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작은 일에도 상처받을까 - 관계에 서툴고 쉽게 상처받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 처방
다장쥔궈 지음, 오수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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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는 낯선 사람을 알아가는 데도

적잖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으면서도

 내 삶에 가장 중요한 '나'라는 존재는 간과한다.

 만약 당신이 진정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자기 자신과 가까워지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명확하게 아는 것,

그것이 바로 변화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



 

​《나는 왜 작은 일에도 상처받을까》는 베이징사법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후 전문 심리상담가로 일하고 있는 '다장쥔궈'심리처방전입니다. 10여 년간 상담해 온  내담자의 고민과 상처, 그리고 처방을 책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 따로 상담받을 필요 없이 책으로 즐기는 기본이  파랑새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는 점을 직시할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다양한 아픔 중 관심이 있는 부분은 '환심증'입니다. 남에게는 잘 해주면서 유독 자신에게는 야뱍하게 구는 사람들을 일컫는 심리학 용어인데요. 어떨 때는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남을 위해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이들은 남을 도와 감정적 만족감을 얻고자 하는 부류입니다.


"적절한 희생과 양보는 미덕으로 여겨지지만 이 세상에 자기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도와야 하는 사람이나 일이란 없다. "

P52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 남의 비위를 맞추고 환심을 하는 사람. 하지만 이런 행동은 딱 호구, 물주 되기 쉽습니다. 필자 또한 이런 부류였던 (혹은 지금도 조금은 그런 경우) 과거를 되돌아보니, 인간관계의 윤활류라 생각한 행동이 '기대감'과 '상처'뿐인 부메랑으로 돌아온 경우가 많았습니다. 내가 이만큼 상대방의 편의를 봐주었으니, 상대방도 그에 상응하는 친절을 베풀 거란 착각이 준 상처,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려운 깊은 수령처럼 당신을 옭아매고 있는 건 아닐까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해보세요. 진짜 본인이 도와주어야만 하는 일인지, 감당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분별해야 합니다. 남을 도울 여유가 당신에게 있는지 살핀 후 능력의 한계치를 정해 과분한 요청을 거절해야 하는 거죠. 거절에 인색한 분위기는 나와 상대 모두를 위험에 빠트릴지도 모릅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명확한 이유로 진정성 있는 사과를 곁들인 거절이야말로 상호 존중과 관계를 헤치지 않는 최선의 해결책입니다.


"사람은 외로운 섬 같은 존재다. 섬의 유지 여부는 스스로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생활을 꾸릴 수 있는데 달려있다. 타인의 섬과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명확히 파악하고 기존의 경계를 유지하려면 자신의 섬을 자 관리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

P232


요즘 SNS 때문에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도 많지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거슬리는 SNS 계정은 차단하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에 자신을 돌아보세요. 자기 삶이 무료하거나 고달프면 남의 사생활이 부럽고 아니꼬워지는 것입니다.

"자주 자신을 돌아보고 일깨우자. 살면서 아무리 악의적인 말을 많이 듣는다 해도 그와 비슷하게 선의와 사랑의 보살핌도 받을 수 있다. 우리는 악함을 위해 살기보다 선함과 사랑을 위해 사는 존재다. "

p275

부단히 지속하는 걱정은 하면 할수록 그 일을 현실로 만든다고 합니다. 무의식이 무의식을 촉진하는 '선택적 기억 효과', '자기실현적 예언'이라고 하는데요. 이미 알고 있는 예언을 자기도 모르게 따라서 행도하는 것으로 현실이 되는 혹독한 결과와 마주하죠.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는 삶이 가능할까요? 거미줄같이 얽힌 현대인의 관계망에서 누군가와 부대끼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상처를 인지하고 내가 스스로 치유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 때. 비온 뒤땅이 더 단단해지듯 우리는 성장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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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고양이
샘 칼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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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양이 좋아하시나요? 개만큼 오랜 역사를 갖고 인간 옆에서 함께한 동물로 요즘은 여기저기서 집사 인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양이는 개와 다르게 쉽게 순응하지 않은 반항적인 구석이 있고 독립적이어서 사람의 손을 개보다 많이 타지 않죠. 또한 위풍당당하고 시크한 매력은 많은 예술가 및 과학자, 작가, 철학자에게 영감이 되었습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고양이는 내가 글을 쓸 때 책상 위에서 문진 노릇도 한다.

