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시
바바라 오코너 지음, 이은선 옮김 / 놀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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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바바라 오코너'가 8년 만에 또 하나의 감동 가족소설로 복귀 했습니다. 본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신작 《위시》 또한 해체된 가족의 새로운 결합, 개, 그리고 간절한 소원이라는 키워드로 성인들의 가슴도 훈훈하게 밝혀주고 있습니다. 전 세계 최초 번역 출간으로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쌈닭 아빠, 조울증인 엄마로 뿔뿔이 흩어지게 된 가족. 찰리는 언니인 재키와도 떨어져  이모부부가 사는 시골, 콜비로 올 수 밖에 없습니다. 촌구석에서는 당분간만 머물 뿐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찰리.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요. 특히 스쿨버스에서 마주친 위아래로 절룩이는 빨간머리 소년 하워드가 가장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젠장! 11시 11분을 놓쳤네.

내게는 하얀 말을 봤을 때, 민들레 씨앗을 불 때 등 소원을 빌 수 있는 조건들이 몇 가지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정각 11시 11분에 시계 보기다. 쌈닭과 내가 종종 낚시를 하러 갔던 호숫가에 미끼와 낚시 도구를 팔던 할아버지한테 배운 거다. 11시 11분을 놓쳤으니 오늘의 소원을 빌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나는 4학년 말부터 단 하루도 빠짐 없이 소원을 빌었는데 이제 와서 건너뛸 생각은 당연히 없었다. "

P12-13

모든 게 엉망, 세상에 버려진 느낌이 들지만 매일 '소원 빌기'를 멈출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찰리는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기적이 이뤄지길 누구보다도 바라는 소녀이니까요.

 

 

▲ 영문판 표지. 소설 속 위시는 '갈색과 검은색이 섞였고 긴 귀를

늘어뜨린 비쩍 마른 개'라고 쓰여있는데, 영문판은 그냥 비글.


"나는 나를 반겨주는 집이 없는 신세, 떠돌이 신세가 어떤 건지 알았다. 그리고 녀석은 싸움꾼이었다. 나랑 같았다.

그 개와 나는 공통점이 많았다. 문득 그 비쩍 마른 개에 대한 애정이 파도처럼 나를 덮쳤다. "

P44

 

찰리는 우연히 본 떠돌이 개를 보고 동병상련을 느낍니다.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는 자유로운 개에게 벌써부터 '위시본(위시본은 닭의 목과 가슴 사이에 있는 V자 모양의 뼈. 이것의 양 끝을 두 사람이 잡고 서로 잡아당여 긴 쪽을 갖게 된 사람이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기도 함)'이란 이름을 붙여주었는데요. 위시본을 돌보는 일을 통해서 스스로 위로하고 희망을 꿈꾸는 소녀로 차츰 성장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위시》 는 따스한 가족이 필요한 소녀 찰리가 바라는 소원이 이뤄지는 소설입니다. 뿔뿔이 흩어진 가족 대신 이모부부라는 새로운 가족이 생겼고, 떠돌이개 '위시본'이 내 품으로 들어왔으며, 따뜻한 보금자리와 세상에서 가장 착한 친구 하워드도 얻었습니다.

"어른이 되면 가끔 사는게 복잡해질 때도 있거든

P72

 

작가 '바바라 오코너'는 전작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에서 보여준  동심의 마법을 선사합니다. 아이가 주인공인 소설을 통해 부끄러워 할 어런들을 꼬집고 있으며,  맥거핀인 '개'를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사랑, 그리고 성장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서평은 출판사의 가제본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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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밸런스 - 모든 건강의 근원은 숙면에 있다!
한진규 지음 / 다산라이프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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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수면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스트레스, 야근, 야식, 생활 소음, 빛 공해, 폭염 등 잠을 방해하는 요소가 산재하고 있습니다. 기대 수명 100 세 시대, 각종 건강 보조제품과 건강정보 프로그램에서 떠드는 '어디 어디에 좋은 것들'은 곧잘 챙기면서 잠은 쉽게 줄여가는 생활 어떤가요. 잠만 잘 자도 건강을 얻을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 질까요. 새해에는 '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추고 양질의 잠에 대해 탐독해 볼까 합니다. 잠은 건강을 지키는 바로미터입니다.

수면은 피로한 마음에 가장 좋은 약이다.

