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플랫폼의 행동 방식 - 세계 비즈니스 판도를 뒤바꿀 발칙한 전략과 혁신
이승훈 지음 / 와이즈베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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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으로 경제를 만들어가는 나라가 있다. 거래, 커뮤니케이션, 이동, 검색, 미디어, 콘텐츠 등 모든 영역이 플랫폼으로 해결되는 곳이 바로 중국이다. (중략) 중국이 경제 강국으로 등장할 것이라 이미 예상되어 있다. 중국 플랫폼을 이해하는 것은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는 길일 것이다.

p72-73

저자는 싸이월드 사업본부장으로 근무하며 국내 플랫폼 기업의 초기 멤버였다. 이후 대학에서 플랫폼 이론 강의를 통해 국내외 플랫폼 사업을 가르쳤다. 서문에서 전작 《플랫폼의 생각법》서 들었던 생각을 중국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이 책에 풀어 내었다.

 

미국이 플랫폼의 시작이라면 중국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활용도가 높은 국가라 할 수 있다. 플랫폼 성장 요소는 크게 두 가지다. 양면시장의 참여자들을 끌어들일 만큼 충분히 매력적인 도구와 참여자들이 동의하는 운영원칙이 있는가다. 또한 네트워크형 사업기도 하다.

 

기존 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이 선형이라면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은 평면적이다. 다시 말해 평면적이라는 개념은 다수의 공급자와 소비자가 모두 참여하며 광장으로서 시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다수 참여자들의 동의와 인정을 얻어 플랫폼이 성립되면 이것을 양면시장이라 부른다.

 

그중에서도 이 책은 중국 플랫폼 행동 방식과 모범 사례들을 모았다. 개방과 공유라는 정부 주도의 중국 시장에서 포화된 플랫폼 시장의 해법을 찾아볼 수 있다.

 

아직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징둥, 핀둬둬, 아이치이, 토우탸오, 화웨이 등 있지만 자국에서만 쓰일 뿐 해외에서는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중국의 성장은 시간문제일 뿐 반드시 찾아오기 때문이다. 중국의 국가적인 문제 때문이기도 한데 이 책을 통해 중국인들의 삶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라면 꼭 알아두어야 할뿐더러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세계정세와 중국의 성장에서 플러스로 작용할 것을 권고한다.

 

 

내가 주목한 플랫폼은 게임회사 텐센트다. 최근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부활시킨 곳이다. 거대한 자본력과 투자로 아무도 살려내지 못한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제작했다. 이런 텐센트는 QQ라는 메신저(우리나라의 네이트온과 비슷)를 통해 8억 명의 고객을 모으고 그 안에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창출했다. 완전히 닫힌 서비스에서 완전히 개방된 플랫폼이 탄생한 것이다. 바로 위챗(우리나라의 카카오톡과 비슷)이다. 중국의 폐쇄성은 최근 위챗만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을 만들고 있다. 점점 중국은 이방인들에게 적응하기 어려운 나라가 되고 있다. 모든 소통, 예약, 지불을 위챗으로 가능하게 했기에 환전도 필요 없어진다.

텐센트는 모방으로 성장해 주변에 적이 많은 기업이기도 하다. 이는 오로지 텐센트 안에서만 제공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기도 한데 인기를 끌고 있다 싶으면 빨리 카피해서 싼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경쟁사 입장에서는 화가 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그렇게 QQ는 폐쇄성을 통해 수익을 창출했고 그 수익을 통해 중국의 다른 인터넷 기업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중국은 자국 내 거대 인구수가 주는 시장 확보와 정부의 개방적인 태도로 데이터를 통한 인공지능의 활발하게 펼쳐질 미개척지다. 중국은 후발주자지만 개발도상국이라는 이점으로 상거래와 소통, 이동, 즐기는 콘텐츠에 집중되어 있다. 즉 삶의 영역에 밀착된 서비스가 많다. 그리고 플랫폼이 소수의 사업자에 의해 독점되고 있다. 특히 두 마씨(마윈, 마화텅)이 지배하는 시장은 양날의 검으로 불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장단점이 있다.

