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you can 쏘유캔 - 롱보드와 함께하는 세계여행
권도영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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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인생 목표 중 하나가 할배 롱보더가 되는 것이다. 백발을 휘날리며 여전히 롱보드 위에서 바람 맞으며 스텝을 밟고 싶다.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롱보드를 즐기고 싶다." p132

 

 

20대 중반 재미 들인 롱보드를 통해 30대 세계 여행을 떠난 권도영 씨는 1년 동안 수많은 나라를 경험하며 인생을 배운다. 그때마다 느낀 것은 세계에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청년들에게는 헬조선으로 통하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드는 생각은 여러가지였다.

 

 

여행이 힘든 시대에 책으로 떠나는 여행기는 언제나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곧 예전처럼 어디든지 떠날 수 있을 거란 얕은 희망과 함께 권도영 씨가 가는 대로 발걸음을 옮겨보았다. 참고로 여행한 도시 챕터마다 있는 큐알코드를 스캔하면 시원한 롱보드 영상을 즐길 수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린다. 코로나에 장마에 실내 생활이 이어지는 날들에 숨통이 트이는 즐거움이다.

 

 

저자는 세계 여행을 좀 더 뜻깊게 보내기 위해 남대문 시장에 들러 한국 관련 선물을 산다. 우리나라 지도가 그려진 엽서 100개와 그 나라 언어를 짧게 익혔다. 그 나라를 여행할 때마다 언어를 기록하는 메모장을 만들어 틈틈이 외우고 한 번이라도 써먹어 보았다. 결과는 대만족! 외국인 친구를 쉽게 사귀는 것은 물론 마음을 나누고 가까워지는 최단기간 방법이다.

 

그리고 여행도 좋지만 현지인처럼 며칠 살아보는 것. 보드 여행을 통해 경험한 것을 나눌 수 있는 시간과 위로가 될 것이다. 도시 한 곳에 일주일 정도 머물고 다음 도시로 이동하는 여행. 아는 롱보더들의 집에서 머무는 로컬 트레블. 진정한 여행의 참맛을 경험해 볼 수 있다. 그래서 여행지의 흔한 감상이나 개인적인 소회보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더 많은 까닭이다. 여행서라기 보다 에세이에 가까운 독특한 책이다.

 

 

유럽 여행 중 누구나 추천하는 도시 중 하나가 바로 바르셀로나라 한다. 다양한 건축예술은 물론, 해변과 보드를 타는 스케이터들의 핫 스팟이 잘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 여행으로 좀 더 유연한 생각을 갖게 되었고 좋은 핑곗거리로 여행을 다닐 이유도 만들었다. 저자에도 독자에게도 잊을 수 없는 선물 같은 도시다.

 

책을 읽고 롱보드의 세계를 입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넓은 세상의 각기 다른 사람들이 롱보드라는 매개체로 이어지고 있음도 느껴졌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롱보드의 세계. 행복은 먼데 있는 게 아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며 작은 것에도 만족하면 누구나 행복이 가까이에 있다. 화내고 불만만 생각하느라 보지 못했을뿐..

 

어떻게 사는게 맞는지 정답도 없다. 지금을 즐기며 즐겁게 사는 게 최고라는 결론을 얻는다. 꿈이 원대하든, 작든 그것은 본인 기준의 문제다. 삶을 살아가는 여러 방법을 배웠다. 이 책이 주는 움직임의 리듬과 속도 속으로 빨려 들어갈 준비되었는가. 롱보드를 타고 달리는 것 만큼 인생도 시원하게 뚫리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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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굵게 일합니다 - 불필요한 것은 걷어내고 본질에 집중하는 7가지 정리 습관
곤도 마리에.스콧 소넨샤인 지음, 이미정 옮김 / 리더스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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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분한 업무환경이 생각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아는가. 정리만 잘해도 일의 능률이 올라가고 시간 효성성이 생긴다. 지저분한 환경이 뇌에 부담을 준다는 심리학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해 준다. 산만하고 잡동사니가 가득한 환경은 뇌가 주변의 널린 것들을 인지하고 집중해야 할 것들을 지나치며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이는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불상사까지 이어진다.

 

세계적인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는 집안뿐만 아니라 업무에 영역의 컨설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정리를 통해 자신과의 대화 그리고 성장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는 곤도 마리에 정리 법은 굳이 다시 언급하지 않아도 잘 알기에 넘어갈까 한다.

