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2 - 나의 과학 인생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2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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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 들려준 독특한 유년시절과 옥스퍼드 재학 시절,  《이기적 유전자》의 탄생 비화를 접했다면, 본격적으로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2》 (나의 과학 인생)을 탐독해 봅시다.

2016년은 《이기적 유전자》가 출판된 지 40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도킨스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책은 아직도 진화생물학의 교본이자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전설이 되었는데요. 대중과 학계의 주목을 두루 받는 사람도 흔치 않기에 회고록에 관한 관심이 뜨거운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책에서는 출간 후 교수로 살면서 세계 곳곳을 누비며 강연과 학회를 참석하는 도킨스, 펠트를 뽑을 때의 엄격한 자실 심사, 동료 교수들과의 일화, 나라별로 출간된 책들의 에피소드, '밈'의 탄생, 세 번째 아내 랄라와 함께하는 즐거움을 담았습니다.

 

 

그의 아내 사랑은 책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누가 진화생물학자 아니랄까봐  <닥터 후>에 출연 배우였던 아내 랄라가 직접 디자인하고 손으로 그린 동물무늬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아내 바보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강렬하고 딱딱한 지적인 이미지와 달리 책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독자와의 소통을 리드합니다.

 

 

 

​동물들이 취하는 모든 결정은, 행동에 관한 결정이든 (가령 근육을 언제 당길 것인가) 발달에 관한 결정이든 (몸의 어느 부분을 다른 부분보다 좀 더 키울 것인가), 모두 제한된 자원을 상충하는 요구들에 어떻게 할당할까 하는 경제적 결정이다. (중략) 우리가 눈 돌리는 모든 곳에 경제학이 있다. '마치' 비용과 편익을 의식적으로 저울질하는 것처럼 보이는 무의식적인 계산이 있다. 

P87

 

책은 본격적으로 교수로의 행보를 이어가며 만난 사람들과 에피소드를 다루는데요. 1941년 생 노학자가 겪은 75년의 인생은 동물들의 삶과도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동료  '제인 브록먼'과 스펙스 조롱박벌을 연구하며 동물의 삶을 통해 찾은  찾을 수 있었던 진화생물학 또한 책의 재미입니다. 서로 보완하는 지식과 기술들, 마음 맞는 동료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도 빠질 수 없습니다.


 

새로운 수프란 바로 인간의 문화다. 우리는 새로운 복제자에게 이름을 지어주어야 한다. 그 이름은 문화 전수의 단위, 혹은 모방의 단위라는 개념을 전달하는 명사여야 한다. 적절한 그리스어 어원을 따르자면 '미밈(mimeme)'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지만, 나는 '유전자 (진 gene)'와 발음이 비슷한 단음절 단어를 원한다. 내가 미밈을 밈으로 줄여도 부디 고전학자 친구들이 용서해주길. 위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대신 '메모리'와 연관된다고 생각해도 될 테고 프랑스어 '멤'과 연관된다고 생각해도 된다. 발음은 '크림'과 운이 맞게 해야 한다.

P544

'밈(meme)'은 《이기적 유전자》에서 등장하는 말로, 유전적 방법이 아닌 모방을 통해 습득되는 문화요소라는 뜻인데요.  문화의 전달도 유전자처럼 복제 역할을 하는 중간 매개물이 필요해 이 역할을 하는 정보의 단위, 양식, 요소가 밈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도킨스는 과학자이면서도 문화 인류학자, 인문학자 등 경계를 넘나드는 멀티태스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지적 호기심의 한계가 어디인지 질문을 던지게 하는 대목입니다.  

 

사실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2》는 도합 1000페이지가 넘는 두께만 보더라도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책이긴 합니다. 그 방대함과 볼륨감에도 불구하고 (과학적인 지식이 부족한 독자들도) 어려움 없이 페이지를 넘길 수 있습니다.  이유는 '톰포슨'과 '피터 메더워'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글쓰기 스타일과  유머를 늘 곁에 두고 삶의 양념처럼 즐기고자 하는 도킨스 인생론이 낳은 결과물이 아닐까 합니다.

 

지루해질 때면 새 챕터를 알리는 표지와 사진이 등장해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이런 방식은 두꺼운 서적을 읽기 어려워하는 독자들에게 유용합니다. 독서를 한다는 일은 요즘 같은 시대에 사치나 계륵 치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은  긴 마라톤에 참가하는 독자들에게 페이스 조절을 돕는 이온음료와도 같은데요.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완독을 독려하는 기폭제로 작용해 효과적입니다.

