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바꾸는 미래 비즈니스 -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업 경영 전략
노무라 나오유키 지음, 임해성 옮김, 김진호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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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으로 우리의 삶은 생각하지도 못한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운전하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자율주행자동차가 상용화될 것이고, 인공지능 로봇이 바둑, 그림, 음악, 퀴즈도 푸는 시대에 와있죠. 정말 눈 깜짝할 새 3차 산업혁명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넘어왔어요. 제1의 물결에서 2의 물결로 옮겨가는 과정은 획기적인 연료나 기술을 개발하게 되는데요. 제3의 물결에서 제4의 물결로 넘어가는 것은  인터넷과 컴퓨터를 기반을 영역을 확장했 때문에  이질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4차 산업혁명은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특히 로봇 분야, 인공지능과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일은 가장 중요한데요. 《인공지능이 바꾸는 미래 비즈니스》는 앞으로 미래의 직업군, 주요 산업에서 필수적인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논의하는 책입니다. AI 시대에 미래 비즈니스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활용법을 익힐 수 있죠.


책은 총 3부로 나뉘어 있습니다. 1부는 인공지능이 바꾸는 10년 후의 일과 사회로 그 미래상을 그려 봅니다. 2부는 10년 후 비즈니스 사회에서 기업이 할 변화를 직시하는 파트입니다. 마지막 3부는 인공지능이 미래에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다양한 이슈와 관련해 다루고 있는데요. 일본의 상황을 예로 들고 있지만 우리나라 또한 참고할 부분이 많습니다. 일본의 10년 후의 모습을 그대로 밟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나라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니까요.


 

'어쩌면 10년 후에 나도 일자리를 잃게 될까?'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현실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인공지능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활용을 익혀두면 좋습니다. 사실 미래학자들의 예측은 이제까지와 다른 양상으로 이뤄진 4차 산업혁명에 딱 맞아떨어지는 이론은 아닙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다 제쳐두고서라도 '인공지능'만은 알아두어야 미래의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죠.  나아가 생산성을 높이고, 서비스를 개선하고 넓히며,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켜서, 행복한 삶을 유지시켜주는 유연한 인공지능으로 발전하길 기대해 봅니다. 즉, 윤리적인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사람을 돕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은 궁극적인 목표가 될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책은 4차 산업혁명의 기본 개념을 이해한 독자의 심화 학습으로 보기 좋습니다. 화이트칼라, 블루칼라로 대변되는 현재의 사회 모습을 지나 앞으로는 '뉴칼라'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도 잊지 않습니다.  인공지능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깊은 학습이 필요한 독자, 현재 직업이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혹은 직업 전향에 유리한 군은 어딘지 궁금한 독자, 4차 산업혁명 전반에 호기심이 있는 독자에게 권유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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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당한 사람들
토머스 컬리넌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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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1년~ 65년 즈음, 버지니아 주 (남부연합)의 마사 판즈워스 여자 신학교에서 벌어진 매혹과 탐혹, 그리고 광기의 심리를 그린  '토머스 컬리넌'의 장편소설 《매혹당한 사람들》. 1966년 첫 소설인  《매혹당한 사람들》을 발표해 평단과 독자의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1971년 '돈 시겔'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되었는데요.  46년 후인  2017년 '소피아 코폴라'감독이 리메이크하며 또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영화 <매혹당한 사람들>은 '소피아 코폴라'감독에게 칸 영화제 감독상의 영광을 안겨준 작품으로 영화 감상전.후  영화를 깊게 이해하는 가이드가 될 것입니다.

