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곰 - 스웨덴식 행복의 비밀
롤라 오케르스트룀 지음, 하수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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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적지도 많지도 않은 적당한'이란 의미의 스웨덴식 라이프스타일 '라곰(LAGOM)'. 스웨덴 속담에는  '라곰이 최고다'란 말이 있을 정도로 삶 전체에 깊게 들어와 있는 생활방식을 말하기도 합니다. 스웨덴의 알기 위해서는 특유의 정시인 라곰을 이해해야 하는데요. 문화, 패션, 웰빙, 사업, 인간관계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 깊숙하게 스며들어 있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스웨덴 여행, 이민, 유학, 출장 등 스웨덴에 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라곰'을 꼭 이해하고, 읽어보기 좋은 책이란 생각도 드네요. 다른 나라의 방식을 존중하는 것이 여행의 기본이 될 테니까요.



지리적으로 멀어 익숙하지 않은 북유럽 문화는 생각보다 곳곳에서 스웨덴을 알아차릴 수가 있었습니다.  세계적인 실용 가구의 대명사 이케아(IKEA), 패션으로 잘 알려진 H&M, 말괄량이 삐삐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그 밖에도 스웨덴 왕실, 복지 왕국,  세금을 많이 내는 나라, 대립하지 않고 평화를 추구하는 개념 등 생각보다 떠오르는 것이 많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필자는 영화배우나 영화가 먼저 떠올랐죠. 최근 개봉한 <그것>의 광대를 연기한  '빌 스카스가드'와 고혹적이고 강인한  매력인 '알리시아 비칸데르'까지 좋아하는 배우의 나라가 스웨덴이라 눈여겨 보기도 했습니다. 북유럽의 서늘하고 강인한 느낌이 물씬 나는 동명의 소설과 영화로 제작된 '밀레니엄'시리즈의 강렬함도 잊을 수 없고요.

 

바쁘게 살아가는 한국인의 삶에서 균형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습니다.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를 중시하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듯 라곰은 덴마크 사람들의 '휘게(Hygge)'를 이어 새로운 북유럽 출신 라이프 스타일이기도 한데요. 라곰은 2017 미국 <VOGUE> 매거진이 선정한 라이프 스타일 키워드입니다. 이케아도 'Live Lagom' 프로젝트를 통해 균형 잡힌 삶의 실천을 독려하고 있은 것만 봐도 '라곰'을 자국을 떠나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트렌드란 생각도  듭니다.

 

 

 

 

본격적으로 '라곰'을 탐구해 볼까요?  라곰은 명사, 형용사, 부사, 감탄사까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거시기', '적당히'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스웨덴 사람들 조차도 라곰의 정의를 똑 부러지게 정의하기 어려운 것처럼 우리나라의 '정(情)'이나 '한(恨)'을 외국인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한 맥락일지도 몰라요.


라곰은 1600년대 초반 법, 팀을 뜻하는 '라그(lag)'란 말이 스웨덴 문서에 등장하면서 시작합니다. 법의 복수형이 바로 '라곰'. 정확히 언제부터 스웨덴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깊게 자리 잡았는지 알 수 없으나 8~11세기 사이, 바이킹 공동체의 뿌리를 두고 발전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라곰 단어 자체는 '라게크 옴 (laget om)', '팀을 둘러싼'의 줄임말이라는 게 통설인데요. 바이킹들 각자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공평한 몫을 갖는다는 인식과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 같이 모닥불을 피워 놓고 둘러앉아 미드(mead 벌꿀 술)를 채워 돌려마시는  타인을 위한 배려는, 평등하게 마실 수 있는 미드 한 잔에서도 발현되는 가치인 셈이죠. 평등과 겸손에 뿌리는 둔 행동 규범은 합의, 중립으로 이어졌으며 세계적으로 성 평등 지수가 높은 나라로 발전하는 계기도 됩니다

 