 

코로나19의 발생지인 중국 입국자 무제한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정부의 입장은 사드 보복 같은 경제조치 및 여러 이후로 하지 않은 듯한데 두 진영으로 나눠 잘잘못을 따지기 바쁘다. 때문에 지금처럼 뒤숭숭한 시기에 중국 플랫폼 책을 읽는다는 게 결코 반갑지만은 않다. 하지만 곧 끝날 거라 믿는다. 그때까지 미래를 대비하며 날아오를 준비를 하는 게 어수선한 시국에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비법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이 진리는 어떤 일에 대입해도 실패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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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겨울
아들린 디외도네 지음, 박경리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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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믹서에 담겨 출렁이는 수프와 같아서, 그 한가운데에서 바닥으로 끌어당기는 칼날에 찢기지 않으려고 애써야만 하는 것이다.

p91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한다. 세상의 모든 성장은 그래서 아프고 그래서 힘겹다. 하지만 누구나 성장한다. 상처받은 유년 시절이라고 해도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이겨내야만 한다. 그 과정을 과연 아이들이 감당할 수 있을까.

벨기에의 공쿠르상이라 불리는 빅토르로셀상을 비롯해 전 세게 14개 문학상을 석권한 《여름의 겨울》은 잔혹한 성장소설이다. 《모모》, 《자기 앞의 생》을 잇는 경이로운 성장소설이란 찬사를 받은 이 소설은 아버지의 폭력에 속수무책인 가족들의 심경을 다루고 있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해,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할지 텍스트로 경험하는 폭력이다.

사냥을 즐기는 아버지는 엄마는 물론 소녀와 그 남동생까지 가족이 아닌 사냥감으로 치부할 뿐이었다. 사랑이란 이름은 폭력으로 치달을 수 있음을 끔찍하리만큼 보여주고 있다. 무기력한 엄마는 아이들을 돕지 못한다. 자기 목숨값도 챙기지도 못하는 상태니까 말이다.

십 대 소녀는 이름이 없다. 발에 밟히는 잡초에게도 이름이 있건만 소설 속 주인공 아이는 이름이 없다. 그저 아버지의 부속품일 뿐 개인의 삶, 한 인격체로 존중받을 수 없어 안타깝다.

 

여자아이가 무슨 교육이냐고 말하는 아버지 탓에 이름조차 부여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철저히 남동생 '질'을 빼고는 등장인물의 이름을 철저히 숨긴다. 익명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도 남는다. 원제 (La vraie vie) 진짜 삶의 의미처럼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가짜였으면 하는 바람이 커진다. 소설을 통해 진짜 삶을 살고 싶었던 아무개 소녀의 가짜 삶을 먹먹한 문체로 만나볼 수 있다.

항상 음지에서 도사리고 있는 가정 폭력의 위험에서 제대로 된 치유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무엇보다 폭력을 가정의 문제로만 치부하고 무관심 할 때 사회도 도와줄 수 없음을 이야기하고 싶다. 누군가는 지켜보고 관심 가져 주어야 제2, 제3의 희생자가 생기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가정의 울타리가 어쩌면 누구도 넘어올 수 없는 높은 장벽이 되는 양날의 검이란 생각도 들었다. 책을 통해 공포스러우리만큼 폭력의 공포를 함께 하는 듯했다. 나야말로 폭력에 그대로 노출된 것 같은 힘겨움에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없었던 힘겨운 독서였다.

나는 먹잇감이나 희생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 살고 싶었다. 정말로 살아 있고 싶었다. 감정을 느낄 줄 아는 존재로.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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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은유하는 순간들
김윤성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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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랜만에 여행책을 읽었다. 원래 여행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번 만은 예외였다. 세상이 하도 흉흉하여 집에서 보내는 날들이 많아지는 이때, 대리만족도 할 겸 집어 들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실제 비행기를 타고 걸어서 다니는 여행보다 생생하게 다가온 즐거운 대리만족이었다. 여기저기서 한국인 출입국이 불허되거나 억류되는 뉴스를 보다 보니,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저자는 22년간 창원 시청에서 근무하며 틈틈이 30여 개국을 여행했고 그때 받았던 소회를 여행 에세이로 풀어 냈다. 문학적 감수성까지 더해져 그 세계로 들어가 본 듯 느낌도 잠시 가졌었다.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솔직 담백하게 쓴 문체가 퍽 마음에 든다.

