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모르겠고 내 집은 있습니다 - 지속 가능한 1인용 삶을 위한 인생 레시피
김민정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천정부지로 솟아오르는 부동산, 매일 아파트는 올라가고 오피스텔은 생기는데 이 많은 집에서 내 집이 없다니. 각종 서러움과 분노가 차오르던 김민정 저자는 14년의 전월세를 반복하다 드디어 내 집을 장만했다. 서울이 아닌 경기도 고양시에 태양신을 받들어 모실 수 있는 남향의 고층 아파트. 좁디좁은 반지하를 경험해서인지 20평 이상의 집을 찾았다.

 

 

 

방송 작가(정확히는 뉴스 작가)로 일하는 프리랜서 계약이었지만 억척스럽게 파이브 잡을 해가며 돈을 모았고, 5년이면 모을 수 있을 거란 1억의 목표보다 빨리 앞당겨 돈을 모아, 어렵사리 대출을 받아 마련한 집이다. 결과적으로 비혼, 여성, 비정규직의 삼박자를 갖춘 사람으로서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집을 구입하게 되었고, 소원을 이루었다. 현재 두 고양이와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래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동화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는 뭘까

 

 

 

 

"내 집은 갖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비혼에 비정규직 여성인 나에게는 더 그랬다. 나는 생각을 바꿔 보기로 했다. 혼자서는 집을 갖지 힘드니 결혼을 고려할 게 아니라 비혼의 삶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라도 집이 필요하다고. 가장 불안한 사람이 가장 절실한 법이니까. 그렇게 나는 내 집 마련 레이스의 출발선에 섰다. "

P21

 

 

 

책은 30대 여성, 비혼, 프리랜서로, 페미니스트로 홀로서기 위해 분투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케아 쇼룸처럼 꾸미고,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저자의 인테리어 노하우도 소소하게 재미지다. 방송 작가이자 유튜브기도 한 저자가 내 집 마련을 위해, 그리고 주변의 수많은 비혼 여성들을 위한 경험과 위안이 적힌 에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혼자 사는 여성은 고난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이 책을 읽으면서 집 사기 가장 어려운 굴레는 비혼, 여성, 비정규직임을 알았다. 사람도 아닌 사람이다. 대출 한도부터, 서류 제출까지. 뭐하나 속시원히 되는 건 없었고, 규제도 많았다. (세상 놀람)

 

 

점점 1인 가구, 비혼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정부는 부동산만은 가질 수 없도록 펜스를 치고 있다는 느낌이다. 돈 없이 혼자 늙지 말고 "결혼해라!"라는 일종의 종용 같았다. 비혼 가구도 세금 척척 내고, 혼자서 잘 벌어먹고 산다. '억울하면 결혼해라'라는 말처럼 들렸고, '애 낳는 기계'를 원하는 건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는 집 없는 자와 집 업는 '여자'가 겪는 설움을 14년 차 자취생 활로 뼈저리게 느꼈다. 이럴 때는 여성이 아니고 여자로 치부했다. 생물학적 차이가 이렇게 크다니. 악덕 같은 주인집의 횡포는 예사, 더워도 문 열어 놓고 잘 수도 없고, 기웃거리는 사람만 봐도 마음이 철렁 거린다. 혼자 살아갈 거라면 가장 편안한 안식처는 꼭 장만하라고 권유한다.

 

 

대한민국에서 내 집을 갖는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눈 높이는 낮추고 포기하는 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하지만 30년 노예 계약으로 9천만 원을 빌린 이상, 30년은 일해야 한다는 것을. 그리하여 갖은 하대와 무한 루프를 이고 일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적나라히 적혀있다.

 

 

 

그러다가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일을 그만두었을 때, 페미니즘을 만났고, 나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저자를 고립으로 몰아넣었던 집이 비로소 저자와 감응하는 순간. '자기만의 방'을 온전히 갖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나도 여느 때보다 집에서 작업하고 생활하는 시간이 거의 대부분이라, 드는 생각들이 놀랍도록 겹쳐서 공감했다.