제대로 말을 못할 바에는 아예 침묵하는 것이 낫다

-스웨덴 속담-



하지만 외국인의 입장에서 라곰은 부정적인 의미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 예가 '스웨덴식 침묵'인데요. 눈에 띄는 차분한 정서는 때때로 무심함과 노골적인 차가움으로 느껴지기도 하죠. 모임 안에서 의견을 통일하도록 암묵적으로 강제할 수도 있는데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라곰 때문에 '얀테의 법칙'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얀테는 라곰의 시기심 많은 사촌격인 개념입니다. 개인의 성공과 성취를 못마땅하게 여길 뿐 아니라 전체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해 개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종의 질투 같은 것. 이런 문화를 모르고 자기 자랑을 실컷 늘어놓다가 침묵이나 싸늘한 반응을 경험하게 된다면 바로 라곰과 얀테의 사회적 규범 안에 놓여있단 뜻입니다.



실용성을 추구하는 스웨덴 인들의 미덕을 반영하 듯 언어 자체도 매우 직설적입니다. 상관 없는 단어로 시간을 허비하기 보다 핵심에 바로 들어가는 사고가 적용된 거죠. 언어에 내포된 솔직함은 라곰식 조절법과 만나 스웨덴의 의사소통 방식을 간략하고 직설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자칫 무례하고 오만해 보이기도 하지만 어떤 개인적 감정도 담겨 있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 감정적으로 받아들지 않는 것도 필요합니다.



거짓된 "예" 보다 진실한 "아니오" 가 낫다

-스웨덴 속담-

오히려 스웨덴 사람들은 라곰의 방식으로 당신에게 마음을 쓰고 있다는 뜻일 수 있는데요. 나의 존재가 방해 되지 않을까 염려해 타인의 공간을 존중하는 정서적인 거리 유지라고 보면 됩니다. 침묵이 이어지는 암묵적인 스웨덴식 자제는 개인 공간의 중요성과,  그 공간을 침해하는 것을 불쾌하게 느끼는데도 기인합니다. 상대방의 상태를 존중하면서 나의 상태를 침해받지 않으려는 규범도 라곰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저런 스웨덴의 문화 차이를 숙지했다면 라곰은 웰빙과 자유를 추구하는 멋진 라이프 스타일임에 틀림없습니다. 개방성과 접근성을 바탕으로 발전한 음식 문화는 과소비와 축적의 욕구를 줄입니다. 즉, '언제든지 필요한 만큼, 먹고 싶은 것을 먹는다'  누구에게나 가능한 목표인 라곰이 통하니까요.



라곰은 항상 휴식과 원기회복을 일깨우며 중심을 잡게 하고 마음의 평정을 찾아 줍니다. 스웨덴 사람들이 즐기는 멈춤 시간 '피카 타임'은 하루 중 몇 차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간을 내서 친구, 연인, 동료와 커피와 달달한 계피빵과 패스트리를 먹는 사회적인 행위죠. 누구든 자유롭게 숲은 이용할 수 있는 '알레멘스라텐(자연에 대한 공공이용권)'이 법으로 보장되어 캠핑, 식용 열매 채집이 가능합니다. 이는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양질의 제품을 공급한다'라는 평등의 이상향이 경제 원칙, 외식업계에도 도입된 사례라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스웨덴을 말할 때 '라곰'은 가장 큰 단어로 떠오를 것 같습니다.  스웨덴 제품을 떠올려만 봐도 단순함, 실용성, 절제된 미(美)'가 생각납니다. 라곰은 결코 중간이나 보통, 대중적인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가장 이상적인 수준을 찾도록 토닥이는 무형의 산물이죠. 강점에 집중하고 약한 부분은 위임하여 조화와 균형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최고를 추구하는 경쟁 속에 몸과 마음이 병든 사람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라고머가 되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해주고 싶을 정도네요. 전쟁 같은 주중을 보내고 휴식을 즐기는 일요일 주말, 라고머가 돼보기 딱인 날입니다.

