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장기민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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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건대 앞은 핫플레이스지만 학교와 아무 상관 없는 사람들이 더 많다. 홍대 앞 상권은 홍대만의 분위기를 더해 이 지역을 찾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홍대라는 말은 더 이상 홍익대학교가 아닌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 저자는 디자인을 전공하고 경영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두 가지를 접목해 생각했고 디자인이 만드는 소비를 주목했다.

책은 총 여덟 챕터로 디자인 경제의 예시를 풀어내고 있다. 여러 곳에 기고했던 칼럼을 엮은 것 같다. 때문에 사회적 이슈가 자주 등장한다. 디자인, 경제, 시사상식을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반면 깊이감은 살짝 아쉽다.

이미 널리 알려진 대로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닌 공간과 시간을 파는 스타벅스의 비유가 많이 등장한다. 바로 스타벅스 경제학. 최근 서머 레디백 사태(?)를 떠올려 볼 때 글로벌 브랜드가 된 스타벅스는 넘사벽이 되지 오래다. 스세권, 스테크 등 스타벅스와 관련된 경제키워드도 많다. 스타벅스는 커피보다 제3의 공간을 파는 만큼 고객이 조금만 커피 맛에 의문을 제기해도 바로 새 커피를 내준다. 그만큼 고객과의 마찰도 최소한으로 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세계적인 스트리밍 사이트 넷플릭스가 사실은 시네마 센터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었다는 일화도 소개된다. 영화를 소유가 아닌 공유 개념으로 이끌며 저렴한 가격으로 볼 수 있다는 개념은 획기적이었다. 또한 이 영화가 끝나면 비슷한 콘셉트의 콘텐츠를 바로 추천해 주는 빅데이터 기반의 시스템 이를 넷플릭스 경제학이라 명명한다.

일상생활 속에 숨어 들어가 있는 디자인 경제의 다양한 사례를 접목시켜 들려준다. 어떤 사례는 너무 많이 인용돼서 반복학습을 하게 되었고, 어떤 사례는 처음 듣는 신선함이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생긴 드라이브스루 경제학, 바이러스 경제학. K 컬처와 공유 문화로 만들어진 BTS 경제학, 일상이 된 유튜브 경제학 등 어렵게만 느껴졌던 경제를 일상과 연결해 비유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과 생각을 공유해보는 것, 무심코 지나쳤던 것에서 영감을 떠올려 보는 것. 디자인이 가진 미덕과 경제학기 가진 실용 가치를 접목한 21세기를 살아가기 위한 지혜다. 하루에 하나씩 가볍게 읽기 좋고, 상식과 생각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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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0-08-01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으로 이미 독자 몇 백명은 끌고 가는 책이네요^^ 저도 제목에 끌려 클릭^^

doona09 2020-08-07 11:17   좋아요 0 | URL
제목이 이목을 확 끌죠? ^^ 즐거운 독서 되세요!
 
희한한 위로 - 위로는 정말 그런 걸지도 모른다, 엉뚱하고 희한한 곳에서 찾아오는 것
강세형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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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형 작가를 좋아한다. 무심한 듯 툭 내 뱉는 농담에 위로가 될 수도 촌철살인이 될 수도 있는 무엇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강세형 에세이를 읽었다. 처음에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로 알게 된 후 팬이 되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문체로 옮겨오지? 라디오 작가라 그런가 문체 하나하나에 생동감이 느껴지는 건 처음이었다. 여전히 엉뚱하고 재기 발랄한 맛은 살아 있고 거기에 마음도 따뜻해지는 위로와 위안이 반가웠다. 며칠째 비 오는 주말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책이다. 비록 자신을 위한 위로이나 타인도 충분히 위안 받았으면 된 거다. 좋은 글이란 이런 거니까.

 

희한한, 왜 위로 앞에 희한하다고 썼을까. '다 잘 될 거야', '아프니까 청춘이지'라는 위로는 저리 가라. 위로를 위한 말은 아니었으나 상대방이 위로를 받았다면 된 거다. 그런 게 진정한 위로. 작정하고 내뱉는 의도된 말보다는, 엉뚱하고 희한한 곳에서 찾아오는 것.이라 썼다. 참 말도 잘 지었다. 역시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니까.

