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국 전문간호사입니다 - 진료하고 처방하는 미국 간호사, NP 되기
김은영.안윤선.정재이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친구 중에 간호사가 있다. 학교 다닐 때 가장 열심히 공부하고 실습했던 모습이 생각난다. 그때 나는 탱자 탱자 놀고 연애하던 때라 더 선명하게 비교되었던 기억이다. 맨날 시험 보고 두꺼운 전공 책도 가지고 다니더라. "간호사는 정말 하는 게 많구나"라고 말하기만 했지 그 세계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우리는 미국 전문간호사입니다》는 세 간호사가 한국 대형병원을 나와 미국 전문간호사가 되기까지를 자세히 할 수 있다. 이들을 NP라고 한다. Nurs Practitioner의 약자로 의사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간호사라고 의역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일반 간호사와 달리 치료 계획 수립과 약물 및 검사 등을 처방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의사와 비슷한 역할을 가지나 미국 각 주마다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는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 없는 미국의 NP는 의사는 시술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근무 시간 동안 더 많은 환자들을 돌볼 수 있으며, 대기시간을 줄이고 환자와 더 긴밀하고 세부적인 돌봄을 가능하게 한다. 의료 서비스의 전반적인 질이 향상된다고 볼 수 있다.

 

NP는 1960년 미국 의료 서비스 결핍 현상에서 시작됐다. 탄생 배경은 이렇다. 의대생들의 관심이 1차 의료보다 전분 분야로 쏠리고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만성 질환을 가진 인구가 늘어나게 된다. 지방은 의료진들의 기피 현상으로 인력 부족이 일어났고, 이를 NP가 매우거나 만성질환을 책임질 인력으로 NP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50여 년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역사 속에서도 계속해서 NP의 역할을 확대될 거란 전망이다. 기대수명은 늘어났고, 오바마 케어로 저렴해진 비용은 NP 양산을 미룰 이유가 없다. 안정성과 밝은 미래 전망,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NP의 모든 것이 책에 녹아들어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간호사나 의사를 꿈꾸는 것보다 눈을 돌려 미국 시장을 진출하라는 권유가 이 책의 논조다. 국내 포화상태인 직업 시장을 해소하고,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급급하던 취진 생들에게도 환영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NP가 되는 방법, 대학원 NP 과정 방법, NP 면허 및 자격 취득하기, NP로 미국 정착하기 등 현직 NP 세명이 친절하게 들려주는 조언은 NP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정말 군더더기 없는 실용서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NP가 활성화되길 바라는 마음도 크다. 우리나라에서 의사 보조로만 여겨지는 간호사 인식을 높이고, 전문적이고 세분화된 역할로 NP의 자존감과 만족도도 높아지길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 바로 써먹는 심리학 - 실험실을 나온 괴짜 교수의 기발한 심리학 뒤집기, 개정판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박세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만큼 남의 심리를 궁금해하는 나라도 없다. 내 마음 남의 마음일 잘 따져야 처세에 능할 수 있어서 일까? 가족, 친구, 연인, 직장에서 지켜야 할 마음가짐이 달라서일까? 일본보다 심리학서가 많이 팔리는 현상을 보면 남의 시선에 자유롭지 못하고 눈치도 잘 보는 민족이란 생각이다.

 

책은 《괴짜 심리학》을 쓴 '리처드 와이드먼'의 신작이다.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 낼 아이디어를 배우는 시간이다. 심리를 통해 행동하라는 어투는 책 속에만 국한되어 있지 말고 직접 실행하라는 말로 부추긴다. 마음으로만 머물지 말고 직업 행동할 때 훨씬 변할 수 있는 행동 심리를 말하고 있다.

 

"웃음이 행복감을 자극하고 상대방의 눈을 가만히 바라봄으로써 사랑의 감정을 높이는 것처럼, 평온한 자세를 취함으로써 실제로 평온한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

p123

 

이별에 끙끙 앓고 있지만 말고 종이에 '이별'이라고 적은 후 박박 찢어버리는 건 어떨까. 의지력을 강화하고 싶다면 팔짱을 끼거나 주먹을 세게 쥐어 보자. 의지가 강한 사람은 행동을 시작하기 전에 근육을 긴장 시킨다. 의지력이 약해졌다는 느낌이 들 때 근육에 힘을 주어 봐도 좋다. 집중력이 필요할 땐, 똑바로 앉아서 어깨를 펴고 고개를 치켜든 자세로 모니터를 보자. 강력한 변화 프로젝트는 당신이 행동할 때 긍정적인 결과를 만든다.

 

뇌는 의외로 잘 속아서 우리가 웃는 표정만 지어도 행복하다고 착각해 도파민이 나온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하다는 말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예다. 전신마비 환자들에게 한 실험 결과 치아로 연필을 물고 있도록 해도, 웃는 표정으로 인식하는 뇌는 행복감을 느낀다.