 

 

집 밖을 나가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시대에 인테리어에 공들이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집에서 밥 먹고 자고 씻는 게 대부분이었던 바쁜 직장인들이 일, 취미, 운동 못하는 게 없이 할 수 있음이 공공연하게 알려지면서 새삼 집, 공간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본 도서는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리학의 쓸모 - 결국 우리에겐 심리학이 필요하다
이경민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현대 사회로 넘어오며 사회와 관계가 복잡해지면서 심리학도 발달하게 되었다. 특히 요즘처럼 언택트가 필수인 시대에는 더욱더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 이럴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으며 혹여나 무엇을 잘못한 건지 알 길이 없어 자책하고 전전긍긍하는 일도 많다. 이로인한 스트레스, 마음의 병도 커진다.

 

따라서 자신을 포함해 타인을 더 잘 이해하고 싶거나 풀리지 않는 가족, 친구, 연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심리학은 현대인의 필수과목이 된지 오래다. 심리학이란 곧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과 이식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려 증명하는 학문이다. 우리에게는 가장 유명한 프로이트와 융이 있고, 몇 년 전 《미움받을 용기》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아들러 심리학도 각광받고 있다.

 

 

책에 아들러는 없어 아쉬웠다. 하지만 아들러에 대한 책은 단행본도 많으니 깊게 탐구하고 싶다면 따로 봐도 좋을 것이다. 대신 최근 수업을 들었던 긍정심리학의 '마틴 셀리그만' 이론이 있어 반가웠다. 그밖에 1980년대 미국에서 인기를 누린 '자아존중감'은 캐나다의 심리학자 '나다니엘 브랜든'에 의해 구체화된다. 1998년부터 이론화된 긍정심리학은 행복한 삶에 대한 추구를 쾌락주의와 자기실현적 행복으로 구분하는 학문이다.

 

'프로이트'는 마음의 영역을 의식, 전의식, 무의식으로 모형화한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을 성적인 힘 '리비도'와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타나토스'로 나누었다. 성격의 단계 리비도를 통해 특정 신체기관으로 배출된다고 보았다. 이 변화 단계를 5가지 구강기(0~1세), 항문기(1~3세), 남근기(3~6세), 잠복기(6~12세), 성기기(12세 이후)로 나누어 설명한다.

 

'융'은 프로이트와는 달리 성이 심리적 보편성을 갖고 있지 않고 생각했고, 독자적인 이론 '분석심리학'을 내놓는다. 그는 인간의 무의식이 진정한 자기를 실현하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건강한 삶은 내면의 무의식에 귀를 기울이며 진정한 자기를 실현하는 삶이라고 봤다. 과거에서 현재 병의 원인을 찾는 인과론적 관점에서 벗어나 미래의 목적을 위해 행동하는 목적론적 관점으로 바라보았다.

 

 

정신 구조를 의식, 개인 무의식, 집단 무의식으로 나눠 설명 했다. 개인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만든 페르소나와 아니마, 아니무스라는 무의식 속 존재하는 내적 인격, 자신과 반대되는 성이 가진 특징으로도 설명했다.

 

 

영화 <데인저러스 메소드>를 보면 20세기 초 프로이트와 융의 학문적 견해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꿈의 해석》으로 프로이트의 애제자로 학문적 연구를 함께 하지만, 성심리보편성 이론에 회의를 느끼고 결별한다. 그리고 어릴 적 아버지의 성도착 학대로 융의 환자인 슈필라인이 등장한다. 그녀는 융과 비밀스러운 사랑을 나누고, 트라우마를 치료하며 성장해, 아동정신분석의가 된다. 세 사람의 비밀스러웠던 관계까지 더했다. 같은 시기 활동하며 서로 경쟁과 영감을 얻었던 정신분석학의 대가를 한곳에 만나볼 수 있는 영화다.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추천한다.

 

다만 이 책은 일, 관계, 사랑에 있어 필요한 심리적 이론을 소개한다. 따라서 구어체를 쓰고 있지만 이론을 알 필요가 있다. 심리학 학자와 이론, 용어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것 같다. 쉽게 풀어쓴 책은 아니므로 심리학을 좀 더 알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본 도서는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의 SF #2
정세랑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은 SF 불모지'라는 타이틀을 수도 없이 보아왔다. SF 영화라고 하면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의 화려하고 크며 감쪽같은 CG 범벅의 큰 스케일의 영화만 봐온 탓이다. 하지만 올해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SF8 시리즈를 보고 다른 생각이 들었다. SF가 화려한 볼거리만 중요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최근 백승기 감독의 <인천스텔라>, 황승재 감독의 <구직자들>을 보고 저예산으로 훌륭한 영화를 만들 수 있음을 확인했다. 결국은 '이야기의 힘'이 중요했다.