 

사실 강세형 작가가 구내염을 달고 사는 것도 몰랐다. 전혀 몰랐던 병에 대해 알았기도 했고, 입안에 작은 상처만 있어도 거슬리고 불편하고 아픈데 그게 내내 있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성가신 병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근 몇 년 동안 매운맛을 멀리했다. 그러나 문득 오랜만에 떡볶이가 먹고 싶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하지만 강세형은 이런 일도 특유의 농담조로 넘겨 버린다.

 

그리고 너만 그런 게 아니라는 말에 진심 위로받았다. '너만 그런 거 아님'. 아.. 이 무슨 세상 무심한 위로인가. 그냥 그렇게 되어버렸다는 말. 그래서 죄책감이나 누구를 탓하려 들지 말라는 말. 나도 다음에 이런 위로를 누군가에게 혹은 나에게 꼭 써보고 싶었다.

 

"처음부터 이 책은,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서 쓰기 시작한 건 아니었다. 그저 내가 나를 위로하고 싶었고, 내가 발견한 위로의 순간들을 내 스스로 잊지 않도록 기록하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 책이 당신의 위로를 발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 p228

 

마흔에 관한 이야기가 꽤 많아 선배의 푸념처럼 차근차근 잘 도 들었다. 마흔에 고기를 많이 먹으라는 의사를 권고를 받았다니 참으로 부러운 이야기지만. 사람이 어떤 음식에 꽂혀 많이 먹는 이유가 다 있다는 말도 공감 갔다. 아파서 그런지 마흔이라 그런지 유독 몸을 소재로 한 글이 많고 건강에 대한 생각도 많다. 친구 닌자가 점집에서 들었던 말 "보기 드물게 건강한 체질"을 부러워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역시 건강은 건강할 때 챙기란 말 다시 마음속에 새기고..

 

마흔. 곧 나도 마흔이 올 거다. 작가 말대로 20대에서 30대 오는 건 그렇다 치고,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가는 불안함은 말해 뭐 할 듯싶다.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보다 조금 자랐을까, 조금은 늙었을까. 가만히 숨만 쉬면 곧 마흔이다. 앞으로의 삶도 이 책처럼 즐겁고 위로가 되는 날들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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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 재팬, 마지막 정점을 찍은 일본 - 팽창을 향한 야망과 예정된 결말
브래드 글로서먼 지음, 김성훈 옮김 / 김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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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일본에서 27년간 살아오면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과 10년간의 기사 보도 활용과 퍼시픽포럼에서의 17에 걸친 회의, 강연, 저술, 대담의 집결체라 할 수 있다.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일본의 지체 현상을 꼬집고 있다. 전직 '마이니치신문'기자로서 많은 인맥을 넓힌 결과물이다. 연구와 분석 결과뿐만 아닌, 폭넓은 계층의 사람들과 이야기도 할 수 있었다. 충분한 정보에 근거한 팩트로 제3자가 일본의 위기를 논한다.

 

 

일본이 어떻게 세계 무대에 등장하게 되었고 폐허 속에서 일어나 전 세계의 경제 대국 중 하나가 되기까지. 그리고 90년대 버블 경제가 무너지고 흔들리다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일본 시장을 개방하고 경제 분야에서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을 추진한 고이즈미 총리가 쌓은 안정을 잦은 대지진 등 내우외환을 겪으며 국민 신뢰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작년 11월 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가 될 뻔한 아베 총리와 자민당의 처참한 추락, 쌓여만 가는 부채, 노년층이 늘고 인구가 줄어드는 역삼각형 피라미드 속에서 코로나19의 창궐로 경기 회복 및 세계 정치 무대의 화려한 재등장도 산산이 부서졌다.

 

 

게다가 2020년 올림픽으로 재기를 노렸으나 이마저도 미뤄졌고 지금 일본은 사실상 갈 길을 잃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의 어려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거품 붕괴 20년 전부터 시작되었고 경기 침체와 성장 잠재력 둔화, 엔화 고평가, 재정 불균형, 그리고 인구 감소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저자는 일본과 비슷한 전처를 밟는 한국도 안전하지 못하다고 조언한다. 이웃집 불구경처럼 바라보고만 있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하다가는 일본의 실수와 실패를 고스란히 답습할 수 있다.

