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프리다 웅진 세계그림책 189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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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요? 멕시코에서 태어나 평생 멕시코에 살며 멕시코의 자연, 민속 , 자신을 주제로 강렬하고도 섬뜩한 세계관으로 유명한 프리다 칼로는 독특함의 대명사입니다. 이런 그녀의 유년시절을 영국 작가 '앤서니 브라운'이 멕시코를 여행하다 영감을 받아 그림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앤서니 브라운 특유의 부드럽고 몽그러운 화풍이 프리다 칼로의 날카로움과 우울함을 새롭게 재해석했는데요. 마치 할아버지가 손녀를 어루만져 주는 듯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로 다가옵니다.

 

소아마비로 아파 다리를 절게 되었고, 오랜 병상 생활 탓에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된 프리다. 그때 만들어 낸 상상의 친구들과 만남을 일기장에 적었다고 합니다.

 

 

종종 날고 싶은 바람으로 하늘을 나는 꿈을 꾸던 프리다는 장난감 비행기를 사달라고 졸랐습니다. 일곱 살 생일 선물로 손꼽아 기다리던 선물은 비록 '날개'였지만, 상상의 날개로 자유를 만끽하고 친구를 만들기도 했죠.

 

그 곳에서 만난 나와 똑닮은 친구는 말하지않아도 내 마음을 아는 듯 했습니다. 내가 갖지 못한 재능과 능력을 펼치는 영혼의 쌍둥이. 그 친구를 현실에서 꺼내 내 평생 동안 창작활동에 쏟아 부울 수 있었습니다.

비록 몸과 마음이 아파 깊은 슬픔 속에 살아갔지만 이마저도 예술로 승화한 '프리다 칼로'의 영감의 원천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앤서니 브라운'은 프리다의 어린 시절을 통해 '마음'을 발견했습니다. 늘 혼자였던 외톨이에서 언제든 부르면 와주는 좋은 친구가 생긴 프리다의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 보는 건 어떨까요? 나른해진 봄날씨처럼 유연해 지는 마음과 사고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프리다 칼로의 그림을 보면 간혹 자신과 똑닮은 친구가 있기도 한데요. 이는 유년 시절의 기억이 점철되어 프리다의 시그니처 화풍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 <두 명의 프리다>를 보고 영감 받은 듯한 이야기가 책 속에 고스란히 재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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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 짓다 - 듣는 순간 갖고 싶게 만드는 브랜드 언어의 힘
민은정 지음 / 리더스북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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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뭐예요?'라고 물으면 우리는 이름을 말합니다. 그 이름을 전해 듣는 순간 당신을 상상하게 하는 이미지가 있습니까? 사람의 이름도 이러할진대 제품의 브랜드력은 잘 지은 네이밍이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합니다. 저자는 오랫동안 우리가 먹고, 마시고, 사용하며 머무는 제품과 공간의 이름을 지어왔습니다. 그 천부적인 재능을 책 한 권에 녹여냈습니다.

 

 

책은 총 네 가지 파트로 나눠 이름 짓기의 법칙과 사례를 설명하고 있는데요. 친숙한 이름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오르내리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비하인드스토리가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심사숙고해 이름을 짓듯이 제품이 탄생하면 이름을 고심 끝에 짓습니다. 브랜드 네이밍이나 슬로건 등 쉽지 않은 일을 국내 최고 전문가에게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광고 카피나 브랜드 네이밍, 번뜩이는 한 줄이 필요한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커피, 커피다움을 연상하는 전략

 

우리의 일상과 여유를 책임지고 있는 커피의 이름에도 '커피다움'이라는 트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세요? 'T.O.P'는 음성학적 기준에도 부합하고, 커피의 발견지인 에티오피아의 발음과 유사합니다. 그리고 TOP이라는 최고의 의미이며 곧바로 연상됩니다.

 

언어의 가장 큰 가치는 들었을 때 무의식적으로 상상하게 되는 힘을 이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카누'는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이것은 다른 제품이다'라고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선도하는데 일조했죠. 바로 노란 믹스커피와 봉지커피 시장에서 당당히 떠오른 블랙커피. 바로 내린 신선한 커피를 연상하며 인스턴트커피로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를 만들어주는 문화까지 선도했습니다.

