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니다, 우주일지
신동욱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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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 알려진 '신동욱'이 돌연 TV에서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드라마 <소울 메이트>의 감동이 아직 가시지 않았던 때라 아쉬웠습니다. 평범한 군 복부려니 했는데 2011년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판정을 받아 투병생활을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그간의 일들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아픔을 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씁니다, 우주일지》는 신동욱이란 사람을 배우에서 작가로 만들어 준 데뷔작입니다. 표지에서 느껴지듯 발랄유쾌변태적(?)이미지는 자꾸만 동일인일까 하는 의구심이 자꾸만 들게 되는데요. 대책 없이 초긍정인 금발 변태 사업가 '맥커천'을 페르소나 삼아 우주유영을 떠납니다. 안나라는 천재 물리학자와 사랑에 빠지고, 그녀에게 따다 줄 (안나의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과 '하늘의 별도 따다줄거지?'란 로망 ) 소행성 AC5680를 포획하기 위한 전 지구적 미션에 돌입하는 맥커천.

고통스러운 투병생활 중 아픔을 잊을 수 있는 또 다른 세상의 로그인이었을 겁니다.  세상과의 단절을 원하지 않는 자에게는 가느다란, 그러나 꼭 쥐고 있어야 하는 생명줄이었을 테죠.


어쩌면 그때가 맥에 대한 감정이 호감으로 바뀐 첫 번째 계기였는지도 모르겠다. 접근하는 방법은 달랐지만 우리에겐 우주를 사랑한다는 공통분모가 있었다. 나는 학문적으로 접근했고, 그는 현실적인 사업으로 접근했을 뿐이다. 그때 그의 순수한 꿈을 느꼈다. 나는 그의 순수한 열정에 미소를 지었다. 저 멀리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그의 금빛 머릿결이 더욱 매력적으로 흩날렸다. 나는 그의 순수한 미소를 바라보며 입맞춤을 하고 싶었다. 그의 눈이 바다와 같이 푸르고 깊어 보였다.

P 109

책은 크게 맥커천의 우주일지와 김안나의 기억이 교차하는 형태를 갖습니다. 적막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우주 생활에 활력을 주는 건 아무래도 맥커천과 김안나의 옥신각신 사랑놀음이겠죠. 사랑은 무릇, 밀고 당기기의 무한 반복이란 말처럼  미운정 고운정 쌓인 두 사람은 사랑도 꿈도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소울메이트!



아내는 도대체 어느 행성에서 지구로 왔을까? 내일은 아내가 외계어를 지구의 언어로 번역해서 나에게 알려줄 것이다. 그러면 빌리와 나는 협동해서 응가응가 벽돌들을 재배치할 예정이다. 한 명이 중앙 데크의 벽면 패널을 뜯고 벽돌을 밀어서 던져주면, 다른 한 명이 받아서 슝슝슝 딱! 끝! 하면 된다. 힘겹게 일을 할 필요가 없다. 우린 슈퍼 우주인인데, 지구의 나약한 인간들이여. 우리의 힘을 찬양하라!

P119


그렇게 페덱스 1,2,3호는 우주 택배기사를 자처하며 출발하지만 생각지 못한 난관이 부딪칩니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만들 수 있는 인체 배설물 보호막(그 과정은 책 속에서 직접 확인 하길)을 만들기 위한 고군분투, 연이어 화장실 고장으로 우주선은 한 바탕 난리를 겪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우리의 맥커천은 전무후무한 긍정이 체질을 발휘하며 고난의 미션도 착착 처리하게 되죠. 하지만 3년여라는 세월을 지구가 아닌 우주에서 보낸다는 일은 가히 엄청난 스트레스의 연속!  파트너 빌리의 반복되는 조울증으로 최대 위기에 봉착하는 맥커천의 좌충우돌 우주일지는 끝까지 쓰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아직은 실현 가능하지 않은 그야말로 가상의 기술이 어느새 우리 앞에 당도할 때의 놀라움과 충격을 잊고 있었습니다. 훤칠한 외모의  연기도 잘하는 배우의 이미지에서  희귀병 투병인, 수많은 SF 영화의 덕후, 수 많은 우주 물리학 책을 독파하며 써 낸 소설가. 참 많은 이름을 갖고 있는 부러운 사람입니다.

 

아픔이라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배우라는 프로페셔널한 직업 탓에)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을 속내를 책 속에 한자 한자 써 내려갔습니다. 앞으로 신동욱 씨의 건강한 삶을 응원하며 맥커천 같은 초긍정이 체질을 저도 나눠 가진 듯 힘이 나네요.

