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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꽃이 모랑모랑 피어서 - 제2회 퍼플로맨스 대상 수상작
박소정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12월
평점 :

추운 겨울, 따뜻한 봄날의 꽃향기가 물씬 풍기는 달달한 로맨스 소설 한편 권해드릴까해요. 제 2회 퍼플로맨스 대상 수상작인《모란꽃이 모랑모랑 피어서》는 병자호란이라는 전시상황, 조선의 조향사라는 직업, 기구한 운명의 남녀의 사랑이 짧은 문장체 속에서 모랑모랑 피어서 긴여운을 남기는 독특한 소설입니다.
대중문화 전반에서 이제 '프로 여성'을 소재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사극의 여성상도 변하고 있는데요. 흔한 캐릭터 보다 조선이라는 나라의 열악한 여성의 지위를 불구하고 프로다운 면모로 이름을 남긴 사람들이 많습니다. 소설 《모란꽃이 모랑모랑 피어서》의 주인공 '정수연'은 가난하고 낮은 신분에도 불구하고 조선의 조향사가 되고 왕의 총애를 받기도 하는 여성으로 로맨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향기에 대한 수연의 탐독력과 실험정신이 곳곳에서 발견되어 매우 흥미롭게 읽어내려갔던 소설입니다.
책 표지부터 느껴지는 향긋한 꽃내음을 시작으로 짧은 호흡으로 써내려간 글들은 가독성과 뒷이야기의 흥미를 유발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소제목들 조차 그 챕터의 내용을 축약한 듯 제목만 보고도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 축약해 놓아 좋았어요. 새삼, 이렇게나 많은 꽃들의 이름과 꽃말을 알 수 있었던 기회였네요. 프랑스에 '향수'를 만드는 장인이 있듯이 조선에도 조향사가 존재했다면 아마 이런 모습이 아니였을지 짐작해 보았습니다. 향수와는 다르게 아담하고 은은하게 퍼지는 '꽃의 향'들의 글을 읽어내려가면 내려갈 수록 맡을 수 있을 것같은 묘한 경험까지 가득합니다.
가끔 원인 모를 두통에는 향기롭고 은은히 입안에 퍼지는 허브티 한잔이 위안이 되듯이, 어지러운 마음으로 혼란스러운 분들에게 말랑말랑한 로맨스 소설로 작은 위안을 얻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