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몸을 챙깁니다 - 바디풀니스, 진정한 나로 살기 위한 첫걸음
문요한 지음 / 해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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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인 문제는 몸과 관련 없다고 느낄 때가 많다. 하지만 정신과 의사로 살아온 저자는 몸의 소리를 무시하고 애써 머리의 소리만 의지한 채 살았다. 자신은 괜찮지 않으면서 다른 이에게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녔다. 언행 불인치를 깨닫고 자신부터 신호를 직시하기로 했다.

 

 

대한민국은 과로 사회다. 오죽하면 한국과 일본에만 존재하는 '과로사'라는 말이 있을까. 공부도 마찬가지다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시간만큼 효율이 오르지 않다. 특히 만성피로가 누적되면 돌연사까지 벌어지기도 한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몸을 억압하면서 어른이 된다는 말에 공감했다. 순수한 마음이 사라질뿐더러 내 몸이 하는 말을 듣지 않고 잊고 산다. 인간은 태어나며 세 살이 넘으면 본격적으로 몸을 억압하기 시작한다. 야생동물이 대소변을 참지 않는 것과 같은데, 그 나이가 되면 아이들이 기저귀를 떼기 때문이다.

 

 

이로써 인간의 틀을 형성하다. 커가면서 유치원, 학교에서 금기와 규칙을 배운다. 이를 교육이라 부르는데, 배고픔과 화장실 가고 싶은 마음도 버텨고, 흐트러지지 않는 몸으로 책상에 앉아 수업 시간을 참는다. 드디어 사회화를 거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몸이 원하는 것이 무언인지 모른 채 살아간다.

 

 

예를 들어보자.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을 가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막상 그렇고 나니 며칠만 즐겁고 초조하기 시작했다거나. 다이어트를 그만두고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으면 세상 행복일 줄 알았는데 나도 모르게 화장실에서 설사와 구토를 반복하고 있다거나. 몸은 화가 나고 부풀어 오르고 열이 나는데 스스로 괜찮다, 별거 아니다 억누르다 보면 쌓여 병이 될 수 있다. 더욱 몸의 감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기본 감정에 동반되는 신체감각은 목소리, 근육, 심박동, 호흡 등이다.

 

 

책은 전반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이겨낼 수 있는 몸을 돌보는 응급처리를 소개하고 있다. 걷기는 뇌 전체를 활성화하면서 고여 있는 마음을 흐르게 한다. 마음의 고통과 스트레스의 응급조치는 일단 밖에 나가 걸어 보란 거다. 걷기만큼 돈이 들지 않고 효과적인 운동이 없다. 감정과 충동은 가만히 있으면 더 커지고 없애려고 의식적으로 움직이는 순간 충동도 따라 움직인다.

 

반대로 감정이 요동칠 때 안정된 자세로 몸을 잡아주는 방법이 있다. 화를 있는대로 내는 사람은 심장, 뇌질환이 걸리기 쉽고, 분노를 억제하는 사람은 암이나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크다. 안정적인 마음을 잡아주는 일은 '그라운딩'이라고 하는데 일어서서는 발바닥, 앉아서는 엉덩이뼈에 집중한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라벨링'도 있다. 수치로 환산해 보는 것도 좋다. '나는 화가 났어', '나는 슬퍼' 등 이름만 붙여도 조절에 효과가 있다.

 

햇볕은 우울감과 연관이 높다. 북유럽 사람들이 계정성 우울증이 많은 이유기도 하다. 마음이 우울하고 외로울 때는 이런 방법이 좋다. 따뜻한 옷을 입고, 따뜻한 차나 음료를 마시면서 따뜻한 국물, 갓 지은 밥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이 해주길 기다리기 보다 자기가 자기 몸을 돌보고 챙길 때야 마음의 병은 진정으로 치유된다.

