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구하기 - 삶을 마냥 흘려보내고 있는 무기력한 방관주의자를 위한 개입의 기술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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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를 읽는 이유는 단순하다. 성공한 저자의 노하우를 알고 싶거나 게으른 자신을 조이고 싶을 때다.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내용이 다 거기서 거기고, 순간만 바짝 긴장할 뿐 그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 속의 실천과제는 죽어다 깨어나도 못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점. 나는 이 점에 주목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늘어지고 놓친 부분을 재정비하고자 했다.

밀리언셀러《시작의 기술》저자 '개리 비숍'의 최신작이다. 전작에서 보여준 시작의 기술 업그레이드판이다. 자기 대화가 무엇인지 스스로 밝혀내고, 형편없는지를 직시하라 말한다. 부정적인 것들을 슬쩍 카펫 밑에 넣어봤자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는 말이다. 자신을 속이는 거짓말을 그만하고 부족한 나를 인정할 때 비로소 시작된다 말한다. 다소 독자를 몰아치는 거친 말투지만 그런 말투에 중독되면 헤어 나오기 쉽지 않다. 그게 개리 비숍의 매력이다.

당신은 방대한 스펙트럼의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나, 서서히 하나의 항목으로 굳어졌다. 나이를 먹으면 관점은 더 제한되어 점점 편협하고, 제약이 만고, 어느 한 극단으로 치우친 사람이 된다.

그는 자신을 망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 말한다. 더 웃긴 것은 사소한 일들이 모여 습관이 되면 자기 방해로 모든 것을 망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망하지 마라. 당신이 부족해서라기 보다 잠재의식 유혹, 충동, 강박 등이 수면 위로 올라와 활개를 치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살았을 뿐인데 되돌릴 수 없는 인생 궤도를 타고 있다면 우리의 잠재의식을 돌아보라 한다. 남 탓하지 말고 자신의 문제점을 하루빨리 파악하는 데부터 시작하라고 말이다. 진정한 돌파구란 인생이 내던지는 것들에 기계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개입할 때 마련된다.

우리는 태어남과 동시에 깨끗한 잠재의식을 갖지만 조금씩 더러워진다. 마치 스펀지로 물을 흡수하듯이 말이다. 그 스펀지는 호기심과 새로움에 목말랐던 모든 것을 빨아들였지만 금세 말라버리고 만다. 인생의 우여곡절을 지나 가능성은 배제된 채 어느새 당신이 되었다.

 

인생은 거대한 실험실이나 마찬가지다. 과거의 실패는 다시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방해할 것이다. 하지만 핑계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아직도 당신이 그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리치고, 넘어지고 사랑하고 죽고 살더라도 가만히 앉아서는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다. 스스로 살아 있음을 인지하고 탐구하는 시행착오를 통해 인생의 쓴맛을 봐야 한다 충고한다.

이제 인생의 주인공 주체를 나로 바꿔 보는 것이다. 당신의 과거를 통해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톺아보란 말이다. 상처를 받았다고 해도 할 수 없다. 과거의 상처에 얽매여 미래로 나아가지 못할 것인가, 하루빨리 툴툴 털로 미래로 한 발짝이라도 움직일 것인가. 책은 당신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내 인생의 구원자는 나 자신임을 깨닫는 날. 성공은 멀리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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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고 있습니다 - 수짱의 인생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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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열심히, 나답게 달리는 당신에게

내가 가장 애정하는 마스다 미리의 신작이 나왔다.
물론 영화로 만들어진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도 너무 좋아한다. 이번 신작은수짱 시리즈의 다섯번째 이야기다. 여전히 막연한 불안감은 있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좋은 수짱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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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해석 - 당신이 모르는 사람을 만났을 때
말콤 글래드웰 지음, 유강은 옮김, 김경일 감수 / 김영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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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믿고 본다. 그리고 의심과 걱정이 점점 커져서 해명되지 않을 때가 돼서야 믿는 것을 멈춘다. p102


우리는 타인을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흔히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니야.."라고 말할 때는 친구, 지인, 가족에게 배신 당한 후일 때가 많다. 

            

《타인의 해석》은 말콤 글래드웰 신작으로 모르는 사람을 만났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의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맨 먼저 단순한 교통단속으로 자살까지 이르게 된 '샌드라 블랜드 사건'을 필두로 타인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생기는 갖은 오해와 갈등을 명확히 소개한다.