소설  《매혹당한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 전쟁이 보입니다. 첫째는 흑인 노예해방과 복합적인 이유로 시작된 남북전쟁이고, 둘째는 북부 연합군인 탈영병 '존 맥버니'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치닫는 매혹 전쟁입니다. 고립된 숲 속, 여자신학교를 배경으로 영화의 주요 인물을 천천히 살펴보면, 매혹시킨 사람 매혹당한 사람의 경계가 모호해짐을 알 수 있죠. 전쟁으로 인한 상처와 개개인의 상처가 맞물리며 다수의 여자들이 한 남자를 두고  판타지를 만드는 욕망이 충돌합니다. 그 밀고 땅기는 눈치 전쟁과 이간질, 질투심은 총성 없는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원제 'The Beguiled'는 '구슬리다, 마음을 끌다'란 뜻으로 폐쇄된 공간에서  성(性) 적 매력으로 자석처럼 끌릴 수밖에 없는 욕망을  보여줍니다. 각자의 매력을 어필하는 경쟁심, 질투. 그리고  신분상승을 꿈꾸는 불한당과의 농밀한 스릴이 복합적으로 움직이는 거대한 욕망덩어리 자체기도 합니다. 탐스러워  보일 정도로 예쁜 겉모습을 하고 있는 과일도 가끔 속이 익지 않아 떪은 맛의 입안 가득 퍼지는 것처럼.  서늘한 마음과 들끊는 욕망의 이중 공간이 바로 판즈워스 여자 신학교가 아닐까 합니다.

 

 

 

먼저 '마사 판즈워스 여자 신학교'의 리더 '마사 판즈워스(니콜 키드먼)'는 집안의 탕아(蕩兒)'들로 몰락한 가문의 여성입니다. 이성적이며 냉철하며, 수컷을 극도로 경계하는 폐쇄적인 성격과 (당시 상황도 그렇지만) 생활고를 못 이겨 '돈'을 밝히는 인물입니다.  그의 동생 '해리엇 판즈워스'는 태생부터 우유부단!  똑 부러지는 언니와는 다르게 연약한 마음을 가진 여자신학교의 선생님인데요. 학생들을 살뜰이 챙길 정도로 친절한 인물이죠. 말 그대로 구워삶아 먹기 딱 좋은 캐릭터입니다. 흑인 노예지만 판즈워스 집안에서 차별받지 않는 '마틸다 판즈워스'는 유일하게 존 상병에게 매혹당하지 않는 인물로 이곳 사람들과 이질적이면서도 중심을 잡아주는 캐릭터죠.  


판즈워스 학교에서 가장 오래 머무르며 까칠한 성격 탓에 누구와도 마음을 나누기 싫어하는 흑발의 얼음공주  '에드위나 모로( 커스틴 던스트)'와 빼어난 외모를 무기로 누구나 매혹당할 수밖에 없는 '얼리샤 심스(엘르 패닝)'는  소설 속 가장 눈에 띄는 인물입니다. 그 밖에 존 상병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이곳으로 데리고 온 '어밀리아 대브니'와 존의 속마음을 의심하는 예리한 '에밀리 스티븐슨'.  특히 에밀리는 아버지에게서 배운 군인의 표상을 존에게서 찾으려는 마음을 갖게 되죠. 마지막으로 가장 나이가 어리지만 명석한 두뇌와 어른스러움을 가진 '메리 데브스'가 등장합니다.


 

고립된  공간에서 두 명의 선생, 다섯의 학생들, 그리고 흑인 노예에게 둘러싸인 부상당한 반대편 군인은  여자들의 보살핌 속에 하루가 다르게 치유되고 있습니다. 이 집단의 유일한 남자 '존 맥버니' 상병에 대한 소개를 빼놓을 뻔했네요. 북부 연합군인 그는 아일랜드 시골마을 출신으로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는 매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상대방에 따라 듣기 좋은 달콤한 말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세 치의 혀를 가진 뱀 같은 인물이죠. 영화에서는 '콜린 파렐'이 맡아 열연합니다.

"그가 내 귀에 키스하며 나지막이 말했다. 그이 턱수염이 까칠했다."

"믿을 수가 없구나. 네가 여기서 가장 예쁜 애가 아니라니…."

P17

한번 걸려들면 헤어 나올 수 없는 거미줄 같은 매력으로 판즈워스 여자들을 매혹시키죠. 여자들은 일면부지한 이 남자를 통해 자기가 보고 그리고 싶은 모습을 찾아내죠. 그를 믿거나 사랑에 빠지며, 질투하고, 이별하기도 합니다. 이 여자들에게  존 상병은 시든 꽃에  단비 같은 존재거나, 이름 없는 잡초에 꽃이라 명명해준 유일한 사람일 겁니다. 두터웠던 경계심은 어느새 느슨해지고 적군이라는 것과 남자라는 위험성을 잊어버린 채 단단히 매혹당해 버린 거죠.