 

 

 

 

그 순간 내 여행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여행은 기대만큼 아름답거나 근사하지 않다. 오히려 우리의 일상보다 훨씬 비루할 때가 더 많다. 그러나 가끔 오늘처럼 말도 안 되는 풍경을 여행에서 만난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한다. 이 한 풍경을 목도하기 위해, 평생을 바쳐도 아깝지 않은 풍경을.

p133

 

 

저자와 다녀와 본 곳이 겹칠 때는 나의 추억을 꺼내서 함께 곱씹어 보고, 그렇지 않을 때는 앞으로 가보고 싶은 여행지 버킷리스트에 추가해 보았다. 지금쯤 그 나라의 공기, 색감, 사람들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만으로도 흥분되는 순간이다.

 

저자의 말대로 여행으로 삶이 은유하는 기분을 살짝 맛볼 수 있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예기치 못한 사람들, 음식들, 풍경들. 꼭꼭 눈에 담아두고 사진으로 남겨두면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적절한 치유제가 된다. 여행을 가보면 알겠지만 행복하고 즐거운 일들만이 아니다. 역도 없고 정확한 시간도 지켜지지 않아 계획이 틀어진 오슬로 여행 편을 읽으며 생각했다. 여행도 우연이라고. 삶은 큰 우연의 연속이고 우연이 모여 필연이 되는 것이다.

 

 

 

 

나도 몇 년 전 다녀온 여행지 사진을 보면서 답답한 마을을 달래고, 힘들었던 시간을 보상받았다. 여행은 반복되는 일상을 치료하는 상비약이다. 피로할 때 하나씩 꺼내 먹는 달콤 쌈싸름한 다크초콜릿처럼 다시 힘내서 살아갈 수 있는 작은 사치다.

 

 

비록 내가 직접 가지 못해 책으로 읽고 보는 거였지만 충분히 즐거웠다. 대체 언제쯤 일상을 보낼 수 있을까. 요즘 같은 시기에는 마음 놓고 사람을 만나고 지나가고 부딪히며 침 튀기며 만나는 일을 극도로 꺼리게 된다. 만남 자체에 부담을 느끼며 사람을 한 객체가 아닌 잠재적 바이러스 보균자로 몰아가고 있다. 요즘 더욱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고 여행의 낯섦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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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스탠퍼드 대학교 최고의 인생 설계 강의, 10주년 전면 개정증보판
티나 실리그 지음, 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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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인간은 항상 일이 벌어지고 후회한다. 아무리 주변에서 말리고 조언을 해주고 걱정한들 본인 스스로 겪어보지 않으면 깨우치지 힘든 족속이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 필자도 후회하는 일들이 수두룩하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인간의 습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당신이 살아갈 실제 삶은 교실문이 활짝 열린 가운데 치르는 오픈북 시험과도 같다. 그곳에서 당신은 주변의 다양한 자원을 이용해 일, 가족, 친구, 보다 넓게는 세계와 관련된 문제들, 정해진 답이 없는 문제들과 씨름해야 한다.

p26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은 제목처럼 꼭 스무 살을 기점으로 하지 않는다. 상징적인 나이 스물을 비유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물론 스무 살, 그러니까 법적인 성인이 되어 책임과 의무감을 배워가는 시기에 안다면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기업가정신의 최고 권위자인 '티나 실리그'의 강의를 책으로 옮겼다. 10주년 개정보증판이다. 강의명은 '기업가정신과 혁신'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부터 퇴사자,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중장년증, 인생 이모작을 꾸는 은퇴자 등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이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용기와 희망을 주기 충분하다.

 

티나 실리그는 스탠퍼드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어 준다. 5달러로 두 시간 동안 수익을 창출하라는 '5달러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또한 카일 맥도널드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빨간 클립 열 개를 주고 수익을 창출하라는 미션을 준다. 카일 이야기는 빨간 클립을 물물교환해 최종으로 집 한 채를 산 실화다. 학생들이 어떤 일을 벌여왔는지는 책 속에서 확인 가능하다.

 

저자는 다양한 미션을 통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에서 전혀 다른 생각으로 발전하고, 또 미처 발견하지 못한 기회와 가능성을 접근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학교에서 알려주는 이야기지만 학교 밖에서 성공과 실패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실패자 이력서를 작성해보며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정리해보는 일을 계속 업데이트하라고 하기도 한다.