 

즉 '특정한 감정을 느끼는 것처럼'하는 행동이 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런 척하다 보면 정말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80여 년 전 프로이트의 이론에서 빛을 발하지 못했고 이론의 주창자인 제임스는 이제서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아이오와 주립대학교의 심리학자 브래드 부시먼은 화가 날 때 평온한 것처럼 행동함으로써 신속하게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발견했다. 생각을 바꿈으로써 감정 상태를 전환할 수 있으며, 무의식에 깊숙하게 자리 잡은 분노까지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올해도 약 20일 밖에 남지 않았다. 2020년이 되면 또다시 새해 결심을 세울 거다. 고치기 힘든 나쁜 습관, 끊고 싶은 습관 등등 심리학에 적용해 보는 건 어떨까? 리처드 와이즈먼은 프로이트의 심리가 아니라 제임스의 행동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 바로 써먹는 심리학》에서는 이 밖에 다양한 실험과 사례를 통해 생활 속의 심리학을 다룬다. 우리가 왜 매년 초 계획한 다이어트에 실패하는지, 담배를 끊거나 미루는 버릇을 고칠 수 있을지 의지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한다. 이게 다 심리학을 기초로 한다는 게 신기하다. 우울함, 두려움, 공황장애의 원인과 극복 방법도 심리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충분히 혼자서도 실천할 수 있고, 의지력이 약하다면 그룹으로 해볼 수 있는 재미있는 사례가 많은 괴짜 심리학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드 퀸 : 왕의 감옥 1 레드 퀸
빅토리아 애비야드 지음, 김은숙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이 은혈과 적혈 그리고 신혈로 나뉜 세계. 태어날 때부터 피로 나뉜 신분을 가진 자들에게 애써 열심히 산다고 해도 나아지는 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메어는 적혈이면서 은혈이 되어 번개를 다루는 특별한 능력까지 얻어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만든다. 신분을 뒤엎고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가 레드 퀸 시리즈의 가장 큰 재미다.

 

권력을 향한 암투와 전투 그에 희생되는 사람들의 복잡한 관계까지 그저 그런 로맨스 소설을 생각했던 독자에게 파격적이고 흥미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드디어 <레드 퀸> 시리즈의 3부작을 만났다. 3부에는 메어와 카메론 둘의 시점을 오가며 풍부한 심리묘사를 담았다. 그동안 쭉 메어의 중2병 돋는 말투가 마음에 안 들었는데 숨통이 트이는 구성이 아닐 수 없다.

 

어린 나이에 왕이 된 메이븐은 쇠사슬과 가시를 채워 결박된 메어를 군중 앞에 세운다. 누군가 희생양이 필요했던 터. 메이븐은 생각보다 훨씬 영리한 전술로 처세에 능한 왕이다. 은근한 삼각관계를 예상했던 칼의 비중은 크지 않아 칼의 팬으로서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대신 첫째 왕자 칼의 약혼녀였던 에반젤린이 메이븐과 결합해 새로운 여왕으로 군림함으로써 4부의 내용을 이어갈 떡밥을 던진다. 4부에는 칼이 등장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38개국이 넘는 나라에 판권이 팔리며 판타지 로맨스 소설의 새로운 계보를 쓰고 있는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는 메어의 약혼자였던 레이븐의 차가운 표정 속에 감추어진 마음을 독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철저한 계습 사회의 부조리, 대물림, 권력, 음모, 반락, 그리고 LGBT까지 아우르는 소설은 단순한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 아님을 짐작한다. 해가 거듭될수록 복잡해지는 관계와 심리묘사를 읽는 맛이 커진다. 다만 책 속에 등장하는 상상 속의 나라라고 생각하다가도 문득 고개를 들어 세상에 초점을 맞추면 다르지 않음을 느끼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 메이븐. 네가 있는 이곳은 얼마나 엉망진창인 거니.

그저 과연 누가 먼저 공격해 들어올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진홍의 군대일지, 아니면 메이븐의 목젖을 째고 그의 어머니가 목숨을 바친 모든 것을 빼앗을 준비가 되어 있는 저 귀족 남녀들일지.

 

우리가 메어를 진정으로 응원하는 이유다. 자신의 운명에 결코 굴복하지 않고 만들어 나가는 미래가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공통점을 갖기 때문이다. 한 편, 더욱 확장된 세계의 전투와 액션이 어떻게 펼쳐질지 설레는 마음으로 4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혼자만 연애하지 않는 법
투히스 지음 / 부크럼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애는 쌍방 소통이다. 어느 한쪽만 잘한다고 잘할 수 없다. 둘 다 소통하고 노력해서 만들어가는 관계다. 일방적인 사랑을 우리는 짝사랑, 집착 등으로 표현한다. 당신의 사랑은 어느 쪽인가?

 

예전 연애할 때 오래 만난 상대와 헤어지고 다시 만났다. 오래된 교훈처럼. 역시나 한 번 헤어진 커플은 다시 사귀어도 같은 이유로 헤어진다. 나 또한 그랬다.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다.

 

책은 똑같은 고민은 없다고 생각하는 연애고 민 상담사 '투히스'가 상담한 문답을 정리했다. 첫 만남부터 차이를 알아가고,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알아가기도 평생 모르기도 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죽일 놈의 사랑! 하면서 다시 또 다른 사랑으로 잊히는 사람 관계를 상담을 통해 보여준다.

