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멸종 위기인 줄도 모르고 - 예민하고 소심해서 세상이 벅찬 인간 개복치의 생존 에세이
이정섭 지음, 최진영 그림 / 허밍버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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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복치는 복어목의 물고기며, 돌연사 전문 생물이라 한다. 하지만 이보다 사람 얼굴을 본떠 생겨 일본에서는 민간설화의 대상이기도 하고, 성어가 되어 바다로 나가면 그래도 단단한 멘탈로 살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릴 때 염려 때문에 죽고, 겁먹어서 죽고, 예민해서 죽고. 인간 개복치를 선언하는 주의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한다. '나도 소심하긴 한데..'

 

소심함의 기분이 무엇일까? 구매한 물건이 뜯어보니 상세 페이지와 다르거나 흠집이 나있었다. 화가 나서 환불하고 싶다. 그래도 그 사람이 싫어하거나 안 해줄까 봐 그냥 넘어가는 일? 식당에 가서 단체로 주문한 음식 중에 내 음식만 안 나온다. 그래도 그냥 마냥 기다리는 일? 사람마다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행동 참아가며 집에 가서 이불킥하는 수치가 다르다. 집에 와서 뒤늦게 후회한다. 그때 할걸, 살걸, 말하고 넘어갈 것. 불이익이 조금씩 쌓이면 당신의 정신 건강까지 좀먹을지 모른다. 마치 살짝 만 닿아도 죽고 마는 개복치처럼. 당신은 인간 개복치인가?

저자는 기자이기도 했고, 잡지사의 에디터를 거쳐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혼자서 일해도 상관없는 만화가, 소설가, 연구원, 학자 등등이 아닌 사회생활이 필요한 사람이다. 기자란 처음 보는 사람과의 말도 능수능란하게 섞어야 하며, 뻔뻔하게 가지 말라는 곳에 들어가고 사진을 찍으며 약간의(?) 말싸움,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아야 하거늘. 이 소심한 남성이 어찌 기자로 일했을지 궁금했다.

 

저자는 자신을 예민하지만 공생을 꿈꾸며 순수한 개복치에 비유한다. 20 대에는 개복치처럼 유리 멘탈의 극치를 달렸지만 마흔. 이제는 당당히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하고 개선의 여지를 이야기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역시 사람은 나이가 들면 무던해지는 걸까? 지혜를 얻는 걸까? 무엇이든 상관없다.

 

저자가 겪었던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입가에 '피식'하고 웃음기가 서린다. 무심한 듯 시크한 동네 카페에 자주 갔는데, 정말 이곳이 좋아 잡지에 글을 써냈더니 그 후로 사장님이 환대와 관심에 떠났다는 이야기. 반대로 친구들과 혼자서도 자주 갔던 술집의 바텐더가 꾸준히 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만 몰라보는 무관심에 비친 이야기. 듣다 보면 나도 저런 적 있는데 하면서 공감하고 있다. 이런 게 바로 에세이 저자와의 궁합이 맞는 독서임을 실감한다. '아.. 이 저자 글맛 좀 난다.'

자신을 디스하며 풍자하는 마음가짐도 마음에 든다. 마지막엔 '개복치 씨의 한마디'라고 한 줄 정리처럼 던지는 명언 비스무리한 태도도 좋다. 근데 조금 아쉬운 점이 있긴 하다. 우리나라에서 자주 쓰이는 일본 용어들이 많아서다.

 

사실 한글로 바꿀 수 있긴 하지만, 그 단어를 썼을 때만의 느낌이 있다. 나도 그게 뭔지 안다. 예를 들면 '여기가 내 나와바리야'라고 할 때 '여기가 내 근거지야, 여기가 내 생활 반경이야, 여기가 내 구역이야, 여기가 내가 활개치는 동네야.'라고 하면 말맛이 달아나기도 한다. 그래도 '기타노 다케시'가 박찬욱과 안성기를 합쳐 놓은 정도로 유명하다는 것에 동의하긴 힘들다. 둘 다 내가 존경하는 영화인이라서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인 취향은 존중해야 하는 거다. 저자가 한 말에 대한 비유를 이해했다. 그러면 된 거지 뭐.

