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소네 케이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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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개봉에 앞서 동명의 원작을 읽었다. 소네 케이스케가 지은 원작은 범인을 찾는 추리소설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일본 배경에서 한국으로, 소설에서 영화로 옮기면서 각색된 부분이 몇 군데 있다. 아무래도 매체가 다른 특성상 어떤 것을 취하고 어떤 것을 바꿀지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활자와 영상의 차이와 일본의 사회상과 한국은 분명 다르지만 기본 뼈대를 유지하면서 영화 각색이 진행된 점이 고무적이다.

 

영화 <지푸라기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데뷔작이다. 데뷔작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촘촘하게 잘 만들었다. 대사 하나하나까지 원작과 같은 부분이 많지만 다양한 인물들의 욕망을 잘 편집해 감각적인 영상으로 옮겼다. 누가 포식자인지 알 수 없는 엎치락뒤치락 속고 속이는 함정이 잘 드러났다.

 

방대한 인물들을 108분 러닝타임 속에 욱여넣기 위해 특징은 세게, 각자의 스토리는 간략함을 택한다. 전도연은 영화 시작 후 1시간쯤 등장한다. 뒤늦은 등장이지만 장악력만은 108분 내내 압도한다. 돈 가방은 일종의 맥거핀이며 돈 냄새를 맡은 짐승들의 케미가 폭발한다. 원작과 영화는 엔딩이 다르다. 영화를 보고 원작을 읽었던 나는 특징만 잡아 간결하게 털어 낸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받았다. 원작을 먼저 읽었던 독자들은 영화가 매력을 잘 살리지 못했다고 평하는데 오히려 소설이 밋밋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가장 놀라운 캐릭터는 소설의 떡밥 제공자 최영희다. 이름이 최영희라 한국 사람인가 싶지만 워낙 신분세탁에 능한 미스터리한 인물이라 이 또한 믿을 수 없다. 한국식 에스테(단란 주점, 룸 정도로 번역 가능함. 마시지나 사우나 등으로 전신미용을 관리하는 업소나 퇴폐업소란 뜻으로 쓰임)을 운영하는 사장이다. 서울에 이모가 살고 최진철, 이정미라는 부모님 이름까지 실명을 거론하나 친구의 신분이라는 둥, 북한 출신이라는 둥 기묘한 분위기의 여성이다. 허벅지에 액운을 막아준다는 호랑이 문신을 하고 있고 영화에서는 상어 문신으로 전환. 연희라는 이름을 쓰며 전도연이 맡았다.

 

때문에 풍기 문란 단속으로 만난 사이인 료스케의 직업은 생활안전과 경찰이다. 단속을 빌미로 뒷돈을 받아 먹는 근무태만 비리 형사이며, 최영희와 연인 사이까지는 아니나 돈으로 얽힌 애증의 관계다. 영화에서는 세관 공무원이라 연희의 밀항을 도울 수 있는 끈이 된다. 담배 럭키 스트라이크의 맹신은 원작과 영화 모두 등장한다. 영화에서는 정우성이 맡았다.

 

소설의 첫 장면은 사우나 종업원 칸지와 손님이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인데 영화는 돈 가방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시선에서 시작한다. 돈 가방은 원작에서는 구찌 보스턴 가방이지만 영화에서는 루이비통으로 격상(?) 되었다.

 

사우나에서 알바로 생활비를 벌고 있는 칸지는 60대로 결혼한 딸과 치매를 앓고 있는 노모, 착한 아내, 재산 분할 때문에 사이가 틀어진 누나가 있다. 영화에서는 횟집을 경영했다고 나오지만 원작에서는 이발소였다. 둘 다 칼과 가위를 사용하는 직업이라는 점이 영화의 키포인트다. 수동적인 인물이지만 영화는 조금 더 능동적이고 기억에 남을 만한 대사도 있다. (은근 유행어 밀고 있는 듯, 버릇이 없네에~!!)

 

회사 중역의 중매로 만나 결혼한 미나는 몇 년 전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꼬임에 빠져 털컥 투자했다가 빚만 지게 된 가정주부다. 사랑은 이미 식었고 빚을 갚기 위해 과자 공장에서 일하나 턱 없이 부족한 돈을 매우기 위해 유부녀의 정원이라는 유흥업소에 나간다. 남편은 심심하면 폭력을 행사하고 어디로도 도망갈 수 없는 덫에 빠진 여성이다. 유부녀의 정원에서 만난 손님 신야와 새로운 삶을 도모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좌절하게 된다. 그러던 중 유부녀의 정원 사장 시노부의 도움으로 재기를 노리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된다. 영화에서는 신현빈과 정가람이 맡아 호흡을 맞췄다. 영화에서 정가람은 중국 불법체류자로 나온다.