 

학교에서 배운 규칙은 사실상 사회에서 통하지 않을 때가 많다. 지키지 못할 경우도 허다하다. 학교란 울타리는 안전한 모범사례만 들려주고 있다. 동화를 들려주고 '그래서 왕자와 공주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낸다. 그 이훼 부부 싸움을 했거나 육아 문제, 성격차이, 경제적 문제로 이혼했을지 모를 현실성을 쏙 빼놓고 말이다. 틀에 박힌 이론만 설명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막상 학교와 사회의 차이에 혼란이 가중되겠지만 기본을 갖추고 있고 실패의 경험을 쌓았다면 이겨낼 수 있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하루가 실험의 연속이고 실패를 통해 경험을 얻었다면 훗날 통찰에 쓰일 유용한 데이터를 가득 쌓은 것이다.

 

그 예로 서문에 나온 한국 학생의 고민이 와닿았다. 정답이 하나인 답안지의 동그라미를 채우는 현실, 객관식 시험에서 자신이 틀린 문제의 정답을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을 소개하며 자신조차 답을 찾기 힘든 문제였다고 꼬집는다. 이는 수치화할 수 있다고 해서 모두 중요한 것은 아니며, 중요하다고 해서 모두 수치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예다. 여전히 우리나라 교육이 외국과 다르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우리는 학교 졸업과 동시에 앞에 놓인 삶의 불확실성에 불안해하지만, 그 불확실성은 이후로도 '절대'사라지지 않는다. 새로운 직장에 들어갈 때, 새롭게 사업을 시작할 때, 새로운 사람을 사귈 때, 아이를 가졌을 때, 은퇴할 때 등등, 우리는 인생의 모퉁이를 돌 때마다 늘 불확실성과 마주하게 된다. 그 모든 결정과 행동의 순간에 커다란 불확실성을 맞닥뜨리는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기회도 만난다.

p165

책에 제시된 창의성을 점차 넓혀 일상에 대입해 볼 수 있다. 개인, 팀, 조직으로 말이다. 이때 혁신적인 아이템이나 가치를 양산할 수 있다. 기회는 가까이에 있다. 다만 발굴하지 못했을 뿐이다. 살아가면서 다양한 장애물과 마주친다. 이때마다 한 가지 답안을 가진 사람보다 여러 답안지를 선택해 고를 수 있는 사람이 유리하다.

 

그래서 늘 사회의 통념이나 이론에 항상 의문부호를 갖고 의심해보는 성향도 추천한다. 주변에서 괴짜나 관종이란 소리를 듣는다고 해도 개의치 말고 확고한 관점이 있다면 밀고 나가는 건 어떨까? 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기회를 찾고 우선순위를 조절하며 실패를 통해 쌓은 노하우는 당신 삶을 지탱해줄 것이다. 이는 스무 살뿐만이 아니라 서른마흔 죽을 때까지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습관으로 삼아야 함을 잊지 말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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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관계의 법칙 인간 법칙 3부작
로버트 그린 지음, 강미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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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은 권력이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상대방에게 내가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살아간다. 권력을 좋아하는 한 인간은 결코 유혹의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외모의 매력은 금방 식는다. 유혹의 힘은 내면 그러니까 얼마나 심리게임에 능하냐에 달려있다.

 

따라서 이 책을 읽는 사람의 목적은 명확하다. 인간 관계 법칙을 욕망으로 풀어냈다. 인간 관계의 법칙이라 쓰고 상대의 마음을 장악하는 유혹이라 부른다. 친구, 직장, 연인 등등 관계에서 매력적이고 설득력 있는 인싸가 되고 싶다는 것. 매력적인 유혹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관계를 주도하기 위한 9가지 유형이 흥미롭다. 관계가 주도자의 예시를 들어주고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한 자질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다. 인간관계에서는 금기, 터부 위험한 것, 약한 것을 동경하는 성향이 있다. 이를 이용하면 관계의 우의에 설 수 있다.

 

먼저 세이렌이다. 사회적인 역할과 모습에 억눌린 남성에게 강한 해방감을 주는 유혹자다. 실제로 클레오 파트라가 유명하며 남성의 욕망을 자극해 지배하는 존재다. 

