스잉 지음, 허유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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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말 잘하는 사람 보면 언제나 부럽다. 하지만 말 잘하는 것에 앞서 잘 들어주는 게 중요할 때가 있다. 상대방과 눈을 맞추고 가까이 다가가 귀를 열어 오롯이 듣고자 하는 자세, 말로 먹고사는 사람들의 자세가 바로 이거다. 잘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는 태도.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질문도 잘한다.

 

 몇 년간 인터뷰어나 기자로 지내다 보니, 어디 가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을 붙이고 질문에 답을 이끌어 내야 했다. 좋은 인터뷰어는 어떤 사람일까? 쉽게 이야기를 끌어내는 능력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책은 한국어 포함 10개 언어에 능통하고 대만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강연가인 '추잉스'가 말하는 대화의 기술이다. 전작 《그래서 나는 외국어를 시작했다》를 통해 이미 알고 있는 작가이기에 의뭉스러운 제목에 이끌려 신간을 읽게 되었다.

 

저자가 경험한 다양한 상황의 말하기 사례를 담고 있다. 강연으로 배우는 말하기, 아르바이트로 배우는 말하기, 철학적 대화로 배우는 말하기, 가족과 친구에게 배우는 말하기, NGO 업무로 배우는 말하기, 다문화 직장에서 배우는 말하기 등 소통법도 때와 장소, 사람에 따라 달라짐을 배울 수 있다.

 

 

말 잘하는 사람과 말 많은 사람은 엄연히 다르다. 화술보다 말하는 법을 제대로 배워야 하는 이유다. 처음 만난 사람과 짧은 시간 내에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단순히 말 잘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첫 번째 경청해야 하고 두 번째 신로를 쌓아, 마지막으로 질문할 단계를 가진다.

어떤 유형의 질문이든 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말 잘하는 사람이다. 좋은 질문은 반드시 얕게 시작해 점점 깊게 파고들어야 한다. 무엇을 물어 좋은 질문을 현상 파악을 한 후 왜를 물어 그 이유를 들어 볼 수 있다. 그다음에 질문의 답이 명확 해지만 어떻게를 묻는 질문을 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좋은 질문은 무엇으로 시작해 왜가 되고 어떻게로 발전해야 한다.

 

 

모두가 스티브 잡스처럼 프레젠테이션을 잘하고, 아나운서처럼 또박또박 말하며, 유재석처럼 능수능란한 진행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인간의 눈에는 펭귄이 모두 똑같아 보이지만 그 무리에서는 각자의 개성이 있게 마련이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현대인들. 꼭 누구처럼 말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개성, 명확하게 자기주장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아... 내가 하려던 말은 이게 아닌데...'라며 머리를 긁적이고 있는가? 오해를 만들지 않고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을 익혀보는 건 어떨까? 부디 오늘도 당신의 말 한마디가 오해 없이 제대로 전달되기를 원한다면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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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현의 사진의 모험 - 대한민국이 사랑한 사진가 조세현이 전하는 찍사의 기술 혹은 예술가의 시선
조세현 지음 / 김영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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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으면서 알게 되었는데, 사진 언어가 불교 용어와 참 많이 닮아 있다. '찰나'라는 단어도 그렇고 무엇보다 사진을 찍는 행위, 그 과정이 묘하게도 명상과 비슷하다. 사진을 찍을 때, 찍는 그 순간에는 숨을 쉬지 않는다. 흔들리면 안 되기 때문이다. 셔터를 누르는 그 찰나의 순간, 숨을 멈추는 것이다. p172"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포토그래퍼 중 한 사람인 '조세현'의 에세이다. 40년 동안 찍사로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 느낀 것, 일한 것을 녹여냈다. 사진은 순간을 담아내는 행위지만 그 한 장에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찍는 사람의 감정을 투영하며 보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그게 바로 사진의 묘미이다.

 

 

 

 

그는 사진과 불교가 닮았다고 말한다. 바로 '찰나'의 순간을 찍는 사진과 찍기 위해 멈추는 행위 때문이다. 폰카로 뭐든지 찍고 지울 수 있는 시대. 피사체를 향한 기다림의 미학을 들여다볼 수 있다. 역광을 통해 아름다움을 잡아내고 컬러 사진에는 담을 수 없는 무한한 깊이감을 흑백 사진에 담는 사람. 고아와 스타를 한 프레임에 담고, 무엇보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 사진사의 일에 대해 듣는다.

 

시작은 중학생 때로 거슬러 간다. 아버지가 찍다 버린 필름을 처음 인화하며 사진에 맛을 들였다. 고등학교에 가서 사진 동아리에 가입해 본격적으로 사진과 인연을 맺는다. 당시 1학년으로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인화 기술을 가진 덕에 좀 더 일찍 카메라를 만져 볼 수 있었다. 그의 사진을 빌려 입상한 선배가 있는가 하면, 헌책방에서 <내셔널 지오그래픽>, <라이프> 같은 외국 잡지를 보며 종군기자의 꿈도 키운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진학과에 진학한다.

 

학교를 졸업한 후 첫 직장은 신문사였지만 잡지사가 잘 맞아 직장을 옮긴다. 그러던 중 사진 인생의 운명을 바꾸는 일을 만난다. 원래 촬영을 하기로 한 후배의 사고로 일종의 땜방을 맡은 것이다. 패션 화보 촬영은 처음이었고, 하루 종일 시간을 쏟는다는 패션 촬영 관행을 뒤집고 반나절 만에 모든 일정을 마친다. 인터뷰처럼 스트레이트하게 촬영했다. 결과는 의외로 좋았다. 신선한 방법이었단다. 그 후 세계적인 매거진의 한국 진출로 본격적인 패션 사진, 인물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그렇게 스타가 가장 사랑하는 사진가가 되어 지금의 조세현이 되었다.

 

사람들은 조세현을 스타 전문 포토그래퍼, 연예인과 아기 사진만 찍는 사람, 인물사진가 등으로 기억할지 모른다. 하지만 소외계층 청소년, 다문화 가족, 노숙자, 기아 아동, 장애인 등 소수자의 삶을 주목했고 찍기도 했다. 그때마다 다른 인생을 만나며 그 또한 찍어야 하는 이유를 배워 나갔다고 말한다.

책은 조세현의 인생 이야기만 들어있지 않다. 사진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방법, 자신을 찍어 작은 역사를 만들어 보는 것, 시각장애인들에게 사진을 가르쳐 준 일화 등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중 시작장애 아아들에게 사진을 가르쳤던 에피소드가 인상적이다. 카메라 렌즈에 눈을 대고 찍는 사진 대신 시각 장애인의 체스트 레벨(가슴에 대고 찍는다)에 대해 알게 되었다. 앞 못 보는 사람이 어떻게 사진을 찍냐고? 마음으로 보는 세상은 눈을 보는 세상보다 더 큰 깊이감을 갖는다.

 

먼저 정안인이 조금씩 피사체의 각도나 형상 위치 등을 설명해주면서 원하는 사진이 나올 때까지 잡아간다. 좋은 정안인을 만나면 시각 장애인들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조세현 작가는 시각 장애 학생들과의 수업을 통해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가 얼마나 일반, 정상이란 범주 속에서 편견을 갖고 살았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당연히 보이기 때문에 자세히 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볼 수 없을 때 더 간절해지는 마음을 간접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어두움이 없다면 빛이 없는 것처럼. 빛과 그림자놀이인 사진의 기술에서 철학을 만날 수 있다. 40년 동안 얼굴과 풍경, 인생을 만났고 이제 농밀한 이야기꾼으로 또 다른 아름다움을 좇고자 한 사진의 모험을 들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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