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에게 웅진 모두의 그림책 30
전이수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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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SBS 영재발굴단에 소개된 이후 다양한 제주도에서 다양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전이수 작가의 그림 에세이다. 어떻게 아이에게서 대견하고 싶은 생각이 나왔는지 궁금할 뿐이다. 어른이되면서 잃어버린 동심과 순수함으로 필터링해서 보게 되는 작품들이다.

 

전이수 군의 선행은 지속적인 작품 활동으로 사회 공헌에 기여하고 있다. 버마난민 학교, 아프리카 친구들, 제주 미혼모 센터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인상적인 것은 제주 바다에서 주운 플라스틱을 주제로 한 환경문제다.

 

10대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처럼 그림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하는 게 가장 이수 다운 생각이라 느꼈다. 자신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그리는 작품 활동 과정을 보고 있으면 자유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전해지기도 한다.

 

요즘 늘어나고 있는 노키즈존에 대한 이수군의 생각도 의미심장하다. 어른들이 조용히 식사하고 싶어하고 아이들이 없어야 편한 것은 알겠지만. 아이들이 그 식당에 들어가지 못할 권리가 어른들의 편할 권리보다 중요한지 묻고 있다. 동생의 생일에 찾아간 스테이크 집에서 발길을 돌려야만 했던 일화가 기억에 남는다. 아이들은 커서 어른이 된다. 다 큰 어른들도 아이였을 때가 있었던 사실을 까마득히 잊은 건 아니냐는 일침에 등줄기가 서늘해진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다. 아이의 생각은 미래 우리 사회의 의견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른들이 고군분투해야 하는 이유다. 열세 살 소년이 말하는 행복을 지켜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끄럽고 피곤하다며 어른들이 던져주는 스마트폰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재미있게 놀고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할 줄 아는 아이의 경계 없는 행동에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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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도에서 넘어지며 인생을 배웠다 - 넘어져도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법
캐런 리날디 지음, 박여진 옮김 / 갤리온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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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 실제로는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해해야 기대치가 낮아진다. 그리고 바로 그때 압박감에서 해방될 수 있는 첫 단계에 들어서게 된다. 못하는 일을 할 자유를 얻게 되는 것이다. 낯설고 새로운 일은, 비록 실패와 실수가 가득할지라도 그 일을 계속했을 때 얻는 것이 있다. 그 일은 당신의 인생을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서핑을 통해 내 인생은 좋은 방향으로 변화했다.

 

p42

 

마흔에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아마 결혼을 하고 아이도 있다면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다.

 

저자는 20년 이상 편집자로 일했고 영화 <매기스 플랜>의 원작자이다. 마흔한 살에 두 살, 네 살 아이들이 있는 엄마였지만 서핑을 시작했다. 몸이 지칠 대로 지쳐 있었고, 파도를 견딜 수 있는 힘은 바닥났지만. 5년 만에 보드 위에서 일어 날 수 있었다. 서핑 17년 인생에 서핑을 잘 탄다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서퍼다. 그래도 괜찮다. 서핑을 통해 인생의 교훈을 얻었으니까. 무엇보다 자신을 파도 속으로 밀어 넣을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그러다가 뜻밖에도 유방암이 찾아왔고 비로소 잘하는 일을 더 잘하려고 아등바등 하기보다 못하는 일을 그냥저냥 즐기기로 했다.

 

이 책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을 엮은 것이다. 바다에서 파도와 함께하며 많은 것을 얻었다. 저자는 바다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했다 말한다. 지금은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며 누구보다 서핑을 즐기고 있다.

 

왜 못하는 일을 굳이 오래 포기하지 않고 하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성공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벗어나 꾸준히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기쁘다고 말한다. 서핑은 나만의 속도로 느긋하게 할 수 있는 영역 중 하나였다. 이는 누구나 서핑의 자리에 자신만의 취미나 의식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새로운 환경에 적용하는 일을 무엇보다 짜릿하게 느낀다. 때문에 자신이 뭐 하는 일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포용하면 못하는 일을 시도하는 일이 오히려 멋진 행동이 된다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 사회, 일등만 추구하는 세상에서 목표와 성공의 강박 대신 누구나 불완전해질 용기를 장착해보는 거다. 못하는 일이기에 누구도 뭐라고 다그칠 사람 없도 자신도 큰 상실감을 갖출 필요가 없다. 못하는 일을 하다 망쳐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을 망칠까 봐 두려운 마음 때문에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못하는 일은 오히려 성공에 다가가는 기회, 미래를 대처할 능력이 생긴다.

