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뽑은 전교 회장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56
이은재 지음, 신민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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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총선부터 만 18세 투표권을 얻었다. 고등학생들도 나라의 움직임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선거권 자격을 얻는 것이다. 민주주의 역사와 더불어 의식이 있는 청소년이 청년이 되고 중장년, 노년이 되는 올바른 길이라 생각한다. 되도록 빠른 나이에 가정이나 학교에서 선거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선행되었으면 좋겠다.

 

'잘못' 시리즈의 이은재 작가의 신작 《잘못 뽑은 전교 회장》은 아이들에게 선거의 의미와 리더의 자질에 대한 재미있는 그림동화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잘못 뽑은 반장》을 비롯해 '잘못'시리즈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사랑받는 베스트셀러다. 이번 신작은 어린이 선거라는 주제를 통해 아이들에게는 책임감을 심어주고, 어른들도 공감할 내용을 유쾌하게 풀어 내고 있다.

 

제목의 '잘못'은 주인공 금동기를 변화시키는 촉매제다 된다. 학교 최고의 스타를 꿈꾸는 김동기는 매번 반장선거에 낙선하는 고배를 마셨다. 사고뭉치에 허풍쟁이, 잘난 척 대마왕이지만 언젠가는 자신의 진가를 알아줄 거라고 자신 있게 떠뜰고 다닌다. 마치 세상이 미친 거지 자기가 미친 게 아니라던 돈키호테처럼 유일한 친구이자 심복 '산호'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다.

 

이렇게 동기가 자존감, 자애감이 높은 이유는 에디슨을 롤 모델로 설정하고 있는 탓이었다. 지금 인정받지 못하지만 곧 나의 날이 오리라는 굳음 믿음과 함께. 키도 작고 볼품없지만 최고의 코미디언이 된 작은 거인 아저씨를 선망하며 코미디언 출신 대통령이 되기라는 꿈도 야무지게 꾸고 있다.

 

한편, 매번 반장선거에는 떨어졌지만 학교 개교 10년 행사를 맡은 재치 있는 회장을 뽑는다는 말에 솔깃. 드디어 처음으로 회장직에 도전하고자 했다. 선거 캐치 플레이는 '뒤집힌 거북이 작전'이다. 학교를 발칵 뒤집어 놓는다는 말로 뭔가 다른 것을 보여주겠다는 선전포고 같다. 공약은 바로 아이돌 치얼스 영입. 행사에 치얼스를 섭외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보이면 스스로를 홈쇼핑 판매 상품처럼 포장해 잘못된 포퓰리즘을 펼쳤다.

 

드디어 선거일. 아무도 동기가 회장이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게 화근이었다. 실체를 아는 6학년들 동기를 뽑지 않았지만 잘 모르는 4,5학년은 '아이돌 공약'에 넘어가 누군지도 모르고 뽑아주었던 것. 생각지도 못한 회장 감투 탓에 동기는 그동안 받았던 수모를 모두 대갚음해 주겠다는 일념으로 독재정치를 펼친다.

 

어디서 본건 있어가지고 대통령도 임명권으로 자신의 측근을 데려온다며 친구 산호를 임원으로 임명한다. 게다가 말끝마다 '회장 말을 잘 들어야지..'. 동기를 회장으로 생각하지 않는 임원들과 시시콜콜 부딪히기 일쑤였고, 불만은 커져만 갔다. 회장이 돼서 하는 일보다 싸우는 일이 더 많아질 무렵, 슬슬 공약을 이행하라는 압박은 커지기만 한다.

 

 

결국 대망의 시간이 다가오자 무작정 동기는 방송국 앞에 찾아가 치얼스 누나들을 기다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만나주리 만무하고 몰래 녹화장에 들어가려고 하다가 작은 거인 아저씨에게 들키고 만다. 동기의 우상이었던 작은 거인 아저씨는 보는 것도 영광인데 같이 밥도 먹게 된다. 그때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고, 아저씨에게 용기를 얻게 된다.