 

칸지의 어머니이자 치매를 앓고 있는 여성은 윤여정이 맡았는데 원작에서는 뚱뚱하고 고집 센 할머니다. 며느리 미사에는 진경이 맡았는데 소설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하지만 영화에서는 엔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요한 것은 원작과 영화 둘 다 '돈' 때문에 벼랑 끝에 내몰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사람들의 절박함 콜라보란 거다. 이들은 살기 위해 돈을 탐했고 그로 인해 파멸에 이른다. 누가 누구의 등을 치고 누가 누구의 꼬임에 빠질지 한시도 한눈팔 시간을 주지 않고 부지런히 질주한다.

 

우리는 가끔 돈이 없어 절박한 상황에 상상을 하게 된다. 하늘에서 돈 가방이 떨어진다면? 로또에 당첨되다면? 누군가의 사망보험금이 생긴다면? 그 돈으로 무엇을 할지 나열하는 작은 사치를 부린다. 하지만 실제 너무 많은 돈은 삶을 살아가는 걸림돌이 될 뿐 윤택함 주지 못한다. 몽상과 상상만으로는 잠깐 행복하겠지만 돈 가방을 얻은 경유가 불온할 경우 불안, 공포, 양심의 가책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어리석게도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결국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절대 남을 믿지 말고, 자신만 믿기로 한 최영희의 인생론이 생각난다. 왜냐고? 인간은 자신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법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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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베첸토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알레산드로 바리코 지음, 최정윤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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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에 대한 여러 생각이 겹친다. 세월호부터 코로나19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까지. 얼마 전 케이블에서 영화 <타이타닉>을 다시 보았다. 개봉 당시 미성년자라 극장에서 보지 못하고 비디오로 빌려봤던 것 같은데 시간이 흘러 지금 보니 너무 슬프고 무서웠다. 아마도 세월 동안 겪었던 트라우마 덕분이리라.

 

현대 이탈리아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음악학자, 극작가, 영화감독, 문예창작 교수로도 활약하고 있는 '알렉산드로 바리코'의 《노베첸토》를 읽었다. 작가는 《이런 이야기》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얼마 전 디지털 리마스터링한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 때문에 원작 소설을 읽은 케이스다.

 

영화 <시네마 천국>으로 잘 알려진 '주세페 토르나토레'감독이 1998년 영화로 만들었고, 디지털 리마스터링 되면서 극장 상영을 하게 된 것이다. 배에서 태어나 배에서 생을 마감한 남자. 19세기에 태어나 20세기를 살다간 사람, 태어났으나 어디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은 무명씨. 그의 이름은 'T.D.레몬 노베첸토'다. 19세기 유럽을 오가던 버지아 호의 1등석 피아노 위에서 발견되었기에 얻은 이름이다. 노베첸토는 이탈리아어로 20세기다. 영화에서는 '나인틴 헌드레드'로 불린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연기 때문에 영화로 꼭 관람하길 권한다. 책은 모놀로그 형식의 연극 대본으로 쓰여 수동적이고 제한적이다. 절제된 문장에서 장면들을 상상하는 것도 좋지만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으로 살아난 텍스트를 만끽하길 추천한다. 영화를 보지 않는다는 것을 예술에 대한 모독이다.

 

소설의 줄거리는 대략 이러하다.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한 남자의 일생을 친구의 입을 빌려 풀어낸다. 이 배에는 천재 피아니스트로 정평 나 있는 나인틴 헌드레드가 살고 있다. 그는 무슨 일인지 배에서 절대 내리지 않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한 번도 음악을 배워본 적 없지만 태어남과 동시에 연주해야만 하는 운명, 절대음감을 가진 천재다.

 

친구는 노베첸토를 바라보는 관찰자이자 유일한 친구, 세상으로 통하는 통로, 유능한 스토리텔러다. 전쟁도 끝나도 더 이상 쓸모 없어진 배에서 내리지 않는 친구를 찾아가 설득하지만 배와 함께 일생을 마감한다는 이야기다.