 

이 부분에도 법칙이 존재합니다. 생소한 이름이 기억에 남으려면 무성음으로 시작해야 하며, 약간의 텐션을 주면 성공입니다. 커피의 강한 맛을 표현한 '카'와 유성음인 '누'가 따라붙어 부드러운 맛도 연상되는 효과도 놓치지 않았죠. 그리고 '카페'가 연상되는 발음과 한국인들의 뇌에서 반응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K, T, N, Y, Z를 착안해 'C'를 쓰지 않고 'K'를 쓴 알파벳까지 고려한 이름입니다. 어떤가요? '카누'가 입에 착착 붙었던 이유가 풀렸나요?

 

 

차의 역동성과 세련미를 담다

 

가장 원초적인 욕망을 표현한 자동차 이름에는 숨은 비밀이 있다고 합니다. '푸앙~~'하는 파열음을 내며 역동하는 자동차는 파워의 원천이자 자아의 이미지 중 하나입니다. 차는 기능적 속성과 감성적 속성 두 가지를 만족시키는 브랜딩이 중요한데요. 신화, 별자리, 동물, 자연현상 등 가장 멋진 단어란 단어는 거의 자동차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세요. 자동차 이름이 멋진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자동차 네이밍에도 숨은 전략이 있다고 하는데요. 먼저 자동차의 본질적 속성을 음성학적으로 반영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정적인 연상 이미지가 있어서는 안됩니다. 해당 차종이 위치할 포지션을 고려한 네이밍 즉, 소형차 이름이 중형차 이름보다 길어서는 안되며, 브랜드 스토리와 커뮤니케이션 활동과 연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자동차 디자인과도 어울려야 합니다. 그러므로 디자인과 이름은 한 뿌리이며, 싱크로율 100% 여야 하는 법칙을 지니고 있습니다.

 

잘 지은 이름, 평생 간다

 

의약품 중 피로회복제는 소비재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드물게 고객과 정서적 유대감을 맺는 브랜드라 할 수 있는데요. '액티넘'은 영어'active(활동적인)'와 라틴어 'annum(1년)'을 조합해 만들어졌습니다. '1년 열두 달, 액티브하게'라는 콘셉트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된 경우입니다. 그리고 공공재 이름은 시대의 감각과 감성을 기록하는 역사 그 자체라고 합니다. 이제 '누리로'를 탈 때마다 절대 잊지 않을 네이밍의 비결도 알 수 있었습니다.

 

한 브랜드를 대표하는 브랜드 네이밍을 위해서는 언어학, 마케팅 및 브랜딩 전략, 법률적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 책은 스타트업 이름이나, 제품이나 서비스를 지을 때, 네이밍이 필요한 모든 곳! 마케팅을 공부하는 분들, 브랜드 전략가나 상표법 전문가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네이밍의 본질은 그 단어를 듣고 제품이 연상되어야 합니다. 잘 지은 이름이 평생 따라다니는 꼬리표가 되고, 리뉴얼한 이름이 기업의 흥망성쇠를 결정하기도 하며, 자국을 넘어 세계적인 제품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의 이름을 짓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부모의 심정처럼, 브랜드 네이밍의 철학과 비법을 알 수 있는 책으로 주저 없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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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한스 로슬링.올라 로슬링.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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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수치 없이 이해할 수도, 수치만으로 이해할 수도 없다.

 

《팩트풀니스》는 2017년 작고한 스웨덴 의사이자 통계학자 '한스 로슬링' 의 첫 책이자 유작입니다. 생소한 단어 '팩트풀니스' 란 한스 로슬링이 만든 신조어로 #사실충실성 이라고 번역할 수 있으며, 강력한 사실을 바탕으로 세상을 정확하게 바라보는 태도와 평가를 말합니다.