 

 

많은 현대인이 수면장애로 힘들어한다. '잠을 자야 한다'라는 마음이 오히려 방해가 된다. 스르륵 잠에 빠지려면 생각을 멈추고 힘을 빼, 이완할 줄 알아야 한다.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습관이 필요하다. 주말, 주중 할 것 없이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 이게 습관이 되면 일정한 시간에 졸린다. 몇 시에 자야지 하지 말고, 졸릴 때 자면 된다. 15분이 넘어도 잠이 안 오면 다른 공간에 활동을 하다 잠이 오면 잠자리에 눕는다. 수면환경도 조정하는 게 좋다. 스마트폰, 독서, TV, 음악 감상, 통화, 심지어 밥까지 침대에서 해결하지 말아야 한다. 침대는 오직 수면을 위한 장소로 인식하도록 침대에서는 일상생활을 하지 않아야 한다.

 

 

흔히 피로와 피곤은 다르지만 혼용된다. 피로란 에너지가 일시적으로 고갈된 상태 지친 거다. 피곤은 '괴로울 곤(困)'자를 써서 지침을 넘어 괴로울 정도로 심각한 상태다. 피로를 느껴 쉬고 싶지만 쉴 수 없는 억압이 더한 상태가 바로 피곤이다. 피곤해 죽겠다는 말을 달고 사는 현대인들 이제 몸과 마음 모두를 챙겨야 할 때다. 돌연사는 아무런 신호 없이 갑자기 가지 않는다. 몸이 신호를 보냈을 것이다. 애써 외면하거나 이것만 끝내고 쉬자라고 무시해 쌓인 결과다. 모든 일에 이유가 있다.

 

 

현인류는 지구상에서 가장 바쁘고 먹을 음식이 많은 세상에 살고 있다. 음식이 산재해 있어 어디서든 포만감 높은 식사가 가능하다. 원시시대처럼 며칠을 사냥해 음식을 먹고, 굶어야 하거나 먼 거리를 이동하지도 않는다. 그만큼 현대병에 취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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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0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20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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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를 읽는다는 것은 올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준비하고자 하는 일이다. 매년 이 책이 서점가에 보인다면 '아..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를 직감해도 좋다. 연말연시나 한 해를 계획하기 좋은 선물용으로 준다 해도 환영받을 책이다.

 

 

2020년은 경자년 쥐의 해다. 12지간 중에 쥐는 영리한 꾀로 1등을 차지한 동물 중의 동물이다. 2009년에 시작한 트렌디 코리아는 12간지를 돌아 12번을 돌았다. 참 오랫동안 대한민국 경제 트렌드를 예측하고 선도했는지 노고를 알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전망이 좋지 않지만 소비자와 시민들 모두가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의미를 찾아 10대 키워드는 '마이티 마이스(MIGHTY MICE 복수)'로 정했다. 쥐띠의 회색과 경제를 꽉 잡고 있는 오팔세대의 실버를 표현했으며, 회색 지대의 중립성, 세계경제의 어두운 전망의 잿빛을 담아 회색이 주를 이룬다. 거기에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녹색환경의 중요성 필환경과 한국경제의 초록빛, 희망을 담아 녹색으로 지정했다.

 

 

이렇게 매년 한 해를 전망하는 10대 키워드의 머리글자를 따 한 해의 단어를 만들고 색깔까지 맞추어 트렌드를 진두지휘한다.

올해의 10대 키워드 중에서도 세분화, 양면성, 성장에 포인트를 둔다. 대기업의 제품을 덮어놓고 구매하던 수동적인 소비자에서 상황, 맥락,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제품이 다른 능동적이고 다면적인 존재로 진화했다. 특화되고 세분화된 시장에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핵가족에서 개인화, 초개인화 된 나노 개인은 고객의 취향 하나라도 존중해 채워주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선고하고 있다.

 

 

거기에 부합하는 '편리미엄'은 귀찮은 일에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내 경험을 위해 투자할 시간을 만들어야 하는 것으로 수동과 능동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팬슈머'와 맞물린다. 또한 어렵게 들어간 직장이지만 끊임없이 업그레이 해 스스로를 성장하는 '업글인간'도 주목할만하다.