 

출간된 여러 책들(이기적인 유전자, 눈먼 시계공, 만들어진 신 등)의 개념도 기본적이나마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교양을 쌓기에도 좋습니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그의 허심탄회함, 소심함, 아내를 향한 마음, 동료들과의 우정 등 사적인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진화를 거듭하는 유전자의 비밀을 밝히며 신은 만들졌음을 과학적 이론으로 증명한,  스스로 삶을 진화해 온 '리처드 도킨스'의 모든 것을 탐독할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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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 어느 과학자의 탄생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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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이름을 한 번이라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물론 책은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말이죠. 《만들어진 신》, 《이기적 유전자》, 《눈먼 시계공》 등  수십 년 동안 다양한 저술활동으로 과학계의 포스트 다윈으로 불리는 리처드 도킨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75년 (1941년 케냐 출생) 인생을 돌아보는 방대한 대서사시《리처드 도킨스 자서전》를 발표했습니다. 일종의 '리처드 도킨스' 종합선물세트'인 셈입니다.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은 그가 그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아프리카에서의 유년 시절과 옥스퍼드에서의 생활이 담겨 있습니다. 아프리카가 영국의 식민지였음을 안다면 백인인 그가 아프리카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는지 파악할 수 있죠. 도킨스 집안의 내력, 그리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이기적 유전자》가 나오기까지의 일화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백발이 송송한 노 교수가 말하는 유년 시절을 곱씹습니다. 삶의 영감을 주고, 지적인 허기를 달래주던 아프리카에서의 시간이 그의 근간이 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데요. 대자연의 보고서인 아프리카 대륙은 자연학자의 떡잎을 알아차린 최초의 선생이었던 거죠.

 

 

 

리처드와 윌리엄 월터는 나중에 다른 농장에서 새끼 사자 두 마리와 함께 놀곤 했다. 사자들은 다 큰 래브라도만 한 크기와 무게였으며 (다리는 더 짧았다), 거칠고 힘이 셌다. 그래도 리처드와 윌리엄은 재미있어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은공 언덕으로 소풍도 갔다. 길이 없는데도 키 작은 잡초 사이로 차를 몰로 올라갔다. 언덕은 서늘하고 높고 멋졌다. 하지만 그것은 멍청한 짓임에 분명했다. 언덕 여기저기 물소들이 떼 지어 다녔기 때문이다.
P58

 

어머니가 떠올리는 과거 웃지 못할 사건들로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위의 삽화는 암사자가 소파에 누워있던 상황을 묘사한 것인데 훗날 어머니의 실력으로 그려졌습니다. 마치 동화를 보는 듯한 어머니의 그림은 놀라울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강의의 목적은 정보 전달이어서는 안 된다. 그 목적이라면 책도 있고, 도서관도 있고, 요즘은 인터넷도 있다. 강의는 생각을 고취시키고 자극해야 한다. 훌륭한 강사가 내 눈 앞에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 어떤 생각에 도달하려고 애쓰고, 가끔은 난데없이 나타난 멋진 생각을 잡아내는 광경을 구경하는 것이다. (중략) 우리는 이런 모습을 모델로 삼아서 어떤 주제에 대해 생각하는 법과 그 주제에 대한 열정을 남에게 전달하는 법을 배운다.

P209 

 

그후 옥스퍼드에서 본격적인 동물학을 배우며 도킨스의 지적 호기심은 폭발합니다. 특히 옥스퍼드의 독특한 교육제도인 '튜터(개인 지도, 튜토리얼 Tutotial)'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는데요. "옥스퍼드가 나를 만들었다"라며 튜터 제도에 얽힌 일화도 소개합니다.

튜터 제도는 교수와 학생이 대화를 통해 지식이나 이해의 깊이는 더해가는 교육방식으로 교수와 학생의 개인 교습이라 이해해도 무방합니다. 이 제도는 교수와 학생의 상하관계에서 오는 벽을 허물고 수평적인 관계인 협력 파트너를 형성해, 서로 성장하는 계기가 됩니다. 도킨스는 옥스퍼드 재학 당시 좋은 교수들과 만나면서 스스로에게 다향한 질문들 던지고 답을 찾는 방법을 구축합니다.


 

​유전자는 어떤 의미에서 불멸이다. 유전자는 세대를 거치면서도 계속 살아남고, 부모에서 자식으로 전달될 때마다 뒤섞인다. (중략) 유전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집을 스스로 짓는다. 그 집은 일시적이고 유한하지만, 유전자에게 필요한 기간 동안만큼은 충분히 효율적이다... 그러니 만일 우리가 '이기적'이라느니 '이타적'이라느니 하는 표현을 쓸 수 있다면, 신다윈주의적 정통 진화 이론이 기본적으로 예상하는 바는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는 것이다.