 

난 이 배에서 태어났어. 여기에도 세상은 지나가. 단, 매번 2000명 만큼의 세상이지. 여기에도 욕망이 있어. 뱃머리와 선미 사이에서나 가능한 것, 그 이상은 아니지만. 유한한 건반으로 행복을 연주했어. 난 이렇게 사는 법을 배웠어. 내게 육지는 너무나 큰 배야. 어마어마하게 긴 여행이야.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자야. 너무나 강렬한 향기야. 내가 연주할 수 없는 음악이야. 날 용서해. 난 내려가지 않을 거야. 다시 돌아갈게 날 내버려 둬. 제발/

p73

 

지금 생각하면 비겁하고 멍청하다. 아마 광장공포증이 아니었을까? 꿈을 더 크게 키울 수 있었을 텐데 포기하다니 답답하다. 어쩌면 예술을 빌미로 두려움을 숨긴 건 아닐까? 그냥 한 발자국만 내디디면 되는 것을 포기한다. 세상을 다 돌아다녔지만 어디에도 없었던 남자. 그는 용기를 내어 딱 한 번 육지를 밟으려 했지만 끝내 배로 돌아온다. 이 장면은 꽤나 잔인하다.

 

배에서 태어났지만 출생신고도 되어 있지 않았다. 영화 <타이타닉>의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같은 사람이다. 잭 또한 타이타닉에 우연치 않게 오르게 되어 명단에 이름이 없어 기록되지 아니했다.

 

배에서는 늘 혼자라는 외로움도 잠시만 참으면 된다. 물밀듯이 승선하던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공허하다가도 이내 사람들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지는 스스로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도 찾아오지 않고 고립될 수 있다. 선수에서 선미까지만이 세상이라 믿고 살아갔던 노베첸토에게 세상은 어쩌면 감당하기 힘든 그 무엇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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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의 함정 - 똑똑한 당신이 어리석은 실수를 하는 이유와 지혜의 기술
데이비드 롭슨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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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똑똑한 사람들이 왜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실수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직감은 어쩌면 가장 위험한 선택이 아닐까. 또한 한번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일을 반복하는지.. 정말 바보 같고 피곤한 존재가 인류다.

 

노벨상 수상자도 쉽게 빠지는 지능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지혜의 기술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도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을 정리한 완벽한 보고서다. 더 이상 IQ나 수능 점수, SAT는 지능이 높다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무식과 과신은 단짝. 그 이야기가 궁금하다.

 

저자는 심리학과 신경과학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잡지사에서 일하면서 최근 연구에 주목하게 된다. 그 연구에 다르면, 일반 지능이나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이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능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즉, 살면서 실수나 잘못된 선택을 막지 못해 무너지기도 하며 이런 경우는 사회적으로 똑똑한 사람이 더 쉽게 빠져든다는 것이다. 과연 왜 그럴까?

 

《셜록 홈스》의 코난 도일은 요정의 존재를 믿고 심령론에 빠졌다.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데이비드 어빙, 9.11을 내부자 소행이라고 믿는 사람들 등. 생각보다 머리가 뛰어난 사람 중에 편협한 생각으로 분별력을 잃은 사람들이 많다. 스티브 잡스도 비상한 머리와 창의적인 생각의 인물이지만 자신의 병 앞에서 의외의 선택을 한다. 2003년 췌장암 진단을 받은 뒤로 의사의 충고를 무시한 채 영적 치유, 엄격한 과일 주스 다이어트 같은 치유법으로 이미 손쓸 수 없는 상황까지 번졌다는 것이다.

 

 

 

상대가 알아듣는 언어로 알하면 그 말은 상대의 머리로 가고, 상대의 언어로 말하면 그 말은 상대의 가슴으로 간다.

넬슨 만델라

이유는 이렇다. 머리가 좋고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실수를 해도 자기 합리화를 통해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으려는 경향, 인정하길 거부한다면 아무도 구해주지 않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 삶은 혼자서 살아가지 않고 가족, 친구, 연인, 타인과 어울리며 깨닫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견해에 의심을 품지 않는 편향 맹점(한쪽으로 기울러진 생각을 맹신)이나 확증 편향, 편파적 사고는 자기 논리의 허점을 인지하지도 못한 채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이런 결정은 다수의 조직문화에서 발견되며 조직 전체를 위험에 빠지게도 만든다.