 

 

책은 5가지 정점으로 일본의 내리막길을 설명한다. 리먼 쇼크(글로벌 금융위기), 정치쇼크(2006년 고이즈미 총리 퇴임 후 2012년 아베 재집권까지 정치적 혼란), 센카쿠 쇼크(중일 관계 악화), 동일본대지진 쇼크(기존의 시스템으로 대내외 구조 환경 변화에 대응 불가능)다. 정리하자면 경제, 정치, 외교, 사회 각 영역에서 일본의 위기를 사례 중심으로 기술했다.

 

 

고이즈미가 2006년 총리 퇴임 후 2007년-2008년 발생한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하며 경제 또한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리먼 쇼크로 전 세계가 어려움 겪었지만 일본은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관광객으로 다녀온 일본을 봐서는 알 수 없다.

 

 

왜 이토록 일본 정치는 썩었을까. 1990년 대 자주 총리가 바뀌고 내각이 교체될 때 정치학자 이노구치 다카시는 일본이 '가라오케 민주주의'에 속박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어떤 아마추어라도 노래 반주에 따라 가사를 읽기만 하면 된다는 말로 이 시스템은 누가 지휘하건 시스템 존속 자체만 보장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알려지다시피 정치 세습을 하는 나라이며 자민당의 나라라고도 할 수 있다. 1955년 부터 21세기 까지 자민당(자유민주당)은 딱 2번 총리직을 내 놓았을 뿐 자민당의 독주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리더십을 가진 총리를 원하고 있으며 사무라이 출신의 료마 신드룸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그는 19세기 메이지유신 시절 도쿠가와막부를 타도하고 근대화 길로 들어서가한 중요한 인물이다. 그를 그리워 하는 분위기와 함께 도전하지 않고 안주하는데 실망이 커지고 있다.

 

 

또한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국과의 대립은 또 다른 대립의 시작이다. 15세기 중국 쪽 기록에 처음 등장한 센카쿠는 1972년 일본 영토로 병합되어 1940년까지 한 기업인이 양식업을 하면 사업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일본이 패한 후 미국의 통치를 받았고 1972년 일본에 반환되었다. 하지만 중국은 15세기부터 중국 영토였음을 주장하며 대만정부까지 나서 중국에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작은 섬이 이토록 뜨거운 감자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1960년대 유엔 탐사대가 이 지역에서 해저 유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국가의 간섭 없이 개인들이 자유롭게 살아가는 게 중요한가, 아니면 아무도 궁핍하지 않도록 국가가 사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맡는 게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받은 많은 일본인은 적극적인 국가를 선호했다." P309

 

 

다시 한번 놀란 점은 일본의 국민성이다. 누구 하나 피해 받을까 봐 굳이 나서지 않아 생긴 패단이나. 이 또한 어떻게 갈아엎을지 몰라 그냥 그 위에서 체념하며 산다는 것이다. 일본 국민들의 80% 이상이 자신은 중산층이라고 생각한다는 것도 매우 충격적이었다. 다시 말해 국민은 사회보장제도, 복지국가 일본을 바라며 궁핍한 시민이 줄어들고 다 같이 잘 산다면 국가의 역할이 커지는 것은 상관하지 않는다는 거다. 미국처럼 각자도생하라는 대량 해고도 일본에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는다. 따라서 1968년 독일을 추월해 세계 경제 2위였던 일본이 최근 중국에 그 자리를 빼앗겼을 때 드는 충격은 말도 못 할 것이다.

 

 