-레이 브래드버리-​


 

일러스트레이터 '샘 칼다'의 그림체로 만나볼 수 있는 그 남자의 고양이》는 인류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고양이부터 캣 랜드를 꾸미는 수많은 캣맨보고서입니다. 중세 '허웰 아프 카델'왕은 당시 집에서 고양이를 기르고 보호하는 법을 만들어 고양이게 관한 진일보적 관점을 제시하였는데요. 책을 접하기 전에는 고양이는 여자들이 좋아하는 동물이란 편견이 있었습니다만. 역사 속의 유명인들이 고양이와 함께 동고동락, 일희일비했다는 사실은 흥미로웠습니다.

 

고양이 사랑은 '무라카미 하루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외외로 숨겨왔던 묘사랑을 뽐내는 캣맨이 많더라고요. 우리나라만 해도 최초의 '퍼스트 묘'가 된 찡찡이 집사 문재인 대통령부터, SNS 상에서 루비 아빠로 불리는 진중권 작가, 소미 집사인 이동진 평론가 등 겉으로 보이는 남성성과 리더십과는 다른 모습이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앤디 워홀'은 고양이들까지 스타성을 갖고 있는데요. 어머니 '앤디 줄리아'와 합작으로  《샘이라는 고양이 25마리와 파란 고양이 하나 25》란 책을 만들 정도로 고양이 사랑이 대단했습니다. 또한 중력과 미적분을 발명한 과학자 '아이작 뉴턴'은 최초로 고양이가 드나들 수 있는 구멍을 만들었다는 일화도 전해지죠.

 

음울하고 마초적인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는 배우 '말런 블랜도'도 말도 못하는 고양이 집사였습니다. 고양이를 쓰다듬는 <대부>의 오프닝 장면은 실제로 고양이가 시나리오에 없었다고 합니다. 우연히 스튜디오를 돌아다니던 고양이를 발견해 블란도에게 주었는데요. 고양이 울음소리가 너무 커 따로 더빙을 해야 하는 에피소드도 있었죠. 이토록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에게 다양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고양이는 신비로워 영적인 존재로 그려지기도 합니다.

 

​뮤지션 '프레디 머큐리'는 평생 고양이 가족에게 헌신한 1급 캣맨이었죠. 특히 1991년 앨범 '이누엔도'에 있는 '딜라일라'는 동명의 고양이에게 바치는 노래였습니다. 실제로 짦은 생을 마감하며 고양이에게 큰 위로를 받았으며  그 후에서도 고양이를 돌봐 달라는 말을 남겼죠.

독특한 외모로 당시 피카소와 친구였던 일본 화가 '후지타 쓰구하루'는 독특한 외모만큼 고양이를 소재로 한 그림을 많이 그렸습니다. 고양이가 있는 자화상, 고양이와 함께 있는 여성 등 활동 내내 비슷한 주제를 다뤘습니다.

 

고양이는 사후 세계를 드나들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고대부터 믿어 온 역사가 있죠.  사후 세계를 믿었던 이집트인들은 죽어서도 주인과 함께 하길 바라는 아믕에서 기르던 고양이를 미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고양이 관이 발견되었죠. 또한 이집트의 고양이 여신 '바스테트'는 질병과 악령을 막아주는 존재였으며, 고양이가 죽으면 사람들은 눈썸을 밀어 애도의 뜻을 전하기도 하는 등 고대인들의 고양이 사랑은 이루말할 수  없었습니다.


독특한 그림체의 삽화, 캣마니아들의 숨겨진 이야기, 고양이를 소재로한 명언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좋아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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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천재가 된 홍 팀장 - 실행력을 높이는 기적의 독서 솔루션
강규형 지음 / 다산라이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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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들이 넘쳐나는 시대, 책 한 권 읽기 참 힘들죠? 늘 시간이 없어서.. 독서는 사치라고 생각하는 모든 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효율적인 독서 스킬을 키울 수 있을지 '강규형'저자가 알려드립니다.

