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과 철학하기 -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한 12가지 행복 철학
김광식 지음 / 김영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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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노래하는 음유시인과 인생의 고통을 이야기하는 철학자가 만나면 어떨까요? 올해는 삶을 낯설게 바라보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김광석과 철학하기》를 집어 들었습니다. 가사 한 구절 한 구절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김광석의 노래들을 살펴보고, 흔들리지 않을 12가지 행복 철학을 만나봅니다. 신기하리만큼 김광석의 노래에 철학적 의미가 녹아져 있어나 싶을만큼 짝을 이루는 철학 사상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특별한 형식을 가진 책입니다.


 

김광석이 우리 곁을 떠난 지도 20년이 흘렀네요. 김광석 세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김광석의 노래를 따라 부를 정도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의 노래들. 어떤 이에게는 사랑의 세레나데로 어떤 이에게는 삶의 비통함으로 어떤 이에게는 현실을 잊게 만드는 긍정의 힘으로 김광석의 노래는 불렸습니다. 단순한 대중가요가 아닌, 철학적 세계관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가 있는 가사를 곱씹으며 우리 삶과 대조해 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김광석 하면 '죽음' 혹은 '상실'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라고 정의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련과 상처를 견뎌냈을지 상상이 갑니다. 너무나 아프기에 스스로 부정하는 듯한 체념의 말투는 잃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상처받을까 봐 두려움에 떠는 나약한 인간의 존재를 노래하고 있죠. 죽음의 철학을 주장한 '하이데거'와 연결성을 갖는데요. 삶에서 가장 아픈 순간, 죽음을 통해 실존을 주장한 하이데거. '죽으면 산다'라는 하이데거의 모토를 실천하기 하기라도 한 듯 김광석은 1995년 1월 5일 SBS의 '겨울나기' 무대에 올라 생을 스스로 마감하기 7시간 전 이 노래를 부릅니다.

 

서른 초반의 나이에 무엇이 김광석을 그토록 힘들게 만들었는지 알지 못 합니다. 망자는 말이 없으니, 떠나간 이가 남기고 간 발자취를 통해 유추해 볼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게 다가옵니다. 철저하게 슬퍼본 자만이 그 슬픔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행복, 사랑을 찾을 수 있다는 것! 모두가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고, 행복을 살 수 있을 것처럼 떠듭니다. 하지만 행복의 기준은 모두가 다르기에 맞출 수 없어 쩔쩔매는 게 인생이죠. 그래서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본인에게 조금씩 맞춰지는 행복이 진짜 행복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따라 김광석의 노래들이 절절하게 들리는 건 그냥, 기분 탓인가요? 자꾸만 다시 듣기를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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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책 -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이 카피다 카피책 시리즈
정철 지음, 손영삼 이미지 / 허밍버드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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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글도 다시 보자! 죽은 카피에 생명을 불어 넣는 신의 손이 되고 싶나요? 좀비처럼 비틀비틀 거리더라도 다시 살려내고 싶은 단 한줄의 카피! 대한민국에서 30년 동안 카피 써가면 먹고 살아온 카피라이터 '정철'의 시선을 사로잡는 35가지 글쓰기 팁을 공개합니다.


 

누구든지 글을 잘 쓰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어떻게 써야 할지, 번뜩이는 카피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러 사람들을 위해 아주, 실용적인!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카피 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로 《한 글자》, 《내 머리 사용법》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카피라이터 정철의 책 《카피 책》인데요. 제목부터 대 놓고 카피를 위한 책으로 철저하게, 군더더기 없이 실용서임을 광고하고 있네요. 역시 카피라이터의 책 맞군요.

