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을지라도 패배하지 않기 위하여 - 원재훈 독서고백
원재훈 지음 / 비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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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미래를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네요.비록 상처 받을지언정 문학을 통해 그 상처를 치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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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도서관 - 황경신의 이야기노트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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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신 작가의 신작 《국경의 도서관》은 낯선 제목으로 눈길이 갑니다. 작가의 머리말에서 국경을 통과할 때 땅을 박차고 날아가는 새 한 마리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고 적고 있는데요. '무거움으로 가벼움을 껴안고 가벼움으로 무거움을 날아오르게 하면 좋겠다'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적었습니다. 어쩌면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는 새가 무척이나 부러웠나 봅니다. 인간의 편의대로 나눠놓은 선을 작가는 자유로운 글을 통해 넘나들고 있는데요. 펜이 가지는 강력함과 자유를 이 책 한 권에 담았습니다.



총 (국경의 도서관을 제외하고) 38의 단편들로 구성된  《국경의 도서관》은 한반도가 나뉘는 국경인 3.8선을 의미심장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비로소 글 속에서 현실과 환상의 모호한 경계선을 넘나들게 됩니다. 그 작업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독자! 그 의미와 성질을 알아차리는 데는 조금 시간이 걸렸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그림이나 사진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인데, 불행히도 그림이나 사진이 많으면 많을수록 내가 할 일은 줄어든다. 그녀는 틈틈이 마음 내키는 대로 아무 페이지나 펼치고, 그들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책장을 덮곤 했다. 순서 같은 건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 굳이 나를 꽂아둘 이유가 없는 것이다.

P46


우연히 주인의 책에서 떨어진 책갈피가 장미 씨앗을 만나게 되는 '나는 책갈피다'에서는 주인의 취향에 따라 안정과 불안, 공포, 슬픔과 건조함을 느꼈을 책갈피에게 생명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마치 책갈피가 나에게 말을 걸고 있는 듯 《국경의 도서관》에서는 모든 단어들이 춤을 춥니다.  가끔 책 속에서 힘들어하고 있을지도 모를 책갈피를 바꿔주어야겠어요. 더욱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게 말이죠.

독특하고 기묘한 이야기가 가득한데요. 헤르만 헤세에게 초대받은 여자, 단단하거나 부드러운 마음을 골라서 살 수 있는 마음을 파는 가게, 여행을 대신해 주는 사람, 악마와 천사가 번갈아 찾아온 사람, 매년 11월 11일 밤 열한 시에 낭독회를 여는 셰익스피어 등 혼란스럽고 환상적인 동화 같기도 한 작품집은 신선함과 충격을 느끼게 합니다. 너무 짧게 끝난 이야기는 긴 여운을 남기는데, 뒷이야기를 더 알고 싶다는 궁금증까지 더해지더라고요. 중편이나 장편으로 만들었으면 이토록 오래도록 글을 곱씹고, 기억할 수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짧지만 강렬함을 선사하는 날카로운 키스처럼 아련한 맛, 황경선 작가 특유의 글맛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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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01-16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거움으로 가벼움을 껴안고 가벼움으로 무거움을 날아오르게 한다, 선문답 같은 말씀이군요. 생각할 여지가 참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doona09 2016-01-17 14:12   좋아요 0 | URL
황경신 작가의 글이 그렇죠.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신경 쓰지 않는 연습 - 불안.분노.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는 가르침
나토리 호겐 지음, 이정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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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세상,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은 하루하루입니다. 오늘도 치열하게 하루를 보냈나요? 뭐 더디게 멍하게 하루를 보냈어도 괜찮습니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거니까요. 어떻게 하나하나 신경을 쓰면서 살 수 있나요. 그러다가 병납니다.



제목만 들어도 마음을 쓸어내릴 수 있게 만드는 편안한 글귀 《신경 쓰지 않는 연습》은 빠르고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불안, 번뇌, 분노, 불행 등을 행복으로 바꾸는 106가지 가르침을 담고 있는데요. 잘못 선택하여 마음에 각인되어버린 피사체를 다른 각도에서 포착해보고, 앞으로 마주하게 될 다양한 상황에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 좋을지 방향을 제시해 주는 스님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합니다. 종교가 없어 평소 불교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이번 기회에 신경 쓰지 않을 불교의 철학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어 기쁩니다.