 

샌드라 블랜드는 젊고 활기찬 사람이었지만 교통신호 단속에 걸려 경찰과 실랑이를 벌인다. 경찰은 흑인이란 이유만으로 그녀를 몰아붙이기 시작했고, 이에 질세라 샌드라도 지지 않고 저항했다. 짜증이 분노가 되는 말싸움은 크게 번지고 결국 샌드라는 유치장에 수감된 지 사흘 만에 자살한다. 이 이야기는 오프닝과 클로징에서 반복된다. 많은 함의를 품고 있는 사례다.

 

책은 세상에 벌어진 황당하고 충격적인 사례를 일목요연하게 제시하고 정리하는 것부터, 타인을 잘 알지 못하는 세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우리가 낯선 사람과 조우할 때 저지르는 첫 번째 오류, 즉 진실을 기본값으로 놓는 오류와 투명성의 환상은 낯선 사람을 한 개인으로 파악하지 못하는 우리의 무능력과 관계가 있다. (중략) 우리는 그 낯선 사람이 움직이는 배경이 되는 맥락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p330

                          

첫째는 진실의 기본값이다. 우린 누구나 타인이 정직할 거란 가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미국 CIA의 쿠바 스파이의 정체, 대학 풋볼팀 코치의 충격적인 일화. 두 사건은 동료들의 적극적인 두둔과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진실의 기본값이 결과다. 우리는 낯선 사람이 진실할 거라는 믿음을 져버리지 않는다. 때문에 신뢰가 쌓이기도 하고 배신으로 분노하기도 한다. 

                        

둘째는 투명성 관념의 맹신이다. 타인의 태도(첫인상, 표정, 행동거지)와 외모가 속마음(진실) 일치할 거라는 착각이다. 실제 얼굴을 보고 법을 집행하는 판사와 AI와의 다른 판결 결과로 알 수 있다. 법을 집행하는데 대면하지 않는 경우가 객관적인 판결을 남기는 데 도움 된다.

                       

찡그리고 분노한 얼굴을 행복의 얼굴로 인식하는 트로브리안드인들의 인용구는 충격을 준다. 시대와 집단에 따라 표정과 행동은 반대의 경우로 해석되기도 함을 소개한다. 비슷한 오류는 수도 없이 일어난다. 히틀러와 만난 영국 정치인 체임벌린은 큰 오류를 범한다. 태도와 내면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임을 알지 못한 채 자신에게 따뜻하게 대해주었다고 믿는다. 히틀러는 정직하게 행동하는 부정직한 사람이었다. 그 후 세계대전을 일으킨다. 태도와 내면이 일치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기대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훨씬 많고 예측하기도 어려움을 설파한다. 

                        

마지막으로 결합성 무시다. 행동과 결합한 맥락을 무시한 결과다. 자살이 흔히 우울증과 관련 있다는 말보다 자살을 부추긴 환경이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정한 행동은 특별한 시간과 장소, 분위기에 따라 일어날 수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말한다. 결과를 놓고 볼 때 맥락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행동의 결과에는 왜 그랬을지 전후 사정과 결합한 맥락이 늘 존재한다. 플라스의 죽음을 계기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이야기한다.

 

그러하면 모르는 낯선 사람, 타인을 만날 때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보여준 봉준호 감독의 밀착 통역사 샤론 최를 생각해 보자. 봉준호의 아바타로 불리며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 듯한 완벽한 통역 마술사다.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오해 소지 없이 말하는 것이다. 때문에 통역은 언제나 중요하고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할 것이다. 

                        

《타인의 해석》은 낯선 이를 만나 벌어지는 일련의 통역 행위에 왜 그토록 서투른지를 다루고 있다. 낯선 이가 잘 아는 이가 되기까지 희생을 치르지 않고서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모두가 진실하다는 가정을 철회한다면 살아가는데 큰 고통과 시간 낭비를 초래할 것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진실하다고 믿되, 경험을 통해 상황의 데이터를 축적하는 게 좋은 방법은 아닐까 제시한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하고 완벽하지 않음을 인정하는 것. 단번에 타인을 알아내기는 어렵겠지만 타인의 입장에서 곰곰이 생각해보고 편협한 사고를 걷어 낸다면 훨씬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거라는 조언을 잊지 않는다. 