 

 

 

사실, 카피라는 것도 일종의 기술이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무조건 아이디어나, 멋진 문구는 찰나에 떠오른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정철은 연필을 쓰고, 머리를 쓰는 기술 서른다섯 개를 들이대고 있네요. 카피도 기술! 어떻게 사고하고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죽은 글이 될 수도 죽었다 다시 살아날 수도 영원히 살 수도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카피 쓸 땐 연필로 쓰지 말고 송곳으로 쓰라고

두루뭉술하게 쓰지 말고 송곳으로 콕콕 찔러 쓰라고

무딘 카피는 허파를 건드려 하품이 나오게 하지만

뾰족한 카피는 심장을 찔러 탄성이 나오게 한다고

심장을 깊숙이 찌르려면 송곳을 쥐고 카피를 쓰라고

                                                                                                              P23


연필이 아닌, 송곳을 들고 읽는 자의 심장을 저격하는 방법을 카피라이터답게 쓰고 있습니다. 역시 낭중지추답게 주머니에 들어가 있어도 언제든지 그 날카로움은 튀어나오게 마련인가 봅니다. 저도 이런 글을 써보고 싶네요.

 

 

35가지 카피 기술 중 단연 중요한 것은 '구체성'입니다. 막연한 카피, 추상적인 카피, 관념적인 카피와는 멀어지도록 애쓰십시오. 구체적인 카피를 읽으면 더 생생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 원하는 효과를 누리기에 최적화되기 때문입니다. 즉, 글자로 그림을 그리게 되는 효과! 그런 게 바로 멋진 카피가 되겠죠.

또한 낯설고 불편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단어를 붙여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불편함과 짜증은 호기심과 흥미도 유발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길지 않고 싹둑 잘린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합니다. 덕지덕지 부연 설명과 조사, 부사, 형용사가 붙어 긴 글은 가독성이 떨어지고, 읽히지 않아 쓰레기가 됩니다.  즉, 죽어 있는 글은 그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잖아요. 그 밖에도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는)사칙연산을 이용한 글쓰기! 말과 글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말장난 글쓰기! 리듬을 살리고, 반복을 즐기며, 나열을 하는 글쓰기! 등 머리를 쓰고, 손을 쓰는 '쓰기의 모든 법칙'을 고스란히 눌러 담은 책입니다.

 

 

자기 피알 시대에 글쓰기로 나를 표현한다는 것은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선거, 광고, 자기소개서, 기획서, 연설문, 연애편지, 논술, 카피 등 우리 주변에는 글을 써야 할 때가 참 많지요. 그럴 때마다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아요. 어떻게 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없다며 머리카락만 쥐어뜯고 있을 분들에게 《카피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카피는 창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카피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백날 텍스트로 책을 보면, 뭐 합니까.  써먹어야지! 일상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맛깔나는 《카피책》 한 뚝배기 하실래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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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경의 아이 놀이 백과 : 5~6세 편 - 아동발달심리학자가 전하는 융복합 놀이 100 장유경의 아이 놀이 백과
장유경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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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놀면서 커간다는 말이 있죠. 놀이를 통해서 정서와 지적 능력을 키우고 자라 하는 게 바로 아이들입니다. 하지만 요즘 부모님들은 맞벌이와 힘든 육아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핸드폰을 던져 줄 때가 많아요. 핸드폰을 주면 사실 부모님 시간이 생기는 건 맞지만 아이에게 굉장히 좋지 않은 결과를 준다는 연구결과 들어본 적 있을 거예요. 그래서 다시 '놀이'로 회기 하는 부모님들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장유경의 아이놀이백과: 5~6세》는 꾸준히 아동심리를 공부한 아동심리학자 장유경 교수가 전하는 융복합 100선을 담았습니다. 성장 단계별로 꼭 맞춘 신체, 언어, 탐구, 사회, 정서, 예술 학습 놀이가 총망라되어 있습니다. 유아기의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는 48~72개월 아이들에게 맞춤 놀이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선행 학습이나 영재 발굴로 벌써부터 이것저것 많이 배우고, 다니는 아이들이 많이 있지만, 영유아의 마지막 시기인 만큼! 부모님과 친구들과 신나게 마음껏 놀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해 봅니다.

