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 1. 보온 - 세상 모든 것의 기원 오리진 시리즈 1
윤태호 지음, 이정모 교양 글, 김진화 교양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세상 모든 것의 기원을 알아가는 것은, 곧 나를 알아가는 것이다."

 


 

먼 미래 인류는 더 이상 성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마음껏 먹어도 살찌지 않는 음식,  대신 공부해주고 일해주는 로봇,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의 바람. 이것들이 어렵지 않게 이뤄진 세상, 하지만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지식의 호기심도 필요 없는 모든 것이 갖춰진 세상, 과연 살아갈 의미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영원히 살 수 있는 세상에서 아이러니하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미래의 자화상입니다.

미래에서 온 AI 봉투와 같은 마음으로 배워보는 본격 교양 만화 《오리진》 시리즈는  '저스툰'에서 현재 연재 중에 있습니다. 만화 팟캐스트 느낌으로 사물, 개념, 제도, 사상 등의 기원(ORIGIN)을 찾아  100권을 목표로 10년 치를 구상한 윤태호 작가의 첫 번째 단행본입니다.

첫 주제는 '보온'으로 정했는데요. 보온이 가장 첫 번째 이유인즉슨 사물, 지구, 나아가 우주도 필요한 온도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호모 사피엔스도 생명에서 왔고 생명은 열이 있는 곳에서 기원 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생명을 지키는 '보온', 온도를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만화가 끝나면 과학적 이론을 쉽게 풀어쓴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의 코멘트가 이어지는데요. 어른과 아이, 문화 이과 모두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일러스트화된 설명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오리진》은 출판사와 함께 기획한 교양 만화로 처음부터 공부하는 마음으로 감수의 감수를 거쳐 탄생한 작품입니다. 이론을 이야기와 이미지의 힘으로 기억하게 함으로써 훨씬 오래도록 각인되는 정보를 전하고 싶었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읽어봤더니 의도한 대로 '보온'에 대한 개념이 쉽게 이해되고,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몸은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생각해보기는 계기가 되네요.  우리 몸은 36.5도를 조금만 벗어나도 곧 병이 나고 마니까요. 세상의 모든 생명에도 바로 열이 나면 식혀주고, 추워지면 따듯하게 해주는 적정한 보온이 있어 가능하다는 것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절대 미래에서 왔다고는 믿을 수 없는 깡통 로봇) 봉투가 체험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은 흡사 빅데이터를 모으는 인공지능 같기도 하고, 세상을 알아가는 아기 같기도 합니다.  미래에서 온 로봇 '봉투'는 인류의 멸망을 피하기 위해 21세기로 보내진 로봇입니다.

 

21로 보낼 것을 생각한 미래 인류는 최대한 위화감이 없는 외형을 만들고 싶었나 봅니다. 봉투가 가진 외형은 월E 같은 깡통로봇의 모습이라 친근하게 다가오네요. 충전할 때 폭삭 늙는 표정도 자꾸만 떠오르고, 작은 체구에서 나타나는 여러 특징이 놀랍고 귀엽습니다. 그동안 귀여움과는 어울리지 않았던 윤태호 작가의 작품과는  사뭇 다른 그림체와 아이의 눈으로 설명하는 친절함이  《오리진》의 컨셉인 것 같아요.

 

 

봉투는 기존의 알파 로봇이 가진 문제를 극복하고 세분화된 생각 영역이 필요에 따라 활성과 비활성을 선택할 수 있게 세팅되었습니다. 미래의 과학자는 학습 기능을 극대화하고자 '생각'에서 추상적인 영역은 닫고 논리 영역만 을 활성화했는데요.  워프하는 과정에서 '스페이스 타임 쇼크(시공간을 넘어올 때 충격으로 발생한 오류, 오리진 상 설정)'로 인해  '연민'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봉투가 특별한 로봇이 되는 겁니다.

 

한 달 전 tvN '어쩌다 어른' 유발 하라리 x 윤태호 편을 방청 갔더랬는데요. 윤태호 작가는 유발 하라리에게 세상에 나오지 않은  《오리진》 을 영문으로 급하게 작업해 선물했었습니다.  《오리진》 을 준비하면서 유발 하라리의 책을 접했고, 고무되어 이번  강연까지 승낙하였다고 하더라고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인공지능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대두되고 있는 요즘 관심 있게 읽기 좋은 교양 만화입니다.