 

《독서 천재가 된 홍 팀장》은 강규형 저자가 겪었던 인생의 슬럼프를 책으로 극복했던 독서법을 담은 책입니다. 홍 대리 시리즈로 다시 만나보는 책 이야기, 책이 주는 가장 중요한 깨달음을 들어볼 수 있죠. 책을 읽는다는 것은  '질문의 중대함' 즉,  살아가면서 드는 여러 의문의 답을 찾을 확률이 높다는 말로 활용될 수 있는데요.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해결해 보는 행위는 삶의 주인공으로서 주체성을 부여합니다.

 

 

《독서 천재가 된 홍 팀장》은 '왜 읽어야 하는가'라는 근원적인 문제부터 매일 생존력을 키우는 목표 관리법, 인생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간관리법, 성공의 씨앗을 터트리는 자기경영의 독서법 등 다양한 독서의 효과를 간증하듯 전하고 있습니다.

독서의 큰 힘을 경험한 독자라면 책 읽기는 끊을 수 없는 건강한 중독임을 알 수 있죠. 책이 책을 부르고, 널리 퍼져 나비효과가 되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하루에 딱 1시간만 읽어보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1주일에 1권씩이면 1년에 50권을 읽을 수 있고, 한 분야에 50권 독서라면 굉장한 전문가가 되어 있을 테니까요.

 

다만 독서를 성과를 내기 위한 목적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독서는 꾸준히 달리는 마라톤과도 같아서 계속해서 독서 근육을 만들다 보면  삶이 다하는 날까지 쓰이는 기초체력이 될 것입니다. 책을 한 번 읽고 잊어버리는 것이 아닌 책을 읽고 반추해보는 습관을 들여보는 건 어떨까요?

 

책을 내 것으로 만드는 4가지 비법은  책을 읽고 핵심 키워드 3개를 뽑고, 마음에 남는 내용을 책에 표시하며, 내가 깨닫고 적용할 것을 책 여백에 적어가며, 깨달은 것을 삶에 적용한다!입니다

4가지 실천법도 더불어 익히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책상에서 읽는 책을 생활에 대입하고 실천하는 즐거움을 독려합니다. 책을 읽고 잊어버리거나 적용하지 않는다면 '탁상공론', 현실성 없는 허황된 이론이나 논리가 될 수밖에 없어요.

한 권의 책이  미치는 영향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읽는다는 행위의 끝은 확실히 이해하고 얻은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어 실천할 때 있습니다. 독서에 책의 종류, 장소, 시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단 5분을 하더라도 밀도 있는 독서를 한다면 실행력을 높이는 기적의 독서 솔루션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 오늘부터 하루에 5분씩만! 나의 뇌를 살찌우는 독서밥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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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 웅진 모두의 그림책 2
김채완 지음, 조원희 그림 / 웅진주니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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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마음이 따스해지고,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는  고양이 그림 동화를 만났습니다. 일본 속담에 '바쁠 때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라는 말이 있죠. 너무 바빠서 일손이 부족할 때 쉽게 쓰이는 말로 누구의 도움이라도 받아야 할 때면  이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어요. 느긋하게 식빵을 구우며, 가르릉 가르릉 실컷 게으름을 피우는 고양이를 볼 때면 '고양이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도 하게 되는데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동화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는 쉴틈 없이 바쁜 현대인에게 잠깐의 여유를 주는 힐링으로 다가옵니다. 집안일에 지처 좋아하는 산책할 시간도, 드라마 볼 시간도 없는 엄마에게 휴식을 선사한 고양이의 손. "제 손이라도 빌려드릴까요?"라는 노랭이의 급제한에 감자기 성사된 고양이 손 빌리기 프로젝트.

 

노랭이는 까끌까끌한 혀로 접시를 닦고, 북슬북슬한 꼬리로 먼지를 털며 집 안에 있는 파리와 바퀴벌레를 쫓아냅니다. 아빠에게 드릴 주먹밥도 (털이 덕지덕지 묻지만) 만드는 집안일 신공을 보여주는데요. 오랜만에 집안일에서 해방된 엄마는 좋아하는 산책도 맘껏 하고 세상 돌아가는 아름다움을 만끽합니다. 앞만 보고 걸어왔던 때와 달리 세상은 고루고루 살펴보는 귀중한 시간을 만들었지요.

