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하는 뇌 - 뇌과학자와 예술가가 함께 밝혀낸 인간 창의성의 비밀
데이비드 이글먼.앤서니 브란트 지음, 엄성수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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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면 한때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위대한 작품도 인정받는 작품에서 잊힌 작품 사이 어디쯤 놓인다. 즉 가장 진보적이던 것이 평범해지고 가장 예리하던 것도 무뎌진다." P27

예상 가능한 소설, 영화는 지루하다. 우리의 뇌는 한편으로는 세상을 예측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싶어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뜻밖의 놀라움과 짜릿함을 추구한다. 점점 빨라지는 기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이유는 뇌의 '인지 유연성'때문이다. 이토록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갈구하는 뇌와 인간의 빠른 적응 능력은 세월이 흐르면서 반복되고, 억제되면서 변화했다.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최근 기술이 빛을 잃어가는 현상, 쇼킹했던 사건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고 무관심으로 방치되는 현상은 세상의 균형과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

 

뮤즈는 갑자기 당신을 찾아오지 않는다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은 사실 사창가 매춘부의 초상화다. 잘 안 풀리던 피카소의 살풀이 작품이자 미술계 전통에 반기를 든 도전적인 작품이다. 미술사가 존 리처드슨이 "700년에 한 번 나올만한 독창적인 그림"이라고 한 <아비뇽의 처녀들>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작품이 아니다. 계보나 족보를 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 어디 한번 살펴볼까?

 

19세기 프랑스에서는 기하학적 형태와 대담한 색채를 이용한 '폴 세잔'이 있었다. 피카소는 세잔이 자신의 유일한 스승이라고 말했다. 피카소의 친구가 가지고 있던 그림 17세기 '엘 그레코'의 제단화 <묵시록전 비전>을 살펴보면 여성들의 누드와 그림 크기와 비율, 구성이 비슷한 점을 볼 수 있다. 피카소는 고국인 스페인의 토착 예술에도 영향을 받기도 했다. 이베리아반도의 조각 얼굴은 <아비뇽의 처녀들>의 한 인물의 묘사와 비슷하다. 또한 아프리카 가면에서도 영감을 받았던 것 같다.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표준이란 틀 깨기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책은 넷플릭스 다큐 <창의적인 뇌의 비밀>의 원작이라 할 수 있다. 다큐는 보지 못했지만 책으로도 충분히 예술과 과학의 상관관계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둘의 기술 세계를 들여다봄으로써 혁신의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인간은 대안이 될 만한 현실을 만드는데 능숙하다. 현실을 가지고 다양한 미래 가능성을 만들어 낸다. '만일~라면'이란 가정은 그래서 21세기를 사는 인류에게 더없이 중요하다. 그야말로 창의력 계발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창의력은 그저 이것저것을 연결하는 일이다. 창의적인 사람에게 어떻게 그걸 해냈냐고 물으면 그들은 자신이 실제로 그것을 한 것이 아니라서 약간의 죄의식 같은 걸 느낀다. 그들은 단시 무언가를 봤을 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이 분명해 보이면 여기에 자신의 경험을 연결해 새로운 것을 합성한다. -스티브 잡스- "

 

창의력은 본질적으로 사회적인 활동이다. 고립이나 혼사서는 어렵다. 서로에게 영감과 자극을 받아 협업할 때 창의성은 발현된다. 갑자기 아이폰이 생기지 않았다는 말이다.

1984년 '카시오 AT-550-7 손목시계에 담긴 터치스크린은 낯설지 않다.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인 1994년 'IBM 사이먼'에서는 앱과 스타일러스 펜도 있었다. 팩스와 이메일을 주고받는 기능, 세계 시간기록계, 노트패드, 달력, 단어 자동완성 프로그램도 장착되어 있다. 카시오가 나오고 4년 뒤 스타일러스로 3D 조종이 가능한 개인용 디지털 보조 장치 '데이터 로버 840'이 나왔다. 사용자는 연락처 목록을 메모리칩에 저장해 휴대할 수 있었다. 1999년 등장한 '팜 Vx'는 요즘 디지털 기기의 얇은 두께를 구현했다. 아이폰은 스티브 잡스의 말 그대로 본 것을 새롭게 연결한 것이다.