 

100권까지 기다리다 현기증 날 것 같은 만화, 봉투의 다음 학습은 무엇일지, 빚쟁이들을 피해 과학자들은 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감성과 이성의 적절한 명작 만화가 또 하나 탄생할 것 같습니다.  연재로 만나보고 싶은 분들은 '플레이 스토어'에서 '저스툰' 검색 후 다운로드. 혹은 네이버 검색창에서 저스툰을 검색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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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 오후 - 시인 최영미, 생의 길목에서 만난 마흔네 편의 시
최영미 지음 / 해냄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책소개]
 

짧은 언어의 함축이 만들어내는 문학의 정수 시. 시를 읽는다는 것은 천천히 시간을 들여 나를 음미하는 일과 일맥상통합니다.  시 읽는 일을 누구보다도 좋아하는  최영미 시인이 고른 마흔네 편의 시. 세계의 명시와 원문, 쓰일 당시와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엮어낸 코멘트는 단순한 해설을 넘어  즐거움이 됩니다.


 [목차]

1부 고통과 시간을 견디게 하는 힘
진실을 찾아 시들어가리 | 지혜는 시간과 더불어 온다 / 깊게 맺은 언약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그녀에게 장미가 아니라 벼룩을 바친 시인 | 벼룩 / 작별 - 존 던
죽음, 그대가 죽으리라 | 죽음이여 뽐내지 마라 - 존 던
나를 노래하다: 사포의 서정시 | 그는 내게 신처럼 보여 - 사포
모든 정직한 사람은 예언자 | 순수의 조짐 - 윌리엄 블레이크
호랑이여! | 호랑이 - 윌리엄 블레이크
아! 바이런 | 이네즈에게 - 조지 고든 바이런
‘반대’를 위해 태어난 시인 | 어느 개에게 바치는 비문 - 조지 고든 바이런
이 살벌한 세상에서 | 마지막 여름 장미 - 토머스 무어
제발 나를 저주하고, 축복하시기를 |그냥 순순히 작별 인사 하지 마세요 - 딜런 토마스
내가 눈을 감으면 | 미친 여자의 사랑 노래 - 실비아 플라스
영원을 향한 시간의 도둑 같은 전진 | 소네트 77 - 윌리엄 셰익스피어
젊음의 재 | 개 같은 가을이 - 최승자, 소네트 73 - 윌리엄 셰익스피어

2부 당신의 입에서 듣고 싶은 이야기들
아버지를 위한 대답들 | 나의 아버지에게 바치는 비가(悲歌) - 마크 스트랜드
만일 세상이 두 번 멸망한다면 | 가지 않은 길 / 불과 얼음 - 로버트 프로스트
가라 내 노래여 | 임무 - 에즈라 파운드
세상은 추하고 사람들은 슬프다 | 바보 같은 - 월리스 스티븐스
우리는 앞을 보고 뒤를 보지만 | 종달새에게 - 퍼시 비시 셸리
그렇게 엮인 사랑은 또 그렇게 풀릴지도 | 그대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내 속에서 노래했던 여름이 | 어느 입술이 내 입술에 키스했는지 -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
먼지처럼 | 그래도 나는 일어서리라 - 마야 안젤루
꽃을 잊듯이 | 잊어버립시다 - 세라 티즈데일
그는 나의 북쪽이며 남쪽 | 장례식 블루스 - W. H. 오든
너무 미리 말하지 마 | 시대가 변하고 있다 - 밥 딜런

3부 예술은 착각이었네. 욕망도 헛것이었네
오래, 오래 뒤에, 어느 참나무에서 | 화살과 노래 -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내가 젊고 대담하고 강했을 때 | 베테랑 / 이력서 - 도로시 파커
완벽한 장미는 없다 | 완벽한 장미 한 송이 - 도로시 파커
황야도 천국이 되리 | 루바이 4 / 루바이 11 / 루바이 15 - 5오마르 하이얌
저 하찮은 진통제들 | 가슴은 먼저 즐겁기를 원하지 / 사랑이란 존재하는 모든 것
- 에밀리 디킨슨
바닷가에서 | 기탄잘리 -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내가 죽거든 | 노래 - 크리스티나 로제티, 소네트 71 - 윌리엄 셰익스피어
사랑의 시간 | 3월의 바람과 4월의 비
어떤 조각도 나를 만족시키지 못하네 | 미켈란젤로의 소네트
황무지 | 죽은 자의 매장 - T. S. 엘리엇
두드러기를 긁지 마라 | 아들에게 주는 충고 - 어니스트 헤밍웨이