 

최근 젊은 소비층의 추축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와 중년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5060세대를 책에서는 '오팔세대'로 명명한다. 이들은 단순한 아저씨와 노인의 중간에 낀 세대로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꽉 잡아야 지갑이 열리기 때문에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

 

 

그래서 마지막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첫인상보다 마지막 인상 ;'라스트픽 이코노미'가 각광 받을 것이다. 고객의 마지막 접점까지 편리한 배송으로 쇼핑의 번거로움을 해소해주는 '배송의 라스트핏', 구매나 경험 전반이 여정을 만족하게 하는 '구매 여성의 라스트핏, 가고자 하는 목표지점까지 편리하게 접근 가능한 '이동의 라스트핏'. 현대의 소비자는 이미 지불을 마쳤다고 마지막을 등한시하는 기업에 기꺼이 다음 지갑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밖에 회사와 집, SNS의 내가 다른 모습으로 즉각 즉각 변신하는 '멀티 페르소나'가 현대인의 정체성과 관계를 증명하는 키워드가 되었다. 이들은 공평하고 올바른 것에 목맨다. 아무리 나이가 어리고 직급이 낮더라도 절대 까마득한 상급자에게 굽신거리지 않는다. 팀플을 지양하고 뭐든 공평하게 나누길 원한다. 개인성이 큰 사회에서 어릴 적부터 자라온 젊은 세대는 '페어 플레이어'가 더 이상 별종, 프로 불만러가 아니다.

 

 

소유하지 않고도 누릴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및 브랜드의 '특화생존'전략 등 돌아오는 2020년은 기존의 트렌드와 새 트렌드가 맞물리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소비는 욕망과 직결되어 있다. 때문에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면 최악의 경제성장이 예고된 내년에도 돈 버는 자, 웃는 자는 반드시 생길 것이다. 하지만 쥐띠 해, 쥐는 위기를 극복하기도 하고 연대하며 힘을 합치기도 하는 영리한 동물이다. 2019년을 되돌아보고, 내년 전망이 궁금한 모든 독자에게 유용한 경제서다.

 

 

당신이 감추려고 했던 나는 누구인가? 회사와 학교에서는 평범한 모범생이지만 퇴근 후 유튜버로 인스타그래머로 변신한 모습은 이제 정신분열이 아니다. 개인화되고 세분화된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킬 서비스와 재화를 눈여겨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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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을 팝니다 - 왠지 모르게 다시 찾고 싶은 공간의 비밀
신현암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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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주는 위로와 가치가 있다. 현대인의 번아웃 증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나만의 도피처, 즉, 제3의 공간을 만드는 현대인이 많다.

 

이를 요즘은 케렌시아, 퀘렌시아라고 부른다. '케렌시아(querencia)'는 스페인어로 투우장의 소가 마지막 일전을 앞두고 홀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을 말한다. 케렌시아가 가능한 곳 소비, 또다시 찾고 싶은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저자는 오랫동안 일본을 상대로 일했다. 그때마다 다녀온 유명 브랜드나 가게들을 방문하면서 다시 찾고 싶은 공간의 숨겨진 전략을 파악하게 되었다. 예쁜 편집숍 같은데 미술관이거나, 책을 팔지만 전방위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이상한 가게. 은은한 조명과 잔잔한 조명은 커피숍인가? 란 착각에 빠지게 한다. 이게 바로 고객의 지갑을 열어 기쁨에 돈을 지불하는 가게의 매력이다.

 

도쿄에 '타니타 식당'이란 회사가 있다. 1944년 통신기기부품 회사로 출발했다가 1959년 창업자가 체중계를 생산해 건강계측기기 전문 회사로 변신했다. 그 후 아들이 사업체를 물려받았고, 사람들의 건강을 측정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구내식당에서 건강을 생각하는 식단뿐만 아니라 맛도 고민하며 실험한 결과 감량에 성공한 결과가 나왔고, 사원식당은 직원들 콜레스테롤 수치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특이한 점은 밥공기에 있는 두 줄 선이란 거다. 100,150 그램의 밥을 스스로 선택하게 둔다. 그리고 밥의 무게를 저울로 재서 식사량을 체크하고 꼭꼭 씹어 먹을 수 있도록 타이머를 주어 천천히 먹기를 유도하고 있다.