 

음악 재생기를 설계한 '케인 크레이머'는 소니의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워크맨의 발자국을 따랐다. 워크맨은 1963년 나온 카세트테이프의 영향을 받았고, 카세트테이프는 1924년에 나온 릴 테이프 덕에 생겨났다. 발명은 계속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은 자신의 경험과 주변 원재료를 토대로 세상을 리모델링 한다. 즉, 지나온 역사와 현재 상태를 알면 다음 세대 산업의 큰 틀이 보인다. 창작자는 다른 사람에게 물려받은 것을 리모델링하는 일을 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원형을 휘고, 쪼개고, 섞어서 만들어낸 익숙한 새로움

경험의 원재료를 토대로 창조하는 뇌 세 가지 전략은 휘기(원형을 변형) , 쪼개기, 섞기를 통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휘기는 원형을 변형하거나 뒤틀어 본래의 모습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다. 마사 그레이엄의 혁신적인 안무나 프랭크 게리의 곡선 건축물이 그 예다. 쪼개기는 원형을 해체해 여러 조각으로 나눠 새로운 것을 만드는 전략이다. 피카소가 추구한 평면 분해 3차원 형상의 큐비즘이나, 수많은 픽셀로 이루어진 디지털 이미지의 기술을 예로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섞기는 2가지 이상의 재료를 새롭게 결합하는 것이다. 사람의 상반신에 물고기의 꼬리를 가진 인어, 사자를 합친 스핑크스, 황소 머리를 한 미노타우로스, 프리다 칼로의 <상처 입은 사슴>의 이미지 등이 있다. 다른 유전적 조직을 하나의 개체에 담는 유전공학이나 newspaper처럼 단어와 단어를 합친 합성어도 여기에 해당된다. 아름다움은 유전학적으로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라서 창의성을 발휘해 탐구한다면 그 영역을 미학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시대를 앞서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핸드폰과 스마트폰 기능을 합친 '블랙베리'는 시대의 변화를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사라졌다. 하지만 수많은 실패를 무기 삼아 창의성과 혁신을 이뤄내기도 한다.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는 47개의 버전이 있었고, 피카소는 들라크루아의 《알제의 여인들》을 15점,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를 27점,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58점이나 그렸다.

 

창의성은 수많은 실패를 토대로 나오기도 한다.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는 인간의 뇌는 안전한 것을 놀라운 것으로 익숙한 것을 알 수 없는 것으로 대체하길 좋아한다. 그때 창의성도 극대화된다. 때문에 창의성과 혁신을 위해서는 한 가지 해결책에 올인하지 않도록 한다. 생산적인 창의성을 위해서는 실수, 연습, 반복을 통한 도전 또는 실패가 어쩌면 해결책에 가까워 기지도 한다.

때문에 실패와 도전을 장려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결과에만 집착하지 않으며 익숙한 패턴에서 일탈의 기회를 자주 삼아야 한다. 오답을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위험을 감수하라고 격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창조경제, 창의력 발달, 혁신. 단어 자체에만 구애받지 않고 어릴 때부터 내실을 탄탄히 다져야 한다. 주변의 모든 구역에 창조 씨앗을 뿌리고 골고루 자라나도록 아낌없이 물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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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안 맞고 집에 가는 방법 -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우수상 웅진 우리그림책 53
서영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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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떨까? 비 오는 날, 맞벌이 가정이었던 나는 우산 없이 오는 비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다. 누구라도 데리러 올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약간은 다크 했던 어린 시절을 이 그림책으로 치유했다.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비 안 맞고 집에 가는 방법》 때문이다.

 

 

문방구 앞 뽑기 기계에서 알록달록한 아름 뽑기 한 아이는 비가 오는 지도 모르고 열중이다. 한 두 방울 떨어지던 비는 금세 쏴아하는 큰 줄기의 비가 되고, 우산이 없지만 아이는 걱정 없다 말한다. 왜냐하면 비 안 맞고 집에 갈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아이의 상상력으로 펼쳐지는 귀엽고 따스한 비 안 맞고 집에 가는 방법 캡슐을 열어볼까 한다.

 

먹구름의 물기를 짜 우산 대신 쓰기도 하고, 벼락 맞은 나무를 뒤집어써보기도 하고, 좀 시끄럽긴 하지만 머리 위로 개구리 집을 빌려 써보기도 한다. 아이의 변화무쌍한 표정 변화와 익살스러운 몸짓, 행복과 실망을 반복하는 위기 탈출 시리즈를 즐길 수 있다.