-세르반테스-

 

'잠이 보약'이란 말이 있듯이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인 '잠'에 들지 않고 살 수 있는 인간은 없습니다. 은 인류의 오랜 휴식이며, 하루 컨디션의 80%를 결정하는 천연 명약이기도 한데요. 질 좋은 수면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잠을 자야 하는 이유를  첫째 뇌와 심장을 쉬게 하기 때문입니다.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관 중 하나로, 잠을 통해 충분히 쉬어주어야 다시 일할 수 있으니까요. 두 번째는 피로를 회복하고 세포의 신진대사를 돕습니다. 수면 중에는 성장 호르몬이 분비되고, 낮 동안 소멸된 세포의 회복과 재생이 일어나며 노인의 노화를 방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셋째는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력을 증가시킵니다. 넷째는 자연의 환경에 맞춰져 있는 생체주기의 시계 역할을 돕습니다. 다섯 째는 잠을 통해 뇌가 낮 동안에 기억했던 것을 정리하고 저장하는 일을 합니다. 여섯 째는 놀랍게도 얼굴 윤곽과 틀을 자는 동안 형성된다고 합니다. 잠의 형태에 따라 호감형과 비호감형의 얼굴 여부가 결정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성 기능을 유지합니다. (남성분들에게 특히 중요!)


 


하지만 무턱대고 오래 누워 있는다고 잠이 오는 것도 아니고, 오래 잔다고 좋은 것도 아닙니다. 수면 밸런스를 찾기 위해서는 '렘수면(REM Sleep)'과 '논렘수면(Non-REM Sleep)'을 구분해야 합니다.


누구나 1~2단계의 얕은 잠을 거쳐 3~4단계의 깊은 잠을 잡니다. 그래야만 렘(REM) 수면 상태에서 꿈을 꾸게 되는데요. 악몽을 꾸거나 연속된 시리즈의 꿈을 꾸는 경우도 수면의 질이 좋지 못함을 뜻합니다. 전혀 꿈을 꾸지 않았다는 것은 3~4단계를 거쳤어도 렘수면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증거로 수면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1~2단계 수면을 거쳐 3~4단계 숙면을 취하게 되면 몸의 리듬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편안한 꿈을 꾸게 되죠. 하지만 1~2단계 수면 후 3~4단계를 거치지 않고 또다시 1~2단계 수면을 취하면 바로 꿈수면으로  들어가게 돼 악몽을 꾸게 되는 겁니다.



<꿀잠을 위한 숙면의 법칙>


첫째,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서 밤을 일찍 맞자


둘째, 낮에 충분한 햇빛을 온몸 가득 받자


셋째, 야간 운동은 절대 금물 (반드시 5~6시간 전에 운동을 마쳐야 함)


넷째, 무리하게 자려고 노력하지 말자 (잠이 오지 않는다고 무리하게 누워 있지 말고 TV를 보거나 책을 보든 다른 행동을 해보자)


다섯째, 자기 전에 미리 생각을 정리하자 (근심과 걱정은 잠의 방해 요소!)


여섯째, 잠이 오기 쉬운 몸을 만들자(잠들기 2시간 전에 족욕이나 반신욕으로 체온을 올려준다)

 

'오늘도 못 자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하지 말고 잘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집시다. 우울해지면 밤에 자주 깬다는 사실도 항상 명심하고요.  낮에 1시간 이상 가벼운 산책으로 빛을 보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햇볕을 이용해 아침형 인간이 되고 싶은 사람은 기상 시간을 앞당기기 가장 좋은 시기로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때라고 하네요. 일출에 맞추어서 일어난 후 커튼을 걷고 가능하면 집안에 빛이 많이 들어오게 끔 해주고요. 비가 오거나 흐리면 전등을 켜 실내를 환하게 해주세요. 신문이나 가벼운 독서로 생체 시계를 일찍 움직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잘 자고 잘 먹는 게 이렇게 중요한지 새삼 또 공부하게 됩니다. 건강한 생각, 건강한 신체, 골고루 먹는 습관! 이 모든 게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것을 알면서도 실천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오늘도 하얀 밤을 지새우고 계실 올빼미 족, 야근 족들, 전국에 수면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모든 분들 모두 건강한 잠, 행복한 꿈 꾸길 바랍니다.

 

* 리뷰는 한진규 저자의 《잠이 인생을 바꾼다》를 읽고 쓴 리뷰(http://blog.naver.com/doona90/220400226004)는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잠이 인생을 바꾼다》의 개정판인 것 같은데요. 초판에 한해 뒷장에 '잠을 부르는 명상 CD'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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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엔딩 노트
tvN [내게 남은 48시간] 제작팀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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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기대수명 백 세 시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을 보낸 마지막 우리는 어떻게 살았다고 회고하게 될까요. '이만하면 잘 살았네'라고 토닥여 줄 건가요, 혹은 '후회되는 일을 너무 많이 하고 살았어'라며 자조 섞인 한탄을 내뱉을까요. 선택은 개개인의 몫이겠지만 지금이라도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는 한 권의 노트가 있습니다.