 

책은 동기처럼 어딘가 부족하거나 자만심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를 통해 누구나 감정을 이입하고 고난을 헤쳐갈 수 있도록 돕는다. 학교가 사회와 다른 것은 어른으로 성장하기 전 시행착오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실패를 경험하지 않고서는 어른이 되지 않고, 따뜻한 울타리 안에서 넘어지고 깨지더라도 다시 해볼 기회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목이 주는 역설은 세상에 잘못된 것이 잘못이 아닌 실수로 받아주는 관용을 키우도록 도와준다. 누구나 잘못된 삶, 잘못 태어난 사람이 아닌. 서로 보듬어주고 토닥여 준다면 잘못을 함께 풀어갈 수 있음을 말해준다. 분명 동기는 엉터리 공약으로 전교 회장이 되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책임감과 자신감, 자존감, 정의, 소통을 배워 간다.

 

책을 읽으면서 현재 사회와 비슷하다는 기시감에 씁쓸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공약이 잘못되었으면 고치면 되고, 하다가 잘 안되더라도 다시 하면 된다. 하지만 뱃사공 리더 한 사람이 잘못된다면 그 배에 탄 모든 사람이 뒤집힌 배에서 자폭하고 말 것이라는 점을 가르쳐주는 좋은 동화다.

 

 

*독자대상: 초등학교 3학년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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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 내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 밥상머리 교육의 비밀, 개정판
SBS 스페셜 제작팀 지음 / 리더스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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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가족을 지나 나노 가족, 1인 가족인 시대 가족 간 서로 얼굴 보며 밥 먹는 일이 사라진지 오래다. 혼자 먹는 게 일상이 된 요즘 다시 밥상머리 교육이 유행하고 있다. 바로 선조들의 밥상머리 교육이라 불리는 조부모의 인성교육도 다시 주목받고 있는데 '격대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예절과 배려를 배운다는 것이다. 조부모와 같이 살지는 않아도 거의 조부모의 손에서 크다 싶다 하는 아이들에게 식탁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와 교육이 어느 때보다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은 2009년 방송한 'SBS 스페셜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방송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자세한 이야기를 담은 2012년 판 리커버 도서다. 우리나라의 전통이었던 식탁문화가 사라져가고 있는 반면 일본과 미국에는 다시 밥상머리 교육이 열풍을 불고 있다고 한다.

 

밥상머리 교육은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 발달과 앞으로의 긍정적인 미래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 보고된바 있다. 하루 고장 20분!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으며 시시콜콜 이야기하는 것이 놀라운 변화를 가져온다는 이론은 아직까지도 교육의 기본이 되고 있다. 책은 세계 각자의 밥상머리 교육 사례, 전문가 인터뷰, 과학적 실험을 통한 효과를 소개한다. 또한 방송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구체적인 실천법을 통해 우리 집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한다.

 

 

하버드 대학 연구진은 3세 자녀를 둔 83개 가정을 대상으로 2년 동안 실험했다. 아이들의 언어 습득을 연구하였는데 조건을 떠나 부모와 함께 식사 자리를 많이 한 아이들의 어휘 습득 능력이 높았다. 아이가 습득한 약 2000여 개 단어 중 책 읽기를 통해서는 140개를 배우는 반면, 가족 식사는 1000여 개의 단어를 익힌다. 가정에서 습득한 어휘력은 당장 초등학교에 입학해 학업 성적과 직결됨을 따져봤을 때. 학원을 보내는 것보다 시간 맞춰 밥을 함께 먹는 행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핵가족을 지나 나노 가족, 1인 가족인 시대 가족 간 서로 얼굴 보며 밥 먹는 일이 사라진지 오래다. 혼자 먹는 게 일상이 된 요즘 다시 밥상머리 교육이 유행하고 있다. 바로 선조들의 밥상머리 교육이라 불리는 조부모의 인성교육도 다시 주목받고 있는데 '격대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예절과 배려를 배운다는 것이다. 조부모와 같이 살지는 않아도 거의 조부모의 손에서 크다 싶다 하는 아이들에게 식탁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와 교육이 어느 때보다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은 2009년 방송한 'SBS 스페셜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방송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자세한 이야기를 담은 2012년 판 리커버 도서다. 우리나라의 전통이었던 식탁문화가 사라져가고 있는 반면 일본과 미국에는 다시 밥상머리 교육이 열풍을 불고 있다고 한다.

 

밥상머리 교육은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 발달과 앞으로의 긍정적인 미래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 보고된바 있다. 하루 고장 20분!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으며 시시콜콜 이야기하는 것이 놀라운 변화를 가져온다는 이론은 아직까지도 교육의 기본이 되고 있다. 책은 세계 각자의 밥상머리 교육 사례, 전문가 인터뷰, 과학적 실험을 통한 효과를 소개한다. 또한 방송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구체적인 실천법을 통해 우리 집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한다.