그리고 일본의 상흔이었던 동일본대지진으로 기존 시스템이 먹히지 않고 혼란스러웠던 점을 서술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필요한 것은 취하고 아닌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함을 말하고 싶다. 책은 마치 고이즈미가 아베 이전에 혼란의 일본은 안정세로 만들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사실 엇갈리고 있다. 따라서 저자는 일본의 보수적이고 안정을 추구하는 지체 현상을 벗어나지 못하면 미래는 찾아오지 않을 거라 전망한다. 따라서 지금이 그 정점(피크)이며 내리막은 피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앞서 말한 한국도 이와 비슷한 전철을 밟은 거란 전망은 노령화에 따른 출산율 감소 정도겠다.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변화와 변동폭이 큰 대한민국은 오히려 이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때문에 《피크 재팬, 마지막 정점을 찍은 일본》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일본 내부의 모습을 알아보기 좋은 책이다. 이 책을 가이드라인으로 삼기 보다,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 일본과 우리나라 그리고 중국, 미국과의 입장 차이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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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의 심리학 - 온전한 나로 살기 위한
박선웅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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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나'에 대한 탐구와 고민이 늘어간다. 이를 정체성 탐구라고도 하는데 몸은 어른이나 정신 연령이 거기에 미치지 못해 어른이란 말을 달고 산다. 죽을 때까지 이런 질문을 되물으며 살 것 같다. 나는 누구이며 어떤 사람일까? 남들에게 보이는 나와 내가 보는 나는 어떻게 다를까?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걸까? 그렇다면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대한민국은 내가 만족하는 내가 아닌, 남이 만족하는 나를 만들어가는 개인이 존재한다. 정체성 상태 연구 결과물에 따르면 한국인은 '정체성 폐쇄'가 상태가 현저히 많다. 그러니까 자신에 대한 탐색은 진행되지 않았으나 부모님이나 선생님, 타인 등 주변 사람의 영향으로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는 신념을 갖는다.

 

이런 상태는 매우 위험하다. 자기조차 내가 누구인지 헷갈리며, 무엇을 위해 공부하고 돈 벌고 출근하는지 모든 일들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한다. 우울증과 스트레스, 공황장애,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가 아직까지 자살률 상위권인 이유도 포함이다.

 

몇 년 전 한국에서 베스트셀러였던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는 억눌린 한국인의 자아를 자유롭게 했다. 부족한 당신도 충분히 괜찮다고 그런 나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아들러 심리학을 기초로 다독였다. 나 또한 위로받았고 열광했다.

 

"죽음의 존재론적 확실성과 죽음의 시간적 불확실성. 죽음이 반드시 오기는 오지만, 언제 올지 모른다는 점은 우리가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든다. " p86

 

《정체성의 심리학》은 철학을 공부한 후, 다양한 곳에서 일하다 심리학을 전공해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박선웅의 정체성 프로젝트 작업, 첫 번째 프로젝트다. 제목이 거창하지만 정체성을 자세로 풀어 낸 심리학이다.

 

정체성이란 무엇일까? 이는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이 무엇인지 이해하며, 삶의 방향에 결단을 내리는 정도라 할 수 있다. 인간은 언젠가 죽기 때문에 한정된 시간 동안 자신이 정한 목표치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게 공부, 일, 수행 등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진다.

 

정체성은 빨리 발견할수록 유리하며 삶의 의미와 방향을 포함하기에 성공이나 원하는 목표에 빨리 도달할 수 있다. 따라서 정체성 찾기는 내 안의 숨겨진 진짜 나를 찾는 것이며, 내 인생 이야기를 쓰 수 있어야 하며, 과거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워 어제보다 나은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죽게 되어 있고 내일 죽어도 하등 이상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언제나 현재만 바라보고 살 수도 없고, 과거에 갇혀 고통스러워할 시간도, 보이지 않는 미래만을 위해 현재를 충분히 즐기지 못하는 일도 어리석다. 세 시간은 적당히 절충하는 자신만의 비법을 만들어야 한다. 그게 바로 정체성 찾기다.

 

이는 《불멸에 관하여》에 나오는 문장이 이 모든 것을 요약해 준다. "내일 죽어도 후회하지 않게, 내일 죽지 않아도 후회하지 않게." 부모가 자신이 보는 앞에서 죽어가는 것을 목격한 후 엄청난 재산으로 평생 놀고먹어도 되는 웨인이 배트맨이 되기까지. 최근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3부작을 다시 보며 생각했다. 웨인에서 배트맨이 되기까지 길고 긴 과정을 함께한 관객은 영화를 보며 울고 웃는다. 아무런 능력을 갖지 못해지만 진정한 고담시의 히어로가 되기까지의 배트맨을 온전히 이해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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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체인지, 코로나19 이후 미래 시나리오
최윤식 지음 / 김영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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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새롭게 바뀌었다. 이른바 뉴노멀. 코로나로 이전과 이후의 세상은 사회, 경제적 충격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달라졌다. 미래학자 최윤식은 이 책을 통해 3년 이내와 10년 이상의 단기, 중장기 변화를 구분해 분석하고 통찰했다. 코로나19로 조금 앞당겨진 것뿐 어차피 일어날 일이었다.