 

두 번째는 레이크(The rake)다. 레이크는 여성이 원하는 환상의 유혹자다. 억눌린 욕구를 해방시키는 정열가로 옴므파탈의 상징이다. 어둡고 억압된 욕구를 건드린 사람으로 유명한 상징은 돈 후안이라는 전설적인 바람둥이다. 여성편력이 심했던 피카소나 시인 바이런도 있다. 레이크는 사회가 여성에게 허락하지 않는 통념을 제공한다. 결혼과 동시의 남편의 소유 갇힌 인생을 살았던 여성들에게 자신에게 전폭적인 관심을 기울여 줄 환상의 남성이다. 때문에 레이크는 외모보다는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분위기, 언변 등에 능해야 한다.

 

세 번째는 아이디얼 러버(The ideal lover)다. 낭만, 모험, 정신적인 교감을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만족시켜 준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유혹자를 카사노바다. 정치가 역시 이런 방법으로 막강한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케네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모험 정신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이 평화봉사단이고 위대한 국가라는 이상을 통해 애국심을 고취 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정치가는 과거 역사를 파헤쳐 잃어버렸거나 억눌린 이상을 찾아 그것을 새롭게 제시할 때 대중을 유혹할 수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철에 정치인의 공약을 자세히 살펴보라. 따라서 아이디얼 러버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잘 관찰해 갈구하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상대방이 원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변신시키는 능력도 능수능란해야 한다. 항상 환상을 심어주어야 하며 그게 깨질 때 인기도 시들해진다. 꼭 아이돌이나 연예인 같다.

 

 

영화 <네 기수의 묵시록> 스틸컷, 루돌프 발렌티노

 

 

댄디는 희귀하면서도 아름다운 꽃과 같다. 댄디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줄 수 있을 만큼 아름답고 신선한 태도를 지니고 있어야 하며 통속적이어서도 안 된다. 현실을 비웃으며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 완전히 초연해야 한다.

p57

 

네 번째는 추종자를 불러 모으는 중성의 마력을 지닌 댄디(The dany)다. 사람들은 대부분 세상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려 하지만 버거울 때가 많다. 이때 댄디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유혹적인 존재다. 한 가지 유형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여성과 남성의 특징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특함을 만들어 간다. 무성영화 시대를 풍미했던 루돌프 발렌티노는 중성적인 매력으로 사랑을 받았다.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이 혼합되어 있는 살로메의 모습은 뭇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남성적인 여성 댄디가 제공하는 금지된 쾌락을 거부할 남성은 거의 없었다. 터부시하는 동성애를 하는 듯한 착각까지 빠지게 하기도 했다. 댄디는 외모뿐만 아니라 자신의 환경을 꾸미거나 먹고 마시는 격조도 잊지 않는다. 때문에 팬덤 형성은 기본이고 남이 뭐라 하든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앤디 워홀이나 오스카 와일드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다섯 번째는 내추럴이다. 어린아이의 특성을 보여주는 연약하며 가식 없고 솔직한 타입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어린아이의 특성을 그대로 가진 유혹자를 말한다. 저자는 어린아이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순진하지 않다고 말하는데 부모에게 아양을 떨거나 애처로운 눈빛으로 원하는 것을 얻어낸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내추럴의 자연스러운 매력 앞에서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마음의 빗장을 열고 저항할 수 없게 된다. 대표적인 인물은 찰리 채플린이다. 어린아이같이 연약한 외모와 천진한 표정은 잃어버린 세상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영화 <팩토리걸>의 앤디 워홀(가이 피어스)

유혹이란 사람들을 끌어들여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을 갖게 만드는 과정이다. 인간은 진공 상태를 싫어하는 본성이 있다. 감정적인 거리감이나 침묵을 못 견뎌 한다. 그래서 그 빈 공간을 말과 열정으로 채우려 한다. 워홀처럼 뒤로 한걸음 물러서면 사람들은 스스로 다가오게 되어 있다.

p72

 

 

                            

여섯 번째는 코케트(The coquette)다. 밀당의 귀재라고 할 수 있으며 나르시시즘에 빠진 자기만족형 유형이다. 상대가 완전히 걸려들 때 가지 기다리고 줄 것처럼 그러다가 빼앗아가고, 부드럽고 너그럽다가도 냉정해지는 타입이다. 적극적으로 유혹하기보다는 마음을 주는 척하다가 뒤로 물러서는 타이밍의 귀재다. 뜨거웠다가 차가웠다가를 반복하는 코케트의 매력을 가졌다면 상대의 애간장을 녹일 수 있다. 대표적인 인물을 앤디 워홀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모순된 감정으로 괴로웠다. 타인의 사랑을 받기 위해 적극적일수록 효과가 없자. 본래의 소극적인 모습으로 돌아갔고 그런 모습에 열광했다.