지금부터 일주일 간 라곰의 정신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사람 즉, 균형 잡힌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 '라고머(Lagomer)'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서양의 문화를 무분별적으로 받아들이자는 취지가 아니라 한국의 정서와 맞는 부분은 취하며 스스로 라고머로 거듭나는 가이드 《라곰》과 함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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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미래 - 편견과 한계가 사라지는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라
신미남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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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 시대, 현재 나의 직업은 없어질까? 노심초사, 전전긍긍하시는 분들이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뭔가를 준비해야 될 것 같은 막연한 두려움이 몰려오지만 막상 뭘 해야 할지 감조차 오지 않죠. 하지만 그 속에서도 돌파구와 롤모델을 찾아보는 일은 게을리할 수 없습니다.



신미남 저자의 《여자의 미래》는 여성이란 패널티가 플러스가 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야기합니다. 남성들이 20세기형 인재라면, 여자들은 타고난 21세기형 인재. 소프트파워 시대의 여성들의 본성은 새로운 가치가 될 것입니다.  그동안 유리천장, 육아에 발목 잡혀 기회를 놓쳐버린 여성인재들이 직업적 성취를 이룰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될 책입니다.


OECD 국가 중에 가장 유리천장이 두껍다고 알려져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그 유리창을 뚫고 나아가는 여성들이 있어왔습니다. 그녀들은 유능하다는 말 대신 '독하다'라는 말을 들으며 미움을 받기도 했죠. 하지만 다가올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일하는 여성들에게 돌아가는 기회가 많은 것입니다.


이미 제4차 산업혁명은 다방면의 융합 기술로 여성들을 가사 노동에서 해방시켰습니다. 즉, 새로운 세상에서 일하지 않고서는 점점 살기 어려워질 것이 자명하죠. 이제 여성은 그동안의 패널티를 딛고 일이야말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의식의 전환을 해야 합니다. 3차 산업혁명 시대까지 주류를 이루었던 업무들은 이미 로봇으로 대체되거나 대체될 것입니다. 이제는 그 로봇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파워가 대세를 이룰 것이며 복잡해지는 기술 속에서 여성의 가치는 빛날 수밖에 없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술이 점차 복잡해지고 기술 융합과 산업사이의 경계는 모호해질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기술 시장은 정말 빠르게 변화할 것이죠. 결국 미래는 인간적인 특성과 공감 능력을 지닌 소프트한 서비스 분야에서 새롭게 일자리가 창출될 것입니다. 일자리가 사라지는 현상과는 별개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니  걱정부터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프리랜서로 일한다는 것은 곧 개인 스스로가 하나의 브랜드로 활동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개인도 철저하고 투명한 윤리 의식을 갖추어야 한다. "

P 81

 

 

미래 인재는 '창의성'을 발휘하는 일이 주를 이룰 것입니다. 협업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공감력'과 '소통력'이 필수죠. 또한 정보를 공유하고 기여한 바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윤리성'이 강조될 것이며, 빠른 변화에 맞춰 실패를  적극 인정하고 적응하는 '유연성'도 필요합니다. 새롭게 생겨나는 일자리에서 효과적으로 일하기 위해 IT 기술과 용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적용력' 또한 필수입니다.

 

여성들은 남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처음 보는 여자들끼리도 아이나 가족 이야기로 금세 친해지기도 하고, 낯선 곳에서 만난  사람에게 말을 거는 쪽도 여성일 때가 많아요. 일반적으로 볼 때 여성은 창의성이 높고 공감 능력이 탁월하며 서비스 역량도 강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마디로 여성이 지닌 본성 자체가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에 딱 들어맞는다는 뜻!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여성들에게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줄 기회가 될 것입니다.