작가의 말

시대를 떠나 후대에도 읽히는 고전처럼 시 또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묘한 기시감을 전하는 바탕입니다. 책 속에 전하는 마흔네 편의 시는 당시에도, 지금도 해왔을 고민과 감정을 공감하는 계기가 되죠. 사랑과 죽음은 영원한 시의 주제입니다. 아름다운 꽃 대신  『벼룩』으로 사랑을 고백한 재미있는  '존 던'의 시를 들여다봅니다.  400년 전의  시는 혐오스러운 벼룩을 사랑을 이어주는 매개물로 사용 하는 발상이 엉뚱하면서도 의미심장합니다. 사랑과 벼룩은 은근 닮은 구석이 있습니다.

 '이놈은 먼저 나를 빨고, 그대를 빨아 이 벼룩 속에 우리의 두 피가 섞였지요.'라는 구절은 전염성이 강한 사랑을 뜻하는 은유입니다. '두 피가 모여 하나로 된 피를 실컷 먹어 배가 불렀지요.'라는 구절은 사랑의 결실, 임신을 뜻한다고 하네요. 존 던의 시를 알았으니, 이제 사랑 고백할 때 꽃 대신  『벼룩』을 읊어 준다면 어떨까요? 생각만 해도 섹시하고 도발적인 사랑고백에 웃음이 납니다.

그는 내게 신처럼 보여

그는 내게 신처럼 빛나 보여,

네 앞에 마주 앉은 남자,

달콤한 너의 말에 귀 기울이며

너의 매혹적인 웃음이 흩어질 때면

내 가슴이 가늘게 떨리네.

너를 슬쩍 쳐다보기만 해도, 내 혀가 굳어

아무 말도 할 수 없네.


뜨거운 불길에 휩싸여

내 눈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네

내 귀가 둥둥 울리고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몸이 떨리네

나는 마른 풀처럼 창백해지고

죽을 것만 같아

(중략)

 

기원전 600년경 에게해 동쪽의 섬인 '레스보스(Lesbos)'에서 태어난 '사포'의 시는 2,50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세련된 언어로 다가옵니다. 서정시를 발전시킨 그리스의 여성 시인 '사포'는  서양 문학의 기본이 되는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또한 동성애를 시어로 표현한 특별한 여성이었는데 레즈비언(Lesbian)의 언어를 탄생시킨 장본이기도 합니다. 사포가 태어난 섬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언어기도 하니까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신처럼 빛나 보이는 남자를 바라보는 마주 앉은 여인입니다. 너의 마음을 빼앗은 그를 질투하는 사포의 농밀한 마음을 담은 시죠. 인간의 느낌, 나의 감정을 표현한 시인 '서정시'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사포. 플라톤은 예술을 관장하는 9명의 뮤즈 다음으로 10 번째 뮤즈로 사포를 불러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사랑과 정열을 상징하는 꽃 장미를 주제로 쓴  도로시의 슬픈 시   『완벽한 장미 한 송이』. 최영미 시인은 사랑을 이야기하는 게 아닌 사랑을 저주하는 시라고 말합니다. 일종의 안티(anti) 연애시란 이야기. 달콤한 1연을 지나 복선이 깔린 2연으로 연결되는 복수의 칼날을 겨눈 3연의 완벽한 트릴로지. 후반부의 '리무진'을 향한 다양한 해석이 운운한데 최영미 시인은 리무진처럼 길고 확실하며 현대적인 사랑의 부적을 원하는 확실한 상징,  꽃보다 원하는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완벽한 장미 한 송이를 바치는 남자보다 완벽한 리무진을 보내거나 타고 나타나는 남자가 존재하지 않는 현실의 역설.  이 시를 읽고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얼얼해지는 이유겠죠. 신데렐라를 꿈꾸는 모든 여성들의 마음을 꿰뚫어 본듯한 사포가 환생한 것 같아  마음에 콕 박힙니다.

