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실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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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페미니스트이 삶은 순탄치 많은 않았을 것 같아요. 하지만 김별아 작가의 글로 다시 태어난 듯 보입니다. <탄실> 매우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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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모든 하루 - 김창완의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안부
김창완 지음 / 박하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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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늦은 아침 10시 김창완 아저씨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하루의 시작을 했던 때가 기억납니다. 뮤지션과 DJ, 연기자, 진행자로 종횡무진하고 있는 원조 아재 김창완 씨의 《안녕, 나의 모든 하루》를 만나보았습니다. 옆집 아저씨 같은 외모로 친근하고 푸근하게 하루를 도닥여주는 목소리를 책에서 만나게 되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마치 라디오를 듣고 있는 것처럼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나지막이 활력과 다독임을 주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네요.



#심심할 틈이 없다고요?

누워 있는 아가기 굉장히 심심할 것 같지요. 아기를 돌봐본 적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걔네들은 하나도 안 심심해요. 그뿐 아니라 걔네들 쳐다보고 있으면 아무 일 안 해도 전혀 심심하지 않아요. 하루 뭐 하고, 뭐 하고 계획이 꽉 차 있어야지만 세상 사는 것같이 여기는 게 현대인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은 일없이 그저 심심한 시간입니다. 마음 '심'자 두 개가 겹쳐 있다 생각해도 좋습니다.

심심해져보세요. 심심하지 않아요.

P69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작은 쉼표를 주는 글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멍 때리기 대회'가 생겨날 정도로 앞만 보며 경쟁하는 삶을 최고로 여기는 한국인들. 한 박자 늦춘다고 해서 큰일 나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뭘 위해 뛰어가고 있는 걸까요? 심심할 틈이 없다고 소리 지르던 내 모습을 돌아보며 심심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일어난다면 마음의 수면을 휘저어 그 자국들을 지워보세요. 별일 아니지 않나요.

P72


 

 

문득 그냥 지나쳤던 나의 하루를 현미경처럼 들여다보고 싶어집니다. 책 제목처럼 나의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되었잖아요. 기쁘기도 했고, 슬프기도 했지만 생각만큼 지루한 인생은 아니었을까요. 퍽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앞으로도 살아가는데 충분한 이유가 되는 그런 삶을까요. 정답은 없을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하루는 소중하고 멈추지 않고 시간은 흘러가잖아요. 그 빠른 인생의 유속 속에서도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안부를 잊지 않고 해보는 건 어떨까요? 지나간 일에 대한 반성과 자책보다 훨씬 풍성한 하루가 될지도 모릅니다.  모두들 힘내세요!



8월 20일 저녁 7시 30분 '음악이 있는 낭독회 네이버 생중계'를 하네요. 김창완 아저씨를 만나보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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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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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위해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었을 수 있습니다**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방법! 나름대로의 피서법이 있겠지만, 시원한(곧 추워지지만) 카페에서 읽는 스릴러 한편이 영양제이고, 피로 회복제가 되는 저만의 피서법입니다. 말복이 지났고 이제 폭염으로 고생했던 8월의 끝자락이지만 좀처럼 더위가 가시지 않고 있어요. 이럴 땐 또 책 한 권 들고 근처 카페를 전전하게 되는데요. 뒤늦게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을 읽고 모골이 송연해졌습니다. 《7년의 밤》의 오영제, 《28》의 박동해를 뛰어넘는 악의 천재 김유진! 서슬 퍼런 면도칼을 마주할 때면 이제 《종의 기원》이 생각날 것 같아서 무섭기까지 합니다.


주인공 김유진은 곧 있을 로스쿨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평범해 보이는 26세 청년입니다. 유진과 동거하고 있는 한 살 위의 (친구같은)의형제 해진과 모든 것을 통제하고자 하는 엄마와 이렇게 셋이 살고 있습니다. 해진은 10년 전 유진의 집에 입양된 절친한 친구이자 소울메이트입니다.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도 자기 자식은 끔찍하게 사랑했다고 하죠. 해진은 유진에게 그런 존재입니다. 좋아하고 사랑하고, 자신의 분신이기도 한 그런 존재.