                        

말콤 글래드웰은 늘 그랬듯이 실제 사건을 토대로 맛깔스러운 필력과 버무린 정보의 세계로 안내한다. 우리는 처음 만나는 사람을 꿰뚫어 볼 수 없다. 때문에 필요한 것은 자제와 겸손, 올바른 가르침, 관심과 주의다. 무심코 진실이라고 믿는 것을 의심할 줄 알아야 한다. 항상 '왜?'라는 물음을 던질 것, 낯선 이와 대화를 할 때는 신중할 것, 겸손하고 조심하며, 곧바로 결론 내리지 말 것이다. 연결된 현대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말콤 글래드웰은 유연한 경고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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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져도 상처만 남진 않았다
김성원 지음 / 김영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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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작가답게 말랑말랑한 말들이 천지다. 글이 주는 말맛과 색깔이 배어 있는 감수성이다. 예술을 사랑했던 부모님 탓에 어릴 적부터 음악, 영화, 미술 등을 보고 자랐다. 때문에 스스로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이 유전자에 심어져 있다는 말도 꺼낸다.

 

<스타워즈>를 좋아하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신작을 손꼽아 기다리고, 마틴 스콜세지 영화를 보며 과후배인 봉준호와 이야기하던 일화도 재미있다. 그때 독립영화 창작연구소란 영화 소모임과 네이키드 데이비스라는 가상의 록밴드도 만들었다. 그렇다. 청춘의 우리는 돌이켜보면 참 별별 일들을 용기롭게 했었다.

 

무모했던 시절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 작가는 이 글을 쓰면서 떠올리던 과거를 떠올린다. 미래에 무엇이 될까 떠올릴 수 없어 불안했던 시절. 지금 돌아보니 무엇이든 될 수 있어 즐거웠다고 반추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20대를 생각했다. 지금은 없어진 스폰지 하우스 종로, 씨네코아 등등. 작은 영화관에서 남자친구와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미셸 공드리의 <수면의 과학>, <기담>을 보러 갔던 기억 등이 찬란했던 20대를 소환하게 만들었다. 좋은 글은 그 글을 통해 내 삶을 반추할 수 있다는 거다. 이 에세이에 가득한 영화 이야기는 비록 나이는 같지 않지만 충분히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자꾸만 책장을 넘기며 영화 이야기를 찾아봤다. 책 속에는 영화 이야기가 참 많아 좋다.

 

김성원 작가는 어머니의 죽음을 지켜보며 갖은 공포와 슬픔을 경험한 작가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셔터 아일랜드>를 보며 펑펑 울고야 만다. 같이 본 지인이 쳐다볼 정도로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고 가족이 죽는 부분은 다시 보기 했을 때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가족을 잃은 느낌은 무엇일까? 누구에게나 그 시간을 오고 피할 수 없다. 아직 <셔터 아일랜드>를 보지 않아 100%로 이해할 수 없었지만 대충은 짐작이 갔다. 그때는 영화를 보며 죽을 것처럼 아팠지만 살아남았고 고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잊힌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타노스에 관한 심리학적 분석도 흥미롭다. 이 책은 말랑한 에세이 같지만 굵직한 인문학서 같기도 하다. 저자는 심리학을 대학원에서 공부해서 그런지 모든 이야기가 심오한 깊이감이 느껴진다.

 

타노스는 파괴를 향한 본능, 죽음의 본능을 의미하는 프로이트 용어 '타나토스(Thanatos)에서 유해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다른 빌런들과는 차원이 달라 보이긴 했다. 자신의 행성 타이탄이 인구과잉으로 파멸한 경험을 들어 인구의 반을 없애야 하나는 이성적인 사고를 실행한다. 타노스는 원대한 목표를 이룬 뒤 고요한 노을을 바라봤다. 노을. 사라지는 낮의 은유일까, 없애버린 인류의 반을 위한 위로일까.