잠깐 빌릴 수 있는 집은 무궁무진하다. 새집, 벌집, 거미집, 금붕어 집. 그중에서 단연 최고는 댕댕이네 집이다. 그러다 운 좋게 하마라도 만나면 위험부담이 있지만 조금 시간을 벌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안전한 방법은 박스를 뒤집어쓰는 거다. 적당한 크기를 고른 후 쓰고 가다 보면 또 몇 분을 버틸 수 있다. 비가 점점 거세게 오기 시작한다. 박스도 눅눅해지고 또 다른 박스를 구하기도 어렵다.

앗!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사이. 보물처럼 품 안에 들고 있던 뽑기를 떨어뜨렸다. '악, 안돼!!! 내 캡슐'. 눈물을 뚝뚝 흘리며 줍고 있는데 '어!' 빨간 공룡 캡슐이 큰 우산이 되어 주었다. '거봐, 내가 비 안 맞고 집에 갈 수 있다 그랬지?'.

알록달록한 색감과 몽실몽실한 그림체, 분홍 돼지의 익살스러운 표정이 압권이다. 비가 오는 날은 좋아하지 않았지만 유쾌한 상상력에 기분이 좋아졌다. 요즘 가정은 아이가 거의 혼자다. 외동으로 크는 아이들은 혼자 노는데 익숙하다. 그때마다 우울해하거나 기운 빠지지 않고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 놀이를 즐기는 모습이 그림 속 아이에게 투영되어 있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동화되는 기분 좋은 바이러스는 힘들 때 꺼내보면 큰 위안이 될 것 같다. 통통 튀는 매력으로 단번에 시선을 잡아 끄는 《비 안 맞고 집에 가는 방법》은 상상력과 창의력을 잃어버린 어른들에게 전환점이 되는 책이다. 비를 피하는 방법을 통해 자외선을 피하는 방법, 월요일을 피하는 방법, 더위를 피하는 방법 등 재미있는 발상의 전환도 꽤 하는 고무적인 시간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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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친구 -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대상 웅진 모두의 그림책 22
사이다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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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모두 다 다른 모습과 성격을 가진 존재들이 부대끼며 살아간다. 삶에 대한 본능과 욕망은 특히 자연계의 숙명과도 같다.

 

 

잔디의 세상에 이곳은 천국이나 다름없다. 때 되면 시원한 물도 주고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오면 친구들도 찾아온다. 여기저기 영양을 보충해줄 간식도 준비된다. 친구들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잡초 혹은 풀이다. 잔디는 계절마다 찾아오는 애기똥풀, 토끼풀, 질경이, 망초, 개비름, 소루쟁이, 까마중, 방동사니 등 이름도 예쁜 친구들이 반갑다.

 

 

여기서 잔디의 또 다른 친구들을 소개한다. 그친구는 머리가 길었다 싶으면 어김없이 나타나 똑같은 길이로 이발도 해준다. 싫든 좋든 이발을 받아야 한다.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던 대상 수상작 《풀친구》는 골프장 잔디의 눈으로 본 세상을 그렸다. 잔디가 되어 본 골프장 생활은 때 되면 밥 주고 씻겨주고 단장시켜주는 편한 세상일 지도 모른다. 다양한 친구들이 찾아오지만 떠나가기도 하는 잔디의 생애 주기를 관찰하는 느낌이다.

 

마지막 장을 넘길 때의 '헉'하는 소리가 낮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희망을 상징하는 민들레 홀씨는 잔혹하고 냉철한 세상에서 밝고 따스한 미래를 말하는 상징이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것, 자연의 순환을 말한다. 이리가 득실 되는 세상 실패와 좌절이 생기더라도 꿋꿋하게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시원한 색감으로 만나볼 수 있다. 여름과 잘 어울리는 그림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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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의 과학 - 하나의 세포가 인간이 되기까지 편견을 뒤집는 발생학 강의
최영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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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학이란 생소한 학문, 책은 하나의 세포가 하나의 개체로 변화하는 과정을 공부하는 생물 분야 발생학을 쉽게 재미있게 접근한다. 동물 배아를 조용히 관찰하며 시작한 발생학은 실험실에서 구현해내는 연구의 범위를 넓혔다. 줄기세포의 무한한 가능성처럼 나를 만드는 과정을 탐구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나의 세포가 인간이 되기까지 편견을 뒤집는 발생학 강의를 들여다보자!

 

《탄생의 과학》은 정자와 남자의 만남을 시작으로, 자연유산, 임신중독, 여성의 몸, 줄기세포가 발달해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 등이 담겼다. 깊은 정보를 제공한다기보다 얕지만 이해 가능한 대중과학을 위해 쓰인 듯하다. 과학의 권위를 내려놓고 쉽게 설명하기 위하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중간의 삽화나 사진뿐만 아니라 존대어를 사용해 과학자가 직접 설명해 주는 듯한 느낌이 배가 된다.