P339

 

그 후  《이기적 유전자》가 출간되면서 다양한 강연과 학회에서 겪었던 일화, 책의 탄생 비화도 자세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불멸의 유전자가 진화의 핵심이라는 발상은 '찰스 다윈'의 신봉자인 리처드가 일생일대를 바쳐 인류에게 준 두 번째 불씨입니다. 유전자의 비밀을 밝히는 혁명과도 같은 계기가 되었기 때문인데요.  이 이론은 인류에게 불씨를 훔쳐 가져다준 '프로메테우스'와 비견된다는 생각입니다.

 

한국에서는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이란 제목으로 동시에 출간되었지만 영국에서는 2년이란 시차를 두고 출간되었고, 영국판, 미국판, 한국판의 제목이 다른 점도 옮긴이의 말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저 쨌거나 (리처드 도킨스  생전에) 스스로 개인의 역사와 인류에게 미친 영향을  회고했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무신론자인 도킨스를 주저 없이 신으로 받들고 있는 전 세계의  독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멋진 기쁨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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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 잇 스노우
존 그린.로렌 미라클.모린 존슨 지음, 정윤희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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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크리스마스가  코앞으로 성큼 다가왔네요.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영화 <나 홀로 집에>, <크리스마스의 악몽>, <러브 액추얼리> 등이 생각나죠. 달콤한 케이크와 커피 한 잔이 절실해지기도 하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크리스마스는 '선물'을 나눌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이 떠오르는  낭만적인 날! 만약  좀 과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된다면 어떨까요?!



<안녕, 헤이즐>의 원작 소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로 한국 독자에게 소개된 바 있는 '존 그린'과 '로렐 미라클', '모린 존스'과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한 하이틴 로맨스 소설을 발표했습니다. 제목은 《렛 잇 스노우》! 세 에피소드가 크리스마스이브에 찾아온 50년 만의 폭설로 얽히고설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즐거움과 달달함이 느껴지며 '영화로 만들어지면 참 좋겠다'란 상상을  읽는 내내 했습니다. 영화 <러브 액추얼리>를 소설로 읽는 것 마냥, 통통 튀고 앙증맞은 이야기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장을 넘길 수밖에 없더라고요. 2017년 유니버셜픽쳐스에서  영화화 결정이 되었다고 하니, 《렛 잇 스노우》를 기다리는 내년 크리스마스가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은 총 세 편의 에피소드가 폭설로 열리고 스타벅스에서 닫히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세 이야기가 묘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몰랐고 그저 '존 그린'의 소설을 먼저 접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답니다. 순차적으로 펴지 않고 두 번째 에피소드 '크리스마스의 기적'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이제야 깨달았다. 내가 애써 외면하려고 앴던 생각을 듀크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는 똑같은 마음을 감추려 애쓰고 있었다. 듀크는 나를 좋아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듀크가 똑바로 쳐다보기 전에 머릿속을 생각을 마무리 지어야 했다. 그래, 좋아. 나는 결심했다. 일단, 고개를 들어 듀크를 쳐다보고 듀크가 나를 쳐다보면 살짝 미소를 지은 다음 다시 고개를 숙이고 생각해 보자. 한 번만 쳐다보는 거야.

P186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온 '토빈'과 '듀크(엔지)'가 폭설을 뚫고 치어리더들이 있는 기적의(?) 와플하우스에 당도하기 위해 친구들과 여정을 떠나는 와플하우스 원정대 이야기! 사춘기 소년들이 할 법한 병맛 일탈이 크리스마스 밤에 잊지 못할 선물을 선사하죠. 크리스마스에 일어나는 기적처럼 토빈과 듀크(엔지)는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고,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깜찍해서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답니다.



그리고는 다시 첫 번째 에피소드 '주빌레 익스프레스'로 넘어갔습니다. '체리 주빌레'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주빌레'는 느닷없이 할아버지 댁으로 향하는 기차에 오르지만 폭설로 멈춘 기차에서 인디언 소년 젭을 만납니다. 어쩔 수 없이 무작정 불빛이 보이는 와플하우스에 동도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치어리더 때문에 신경이 쓰이는 주빌레. 아니 사실은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내기로 한 남자친구 '노아'와 연락이 되지 않자 초초합니다. 한편, 와플 하우스에서 만난 '스튜어트'란 이상한 남자아이의 제안으로 어쩌다 그 집에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난감하게 개울가에 빠지며 두 사람은 러브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스튜어트 집에 당도해 마담뚜를 자청하는 엄마의 도움으로 러브 바이러스는 활성화되기에 이릅니다.



