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인재는 무엇이 다른가
박봉수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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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에 변화를 꾀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어렵게 취업문을 통과해 직장에 들어오면 다 끝난 것 같지만, 연차가 쌓여갈수록 승진에 대한 압박, 동기에 대한 승부욕 등이 이래저래 고개를 듭니다. 한시라도 쉴 수 없는 직장생활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5년 후 경쟁력이 달라집니다.

 

 

이 책은 저자의 노하우를 통해 팔로워십과 리더십, 인간관계, 자기계발, 업무 기술까지 두루 망라해 놓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누구보다 잘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5가지 핵심기술을 정리했습니다.

 

먼저 팔로워십이 있어야 합니다. 시키는 일만 하고 있는 당신은 결코 성장할 수 없습니다. 또한 혼자서만 잘하려고 독식하려는 한다면 조직 전체가 성장할 수 없습니다.

 

동료는 경쟁자이자 파트너로서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경쟁자는 긍정의 의미로 어떤 조직이든 경쟁자가 있어야 적정한 구성원들의 성장이 가능합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모나리자'를 탄생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켈란젤로에게 작품 의뢰를 뺏기면서입니다.

 

팔로워를 키우는 리더십으로 조직 전체의 성장을 도모해야 합니다. 균형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은 물론이요. 남과 다른 관점에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역량을 개발해야 합니다. 타인과 협력에 능하며, 물론 성과는 함께 공유하되 실패했다 해도 남 탓으로 돌리지 않습니다. 칭찬을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상대방의 잘한 행동은 자주 언급해 주어야 합니다. 잘한 행동이 있기까지의 노력이나 능력을 언급하며 감탄과 지지 격려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회사생활에서 가장 어렵다는 인간관계. 인간관계의 본질은 결국 소통입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윈윈하는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적으로 만들지 마세요. 그리고 도태되지 않도록 업무 외에 자기계발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자신의 입장을 바라보다 보면 지식 편식을 막을 수 있고 균형 있는 태도나 놀리적인 사고 증진에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잘하는 기술, 역량을 키워 효율적인 일 처리 방식을 습득해야 합니다. 일 잘하는 기술은 따로 있습니다.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모른다면 배워서라도 익히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직장인이라면 조직생활에서 누구나 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습니다. 이 책은 그 핵심 방법 5가지를 소개함으로써 당신을 조직에서 원하는 핵심 인재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떤 조직에 몸담고 있어도 5가지 스킬을 몸에 익히면 적재적소에 활용할 줄 아는 인재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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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중록 1 아르테 오리지널 1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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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합니다. 항상 비녀를 여러 개 꽂았던 터라 뭔가를 끼적이고 싶을 땐 그중 하나를 뽑아 쓰던 습관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소환관 차림이라 비녀가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가족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 소녀는 장안으로 숨어들어가 남장으로 신분을 감춘 채 소환관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기구한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너지지 않고 미스터리와 로맨스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소녀 황재하의 매력을 발견하는 중국웹소설입니다.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 <셜록>, <구르미 그린 달빛>, <성균관 스캔들>을 적절히 합쳐 놓은 것 같은 이야기. 중국에서 큰 인기에 힘입어 웹툰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현재 소설. 만화 저장수 500만을 넘기고 종이책으로 출간돼 80만 부 이상이 판매된 저력 있는 로맨스 소설이기도 하죠. 잠중록은 '비녀의 기록'이란 뜻으로 주인공 황재하가 추리를 할 때 비녀를 뽑아 끼적이는 퍼즐과도 이어지는 제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명탐정 못지않은 남장 탐정 황재하가 추리를 할 때마다 같이 초초해지고 머리를 굴리게 되는데요. 전혀 진전되지 않을 것 같은 사건도 그녀의 비책으로 풀어나갈 때면 그 쾌감을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문득 이서백은 텅 빈 하늘 같던 자신의 인생에 어느샌가 새하얀 구름이 덧칠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5월의 맑게 갠 하늘처럼 맑은 소녀가 어느 날 갑자기 이서백의 운명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때부터였다. 서로 대립해도 좋았고, 얽히는 것도 좋았다. 그렇지만 이서백의 인생에서는 역시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가며 서로를 잊는 게 제일 좋으리라.