 

 

 


《장유경의 아이놀이백과》 시리즈는 총 3권으로 0~2세, 3~4세, 5~6세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캡터 별로 놀이의 영역, 방법, 놀이를 통해 배우는 것 들이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누리과정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으로 이른바 본격적인 교육을 받으러 다니는 아이들에게 놀이처럼 배우는 교육도 필요한 때가 바로 이때! 아인슈타인은 놀이야말로 '최고의 연구'라고 말했을 정도로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는 숫자와 말이 상당히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놀아 줄 시간이 없는 부모들에게 아이와 놀아주기는 가장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는데요. 그냥, 재미있게 놀아주세요. 딱히 무엇을 해주려고, 더 많이 가르치려고도 하지 말고 아이가 원하는 대로같이 웃고 떠들고 재미있으면 그게 '놀이'입니다. 책을 들여다보면 주변에서 흔히 하는 행동도 놀이가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죠. 어렵지 않아요. 우리가 예전에 놀았던 것처럼 그렇데 놀면 되는 거랍니다. 어렴풋이 동생과 놀았던 기억도 새록새록 하기도 했어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준비물로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놀아 줄 수 있다는 점이 '키 포인트!' 마치 백종원씨가 말하는 것처럼 '쉬워요!' 집에 있는 것들을 가지고 바로 할 수 있는 놀이라는 게 장점입니다.

 

'도와줘요. 장박사님' 제가  좋아하는 코너에요. 아동발달심리학자가 실제로 아이를 키우면서 어려움이 있는 부모들의 질문을 모아 상담 형식으로 진행되는데요. 어디 물어볼 곳도 없어 뜬구름만 잡거나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로 넘쳐나는 인터넷 게시판이 아닌, 경험과 현장감 있는 대답이 아이 엄마의 마음을 놓이게 해주지요. 이 고민들을 보면 세상에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걸 느낄 수 있죠.

 

 

 

아이들의 인성이나 신체, 지적 발달은 부모님이 어릴 때 얼마나 같이 놀아주고, 옆에 있어주었나에 따라 달라진다고 합니다. 참 아이러니 한 현상이 아닐 수 없는데요. 내 아이만큼은 남들과 다르게 키우고 싶고, 뒤처지지 않았으면 해서 보내는 학원, 교육, 학습 현장 등등 조기 교육이 사실은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오히려 그곳에 적응하지 못해오는 스트레스가 아이를 망칠지도 모르니까요. 반면 되도록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주는 것이 훨씬 더 아이에게 유용하고 정서에 좋습니다. 부모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을 알고 행복감을 느끼는 아이의 정서는 커서도 이어지게 됩니다. 아이에게 살면서 소중한 추억과 기억을 선사하고 싶은 모든 부모님들이 읽어야 할 필도서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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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미있는 심리학 콘서트 - 마음을 열어 주는 인간관계의 인문학
김문성 엮음 / 스타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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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심리를 잘 알 수 있다면 어떨까요? 직장 및 학교생활, 범죄 사건, 정치, 광고, 세일즈, 애정 관계 등 사회 구석구석에서 '심리학'은 많은 부분 활용되고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업무보다'사람 마음을 얻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간관계는 중요한 요소로 손꼽히는데요. 타인의 심리를 간파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루는 심리전! 많은 비즈니스 부분에 활용되기 좋은 책을 소개합니다.




사람을 읽는 여러 기술을 알 수 있습니다. 심리는 얼굴 표정이나 몸짓에 자연스럽게 나타나기 마련인데요. 눈동자를 어떻게 뜨는지, 입의 움직임, 생리 현상, 말을 통해 심리를 알 수 있는 방법이 흥미롭습니다. 이럴 땐 관찰력이 좋아야 하는데요. 주변 사람들을 잘 살펴보고, 심리 지식을 알아두면 어떠한 상황에서든 상대방의  현재 심리는 알 수 있어 유용합니다. 또한 그 사람의 평소 행동, 동작, 습관, 사고방식 등을 미리 알고 있다면 갑자기 변화는 사람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는 방법이 생기는 것이죠.