오늘자 뉴스를 예로 들어보죠. 팩트풀니스는 그 뉴스가 혹여나 부정적인 면을 보도한다는 사실을 알아보는 눈이고,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이 반드시 위험한 일은 아님을 기억하고, 세계의 중요한 문제를 이해하는데 개인의 죄를 추궁하기보다 시스템을 주목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즉,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간극을 인지하고, 평균 비교와 극단 비교,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각까지 전부 아우르는 전체를 봐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사건을 판단하거나 관찰하는 견지를 게을리하지 말라 당부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라는 부제에 답변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데이터를 믿고 팩트를 정확하게 볼 수 있는 눈을 위해서는 자주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제시된 테스트에 당신의 점수는 몇 점일까요? 부록에는 갭마인더 테스트 국가별 수치가 수록되어 있으니, 내 나라는 몇 위일까 찾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한스 박사는 몇 가지 질문에 답을 유도한 후 통계치에 근거해 이야기합니다. 위에서 말한 테스트에서 순전히 운으로만 침팬지가 정답을 고를 확률은 33%입니다. 그러나 수치보다 못한 정답률이 나온 인간의 점수는 안타깝지만 팩트라고 말이죠.

왜 인류는 침팬지를 이기지 못하는 걸까요? 이유는 사람들의 무지와 상식이 업그레이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이나 저명한 교수, 고위 관료 등으로 옮겨간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들은 한 분야의 전문가지 다른 분야까지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인데요. 한스 박사는 늘 자신이 가진 전문성의 한계를 고민하고 새로운 정보에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는 평생을 사람들의 오해와 편견, 심각한 무지에 맞서 싸워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물 안에 계속 갇혀 살기보다 올바르게 사는 데 관심이 있다면, 세계관을 흔쾌히 바꿀 마음이 있다면, 본능적 반응 대신 비판적 사고를 할 준비가 되었다면, 겸손함과 호기심을 갖고 기꺼이 감탄하고자 한다면 이 책을 계속 읽어보기 바란다.

책에는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부정적인 10가지 본능을 그래프와 도표를 통해 설명합니다. 그중 '간극 본능'은 세상을 상충하는 두 집단으로 나누어진다고 믿는 고정관념입니다.

물방울이라고 부르는 도표를 근거 삼아 세상은 더 이상 예전처럼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나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오늘날에는 다수인 75%가 중간 소득 국가에 속하며 간극을 암시하는 이쪽과 저쪽, 흑과 백이란 분류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죠.

한스 박사는 개인이든 국가든 소득수준에 따라 나눈 네 가지 단계로 설명함이 바람직하며, 단계는 언제든지 이동 가능할뿐더러, 세상을 이분화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마중물이라고 주장합니다.

또한 '확증편향(선입관을 뒷받침하는 근거만 수용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집함. 즉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듣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형상이라 객관성은 없음)'을 멀리하고, 왜곡하거나 확대 해석하지 않고, 정확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키울 수 있는 방법 기르라고 말합니다. 그에 대한 다양한 사례와 방법은 책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명한 책벌레이면서 블로그(게이츠 노트)를 운영 중인 '빌 게이츠'는 여름휴가 도서 목록이나 추천 책이 그해의 베스트셀러가 되는 인플루언서입니다. 작년에는 졸업생들에게 추천을 이 책을 넘어 선물하기 시작했습니다. 졸업, 입학선물, 사회초년생에게 필요한 교양인문서란 생각도 커집니다.

점점 세상은 다양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정보의 바다에서 진짜 정보를 찾고,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끊임없이 생각하고, 물음표를 붙여보고, 확증편향 없는 사고를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책의 저자 '한스 로슬링'교수가 한 말처럼 세상은 생각보다 나아지고 있고, 부정적인 적인 뉴스가 점차 많아진다고 해서 고통이 커졌다고 단정 짓지 마세요. 세상이 보다 고통을 감시하는 능력이 좋아졌다고 생각해보는 겁니다. 좁고 편협했던 당신의 사고를 #팩트풀니스 를 통해 확장해 보세요. 세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세계관이 바뀌는 그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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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잃지 말고 힘내요
김지훈 지음 / 진심의꽃한송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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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로 행복을 찾고, 사랑을 해야 하는 시대.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책은 10년 전 몸과 마음이 아팠던 김지훈 작가의 데뷔작입니다. 우울증을 앓고 있으면서 모든 것을 포기하려 할 때, 치료제였던 '사랑'을 시로 녹여냈습니다. 살아 있음을 느끼게 된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끝에서였다고 합니다. 현재 그를 있게 한 10년 전 이야기가 새 옷을 입고 재출간되었습니다.