 

소설 《매혹당한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한 사건을 여러 각도로 바라본  <라쇼몽>식 구조를 갖는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상황과 인물 묘사는 한 층 풍성함을 유지합니다. 여덟 명의 등장인물은 딱 잘라 선과 악인으로 구분 짖지 못하는 다각화된 캐릭터인데요. 자신이 가진 보석을 뺏기고 싶지 않아 하는 여자들의 심리를 농밀하게 묘사한 작가의 화법에 매혹당해버렸습니다. ​



"침입자가 지는 경우도 많아. 한 번은 애벌레가 붉은 개미의 보금자리를 공격했는데 애벌레가 개미한테 매혹당한 건지 아니면 잠깐 방심했던 건지, 개미들이 산산조각나고 말았어. 조그만 개미들이 촉수로 그를 어루만지는 듯했는데 얼마 안 있어 애벌레 꼬리 쪽에서 액체 같은 게 몇 방울 나왔고, 개미들이 그 액체를 아무 맛있게 나누어 먹는 것처럼 보였거든. 그렇게 애벌레 진액을 다 빨아먹고 나서 개미들이 힘을 합쳐 애벌레를 바닥에 파묻어버렸어. 내 눈에는 나중에 먹으려고 그러는 것 같았어. "

P89


​적절히 등장하는 복선도 얼마나 매혹적인지요. 평소 동물과 곤충 왕국을 관찰하기를 즐기는 '어밀리아'의 의미심장한 이야기는 소설의 은유입니다.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인가, 아름다운 외피는 우리의 경계심을 어떤 식으로 눈멀게 만들 수 있나 생각해 보 수 있죠.


판즈워스 여자 신학교의 여자들은 세상으로부터 잊힌 사람들이거든요. 전쟁이 한창인 세상에서 밀려난 관심 밖의 사람들로 누군가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 한 사람들입니다. 하루 반나절 만에 모두 매혹당한 사람들은 '스톡홀롬 증후군'과 비슷한 증세를 보입니다.   《매혹당한 사람들》은 집단의 광기가 어떻게 비뚤어진 힘을 발휘하는지는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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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배우는 딥러닝
닛케이 빅데이터 지음, 서재원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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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 가까이 다가온 인공지능은 프로 바둑 기사를 이기고, 퀴즈쇼에서 우승하는 등  놀랄만한 일들을 척척해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컴퓨터란 건 알겠는데, 기술의 핵심인 딥러닝은 어떻게 진행되는 건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구글에서 배우는 딥러닝》는 일본 '닛케이 BP 사'가 2014년에 창간한 전문지로 '닛케이 빅 데이터'란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기업 사이에서 주목을 받는 빅 데이터와 인공 지능, IoT를 활용한 신사업의 창출과 업무개혁을 중점적으로 취재하고 있는데요. 관련된 뉴스와 활용 사례, 분석 기술과 데이터 노하우를  다룬 전문지입니다. 책은 취재와 인터뷰를 통해 연재한 글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구글에서 배우는 딥러닝》인공지능, 딥러닝, 머신러닝을 구분하는 기초 상식부터 딥러닝의 원리를 이해하고, 실제 기업에서 활용되는 딥러닝 사례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도표나 이미지를 활용하여 접근성을 높입니다.

인공지능의 핵심은 바로 '딥러닝'으로 최근 급속하게 보급되고 있는 분야죠. 심층학습이란 말로 번역할 수 있는데요. 딥러닝은 머신러닝의 한 분야입니다. 인공지능 중에는 인간이 프로그래밍을 해야 되는 것과 아니 것으로 나뉩니다. 그중에서도 각각 프로그램들이 필요한 유형의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은 다르며, 머신러닝은 인공지능의 한 종류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규칙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은 얼굴 사진에서 사람의 눈을 판단하려면 눈의 정의를 논리적인 조건식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그 작업을 눈, 코, 머리, 입, 귀로 반복해 나가야만 비로소 얼굴 사진 데이터에서 사람의 얼굴을 찾아낼 수 있는 단계까지 가는 거죠. 기본적인 머신러닝에서는 화상이나 음성, 텍스트 등의 데이터들을 입력 데이터로 제공합니다. 그러면 컴퓨터가 응답에 맞는 출력 데이터를 입력 데이터에 대응하는 형태가 됩니다. 컴퓨터에 학습을 시키는 구조가 바로 '머신러닝'이죠.