 

재미있게 겪은 이야기를 글로 쓴 에세이지만 단 편 한 부분을 꼽아 장편 소설이나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이야기가 즐비하다. 특히 취업을 목적이었던 스터디에서 H를 만나 연애한 사연은 영화 <Her>의 '사만다'를 연상하게 한다. 하지만 사람 일은 끝까지 모르고, 한국말을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 무섭도록 소름 돋는 그 반전은 거절했던 H가 지금의 와이프이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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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가 만만해지는 이과식 독서법 - 필요한 만큼 읽고 원하는 결과를 내는 힘
가마타 히로키 지음, 정현옥 옮김 / 리더스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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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한 번에 독파하려고 욕심을 부리지 말자. 자신에게 의미 있는 정보를 얻고 생각의 깊이를 더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독서의 목적이다. 나아가 내용을 완전히 습득하고 싶은 책을 선별하는 직업의 중요성도 첫 번째 읽기에서 알게 된다. 원래 자신의 인생이 바뀔 만한 책은 몇 번이고 읽고 싶은 법이다. 이런 책을 만나는 일도 세 번 읽어야 경험할 수 있다. "

 

《이과식 독서법》은 독서에 영 소질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독서의 기초를 알려주는 지침서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필요성은 느끼지만 정작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읽다가 질려서 포기한 책을 떠올려 봐야 막막하다. 때문에 아예 책과 담쌓고 사는 사람도 많다. 손안의 작은 세상 스마트폰에 별천지가 펼쳐진다. 무거운 책을 펼친다는 것은 구시대적 취미로 전락한지 오래다.

 

인터넷과 전자 신문, E-BOOK이 도입되었을 때 종이책은 사라질 거라 말했다. 주춤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종이책이 주는 질감과 냄새, 텍스트의 매력을 즐기는 독서인구는 소수지만 존재한다. 그들은 어떻게 책을 읽는 걸까?

 

저자는 이공계 교수로 지내오며 책 읽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을 위해 책 고르기부터, 읽기, 메모하기, 소화하기 등을 정리했다. 제목처럼 필요한 만큼 읽고 원하는 결과를 내는 이공계처럼 책에 접근하라는 말이다.

 

"사람이건 책이건 궁합이라는 게 있다. 궁합이 나쁘면 초반에 관계 맺기를 멈추어야 한다. 아무리 기를 써도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은 궁합이 나빠서라고 자신과 맞는 책으로 갈아타자. 내 경험상 나와 어울리는 책은 어딘가에 꼭 나타난다. 책이건 사람이건 인연이 있으니 살아가다 보면 반드시 만난다." p28

 

일단 책을 읽으려는 동기부터 찾아야 한다. 가장 편하고 쉬운 책으로 최소한의 할당량을 하루에 정해 읽는다. 만화, 동화, 잡지도 상관없다. 이 책들을 보이는 곳에 놓아두면 좋다. 외출할 때는 가방 속에 책 한 권 넣고 다니길 추천한다. 정말 어쩌면 내가 독서하는 방법과도 같을까 놀랐다. 손을 뻗으면 만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책과 친해지는 것이다. 이는 독서에 대한 마음의 장벽을 낮춘다.

 

여러 장르의 책을 돌려가며 재미있는 챕터부터 읽어도 좋다. 일이나 공부를 쉽게 하는 독서법에는 '음악적 독서(소설)'와 마음에 드는 부분부터 읽어도 되고, 건너뛰어도 되는 '회화적 독서(인문사회, 자기계발 등)'로 나뉠 수 있다. 회화적 독서는 미술관에서 순서대로 그림을 보지 않고 마음에 드는 것부터 골라서 보는 방법에서 본뜬 것이다. 한정된 시간에 책을 읽어야 한다면 회화적 독서가 어울리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끼고 살면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투정 부리는 사람들을 위해 15분 집중법도 소개한다. 인간의 집중력의 한계가 15분 내외임을 이용하는 거다. 이는 마치 게임화하듯 15분마다 책 읽는 미션을 클리어하는 성취감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책이 어려워 자꾸 같은 구간을 반복하거나 진도가 나가지 않아 어렵다면 그렇게 쓴 저자를 탓하고 다른 책을 읽어 본다. 그게 지름길이다.