게다가 네가 개울에 빠지고 낯선 동네에 있다고 했는데. 그래도 전화를 끊었지? 나 같으면 당장 달려올 거야. 눈이 오거나 말거나 말이야. 바보 같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나 같으면 그래. 내가 조언 하나 할까? 만약 노아란 애가 헤어지자고 말하지 않으면 네가 먼저 뻥 차버려."

P92

어머나! 너무나 박력 있고 매력적인 고백 아닌가요. 스튜어트가 과거 클로에라는 여자친구에게 받았던 상처를 고르란히 답습하고 있는 주빌레에게 충고를 가장한 고백을 하는 장면입니다. 아오 짜릿한 이 대사! 누구보다도 그 아픔을 잘 알고 있는 스튜어트는 주빌레가 그렇게 이용당하길 원하지 않았죠.

 

 

계속 '스튜어트'의 캐릭터가 머릿속에서 돌아다녀서 가상 캐스팅을 해봤습니다. 영화 <케빈에 대하여>와 <월 플라워> 최근 <신비한 동물사전>으로 알려진 '에즈라 밀러'가 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더라고요. 부디 아직 캐스팅이 진행 중이라면 (한국에 있는 독자의 작은 바람이 온 우주의 기운을 받아 닿기를 ㅋㅋ)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단 헛소리를 해봅니다.

 

세 번째 이야기 '돼지들의 수호신'은 먼저 등장했던 '젭'이라는 잘생긴 인디언 아이와 연인 사이였던  '애디'의 이야기로 마무리됩니다.  《렛 잇 스노우》를  즐기는 비법 중 하나는 어느 하나 허투루 지나칠 등장인물이 없다는 겁니다. 세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행동이 다른 에피소드에서 나비효과가 되는 마법과도 같은 일이 벌어지거든요.

 

한편, 서로를 반쪽으로 알아본 후 사랑을 키워나가지만 진중하고 무뚝뚝한 성격의 젭에게 서서히 불만을 느끼게 된 애디는 한눈을 팝니다. 그로 인해 두 사람은 헤어졌고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며 애디는 자신의 실수를 후회하고 있습니다. 물론 다시 붙잡고 싶지만 폭설로 연락이 끊긴 젭 때문에 크리스마스 내내 조울증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죠.

인간은 누구나 결함을 가지고 있단다. 누구나 그래. 누구나 실수를 저지르게 마련이란다.

P262

폭설이 오든 말든, 친구의 티컵 돼지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새벽 4시가 조금 넘은 시간 (세상에, 미국 스타벅스는 새벽 5시 오픈인가 봄. 프랑스에서 오후 5시가 마감 시간인 거 보고 기겁했던 1인. 참고로 한국 스타벅스 폐점 시간인 11시로 가장 길다고 함) 해가 뜨기도 전에 스타벅스로 출근한 애디는 정신없는 시간을 보냅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스타벅스'는 거대 커피 체인점이라는 상업적 이미지 대신 여섯 쌍의 연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구심점 같은 존재입니다. 스타벅스에서 사랑을 확인한 젭과 애디를 비롯해 폭설로 빚어진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이루어지는 낭만적인 공간이죠. 특히 외국은 저 자주색 의자로 인테리어가 통일되어 있나 봅니다. 몽마르뜨의 스타벅스에서도 젭과 애디의  자주 색 의자가 놓여 있었습니다.

 

사춘기 연애를 해봤다면 정말 100% 아니 200% 공감할 내용들! 무미건조한 일상을 떠나 12월이면,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다렸던 소녀감성 지수가 되살아나는 효과 직방 처방전이 책 속에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에 읽기 좋은 시즌 소설로 로맨틱한 크리스마스를 꿈꾸는 모든 이에게 필요한 선물 같은 책이네요. 미리 해피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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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 앤 더 푸드 & 시티 세트 (전2권 + 양장 노트) 드로잉 앤 더 시리즈
박정아 지음 / 조선앤북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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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잘 그리틑 편이라니아서 걱정 했는데, 생각보다 힐링하면서 재미있게 그를 수 있겠어요. 해보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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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니다, 우주일지
신동욱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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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 알려진 '신동욱'이 돌연 TV에서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드라마 <소울 메이트>의 감동이 아직 가시지 않았던 때라 아쉬웠습니다. 평범한 군 복부려니 했는데 2011년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판정을 받아 투병생활을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그간의 일들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아픔을 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씁니다, 우주일지》는 신동욱이란 사람을 배우에서 작가로 만들어 준 데뷔작입니다. 표지에서 느껴지듯 발랄유쾌변태적(?)이미지는 자꾸만 동일인일까 하는 의구심이 자꾸만 들게 되는데요. 대책 없이 초긍정인 금발 변태 사업가 '맥커천'을 페르소나 삼아 우주유영을 떠납니다. 안나라는 천재 물리학자와 사랑에 빠지고, 그녀에게 따다 줄 (안나의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과 '하늘의 별도 따다줄거지?'란 로망 ) 소행성 AC5680를 포획하기 위한 전 지구적 미션에 돌입하는 맥커천.