 

 


일본 사극에 자주 나오는 대사가 인상 깊습니다. '당신은 이곳에 소나무와 삼나무를 심는 사람'이란 표현인데요. 소나무나 삼나무가 멋진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 (혹은 사용하기 위해)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이야기랍니다. 민들레처럼 홀씨가 날아가 떨어진 장소에 싹을 틔우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말로 진중함과 신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표현이라고 할까요. 험담은 하지도 말고 듣지도 말아야 괜한 일에 휩싸여 난처해지는 상황에 처하지 않게 됩니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성장하는 오랜 시간 같은 공동체나 지역에 몸담고 있다면 '험담'에 대해 관리하는 현명함을 갖추길 바라요. 벽에도 귀가 있다는 말을 새삼 실감하게 되네요.


 

마음이 우울하고 의기소침해 질 때, 누군가가 곁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어도 참 기쁠 때가 많죠. 사람은 그래서 혼자 살 수는 없나 봐요. 무한 경쟁 시대에서 그 기준을 맞추느라 버거울 때 많잖아요. 우리  한 발짝 떨어져서 지내보는 건 어떨까요? 《신경 쓰지 않는 연습》을 통해 내가 그동안 남의 시선을 얼마나 의식하면서 살았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잊어버리려고 해도 자꾸만 신경 쓰이는 일들이 많아요. 그 괴로움을 풀지 못해 참고, 쌓아두다 보면 가슴에 멍이 드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것을 '화병'이라고 하죠.  가슴에 뜨거운 불덩이 같은 열이 뻗치고 조절이 안된다면 마음의 병을 앓고 계신 겁니다. 괜찮아지겠지.. 참는 게 모두에게 좋아..라고 생각하다 보면 결국 자신을 망치게 됩니다. 책에도 등장하지만 불교에서는 착한 사람이 되라고 하지 않고, 실패가 목숨을 빼앗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참견은 친절하게 받아넘기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세요. 누구와 비교 당한다고 기뻐하거나 슬퍼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존재만으로도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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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지의 최전선
이어령.정형모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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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로그》이후 10년! 디지털과 아날로그에 대한 무한한 이야기를 들여주었던 '이어령'선생의 최신작이 나왔네요. 어느덧 팔순을 넘긴 노 교수의 한계는 끝이 없었습니다. 젊은이들과의 소통, 언어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해박한 지식, 인문학과 철학 디지털까지 섭렵하는 이어령 선생의 한계는 어디일까요? 문뜩 '나도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라는 롤모델이 생겨버렸습니다.


 

《이어령의 지의 최전선》은 중앙일보 김형모 기자와 함께 주고받았던 내용들을 담고 있는데요. 대체로 유명한 석학이나 지식인들과 공동저자로 이름이 올려져 있다면  인터뷰 형식이나 대담 형식을 띄고 있는데, 이 책은 좀 특별합니다. 이어령 선생은 쉴새 없이 이야기를 하고 정형모 기자가 말을 글로 옮겨 놓은 형식에 주관적인 생각을 담아내는 2인칭 관찰자 기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워낙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선생을 말투가 음성지원 되는 듯 생생한 현장감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언어에서부터 시작해, 인문, 사회, 과학, IT 등 해박한 지식인의 서재에는 무엇이 일을까 궁금합니다. 으레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책 속에 파묻혀 지내는 이어령 선생이 떠오르는데요. 일곱 마리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기에 찾아보니, 7대의 컴퓨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7대나 되는 고양이들(컴퓨터)을 데리고 실제로 디지털과 아날로그적 삶 '디지로그'를 실천하고 있는 노 교수의 글쓰기 방법에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책이나 도서관에 있는 것은 이미 누군가 생각한 것들, 즉 소트(thought)야. 과거분사지. 하지만 나는 지금 검색을 통해 싱킹(thinking)하고 있어. 싱킹은 think의 현재분사야. 질이 달라. (중략) 세계 도처에서 우리 DNA 정보에 한 번도 찍힌 적이 없는 놀라운 사건들,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잖아. 싱킹, 그게 인문학자들이 해야 할 면역체라고."

p188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거를 소트하는 인문학이 아닌, 현재를 싱킹하는 살아있는 인문학이 절실한 때입니다.