 

임신중독은 전자간증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도 2004년이 되어서야 전자간증의 원인은 50퍼센트 이상이 유전적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어떤 유전자가 어떤 식으로 병을 일으키는지는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엄마 몸속에서 영양분을 섭취하는 아이는 엄마의 자원과 보호 없이는 온전히 태어날 수 없다. 하지만 임산부가 겪는 변화에 대해서는 실험실도 지원도 부족한 현실이라고 한다.

 

저자는 모성애라는 단어 아래 엄마의 고통과 인내, 희생이 당연시되어야 한다는 암묵적 합의가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앞으로 과학적 검증된 조언, 임신 중과 출산 후에도 나타나는 변화들에 대한 연구, 출산 후 겪는 크고 작은 질환들에 대한 서비스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임신과 출산의 그늘이다. '내가 언제 태어나게 해달라고 했어?'라며 부모에게 날선 말을 던졌던 날들을 반성한다. 배 속 아기가 항상 천사가 아님을 상기시켜주는 책이다.

또한 어디서도 배워본 적 없는 교과서 밖의 과학도 흥미롭다. 지금까지 정자 혼자서 열심히 헤엄쳐 자궁 속 난자와 결합하는 게 수정이라고 배웠다면. 이 책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과학은 틀에 박힌 생각의 저장소에서 나오면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정자는 혼자 경주하지 않고 수정이 되기까지 자궁 근육이 돕는다. 난자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난자는 화학 물질을 내뿜어 정자가 쉽게 올 수 있게 유도한다. 정자는 올챙이처럼 꼬리를 흔들며 지그재그로 나아가지만 수정 능력을 획득한 후 머리와 꼬리를 빙글빙글 돌면서 헤엄친다.

 

난자는 흔히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다고 배웠지만, 여성이 몸에 갖고 태어나는 난자는 미성숙 난자다. 그중 완전한 성숙을 마친 난자만이 배란되어 정자와 만날 수 있다. 이 난자들은 사춘기부터 폐경까지 한 달 주기로 성숙하며, 난포 자극 호르몬 양이 급격히 줄어 의존도가 낮은 난자 하나만 살아남는다. 다른 미성숙 난자는 퇴화한다. 그러니 이미 정자를 만나기까지는 올림픽보다 어렵다는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세상에 쉬운 건 하나도 없다.

황우석 박사로 줄기세포에 대한 대한민국의 관심은 크다. 논문 조작 사건 15년이 가까워진 지금, 줄기세포 연구는 어디까지 왔는지도 알 수 있다.

 

줄기 세포라 몸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가 유래된 세포라고 이해할 수 있다. 줄기세포는 자신과 똑같은 줄기세포를 만들기도 하고 우리 몸을 구성하는 여러 세포가 되기도 한다. 특정 세포가 되는 '분화능력'을 갖는데 이를 통해 불치병 치료도 가능하다.

 

그런데 줄기 세포라 해도 다 같은 줄기세포가 아니란다. 다양한 세포가 될 수 있는 발달 잠재력을 줄기세포는 갖는데, 크기에 따라 등급을 매긴다. 가장 높은 등급은 전능성, 한 단계 아래는 만능성 또는 전분화성이라고 한다. 그 아래는 다능성이다. 세포는 처음에는 전능성을 갖다가 만능성을 갖고, 마치 어릴 적 꿈이 점점 현실화되듯 만능성을 잃고 특정 세포가 되어간다.

 

때문에 만능성을 가진 세포들은 태아를 구성하는 세포만 만들 수 있다. '배아 줄기세포'란 만능성 세포를 꺼내 실험실에서 배양해 만든 세포다. 즉, 배아 줄기세포는 우리 몸 그 어떤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는 높은 발달 잠재력을 지녔다. 때문에 불치병 치료를 위해 거부반응을 최소로 하는 환자와 유전적으로 똑같은 인간 배아를 만들어 복제한다. 이 부분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모든 장기를 실험실에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사실상 모든 장기에서 가능하지만 아직 노력이 필요한 단계다. 만약 오가노이드가 발전한다면 실험실 쥐나 동물들의 희생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다. 미디어에서 부풀려지거나 막연하게 보도되는 기사의 이면을 정확하고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다. 과학은 생각보다 더디다.