또한, 로맨스물답게 차가운 남자 이서백과의 짜릿한 밀땅도 이 소설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족 살해범으로 몰린 황재하가 자신을 누명에서 벗겨줄 유일한 키인 이서백의 신임을 얻는 부분을 가슴 졸이며 읽게 되었는데요. 사극 장르를 적극 활용하면서도 현대적인 로코 포인트가 내재되어 있어 빠른 몰입감으로 읽어내려갈 수 있었죠.

《잠중록》은 총 4권짜리 소설입니다. 현재 한국에는 2권까지 출간되어 있고, 빠른 전개 탓에 다음 편을 기다리게 되는 소설입니다. 작가 처처칭한은 이미 중학생일 때 소설을 구상했고 13년에 걸쳐 집필을 준비했다고 전해져 촘촘한 서사의 정수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중국 소설의 방대함, 짜릿한 로맨스 소설의 감수성, 문제를 풀어나가는 추리력의 진수를 함께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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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아메리카 JGB 걸작선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지음, 조호근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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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어딘가에서 찾아내게 될, 과거에 아버지였고 미래에도 아버지일 사람에게. 서부의 금빛 낙원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그 사람에게. "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엘리스 섬에서 리버티섬의 자유의 여신상을 바라보던 수많은 이민자들이 떠오르는 소설입니다. 세계의 경찰, 경제대국 1위 미국이 사라진다면 어떨까요? 세계는 대혼란을 겪을까요? 아니면 오히려 평화롭고 평등한 세계로 재편될까요?

소설 《헬로 아메리카》는 2114년 에너지 고갈로 무너진 미국으로 출항한 유럽 탐사대 아폴로호( 소설 속 우주선의 이름과 같다)에서 시작합니다. 그들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감지된 방사능 수치 증기 원인을 찾기 위해 도착했는데요. 마치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할 때처럼 폐허가 된 엘도라도에 당도한 제2의 콜럼버스들입니다.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는 다사다난했던 개인사를 글로 녹여내는 독창적 언어의 작가입니다. SF 우주 개념을 '내 우주'롤 전환한 문학성. 이와 같은 밸러드만의 특별함은 '밸러드풍'이란 신조어를 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스팀펑크 장르라고 할 수 있는 증기선의 등장은 영화화되었을 때 비주얼을 기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견인차가 됩니다. 석유 고갈, 전기 없는 시대. 원시시대나 산업혁명 이전 상태로 돌아가야 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황금빛으로 물든 녹슨 다리들과 말라버린 허드슨강, 형태만 유지하고 있는 자유의 여신상, 로스앤젤레스 등등 화려함의 극치인 미국을 어떤 폐허로 그려낼지 기대됩니다.

"나는 미합중국을 재생하려는 꿈을 피력하려 애썼지만, 그는 내가 한심할 정도로 무모하며, 상표명과 무한한 성장이란 유아적인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고 여긴다. 그는 미키 마우스와 메릴린 먼로 같은 과도한 환상이 옛 미합중국을 죽였다고 생각한다. 최신 정밀 기술이 일회용 카메라 같은 한심한 소도구나, SF로 남았어야 하는 우주의 환상을 실현하기 위해 낭비되었다는 것이다. 미합중국의 마지막 시기 대통령 몇몇은 디즈니랜드에서 바로 모집한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소설은 다양한 인간 군상과 20세기 인류 과거의 영광을 필름처럼 맛볼 수 있습니다. 탐사대에 밀항한 청년 웨인의 시점으로 서술되는데, 뿌리를 찾기 위한 여정은 사소한 거짓말로 시작되게 됩니다. 사실 웨인은 아버지를 본적도 만난적도 없습니다. 20년 전 행방불명된 원정대의 컴퓨터공학부 교수라 믿으며 그 기대감에 원정길에 나섭니다. 하지만 웨인은 밀항자에서 리더가 되고, 45대 대통령을 꿈꾸며 강박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소름 돋게도 현 45대 대통령은 트럼프입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캐치플레이가 소설과 닮았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정치 행보로 미국의 재건을 꿈꾸고 있지만, 어째 신통치 않게 굴러가는 미국 모습과 오버랩돼 씁쓸해집니다.