 

 

하버드 대학 연구진은 3세 자녀를 둔 83개 가정을 대상으로 2년 동안 실험했다. 아이들의 언어 습득을 연구하였는데 조건을 떠나 부모와 함께 식사 자리를 많이 한 아이들의 어휘 습득 능력이 높았다. 아이가 습득한 약 2000여 개 단어 중 책 읽기를 통해서는 140개를 배우는 반면, 가족 식사는 1000여 개의 단어를 익힌다. 가정에서 습득한 어휘력은 당장 초등학교에 입학해 학업 성적과 직결됨을 따져봤을 때. 학원을 보내는 것보다 시간 맞춰 밥을 함께 먹는 행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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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 개, 너는 한 개
외르크 뮐레 지음, 임정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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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끔 아동용 책을 보면 굳어버린 생각을 유순하게 만들어 종종 찾는다. 아무리 열린 사고와 편협함을 버리려고 해도 좀처럼 혼자서는 어렵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너 변했어', '너답지 않게 왜 그래'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면 주의 환기가 필요하다 하겠다. 그렇게 나도 사회도 답답해질 무렵 꽤 귀여운 그림책이지만 욕심을 내려놓는 이야기가 찾아왔다.

 

 

책은 독일 라이프치히 독서 나침반 수상상 외르크 뮐레의 우화다. 구성원은 둘인데 먹을 것이 세 개인 경우 더 먹고 싶은 욕심 앞에서 어떤 현명함으로 대처해야 할지 알려주고 있다.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숲을 집처럼 꾸민 상상력이 재미있다.

 

 

"한 개는 내 것, 한 개는 네 거. 그리고 내가 한 개 더" 과연 누가 더 많은 버섯을 먹을 권리가 있을까. 책은 단순한 이야기를 통해 묵직한 주제를 던진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먹고 싶은 음식을 더 먹고 싶어 살이 찌고, 이미 가진 게 많지만 더 가지고 싶어 재산을 끌어모은다. 때문에 작게는 언쟁이 크게는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세상살이에 조금 멀리 떨어져 보길 권하고 있다.

 

 

결국 아웅다웅하는 사이 저 멀리서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여우가 나타나 '꿀꺽'. 이리 재고 저리 재던 사이 상황은 다른 이에게 빼앗겨버렸다. 누가 먼저고, 누가 더 필요하고, 누구에게 더 유리한가를 따지기 전에 반으로 나누거나 양보했으면 어떨까? 네 것, 내 것을 가르다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어리석은 인간들을 향한 날 선 메시지다

 

 

 

숲속 길을 걷던 곰은 버섯 3개를 발견하고 신이 나서 집에 돌아온다. 족제비는 소금과 후추, 파슬리도 톡톡 뿌려서 맛있는 요리를 완성했다. 하지만 이내 싸움이 나고 만다. 덩치 큰 곰이 더 먹어야 한다는 둥, 요리를 한 건 나니까 족제비가 더 먹을 권리가 있다는 둥 티격태격 끝나지 않는다.

 

 

둘 사이의 끝나지 않은 다툼이 제3자가 끼어들면서 극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제 곰과 족제비는 사이좋게 버섯 싸움을 종결지었다. 종종 부부 싸움을 예로 들면 둘만의 끝나지 않는 전쟁을 이어갈 때가 많다. 특히 집안에 둘만 있다면 계속해서 꼬투리 잡는 탓에 사소한 일이 이혼이란 위기로 커지기도 한다.

 

이럴 땐 새로운 바람이 필요하다. 누군가가 중재를 나선다거나 어렵다면 잠시만 떨어져 시간을 보내자. 곰과 족제비는 버섯 때문에 싸웠지만 딸기로 화해할 것이다. 하지만 음흉한 어른인 나는 딸기도 똑같이 싸우느라 남 좋은 일만 만들 거란 나쁜 예감이 들지 뭐냐. 뭐 눈엔 뭐만 보이나 보다. 인간은 늘 같은 문제로 싸우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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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고 싶은 여덟 가지
박준석 지음, 이지후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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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고 싶다. 이 말을 쓰면 꼰대 인증이지만 아이의 글을 통해 내가 아이였을 때를 돌이켜 봤다.

