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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하찮니 - 스스로 방치한 마음을 돌아보고 자존감을 다시 채우는 시간
조민영 지음 / 청림Life / 2020년 1월
평점 :

몸의 신호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저자는 시간강사, 뮤지컬 대본 작가 겸 작사가, 연극학과 박사 과정 대학원생이었다. 공부와 가르치는 일을 하며 한 학기에 일곱 개의 강의로 바쁜 생활을 보냈다. 금요일이 되면 파김치가 되었고, 한번 감기 들면 몇 주는 이어져 면역력도 저하되었다.
그런 일상이 반복되며 피곤함이 쌓여갔다. 어느 날, 배가 아픈 사소한 증상으로 찾은 병원은 여러 검사를 통해 위험수위를 넘나들게 된다. 골수검사까지 마치며 절대 무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일상으로 돌아오자 또다시 몸을 혹사했다.
책은 번아웃을 겪은 저자가 어리석었던 마음의 패턴을 지우고 새롭게 시작하는 경험담이다. 번아웃은 생각보다 무서웠다. 몸이 아파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우울증이 몰려오고, 삶의 실패라는 생각에 모든 의욕도 잃어버렸다. 하지만 저자는 다르게 생각하기로 했다. 번아웃은 인생 실패가 아니라 삶의 기회였다고..
이거 아니면 저거라는 식의 극단적인 '이분법적 사고', 모든 것에 완벽을 추구하는 '완벽주의', 잘 몰라서 발생하는 '인정욕구', 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인 '착한 사람 콤플렉스', 그리고 '외모 강박증'을 고칠 기회가 생긴다.
우연히 글쓰기로 치유하는 수업을 만났고, 독서 치유 지도자 양성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때 받은 1: 1 상담으로 부족하고 오만한 자신을 깨닫게 된다. 또한 명상을 통해 생각을 지켜볼 수 있는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한다. 이로써 감정 조절을 할 수 있는 방법도 터득한다.
그렇게 독서 치유 지도자 과정을 이수하고 수업을 하게 되면서 진짜 공부를 시작한다. 수업을 위해서 하기 시작했지만 공부하며 자신을 먼저 치료하고 있었다.
저자는 지금은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어렵게 번아웃을 극복하고 독서 치유 지도사, 치유 글쓰기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토대는 자신의 수업을 들었던 제자들을 대상으로 1 대 1 '마음 보충수업'을 통해서였다. 앞서 말한 다섯 가지 문제점을 중점적으로 상담하고 치료했고, 예방하고자 이 책을 썼다.
나도 여러 번 읽으며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일화가 떠올랐다. 친구는 원하지도 않았을 선물을 나 혼자 힘들게 구매했고, 떨떠름했던 표정과 행동으로 마음에 상처를 받기도 했으니까, 완벽주의, 착한 아이 콤플렉스로 나 자신을 혹사시켰던 지난날도 생각났다. 다행이라 생각했다. 번아웃이 오기 전에 내가 먼저 내려놓았으니. 이제는 그런 것들 버리고 홀가분히 내 마음이 따르는 대로 살고 있으니 말이다.
때문에 굉장히 사적이고 솔직하다. '아니, 이런 이야기까지 써도 되나?' 싶을 정도의 솔직함이 매력이다. 물 흐르듯이 읽히고 눈에 선하게 장면에 떠오른다. 누구나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를 드러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용기 있게 모든 과정과 속마음을 내놓았고 다시는 자신 같은 처지를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몸도 마음도 극도의 피곤함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자신을 다스릴 수 있을지 알 수 있는 좋은 교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