 

《여자의 미래》는 여성만을 위한 책은 결코 아닙니다. 그동안 남성 위주의 사회로 발전을 이룬 대한민국이 여성과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보자는 취지이자,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님, 남녀 모두 행복한 가정을 일구는 저자의 생각을 담기도 하였습니다. 남성들이 먼저 읽고 직장의 여성 동료, 누나, 여동생, 아내에게 권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저자의 주관적인 생각과 데이터, 사례들로 구성된 책이지만 남성들에게도 매우 유용할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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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엔티아
도다 세이지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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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디 만화계의 새로운 물결, '도다 세이지'의 신작은 단편이 주는 짧지만 강렬한 느낌을 만화라는 매체로 이야기하는 능력을 지났습니다. 도다 세이지의 세계관은  외피는 디스토피아지만 내피는 따스한 감성을 이야기합니다.  차가운 기계가 공존하는 가상의 미래에도 연민과 공감, 사랑이란 인류의 보편적인 특성은 남아 있어 살아가는 힘을 준다는 주제를 내포하고 있죠. SF 만화지만 휴머니즘이 돋보이는 일곱 편의 독특한 단편집입니다.

 

 

 

 

과학의 여신 '스키엔티아'가 하늘에서 굽어보고 있는 가상의 도시. 과학기술로 편리했지만 인간들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우울증에 빠져 있고, 삶을 놓아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거나,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릴 때가 있죠. 그때마다 여신 '스키엔티아'는 마치 우리들에게 경고를 하고 있듯이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첫째 아이를 잃고 둘째 아이도 잃은 엄마에게 딸의 DNA를 복제한 복제인간을 만들어주겠다는 제안, 솔깃하지 않아요? 세상에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그저 죽고 싶단 생각만 하던 여성이 전신이 마비된 일중독 노인에게 몸을 빌려준 후로 희망을 찾는다는 이야기. 누구도 사랑해보지 못한 남성이 사랑의 묘약을 먹었지만 점차 약에 의지하지 않고서 사랑을 이룬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이 큰 울림을 줍니다.

 

​2% 부족한 음악적 재능에도 불구하고 연습에 매진하는 주인공은 모든 사람들의 데이터를 줄 테니, 실험에 참가해보지 안겠냐는 제안을 뿌리쳤습니다. 만약 이 제안을 수락했다면 짧고 굵은 삶을 사는 대신 세상에 이름을 남기는 아티스트가 될 수 있거든요. 친구는 그쪽은 선택하고 나날이 히트곡을 만들어 스타가 되죠. 결국 음악을 포기하고 평범한 삶을 살고자 하합니다. 대스타가 된 친구가 마지막으로 남긴 이야기는 충분히 가치 있는 인생임을 느끼게 합니다.

 

 

빅데이터로 사람들의 음악 취향을 반영해 만든 곡, 기계에 접속하는 대신 수명을 잃어가는 삶이라면 어떨까요? 당신은 세상에 족적을 남기기 위해 위험하지만 보장된 삶을 선택할 겁니까? 아니면 행복해지기 위해 열심히 노력으로 삶을 이룰 건가요?  깊게 논의해볼 가치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거겠죠.

 

 

​가족도 없이 일만 해오던 사람, 어쩌다 보니 몸이 망가질 대로 망가져버렸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간병인을 맡은 로봇이 케어해주는 세상이 올 겁니다. '도다 세이지'의 작품에는 벌써 이루어진 기술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미래상을 ​정확히 파악한 듯 보입니다. 함께 외출도 하고, 약도 챙겨주고, 말벗도 되어줍니다. 어쩌면 AI는 가까운 가족에게 보일 수 없는 밑바닥까지 보인다고 해도 부끄러울 것 없는 미래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모습은 어떻게 변화게 될지 궁금증과 두려움, 약간의 흥분이 교차되네요.


짧은 단편이지만 임팩트 있는 메시지가 책을 덮은 후에도 길게 이어지네요.  취향 저격 도다 세이지의 SF 만화집은 《이 삶을 다시 한번》도 추천해 드립니다. 좋은 작가를 알게 되었어요. 앞으로 이 작가, 정말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삶을 다시 한번》  ,《스토리》 , 《설득게임》이 한국에는 출간되어 있습니다.  