 

기분 좋아진 엄마는 싱싱한 고등어를 상으로 주었는데, 노랭이는 그 후에도 통통한 고등어가 먹고 싶어 아예 계약서를 만들었습니다.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라는 광고 문구로 엄마와 계약서를 작성한 노랭이. 이제 제법 집안일에 요령이 생겨 파워 주부로 거듭나는 노랭이의 귀여운 모습이 덕력 폭발!

하지만 어쩐지 엄마는 이상해져 갑니다. 매일 잠만 자고 북슬북슬 털이 자라나기 시작했거든요.

 

아빠 또한 너무 바빠서 엄마에 몸에 털이 나고 엉덩이에서 꼬리가 나오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답니다. 어느 날 퇴근해서 '여보~'하고 부르니 뚱뚱한 고양이 한 마리가 반기는 겁니다. 어머나, 엄마가 고양이로 변했어요.

 

아빠는 그 후부터 고양이로 변한 엄마를 위해 매일 같이 털도 빗어주고, 집안을 하는 등 엄마가 해왔던 일을 도맡아 하게 되죠. 아빠도 바빠서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집안일은 실로 엄청날 것입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엄마의 털이 줄어들고 다시 사랑스러운 엄마의 모습으로 돌아왔답니다.

 

귀여운 그림체와 간결하지만 힘 있는 메시지가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따스하고 다정한 위안이 됩니다. 동화 속 간결한 메시지는 바쁜 일상에 치여 아름다운 세상을 감상해볼 시간도, 좋아하는 취미도 잊은 채, 야근과 주말 근무로 가족과 함께 할 여유도 없는 우리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잠시만 멈춰 서 지금 순간을 즐겨요!'라고요.

매일 지친 어깨로 들어와 축 처진 뒷모습을 보이는 우리나라의 아빠들에게 보내고 싶은 진짜 위로, 티도 나지 않는 집안일을 평생 휴가도, 임금협상도 없이 무일푼으로 하고 있는 엄마들이 노고를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동화입니다. 쳇바퀴 돌아가는 일상 속, 보이지 않는 실체(목표)를 위해 사랑하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다시 한번 뒤를 돌아봐 보세요. 생각보다 너무 빨리 달려가고 있는 건 아닐지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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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의 꽃
김옥숙 지음 / 새움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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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심한 상처는 감히 들여다볼 엄두조차 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보는 건 자체가 상처 깊이를 가능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고통이라 2차, 3차적인 정신적 피해를 주기도 하니까요. 대한민국 근현대사 중  잘 다뤄지지 않았던 합천의 원폭 피해자들에 대한 소설이 등장해 고무적입니다.  직접  읽어보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아픔이 가시처럼 목 울대를 넘어가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원폭 피해에 대한 인식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일본 만화 《맨발의 겐》을 보았던 때로 돌아갑니다. 사실적인 그림체가 충격 그 자체였고, 10여 권이 넘는 만화책을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내려가며 원폭 피해에 대한 경각심과 두려움을 받았는데요. 원전 밀집도 세계 1위의 대한민국은 히로시마, 후쿠시마,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볼 수만은 없습니다.  


"얼굴은 괴물처럼 부풀어 오르고 온몸이 숯덩이처럼 검게 그을린 사람들이 하나같이 팔을 앞으로 내밀고는 유령처럼 걸어가고 있었다. 흐물흐물해진 살이 녹아 찢긴 누더기처럼 흘러내리는 바람에 팔을 앞으로 내밀고 걸어야 했다. 팔을 밑으로 내리면 녹아내린 피부가 흙먼지에 질질 끌릴 정도였다. (중략) 팔을 앞으로 내밀고 앞사람을 따라 허청허청 걸어가는 귀신처럼 보이는 행렬은 끝도 없이 이어졌다. 그것은 기괴한 유령의 행렬이자 죽음의 행렬이었다. "

P53


1945년 8월 , 미국은 일본의 군사기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해 미국의 힘을 전 세계에 과시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극은 일본에게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춥니다. 조선인 피해자는 7만 명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원폭 피해자가 많은 나라지만 고통의 역사를 우리조차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히로시마에 있던 조선인들의 피해와 차별, 멸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야 하는 질긴 삶, 피해 보상은 미비한 사례가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한국원폭피해자협외의 절반이 합천 사람이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합천은 '한국의 히로시마'라고 불릴 정도로 원폭 피해자가 많은 도시기도 합니다.