 

 

이후 타니타 식당의 건강 식단은 전국적인 문화 현상이 되어 책과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한다. 이게 바로 체지방계를 만드는 회사가 홍보뿐만 아니라 브랜드력을 키워나가는 방법이다. 스스로 사원의 건강 나아가 일본인의 건강을 위한 회사라는 인식을 정체성으로 확립하고 키워나가는 일이다. 2016년 이후 타니타 식당은 전국으로 확장하고 있다. 집으로 배달하는 서비스를 전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책은 도쿄의 공간 중에서 특징 있는 곳 21개를 골라 소개한다. 카페 스타일로 꾸며 물건을 파는 게 아닌 시공간을 파는 상점, 고객 취향에 집중하는 아코메야,비린내 나는 생선가게는 치우고, 깔끔한 가게와 다양한 생선을 파는 사카나바카 등. 공간 소개부터 마케팅, 전략 분야의 필수 이론까지 섭렵하고 있다. 때문에 이 책은 자신만의 가게를 만들고 싶거나 인테리어, 사업 아이템에 관심있는 독자들을 만족시키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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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하다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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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400여 년 전 네덜란드 모피상들과 원주민 사이의 부동산 사기로 만들어진 도시다. 그렇게 언어, 종교, 역사가 다른 사람들이 좁은 섬에 모여 공존하며 살아왔다. 또한 뉴욕은 아직까지도 세계인이 동경하는 도시 중 하나다. 뉴욕은 이민자들의 도시이며, 세계에서 주거비용이 비싼 도시기도 하다. 사람들의 말은 빠르며 남일에 신경 쓰지 아니하고 빠른 걸음으로 각자의 일상에만 신경 쓴다.

 

 

뉴욕은 현대 도시문명의 원류다. 가정집에 콘센트가 들어와 전기제품을 처음 쓰기 시작하고, 상류층의 문화를 엔터테인먼트로 바꿔 뉴욕 브로드웨이가 시작되었다. 재테크의 기원지이며, 위성도시를 만들어 출퇴근할 수 있게 한 시스템의 원조다. 싱글즈 라이프, 패션과 문화의 시작점, 힙합의 기원 등 나열하기도 어렵다.

 

 

 

 

 

왜 사람들이 이렇게도 뉴욕을 사랑할까? 그에는 도시 자체라고 할 수 있는 뉴요커가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실질적인 힘을 믿는 철학, 그래서 자칫 무례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겉치레 없는 솔직함으로 뉴욕을 세계 비즈니스 허브로 만들었다. 책은 뉴요커들의 역사와 생존법을 통해 인생철학을 공부해 볼 수 있다. 과연 그들은 누구일까?

 

 

 

"하나씩만, 그리고 제대로 하라."

 

 

 

 

뉴요커는 기본적으로 이민 세대다. 생존 경험을 통해 나에게 필요한 인맥을 가감 없이 내칠 줄 안다. 진정한 자유와 존재감은 경제적 자립에서 온다는 행복 공식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제안 내용이 있으면 이메일로 먼저 보내고, 마음에 들면 5분 정도 전화로 확인한다. 이런 자립은 자녀가 어릴 때부터 시작되어 경제관념을 심어준다.

 

 

그야말로 신속정확쏘쿨이다. 빠른 의사결정 속도가 뉴요커의 경쟁력이다. 일할 때는 집중력을 발휘에 빨리 끝내고, 남은 시간에는 휴식을 취한다. 한국처럼 하루 종일 퇴근도 하지 않고 야근까지 해가며, 주말에도 업무에 파묻혀 지내는 일은 결코 하지 않는다.