 

집 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무실, 직장, 업무 영역 등을 곤마리 정리법으로 변화를 주는 건 어떨까. 책은 공동 집필자인 조직 심리학자 스콧 소네타인과 보다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직장 생활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정리도 잘해야 일도 잘한다. 오래 앉아 있는다고 해서 일을 잘하는 게 아니다. 정해진 시간 보다 같은 일을 빨리 끝내고 다른 일을 하거나, 쉬고 있는 동료를 부럽게 본 적이 있는가. 짧고 굵게 일하는 게 주 52시간에서 궁극적인 40시간으로 향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책상 정리와 집안 정리의 차이점은 누군가가 보느냐 안 보느냐지만, 업무 공간을 누가 본다고 해서 잘 치우는 건 아니다. 그러나 정리의 힘은 집이나 회사나 다를 게 없다. 업무 공간을 정리할 때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근무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책상 정리는 개인의 성격과 능력의 기대치를 높여 준다. 기대치가 높아지면 개인의 자부심과 동기가 향상된다. 이런 마음은 일의 몰입과 능률을 높여 만족스러운 결과치를 뽑아낸다. 자주 어렵다면 일 년에 한 번을 '정리의 날'로 정해 모든 것을 비우는 것도 추천한다.

 

이런 정리는 보이는 업무 공간만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비물질적 공간 정리도 마찬가지다. 이메일, 파일, 온라인 계정, 쓰지도 않는 프로그램 등. 일일이 다 확인하지 못해 방치 해둔 디지털 잡동사니 등도 정리해야 하는 요소다. 정리 순서도 중요한데 책, 서류, 소품, 추억 물건 순으로 정리한다. '한 번에 한 가지 카테고리씩' 정리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책은 자기를 발견하는 강력한 수단이지만 설레지 않으면 과감히 정리한다. 사무실의 꽃 서류는 어떻게 정리할까. 일단 모든 서류를 마지막 한 장까지 분류한다. 서류는 반드시 세워서 보관하며 맨 아래 깔린 서류 더미에 파묻힌 서류 주인이 되지 않기 위해 정리한다. 이는 서류를 찾기 위해 시간 낭비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그리고 미결 서류함을 만들어 놓는다. 이런 흐름으로 계속 쌓이는 서류를 정리하고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항상 깔끔한 업무 공간을 유지할 수 있다.

 

단, 혹시 몰라 중요한 서류는 스캔하는 게 필요하다. 하지만 이 일도 만만치 않는 시간 도둑이기에 서류 스캔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그때그때 중요한 서류는 정리하고 스캔 시간도 정해두는 게 좋다. 비슷한 예로 명함 관리가 해당되는데, 작은 명함도 너무 많아지면 처치 곤란이다. 이 땐 폰으로 찍어 놓은 것이 좋다.

 

 

요즘 정리해야 할 분야가 하나 더 늘어났다. 바로 비물리적 공간인 데이터, 이메일, 동영상 같은 디지털 문서다. 곤도 마리에는 '설렘 폴더'를 만들어 두 길 좋아한다. 여기에는 좋은 글귀, 칼럼, 이메일, 사진, 동영상 등을 넣어 기분 좋아지는 것만 따로 모아두는 것이다. 매일 치워도 쌓이는 이메일은 하루 두 차례 정도 시간을 정해두고 정기적으로 비워 두는 것이 좋다.

 

또한 업무 효율을 낮추는 일동공신 스마트폰에 대해 알아보자. 스마트폰은 업무 책상 위에 두는 것만으로도 처리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것은 이미 알려진 사항이다. 멀티스테킹이 업무 효율을 높여 준다고 믿는가. 이도 이미 좋지 않다는 것이 기정사실화되었다. 스마프 폰은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업무 방해의 가장 우선순위다. 폰을 느려지게 하는 불필요한 앱은 지운다. 역시 이때도 '나를 설레게 하는 앱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짧고 굵게 일합니다》는 내용을 절반씩 맡아 자신의 견해를 담았다. 1,2,3,11장은 마리에의 생각이 4-10장은 스콧의 생각이다. 매일 산더미같이 쌓인 업무에 스트레스 받는 것도 모자라 일 진척이 더딘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일에 앞서 필요한 것은 주변 정리 정돈이라는 사실만 안다고 해도 반은 시작한 거나 마찬가지다. 일과 정리에 대한 두 저자의 견해를 담은 책으로 여름휴가를 끝내고 본격적인 하반기를 시작하게 될 모든 직장인들의 낭비되는 시간을 잡아보자. 코로나로 날려버린 상반기를 잊고 다시 하반기를 위해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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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장기민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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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건대 앞은 핫플레이스지만 학교와 아무 상관 없는 사람들이 더 많다. 홍대 앞 상권은 홍대만의 분위기를 더해 이 지역을 찾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홍대라는 말은 더 이상 홍익대학교가 아닌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 저자는 디자인을 전공하고 경영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두 가지를 접목해 생각했고 디자인이 만드는 소비를 주목했다.