 

제목처럼, 넘어져도 상처만 남지 않았음을 적잖이 위로해 준다. 훗날 상처를 보며 다양한 생각을 할 것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지, 추억으로 후후 웃으면서 넘어갈지, 그것도 아니라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는 당신의 몫이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은 자명하다. 오늘 겪은 일은 내일, 또 다음 내일을 위한 밑거름이라는 것을. 실패하더라도 언젠가는 다음 일의 연료로 쓰일 날이 올 거라는 거다. 그래서 오늘 좌절하더라도 내일 웃을 수 있다. 내가 매일 지겹고 하기 싫더라도 매일 조금씩 읽고 쓰는 이유다. 매일 하는 사람은 갑자기 시작해 이루려는 사람보다 도달할 바탕이 조금이라도 앞서 있음을 잊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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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The Power
나오미 앨더만 지음, 정지현 옮김 / 민음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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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흥미로운 주제의 SF 소설을 만났다. 만약 지금의 가부장제 세상이 아닌 여성들이 지배하는 가모장 사회였다면 어땠을까? 세상은 어떤 식으로 변하고 이루어졌을지 생각해보지 않았기에 자극적인 상상이 흥미로웠다.

 

소설 《파워》는 모든 역사는 여성 중심이라는 가모장 평행세계다. 소설의 앞뒤에 등장하는 나오미 닐의 대화는 흥미롭다. 닐은 남성 작가협회의 남류 소설가로서 문학 권력자인 나오미에게 자신의 소설 《파워: 역사소설》을 소개하는 형태다. 소설 속 소설 그러니까 액자식 구성인 셈이다.

 

둘의 대화가 아주 재미있다. 닐은 여러 역사서와 종교서를 들이대며 과거 가부장제가 있었을 거라는 증거들을 제시하지만 나오미는 어디서 하룻강아지가 짖냐는 식의 아주 귀여워 죽겠다는 투로 받아줄 뿐이다. 남자가 지배하는 세상이 흥미로울 것 같다는 영혼 없는 말을 남긴다. 흔히 간호사, 경찰 등 여성 제목 페티시가 만연한 성문화에서 남성 제복이 얼마나 여성의 성적 욕망을 부추기는지 아냐고 말하는 부분은 묘한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남자가 지배하는 세상은 좀 더 친절하고 부드럽고 사랑과 자연스러운 보살핌이 더 많으리라고. 당신도 그렇게 느끼기를 바라요. 혹시 진화 심리학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 있나요? 남자는 강한 일꾼이자 가정의 관리인으로서 온순하게 진화한 반면, 아이를 위험으로부터 지켜야 하는 여자는 좀 더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을 지니게 되었다는 주장 말이에요.

p416

소설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성(性)전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설 속 세계에서는 남성은 선천적으로 온화하다는 주장을 펼치며 오직 여성만이 정치, 경제, 역사를 움직일 수 있는 선택 받은 자임을 주장한다.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이러한 모계사회는 상당한 충격을 안긴다. 영화나 소설 속에서 보았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나는 이 소설을 통해 많은 충격과 영감을 얻었다.

 

어느 날 소냐들에게 전기를 생산하고 관장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파워란 즉 잠재력을 뜩하는데 십대에서 시작해 전 세계 성인 여성으로까지 퍼지면 자기 안에 파워 본능을 깨운다. 손가락 하나로 기존 세상을 뒤집는 능력이 생긴다면 어떨까?

 

소설은 남성 기자 툰테와 소녀 록시, 앨리, 마고 등 인물들로 전개된다. 그들은 영웅이 아니며 어쩌면 범죄자이기도 하다. 흔히 여성들은 감성적이라 이성적인 일에 안 맞고, 몸으로 하는 일이나 스포츠는 맞지 않는다는 편견에 맞서는 이야기다. 여성들이 힘, 곧 권력을 얻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 보니 즐겁다. 얻은 권력으로 다양한 일들을 한다. 살인도 불사른다.

 

섬세하고 약하며 무자비와는 거리가 멀다는 여성스러움에 과감한 가운뎃손가락을 날리는 소설이다. 최근 각광받는 페미니즘 소설 중에서도 색다른 콘셉트로 성역할 전복을 짜릿하게 느낄 수 있다. 여성조차도 남성 중심 세계에서 자각하지 못한 것들을 소설을 기가 막히게 뒤집어 제시하고 있다. 남성들이 그렇게 주장하는 남성부, 남성 가족부가 어쩌면 이 소설 속에서 실현될지 모른다는 상상도 재미있다. 역지사지란 말을 이럴 때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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