'딥러닝'은 사람이 입력 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많은 양의 표본 데이터를 바탕으로 컴퓨터가 스스로 답을 찾는 방법을 학습하는 것입니다. 딥러닝이 사용하는 '뉴럴 네트워크 시스템'은 사람의 뇌 신경 세포를 모방해 만들었거든요. 알파고는 모든 바둑의 수를 계산해 싸우는 컴퓨터가 아닌, 딥러닝을 사용한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컴퓨터 스스로 바둑을 통달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가르치지 않아도 특정 상황에서 최적의 해답을 이끌어내는 컴퓨터로 스스로 진화한 것이죠.

 

 

구글의 서비스 중에는 이미 딥러닝이 적용된 것이 많습니다. 가정용 AI인 '구글 홈', 자율 주행차 기술연구 회사인 '웨이모;의 자동차, 사진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구글 포토', 인공지능이 평가하는 그림 그리기 시스템 '퀵 드로우', 대화로 인간을 보조하는 '구글 어시스턴트', 뉴럴 네트워크로 진화된 '구글 번역' 등 산업 전반에 사용화되었거나 예정입니다. 그 밖에도 기업에 도입되어 업무 효율성을 높인 사례들과 기업들의 다양한 딥러닝 활용 사례들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들의 삶은 싫은 좋든 인공지능과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AI 퍼스트'를 선포한 구글은 미래산업을 선도할 디지털 자이언트로 주목해야 할 기업이죠. 이들의 비전과 투자 방향을 읽는다는 것은 모든 게 불확실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 머신러닝, 딥러닝 이 세 가지만 확실히 알아둔다면 앞으로 산업 전반, 경제 활동, 지적 활동, 사회 활동에 어려움을 없을 듯합니다.

인공 지능에 중점을 둔 기업들이 많겠지만 구글을 살펴봄으로써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스스로 1,000개 이상의 서비스에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고 있고,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볼 때. 책은 핵심 기술인 구글의 딥러닝의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는 것만으로도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기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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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기행 - 문학상 제정 작가 10인 작품선 대한민국 스토리DNA 15
김동인 외 지음 / 새움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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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무진기행》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 문인 10명의 단편18선을 모았습니다. 절제되고 함축적인 표현에서 오는 깔끔하고 강렬한 문장은 단편만의 고유한 매력인데요. 김승옥의 무진기행 말고도 김동인의 감자, 이상의 실화, 채만식의 레디메이드 인생, 황순원의 독 짓는 늙은이 등 교과서에서 다뤄진 유명한 작품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작품이 적절히 섞여 있어 풍성한 독서를 이룰 수 있습니다. 특히 《무진기행》은 얼마 전 '알쓸신잡'에서 떠난 순천이 바로  '무진'의 배경임이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누구나 한국 근현대 소설은 입시 때문에 접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것도 전문이 아닌, 시험에 나오는 부분만 단락으로 읽어봤을지도 모릅니다.  필자 또한 입시를 위해 읽었던 그때의 감정과 지적 유희를 위한 독서는 분명 감정의 차이가 있음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도 안개에 읜하여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리고 없었다. (중략) 안개, 무진의 안개, 무진의 아침에 사람들이 만나는 안개, 사람들로 하여금 해를, 바람을 간절히 부르게 하는 무진의 안개, 그것이 무진의 명산물이 아닐 수 있을까! "

P113


 

비로소 안개로 둘러싸여 도망치듯 떠난 주인공의 안식처 무진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염세적인 세계관에 쉽게 동화되어 한동안 빠져나오기 어렵기도 했던 슬픈 느낌은 60년대의 대한민국 근대사와 맥락을 나란히 합니다.  가상의 무진과 서울이란 장소를  뚜렷하게 나눠 섬세한 질감을 보여주기 때문일 텐데요. '안개'의 모호한 불명확성이 당시를 살아가던 지식인과 사회 혼란을 상징하는 장치로 쓰였습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무진이 있다!"​


다짜고짜 아픈 머리를 비우고 싶어 멀리 떠나는 도피처 같은 곳이 가상의 도시 '무진'이죠.  모두 다 근대를 외치며 서울로 상경하는 반면 주인공은 사라지고 싶을 때 무진을 찾죠. 그곳에서는 내가 누구인지 증명하지 않아도 되고, 누구일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안개처럼 뿌옇게 부유하다가 언젠가 사라져 버려도 이상하지 않는 세계죠. 그곳에서 나는 '인숙'을 만납니다.