 

SF는 대중적 이이기도 하지만 마니아를 갖고 있는 희소적인 장르다. 때문에 SF 영화> SF 소설> SF 잡지 순으로 관심받고 있다. 때문에 비정기 SF 무크지 《오늘의 SF》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1호의 성공적인 데뷔를 마치고 2호를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군분투를 겪었을까.

 

이번에도 고호관, 듀나, 정세랑, 정소연 작가가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 배명훈, 정소연, 고호관, 문이소, 김혜진, 손지상, 황모과의 신작 소설이 실렸다. 무엇보다 올해 부천국제 판타스틱영화제 상영, 8월 MBC 방영, 현 웨이브 스트리밍 중인 시네마틱 드라마 [SF8]의 기획 연출자 민규동 감독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개인적으로 <여고괴담>때부터 좋아해 꾸준히 신작을 챙겨보고 있는 감독이자,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SF 드라마의 총지휘관으로 애정 하는 감독이다.

 

씨네 21 이다혜 기자와 인터뷰가 담겼는데, 마치 내가 그 현장에서 둘의 대담을 들은 것 같은 생생함과 고민, 분투가 녹아들어가 있다. [SF8] 기획의도, 좋아하는 SF 소설 및 영화, 자기 이야기, 앞으로 한국 SF의 발전 등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사정한 8가지 엔솔러지를 다 본 것은 아니지만 꽤 인상적인 작품들이 있어 궁금해졌다.

 

그리고 이 드라마 중 <간호중>의 원작을 쓴 김혜진 작가의 신작 《프레퍼》와 <블링크>의 원작 《백중》을 쓴 김창규 작가의 인터뷰가 재미있었다. 평론가이자 작가인 듀나의 칼럼도 흥미로웠다. 특히 SF 소재에 판소리 형식을 섞어 쓴 배명훈 작가의 《임시조종사》는 형식 파괴, 장르 콜라보의 진정한 맛을 느끼도록 해주었다. 가장 인상적인 글은 한국 SF를 순정만화와 연결하는 페미니즘적 칼럼이었다. 전혜진 작가가 쓴 글에서 내가 읽었거나 읽지 못했던 여성들의 SF가 한 번에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SF 장르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소설, 영화, 드라마 모두 환영한다. 우리는 작년 이맘때 앞으로 다가올 전염병을 예측하지 못했다. 벌써 마스크를 끼고 매일 불안 속을 살아간 시간이 1년이 되어간다. 이런 일상을 예측이나 할 수 있었을까? 근미래에 일어날 디스토피아적 세상은 허구가 아닌 현실임을 증명했다. 매일을 SF적 상황으로 갱신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우리가 SF를 읽어야 할 이유, 방향성을 함축한 무크지다.

 

*본 도서는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체인저블 - 빈털터리 청년 백수에서 700억대 억만장자가 되기까지
안드레스 피라 지음, 이경식 옮김 / 윌북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사람들은 대부분 재산을 끌어당기는 원리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 얼마나 실천하기 쉬운지, 이 원칙들을 실행할 때 인생이 얼마나 크게 바뀌는지 알지 못하고 부정적인 말을 한다. 나는 내가 가슴에 담은 목표가 가능하지 않다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틀렸음을 입증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이 생각은 늘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

P144

그는 고등학교 중퇴자였다. 10대에 알코올중독자였고, 부자가 아니었다. 전직 불량배였고, 노숙 생활을 했고, 파산했으며, 우울증 환자였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더욱 혼란스러워졌고, 텔레마케팅 회사에서 해고당했다. 그렇게 모든 것을 포기할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그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며 남긴 2000만 달러의 유산이 생겼다. 섬광처럼 스웨덴이 아닌 지구 반대편으로 떠나고 싶어졌다. 그 돈으로 항공편을 사고 이를 믿어준 엄마의 지지하에 태국으로 떠나게 되었다.

