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 라이프 (리커버 에디션) - 여전히 작고 소박한 나만의 기쁨에 대하여
오송민 지음 / 카멜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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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고, 참견 받지 않는 자유로운 삶. 퇴근 후, 방과 후, 혼자 일 때는 내 마음대로 하고 싶습니다.  눈치도 보지 않고 내 주관대로 살아가는 일, 힘들겠지만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입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살고 싶지만 잘 안되는 소심한 사람, 오송민의 사진 에세이 《오케이 라이프》. 커플룩, 시밀러룩 쇼핑몰 '원파운드(onepund)'의 대표이자 작가로 데뷔한 오송민의 취향을 담았습니다. 사물, 공간, 요리, 사랑하는 사람들,  반려묘, 여행을 소박한 감성으로 전하고 있는 에세이는 그녀의 인스타그램을 그대로 옮겨 온 듯 몽그러움이 피어납니다.

 

​가끔 물건 하나 사려는데도 주변 사람들의 참견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데, 귀는 또 얇아가지고..'. 이도 저도 아니게 돼버린 그런 날들 많으시죠? 후회하기도 하고, 자신을 탓하기도 하는 그런 날.  책 속에 기록된 오송민 저자의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내 이야기 같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어쩌면 내 이야기 같아 뭉클하고, 타인을 삶도 들여다볼 수 있어 재미있습니다.

 

오늘 하루, 나만의 기쁨인 것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약간 쌀쌀한 아침에 일어나 처음 듣는 새소리, 바로 내린 커피의 향긋함, 걷는 동안 들리는 좋아하는 노래, 벚꽃의 흩날리던 바람, 따사로운 햇살, 맛있는 것을 함께 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좋은 영화를 보고 나서 흘리는 단짠단짠 눈물 등.

 

 

특별한 일 없는 날, 이만하면 오늘도 괜찮은 하루입니다. 시간에 쫓겨 사사로운 하루를 그냥 보내지 마세요. 사소한 일상 소소한 기쁨이 모여  행복지도를 만든다는 사실은 우리는 모르고 지나가는 건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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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특별판)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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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좋은 봄날입니다. 약간 쌀쌀한 감이 도는 봄밤의 산책은 하루 동안의 스트레스를 풀고, 내일을 준비하는 달콤한 휴식 같기도 한데요. 계절과 계절 사이 짧게 왔다가는 환절기와 어울리는 소설 한 권 어떤가요?  모리미 도미히코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와 함께라면 이상야릇한 꿈을 꾸고 난 듯 몽롱한 기분, 하룻밤 새 사계절을 경험한 것처럼 환상적인 밤마실이 될 테니까요.


 

'모리미 도미히코'의 동명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는 재패니메이션 차세대 주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유아사 마사아키'의 동명 애니메이션으로 절찬상영중입니다.

 

영화를 관람 한 후 소설을 읽었더니, 애니메이션의 다채로운 색감이 생각나 훨씬 빠져들기게 좋더라고요.  원작 소설은 나(선배)와 검은 머리 아가씨의 시점이 교차되며 두 사람의 속마음을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빤스총반장,괴팍왕, 윤페로,헌책시장의신(요괴),궤변춤,친구펀치 등 일본스러운  말투가 물씬. 만화적인 상상력과 뻔뻔한 표현력의 극치를 달리며 어디서도 본적 없는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선사합니다.



​"뭐, 어쩌다 지나가는 길이었어"라는 대사를 목에서 피가 날 정도로 반복하는 내게,

그녀는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 선배, 또 만났네요!"그게 다였다.

그녀와 만난 뒤로 벌써 반년이라는 세월이 그렇게 흘렀다.'

 

남몰래 검은 머리 아가씨를 좋아하는 어수룩한 선배는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한 최눈알(최대한 눈 앞에서 알짱거리기) 작전을 폅니다. 우연히 모여 필연이 돼 듯 자주 마주쳐 기회를 잡겠다는 심산.  천진난만 아가씨는 선배가 자꾸만 보이지만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애타는 선배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밤새도록 술자리를 찾아 산책을 다니죠. 


 

주당(酒黨)들과 함께하는 판타스틱 한 산책은 폰토초에서의 봄, 헌책 시장에서의 여름, 대학 축제가 한창인 가을, 감기로 고생하는 겨울까지 반년 동안 이어집니다.  혼자만의 사랑을 키워 온 선배의 마음이 통한 것 일까요? 완연한 사계처럼 검은 머리 아가씨의 마음도 서서히 물들어 갑니다.

 


산보를 통해 아가씨는  밤 문화와 인생의 참 맛을 알아갑니다.  이백 어르신과 술배틀을 통해 인생무상을 배우고,  연극의 주인공이 되어 즉흥 연기도 불사합니다. 그리고 책으로 연결된 책의 바다에서 인연을 엮는 법도 깨우칩니다. 인생은 이렇게 시간이 지나가는 것도 아쉬운, 사랑하기만 하기에도 짧은 즐거운 일인 것이죠.