 

 

 

'시' 풀어쓰는 소설보다 함축적인 언어로 쓰여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영시는 번역에서 오는 오역과 의역으로 자국어가 갖는 의미보다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시인이 세세히 풀어주는 마흔네 편의 시가 가을의 감성을 제대로 파고듭니다. 

한낮의 작열하는 태양이 조금은 누그러진 오후 4시 같은 시.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시만 쉬어가는 시간이 시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깊어가는 가을 날 당신의 감성을 자극하는 시 한편. 빽빽한 하루를 유연하게 만드는 시,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비타민 같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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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인간학 - 인류는 소통했기에 살아남았다
김성도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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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인간학》은 2015년 가을 건명원에서 진행한 다섯 차례의 강연을 기초로 하며 KBS에서 <생각의 집>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네 차례 반영한 방송을 토대로 못다 한 이야기와 개선점을 거쳐 편집된 책입니다. '건명원'의 강연은 인문, 과학, 예술 혁신 학교로 전문가의 강연과 더불어 생각의 확장을 이룰 수 있는 좋은 기회죠. 몇 차례 건명원의 강연을 담은 단행본을 접했던 터라 언어로 풀어보는 인류의 진화도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인간의 언어는 자연에서 수백만 년 동안 진행된 진화의 창발적 산물임과 동시에 최초의 인간 사회와 문화에서 시작해 오늘날까지 축적된 인간 문화의 소산이란 점에서 자연과 문화를 아우르는 총체적 결과물이기에 그렇습니다. "

P54

 

46억 년이란 지구의 나이 동안 인류의 탄생은 지극히 최근의 일입니다. 탄생과 진화를 거처 현재의 인공지능을 만들기까지 인류라는 종(種)을 지탱해 온 밑거름은 무엇일까요? 생존적 본능, 남을 생각하는 이타심, 사고를 확장하는 뇌의 발달,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기술력 등등 다양한 진화론이 등장하고 있지만 언어학을 전공한 김성도 교수는 '언어야말로 인류 진화의 비밀을 밝히는 열쇠다'라고 말합니다.


만약 언어와 문자가 없다면 지식을 저장할 수 있는 그리고 후대에 계속 남길 수 있는 문명이 탄생할 수 없을 것입니다. 도구의 생성과 과학의 발전, 삶의 방식, 문화를 그림으로 그리는 것은 한계가 있을 테지요. 책은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의 여정을 시작으로, 문자 이전에 이미지를 창조한 '호모 그라피쿠스(Homo graphicus)', 선사를 종결하고 역사를 시작한 '호모 스크립토르(Homo scriptor)', 말하는 인간 '호모 로쿠엔스(Homo loquens)', 현재도 진화 중인' 호모 디지털리스(Homo digitalis)'까지 언어와 함께 진화한 인류사를 정리합니다.


 

호모 사피엔스의 언어가 특별한 이유는 '내일'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혀 존재하지 않는 사물들에 대해 정보를 전달 할 수 있다는 능력이죠. 호모 사피엔스는 영혼, 전설, 신화, 종교 등 형이상학적인 것들에 대해 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지 혁명과 함께 허구, 또는 상상,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특징이라 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그 이전의 컴퓨터, 인터넷으로 발달로 새롭게 관계망을 형성하는 SNS의 언어를 가지는  '호모 디지털리스(Homo digitalis)'에 관한 논의가 흥미롭습니다. 스위스 다보스 포러에서 처음 제기된 4차 산업혁명은 1차부터 하나의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산업혁명이 발생할 때마다 대규모의 네트워크가 출현했다는 사실입니다. 철도, 전기, 인터넷, 그리고 현재의 AI, Iot, 자율 주행과 같은 것들이지요. 새롭게 디지털화된 언어들, 더 이상 손으로 글씨는 쓰지 않는 인간은 문자, 언어가 퇴화할 것이란 여론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는 영상을 통한 진화를 꽤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최초의 이미지를 구현한 호모 그라피쿠스기도 하거든요. 지금까지의 미디어 테크놀로지와 문명을 변화는 다시 구석기 시대 인류와 맞닿아 있습니다.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되고 순환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언어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진화를 그들의 생각으로 읽어보고 미래를 예측해 본다는 의미일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인류의 언어는 생각만으로도 옆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형태로 발달할지, 프로그램 언어의 엄청난 발달로 언어를 아예 잃어버릴지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떤 문명에서 살아가게 될까요? 여러 상상의 재미와 방대한 지식의 향연을 경험하는 지적 독서를 함께 하는 가을 맞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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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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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SNS로 세상과 소통하고 긴 머리로 우리들을 맞이하던 이외수는 없고, 암과 치열한 인생을 이겨낸 짧은 머리의 이외수가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이외수가 쓰고 정태련이 그린 그림 에세이로 30년 동안의 우정을 유지하고 있는 두 사람의 여덟번 째 콜라보레이션입니다.