《흉터의 꽃》은 '김옥숙'작가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본인에게로 내려왔을지 모를 원폭의 역사를 다룬 자전적인 소설입니다.  주인공 소설가 정현재가 강분희 할머니를 취재하면서 대리 경험하게 된 그날의 비극을 글로 옮겨간다는 기본 줄거리를 담고 있는데요. 김옥숙 작가의 3대에 걸친 역사를 소설 속으로 고스란히 옮겨와 강순구(할아버지), 강분희(딸). 박인옥(손녀)으로 내려온 비극을 생생하게 다룹니다. 



"다들 나라 없는 탓으로 낯설고 물 설은 이국땅으로 내몰린 사람들이었다. 돌멩이처럼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인 사람들이었다. 나라는 힘없고 능력도 없는 부모였다. 모든 것을 도둑맞고도 넋을 놓고 있는 바로 천치 같은 부모였다. 하나도 남김없이 빼앗겨도 싸워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부모였다. 조선의 백선들은 부모가 길거리에 내팽개쳐두고 가버린 고아 신세보다 더 나을 게 없었다. "

P31

​당시 합천 사람들은 지지리도 가난한 삶과 먹고살기 어려운 전쟁통에 일본 히로시마로 건너가 살았던 겁니다. 나라가 버린 불쌍한 사람들은 갈 곳 없이 떠돌 수밖에 없었죠. 먹고살기 위해 건너 간 곳에서  지옥을 경험하고 온 사람들에게 나라는 해줄 것도 다시 일어설 힘조차 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매 순간 아들을 기억하면서, 아들이 못다 했던 일들을 이루기 위해서 살아왔던 세월이 얼마나 힘겨웠을까. 어쩌면 그것은 날마다 아들의 죽음을 새롭게 경험하는 일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오히려 아들의 힘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는 아버지. 아버지를 통해 김형률은 살아 있었다. 그것은 죽음을 통과한 사랑, 새로운 삶이었다. "

P260-261



1945년 8월 원폭 투하로 인본은 항복했고, 조선을 해방되었습니다. 하나의 사건으로 둘로 나뉜 역사, 하지만 이 둘은 가난과 혼란 그리고 흉터를 가진 사람들을 꾸역꾸역 잊은 채 살아왔죠. 전쟁이란 시커먼 괴물은 한순간에 터전을 지옥으로 바꾸기에 충분했습니다.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자 읽는 내내 공포와 불안이 증폭되었습니다.

 

"진달래가 참 곱더라. 니 생각이 나서. 줄 거는 없고, 꽃이라도 실컷 보라꼬. , 꽃 좋아한다 아이가? 맞제?”분희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동철이 진달래 꽃가지를 분희에게 내밀었다. 꽃 한 송이를 따서 분희의 흉터에 살짝 갖다 댔다. 꽃잎이 흉터에 닿았다. 나비의 날개가 스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분희는 눈을 가만히 감았다. 마치 동철이 흉터에 약을 발라주는 것만 같았다. 꽃으로 만든 약. 동철의 마음으로 만든 귀한 약이었다. 분희는 비로소 온전한 사람이 된 기분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 오늘 이 하루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이면, 이 하루면 충분하다. 살아서 이런 순간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

P233


어여쁜 봉오리를 내비친 꽃이 한껏 만개해보지도 못하고 시들어 갑니다. 사춘기 분희의 애절한 마음과 삶에 대한 울분이 흉터의 꽃이 되어 피딱지가 앉은 상처로 남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역사임을 마음속에 새겨 넣으며 마치 1945년 히로시마에 있는 듯한 생생한 전개가 고통으로 느껴집니다.



곧 개봉하는 영화 <군함도>와 함께 일본 히로시마에서 희생된 영혼들을 위로해줘야 한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가장 큰 비극은 원폭의 피해가 고스란히 유전되어 끝내고 싶어도 끝낼 수 없다는 것이겠죠. 아픈 역사, 다시 되돌아봐야 하는 역사가 바로 한국의 원폭 피해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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