 

"예를 들어 내가 오랫동안 찾던 책과 만나는 일. 혹은 길을 걸으며 생각했던 책이 때마침 눈앞에 나타나는 일. 내용도 보지 않고 사 온 서로 다른 책들 속에 같은 사건이나 인물이 나오는 일. 또는 옛날에 내가 샀던 책이 헌책방을 돌고 돌아 다시 내게로 돌아오는 일."


 

특히 독서 인구가 말도 못하게 탄탄한 일본의 책문화, 아니 헌책 문화를 이해하는 가이드로 손색없습니다. 책 속에는 별별 것들을 책으로 만들고, 그것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현되어 있으니까요.  우연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복잡하게 얽힌 인과의 끈에 지배된 책과의 인연. 책을 둘러싼 우연에 마주하는 범, 밤새도록 책과 운명을 논의해 볼 수 있는 철학서기도 합니다.

 


2006년 출간 이후 일본 누적 판매 130만 부를 돌파한 스테디셀러이자 '모리미 월드, 망상 판타지 최고의 수작'이라 불리는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는  영화 포스터로 예쁜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특별판을 구매하는 독자들에게 프레스킷과 포스터를 증정하고 있는데요.  프레스킷에는 영화의 비하인드스토리와 제작 과정은 물론 성우 캐스팅 비화, 스틸컷이 수록되어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 어찌 구매하지 않고 베길 쏘냐!


 

독특한 일본 소설을 좋아하는 분, 만화 같은 상상력과 B급 유머가 취향인 독자, 애니메이션에 빠져 원작 소설을 탐닉하고 싶은 관객 모두에게 열려 있습니다. 좋은 책을 발견하고 소장하는 기쁨,  당신의 인생에서 더할 나위 없는 보석 같은 존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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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범죄자 세트 - 전2권
오타 아이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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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페이지 터너라고 하죠? 잡자마자 미친듯한 흡입력과 몰입도로 페이지를 순식간에 넘기게 되는 책을 일컫는 말. 오랜만에  결말을 궁금하게 하는 페이지 터너를 만났는데요.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스토리텔링, 범인이 밝혀진  상화에서 품는 의뭉스러운 메시지를 쫓는 쾌감까지. 소설 《범죄자》를 티저북으로 읽었습니다.



소설은  《파트너》,  《TRICK2》 등 드라마 각본을 써온 '오타 아이'의 데뷔작으로 한 권당 600 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읽어내려 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240P 정도의 얇은 티저북으로 맛만 본 상태, 굉장한 자극이 되는 소설입니다.

시간이 순삭~ 사라진 시간, 답답한 다음 페이지. 아.. 지금의 흥분이 가시기 전에  다음 편을 읽어야 하는 갈증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 달아나. 가능한 한 멀리 달아나.

앞으로 열흘. 열흘만 살아남으면 안전해.

살아남아. 네가 마지막 한 명이야."


3월 28일 한가한 오후 2시. 슈지는 마음에 들어 하던 아렌의  메일을 받고 역 광장에 도착합니다. 이상할게 없는 평화로운 상황 속 갑자기 다스베이더처럼 검은 에나멜 복장의 남자가 회칼을 들고 무차별적인 살인은 저지르고.. 다친 5명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슈지는  4월 4일까지 열흘 동안 목숨을 부지해야만 무시무시한 계획에서 완전히 살아남게 됩니다.

그날 이후 슈지는 정체불명의 괴한에게 습격을 당하고,  조직 내 따돌림당하는 형사 소마와 함께 역 광장에서 살해당한 사람들의 사연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소설은 기업과 정치계의 음모와 연결된 범죄 소설이자, 추리 스릴러입니다. 실로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한치 앞도 내가 볼 수 없는 전개가 흥미진진합니다.  묻지 마 살인처럼 보였던 다섯 희생자가 서로 얽힌 형태는 진짜 범인을 찾아 꼬인 실타래를 풀어나가야 하는 형식, 관객에게 극도의 집중도와 쾌락을 선사하는 묘미가 있네요.


과연 다섯 시체라는 깔끔한 계획은 누구의 지시이며,  살아남아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슈지는 왜 4월 4일까지 살아남아야 하는지.. 사건 발생 이후 열흘까지의 시간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쫄깃하고 팽팽한 추격전이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듭니다. 어서 빨리 본 책으로 넘어가야 할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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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루를 안아줄게 - 걱정 마, 그 꿈들은 결국 너의 삶이 될 테니
최대호 지음 / 넥서스BOOKS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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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는 《읽어보시집》으로 많은 공감을 얻은 최대호 작가의 시 에세이입니다. 오늘도 지친 하루를 끝내고 들어온 집, 따뜻한 온기처럼 나를 위로 해줄 무엇이 있나요? 막 내린 커피 한 잔, 마중 나온 반려동물, 엄마의 다녀왔냐는 인사 등. 이제 '힘내'라는 말 한마디 보다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하루가 좋아졌습니다.