《종의 기원》의 무대가 되고 있는 가상의 동네는 유진의 숨어있던 본능을 일깨워주는데 안성맞춤입니다. 주민 입주와 개발이 멈춰버린 한적한 소도시에서 유진은 밤마다 약을 핑계로 활보하게 되죠. 어릴 때부터 유진은 엄마와 이모의 통제하에 '간질'에 효과가 있는 약을 처방받아왔습니다. 누군가에게 조정, 통제 당하면서 제 삶을 잠식당한다는 불쾌감이 살인은 더욱 부추긴 건 아닌지 의심이 듭니다. 남들은 약을 먹음으로써 환각을 경험하지만 유진은 약을 끊음으로 인해 환각을 보는 특이한 케이스죠. 차츰 시기와 횟수를 늘리며 약의 족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유진은 비가 많이 내리는 어느 날 내면의 악과 대면하게 됩니다. 고요한 태풍의 눈과도 같은 성정으로 어릴 때부터 어머니는 유진을 걱정했습니다. 7살 때 그린 그림이 모친 살해의 암시로 여겨진다고 호들갑 떨던 이모. 그 유려가 현실이 되는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어머니를 살해하고 또 다른 범행들도  도미노처럼 저지를 수 있었던 건 유진이 사이코패스 중에서도 가장 최고 레벨의 '프레데터'이기 때문입니다.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도 태연하게 누군가를 맞이할 수 있고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감정이 없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 모든 상황을 유진은 '어쩔 수 없었다'라는 단 한 줄로 요약해 버립니다.


​역시 정유정!이라고 엄지를 치켜주고 싶은 마음이 앞섭니다. 어떻게 하면 독자를 세상 끝까지 몰아붙이는 필력의 속도감을 책 속에 들여놓았을까요. 부럽고도 섬뜩합니다. 첫 장을 펼치자마자 피비린내를 맡으며 깨어나는 유진. 독자로 하여금 유진이 처한 상황에 감정이입하게 만드는 1인칭 화법이 《종의 기원》 속 피의 숙청을 정당화하게 만듭니다. 참 영리한 구조입니다.

전반부는 유진을 피해자로 설정 충분히 독자에게 동정의 구실을 만든 후 어머니의 일기장을 넘겨보면서 밝혀지는 유진의 정체를 서프라이즈 선물처럼 숨겨놓았습니다. 독자인 저도 깜박하면 주인공인 유진에게  옴짝달싹 못하게 죄를 뒤집어쓴 게 아닐까 깜빡 속아넘어갈 뻔했지 뭐예요. 정유정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사이코패스가 1인칭 시점으로 써 내려간 소설은 없다는 점, 그리고 살인자가 계속해서 살인의 정당성을 입증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라고 했던 기억이 나면서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더라고요.

한 여름 더위에도 닭살이 돋아날 정도로 인간 내면의 공포를 맛보게 하는 소설이네요. 인간은 살인을 통해 진화해왔고, 실인을 정당화한 여러 구실을 만들어왔습니다. 인류가 전쟁과 살육을 통해 영토를 확장하고 문명을 발전해 온 것을 보면 정유정이 말하는 '종의 기원'은 다윈이 말하는 '종의 기원'의 변이(變異)처럼 느껴집니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악의 유전자'를 후대에 대물림할 수 있는 전제적인 범죄자가 모든 인류일 수 있다는 발상! 오싹하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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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살래? - 통장 잔고와 외로움에 대처하는 세 여자의 유쾌한 동거
이유정.하수진 지음, 나루진 그림 / 허밍버드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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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공간을 공유하는 '셰어 하우스'가 인기입니다. 자취와 동거, 결혼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셰어하우스는 다수가 한 집에 살면서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을 가지고, 욕실, 배란다, 거실, 화장실을 공유하는 생활방식으로 젊은 층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데요. 《우리 같이 살래?》는 세 여자의 6년 동안의 동거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재미있기도 때로는 위기가 오기도 했던 아슬아슬했던 줄타기를 담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3명의 동거인이 뭉쳤지만 금세 적응하고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세 여자 진이,이요,빵가.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이렇지 않다면서 울부짖어도 소용없어요. 청소는 왜 며칠만 안 해도 먼지가 수북하게 쌓이는지, 화장실의 곰팡이 냄새는 사용 안 해도 나는 건지, 세탁기는 왜 양지바른 곳에 두어야 하는지, 마트보다 시장을 이용할 때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식재료, 이사와 월세 살 이의 노하우 등 현실보다 더 냉혹한 자취생활 A부터 Z까지를 맛깔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세 여자의 좌충우돌 동거 분투기 때문에 이렇게 또 하루를 웃으면서 즐겁게 보낼 수가 있었네요. ^^

 

 

감정을 속으로 끌어안고 끙끙대는 일보다 솔직하게 표현하는 일이 낫지만, 그렇다고 모든 감정을 숨김없이 표현하면 안 된다. 두 번째 위기를 통해 그걸 알게 되었다.