 

 

죽음이 찾아올 날짜와 시간을 정확히 안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생각해 봅니다. 내게 남은 시간이 48시간이라면 당신은 과언 무엇을 할 겁니까? 


내게 남은 48시간

당신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48시간

시곗 바늘은 점점 빠르게 흘러갑니다.

가장 분주하고 빈틈없는

48시간의 시간표가 지금 필요합니다.

죽음을 소재로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tvN <내게 남은 48시간> 에 소개된 《해피 엔딩 노트》는  삶의 구석구석을 훑어봅니다. 그동안 일기, 메모, 짧은 글은 써봤지만 '죽음'을 주제로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생각해 보는 작업은 처음입니다. 그래서, 책을 차근차근 둘러보고자 합니다.

 

 

첫 장은 나를 알아가기 위한 작업입니다. 너무 바빠서 잘 챙기지 못 했던 나.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버킷리스트엔 어떤 내용을 적고 싶을지 찬찬히 생각해 봅니다. 두 번째장에서는 조금 더 나를 깊게 알아가보고자 합니다. 뒤죽박죽 복잡한 내 머릿속을 직접 들여다보는 작업, 나를 분노하게 만드는 사람들, 내 몸은 어떨 때 반응하는지 자세한 내 몸 사용설명서도 써봅니다.

 

 

​세 번째 장에서는 추억을 돌아보는 곳입니다. 남기고 싶은 것, 나만의 힐링 플레이스, 나의 욕망을 채우는 방법 등 빈칸이 커질수록 생각이 많아집니다. 죽음을 준비하며 써 내려간 빈칸들을 채우는 순간순간, 맹렬히 살고 싶어집니다.

 


마지막 장, 드디어 시간과 끝의 공존에 다다랐습니다. 행복했던 기억, 슬펐거나 가슴 아프도록 그리웠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가지만 모두 내가 살아온 삶의 이력이었습니다. 자. 이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달려가 보는 겁니다.

 

내가 세상에서 사라진 후 혼자 남을 반려동물이 걱정되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나 삶은 계속되어야 하니까요.

 

​동명의 원작과 소설이 사랑받았던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이 생각납니다. 소설 또한 시한부 인생이 닥친 후 세상에서 세상에서 무엇을 없앤다면 하루치 삶을 얻을 수 있다는 악마의 제안을 수락하는 주인공을 담고 있는데요. 죽음과 삶의 맞닿은 연결고리 유머러스하게 그려내고 있어 행복한 죽음,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죠.

 

​계속 연습해 봤는데, 아직 유언장을 적어보질 못 했습니다. 공허한 칸들에 어떤 단어들을 들여놔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데요. 죽음을  무섭고 피하고 싶은 것으로 생각하기 보다, 언젠가 떠나야 하는 먼 여행지로 생각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누군가가 읽을지 모르는 유언장에 무엇을 적을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웰다잉. 잘 죽는 것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새해입니다. 새해에 생각해 볼 주제로는 살짝 어긋난 감이 있지만 죽음을 도처에 있고, 우리는 죽음을 피할 수가 없으니까요. 아내의 죽음으로 모든 것을 잃을 뻔했던 영국의 작가 '줄리언 반스'는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이란 책을 통해 가족과 지인들의 죽음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죽음은 항상 가까이에 있으나 되도록이면 멀리하고 싶은 아이러니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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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데드 다루는 법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42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지음, 최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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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소설 모두 <렛미인>를 인상적이게 봤는데요.북유럽 특유의 서늘한 공포를 또 한번 느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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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 개정판
안나 가발다 지음, 이세욱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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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독특한 프랑스 소설을 만났습니다.  책을 선택할 때 제목과 표지를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 하마터면  지나칠뻔한 소설입니다. 프랑스 문학 전문가인 이세욱 번역가의 수려한 번역으로 읽는 동안 아름다운 단어들을 탐독하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또 한번 번역가의 진가를 발휘하는 작품이란 생각도 드네요.

 

 

 


프랑스의 국민 작가 '안나 가발다'의 대표작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는 전 세계 38개국 280만 부 판매고를 올린 스테디셀러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첫 출간 후 절판되었던 작품이더군요. 2009년에는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정식 개봉되지 않았는지 정보가 많이 없어 아쉬웠습니다.