 

 

 

 

이 아이 참 영특하고 대견하다. '아이를 믿는 어른이 되자'라니, 자기가 커서 어른이 되면 아이를 믿는 어른이 되어야겠단다. 꿈이 두 개가 있다. 하나는 과학자 하나는 역사학자. 만 1살 때 가습기 살균 피해자가 된 박준석 군의 이야기다. 그동안 일기처럼 쓴 수필이나 독후감, 시를 엮어 만든 글 모음집이다.

 

폐가 많이 망가져서 또래 때 하지 못한 일이 너무 많았다. 아이는 청천벽력 같은 일에도 차분하게 대처한다. 오히려 어른보다 더 어른 같다. 《내가 하고 싶은 여덟 가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이자 SBS 영재발굴단에 독서 영재로 소개된 박준석 저자의 책이다. 국회에서 직접 낭독하여 많은 사람을 울렸던 '내가 할 수 없는 여덟 가지'를 수록되어 있다.

 

2019년 7월 국회 의사당에서 '내가 할 수 없는 여덟 가지'란 글을 읽고, 자기 버전으로 승화했다. 준석이는 만 한 살에 폐가 터져 많은 것은 하지 못하는 아이다. 운동은 물론, 관악기를 불 수 없고, 병원에 가야 해서 학교 수업을 빼먹기 일쑤다. 살이 없어 주사 놓을 구석을 찾아 이마에도 맞아 본 전력이 있다. 우리가 일상을 영위하는 당연한 것들이 준석이에게는 특별한 일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괜찮다고 말한다. 아프다는 것을 당연히 받아들이고 밥도 잘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건강한 몸을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학교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놀러 올 때면 너무 즐겁고, 약을 달고 살기에 지겹겠지만 긍정성으로 응수한다. 아프다는 이야기가 빼곡히 들어가 있지만 살고 싶다는 희망으로 들렸다. 아이를 통해 어른이 배운다.

 

 

 

나에게 100만 원이 생긴다면 어떨까? 현재 국가재난소득을 두고 70%냐 아니냐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 같다. 가구당 100만 원 이상을 받을 수 있느냐를 따지는 문제, 누구는 받고 누구는 못 받고, 더 받을 수 있는지 어른들이 아등바등하는 사이. 아이는 100만 원이 생긴다면 국제기구에 기부한다고 말한다. 좋은 곳에 써달라는 호소를 잊지 않는다. 전염병에 걸려 죽는 사람들이 한 명도 생기지 않기를 바라며 죽음 앞에 인간은 참 약골이라는 현자 같은 이야기도 불쑥 내 뱉는다. 13년을 매일 같이 생사를 넘나들던 아이는 전염병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다. 내 마음이 흐트러질 때면 이 책을 꺼내보고 싶다. 아이의 눈에도 민주주의란 국민이 주인인 나라다. 많은 사람이 세상의 옳지 못한 행동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내가 할 수 없는 여덟 가지'는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여덟 가지'였다. 작은 선생님의 일갈에 고개가 숙여진다.

 

 

드디어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선거가 끝났다. 매번 선거 때면 들어오는 공약이 당선되면 사라지는 신데렐라 마법에도 반성해 봐야겠다. 준석이는 말한다. 어른들은 모든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왜 실천하지 못하냐고.. 등줄기가 서늘했다. 미래인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나부터 책임지는 삶을 살아야겠다. '세상에 꼭 필요한 어른이 되겠다'라는 준석이의 말이 자꾸만 아른거린다.

 

 

오늘 일기 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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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다이어트 - 뉴스 중독의 시대, 올바른 뉴스 소비법
롤프 도벨리 지음, 장윤경 옮김 / 갤리온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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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정보로 피로한 과잉 시대, 코로나19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뉴스에 노출되었는가. 가짜뉴스,인포데믹(전염병의 잘못된 정보가 퍼져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는 현상)으로 하루가 다르게 불안하고 피로하다. 진짜 정보, 혹시나 놓치지 않았나 싶을 새로운 기사를 찾아 인터넷을 떠돌다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기도 한다.