1960년대는 소설의 배경이자 중요한 모티브가 됩니다. 60년대는 4.19 혁명이 실패하고 5.16 군사 정변으로 정권이 바뀌면서 민주화의 열망이 꺾이던 시대였죠. 경제 개발을 목적으로 독재 정치가 시작되었습니다.  급작스러운 산업화와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사람들은 고향을 떠나 서울로 서울로 향합니다. 그 과정에서 전근대적인 공동체와 가족이 해체되고 부적응하던 주인공은 방황하게 됩니다.

 

단순히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라는 타이틀 말고 언급된 작가들은 모두 문학상을 가지고 있는 작가입니다. 단편이 끝나고 나면 작가의 연보와 상의 의의를 생각해 보는 특별함을 갖춥니다. 10인의 리스트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학상의 탄생과 스타일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다시 불어오고 있는 고전 열풍 속에서 고전은 나와 주변의 역사를 알라가는 중요한 작업입니다. 고전은 시대를 초월해 끊임없이 재가공돼 많은 예술 문화의 바탕이 되고 있으니까요. 작가 김승옥은 현재 자택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습니다.  1980년 절필 선언 후  총 24편의 소설을 썼고, 그 후 성경과 신학에 빠졌으며 세종대학교 국어 국문 학교 교수로 재임했습니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재활 치료를 받고 계신 것으로 확인됩니다.


《무진기행》의 매력에 빠졌다면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도 읽어보길 권합니다. 1964년 어느 겨울날, 선술집에서 만난 '안'이라는 인물과 서른여섯의 가난해 보이는 한 사내와의 이야기입니다.  저녁부터 그 다음날 아침까지의 에피소드를 담았으며 60년대의 어두운 시대를 말장난의 언어유희로 풀어낸 감성 소설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 간직한 '무진'은 어떤 모습인가요? 소외와 고독 외로움이 깊어지는 멜랑꼴리한 가을날 읽는다면 쓸쓸한 정취를 담북 이어받을 수 있을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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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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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언어란 무엇일까요? 단순히 내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것을 포함해 나의 정체성,  역사, 나아가 다른문화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세종대왕이 만들어준 우리의 글과 말을 빼앗았던 일제시대는 민족말살정책의 삼엄한 경비 속에서도 한민족의 정신은  빼앗지 못했죠. 이처럼 언어가 가진 힘은 매우 큽니다.


서양문화의 뿌리가 되는 '라틴어'는 이제는 잘 쓰지 않는 고어(古語)로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배울 수 있는 언어는 아닙니다.  언어 자체를 배운다기 보다  다양한 이유로 라틴어 수업이 인기인데요. 한국인 최초, 동아시아 최초로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 변호사, 한국와 이탈리아를 오가며 이탈리아 법무법인에서 일했고, 서강대의 '라틴어 강의'를 맡아 진행했던 한동일 교수의 인기 강의가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네요.

 

​한동일 교수의 '라틴어 강의'는 타 학교 학생들, 일반인들까지 청강하는 명강의로 이름이 높았는데요. 책으로나마 청강의 기분을 느껴 볼 수 있어 풍성한 탐독이 되었습니다. 내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성찰을 《라틴어 수업》에서 배웠습니다.  아무쪼록 필자는 《라틴어 수업》을 통해 교양을 쌓고 자기 수련 (자기계발)을 돕는 총괄적인 인생수업이 되었기에 적극 추천하는 책입니다.

 

수업이 인기 있는 이유는  라틴어 실력을 높이기 위한 목표가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수업은 라틴어에 대한 흥미를 심어주고 사고체계의 틀을 만들어 주는데 있죠. 영어나 프랑스어보다도 훨씬 복잡한 문법체계는 쉽사리 도전장을 내지 못할 언어란 어려움도 있고요.