책은 총 여덟 챕터로 디자인 경제의 예시를 풀어내고 있다. 여러 곳에 기고했던 칼럼을 엮은 것 같다. 때문에 사회적 이슈가 자주 등장한다. 디자인, 경제, 시사상식을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반면 깊이감은 살짝 아쉽다.

이미 널리 알려진 대로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닌 공간과 시간을 파는 스타벅스의 비유가 많이 등장한다. 바로 스타벅스 경제학. 최근 서머 레디백 사태(?)를 떠올려 볼 때 글로벌 브랜드가 된 스타벅스는 넘사벽이 되지 오래다. 스세권, 스테크 등 스타벅스와 관련된 경제키워드도 많다. 스타벅스는 커피보다 제3의 공간을 파는 만큼 고객이 조금만 커피 맛에 의문을 제기해도 바로 새 커피를 내준다. 그만큼 고객과의 마찰도 최소한으로 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세계적인 스트리밍 사이트 넷플릭스가 사실은 시네마 센터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었다는 일화도 소개된다. 영화를 소유가 아닌 공유 개념으로 이끌며 저렴한 가격으로 볼 수 있다는 개념은 획기적이었다. 또한 이 영화가 끝나면 비슷한 콘셉트의 콘텐츠를 바로 추천해 주는 빅데이터 기반의 시스템 이를 넷플릭스 경제학이라 명명한다.

일상생활 속에 숨어 들어가 있는 디자인 경제의 다양한 사례를 접목시켜 들려준다. 어떤 사례는 너무 많이 인용돼서 반복학습을 하게 되었고, 어떤 사례는 처음 듣는 신선함이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생긴 드라이브스루 경제학, 바이러스 경제학. K 컬처와 공유 문화로 만들어진 BTS 경제학, 일상이 된 유튜브 경제학 등 어렵게만 느껴졌던 경제를 일상과 연결해 비유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과 생각을 공유해보는 것, 무심코 지나쳤던 것에서 영감을 떠올려 보는 것. 디자인이 가진 미덕과 경제학기 가진 실용 가치를 접목한 21세기를 살아가기 위한 지혜다. 하루에 하나씩 가볍게 읽기 좋고, 상식과 생각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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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0-08-01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으로 이미 독자 몇 백명은 끌고 가는 책이네요^^ 저도 제목에 끌려 클릭^^

doona09 2020-08-07 11:17   좋아요 0 | URL
제목이 이목을 확 끌죠? ^^ 즐거운 독서 되세요!
 
희한한 위로 - 위로는 정말 그런 걸지도 모른다, 엉뚱하고 희한한 곳에서 찾아오는 것
강세형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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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형 작가를 좋아한다. 무심한 듯 툭 내 뱉는 농담에 위로가 될 수도 촌철살인이 될 수도 있는 무엇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강세형 에세이를 읽었다. 처음에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로 알게 된 후 팬이 되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문체로 옮겨오지? 라디오 작가라 그런가 문체 하나하나에 생동감이 느껴지는 건 처음이었다. 여전히 엉뚱하고 재기 발랄한 맛은 살아 있고 거기에 마음도 따뜻해지는 위로와 위안이 반가웠다. 며칠째 비 오는 주말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책이다. 비록 자신을 위한 위로이나 타인도 충분히 위안 받았으면 된 거다. 좋은 글이란 이런 거니까.

 

희한한, 왜 위로 앞에 희한하다고 썼을까. '다 잘 될 거야', '아프니까 청춘이지'라는 위로는 저리 가라. 위로를 위한 말은 아니었으나 상대방이 위로를 받았다면 된 거다. 그런 게 진정한 위로. 작정하고 내뱉는 의도된 말보다는, 엉뚱하고 희한한 곳에서 찾아오는 것.이라 썼다. 참 말도 잘 지었다. 역시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니까.