 

서핑을 하며 저자는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을 연속으로 겪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저자는 "한 번도 뛰어난 서퍼였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17년간 나는 바다에서 넘어져도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법을 배웠다고"라고 말했다.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아 좌절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때. 다 포기하고 자포자기하고 있을 때.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청춘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서핑을 아이 둘 딸린 마흔의 여성 편집자가 도전한다는 일. 말로만 들어도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말마따나 읽다 보면 몸 서리 쳐지는 사고부터 인생의 깨달음을 얻게 해주는 종교, 명상의 선지자 명언까지 다양한 인생의 즐거움을 찾게 해준다.

 

한 번뿐인 인생이지만 나의 즐거움을 위해서만 쓰는 일도 사치처럼 여겨진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잘하지 못하는 일을 하며 얻는 수만 번의 실패는 차곡차곡 쌓여 잘하는 일에서 그 진가를 발휘할지도 모르는 잠재력이 당신 안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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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를 위한 글쓰기 연습
여상미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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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하는 엄마들의 시간은 유독 24시간 이상이 모자라 보이다. 육아 때문에 직장 일도 하지 못하거나 자신을 돌보기 어려워지는 일도 허다하다. 그때마다 아이를 위해 자신은 뒷전인 나를 돌아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고, 이러려고 결혼하고 아이 낳았다 무기력과 우울감이 몰려 오

기도 한다.

 

 

그때 거창한 게 아니더라도 글을 조금씩 써보는 건 어떨까. 엄마의 행복의 아이의 행복으로 이어진다. 부모가 집에서 무엇을 하는지에 따라 아이의 습관도 길러진다. 아이의 글쓰기 능력을 키우고 싶다면 부모부터 실천해야 한다는 것. 아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엄마의 글쓰기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책은 창의력 뿐만 아니라 독서력과 작문 실력의 상관관계를 중요하게 짚어 준다. 부모와 시간을 많이 보내는 아이일수록 이 능력이 커지는데, 책은 그런 엄마를 위한 비법이 소개되어 있다. 아이를 위해 기록하는 수유 일지, 아이와 함께 쓰는 관찰일지, 가족 일기 등 가족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글쓰기 노하우를 모았다.

 

 

일상에서 소재를 찾고, 짬짬이 SNS에 남기는 글, 방송이나 영화 리뷰 작성하는 방법 등. 생활과 연결되어 있거나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글쓰기 비법을 담았다.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흔히 SNS에 남기는 끄적거림부터 시작해도 좋겠다. 엄마는 아이의 독서, 문해 선생님이 된 수 있다. 또한 언제 어디서나 아이의 실력과 부모의 자존감도 높이면서 효과적인 소통 도구가 될 수 있다.

 

 

아이에게 독서를 강요하지만 정작 엄마가 책을 읽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 없다. 부모가 먼저 읽는 모습, 쓰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아이도 자연스럽게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 하루 5분 쓰기를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유대인의 전통적인 교육 방법인 하브루타를 적용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오히려 제목에 낚여 집어 들었다가 엄마의 성장을 독려하는 내용에 부모의 품격이 높아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나의 사소한 이야기, 개인적인 일상이 무슨 글이 되겠냐는 생각을 했던 엄마들에게 '너도 한 번 해봐!'라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책이다. 덧, 꼭 엄마가 아니더라도 글쓰기에 흥미를 느끼고 스킬을 늘리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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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 : 생물.도시.기업의 성장과 죽음에 관한 보편 법칙
제프리 웨스트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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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정재승 교수가 알쓸신잡에서 언급한 《스케일》이 2018년 출간되었다. 2년 만에 휴대성과 실용성을 강조해 보급판 포켓에디션으로 나와 산뜻함을 자랑한다. 제프리 웨스트 교수가 연구한 25년 성과를 정리한 책이다. 과학 전문 번역자로 널리 알려진 이한음 번역가가 원서의 문체를 고려하여 '경제적인 번역'을 하였다. 자연법칙과 인간 문명의 관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틀을 제안하고 있다.

포켓에디션은 가벼운 무게감으로 더워지는 날씨 에코백에 담아 다니기 딱 좋다. 글자 크기도 5% 미만 축소했지만 텍스트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게 하기 위한 가독성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두꺼운 만큼 읽기 불편해지면 어떨까 싶지만 걱정 말길. 어느 페이지나 읽기 편하도록 펼쳐지는 특수 제본 방식으로 독자의 만족감을 업 시켰다.