태국에 와서 우열곡절을 겪고 남은 100달러 중 50 달러로 버스 표를 끊어 푸껫에 도착했다. 작은방을 빌리고 외상으로 쌀국수를 먹으며 지냈지만 빚이 늘어나자 쫓겨난다.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집을 구하기에는 터무니없는 푼돈. 이후 해변에 나와 노숙하며 지내던 중 잊고 지냈던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사실 돈을 빌리려는 심산이었지만 친구는 돈으로 도와줄 수 없고 이메일로 전자책 한 권을 보내주겠다고 제안한다. 어쩔 수 없지만 달리할 일도 없던 마당에 전자책을 프린트해 읽어가기 시작했다. 이 책은 제목은 바로 론다 번의 《시크릿》. 바로 진리를 깨우쳤고, 인생의 전환점이 되리라는 긍정의 기운이 몰려왔다. 하지만 믿을 수 없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시각화하면 결국 얻을 것이다?' 터무니없었지만 한 번 해보기로 했고, 그는 생각한 대로 원하는 결실을 얻게 된다. 커피, 점심, 일자리도 얻으며 조금씩 희망을 얻는다.

저자 안드레스 피라는 흙 역사 이후 16년 동안 그날을 스스로 되뇌는 문구를 만들어 잠재의식 속에 깊이 담아 준다.

나는 온전하다

나는 건강하다

나는 행복하다

나는 부자다

나는 남을 잘 돕는다

이 다섯 문장을 100번씩 중얼거리기도 한다. 그는 현재 아시아 전역에서 주목받고 있는 사업가이자, 막대한 부를 소유한 억만장자 겸 자선 사업가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성공한 사람들이 가졌던 공통적인 삶의 습관을 연구한 뒤, 부를 끌어당기는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발견했다. 바로 '체인저블'이라 불리는 사고 설계의 법칙이다.

누구나 잠재력과 부자가 되는 운을 끌어올리고 지속하고 싶다면 체인저블 하라. 모든 게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작은 일 하나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데 된다. 식당에 갔는데 먹고 싶었던 음식이 세일 중이라던가, 누군가가 양손 가득한 짐이 무거울 때 열어 놓은 문에 감사한다든가. 감사하는 마음을 실천하는 것은 부를 창출하는 원리와 가깝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사례는 직접 경험한 자만이 할 수 있는 진한 위로와 성공담이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2020년을 잘 마무리하고, 돌아오는 2021년에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 '체인저블'하라! 공부, 취직, 자격증, 연애, 운동 등등. 게획만 세우지 말고 끌어당기는 힘을 실천해 보자. 생각보다 작은 행동으로 큰 혜택이 다가오는 마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본 도서는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정하다는 착각》은 《정의란 무엇인가》의 마이클 샌델의 신간이다. 우리 사회가 공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믿음을 해부하며 능력주의의 치명적 결함을 살펴본다. 능력이 곧 정의의 척도인 시대, 능력도 돈과 지위가 있어야만 얻을 수 있는 시대, 공정과 불공정은 손바닥 뒤집기처럼 차이가 없다. 과연 능력이 부족해(없어) 실패하는 것은 개인의 책임인 걸까?

책은 능력주의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며 개인의 능력이 공정하게 측정되고 있는지, 물음을 던진다. 결국 이름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계급은 존재하며 이를 돌파하기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노력과 재능만으로 누구나 상류층이 될 수 있고, 인생 역전이 가능하다는 함정은 높아지기만 했다. 사다리 자체가 점점 오르지 못할 나무가 되어가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도 비슷하다. 몇 해 전 방영된 드라마 [SKY 캐슬]에서는 결코 허구가 아님을 보여주기도 했다.

유명인이나 정치인의 자녀가 부정입학 및 군 입대 특례를 받거나, 선생님인 아버지가 자식에게 시험지를 유출하거나 종종이와 유사한 뉴스를 접할 때면 왜 부자가 계속 부자가 되고, 돈이 돈을 낳는지 알 것 같다. 이제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신화나 다름없다.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전설이 되어버린 속담. 부모보다 성공할 확률이 있는 아메리칸드림은 미국이 아닌,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마이클 샌델은 우리 사회가 공정하다고 믿는다면 한참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능력주의는 현대사회의 세습 귀족제라 할 수 있으며, 대학은 나온 소수가 대학을 나오지 않은 다수를 거느리는 피라미드 제도의 부활이라 말한다.