밸러드는 작품에서 다가올 미래를 예견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왜 그를 SF 뉴웨이브 개척자라 공인하는지 긍정하는 계기가 되더군요. 공교롭게도 소설 속 화자 '웨인'의 이름은 서부극의 단골 슈퍼스터 '존 웨인'인 것도 낯설지 않습니다. 밸러드풍의 몽환적이며 통찰력 있는 내러티브는 지금 읽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디스토피아입니다.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소설은 이번 기회에 처음 읽어봤습니다. ' J.G 밸러드 월드'는 알면 알수록 같은 시간 다른 차원의 기시감, 선명하지 않은 분위기가 매력적입니다.

《헬로 아메리카》는 국내 소개된 책 중에 현대문학에서 2009년 밸러드 타계 10주년을 기리면 만든 'JGB 걸작선'시리즈의 첫 번째입니다. 이어 《콘트리트의 섬》,《밀레니엄 피플》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시간의 목소리 외 24편이 담긴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도 추천합니다. 장편이 아닌 단편의 매력, 병리학적인 현대 문명의 예언자의 목소리에 푹 빠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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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은 없다 - 문제는 불평등이 아니라 빈곤이다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안규남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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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축소는 가장 중요한 목적이 될 수 없다. 경제적 평등은 반드시 실현해야 할 도덕적 이상이 아니다. 우리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사회의 구성원 일부는 충분한 수준 이상의 부를 소유함으로써 안락을 누리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반면 다수의 구성원은 가진 것이 너무 적은 사회를 개선하는 것이다."

 

 

상위 몇 프로의 소수 사람들만이 잘 사는 사회, 심각한 경제적 불평등 사회는 신자유주의 여파로 더 커지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한 빈곤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으며 세계경제대국 미국만 보더라도 극심한 차이를 볼 수 있죠. 우리나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수저론과 헬조선이 화두에 오르며 인류 역사상 현가장 불평등한 사회에 살고 있다고 경졔전문가는 입을 모아 말합니다.

 

앞뒤도 보지 않고 잘 살아보자는 일념하에 경제적 발전을 이뤘다면 이제는 가진 사람이 가지지 못한 사람을 위한 부의 재분배가 어느 정도 일어나야 합니다만. 세상은 만들어진 이론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어딜 가나 소외된 사람들은 존재하고 불평등과 극단적 빈곤은 뜨거운 감자입니다.

 

 

 

저자는 경제적 불평등을 자체만은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일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다만 용납하기 힘든 다른 불평등을 유발하는 불가피한 경향이 문제일 뿐이라고 말하죠. 책은 다수의 사람들이 너무 적게 가지고 있다는 것보다 시급한 것은 충분한 몫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충분한 돈, 그 대안을 책을 통해 들어볼 수 있습니다.

 

 

1장에서는 경제적 평등주의 비판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충분한 소유를 보장하는 것에 도덕적, 정치적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2장에서는 경제적 평등이 진정으로 도덕적 의미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죠.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으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고 저자 또한 영향을 받았다고 서문에 적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무턱대고 불평등은 나쁘고 평등은 착하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공산주의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잘못된 사회 통점을 바로잡고 '다 같이, 충분하게'라는 대안을 주어 심층적으로 분석해 봐야 한다는 것이죠. 오블리스 노블리제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지금 한국경제 또한 어느 때보다도 힘든 터널 속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해야 할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보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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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블러드 -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존 캐리루 지음, 박아린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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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려서부터 위대한 업적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들으며 자랐어요. 그리고 목적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과, 목적 없는 삶이 사람의 성격과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계속 들어왔죠."

 

-「더 뉴요커」와의 인터뷰 중에서-

 

 

《배드 블러드》는 어릴 적부터 성공이란 뚜렷한 목적을 가진 전도 유망했던 젊은 여성의 흥망성쇠를 다루고 있는 논픽션입니다. 가족 인맥을 통원해 초기 투자금을 유치하고, 아직 구현되지 않은 기술을 그럴듯한 기술로 포장해, 확고한 가능성으로 투자 받은 '엘리자베스 홈즈'의 거짓된 성공신화를 쫓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성공을 마다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자기 분야의 최고가 되고 싶고, 돈도 많이 벌고 싶은 인간의 욕망과 잔혹한 파탄을 '테라노스'에서 보았습니다.

