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하다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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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400여 년 전 네덜란드 모피상들과 원주민 사이의 부동산 사기로 만들어진 도시다. 그렇게 언어, 종교, 역사가 다른 사람들이 좁은 섬에 모여 공존하며 살아왔다. 또한 뉴욕은 아직까지도 세계인이 동경하는 도시 중 하나다. 뉴욕은 이민자들의 도시이며, 세계에서 주거비용이 비싼 도시기도 하다. 사람들의 말은 빠르며 남일에 신경 쓰지 아니하고 빠른 걸음으로 각자의 일상에만 신경 쓴다.

 

 

뉴욕은 현대 도시문명의 원류다. 가정집에 콘센트가 들어와 전기제품을 처음 쓰기 시작하고, 상류층의 문화를 엔터테인먼트로 바꿔 뉴욕 브로드웨이가 시작되었다. 재테크의 기원지이며, 위성도시를 만들어 출퇴근할 수 있게 한 시스템의 원조다. 싱글즈 라이프, 패션과 문화의 시작점, 힙합의 기원 등 나열하기도 어렵다.

 

 

 

 

 

왜 사람들이 이렇게도 뉴욕을 사랑할까? 그에는 도시 자체라고 할 수 있는 뉴요커가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실질적인 힘을 믿는 철학, 그래서 자칫 무례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겉치레 없는 솔직함으로 뉴욕을 세계 비즈니스 허브로 만들었다. 책은 뉴요커들의 역사와 생존법을 통해 인생철학을 공부해 볼 수 있다. 과연 그들은 누구일까?

 

 

 

"하나씩만, 그리고 제대로 하라."

 

 

 

 

뉴요커는 기본적으로 이민 세대다. 생존 경험을 통해 나에게 필요한 인맥을 가감 없이 내칠 줄 안다. 진정한 자유와 존재감은 경제적 자립에서 온다는 행복 공식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제안 내용이 있으면 이메일로 먼저 보내고, 마음에 들면 5분 정도 전화로 확인한다. 이런 자립은 자녀가 어릴 때부터 시작되어 경제관념을 심어준다.

 

 

그야말로 신속정확쏘쿨이다. 빠른 의사결정 속도가 뉴요커의 경쟁력이다. 일할 때는 집중력을 발휘에 빨리 끝내고, 남은 시간에는 휴식을 취한다. 한국처럼 하루 종일 퇴근도 하지 않고 야근까지 해가며, 주말에도 업무에 파묻혀 지내는 일은 결코 하지 않는다.

 

 

 

ㅇ뉴욕에서는 그 사람의 도덕성은 논외로 친다. 그래서 공공시설이나 건물에 성공한 갑부의 이름을 붙일 때가 많다. 이민자 출신으로 뉴욕에서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아는 일종의 전관예우일까.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정치, 패션, 언론, 예술, 문학 등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사람들이 뉴요커가 존경하는 인물이다. 도덕적인 결함이 없거나 양반 출신을 존경하는 한국과는 사뭇 다른 실용성이다. 뉴욕커는 제대로 한 가지만 잘해도 인정해주는 것이다. 업적을 남긴 사람이 한 여자의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까지 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재능 한 가지만 보는 것이다. 10가지를 어중간하게 잘하는 사람보다 한 우물만 파 성공한 사람을 대단하다 여긴다.

 

 

영화 <위대한 쇼맨>에서 다룬 T.S 바넘도 마찬가지다. 그는 사기꾼에 돈에 눈이 먼 엔터테이너 CEO였지만 지금 미국 엔터테인먼트 문화의 보급자로 칭송받는다. 뉴요커는 시장의 평가를 신뢰하기에 그를 평가절하하지 않는다. 또한 패션의 허브이자 예술가들의 주 무대다. 보수적인 미국 문화에서 LGBT 역사도 유산으로 인정할 만큼 다양성이 존중된다.

 

 

 

마침 클래식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를 관람해서인지 이 책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뉴욕에 가면 곡 찍어야 하는 인증샷이 맨해튼 다리의 현수교 탑이 보이는 장면이다. 영화의 주 무대가 바로 여기다. 바로 DUMBO다. 빈민가 아이들이 몰려다니며 조직을 만들고 자기들끼리 총질을 서슴지 않던 미국 갱 역사의 단면이다.