 

 

 

 

저자는 칼리로만 줄일 게 아니라 당장 뉴스부터 끊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인터넷 뉴스는 물론, 확인되지 않은 지라시, 속보, 여기에는 SNS 피드와 이메일 구독 서비스도 포함이다. 최근 SNS 피드도 문제다 세상의 모든 콘텐츠를 알아야만 된다고 부추긴다. 나도 모르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려던 원래 일은 저 멀리 멀어진지 오래. 원래 업무는 시작도 못한 채 뉴스만 몇 시간씩 파도타기 하고 있다. 나만의 이야기라고? 당신도 지금 그렇지 않은가?

 

 

 

 

고백하건대 나도 뉴스 중독자다. 아침에 일어나 핸드폰으로 새벽에 일어난 전 세계의 뉴스를 접한다. 물론 선택된 뉴스지만 개의치 않는다. 헤드라인을 꼼꼼히 살피고 마음에 드는 뉴스는 클릭해 정독한다. 또 다른 뉴스가 없는 끊임없이 새로 고침하게 되고, 파도 타고 다른 뉴스와 어느 연예인의 사생활까지 덤으로 알게 된다. 확인되지 않은 코로나 관련 뉴스로 의심과 공포만 얻었다. 게다가 주가는 떨어지고 세계 경제가 얼어붙을지 모른다는 미래학자의 경고에 움찔했다. 혹시라도 내가 놓친 소식이 없나 전전긍긍하게 되고, 미친 듯이 검색하기도 한다. 과연 이렇게 보낸 귀중한 아침 30분은 유익했던 걸까?

 

 

 

팔리는 상품이 된 뉴스, 당신은 이미 VVIP

 

 

 

뉴스는 350년 전 태어났다. 1650년 라이프치히에서 일간신문 <아인콤멘테 차이통>이 나온 뒤 일간지가 유럽 전역에 퍼졌으며, 현재까지 장사의 수단이 되고 있다. 왜냐고? 발행인들은 독자의 흥미와 관심을 부추겨 신문 구매, 구독, 클릭을 유도하니까. '보도할 가치가 있다'라는 고유의 전형은 아직까지도 변하지 않고 있다. 과연 그 가치는 누가 정하고 만들어 내는 걸까? 바로 기자, 혹은 편집자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편집자가 더 가깝다 할 수 있다. 취재 후 기사를 아무리 열심히 작성한 들 편집자의 선택에서 밀리면 보도되지 않고 사장되기도 한다. 혼자만의 기사는 휘발될 가능성이 크다. 기자의 SNS나 블로그에 올린다고 해서 누가 알아줄까. 그저 블로그에 끄적인 신빙성 없는 글이 될 뿐. 누구도 읽어주지 않고 사장될 것이다. 편집자는 뉴스가 독자에게 꼭 필요한 뉴스, 알려야 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지 않을 때가 많다. (다 그런 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문제는 팔리는데 얼마나 기여하느냐다. 오늘날 언론은 광고 수익에 의존해야 하는 회사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뉴스가 보편화되기 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신문 사은품이 기승을 부리던 때가 있었다. 자전거, 장난감, 가전 용품 등 현물과 상품권, 현금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신문을 구독하는 것인지 사은품을 받기 위해 구독하는지 헷갈릴 정도의 과도한 제살 파먹기 전쟁이 벌어졌었다. 하지만 디지털 신문으로 옮겨지면서 이제는 온라인이라는 끝없는 전쟁터에서 싸우고 있다.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제목이 난무했다. '충격', '속보'이런 타이틀을 띄우고 시작하는 뉴스가 많아졌고 더 많이 소비되었다. 팩트체크나 심층보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른 언론사 보다 먼저 전해야 한다는 속도 경쟁은 혹시라도 가짜 뉴스로 밝혀지더라도 정정 보도를 낼 뿐이다. 때로는 후속 기사, 정정보도조차도 소홀히 하는 언론사도 늘어나고 있다.

 

 

뉴스는 자극적이고 원색적은 짧은 글을 제공하기에 긴 글에 피로감을 느끼며 집중력도 사라진다. 현대인이라면 멀티태스킹은 기본이라고 생각하는가. 뇌는 동시에 여러 일을 하는데 소질이 없다. 멀티태스킹 중이라는 착각, 세계 시민에 속해 있다는 안도감은 뉴스를 팔기 위한 환상일 뿐이다. 단조로운 뉴스로는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그저 수많은 팩트만 소비할 뿐이다.