인간은 왜 무한 생명력을 갖지 못할까? 책은 '왜'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지구상에 살아가는 생물, 도시, 기업에 공통된 성장과 죽음의 보편 법칙이 있다는 것을 밝혀낸 연구진의 활약이 돋보인다.

사실 우리는 태어나면서 늙어간다. 죽음을 멈출 수 없지만 기대 수명은 늘릴 수 있다. 스케일 안에서는 유한한 인간의 삶에 대한 모습도 제시된다. 모든 포유류는 평생 약 15억 회정도 뛴다고 한다. 우리와 거의 동일한 재료로 이루어진 생쥐는 겨우 2~3년밖에 못 사는 반면, 코끼리는 왜 75년까지 사는 것일까? 이렇게 차이가 나는데도, 평생 동안의 심장 박동 수는 코끼리와 생쥐를 비롯한 모든 포유동물에서 거의 동일하게 약 15억 번인 이유가 무엇일까?

생명과 죽음에 관한 다양한 질문이 책 속에 가득하다. 과학적인 통계와 결과로 물음의 답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수치화보다 내가 아프지 않고 얼마나 건강히 살아갈 수 있는지.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들여다보게 되었다.

 

 

사실 과학에 문외한이기 때문에 다 이해할 수 없었다. 어렵고 벅찼다고 하면 사실이다. 내가 궁금해하는 부분 위주로 읽었고, 그 위주로 나에게 적용해봤다. 이를 자신의 상황에 맞에 적용하면 과학도서도 내 것으로 흡수할 수 있는 거다. 조직, 도시, 기업, 국가에도 적용해 볼 수 있는 질문과 궁금증이 수도 없이 들어 있다. 지구상의 모든 것 생물과 인간이 만든 도시와 기업을 스케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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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샷 - 전쟁, 질병, 불황의 위기를 승리로 이끄는 설계의 힘
사피 바칼 지음, 이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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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샷(loonshot)이란 대부분의 과학자나 사업가가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혹은 성공하더라도 시장성이 없다고 다들 무시하고 홀대하는 프로젝트를 말한다. 그러나 이런 룬샷은 전쟁, 의학, 영화, 비즈니스의 판도를 바꾼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룬샷은 조롱당하고 무시되며 방치된다. 그래서 룬샷을 대부분 영영 기회를 잡지 못한다.

 

저자 사피 바칼은 물리학자 부모 밑에서 과학자의 길을 가던 중 다른 측면을 경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에 몸담게 되었고 룬샷을 발견하게 된다. 과학과 경영학,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내용이다.

 

책은 다섯 명의 뛰어난 사람의 이야기를 1부에서, 2부에서는 여러 법칙의 바탕에 놓인 과학적 원리를 설명해 준다. 마지막 3부에서는 룬샷의 다양한 예를 재미있게 다룰 것이다.

 

책에 소개된 밀러의 신약이 전형적인 예다. 종양학자였던 그는 화학자들이 부르는 피라냐였다. 피라냐는 일종의 복불복 폭탄이 될 수 있는 신약인데 만약 엉뚱한 단백질에 들러붙는다면 독성으로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주장하고 다녔을 때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다. 결국 임상실험을 했지만 CEO 자리까지 내놓으며 일단락되는 듯 보였지만 결과는 FDA 승인. 약이 출시되고 그를 조롱하던 한 대형 제약회사에 인수되었다. 인수 가격은 210억 달러였다.

 

때문에 룬샷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문화가 아닌 구조(시스템)의 작은 변화가 필요하다. 이 개념의 핵심 상전이(복잡계의 갑작스러운 변화 相轉移, phase transition)를 소개한다. 상전이라는 과학적 원리나 팀, 기업, 혹은 어떤 형태든 목적을 가진 집단의 행동에 적용해 보면 룬샷을 더 빨리 키워낼 수 있다.

 

하지만 룬샷을 놓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애플보다 먼저 스마트폰을 발명한 노키아, 최초로 콜레스테롤 저하제, 사상충증 약을 개발한 머크가 우습게 보았던 유전공학 기술,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정신과 치료제. 그리고 디즈니가 놓쳤던 것들. 한때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기업들이 침체를 겪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잘나가던 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바로 대기업이 자주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인 조직문화의 대표적인 보수, 리스크 회피를 꼽았다. 비즈니스에서는 미스터리일 수 있는 행동 변화가 물리학에는 상전이(모든 것이 변하는 순간)라는 행동 패턴으로 설명할 수 있다. 조직의 상태를 이해하고 나면 팀의 성격이 갑자기 왜 바뀌는지부터 제어할 수 있는 방법까지 생각해 낼 수 있다.