 

 

그 밖에도 <택시 드라이버>, <이민자>, <브루클린> 등 이민자나 빈민의 아메리칸드림을 다룬 영화들이 차고 넘친다. 뉴욕은 파리만큼이나 영화 배경의 단골손님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만큼 루저, 소외자, 성소수자, 이민자 등 뒤틀리거나 기구한 사연의 인생이 끊이지 않고 제작된다. 선입견 없이 다른 문화를 수용하고 존중할 줄 아는 자세, 콜라보 하는 것을 꺼리지 않고 융합할 줄 아는 자세가 바로 뉴욕이 전 세계 문화의 중심 중 하나인 이유이다.

 

 

"뉴욕을 통해 우리가 한 가지 배울 수 있는 것은 40세가 되건 60세가 되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무대가 되어주는 사회, 그리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사람에게 단체로 '철이나 들라'며 끌끌 혀를 차는 대신, 새하얀 스케치북을 들려주며 용기를 북돋아주는 분위기에는 가격을 매길 수 없다는 것이다. "

P112

 

 

《시크:하다》는 조승연 저자가 프랑스에서 6년간 산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의 문화를 조망한 책이다. 그리고 《리얼:하다》는 1년여 동안 백수로 빈둥대던 시절 기억으로 뉴욕을 말한다.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도시, 살고 싶은 도시 프랑스와 뉴욕을 조승연의 스타일로 담아냈다.

 

 

프랑스 예술가들도 미국의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예술을 동경한다. 뉴욕 스타일이란 없고, 조각보를 이어 붙인 이불처럼 다양한 매력을 풍긴다. 또한 전 세계 부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소비 방식의 롤 모델이 되기도 한다. 뉴욕은 한 가지로 정의하기 힘든 매력적인 도시다. 살인적인 물가, 쌀쌀맞은 사람들, 남 일에 신경 쓰지 않고 갈 길 바쁜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뉴욕이 사랑받는 이유를 조금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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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 - 전 세계 학습혁명 현장을 찾아 나선 글로벌 탐사기
알렉스 비어드 지음, 신동숙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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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의 교육 체계는 정답을 찾는 데에만 온통 쏠려 있어요.

하지만 우리 삶은 정답을 찾는 과정이 아닙니다."

p220-221

 

 

우리나라 아이들은 왜 질문하지 않는 걸까? 예전에는 교실에서 선생님이 시키지 않는데 질문하는 것은 안되었었다. 권위에 도전하는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학생의 생각을 말하는 것보다 5지 선다 중 정답이라 생각하는 번호를 찍어 제출하면 되었다. 이런 아이들은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을 받고 어른이 된다. 당연히 가족, 학교, 사회에서 질문은 금기였다. 자기 생각을 말하거나 궁금한 건 알아서 공부해야 했다.

 

 

2010년 선진국들의 모임 G20 회의 폐막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이 훌륭한 개최국으로 활동을 해주었다면서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뒤 한국 기자에게만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한국 기자 누구도 손들지 않았다. 정적을 참지 못한, 혹은 기회를 잡고 싶은 중국 기자가 질문했다. 오바마는 한국기자에게 질문 기회를 주었다. 이는 곧 권력을 위신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고 결국 중국 기자가 질문했다. 한국 기자는 전 세계적인 망신을 당하게 된다.

 

 

학교에서 자신의 의견은 가감 없이 말하는 문화, 다른 생각도 수용할 줄 아는 자세를 가르쳤다면 어땠을까? 우리나라 교육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또한 답을 구하는 수업이 아닌, 답을 다 알려주고 외우라고 시키기만 한다. 당연히 문제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거나 생각하거나 질문하는 습관이 생기기 않는다.

 

《앞서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는 전 세계 현장을 돌며 오직'교육'을 목적으로 보고 듣을 내용을 기록했다. 2년간의 집중 취재, 교육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만들어 낸 21세기 교육 탐사 보고서다. 영어 교사이자 10년간 교육계에 몸담았던 '알렉스 비어드'가 세계 각국을 돌며 보고 들은 깨달음을 정리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해 교육의 정수 핀란드까지 이르는 여정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찾는다. 애석하게도 송도 국제도시였는데 수능날이었다. 대학 입학시험을 국가가 나서 통제하는 나라는 아마 대한민국밖에 없을 것이다. 아마 기이한 풍경으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교육에 문외한이지만 나라의 미래를 길러내는 일에 책임감을 느낀다. 역사를 제대로 가르쳐야 하며, 미래를 위한 투자를 가감 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바로 교육이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교육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을까. 책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급변하는 세상에서 아이들은 어떤 가르침을 얻어야 하는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다시 질문하는 인간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질문은 배운 내용에 의심하는 행위다. 호기심의 확장일 수도 있다. 학습하여 주입하는 정보보다 얻은 정보를 통해 내 생각과 결합하고 재생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세계 선진 국가들은 이 작업을 어릴 때부터 시작한다. 오랫동안 전해진 교육방식은 한 번에 바꾸기란 쉽지 않다. 우리나라 또한 대학 가능 방식을 여러 번 바꾸고, 교육과정도 몇 차례 수정했지만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저자가 만난 학교 중에 가장 인상적인 곳은 IT 인재들이 보인 프랑스의 '에꼴 42'다. 선생과 제자가 서로 질문하고 다양한 생각을 나누는 학교.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한 예술 교육 특성화 학교 핀란드 '히덴키벤 종합학교'. 교육 안으로 사회를 끌어들인 영국 '스쿨 21'등이 눈에 띈다.