 

사실 강세형 작가가 구내염을 달고 사는 것도 몰랐다. 전혀 몰랐던 병에 대해 알았기도 했고, 입안에 작은 상처만 있어도 거슬리고 불편하고 아픈데 그게 내내 있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성가신 병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근 몇 년 동안 매운맛을 멀리했다. 그러나 문득 오랜만에 떡볶이가 먹고 싶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하지만 강세형은 이런 일도 특유의 농담조로 넘겨 버린다.

 

그리고 너만 그런 게 아니라는 말에 진심 위로받았다. '너만 그런 거 아님'. 아.. 이 무슨 세상 무심한 위로인가. 그냥 그렇게 되어버렸다는 말. 그래서 죄책감이나 누구를 탓하려 들지 말라는 말. 나도 다음에 이런 위로를 누군가에게 혹은 나에게 꼭 써보고 싶었다.

 

"처음부터 이 책은,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서 쓰기 시작한 건 아니었다. 그저 내가 나를 위로하고 싶었고, 내가 발견한 위로의 순간들을 내 스스로 잊지 않도록 기록하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 책이 당신의 위로를 발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 p228

 

마흔에 관한 이야기가 꽤 많아 선배의 푸념처럼 차근차근 잘 도 들었다. 마흔에 고기를 많이 먹으라는 의사를 권고를 받았다니 참으로 부러운 이야기지만. 사람이 어떤 음식에 꽂혀 많이 먹는 이유가 다 있다는 말도 공감 갔다. 아파서 그런지 마흔이라 그런지 유독 몸을 소재로 한 글이 많고 건강에 대한 생각도 많다. 친구 닌자가 점집에서 들었던 말 "보기 드물게 건강한 체질"을 부러워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역시 건강은 건강할 때 챙기란 말 다시 마음속에 새기고..

 

마흔. 곧 나도 마흔이 올 거다. 작가 말대로 20대에서 30대 오는 건 그렇다 치고,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가는 불안함은 말해 뭐 할 듯싶다.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보다 조금 자랐을까, 조금은 늙었을까. 가만히 숨만 쉬면 곧 마흔이다. 앞으로의 삶도 이 책처럼 즐겁고 위로가 되는 날들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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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 재팬, 마지막 정점을 찍은 일본 - 팽창을 향한 야망과 예정된 결말
브래드 글로서먼 지음, 김성훈 옮김 / 김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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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일본에서 27년간 살아오면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과 10년간의 기사 보도 활용과 퍼시픽포럼에서의 17에 걸친 회의, 강연, 저술, 대담의 집결체라 할 수 있다.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일본의 지체 현상을 꼬집고 있다. 전직 '마이니치신문'기자로서 많은 인맥을 넓힌 결과물이다. 연구와 분석 결과뿐만 아닌, 폭넓은 계층의 사람들과 이야기도 할 수 있었다. 충분한 정보에 근거한 팩트로 제3자가 일본의 위기를 논한다.

 

 

일본이 어떻게 세계 무대에 등장하게 되었고 폐허 속에서 일어나 전 세계의 경제 대국 중 하나가 되기까지. 그리고 90년대 버블 경제가 무너지고 흔들리다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일본 시장을 개방하고 경제 분야에서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을 추진한 고이즈미 총리가 쌓은 안정을 잦은 대지진 등 내우외환을 겪으며 국민 신뢰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작년 11월 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가 될 뻔한 아베 총리와 자민당의 처참한 추락, 쌓여만 가는 부채, 노년층이 늘고 인구가 줄어드는 역삼각형 피라미드 속에서 코로나19의 창궐로 경기 회복 및 세계 정치 무대의 화려한 재등장도 산산이 부서졌다.

 

 

게다가 2020년 올림픽으로 재기를 노렸으나 이마저도 미뤄졌고 지금 일본은 사실상 갈 길을 잃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의 어려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거품 붕괴 20년 전부터 시작되었고 경기 침체와 성장 잠재력 둔화, 엔화 고평가, 재정 불균형, 그리고 인구 감소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저자는 일본과 비슷한 전처를 밟는 한국도 안전하지 못하다고 조언한다. 이웃집 불구경처럼 바라보고만 있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하다가는 일본의 실수와 실패를 고스란히 답습할 수 있다.