 

저자는 물리학자 출신답게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고체, 액체, 기체로 모습이 달라지는 물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결국 상전이는 물 분자의 고체 형태를 잡아두려는 결합 에너지와, 무질서를 지향하는 시스템 엔트로피는 물 분자가 돌아다니도록 부추긴다. 이 상충되는 요소가 역전될 때 시스템은 전환되고 물은 얼어버리는 것이다. 이 경쟁 인센티브를 조직문화에 대입해 보면 '판돈'과 '지위'로 치환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작은 규모의 집단에서 프로젝트 결과에 따라 누구에게나 큰돈이 걸려 있다. 망하게 되면 다 같이 망하고 성공하면 다 같이 성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위에 따른 특전(승진에 따른 연봉 인상)은 미미하다. 하지만 대기업이나 큰 조직에서는 판돈이 줄어드는 반면 지위에 따른 특전이 커진다. 이 두 가지 조건의 크기가 역전되면 시스템이 전환된다. 그러나 조직이 안정화되어 있을 때 똑같은 구성원이더라도 룬샷은 그냥 헛소리가 된다.

 

그런 까닭에 혁신적인 조직, 획기적인 아이템, 모두를 놀라게 할 제품을 원한다면 문화가 아니라 구조의 작은 변화를 주어 경직된 팀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기업, 산업 내부에서 룬샷 배양소가 잘 번창하려면 세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1. 상분리 : 룬샷 그룹과 프랜차이즈 그룹을 분리한다.

2. 동적평형: 양 그룹 간에 막힘없는 교환이 오간다.

3. 임계질량: 룬샷 그룹이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 크다

가장 적합한 사례가 영화 산업과 신약 개발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두 개 시장으로 나뉘어 있고 시장은 그물망 같은 파트너십으로 연결되어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대형 기업 시장과 룬샷을 육성하는 소규모 전문 기업들의 시장이다. 수백 개의 작은 영화사와 작은 바이오 테크 기업이 새로운 영화 혹은 신약 개발의 룬샷 배양소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는 룬샷의 시스템인 상분리와 동적평형을 이뤄 임계질량을 달성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사례 중 왜 세계 공용어가 중국어가 되지 못하고 영어가 되었는지를 세 시스템에 빚대에 설명한다. 기원후 500여 년부터 1500년 정도까지 중국과 인도는 세계경제를 지배했다. 종이와 인쇄술, 나침반, 화약, 대포, 크랭크축, 심정 굴착, 주철, 지폐, 천문대 등은 유럽보다 수백 년 앞서 중국에서 먼저 만들어졌다. 하지만 지금 세계 경제는 어떤가. 이미 세계정세는 뒤집혀 버린 뒤다.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이슬람, 인도의 제국들은 대형 민족국가였고, 당시 서유럽 국가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한 세계의 룬샷 배양소였기 때문이다. 중국은 유구하고 선진적인 기술과 문화를 뒤로하고 막대한 자원을 들여 프랜차이즈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베이징, 만리장성, 대운하 등등. 새롭고 어디서도 볼 수 없던 미친 아이디어는 사장된다.

 

반대로 임계질량을 달성한 서유럽은 조화로운 기술과학 발전이 이루어졌고, 중국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세계 최초의 현대 과학 사례들이 줄줄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서유럽의 작은 민족국가들 특이 섬나라 영국은 룬샷으로 전 세계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 룬샷은 프랜차이즈에 치중하는 제국이 아니라, 룬샷 배양소에서 번성한다.

 

《룬샷》을 읽어 보면서 계속해서 드는 의문이 있었다. 창의성이라고 말하지 말고 그 아이디어를 실행시켜줄 수 있는 기업의 자질을 실험하는 것 같다는 생각 말이다. 책에는 독특한 아이디어와 통찰, 서프라이즈에서나 봤을 법한 드라마틱 한 역사적 실화가 가득하다. 혹시나 두께나 무게감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면 거두절미하고 책을 선택해 보기 바란다. 세상의 모든 기술에만 룬샷이 적용되는 게 아니다. 바로 이 책을 선택하지 않는 당신의 마음도 룬샷이 되어 새로운 파괴의 혁신이 될지 누가 알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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