 

 

사실 앞으로 교사는 사라져버릴 직업군에 속한다. AI가 수업하고, 컴퓨터에 입력해서 제출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는 필요할 것이다. 아마 상류층만이 과외처럼 사람인 교사를 고용하고, 일반인은 획일화된 AI로 공부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그만큼 사람의 온기와 독창성이 필요한 분야 또한 교육이다. 결국 사람이 사람과 만나야 지적 능력과 창의성, 사회성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결국 교사가 중요하다.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같은 선생님을 앞으로도 만날 수 있도록 사회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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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클래식
김태용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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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핸드폰 플레이리스트는 OST다. 누가 내 플레이리스트를 듣는다면 하면 웃을 것만 같다. 이 사람 뭐지?라고 말이다.

 

영화는 시각의 매체다. 하지만 무서운 영화를 볼 때 음소거 해본 적 있나? 굉장히 웃기는 현상이 벌어진다. 무섭기는커녕 재미있거나 우스꽝스럽다. 그만큼 소리의 몫도 빼놓을 수 없다는 거다. 무언가가 나올 것만 같은 공포감이 조성될 때, 현악기의 찢어질 것 같은 소리로 표현한다. 주인공의 심리 변화, 상황의 급변도 음악으로 주도할 수 있다. 때문에 영화음악은 우리가 잘 모르는 새 당신 곁에 다가와 있다. 한 편의 영화를 감동 깊게 봤다면 그에 쓰인 영화음악까지 가슴속에 저장한 것이나 다름없다.

 

책은 서양음악사 저술가 겸 클래식 음악 칼럼니스트 김태용 저자가 쓴 22편의 영화와 다양한 클래식을 담았다. 지금이야 컴퓨터로 OST를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고전 영화는 물론이거니와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전까지는 클래식 음악을 직접 연주해 삽입했다.

 

 

 

"영화음악은 단순히 영화의 분위기만을 암시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에서 잠깐 흘러가는 음악일지라도 그 쓰임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면 새로운 감흥을 느낄 수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영화 <얼라이드>다. " P257

 

봤던 영화에서는 '저 장면에 저런 음악이 쓰였었나?'라는 물음표가, 보지 않았던 영화에서는 '저 장면을 유념해서 다음에 봐야겠네'라는 느낌표가 떠오른다. 장르 불문, 시대 불문 다양한 영화에서 클래식을 적재적소에 사용했다.

실화에 기반한 영화 속 클래식,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 속 클래식, 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 속 클래식, 드라마틱 한 영화 속 클래식 등 4 섹션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머리말에 소개된 <기생충>의 바로크 음악 스타일을 모방한 정재일 음악감독의 천재성에 대한 감탄은 동의하는 바이다. 그는 봉준호 감독뿐만 아닌, 다양한 영화의 OST를 작곡한 사람이다.

 

때문에 책은 저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22편의 선택받은 영화들이지만, 필자가 봤을 때도 영화의 완성도나 대중적인 재미, 음악의 쓰임도 탁월했던 영화다. 단순히 클래식 음악을 영화 중심으로 소개하는 것보다 고상하고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는 클래식을 우리 곁에 가장 가까운 예술 영역인 영화에서 찾아본다는 흥미로운 접점을 구할 수 있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영화를 한 번 더 볼 이유가 생겼다. 영화 음악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진 큐레이션 된 영화를 마음속에 저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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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생각은 사양합니다 - 잘해주고 상처받는 착한 사람 탈출 프로젝트
한경은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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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 내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면서 남 고민은 내가 다 떠안고 있었다. 그래서 무거워진 무게를 나 혼자 짊어지고 있으냐 어깨가 아프고 속이 더부룩했다. 이런 나에게 처방전은 없을까?