참, 책 뒤 페이지에 보면 독자 추천사가 있습니다. 미천한 저에게 추천사의 영광을 주시다니!! (오마이 갓 믿을 수 없어! Feat. 맥커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SF 로맨스 소설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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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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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하고 이상하지만, 슬프기도하고 따스함이 남는 괴담집이라니 기대가 됩니다. 일본의 무서운 괴담은 익히 잘 알고 있지만 책으로 읽어보려니 상상하는 맛이 대가 될 것 같네요. <동그라미>라는 제목의 독특함도 있고요. 읽어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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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필요한 시간 - 나를 다시 살게 하는 사랑 인문학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자영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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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의 힘》, 《부러지지 않는 마음》, 《사이토 다카시의 2000자를 쓰는 힘》등 국내 청년들에게도  격려와 위로로 두터운 팬층을 이룬 '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신간이 나왔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상처 입는 사람들을 어루만져 주고 진심 어린 충고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시대의 어른이기 때문일 텐데요. 신간 《사랑이 필요한 시간》은 특유의 나긋나긋한 문체가 인상적인 책으로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로 독자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한편 사랑받지 못한 채 살아온 사람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에 '또 사랑받지 못하겠지, 또 상처받고 말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결과 둘 사이에 불필요한 선을 그어서 상대방이 자신에게 상처 주려 한다고 오해하고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한다. '사랑의 지속'은 사랑받았던 경험과 자신감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P127

 

점차 현대화, 지능정보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타인과의 만남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초식남과 비혼 남녀, 만혼화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런 현상은 사회 전체의 활력을 저하시키고, 크게는 인구감소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타인의 관계를 어려워하고, (서로 혹은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음으로서 역사상 유례없는 실험적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랑 없는 세상, 감히 상상이나 해볼 수 있을까요? 무미건조하고 삭막한 일상 그 자체일 겁니다. 사이토 다카시가 말하는 '사랑'은 남녀 간의 사랑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가족 간의 사랑, 부모 간의 사랑, 스승과 제자 간의 사랑, 친구, 연인, 부부, 동료, 신, 반려동물과의 폭넓은 사랑을 끊임없이 찬양합니다. 그야말로 사랑하지 않음은 유죄라는 말을 실감케 합니다. 폭넓게 다뤄지고 있는 사랑의 이미지와  나를 사랑하는 실천 방법을 소개하며 반짝이는 행복을 찾길 바라고 있습니다.  

 

'최고의 사랑'을 찾기 위한 여정은 각종 문학, 영화, 종교, 철학을 넘나들며 구체적으로 접근하기도 합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진리를 전하기 위해 마음과 머리뿐 아니라 육체적인 체험을 통해 사랑을 배우길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 사랑을 통해 보편적인 필로소피아(지혜의 사랑)나 소년애(少年愛)가 이성애보다 위에 있었는데요. 이는 민주주의를 이끌어갈 인격을 교육하는 일이 중요했기 때문이기도 했죠. 사랑을 통해  본질을 알게 하는 육체적인 활동 또한, 그 당시 사랑의 한 형태이자  교육철학이었던 거죠.

 

고독한 싸움을 계속해야만 할 때는 사랑하는 대상이 필요합니다. 사랑하는 이를 떠올리며 고통을 감수하고 미래를 그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애, 사랑, 결혼이 어렵다고 두려워하지 말고 '습관 만들기'를 떠올려 봅시다.

 《어린 왕자》의 여우와 어린 왕자는 결국 길들이는 관계를 맺었고 이는 사랑이 습관화된 형태로 진행된 경우입니다. 일상생활의 이런저런 습관 자체가 애정의 모체가 된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연애의 흥분을 집착과 습관으로 바꿔가는 것이 사랑의 왕도라는 말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갑니다.

 

'사랑이 가장 어렵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일단 그런 사람들에게는 타인을 사랑하는 것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야말로 삶이 반짝이는 윤기로 가득 차있기 때문입니다. 즉, 자기 긍정의 에너지는 개인의 발전과 사회, 국가의 발전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나르시시즘입니다. 외롭다고 느끼는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사랑이란 천연 비타민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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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사회 - 타인의 공간에서 통제되는 행동과 언어들
김민섭 지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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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동 1201호라는 필명을 버리고  김민섭이란 이름으로 세상과의 접속을 기다립니다. 제목은 《대리사회》.  일종의 자전적 에세이, 사회적 르포르타주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방인으로서의 서러움과 외로움을 파리 곳곳을 다니며 해소하며 글로 옮겼던 홍세화의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와 어쩐지 닮아 있습니다. 그러나 장소만 바뀌었을 뿐, 서걱거리는 씁쓸함이 한국의 현실임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로 주목받은 후 8년간 몸담았던 대학을 나와 낮에는 글 쓰고 밤에는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해 온  저자. 대학에서 유령처럼 존재했던 지난날 보다 길 위의 (비록 이 생활도 대리일지언정) 육체노동은 고스란히 내 손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또 하나의 생태계였습니다.