고통스러운 투병생활 중 아픔을 잊을 수 있는 또 다른 세상의 로그인이었을 겁니다.  세상과의 단절을 원하지 않는 자에게는 가느다란, 그러나 꼭 쥐고 있어야 하는 생명줄이었을 테죠.


어쩌면 그때가 맥에 대한 감정이 호감으로 바뀐 첫 번째 계기였는지도 모르겠다. 접근하는 방법은 달랐지만 우리에겐 우주를 사랑한다는 공통분모가 있었다. 나는 학문적으로 접근했고, 그는 현실적인 사업으로 접근했을 뿐이다. 그때 그의 순수한 꿈을 느꼈다. 나는 그의 순수한 열정에 미소를 지었다. 저 멀리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그의 금빛 머릿결이 더욱 매력적으로 흩날렸다. 나는 그의 순수한 미소를 바라보며 입맞춤을 하고 싶었다. 그의 눈이 바다와 같이 푸르고 깊어 보였다.

P 109

책은 크게 맥커천의 우주일지와 김안나의 기억이 교차하는 형태를 갖습니다. 적막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우주 생활에 활력을 주는 건 아무래도 맥커천과 김안나의 옥신각신 사랑놀음이겠죠. 사랑은 무릇, 밀고 당기기의 무한 반복이란 말처럼  미운정 고운정 쌓인 두 사람은 사랑도 꿈도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소울메이트!



아내는 도대체 어느 행성에서 지구로 왔을까? 내일은 아내가 외계어를 지구의 언어로 번역해서 나에게 알려줄 것이다. 그러면 빌리와 나는 협동해서 응가응가 벽돌들을 재배치할 예정이다. 한 명이 중앙 데크의 벽면 패널을 뜯고 벽돌을 밀어서 던져주면, 다른 한 명이 받아서 슝슝슝 딱! 끝! 하면 된다. 힘겹게 일을 할 필요가 없다. 우린 슈퍼 우주인인데, 지구의 나약한 인간들이여. 우리의 힘을 찬양하라!

P119


그렇게 페덱스 1,2,3호는 우주 택배기사를 자처하며 출발하지만 생각지 못한 난관이 부딪칩니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만들 수 있는 인체 배설물 보호막(그 과정은 책 속에서 직접 확인 하길)을 만들기 위한 고군분투, 연이어 화장실 고장으로 우주선은 한 바탕 난리를 겪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우리의 맥커천은 전무후무한 긍정이 체질을 발휘하며 고난의 미션도 착착 처리하게 되죠. 하지만 3년여라는 세월을 지구가 아닌 우주에서 보낸다는 일은 가히 엄청난 스트레스의 연속!  파트너 빌리의 반복되는 조울증으로 최대 위기에 봉착하는 맥커천의 좌충우돌 우주일지는 끝까지 쓰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아직은 실현 가능하지 않은 그야말로 가상의 기술이 어느새 우리 앞에 당도할 때의 놀라움과 충격을 잊고 있었습니다. 훤칠한 외모의  연기도 잘하는 배우의 이미지에서  희귀병 투병인, 수많은 SF 영화의 덕후, 수 많은 우주 물리학 책을 독파하며 써 낸 소설가. 참 많은 이름을 갖고 있는 부러운 사람입니다.

 

아픔이라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배우라는 프로페셔널한 직업 탓에)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을 속내를 책 속에 한자 한자 써 내려갔습니다. 앞으로 신동욱 씨의 건강한 삶을 응원하며 맥커천 같은 초긍정이 체질을 저도 나눠 가진 듯 힘이 나네요.

참, 책 뒤 페이지에 보면 독자 추천사가 있습니다. 미천한 저에게 추천사의 영광을 주시다니!! (오마이 갓 믿을 수 없어! Feat. 맥커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SF 로맨스 소설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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