하지만 여전히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를 이용한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백인 남성 노동자는 자신이 주류에서 밀려나 소수자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져 트럼프를 지지했다. 마이클 샌델은 이들은 향한 조롱과도 같은 포퓰리즘을 지적하며 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는지, 영국의 브렉시트가 통과되어 있었는지를 설명한다.

이 이유에는 빈부격차와 불평등을 양산하는 교육 문제가 대두되었다. 학위 소지자와 비소지자의 소득 격차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대학이다. 대학을 나온 고학력자가 대학을 나오지 않은 미국의 다수를 다스리고 있는 정치계도 지적한다.

오바마 정부 시절 내각 구성원의 고학력자 중심 현상을 예로 들며 그들이 꼭 옳은 선택을 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한다. 러시모어 산의 큰 바위의 4 얼굴 중 조지 워싱턴, 에이브러햄 링컨이 비대졸자라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고학력자 리더가 비대졸자가 70% 이상인 나라의 정책을 개발하고 합리적인 정치를 할 가능성은 작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학벌 위주의 리더십은 계속되고 있고, 부자를 위한 정책과 법 집행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은 우리나라도 다를 바 없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녀의 교육을 위해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인 간섭과 관리에 몰두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녀를 좋은 대학에 입학하려 하는 부모는 청소년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며, 훗날 시민적 감수성에도 치명적이다. 부모의 힘으로 좋은 대학을 졸업해 직장을 얻는 것이, 으레 스스로 자신이 해낸 것이라는 자만심이 커진다. 마이클 샌델은 이 부분을 경계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부와 건강을 상과 벌의 문제로 보는 관점은 능력주의적 생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운이나 은총의 의미를 고려하지 않고, 우리 자신이 전적으로 우리 운명을 책임진다고 여긴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우리가 취한 선택과 삶의 태도에 대한 상 또는 벌인 것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자수성가와 자기 통제의 윤리를 확고히 찬양하며, 능력주의적 오만에 빠질 길을 열어준다. 성공한 사람은 자신이 '신의 일을 하고 있다'라고 생각하며, 허리케인이든 쓰나미든 나쁜 건강이든 희생자들이 겪는 재난을 자업자득이라 여기고 희생자들을 업신여기게 된다." p.87

 

이런 능력주의의 폐해를 성경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부여하는 것은 신의 전능함의 부정과 같고, 능력주의를 부정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욥은 자식을 잃는 고행을 겪고, 신에게 인정받았지만 자책하고 만다. 개인의 능력 탓으로 돌린다. 승자에게는 오만을 패자에게는 굴욕을 주는 능력주의 이면은, 공정함이 정의인가를 따져 묻게 만든다.

또한 저마다 가질 만한 것을 갖는다는 섭리론적 관점은 오만함과 징벌이란 두 가지 목소리로 요약된다. 모두 스스로 운명을 책임질 것을 강조하며 성공도 실패도 자기 탓이라 본다. 태풍, 해일, 지진, 금융위기, 테러 등 모두 섭리론적 관점으로 해석하는데, 이를 죄에 대한 신의 응보라고 치부한다. 선하니까 부자고, 선량하기에 위대하다는 말과 같다는 말은 극히 유해하다.

책은 질문만을 던지지 않는다. 해결책도 모색하고 나섰다. 더 큰 노력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실패자를 위로하고 구제하는 방법을 고민해 보고, 운이 따른 능력 이상의 과실을 인정하면 된다고 말한다. 항상 겸손함을 잃지 않으며, 일과 사람의 존엄의 가치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정하다는 착각》은 미국의 정치 상황을 알고 싶은 독자, 새로운 정부로 바뀔 세계정세, 우리나라의 포지셔닝 등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유용한 책이다. 특히 12월 수능을 치르고 대입 논술이나 면접을 보는 수험생들의 필독서, 취업 면접을 앞두고 읽어봐야 할 책이다.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가'란 물음에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지를 진지하게 되짚어보는 계기가 된다. 미국은 현재 위험한 상황에 부닥쳐있다. 세계 강대국이란 타이틀, 오만한 선민사상의 '팍스 아메리카나'를 외치던 트럼프의 정책을 조 바이든 정부에서는 어떻게 수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본 도서는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