사람은 집을 나서면 얼굴에 가면을 쓰고 남과 접촉하고, 무의식적으로도 다면성을 지니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서게 된다.

P76

 

 

현대인의 가면 증후군, 혹은 페르소나를 일컫는 말로 우리 모두 집과 사회에서 쓰는 가면이 다르죠. 여러 가면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게 현대사회의 폐단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심리전도 더욱 힘들어집니다. 특히, 열등감으로 경계심도 높은 사람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지만요. 그런 상대에게는 이쪽의 약점으로 거리를 좁혀주는 게 좋습니다. 마음의 벽을 무너뜨려 상대만이 열등하지 않다는 점을 인식해 주어 경계심을 조금 허물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말 재미있는 심리학 콘서트》 마지막 챕터에 가면 '거짓에 숨겨진 진실'이란 부제로 거짓말에 대해 다양한 해석과 효과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라면서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배우지만 어느새 거짓말을 하게 되죠. 거짓말은 후천적인 학습을 통해 시작된다고 합니다. 커가면서 어쩔 수 없다는 죄의식을 감춘 채 자신을 잘 보이기 위해, 인간관계를 깨지 않기 위해 다양한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거짓말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죠.  진실이 밝혀지고 거짓말에 직면했을 때, 상대방이 놓인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한다면 관계가 더욱 개선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음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사람 관계를 떠나서는 어떤 일도 하기 힘들어집니다. 특히 요즘같이 SNS로 전 세계인과의 소통이 가능한 세상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관계를 이어가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할 텐데요. 관계 정리와 유지에 힘들거나 비즈니스를 위해 상대방의 심리를 알아야 하는 분들, 직장인, 서비스업, 연애 등 타인의 마음을 알고 싶은 분들이 주목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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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사랑
쯔유싱쩌우 지음, 이선영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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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눈물 바람이라니 《제3의 사랑》 책장을 덮을 때 흐르는 눈물을 가슴속에 새겨진 두 연인의 모습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겁니다. 제목을 보고는 통속적인 멜로겠거니, 차가운 황태자와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똑 부러지는 일반인의 비밀스러운 사랑이겠거니 치부했던 게 미안하네요. 아직도 그 깊은 슬픔과 안타까움에 절절 가슴이 메어옵니다.


소설 《제3의 사랑》은 또 하나의 한중 커플을 탄생시킨 동명 영화 <제3의 사랑>의 원작 소설인데요. 2007년에 연재되기 시작해  7년 동안 중국인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독자 1000만 명이 이 소설을 읽고 눈물바다를 이뤘다고 해요. 그에 힘입어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면서 제목처럼 제2의, 제3의 콘텐츠로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하기도 한 소설! 우리나라 송승헌과 유역비가 사랑을 이룬 작품이기도 해서 좀 더 감정이입이 되었습니다. 냉정하고 바르며, 우수에 찬 얼굴을 하고 있는 임계정역에 송승헌씨가, 감성보다는 이성이 앞서는 변호사 추우역에 유역비씨가 소설의 캐릭터와도 잘 어울려서 만족스러웠습니다.

 


500쪽 분량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는데요. 아마 둘이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이 굉장히 중반부에 등장하는 게 이유가 아닐까 싶었어요. 사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다룬 경우 굉장한 역경을 집어넣어 두 사람이 역경을 헤치고(혹은 포기) 사랑을 이루는 상투적인 멜로로 식상함이 있었는데요. 《제3의 사랑》은 200 쪽을 넘어가야 두 사람의 밀땅이 시작돼요. 그만큼 이 둘의 사랑이 쉽지 않음을 암시하는데, 첫 장부터 심상치가 않아요.