 

이미 디지로그는 우리 삶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10년 전 디지로그를 예견한 것부터 시작해, 중앙일보에  '에볼라'에 대한 글로 '메르스'사태도 예견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바이러스의 심각성에 둔화되는 이유를 문화 문명의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죠. 수억만리 떨어져 있는 중동의 역병이 어찌 이 나라에 급속도로 퍼져 많은 사상자를 냈는지 또 다시 생각해 봐야 했습니다. '국제화', '세계화'의 명(明)과 암(暗)은 이렇게 또 한번 역사의 큰 획을 긋고 지나갑니다.

 

​그 밖에도  기호학을 연구한 학자로서 언어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는데요.  진주 목걸이를 하고 있는 중국의 부국과 함께 '아시아'란 말의 어원, 그 찜찜한 속뜻까지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테슬라'의 전기자동차를 통해 그의 사상도 배우고, 왼손잡이에 대한 오해, 띄어쓰기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말, 지정학적 요건 속에 한국이 취해야 할 자세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평면의 지도를 찢고, 지도를 거꾸로 돌려봅시다! 위아래 좌우가 없는 둥근 지구본으로 보는 세계, 우리가 앞으로 가져야 할 바로 중심이 없는 다각화를 실천하는 한 방법입니다. 인터넷이라는 망망대해에서 못할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알고자 하면 그 길은 모두에게나 열려있지요.

이어령 선생은 예언가도 정치가도 아닙니다. 그저 지의 최전선에 있는 국경 없는 지식인단 일 뿐. 경계가 없는 국경의 끝에서 외롭게 싸우는 선생으로 인해 우리는 나이의 한계에 대해 감탄하게 됩니다. 선생은 우리들의 마음속에 노병이 아닌 24시간 싸우고 있는 전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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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위의 인문학 - 지도 위에 그려진 인류 문명의 유쾌한 탐험
사이먼 가필드 지음, 김명남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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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더 이상 휴대하기 불편한 크고 두꺼운 지도가 필요 없는 세상이 왔죠. 스마트 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든지 찾아가지 못할 곳이 없어졌는데요. 때문에 지도는 이제 길을 찾는 용도를 넘어 인류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되었습니다. 


​한 장의 지도에는 여러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발견, 착취, 정복, 원정의 역사가 한데 얽혀 있죠. 새로움을 갈구하고 나아가길 원하는 인간 본성의 특징에 따라 지도는 다양한 분야에 쓰이게 됩니다.  《지도 위의 인문학》은 이런 인류의 2,500년 문명의 발전사를 품고 있는 지도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그 속에서 나를 찾아가는 또 다른 길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지도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지도라고 할 수 있는 '페이스북 지도'는 첫 장부터 흥분하게 만듭니다. 이 지도를 자세히 보면 가느다란 실크 같은 실로 무수히 많은 점들이 연결되어 있는데요. 중국과 아시아, 동아프리카는 보이지 않는 점이 특이합니다. 그 이유는 페이스북 가입자들의 상호 연결성을 표현한 지도기 때문인데, 인간관계가 이렇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감탄하게 만드는 지도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치 지도에도 없는 보물섬을 탐험하는 기분이 들지 뭐예요. 인디아나 존스가 되기도 하고, 항해사가 되기도 했으며, 때로는 식민지 원주민이 돼보기도 했습니다. 실로 책이란 대리만족을 할 수 있는 매체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기괴한 그림의 지도부터 고지도 현재 페이스북 지도까지 인간이 길을 찾고 관계를 맺기 위한 일을  시간에 따라 형태만 바뀌었을 뿐 계속 진행 중입니다. 혹시, 인문학이라는 제목 때문에 책 읽기를 망설이는 분들이 계신다면 염려 놓으세요. 《지도 위의 인문학》은 지도에 나타난 인류의 발자취를 탐구하고, 역사적 사건들을 알아볼 수 있는 여행서(혹은 에세이)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두꺼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지도와 저자의 유쾌한 글 솜씨로 인해 신나게 읽어 내려간 책으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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