 

연애는 모두가 같을 수 없다. 연애하는 대상과 대상의 성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정답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수많은 상담으로 쌓인 사례와 통계는 근접한 모범답안을 제시할 수는 있을 것이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는 파혼 당한 남자가 옛 애인을 못 잊어 술만 먹으면 전화하는 주사를 그렸다. 영화 속에는 '연애'를 주제 삼은 남녀 사이의 갈등과 이해를 담아 호평받았다.

 

연애를 시작할 대는 뭐가 좋고 뭐가 좋아서라는 많은 이유가 있었는데 연애가 끝날 대는 '안 맞았다'라는 이유 하나로 다 설명되네

이 책은 로맨틱 코미디, 멜로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나는 고민으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소한 오해가 불러온 크나큰 불신. 연애 백과사전 같다. 도통 끌려다니기만 하고 상처받는 지인이 있다면 슬쩍 선물해주고 싶은 기분도 든다. 맞아 맞아하면서도 이런 사람이 있어라고 이불킥 하게 만드는 황당한 사례도 공감 간다.

 

가장 감수성이 충만하다는 새벽 "자니?"라는 문자를 보내고 읽씹당하는 기분. 새벽달을 보며 하얗게 밤을 지새워 본 적도 있을 것이다. 사랑을 하면 할수록 잘 모르겠고, 어렵고, 힘들기만 한 사람들. 아픔과 상처에 예방접종을 맞는 기분으로 읽어본다면 똑같은 이유로 관계를 망치는 일은 막을 수 있이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진애의 도시 이야기 - 12가지 '도시적' 콘셉트 김진애의 도시 3부작 1
김진애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 년에 한 번꼴로 책을 내는 김진애는 다양한 집단에서 '최초'와 '여성'이란 단어와 친근함을 맺어왔다. 알려진 바와 같아 따로 소개하지 않겠지만 여전히 활약하고 있는 모습에서 활력을 얻는다.

 

이번 책은 그중에서도 도시의 콘셉트로 쓸 3부작의 첫 번째 이야기다. 3부작의 주제 의식을 풀어 놓기도 했고 도시를 읽는 핵심을 제시하기도 한다. 도시를 향한 애정과 관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열두 가지 도시적 콘셉트에 따라 전개하고 있다. 도시와 콘셉트. 콘셉트란 우리의 생각과 해석, 의지를 촉발하는 주제를 말하는데 김진애는 도시와 엮어 인간의 적나라한 모습을 가장 보편적인 모습으로 그려냈다. 자주 언급되는 '익명성'은 도시의 아이덴티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 어디 가봤는데, 거기와 비슷하게 만들 보자는 벤치마킹의 잘못된 예, 아파트 공화국, 빌딩 숲에서 찾은 인간 본성 등. 도시와 닮은 사람들의 모습도 떠올려 볼 수 있다.

 

도시는 우리나라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농업국가에서 산업국가로 변신하며 모두가 서울로 서울로 올라왔다. 그렇게 이룬 도시의 모습은 대한민국 자체다. 프랑스 하면 파리가 연상되는 이미지처럼 대한민국도 이미 도시국가가 된지 오래다.

 

그렇다면 도시 차원에서는 아파트 단지가 어떤 문제를 일으킬까? 사

회 심리가 아니라 기능적인 측면만 따져보더라도 여러 문제들이 있다.

첫째, 길이 없어진다. 정확히 말하면 길이 줄어든다.

길이 차지하는 면적은 비슷할지 몰라도 길이로 보면 3분의 1이나 4분의 1로 줄어든다.

재개발을 생각하면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동

네를 실핏줄처럼 엮던 골목길들이 모두 단지 안에

포함되어버리고 단지를 에워싸는 큰 도로만 생기는 것이다.

요즘은 통으로 지하 주차장만 만드는 것이 대세라서

아예 아파트 단지 내에는 비상시 소방도로만 만들고 나머지는 다 보행로다. 이

보행로는 주변 동네 사람들에게 쉽게 오픈되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동네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길이 뚝 끊겨서 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흔히 생긴다.

221~222쪽, <콘셉트 8_욕망과 탐욕>

 

대한민국의 서울의 이미지가 큰 나라지만 책은 서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외를 아우르는 수준 높은 도시 탐방이 계속된다. 수원, 통영, 강화, 신도시, 달동네, 해외 유명 도시 구석구석 누빈다. 도시의 스토리텔링을 뽑아내는 재주와 인문학적인 정보까지. 김진애만이 가질 수 있는 정체성이다.

 

김진애는 도시 이야기 속에 담긴 인간의 욕망에 대해 논한다. 결국 도시 속에 들어가 있는 주체 건물도 숲도 자동차도 아닌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때로는 정치적, 역사적인 발언도 내 이야기 같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경제와 안보를 전하는 철학적인 메시지도 책 안에 포함되어 있다. 피할 수 없는 도시문제와 잘못된 벤치마킹도 빼먹지 않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