 

흔이 과학은 진실로 간주된다. 과학적 사실이라는 테크가 붙으면 맹목적으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학적 사실은 진리가 아닌, 과학자들이 여러 방법으로 도출해낸 실험 경과를 서로 합의한 의견에 불과하다. 때문에 이미 오랫동안 믿어온 사실도 몇 년, 몇 십 년 후에 얼마든지 새로운 질문을 던져 개진할 수 있는 매력적인 분야다.

 

책을 통해 발생학이라는 분야를 알게 되어 기쁘다. 더불어 오도하고 있던 정보도 수정할 수 있었다.'나'라는 존재가 세상에 있기까지 얼마나 긴 여정이 있는지 곱씹어 보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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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인간 - 부와 권력을 지배하는 인공지능의 보이지 않는 공포가 온다
해나 프라이 지음, 김정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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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은 과거 사람들에게 영감이 주는 해였나 보다. 영화 <아일랜드> 속 배경,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배경이 바로 2019년이기 때문이다. 2019년을 살고 있는 인간의 삶은 영화 속 보다 발전되거나 파괴된 모습은 아니지만 인공지능의 서늘한 공포를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

생활 곳곳에 자리 잡은 알고리즘

책은 우리가 나날이 의지하고 있는 존재 '알고리즘'에 대해 다루고 있다. 알고리즘은 인공지능뿐만이 아닌 우리 실생활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고리즘은 검색엔진, 쇼핑에서부터 의료, 범죄, 교통, 정치 일상생활에도 파고들었다.

당신이 오늘 어떤 음식을 먹을지 고민하다 컴퓨터가 추천해준 음식을 선택한 것도 바로 알고리즘에 의해서란 사실을 알까? 넷플릭스를 재미있게 시청하다 드디어 마지막 화를 끝냈다. 넷플릭스는 시청자가 다음에 어떤 콘텐츠를 보고 싶어 할지 추천해 준다. 당신은 추천해준 드라마를 무심코 클릭할 가능성이 높다 알고리즘은 편리하다. 하지만 오류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알고리즘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알고리즘이란 무엇인가?

 

 

영화 <업그레이드> 스틸컷

                                                                        

알고리즘은 넓은 뜻에서 어떤 문제를 풀거나 목적을 달성하고자 거치는 여러 단계의 절차를 말한다. 방정식, 산술식, 대수, 미적분, 논리, 확률이 들어간 수학 연산을 순서대로 해석해서 컴퓨터 코드로 옮겨 좋은 것이다.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입력받고, 구체적인 목표를 부여받아, 설정에 따라 빠른 계산 속도로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여 목적을 달성한다.

 

문제는 인간보다 알고리즘이 실수 없이 100% 정확하다고 편견을 갖는 것이다. 다양한 상황에서 알고리즘의 정확성을 핑계 삼아 알고리즘에 권위를 보여한다. 구글링 할 때 1페이지보다 2페이지의 정보를 신뢰하는 사람은 적다. 대체로 믿을 만한 알고리즘을 신뢰하는 것과 알고리즘의 특성을 확실히 이해하지 못한 채 신뢰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영화 <엑스 마키나> 스틸컷

 

현대 의학의 모든 역사와 성과는 데이터의 반복과 패턴을 찾는 분야로 발전되었다. 의료 영역에서 개인 정보 보호와 공익 사이에서 당신이 공개하고 싶지 않은 질병까지 공개하는 것은 타당할까. 즉, 선택이 누구를 위한 이익인지를 경계해야 한다. 알고리즘은 오류를 범하더라도 최종 결정권자인 인간이 검토하고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이 늘 옳은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최종 결정권은 사람이어야 할까, 기계여야 할까?

우리가 알고리즘을 좀 더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 알고리즘을 맹신하기보다 꼼꼼히 분석하고 상황에 맞게 판단해야 한다. 너무 쉽게 개인 정보를 제공 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문제다.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다. 커피 기프티콘을 준다는 말에 덥석 정보를 제공하고, 3개월간 이용할 수 있음에 동의한 나 자신을 반성한다. 중간 업자가 데이터를 빼돌려 악용하는 게 문제긴 하지만 말이다.

《안녕, 인간》은 알고리즘의 긍정성보다 인간이 악용할 때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과 문제점에 대해 말한다. 인류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알고리즘이 당신의 목을 조를지 모를 일이다. 인간이 계속 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계의 오류와 결함은 물론 인간의 결점과 약점까지 이해해야 한다. 앞으로 더 나아갈 과학 발전에서 주도권을 어떻게 잡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영화에서나 봐왔던 디스토피아가 될 미래, 생각만 해도 공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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