 

"구입한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사람, 게다가 책에 적힌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책의 모든 내용을 흡수하기란 누구에게나 불가능하며 그런 착각은 독서를 멀리하게 하는 원흉이 될 뿐이다. p49"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강박도 내려놓아야 한다. 재미없거나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오히려 책을 두렵고 어렵게 만드는 장벽이 될 수 있다. 나에게 맞는 책은 언젠가 나타난다. 때문에 목차는 꼭 읽는다. 책의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고 포인트가 들어있다. 띠지는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서점 매대에서 눈에 띄어야 하기 때문에 핵심을 한 줄로 요약한 문구가 담겨 있어 책을 파악하는데 좋다. 부제목을 통해 저자의 의도를 반영하기도 하다. 실로 한 권에 책은 독자들이 지식의 바다에 끌어들이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국 이과식 독서법이란 분류, 정리, 구체적인 시스템으로 독서하란 소리다. 지적 소비를 위한 독서, 목적이 뚜렷한 독서를 말한다. 서울대 졸업생이 추천한 필독서 100선,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책등 이런 문구에 현혹되기 보다. 차라리 초보자도 읽기 편한 '하룻 밤에 읽는, 14세를 위한, 만화로 보는 ' 문구를 통해 기초를 다지고 원하는 정보는 더 얻으면 된다. 독서가 싫어지고, 일이 되기 전에 재미있어 평생 질리지 않는 독서 근육,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부모가 아무리 아이에게 책 읽어라, 공부해라 잔소리해봤자 아무 소용 없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말은 곧이곧대로 듣지 않는 반면, 어른들의 행동은 즉각 따라 한다. 그래서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어른들이 집에서 TV나 핸드폰만 보는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 독서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고 큰 아이들은 자연스레 책과 가깝게 지낼 확률이 크다.

 

나도 솔직히 어릴 적부터 책을 읽어 온 사람이 아니다. 위인전이라 학교에서 읽으라고 해서 억지로 읽거나 독후감 때문에 읽었지 흥미나 필요로 읽지 않았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 그것도 긴 출퇴근 시간 동안 상사가 추천해준 '쓰네카와 고타로'의 《야시》를 읽고 그야말로 독서의 문의 열렸다. 꾸준히 상사는 자신이 읽고 재미있었던 다른 책을 큐레이션 해주었고, 출퇴근 시간 동안 멍 때리거나 잠 자지 않고 책과 친구가 되었다. 지금도 그 상사가 무척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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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살짝 비켜 가겠습니다 - 세상의 기대를 가볍게 무시하고 나만의 속도로 걷기
아타소 지음, 김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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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스스로 못생겼다는 외모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어릴 적부터 자신과 다른 외모인 여동생과의 편애, 칭찬에 인색한 부모가 못난이라 부르는 불만이 쌓여 있었다. 유년시절을 겪으며 '나는 예쁘지 않을지 몰라'라는 의문이 확신이 된다. 점점 자신만의 여성성을 부정하고 부끄러워했다. 오랫동안 못난이라는 말에 짓눌려 어른이 된 지금도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못한 상태다. 자신이 생각하는 외모의 단점이 아니라 남들이 말하는 단점 때문에 무너진 케이스다.

그러다 저자는 자신의 외모를 비하하는 유머를 트위터에 올려 인기를 얻었다. 그게 계기가 되어 책까지 낼 수 있었다. 외모는 하나의 개그가 되어 사람들이 조롱을 당해도 그러려니 생각하는 체념의 일부로 굳어진다. 하지만 외모에 대한 불만은 개선되지 않았고, 피부가 망가져 피부과 시술을 받거나 체중 조절로 약간의 외모를 손본다. 그렇게 외모 콤플렉스에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남자들의 마음에 들지 않아도 상관없고 여자다워지고 싶다는 생각 역시 해본 적 없는데도 그런 말을 들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틀에 억지로 끼워 맞춰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난 남자들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 조금도 노력한 적이 없다. 그런데 여자다움이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남자들의 호감에 집착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내 인견과 나만의 여자다움이 부정당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나는 남자 사람 친구들이 '여자다운' 뭔가로 나를 지적할 때마다 그것을 부정하며 정정해줄 것을 요구한다. " P33

옷을 그렇게 입으면 여자 답지 못한다거나, 계속 그런 행동은 선머슴 같다거나, 화장을 하지 않아 구박한다거나, 예쁘고 아기자기한 도시락을 싸줘야 한다는 여자다움을 강요하는 사회에 불만을 느낀다. 여자라서 담배도 피우지 못하고 결혼을 하지 않거나 아이를 갖지 않으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유감스럽게도 앞으로 그럴 계획은 없는데 말이다. 시대를 뛰어넘은 또 다른 마녀사냥일까? 저자는 지긋지긋한 세상에 빨리 할머니가 되어 그런 소리 안 듣고 살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 한 개인의 신념이 다수의 사람들에게 어떤 잘못을 한 건지 모르겠다. 그냥 나다움을 지키고 싶었을 뿐인데..