 

 

실제로 뉴스는 당신 개인의 삶과 별로 가깝지 않다. 뉴스가 보도하지 않는 소식이 오히려 내 삶과 밀접하다. 매체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뉴스를 마치 굉장히 중요한 듯 포장한다. 홈쇼핑 방송처럼, 보고 있으면 내게 필요한 물건처럼 느껴지고 구매 버튼을 누르고 마는 것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정보에 길들여질 뿐 그 이후에 벌어질 일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틀렸다고 해도 알려고 하지 않고, 정말 사실인지 의심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렇게 뉴스는 현대인을 중독으로 내몰아갔다. 뉴스를 만드는 언론은 팔리는 물건을 찍어내기 바쁜 공장이 되어가고 있다.

 

 

 

뉴스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2010년부터 뉴스를 완전히 끊었다. 오염된 뉴스, 몸에 해로운 뉴스를 접하지 않을 권리를 실천하고 있다. 뉴스를 식재료로 뉴스를 만드는 공장을 언론사로 보고, 그들이 뉴스라고(제품) 정한 글을 받아먹기만 하는 대중(소비자)는 건강하지 못한 식재료(기사) 때문에 병을 키운다. 뉴스는 실패했고 당신은 어쩌면 환상을 팔고 있는 뉴스 생산자의 노예 일지 모른다.

 

 

뉴스의 중요성은 개인이 결정할 문제지만. 매체가 정한 것을 중요하다 판단하는 수동적인 자세에 길들여져 자기 생각을 갖지 못한다. 현실에서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잊게 되고, 맥락을 잘못 짚는다. 부적절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뉴스를 근거로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뉴스를 소비하면 뇌가 짧은 정보를 훑어보며 멀티태스킹에 능한 쪽으로 단련되는 반면 긴 텍스트와 깊이 있는 사고를 다루는 신경 회로들은 위축된다. 별다른 피로감 없이 장문의 기사와 책을 읽고 싶다면 지근 당장 뉴스 소비를 중단해야 한다!

p155

이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뉴스를 당장 끊어라. 한 달까지는 힘들 것이다. 나만 도태되는 느낌, 정보 불이익이 걱정될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해 볼까. 나에게 투자할 시간을 늘리자. 오히려 당신의 영혼을 살찌울 수 있다. 사색, 산책, 독서, 타인과 정보를 나누고 의견을 교환하면 효율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다양한 입장에서 볼 수 있는 통찰력과 깊은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읽을 만한 글인지 가치 판단은 언제나 당신의 몫이다. 짧고 가벼운 뉴스, 한 입 거리 기사 보다 긴 글, 통계치, 철두철미한 조사 심층적 분석이 포함된 칼럼, 잡지,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영화 관람 후 감상을 적어 본다든지, 함께 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도 좋다.

 

 

당신이 접하는 모든 뉴스는 과연 정말 필요한 소식일까? 우리는 안타깝게도 전혀 관련 없고 실용성도 없는 뉴스들로 두려워하고 움직이며 괜한 것을 사고 시간을 빼앗긴다. 요즘 같은 대혼란 시대에 뉴스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이라면, 사회적 거리 두기로 확찐자가 되어가고 있다면. 살과의 전쟁에 앞서 뉴스 중독, 뉴스 다이어트도 필요하다.

 

 

미국의 여론조사 시관인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하루 평균 뉴스 소비 시간은 약 60분에서 96분 사이다. 하루 평균 습득하는 뉴스의 개수는 60개 정도다. 당신의 소중한 인생을 당신을 위한 시간으로 만들어 보아라. 단순한 팩트라 불리는 사실들은 우리의 깊고 넓은 생각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사실이 넘쳐나 생각은 틀 안에 고정된다. 뉴스를 소비하면 세상을 알고 이해한다는 환상에 빠질 뿐 자기 생각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당장 끊을 수 없다면 전진적으로 줄여 보자. 하루 인터넷 뉴스, SNS 피드 시간을 20분으로 제한하거나. 집에 오면 핸드폰은 끈다든지, 하루에 책을 몇 쪽, 몇 분으로 정해 읽어본다든지 자신만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뉴스를 완전히 멀리할 수 없다. 올바른 뉴스 소비, 당신이 소비자 겸 생산자가 될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라. 항상 뉴스에서 말하지 않는 이면에 귀 기울이고 의심해 보는 행동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부, 사회, 언론은 시민 개개인이 견제하고 의문을 품을 때 서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어느 한쪽으로 쏠릴 때 민주주의는 균열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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