 

 

코로나19이후 다양한 학자들이 미래 전망을 내놓지만 국제정세 속에서 한국의 미래를 다룬 책을 찾는다면 추천한다. 지금까지 읽어본 포스트 코로나 전망 책 중에서 객관적이기도 하지만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 관심 갔다. 경제적 전망을 가장 크게 다루면서 제2, 제3의 팬데믹도 예측하고 있다. 바이러스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 장기화되고 다시 찾아온다면 경제활동의 멈춤으로 온 세상이 멈출 수 있음을 경고한다. 트럼프가 왜 자국민의 건강보다 경제 활동에 목매고, 아베가 꼭 올림픽을 치러야 하는 이유가 바로 '경제' 때문이다.

 

 

저자는 빠르게 그리고 서서히 상반된 속도로 코로나 이후 세계가 현저히 바뀔 거라 말한다. 코로나와 경제 위기라는 2가지 충격 앞에서 기업이 집중해야 할 것을 세 가지로 말한다. 첫째, 코로나로 인해 서서히 시작되는 가치관과 변화에 집중해야 한다. 둘째, 코로나 이전 시대에 이미 변화가 시작된 것들을 빠르게 캐치하라. 마지막으로 공동체에서 다시 반복될 위험에 대비한 새로운 선택과 행복의 시작이다.

 

 

코로나 이전 시절로 되돌아가긴 힘들다는 다수 전망과 다르게 저자는 비대면 시스템으로 다시 되돌아갈 것에 대한 대비, 2차 팬데믹 때 바로 전환 가능할 태세 전환을 갖추라고 말한다. (이 부분이 기존 책과 차이점) 어쩔 수 없이 비대면으로 강행되었던 시스템은 대면시스템으로 돌아간다.(리턴) 억눌렸던 여행 및 소비 심리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소비가 급등하고 정부의 경기부양책도 쏟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리바운드 시기를 잘 잡아야 제2차, 3차 유행과 리세션(경기 침체)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정부의 여러 정책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저자는 코로나로 위기가 심각해지는 상황이 2022년까지 계속된다는 전망과 함께 부실기업및 좀비기업의 도산, 신흥국 파산, 가계 부채 축소 등 전 세계적 저성장을 겪을 거라 말한다. 막대한 빚을 지고 값싼 대출로 겨우 유지했던 기업과 국가는 곧 파산한다는 것이다. (리세션)

 

 

또한 코로나로 만들어진 대전환을 지속하고 가속할 메가트렌드(10여 년 동안 유지되는 트렌드)가 올 것이다. 100년간 붕괴, 회복, 버블, 신고점의 패턴을 유지해온 미국 주식시장의 6번의 대폭락과 대상승을 비추어 볼 때 이제 곧 7차 상승기로 봐도 좋다는 것이다. 코로나가 만든 주식 대폭락은 개미들이 대거 투입된 동학개미운동으로 만들어졌던 것처럼 10여 년간 주식시장은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다.

 

사람들의 불안 심리가 극에 달했던 지난 6개월을 되짚어 볼 때 정부 신뢰도는 사상 최대치를 연일 갱신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극찬하는 K 방역으로 국가 신뢰도와 정부의 힘을 커졌다, 이로 인해 암호화폐는 사라지고 정부 주도 디지털 화폐가 부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양극화와 진영 갈등, 혐오는 여전히 만연할 것이다. 전염병은 모두가 똑같이 걸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적 약자가 받는 고통은 상대적으로 커진다.

 

 

그러나 너무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인류를 큰 변화 앞에서 희생이 따르긴 했지만 슬기롭게 대처해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리턴(되돌아오고), 리바운드(다시 튀어 오르고), 리세션(파산 후 재 시작)을 발판 삼아 급격한 변화에도 여전히 죽기 않고 살아남으리라. 하지만 코로나19는 진행중이고 계속해서 수정되고 전환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무엇이 진리라는 단일화 보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먼저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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