 

 

대학의 강의실과 연구실에서 타인에게 내 삶을 대리하기를 강요하던 때보다, 오히려 지금 타인의 운전석에서 나도, 나의 소중한 이들도, 더욱 자신의 자리에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간다. 특히, 아버지로서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여유가 허락되었음에 감사하다.

P138

저자는 "책상에서 글로 배웠던 노동의 가치나 신성함 같은 것들이 비로소 삶의 곁으로 다가왔다"라고 쓰고 있는데요. 대학은 세상이 전부가 아닌 일부임을 자각합니다.  인간이 살아온 학문 즉, 인문학은 어려운 단어로 빽빽한 인문학 책이 아니라 내 주변, 내 생활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요.  

 

기사들은 곳곳에 흩어진 점이면서, 동시에 포도송이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다. 어느 새벽에 나는 그들과 함께 하나의 '코뮌'을 조직했다. 그것으로 이동의 자유를 얻었고, 어디서든 그렇게 손을 내미는 주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경험을, 그리고 용기를 함께 얻었다.

P227

 

책 속에서 배울 수 없는 생생한 현장감과 땀의 맛을 책 속에 녹여내고 있습니다. 대리운전을 하면서 몸과 마음은 고됐지만  노동의 가치, 가족이라는 따스한 울타리, 대리기사와 택시 운전사와의 암묵적인 공생, 대리를 부르는 각자의 사연들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들에게 대리운전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대게  '내 가족에게 오늘보다  나은 하루를 선물하기 위한 최소한의 몸부림'이란 사실을요.

아마 '아내'의 믿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내는 어린 아들을 재워두고 가정용 CCTV를 켜놓은 채 남편의 대리운전을 돕기도 하고, 연애 시절 같다며 거리 음식도 먹고, 못다 한 대화도 나누는 삶을 은근 즐기기도 합니다. 사실 내색을 하지 않은 것일 뿐 대리기사의 아내도 대리기사만큼의 노동을 대신합니다.  

 

 

책을 읽으며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은 (갑이라는) 대학의 압력보다 의외로 (을로 대변되는) 같은 처지의 동료들의 따갑고 불편한 기색이었습니다. 어쩌면 대리인의 삶이지만 그것마저도 빼앗기고 싶지 않은 발버둥의 흔적은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대학이라는 '갑'은 전쟁의 주체로 등장하지 않고 '대리전쟁'에 동원된 을들을 등장시킵니다. 을을 막아서는 주체는 또 다른 을이라는 '갑의 욕망'의 대리자가 되는 셈이죠.


도시는 언제나 그 공간이 품은 사람만큼의 폐기물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누구도 그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쓰레기와 배설물은 하루가 지나면 어디론가 모두 흔적 없이 사라지고, 우리는 거기에 익숙하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시공간으로 밀려난 노동이 있다. 우리는 쓰레기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처럼, 그것이 사라지는 과정 역시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중략) 그들을 노동자가 아닌 요정으로 만드는 것은, 그들의 신체를 지워버리는 것을 결국 우리다.

P244

모두가 잠든 시간 요정처럼 아무도 모르게 노동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그들은 대리기사, 심야버스기사, 청소부, 편의점 알바 등으로 불리는 사람들이죠. 그들은 분명 존재하지만 존재감을 드러내서는 안됩니다. 결국 그들은 사회의 주체로 인지하게 하는 일은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에서 밝힌 시간 강사나 연구자는 학생도 교수도 아닌 일종의 경계인으로 존재했습니다. 비록 타인의 운전석에서 신체(행동), 언어(말), 사유(생각)이 통제될지언정 타인의 차를 벗어나면 오히려 주체적인 삶을 살았다고 고백하는 저자 김민섭 씨. 우리는 거대한 대리 사회에서  어떤 대리인의 모습일지 어쩌면  인식조차 할 수 없습니다. 교묘하게 맞물리는 거대한 톱니바퀴 같은 시스템 속에서 쓰다 버려지는 소모품은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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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손철주의 음악이 있는 옛 그림 강의
손철주 지음 / 김영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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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알아갈 수 있는 맛과 멋, 그리고 흥을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기대가 많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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