 

 

 

ㅇ뉴욕에서는 그 사람의 도덕성은 논외로 친다. 그래서 공공시설이나 건물에 성공한 갑부의 이름을 붙일 때가 많다. 이민자 출신으로 뉴욕에서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아는 일종의 전관예우일까.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정치, 패션, 언론, 예술, 문학 등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사람들이 뉴요커가 존경하는 인물이다. 도덕적인 결함이 없거나 양반 출신을 존경하는 한국과는 사뭇 다른 실용성이다. 뉴욕커는 제대로 한 가지만 잘해도 인정해주는 것이다. 업적을 남긴 사람이 한 여자의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까지 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재능 한 가지만 보는 것이다. 10가지를 어중간하게 잘하는 사람보다 한 우물만 파 성공한 사람을 대단하다 여긴다.

 

 

영화 <위대한 쇼맨>에서 다룬 T.S 바넘도 마찬가지다. 그는 사기꾼에 돈에 눈이 먼 엔터테이너 CEO였지만 지금 미국 엔터테인먼트 문화의 보급자로 칭송받는다. 뉴요커는 시장의 평가를 신뢰하기에 그를 평가절하하지 않는다. 또한 패션의 허브이자 예술가들의 주 무대다. 보수적인 미국 문화에서 LGBT 역사도 유산으로 인정할 만큼 다양성이 존중된다.

 

 

 

마침 클래식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를 관람해서인지 이 책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뉴욕에 가면 곡 찍어야 하는 인증샷이 맨해튼 다리의 현수교 탑이 보이는 장면이다. 영화의 주 무대가 바로 여기다. 바로 DUMBO다. 빈민가 아이들이 몰려다니며 조직을 만들고 자기들끼리 총질을 서슴지 않던 미국 갱 역사의 단면이다.

 

 

그 밖에도 <택시 드라이버>, <이민자>, <브루클린> 등 이민자나 빈민의 아메리칸드림을 다룬 영화들이 차고 넘친다. 뉴욕은 파리만큼이나 영화 배경의 단골손님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만큼 루저, 소외자, 성소수자, 이민자 등 뒤틀리거나 기구한 사연의 인생이 끊이지 않고 제작된다. 선입견 없이 다른 문화를 수용하고 존중할 줄 아는 자세, 콜라보 하는 것을 꺼리지 않고 융합할 줄 아는 자세가 바로 뉴욕이 전 세계 문화의 중심 중 하나인 이유이다.

 

 

"뉴욕을 통해 우리가 한 가지 배울 수 있는 것은 40세가 되건 60세가 되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무대가 되어주는 사회, 그리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사람에게 단체로 '철이나 들라'며 끌끌 혀를 차는 대신, 새하얀 스케치북을 들려주며 용기를 북돋아주는 분위기에는 가격을 매길 수 없다는 것이다. "

P112

 

 

《시크:하다》는 조승연 저자가 프랑스에서 6년간 산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의 문화를 조망한 책이다. 그리고 《리얼:하다》는 1년여 동안 백수로 빈둥대던 시절 기억으로 뉴욕을 말한다.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도시, 살고 싶은 도시 프랑스와 뉴욕을 조승연의 스타일로 담아냈다.

 

 

프랑스 예술가들도 미국의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예술을 동경한다. 뉴욕 스타일이란 없고, 조각보를 이어 붙인 이불처럼 다양한 매력을 풍긴다. 또한 전 세계 부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소비 방식의 롤 모델이 되기도 한다. 뉴욕은 한 가지로 정의하기 힘든 매력적인 도시다. 살인적인 물가, 쌀쌀맞은 사람들, 남 일에 신경 쓰지 않고 갈 길 바쁜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뉴욕이 사랑받는 이유를 조금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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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 - 전 세계 학습혁명 현장을 찾아 나선 글로벌 탐사기
알렉스 비어드 지음, 신동숙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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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의 교육 체계는 정답을 찾는 데에만 온통 쏠려 있어요.