 

《읽어보시집》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은 언뜻 최대호 작가의 신작이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 것 같은데요.  웃픈 일상을 파고든 반전 시의 카타르시스가 느껴진 전작과 달리 말랑말랑한 감성을 한껏 키운 시에세이. 낯설지만 신선한 흥미로 다가옵니다.


 


최대호 작가는 이번 책을 통해 '서툴지만 한 발 한 발 최선을 다해 걸어가는 자신과 같은 청춘들이 힘들 때마다 펴 보면 위로가 될 수 있는 책을 전하고 싶었다'라고 털어놓았는데요. 비슷한 독자들과 소통하고 만나는 자리를 통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어쩐지 걱정 많은 나를 위한 글 같아  공감이 갑니다.


"지친 너에게.

걱정하는 너에게.

포기하고 싶은 너에게.

"힘내."라는 무책임한 말은 하지 않을래.


대신.

"마음이 안 좋았겠다."

"힘들었겠구나."

말하고 네 마음 알아줄래.


 

 


때론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익명의 위로가 가슴에 와닿을 때가 있습니다.  아프니까 청춘, 괜찮다고 말하면 괜찮아진다는 충고,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  매일 가면을 쓰고, 어제보다 오늘 더 치열하게 살아가야 하는 청춘들에게 패스트푸드 같은 위로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더더욱 최대호 작가의 신작은 누구보다도 사회생활을 시작한 평범한 직장인이기에 현실적인 위로로 다가옵니다. 그렇게 위안을 삼고, 함께 하고, 웃고 울다 보면 삶은 더 단단해지겠지요.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는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일러스트와 감수성 어린 시, 위로되는 글귀와 사진을 보다 보면 저절로 힐링이 되는 마법입니다. 소소한 행복은 갓 구운 빵, 햇볕에 말려 포근함을 품은 이불, 고양이의 보드라운 촉감에도 느낄 수 있는 고마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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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계절 - 김지훈 이야기 산문집
김지훈 지음 / 니들북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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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봄입니다. 계절과 계절 사이에 잠깐 왔다 사라지는 환절기처럼, 짧고 강렬한 사랑 에세이 한 편 어떤가요? 오늘처럼 세상을 촉촉하게 적시는 봄비가 내리는 날, 감성 어린 에세이 한 권 읽는 날. 메마른 하루를 버티는 포근한 라테 한 잔 같은 소소함입니다.

 《너라는 계절》은  《참 소중한 너라서》, 《당신의 마음을 안아줄게요》의 작가 김지훈의 신작입니다.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이자, 가장 하기 어려운 '사랑'을 그만의 감성으로 써 내려갔는데요. 살랑살랑 봄기운과 아릿한 뻐근함을 간직한 구절 하나하나가  밑줄 긋고 싶게 하는 책입니다.


 

그때 그(그녀)는 지금 뭘 하며 지낼까?, 내 생각은 할까?..


 

잠이 오지 않는 새벽, 그(그녀)의 SNS 계정을 쫓아 하얀 밤을 불태워 본 적 있다면  내 이야기 같은 산문집이 많은 위로가 될 것입니다. 사랑을 시작하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끼고 이내 헤어짐으로 마무리 짓는 관계. 참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임을 생각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할 확률은 굉장히 어렵다고 합니다. 그렇게  짝사랑 했던 경험, 고백, 그리고 열정적인 연애 감정이 고스란히 뭍기까지. 세상의 수많은 커플은 어렵다는 확률을 끝내 100%로 바꾸는 사랑꾼들입니다.


책은 한 남자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아마 김지훈 작가의 경험담을 담은 듯 합니다. 산문집 형식을 갖고 있지만 한 편의 긴 시 같기도, 단편 소설 같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발견하는 기쁨, 상대방을 탐색하는 설렘, 상대방의 마음을 확인하던 찬란함, 열정적인 감정의 소용돌이, 어느새 헤어져야 하는 아픈 감정까지. 감정의 온도차가 세밀하게 느껴지는 글들은 고장 난 마음속 큰 위로가 됩니다.  나만 아픈 것이 아님을, 사랑하고 이별할 때의 감정은 누구나 비슷함을 공감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인스턴트가 너무 많아졌어요.

가끔은 정류장까지 걸어서 버스를 기다리고,

버스를 타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 내려

새로운 예쁨을 찾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예쁜 카페도 찾아다녀보고,

그렇게 하루 정도는 조금 번거롭더라도

삶에 여유를 가지는 것도 참 좋은 거 같아요.

행복은,

진심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고

진심은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지만

그만큼 예쁘고 가치 있는 소중함이니까요.


오랜만에 누군가를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는 모든이와 동질감을 느낍니다. 말랑말랑 달큰아릿한 에세이가 연애세포를 깨웁니다. 파스텔 그라데이션 표지 또한 요즘 계절과 잘 어울립니다. 책 선물하기도 그만이고요. 다만, 책을 새벽에 펼치지 마세요. 정리되지 않는 감정으로 속절없이 아프고, 잠 못 이룰지도 모르니까요.



 


김지훈 작가 인스타그램 @ARTIST_JI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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