 

그때 느꼈던 사랑과 행복, 용기를 담아 아픈 시간을 견디고 있는 사람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사랑과 사랑이 아닌 것들,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을 담았습니다.

행복은

그저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는 마음이고

지금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이고

사랑은

나인 것을 그저 나인 채로

너인 것을 그저 너인 채로 바라봐 주고

또 받아들여주는 마음이니까요

사랑은 주변에 흔이 있지만, 원한다고 다 가질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나눌 수 있고 나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잖아요. 그렇게 부모님이 주었던 사랑이 민들레 홀씨가 되어 온 세상에 퍼져나갔습니다. 사랑을 주제로 써 내려간 시들은 10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며 작가 또한 성장했습니다.

 

아름답고 좋은 글을 읽으며 10년 후 나를 상상해봅니다. 과연 나는 얼마나 더 성장해 있을까? 누군가 지쳐 힘들어한다면 나는 어떤 위로를 전할 수 있을까? 긴 겨울이 지나고 곧 봄이 올 듯합니다. 따사로운 햇살과 온기가 평온한 주말을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저는 봄이 오는 소리보다 더 강력한 따스함을 느꼈습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 부족해 보이는 자신을 탓하고픈 기분, 모나고 거칠었던 마음의 모서리를 둥글고,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힘. 용기를 잃지 말고 힘내라는 작은 한마디가 준 영향력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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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다면
애덤 해즐릿 지음, 박산호 옮김 / 은행나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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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고 생각도 많아 감당하지 못할 때가 있다. 나라는 본질은 무언인가 생각해 본 적이 있나? '애덤 해즐릿'의 소설 《내가 없다면》은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듯 정밀한 표현과 캐릭터의 움직임이 사진 한 장에 녹아든 이야기처럼 상상력을 이끌어 낸다.

정신적인 문제를 가진 한 남자가 자신과 똑같은 괴물을 품고 있는 자식을 단번에 알아본다. 공포와 불안, 깊이를 알 수 없는 우물과도 같은 우울. 소설은 그 남자가 한 여자와 만나는 이야기부터 거슬러 올라가 불안한 마음이 한 가정을 어떻게 파탄 낼 수 있는지를 지켜보는 일말의 과정이다. 무척 괴롭고 허탈하다. 그 기분은 존과 마이클, 마거릿, 실리아, 액릭을 화자 삼아 각자의 입장에서 표현된다.

독자는 읽는 내내 고통과 절망을 고스란히 체득하게 된다.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형식은 그 사람의 머릿속을 헤집고 다녀온 듯한 선명한 촉각과 선연한 이미지로 좀처럼 떨쳐낼 수 없다. 피로하고, 우울하며, 한없이 무력해지는 소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놓은 없는 이유는 정신을 놓은 순간에도 사랑을 쥐고 있던 두 사람의 의지 때문이었다. 때로는 죽음의 앞에서도 희망을 발견하는 삶의 본능은 서로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음울을 습자지처럼 습득해버린 상태에서 쉽게 놓을 수 없는 느낌, 우울의 늪에 빠져보는 경험을 하고 싶다면 추천한다. 가끔 내가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누군가를 생각해 본 적 있다. 가족, 친구, 연인이 느낄 감정의 여파는 견딜만한 수준일까 궁금하다. 정신질환은 사실 본인은 다른 세계로 옮겨가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한다. 그로써 더욱 주변인의 삶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황폐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서서히 보여준다.

(*전문은 아트나인 소식지 2월 'PARER NINE'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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