P155

 

 

 

동거 생활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 봤어요. 음식? 빨래? 청소? 아니면 tv 리모컨 사수? 개인 프라이버시 존중? 그 어떤 것도 물음에 정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가족이라고 해도 사랑하는 부부끼리도 지지고 볶는게 바로 '생활'이라는 이름이죠. 동거, 자취, 독립이라는 판타지를 어떻게 현실로 치환시킬 수 있으냐가 중요합니다. 동거인과의 트러블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팁도 빠지지 않고 첨부되어 있으니 과감히 독립을 셰어 하우스를 원하는 모든 분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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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미술관 - 사랑하고 싶은 그대를 위한 아주 특별한 전람회
이케가미 히데히로 지음, 김윤정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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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관한 책이라면 으레 연대기순, 화풍, 유명한 작가순으로 나열하는 컨셉이 대부분입니다. 미술에 관한 책을 고를 때면 난관에 부딪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 때문일 텐데요. 이런 컨셉은 독자로 하여금 금방 싫증나게 만들고 고리타분한 미술책을 만듭니다.  


인류가 지구에 생기면서 함께 한 사랑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미술관》에서는 명화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랑 이야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한 가지 주제를 갖고 들여다볼 수 있는 컨셉인데요. 아침드라마를 방불케하는 자극적인 스캔들, 순수한 첫사랑의 달콤함, 이루지 못해 안타까운 달콤 쌉싸름한 감정, 인정받지 못해도 사랑이라 할 수 있는 여러 형태의 방식을 명화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관능미술사》, 《잔혹미술사》로 잘 알려진 '이케가미 히데히로'의 최신작이라는 점이 끌리는 책입니다.

 

 


성서를 옮긴 명화나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한 그림들은 유독 나체나 사랑을 주제로한 컨셉이 많은데요. 같은 그림이라도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음을 책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클림트의 <키스>에 담긴 의미도 그 예입니다. 인류의 등장과 함께한 키스의 시작은 인사나 존경을 표시하는 예의적 행동을 기원으로 보는 설, 종교적 행동을 최초로 보는 설, 깨무는 행위로 소유물을 표시한 것이라는 등 다양한 설이 난무합니다. 그 밖에도 태곳적에 특별한 조리법이 없었을 때 씹어먹는 행위가 발전했다는 설, 전희의 일환으로 설명하기도 하며, 고대 로마에서는 존경이나 우정을 표시하는 키스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중세에 오면서 '키스'는 죄악으로 여겨지고, '유다의 키스'처럼 종교적인 키스만 남게 되는데요. 르네상스로 들어오면서 키스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게 되고, '잠자는 숲 속의 공주'처럼 각성의 키스, 사랑하는 상대를 향한 달콤한 키스 등으로 표현되며 현대에 이르게 됩니다.

 

금기된 사랑에 고무되어서인지 '발칙한 금지구역'부분이, 부부의 사랑이 관심이 있어서 인지 '부부의 캔버스'가 유독 인상 깊었습니다. 사진 속의 명화는 '어울리지 않는 커플' 편에서는 환갑을 맞이한 남편과 혼인을 하고 있는 젊은 여성의 비통한 표정이 인상적인 작품 <어울리지 않는 결혼>입니다. 결혼이란 주제로 비슷한 그림을 여럿 그린 '루카스 크라나흐'나, '바실리 블라디미로비치 푸키레프'의 작품에는 이러한 결혼이 성행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비판적인 시각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명화라는 이름으로 자주 접하는 작품 말고, 대중적이지 않은 그림에서 느끼는 신선함이 매력적인 책입니다. 흥미로운 관점, 재미있는 설명이 가미된 작품은 나만을 위한 1인 큐레이터를 소환하기도 합니다. 명화를 통해 당시 시대상과 가치관을 체험해 볼 수 있었는데요. 현대인의 관점을 적용해 보는 작업이 책 읽는 즐거움을 배가 시키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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