어릴 시절부터 삐걱거리던 어머니와의 관계는 독립하면서 더 멀어진다. 여동생이나 남동생과는 따로 연락하지 않고 아버지는 아예 집을 나가버려 사실상 가족이라고 하면 어머니뿐이지만 좀처럼 다가갈 수 없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한테 맞고 상처받았던 기억은 인연을 끊고 싶을 정도로 강렬했다.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는 완전한 내가 되기 위해, 어머니와의 대면도 거리낌 없어질 그날을 위해 저자는 견디고 노력하는 중이다.

독신으로 살 준비를 위해 일을 하게 된 저자는 어른들은 모두 평범한 척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어릴 적 생각한 '어른'의 이미지는 완벽하고 똑 부러지는 사람이지만, 회사를 다니면 그런 사람은 판타지임을 실감한다. 누구에게나 결점은 있고, 아이든 어른이든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는 이유는 형편없는 사람도 일은 해내는 결과가 확실하면 된다는 거다.

저자는 외모에 대한 칭찬보다 가방이나 옷에 대한 취향을 칭찬해 주는 건 기쁘다고 말한다. 내가 접해 온 것들이 모여 그 사람의 센스가 되기 때문이다. 외모 콤플렉스와 상관없는 점도 마음에 든다. 취향은 상대방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소재가 되기도 한다. 상대방의 외모에 대한 과도한 칭찬은 관심으로 포장된 폭력이 될 수 있음을 한 번쯤 생각해주길 당부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사회가 만들어낸 '아름다움'의 기준 때문에 누군가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거나 평생 고통 속에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대상은 항상 왜 남성이 아닌 여성이란 말인가? 특히 일본 사회에 만연한 '여자다움', '여자력'이라는 성차별적인 단어는 여성을 사회가 만들어 낸 틀에 끼워 맞추라고 부추긴다.

'나다움'을 지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걸까 실감한다. 물론 일본인이고 사람마다 자존감은 다르니까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은 다 다들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말 때문에, 남들과 비슷한 선상에서 살아가야 안도감이 든다는 이유로 자신의 고유성을 버리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너무 답답한 나머지 책을 읽다가 저자의 태다로 화가 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안도감이 밀려왔다. 오늘 거울을 보면서 이런 말 내뱉어 보는 건 어떨까? "오늘 나 좀 멋있는 거 같아!" 돈도 시간도 들지 않는 천연 피로회복제가 따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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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의 바닥
앤디 앤드루스 지음, 김은경 옮김 / 홍익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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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앎에 무조건 믿음을 갖는 일은 위험하다. 자신이 생각하는 모든 게 항상 올바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수영장의 바닥을 박차고 오르듯이 자신이 알고 있는 통념의 틀을 깨라. 성공의 시작은 바로 거기부터다." P18

《수영장의 바닥》은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의 저자 '앤디 앤드루스'의 신작이다. 저자의 어릴 적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왜 우리가 수영장 바닥까지 내려가봐야 할지 이유를 설명한다.

저자는 친구들과 돌핀 게임을 하던 에피소드를 털어놓는다. 수영장 한 쪽 끝의 수심이 깊은 곳에서 다 같이 선헤엄을 치다가 누가 잠수했다가 가장 높이 솟아오르는가 내기하는 게임이다. 늘 1등을 차지하던 '아론'에게 누구도 도전하려 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케빈'이 돌핀 게임에서 아론을 약 45센티미터 차이로 이겼다. 케빈은 누구도 시도한 적 없는 수영장 바닥을 박차고 올라와 수면 높이 튀어 오르는 새로운 방법을 발명했다.

당연해 의심하지 않았던 게임의 룰을 바꾼 것이다.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단지 기존의 룰을 조금 변형한 것뿐이었다. 거기에 자신만의 생각을 더한 것이다. '어쩌면, 혹시, 만약에..'등 의문이 드는 생각이 있다면 수영장의 바닥까지 내려가 보길 바란다. 틀에 박힌 생각을 걷어차고 자기만의 새로운 방식을 선택하는 일, 즉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고 이제까지 없던 방식에 도전하는 일을 세상은 '이노베이션'이라 부른다.