 

 

《당신 생각은 사양합니다》는 심리상담사의 심리 사례를 인문학적 개념과 엮은 책이다. 얼마 전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아들러 심리학이 생각나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한 사람들의 심리에 대한 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들러의 심리학처럼 자신의 부족한 점도 인정할 줄 알며, 이런 나를 내가 사랑해주어야 한다. 말처럼 쉽지만 또 어려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착한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과 욕구보다는 타인의 욕구와 시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욕구인 자기애적 욕망이 억압된 경우가 많다. 잘난 척을 하면 사람들이 비아냥거리거나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이 있어서다. 대신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이든, 스스로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용인되는 이타적인 행위를 하면서 자기를 높이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P172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갇힌, 이런 사람일수록 자신의 마음을 자기가 잘 알아야 한다. 남의 욕구를 들어주느냐 내가 아픈지도 모를 대가 많다. 욕구를 드러내면 큰일 난다는 피해 의식도 있다. 너를 위한 일이 나를 위한 일임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어릴 적부터 착해야 한다. 너는 착한 아이니까, 착한 어린이는 말이야..라는 말을 듣고 자랄 경우 자신의 욕망을 직시하지 못한다. 인정받아야 한다는 강박, 남의 눈에 좋은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자신을 망친다.

 

 

오죽하면 헤겔이 인간의 삶은 인정 투쟁이라고 했을까 말이다. 누구나 사랑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어 안달이다. 하지만 자신의 자존감까지 잃어버리면서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나답게 사는 일! 때문에 내 생각이 중요하지 당신의 생각을 정중히 사양하는 이유다.

 

 

SNS에도 좋아요 말고 싫어요가 있었으면 좋겠다. 자유롭게 성향을 드러내고 손가락질 받지 않는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 부정적인 성향을 드러내면 불편한다는 생각이 타인을 지옥으로 만드는 첫걸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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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 - 남성문화에 대한 고백, 페미니즘을 향한 연대
박정훈 지음 / 내인생의책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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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뉴스 기자로 일하고 있는 박정훈 저자는 나름 페미니즘에 깨어있는 사람이라 스스로 생각했다. 각종 수업을 듣고 깨어 있는 사람이라 치부했다. 그러나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여성으로서의 경험이 전혀 없는 저자가 다 아는 양 떠들었을 때. 그 글을 본 여성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2015년부터 언론사에서 일하며 페미니즘 이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여성 혐오가 주류 정서였던 남성 문화에 대한 반성과 여성 목소리를 향한 연대를 알게 되었다.

 

"남성이 페미니즘을 받아들이는 것은. 사실 무언가를 배우기보다는 '공간'하는 데서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남성이 명백한 사회적 강자이며 알게 모르게 사회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누린 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여성들이 한국 사회에서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며 여성의 입장에 서 보려고 노력하는 게 우선입니다. 그리고 나 자신이 묵인과 방조 혹은 여성 혐오적 언행으로 '여성 혐오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았는지 늘 성차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 네티즌이 저자의 블로그에 고민 상담한 내용이 인상적이다. 자신의 남자친구를 설득하는 게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거기에 이런 조언을 한다. 한국 남성은 태어나면서부터 차별당한 기억이 대체로 존재하지 않아, 싸워 쟁취해야 하는 일이 성별 차이에서는 없는 것을 인지하고 반성하며 성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

 

무슨 이야기일까? 첫 번째를 완수했다면 남성 집단에서 내부 고발자, 공동체의 균열을 낼 수 있는 사람이므로 설득과 변화를 줄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성 페미니스트로서의 정체성 확립까지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저자는 솔직하게 여기까지 도달하지 못했다고 시인한다.

 

그 밖에도 여성이지만 느끼지 못했던 한국 사회 구석구석의 차별과 혐오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 '나 정도면 괜찮다.'라고 생각한 모든 이에게 끊임없는 업그레이드와 성찰을 요구한다. 나 또한 여성이라고 해서 당연하게 생각했거나 생각하지도 못한 영역을 남성의 시선으로 집어주기에 화끈거렸다. 남녀 모두가 자신의 입장을 내려놓고 읽어보길 바라는 목소리다.

 

책은 남성의 목소리로 여성의 입장을 생각해보고 함께 시선의 차이를 극복해보자는 고무적인 움직임이다. 남성이 말하는 페미니즘의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함께 사는 세상에서 너와 나, 남성과 여성을 나누는 일은 더 이상 하지 말자. 덮어놓고 혐오하던 여성이 당신의 누이, 어머니, 할머니일지 모른다는 전제를 항상 생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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