 

 

책은 5가지 정점으로 일본의 내리막길을 설명한다. 리먼 쇼크(글로벌 금융위기), 정치쇼크(2006년 고이즈미 총리 퇴임 후 2012년 아베 재집권까지 정치적 혼란), 센카쿠 쇼크(중일 관계 악화), 동일본대지진 쇼크(기존의 시스템으로 대내외 구조 환경 변화에 대응 불가능)다. 정리하자면 경제, 정치, 외교, 사회 각 영역에서 일본의 위기를 사례 중심으로 기술했다.

 

 

고이즈미가 2006년 총리 퇴임 후 2007년-2008년 발생한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하며 경제 또한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리먼 쇼크로 전 세계가 어려움 겪었지만 일본은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관광객으로 다녀온 일본을 봐서는 알 수 없다.

 

 

왜 이토록 일본 정치는 썩었을까. 1990년 대 자주 총리가 바뀌고 내각이 교체될 때 정치학자 이노구치 다카시는 일본이 '가라오케 민주주의'에 속박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어떤 아마추어라도 노래 반주에 따라 가사를 읽기만 하면 된다는 말로 이 시스템은 누가 지휘하건 시스템 존속 자체만 보장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알려지다시피 정치 세습을 하는 나라이며 자민당의 나라라고도 할 수 있다. 1955년 부터 21세기 까지 자민당(자유민주당)은 딱 2번 총리직을 내 놓았을 뿐 자민당의 독주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리더십을 가진 총리를 원하고 있으며 사무라이 출신의 료마 신드룸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그는 19세기 메이지유신 시절 도쿠가와막부를 타도하고 근대화 길로 들어서가한 중요한 인물이다. 그를 그리워 하는 분위기와 함께 도전하지 않고 안주하는데 실망이 커지고 있다.

 

 

또한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국과의 대립은 또 다른 대립의 시작이다. 15세기 중국 쪽 기록에 처음 등장한 센카쿠는 1972년 일본 영토로 병합되어 1940년까지 한 기업인이 양식업을 하면 사업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일본이 패한 후 미국의 통치를 받았고 1972년 일본에 반환되었다. 하지만 중국은 15세기부터 중국 영토였음을 주장하며 대만정부까지 나서 중국에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작은 섬이 이토록 뜨거운 감자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1960년대 유엔 탐사대가 이 지역에서 해저 유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국가의 간섭 없이 개인들이 자유롭게 살아가는 게 중요한가, 아니면 아무도 궁핍하지 않도록 국가가 사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맡는 게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받은 많은 일본인은 적극적인 국가를 선호했다." P309

 

 

다시 한번 놀란 점은 일본의 국민성이다. 누구 하나 피해 받을까 봐 굳이 나서지 않아 생긴 패단이나. 이 또한 어떻게 갈아엎을지 몰라 그냥 그 위에서 체념하며 산다는 것이다. 일본 국민들의 80% 이상이 자신은 중산층이라고 생각한다는 것도 매우 충격적이었다. 다시 말해 국민은 사회보장제도, 복지국가 일본을 바라며 궁핍한 시민이 줄어들고 다 같이 잘 산다면 국가의 역할이 커지는 것은 상관하지 않는다는 거다. 미국처럼 각자도생하라는 대량 해고도 일본에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는다. 따라서 1968년 독일을 추월해 세계 경제 2위였던 일본이 최근 중국에 그 자리를 빼앗겼을 때 드는 충격은 말도 못 할 것이다.

 

 

그리고 일본의 상흔이었던 동일본대지진으로 기존 시스템이 먹히지 않고 혼란스러웠던 점을 서술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필요한 것은 취하고 아닌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함을 말하고 싶다. 책은 마치 고이즈미가 아베 이전에 혼란의 일본은 안정세로 만들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사실 엇갈리고 있다. 따라서 저자는 일본의 보수적이고 안정을 추구하는 지체 현상을 벗어나지 못하면 미래는 찾아오지 않을 거라 전망한다. 따라서 지금이 그 정점(피크)이며 내리막은 피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앞서 말한 한국도 이와 비슷한 전철을 밟은 거란 전망은 노령화에 따른 출산율 감소 정도겠다.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변화와 변동폭이 큰 대한민국은 오히려 이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때문에 《피크 재팬, 마지막 정점을 찍은 일본》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일본 내부의 모습을 알아보기 좋은 책이다. 이 책을 가이드라인으로 삼기 보다,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 일본과 우리나라 그리고 중국, 미국과의 입장 차이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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