비슷한 예로 '비머네스크(Beamonesque)'란 말이 있다. 지금까지의 어떤 성과보다 훨씬 뛰어난, 압도적인 업적을 이루는 말이다. 육상 선수 비먼은 올림픽 메달권 선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우승 후보를 물리치고 멀리뛰기 세계신기록을 세운다. 비먼이 뛰기 바로 전 선수 보스턴이 귓속말로 해준 용기의 말은 비먼을 날아오르게 했다. 즉, 남다른 성공을 원한다면 아무도 엄두 낼 용기가 없을 수영장 밑 바닥에 내려가 도전하는 각오와 계획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게 바로 당신의 비머네스크다.

밑바닥까지 떨어졌다가 강한 회복탄성력으로 튀어 오르는 사람의 대부분은 원래 위치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간다. 시도하고 또 시도해보자, 부단히 목표를 향해 전진해보는 거다. 세상의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확신이 없어 용기 내기 겁난다고? 진정한 용기는 확신이 아니라 시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책은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확실히 준다. 오랫동안 굳어져 깨려고 하지 않는 무엇에 다른 방법으로 깨보려는 용기를 북돋아주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아인슈타인도 그랬고, 스티브 잡스도 그랬다. 혁신이란 이름은 그 견고함에 도전하려 할 때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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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이기주의자 (스페셜 에디션) - 나의 가치는 내가 결정한다
웨인 W. 다이어 지음, 오현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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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이기주의자가 주의 사람들에게 무관심해 보인다면 그것은 자신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느라 밖으로 시선을 돌릴 틈조차 없기 때문이다."

P 288

 

남편과 자식, 오빠를 위해 희생한 시대의 어머니들이 생각난다. 예전에는 그랬다. 유교적 뿌리가 강한 한국은 집안의 기둥인 남성 위해 여성들의 행복은 뒷전일 때가 많았다. 그래서 유독 여성들의 화병이 많았다. 뚜렷한 원인도 없이 가슴이 답답하고, 뜨거워 힘들어하던 많은 여성들이 있었다. 그렇게 앓고 또 앓다가 병은 얻고 자신의 삶도 잃어버렸다.

 

 

하지만 요즘은 또 다른 이유로 마음의 병을 얻기도 한다. 대부분은 나를 가장 소중한 존재로 생각하지 않아서 일어나는 일이다. 나보다 남을 걱정하며 고민하고,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 지나친 배려를 하며,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하지 못해 집에 와서 후회한다. 대체 무엇이 당신을 그토록 억압하고 가로막는지 묻고 싶다. 조금만 이기적이어도 된다. 그래야 큰 행복이 당신을 찾아온다.

 

점점 서구화, 개인화되는 생활 패턴이 지속되면서 멀리서 찾는 행복보다 가까운 곳에서 작은 만족을 누리고자 한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내가 무언가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순간은 바로 지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존재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뿐임을 직시하고 내일이나 미래로 넘기지 말고 기본과 욕망에 충실하라며 책은 부추긴다. 어차피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내 삶의 주인공은 나이기 때문이다.

                                       

<'행복한 이기주의자'가 되기 위한 10가지 마음가짐>

1. 먼저 나를 사랑한다 : 나를 사랑하는 정도가 나의 가치를 결정한다

2.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다 : 이 세상의 절반은 나와 생각이 다르다

3.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 나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은 과거의 나다

4. 자책도 걱정도 하지 않는다 :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현재뿐이다

5.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내가 원한다면 다른 이유는 필요하지 않다

6.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다: 세상이 정한 옳고 그름에서 벗어난다

7.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세상의 기분으로 나를 평가하지 않는다

8. 미루지 않고 행동한다 : 행동하는 사람이야말로 현재를 사는 사람이다

9.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누구보다 나를 신뢰하며 독립적인 삶을 산다

10. 내 안의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 화로 생긴 스트레스는 결국 나를 향한다

 

책의 초판은 1976년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인의 공감을 얻으며 카운슬링 교제로 쓰인다. 전 세계 3500만 부 판매, 국내 20만 독자가 사랑한 '웨인 다이어'의 《행복한 이기주의자》가 예쁜 표지를 갈아입고 스페셜 에디션으로 나왔다. 행복이라는 눈에 보이지도 손으로 만질 수도 없는 개념에 대해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해 큰 반향을 이룬 책으로 개인적인 정서가 짙어지고 있는 요즘, 다시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나 스스로 소중하지 않다고,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남에게 베푼다는 일은 어불성설이다. 온전히, 나를 제일 먼저 사랑해 줄 것! 행복한 이기주의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해보는 건 어떨까? 누구라도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소중한 사람이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말자, 당신은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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