담배 한 대 피웠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이없는 생각이었다. 담배를 입에 대지 않은 게 벌써 몇 년째인데...... 하지만 어찌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인생이란 것이 원래 그런 것 아닌가...... 금연을 결심하고 오랫동안 굉장한 의지력을 보여주다가도, 어느 겨울날 아침 다시 담배 한 갑을 사기 위해 추위를 무릅쓰고 십 리 길을 걸어가는 것, 혹은 어떤 남자를 사랑해서 그와 함께 두 아이를 만들고서도 어느 겨울날 아침 그가 나 아닌 다른 여자를 사랑하기 때문에 떠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 나를 사랑한다고 믿고 있던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미안해, 내가 실수를 했어."하고 말하는 걸 드는 것, 그런 게 인생이다.

P42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며 집을 나간 남편, 아이들을 데리고 할 수 없이 (시아버지의 제안으로) 시골집에 당도한 며느리 클로에는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럽습니다. 굳게 다문 입, 고집불통 시아버지와 어쩔 수 없는 하룻밤을 보내게 된 클로에는 복잡하고 답답한 심정을 숨길 수가 없는데요.  가정이 파단나기 바로 전 날 밤 시아버지와 보내는 하룻밤이 클로에의 삶을 바꾸어 놓습니다.

나는 그 여자 마틸드를 사랑했어. 그녀의 목소리, 재치, 웃음, 세상에 대한 시선, 세계를 많이 돌아다니면서 살아본 사람 특유의 숙명론적인 태로를 사랑했어. 또 호기심과 소탈함, 척추의 생김새, 약간 휘우듬하게 굽은 허리, 침묵, 상냥함 등등도 사랑했어..... 한마디로 그녀의 모든 것이 다 좋았지.

P153

그야말로 시아버지의 외도 고백은 남편의 외도보다 훨씬 충격적인, 그래서 계속 듣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시아버지는 사실 40대 무렵 불꽃 같은 사랑을 한 후 자신조차 사랑하지 않는 냉혈한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스스로에게 속죄하듯 인고의 세월을 견뎠고, 약속이나 한 듯 떠나버린 사랑을 찾지 않았는데요. 이는 《천일야화》이 셰헤라자데의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은 것처럼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듭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인생이 그래. 때로는 에움길로 돌아가고 상황에 적당히 맞춰가며 사는 게 인생이야. 우리 안에는 약간의 비열함이 있어. 그 비열함은 애완동물과 같아. 그것을 쓰다듬어주면서 기르다 보면 애착을 갖게 돼. 그게 인생이야. 용감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적당히 타협하며 사는 사람들도 있어. 타협하며 사는 게 한결 덜 피곤하지....

P170


둘의 이야기에는 클로에(며느리), 시아버지 (피에르), 한 여인(마틸드)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절대 가까워질 수 없을 것 같은 구부 사이(시아버지와 며느리 )에 허심탄회한 말들이 오가며 굳게 걸어 잠갔던 빗장이 풀립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문화충격! 남편의 외도로 비참함을 느끼는 며느리에게 감히 너 같은 아내를 버린 자식을 불행하다고 말할 줄 아는 시아버지,  클로에가 처음 인사를 드리러 왔을 때를 기억하는 시아버지는 클로에가 알고 있던 시아버지가 아니었습니다. 누구보다도  사랑 앞에 감성적이며 충동적이지만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사랑을 버려야 했던 평범한 가장이었음을요.


삶이란, 네가 아무리 부정하고 무시해도, 너보다 강한 거야. 그 무엇보다 강한 게 삶이야. 전쟁 중에 수용소에 갇혀서 인간의 가장 추악한 모습을 본 사람들도 돌아와서는 아이들을 만들었어. 고문당한 사람들, 자기 가족과 집이 불타는 것을 본 사람들도 예전과 다름없이 버스를 잡기 위해 달음박질을 치고 날씨에 대해서 말하고 자기네 딸들을 결혼시켰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겠지만 인생이 그런 거야. 삶은 그 무엇보다 강해. 우리는 우리 자신을 굉장히 대단하다 여기지만, 삶에 맞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이 않아. 우리는 부지런히 움직이고 목소리를 높이지.

P207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를 읽으면서 인류의 보편적인 주제 '사랑'이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영원하기도 쉽게 식어버리기도 하는 사랑에 대한 입장 차이를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대화를 통해 엿볼 수 있었는데요. 평범한 삶에 느닷없이 찾아온 사랑을 따라가느냐, 가정을 지키느냐에 대한 방향은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것이란 사실을요. 감히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수 없다는 사실도 추가합니다.

느닷없이 끝나는 결말, 결고 작가는 답을 주지 않습니다. 독자 스스로 사랑을 하고 이별하며, 후회하고, 아파하지만 또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게 인생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행복은 가까이에 있음을 그 행복을 찾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은 본인 스스로 해야 함을 넌지시 던졌고, 독자를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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