동생은 장미 꽃잎이 흐드러진 욕조에 누운 채 손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했다. 하필 밸런타인데이 저녁에. 더욱 참을 수 없는 것은 동생이 수없이 많은 구구절절한 문자를 그 남자에게 보내, 자신의 아름다운 최후를 알리려 했지만 정작 그에게선 아무런 회신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동생 추월이 자살 시도를 한 이유는 치림의 본부장 임계정 때문. 대체 그 사람이 뭐길래. 게다가 짝사랑이라니, 언니 추우는 참을 수가 없습니다. 병문안을 온 뻔뻔한 임 본부장에게 변호사로서의 기질을 보여주기 위해 대면하게 되는데요. 누가 봐도 황태자의 귀티가 흐르는 젠틀하고, 고고한 남자 임계정을 알게 되고.. 이후 동생의 퇴직 문제를 계기로 자주 만나게 되며 모르고 있었던 이면을 하나하나 알아가게 됩니다. 여러 극적인 사건으로 두 사람은 친분을 쌓게 되고, 점점 자신에게 다가오는 남자에게 흔들리지만 냉철한 이성이 앞서 감성을 누르게 됩니다. 하지만 스타벅스가 대체 뭐길래.. 스타벅스 사건을 계기로 단단하던 추우의 빗장이 풀리면서 둘은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는데요. 책을 읽으면서 어찌나 커피가 절실하던지,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불을 박차고 스타벅스를 찾게 만드는 마력! 역시 책의 힘은 대단하네요.


나를 사랑했던 여자들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어요.


추우도 몰랐을 거예요. 자신이 이런 거대한 일에 휘말리게 될 줄이야. 동생이 짝사랑하는 남자(그것도 자살 시도를 할 만큼 집착하는), 거대 제벌의 후계자(감히 일반인이 넘볼 수 없는 세계), 정략결혼 상대가 있는 남자(사랑을 이룬다 해도 정부일 수밖에 없는 슬픔)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돈도 명예도, 명품 가방도, 보석도 통하지 않는 추우를 그 곳곳 한 자태의 남자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신에게는 없는 명랑함과 행복함을 나눠 가지고 싶었을지도 모를 테죠. 임계정도 탄탄대로의 상속자일 것 같았지만 사실 치림의 상속 싸움도 만만치 않았거든요. 게다가 형제 중 유일하게 지지해 줄 어머니도 안 계신 상황에서 전도 유망한  남자가 그동안 쌓아 올린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는 사실이 이 남자의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힘입니다.



아마도 사업과 정략 결혼을 포기, 추우와의 사랑을 지켰다면 그저그런 사랑이야기로 잊혀졌을지도 몰라요. 추우 또한 자신의 배경을 버리지 않고 당당히 맞서고,  내게 오라고 징징거리지도 않죠. 처음에는 이 둘의 캐릭터가 너무 생경해서 감정이입이 어려웠는데,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절제하는 미덕'도 발휘해야 함을 깨닫게 됩니다.


나는 세상의 모든 낭만적인 사랑이 딱 두 중요일 것이라고 착각했었다. 하나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에도 보는 이를 눈물짓게 만드는 드라마에나 나오는 사랑, 또 하나는 상대가 아무리 평편 없어도 정작 본인은 잠도 못 이룰만큼 고통스러워하는,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반적인 사랑. 하지만 이제야 알았다. 세상에는 제 3의 사랑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 사랑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고, 모든 사람이 감동하지만, 모든 사람이 철저하게 비밀을 지키며, 함부로 말할 수 없는 비밀스러운 사랑이다.

p492


사랑에 있어서 기다리는 쪽은 대부분 여자라는 개념을 뒤엎고, 여성이 주도권을 갖는 이 관계도 무척 매력적입니다. 제 3자가 봤을 때 두 사람은 누가봐도 추우가 돈 많고 배경 좋은 임계정을 더 많이 사랑하는 것 처럼 보이겠죠. 하지만 이 둘은 반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임계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람은 추우 뿐이라는 걸요! 이 두 사람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둘은 3년후, 5년 후, 아니 그 이상이 시간이 흘러 부부의 연을 맺었을까? 자꾸만 이 연인의 평행선 처럼 닿지 않는 사이가 마음에 걸리고, 자꾸만 책장을 펼쳐보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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