 

기업가치 10조 원, 제2의 스티브 잡스라 불리던 '엘리자베스 홈즈'는 우리나라의 황우석 사건을 떠오르게 합니다. 소형화 바늘로 찔러 얻은 극소량의 혈액만을 이용한 혈액진단 기술은 환자 개개인에게 약품을 섬세하게 맞춤할 수 있는 서비스로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요. 2015년 말 탐사보도 전문 저널리스트 '존 캐리루'가 제기한 의혹을 시작으로 끈질긴 추적 끝에 전 세계적 사기극의 종지부를 찍었죠.

 

 

그는 테라노스를 퇴사한 직원들을 인터뷰하며 엘리자베스와 연인 '서니', 그리고 측근들이 저지른 비리와 비밀을 차곡차곡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대체 얼마만 한 간의 크기를 가져야 이런 거짓말을 할 수 있었을까요? 성공을 향해 시작된 달콤한 거짓말은 걷잡을 수 없는 부메랑이 되었습니다.

 

 

그녀의 거짓말이 먹힐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심각한 경제 불황이란 큰 산이, 말도 안 되게 비싼 의료비에서 구제해 줄 희망이란 두 마리 토끼가 있었죠. 난세에는 언제나 영웅이 등장하는 법이지만, 난세를 등에 지고 신기루를 경험한 엘리자베스 홈즈의 긴박했던 몇 년을 영화보다 더 영화적으로 다룬 책이 바로 《배드 블러드》입니다.

엘리자베스의 대범함의 배경에는 어려서부터 강렬했던 경쟁심 뿐만 아니라 좋은 성적과 탄탄히 구축한 영향력 있는 인맥도 한몫했죠.

 

'테라노스'는 스탠퍼드 대학을 중퇴하고 돈을 벌겠다며 실리콘밸리의 핵심 스타트업으로 급부상, 이후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하지만 정보의 흐름을 엄격히 통제하거나 직원들의 작은 퇴사와 해고는 테라노스의 단단한 철옹성을 조금씩 금 가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테라노스는 획기적이며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개척한 게 아니었습니다. 실험실에서나 가능했던 일을 집이나 약국, 슈퍼마켓, 군대에서 가능한 비전 있는 기술이었던 거죠. 윌그린, 세이프웨이 등 대기업과 미군마저 공급 계약을 체결했을뿐더러. 루퍼트 머독, 핸리 키신저, 조지 슐츠 같은 권위 있는 인사들의 찬사와 투자는 오히려 커졌습니다. FDA와 미국 증권거래소까지 그녀를 신봉하게 만든 새빨간 거짓말은 기업의 불안감, 경쟁심을 역공하는 권모술수로 가속화되었죠.

물론, 주변에서 끊임없이 조언과 질책, 걱정을 늘어놓았지만 오직 자신만을 믿었던 엘리자베스에게는 오히려 회사를 무너트리겠다는 협박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왜 그렇게까지 밀어붙였을지 이해 가지 않는 욕망은 결국 파멸로 몰아넣고 있을 뿐이었죠.

 

 

 

남성들이 지배하는 실리콘밸리에서 앨리자베스의 성공은 그야말로 신화 그 이상이었습니다. 여자 스티브 잡스를 꿈꿨고, 검은 터틀넥까지 오마주 하는 등 적극적인 이미지메이킹을 펼쳤으나 거품으로 끝나버린 영화보다도 더 영화 같은 이야기. 역시 영화화되는데 '엘리자베스 홈즈'를 배우 '제니퍼 로렌스'가 맡아 촬영 중에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독서광 빌 게이츠가 꼭 읽으라며 추천한 책이기도 한 《배드 블러드》를 개봉 전에 읽어보길 저 또한 권해드립니다.

남들은 그녀가 소시오패스다, 감응성 정신병이다, 허언증이다,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말합니다. '리플리 증후군'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가 1955년 쓴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 씨》에서 파생된 단어기도 합니다. 영화 <리플리>의 리플리는 밤에는 피아노 조율사, 낮에는 호텔 보이였지만 상류사회의 일원이 된 듯한 착각에 빠져 살인까지 저지르고 자신은 누구인지 혼란스러운 섬뜩함을 그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정아 사건이 좋은 예시기도 합니다.

어쩌면 엘리자베스 홈즈 신화는 실리콘밸리의 창업 성공주의, 여성 신화가 필요했던 사회 전체의 맹목적인 자세가 빚어낸 합작품일지도 모릅니다. 근본적인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는 한 제2, 제3의 엘리자베스는 어디서든 등장할 거라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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