 

[책소개]

 

 그동안 이외수 작가는 《하악하악》, 《절대강자》 등에서 함께 작업한 작품과는 차별화된 그림체가 눈길을 끕니다. 붓으로 터치하는 듯한 기법은 버리고 연필, 색연필, 마커 등을 활용해 색을 넣고 강렬함과 부드러움의 대비를 강조했죠. 이는 '치열한 인생, 사랑 하나면 두려울 것 없네'라는 말로 귀결되는 듯합니다.

[목차]

1장 적요는 공포
2장 청량한 액체 상태
3장 털갈이의 계절
4장 바람의 칼날
5장 솜이불과 가시방석
6장 조각구름 한 덩어리
7장 기다림 속 희망

 

 

 

 

 

 

 생명의 본능은 위기에 처했을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병마와 싸우며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던 기억은 이제 농담으로 받아칠 수 있는 기억으로 발화되었지요. 이외수 작가는 수많은 팔로워와 소통하고 있어도 외로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남모를 아픔과 외로움, 괴로운 마음이 들 때면 혼자만의 방으로 들어가곤 했는데요. 책에 등장하는 촌철살인의 말들은 작가만의 치유의 방에서 나온 글들로 채워졌죠.

 

 

 

그때마다 항상 마약같이 '사랑'이 있었노라고 털어놓습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기고 모든 것을 변하게 만드니까요. 7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픔을 통해 인생의 성숙을 맛보았다는 이외수 작가의 글들을 보면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언제든지 삶과 죽음은 맞닿아 있고 꼰대와 아재, 오빠의 차이는 한끗차이라는 것을요.

가을을 재촉하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새벽, 커피와 함께 오직 나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나만 알고 있는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여러분에게는 있나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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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허 아이즈
사라 핀보로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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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선선한 기온이 오르락내리락했더랬죠. 가을이 성큼 다가왔나 싶었는데 다시 낮에는 덥더라고요. 막바지 여름이 물러가기 아쉬워하는 듯 늦더위로 심술을 부리고 있는데요. 심장 쫄깃한  스릴러는 여름에 읽어야 제맛이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남아 있는 여름의 끝자락에 반전 스릴러 어떤가요?


이야기의 화수분 '스티븐 킹'은 저자 '사라 핀보로'에게 이와 같은 찬사를 했습니다. '사라 핀보로의 소설은 명확하고 감정적인 울림이 있다. 그녀의 소설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라고 말이죠. 그 밖에도 닐 게이먼, 조 힐 등 내놓으라 하는 작가들의 찬사를 받은 작품! 믿고 보는 한 편의 소설을 소개합니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어, 루이즈. 모두가 비밀을 가질 자격이 있어야 하고.

 사람에 대서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어. 그러려고 하면 미쳐 버릴걸. "

P25

단조로울만큼 일상의 쳇바퀴를 돌리던 싱글맘 '루이즈' . 술집에서 만난 잘생긴 남자와의 하룻밤의 짜릿한 일탈을 즐기며 다시 살아난 기분이 듭니다. 이혼 후 아이를 혼자 키우며 못내 여성으로의 매력을 잃었다고 느꼈거든요.  하지만 이내 그 날의 로맨틱한 파트너가 새로운 그것도 유부남 상사라는 점을 알고 좌절하게 되죠.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고 다독이며, 그날을 아름다웠던 키스를 간직한 채 일상으로 복귀합니다.