 

세상은 자신을 내세우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 속에서 반대의 성향을 가진다면 주목받기 충분하다. 코케트의 냉소적인 침묵은 오히려 말 걸고 싶은 호기심을 부추긴다. 자신을 드러내다가 갑자기 종적을 감추어 신비주의를 풍기고 코케트 전술은 집단을 상대로 할 때 효과적이다. 이때 감정적 물리적 거리를 두는 게 중요하다. 어쩌면 사이비 종교인의 형태가 코케트 유형이 아닐까 생각했다. 신천지 이만희처럼 말이다.

 

일곱 번째는 차머(The charme)다. 차머는 즐겁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자기 자신보다 상대방의 마음과 고통을 이해하고 기분을 맞춘다. 결코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차머는 사람들의 약점, 허영심과 자긍심을 겨냥해 유혹하는 유형이다. 장제스 앞에서 자신을 낮춘 저우언라이가 대표적이다. 차머는 상대방의 관심을 사로잡는 행동을 통해 그들을 매료시킨다. 때에 따라 움츠릴 때와 일어설 때를 의지에 따라 완벽하게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여덟 번째는 카리스마 유형이다. 카리스마의 특징은 대다수 사람에게 결여된 자신감, 성적 에너지, 뚜렷한 목적의식, 충만한 만족감이다. 때문에 대중문화의 오랜 인기 캐릭터이자 탁월한 존재로 비친다. 잘 알려 있지만 대중을 이끄는 놀라운 흡입력을 갖추었다. 말콤 엑스가 유명한 타입이다. 몸짓과 목소리에 담긴 감정을 실어 나르는 전달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사람들이 말하고 싶지만 말하지 못한 무엇을 대신 말해 줄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카리스마의 어원은 종교에서 기원했다. 신의 은총으로 받은 은사, 또는 재능을 의미하는데 신의 은총을 기적적으로 나타내는 능력자를 카리스마로 부르기 시작했다.

 

 

 

아홉 번째는 스타다. 대중이 환상과 꿈을 좇고 도피하고 싶어 한다는 점을 제대로 파고드는 사람이다. 빼어난 용모와 스타일 대중을 사로잡는 매력까지 신비롭고 화려한 결정체다. 우리 주변에 수많은 스타들을 예로 들 수 있다. 할리우드 방식을 따른 케네디는 누구를 대하든 매혹적인 태도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제임스 딘, 게리 쿠퍼 같은 배우들의 분위기와 표정을 모방하기도 했다. 인종, 성, 신분, 종교, 정치 등 전방위적인 인기를 얻으려면 신화적인 인물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외모 연구부터 실행되어야 하면 초연한 태도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행동도 개발해야 한다. 사람들은 신화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때문에 자신을 위대한 드라마 영웅으로 부각시킬 주 알아야 한다. 닮고 싶은 대상을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는 '내적 투사'가 진행돼야 스타가 될 수 있다.

 

책에 서술된 아홉 가지 유형을 시의적절하게 이용하면 인싸되는 건 시간문제겠다. 그렇게 파트 1에서 이론을 배웠으면 파트 2에서 이론을 바탕으로 관계를 주도하는 24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이 책 구성 기막히다. 전반부는 이론 설명 후반부는 전략 구성 이제 책에서 배운 대로 실전에 투입하면 된다. 과연 내가 잘 적용할 수 있을지 실험해보고 싶을 지경이다.

 

그냥 독서했을 뿐인데 인간으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귀중한 팁을 얻은 것 같다. 사랑을 얻기 위해 상대의 마음을 흔들거나 선거를 위해 표심을 잡고, 상사나 후배, 사장님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도 꼭 필요해 보인다. 게다가 재미있고 흥미롭다. 할리우드에서 스토리 작가로 활동해서인지 글이 깔끔하고 가독성도 있다. 마치 가십거리가 가득한 잡지를 읽는 듯했다. 상대방의 마음을 훔치기 위한 심리전의 기술이 책 한 권에 모두 녹아들어 있다.

 

끝으로 로버트 그린의 3부작으로 알려진 《권력의 법칙》, 《전쟁의 기술》, 《유혹의 기술》도 곧 읽어볼 예정이다. 이 책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정말 정말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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