 

라틴어 수업을 듣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영어나 불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를 잘하기 위해 듣거나, 서양 문화의 전반적인 흐름을 알고 싶다거나,  남에게 있어보기기 위한 이유. 참 재미있어요. 천차만별의 이유로 한 수업에서 만나다니. 뭐 이유야 아무렴 어떻니까, 배움의 목표는 그것을 언제든지 빼서 자신을 위해 쓰기 위한 '머릿속의 책장'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책은 한동일 교수의 유학시절의 경험에 기초한 에피소드와 라틴어의 어원, 의미, 변화, 영향을 미친 문화 등 전반적인 것을 교양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라틴어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 그뿐만이 아니라 결국 모든 사상도 인도와 맞다아 있다는 것을 알고있었나요?  오늘날 거의 모든 유럽어의 모 언어로 알고 있는 라틴어는 세계 언어 분포상 '인도 유럽어계'에 속한다고 합니다. 인도 유럽어는 북인도, 근동, 유럽 전 지역에 전파되어 있는 언어군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18,19세기 역사비교언어학에 따라 언어의 형태뿐만이 아니라 의미 구조에 있어서도 단일한 공통조어에서 파생됐으리라는 가정하게 붙여진 이름입니다.


역사적으로 상고 시대에 인도와 유럽 지역은 유라시아 스텝 지역에서 유입된 유목민족에게 정복당했습니다. 유목민의 대대적인 이주를 통해 아시아와 유럽의 여러 지역에 지각 변동이 일어납니다. 종교와 법률, 언어적인 측면에 변화를 가져왔는데, 서구 사회에서 시작된 '법'의 용어들도 어원은 '종교'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계화란 말을 실감하게 하는 사실이 아닐 수 없어요. 위 아 더 월드, 지구촌은 둥글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라틴어'를 배우며 알았습니다.


많은 전쟁으로 정복한 식민지에 라틴어가 전해졌지만 문화와 자연스럽게 이어졌던 이유는 바로 '소통'과 관계있습니다. 일상생활에 쓰는 표현 중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말은 사실 법률적 표현이고 거슬러 가면 라틴어 표현입니다. '하지 마라', '주의해라'라는 명령보다 조금 더 유연한 행동의 주체를 존중하는 말이 라틴어의 기본이죠. 상대가 나이가 많은 적든, 나보다 지위가 높든 낮든 수평성을 전제로 합니다. 언어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어야 타인 관계 관계 형성이 가능한데요, 라틴어는 바로 그런 고상하고 우아한 언어임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Post coitum omne animal triste est.

포스트 콤이툼 옴네 아니말 트리스테 에스트.

모든 동물을 성교 (결합) 후에 우울하다.

-갈레노스 클라우디오스-


 

"그 의미는 열정적으로 고대하던 순간이 격렬하게 지나가고 나면, 인간은 자기 능력 밖에 있는 더 큰 무엇을 놓치고 말았다는 허무함을 느낀다는 겁니다. 즉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도 개인적, 사회적인 자아가 실현되지 않으면, 인간은 고독하고 외롭고 소외된 실존과 마주해야 한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P 134


 

당신의 나이나 성별, 지금의 상태가 어떤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열성적으로 고대하던 순간이 격렬하게 지나가고 나면 허무함을 느끼는 동물이죠. 그래서 끊임없이 일거리를 찾아 헤매는 동물인지도 모릅니다. 뭔가를 최선을 다해 해보고 찾아오는 우울감을 느껴보는 것도 다른 일로 진입하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어느덧 새파랗게 잎사귀를 드러내던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노랗고 빨간 잎으로 물들이는 선선한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벌써 올해도 몇 달 남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빠르지만 붙잡을 수 없어 안타까울 뿐, 우리는 짧은 찰나의 순간에도 살아감을 멈출 수가 없죠. '오늘은 내가, 내일은 네가' 죽음으로써 타인에게 기억을 물려주는 존재입니다.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란 라틴어 말처럼, 낙엽을 떨어트려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의 죽음의 겸허함을 느껴보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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