하지만 우리 삶은 정답을 찾는 과정이 아닙니다."

p220-221

 

 

우리나라 아이들은 왜 질문하지 않는 걸까? 예전에는 교실에서 선생님이 시키지 않는데 질문하는 것은 안되었었다. 권위에 도전하는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학생의 생각을 말하는 것보다 5지 선다 중 정답이라 생각하는 번호를 찍어 제출하면 되었다. 이런 아이들은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을 받고 어른이 된다. 당연히 가족, 학교, 사회에서 질문은 금기였다. 자기 생각을 말하거나 궁금한 건 알아서 공부해야 했다.

 

 

2010년 선진국들의 모임 G20 회의 폐막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이 훌륭한 개최국으로 활동을 해주었다면서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뒤 한국 기자에게만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한국 기자 누구도 손들지 않았다. 정적을 참지 못한, 혹은 기회를 잡고 싶은 중국 기자가 질문했다. 오바마는 한국기자에게 질문 기회를 주었다. 이는 곧 권력을 위신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고 결국 중국 기자가 질문했다. 한국 기자는 전 세계적인 망신을 당하게 된다.

 

 

학교에서 자신의 의견은 가감 없이 말하는 문화, 다른 생각도 수용할 줄 아는 자세를 가르쳤다면 어땠을까? 우리나라 교육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또한 답을 구하는 수업이 아닌, 답을 다 알려주고 외우라고 시키기만 한다. 당연히 문제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거나 생각하거나 질문하는 습관이 생기기 않는다.

 

《앞서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는 전 세계 현장을 돌며 오직'교육'을 목적으로 보고 듣을 내용을 기록했다. 2년간의 집중 취재, 교육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만들어 낸 21세기 교육 탐사 보고서다. 영어 교사이자 10년간 교육계에 몸담았던 '알렉스 비어드'가 세계 각국을 돌며 보고 들은 깨달음을 정리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해 교육의 정수 핀란드까지 이르는 여정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찾는다. 애석하게도 송도 국제도시였는데 수능날이었다. 대학 입학시험을 국가가 나서 통제하는 나라는 아마 대한민국밖에 없을 것이다. 아마 기이한 풍경으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교육에 문외한이지만 나라의 미래를 길러내는 일에 책임감을 느낀다. 역사를 제대로 가르쳐야 하며, 미래를 위한 투자를 가감 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바로 교육이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교육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을까. 책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급변하는 세상에서 아이들은 어떤 가르침을 얻어야 하는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다시 질문하는 인간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질문은 배운 내용에 의심하는 행위다. 호기심의 확장일 수도 있다. 학습하여 주입하는 정보보다 얻은 정보를 통해 내 생각과 결합하고 재생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세계 선진 국가들은 이 작업을 어릴 때부터 시작한다. 오랫동안 전해진 교육방식은 한 번에 바꾸기란 쉽지 않다. 우리나라 또한 대학 가능 방식을 여러 번 바꾸고, 교육과정도 몇 차례 수정했지만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저자가 만난 학교 중에 가장 인상적인 곳은 IT 인재들이 보인 프랑스의 '에꼴 42'다. 선생과 제자가 서로 질문하고 다양한 생각을 나누는 학교.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한 예술 교육 특성화 학교 핀란드 '히덴키벤 종합학교'. 교육 안으로 사회를 끌어들인 영국 '스쿨 21'등이 눈에 띈다.

 

 

사실 앞으로 교사는 사라져버릴 직업군에 속한다. AI가 수업하고, 컴퓨터에 입력해서 제출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는 필요할 것이다. 아마 상류층만이 과외처럼 사람인 교사를 고용하고, 일반인은 획일화된 AI로 공부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그만큼 사람의 온기와 독창성이 필요한 분야 또한 교육이다. 결국 사람이 사람과 만나야 지적 능력과 창의성, 사회성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결국 교사가 중요하다.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같은 선생님을 앞으로도 만날 수 있도록 사회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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