 《이 삶을 다시 한번》 같은 경우는 2003년에 홈페이지에 올린 작품을 모아 만들었거든요.  10여 년 전에 이런 생각을 하다니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첨단 문명을 지닌 미래에도 역시나 '사랑', '인간의 따스함'이 없다면 살아갈 이유가 희박해짐을 생각해 본 만화였습니다. 때로는 세상은 아이러니한 일들의 집합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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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하게 살지 않겠습니다
야마자키 마리 지음, 김윤희 옮김 / 인디고(글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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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

타인의 눈에 비친 나는 내가 아니니까, "

 

우리는 왜 끊임없이 나와 타인을 비교하고 남에게 비칠 나의 모습을 궁금해하는 걸까요? 인간은 개인이지만 사회적인 틀 안에서 좋은 싫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평가는 거울과 같은데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 그려 보고, 상상을 통해 자신의 외모, 태도, 행위, 성격을 파악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하는 반응에 따라 자아 또한 긍정과 부정의 자아가 형성된다는 '거울 자아 이론'의 영향을 받으며 사는 존재죠.


 

그동안 사람들은 사회적인 일종의 규악을 통해 싫어도 좋다고, 좋아도 싫다고 숨기며 살아왔습니다. 요즘은 남의 시선을 따윈 생각하지 않고 나의 길을 가겠다는 분위기가 전반적인데요. 욜로 라이프나 각자도생처럼 철저히 개인적인 성향 속에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형태도 눈에 띕니다. 이런 현상은 아마 남의 시선을 신경 쓰다가 적장 자기 삶을 살지 못해 병이 나고만 커다란 사회적 아픔에 기인한 것 같습니다.

 

 

"살다 보면 늘 절체절명의 타이밍에 천사가 찾아온다. 정말 주기적으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 마르코 할아버지와 만나지 않았다면 열일곱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이탈리아로 건너가지 않았을 테고, 스물일곱에 데르수를 낳지 않았더라면 만화가로 데뷔하여 일본으로 돌아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서른다섯 살에 베피노와 결혼해서 시리아의 다마스커스로 거처를 옮기지 않았다면  《테르마이 로마이》도 탄생하지 않았으리라. "

P135


《시시하게 살지 않겠습니다》는  전 세계 30개국을 떠돌며 산 저자 '야마자키 마리'처럼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남들처럼 살지 않으며, 자유롭게 살자고 선언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무너지지 않은 탑이라고 생각한 가치를 자신의 독특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는 방식이 유쾌합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일본 만화 《테르마이 로마이》의 원작자이기도 한 저자는 이탈리아 남자와 결혼해 새롭게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을 하루하루 쌓아가고 있습니다.

"물 흐르는 대로 휩쓸려가지 않고 정말 이대로 괜찮을까. 멈춰 서서 고민하고 사색하는 것. 즉, 의구심은 인간이 진지하게 살아가려고 마음먹었을 때, 그 사람의 근본부터 뒤흔드는 에너지가 된다. "

저자에게 실패는 아픔이 아닙니다. 모두 경험이란 말. 상처받고 추락하고 구르다가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딱지는 점점 더 굳어가고 단단해지죠. 딱지는 어느 순간엔 떨어져 버립니다. 그동안 왜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았을까란 박피가 한 장 한 장 떨어져 나가면서 쓸데없는 것들이 벗겨지면 이제야 실패의 경험이 긍정적인 경험으로 치환되죠.