첫 결혼에 실패한 후  홀로 아이를 키우며 내 생에 로맨스는 없을 거라고 믿었던 루이즈에게도 진정한 사랑이 찾아올까 싶었더니. 혼자 헛물 켰던 겁니다. 점입가경으로 범접할 수 없는 아내까지 봤는데도  직장에서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순간 약간의 호기심과 흥분이 생긴 루이즈. 하지만 소설의 본격적인 스릴은 남편 '데이비드'와의 불륜이 아닌, 아내 '아델'과 친구가 된 '루이즈'와의 관계에서 시작된다는 거죠.

 

한편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최강 부부 데이비드와 아델. 이들은 사실 쇼윈도 부부입니다. 외면뿐만 아니라 내면의 아름다움까지 갖춘 아내를 피하는 남편, 강박적으로 남편의 전화를 기다리는 아내. 신경질적이기까지 한 약 선반을 보고만 루이즈, 대체 이 부부의 과거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그가 나를 노려보았다. 그는 모르는 사람처럼 보였다. 냉정하고, 거리감 있고, 전에 본 그 편안한 매력과 온기는 온데간데없었다. 신경이 곤두서고 목이 조여들었다. (중략) 내가 별일도 안 했는데 상대가 이렇게 화를 낸 게 마지막으로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이게 그의 또 다른 모습일까? '

P106

 

루이즈는 사실 부부 둘 다에게 호감이 있습니다. 오히려 아델과 친해지게 되면서 데이비드는 의심하게 되죠. 관계를 발전 은 야경증으로 고통받는다는 공통점으로  불붙게 됩니다. 아델은 자신도 이 일기장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며 약 없이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고마운 사람인 것 같죠. 덫에 걸렸다는 사실은 알지도 못한 채 점점 빠져들 수밖에 없습니다.

 

아델은 모두가 반할만한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향력 있는 외모가 경쟁력이 된다는 것을 아는 아델은 데이비드를 위해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사실은 외모로 원하는 것을 얻는 세이렌 같은 존재죠.  생활비를 받아서 생활하고 마치 집안의 인형처럼 존재하는 아델, 겉으로는  피해자인 것 같지만 원하는 관계는 얻고야 마는 숨어 있는 지배자입니다. 결국 아델의 이런 비뚤어진 광기는 데이비드를 향한 광적인 사랑과 루이즈를 향상 사랑이 점철되며 파국을 치닫습니다.

이들 관계를 의심하는 루이즈는 아델을 구해주고 싶어 하지만, 사실은 의도적이었다는 것을 안다면 당신의 뒤통수는 어떨까요?

부부는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닌,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습니다.  이들의 설정은 일종의 맥거핀일 뿐, 독버섯처럼 예쁜 외모로 무장해제시키는 아델의 실제 표적은  루이즈였다는 걸 독자들은  알아차리게 되죠. 스릴러로 시작해 자각몽과 유체이탈을 지나, 초현실적인 장르로 환승하게 되는데요. 무거운 가위에 눌린 것 마냥  몽롱한 결말이 소설의 매력입니다. 누가 진짜 악인인지 생각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다중적인 결말은 논란을 낳을 것 같습니다.

 

반전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소설 《비하인드 허 아이즈》는 런던 도서전에서 큰 화제를 몰고 유럽 및 미국, 캐나다 등 20여 개국에 저작권을 수출했습니다. 읽는 내내 가독성 있는 스타일이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는데요. 현재 '레프트 뱅크 픽처스'에 판권 계약을 해 영화화 소식도 있다고 합니다.

빨리 영화로 만나보고 싶어 현기증 날 것 같아요. 누구나 한 번 보면 반할 만한 외모의 아델은 '제니퍼 로렌스'가 멋진 외모의 남편은 '마이클 패스벤더'가 루이즈는 살을 좀 찌워 '에이미 아담스'가 하면 어떨까요?

참고로 루이즈는 <걸 온 더 트레인>의 '레이첼'이 아델은  <나를 찾아줘>의 '에이미'가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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