 

이런 사고방식은 어릴 때부터 자유분방하고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르친 어머니의 영향이 큽니다.  남들과 다르게 키워진 '마리'는 불만투성이의 유년기를 보냈지만 딱지처럼 단단해진 삶의 더께를 얻었습니다. 일본 유명 만화가의 자유로운 삶을 통해 공감해 보는 자전적 에세이.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투성이인 나를 내가 사랑해주지 않으면 누가 해주나요? 주눅 들지 말고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이세요. 남들처럼 살지 않아도 됩니다. 토닥토닥 어른을 다독이는 에세이. 실수한 오늘이 있어 조금 더 괜찮은 내일이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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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달아서 끈적한 것 - 박상 본격 뮤직 에쎄-이 슬로북 Slow Book 2
박상 지음 / 작가정신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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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없는 세상을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서로의 온기로 사랑을 나누고, 슬픔과 기쁨을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기적은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음악이 없는 삶을 생각해 봤어요.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겠지만 굉장히 무겁고, 답답한 무미건조한 삶이 될 것 같습니다. 들리지 않는 소통 속에서도 창작활동을 이어갔던 베토벤이 새삼 존경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위트 있는 문장력으로 마니아층을 이루고 있는 소설가 박상의 뮤직 에세이가 나와 소개합니다.

 

 



"노라조는 그동안 내 삶을 웃기고 울린 음악들을 만들어왔다. 인생살이가 힘들다고 느낄 때 <형>을 들으면 매번 눈물이 찔끔 났고, <Rock Star>를 들으면 눈물이 펑펑 났고, <슈퍼맨> <고등어> 등 그들 특유의 기괴하고 유쾌하며 록 정신 가득한 전위적인 히트곡을 들을 때마다 속이 시원했으며, 가장 좋아하는 곡인 <포장마차>를 포장마차에서 들으며 빚더미에 앉은 나를 달래곤 했다. 그들이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샘플링한 이번 신곡은 내게 과연 용한 점쟁이처럼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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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여행을 통해 보았던 삶, 웃음, 슬픔, 황당하거나 당황스러웠던 매 순간을 자신의 음악으로 만든 짠 내 나는 리스트는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이끌어 냅니다. 박상 작가와 함께 익살스러운 그림체로 주목받는 '김나훔'의 작품은 또 다른 즐거움을 만들어 줍니다.

에세이를 읽는 동안 공감되는 처절한 표정과 과장된 행동을 포착한 한 컷은 잊지 못할 만큼 강렬합니다. 마치 내가 겪은 것 마냥 생생한 표정이 압권! 글을 읽고 있는데도 자동으로 BGM이 깔리는 마법이 어째 싫지 만은 않습니다.

 

 

 

당신을 위한 플레이리스트가 존재합니까? 묻고 싶네요. 얼마 전 본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의 베스트 드라이버 베이비는 폭주 리스트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나니 자연스럽게 영화의 ost를 듣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네요.  괜시리 멜랑꼴리한 날, 에너지 충전을 받고 싶은 기력을 소진한 날, 조용하게 명상하며 하루를 정리하고 싶은 날, 세상이 내 것처럼 사랑에 빠진 기분 좋은 날. 기분에 따른 플레이 리스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희미가 교차하고 그때마다 최고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은 언제나 음악이죠.

 

 

 

​너만의 살아갈 이유 그게 무엇이 됐든

후회 없이만 산다면 그것이 슈퍼스타

-이한철 , 슈퍼스타 中 -


벌써 이렇게 한 주가 지나갑니다. 몇 주 전만 해도 치열하던 열기와 후끈했던 여름을 지나 어느덧 가을이 다가왔습니다. 자연의 신기한 변화는 시시각각 변하는 마음처럼 좋아졌다 나빠졌다는 반복하네요. 일주일의 마지막인 일요일, 하루를 마감하는 늦은 오후 또는 시작하는 날. 삶을 사랑하는 마음과 끈적하거나 달달한, 어쩌면 쓰디든 음악을 들어보는 여유는 어떤가요? 무미건조한 일상을 끈적하게 적시는 음악과 여행의 콜라보는 어떤 위로보다도 달큰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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