 

예를 들어 전 세계적인 공포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를 향한 각종 가짜 뉴스를 필터링해 들어야 할 필요성이다. 카터라 통신과 가짜 뉴스는 또 다른 불안과 범죄를 양산하고 있다. 마스크 사재기, 확진 판정 환자 국내 첫 사망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다양한 감염 경로 및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난다. 세상이 어수선할수록 이런 일들은 급속도로 퍼진다.

 

 

호기심은 성공 가능성을 높일 뿐 아니라 그 과정을 즐기게 했다. 이런 사실을 종합하면, 다윈이나 파인만 같은 사람들은 삶에서 어떻게 그토록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었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이들은 탐구에 대한 갈증으로 현재의 통념에 맞지 않는 새로운 경험,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였고, 눈앞에 보이는 것을 더 깊이 파헤쳐 이해하면서 새롭게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할 참신한 해법을 모색했다.

p233

 

자신은 물론 가족, 조직, 국가를 파멸로 몰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개인은 물론 조직 전체, 오진, 오판, 오심, 오류 등 타인의 삶을 망가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냥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잘못된 판단은 재산을 날릴 수도 있고, 가족을 파국으로 몰아갈 수 있다. 미디어의 허위 사실, 음모론, 오보, 가짜 뉴스에 눈 뜨고 당할 수 있다.

 

 

책에는 어릴 적 보통 아이였지만 세계적인 물리학자 된 '리처드 파인만'을 예를 들어 설명한다. 파인만은 학창시절부터 주변 세계를 이해하고 싶은 욕구가 충만했다. 어딜 가든 귀를 기울일 만한 경이로운 것들에 호기심을 가지라는 아버지의 가르침도 뒷받침 되었다. 호기심 거리가 가득하니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도 조성된다. 또한 실패의 과정을 즐기며 잠재력의 한계를 계속 테스트하며 키워 간 것이다.

 

 

때문에 저자는 지능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다른 게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바로 지혜의 기술이다. 그 예는 인지 성찰, 지적 겸손, 열린 사고, 호기심, 정확한 감정 인지, 성장형 사고방식 등이다.

 

 

지능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기 기분을 해부하고 들여다볼 줄 아는 감정 나침반과 잠시 멈추어 상상력을 발휘하는 사전 부검, 적극적으로 열린 사고를 하기 위한 심리 대수학, 자기중심적 사고를 바로잡는 소크라테스 효과, 외국어일 때 모국어보다 객관적으로 보는 외국어 효과, 마지막으로 자기 판단의 오류를 인정하는 지적 겸손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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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 - 작은 가게를 기획합니다
김란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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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창업. 낯설지만 흥분되는 말이다. 날로 늘어나는 다양한 창업 아이템 중에서 공간을 창업한다니. 어떤 이야기인지 호기심이 생긴다. 공간 대여? 파티룸? 회의 장소? 마켓? 에어비엔비? 대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궁금하다.

 

그렇다면 공간 창업이 요즘 유행일까. 아니다. 공간 창업의 수가 늘어났다기보다는 주목을 받고 있는 뜨는 공간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한다.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해졌고, 그로 인해 공간 소비가 대중화되었으며 공간 창업 비용까지 저렴해진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취향이라면 비싼 커피 한 잔이라도, 1시간에 약간 비싼 공간 비용을 대여해서라도 기꺼이 즐기고자 하는 문화가 퍼진 탓이기도 하다. 때문에 화려하고 멋드러진 인테리어 비용 대신 공간 콘텐츠를 충실하게 갖춘다면 지속 가능한 창업아이템이 되고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해서는 안 된다. 공간 창업도 엄연한 창업이고 자영업이다. 무엇보다도 퇴사가 낭만 혹은 유행으로 번지고 있는 세태를 경계한다. 미디어가 부추기는 퇴사 만능주의는 지양하길 권하고 있다. 내가 직접 만든 공간의 주인이 돼서 일하고자 하는 것. 그게 바로 가장 먼저 정해져야 한다. 내 가게, 내 공간이라는 자부심과 사명감. 이런 경우 공간을 잘 운영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자부심이 샘솟는다.

 

 

 

 

만약 인기 있는 아이템으로 창업을 시작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점이 또 있다. 우리의 뇌는 기억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기억할 때면 기존에 알고 있는 것과 얼마나 비슷하고 다른지를 먼저 판단한다. 이런 경향을 '인지적 구두쇠'라고 하는데, 만약 서점을 차린다면 기존의 서점들과 어떤 차별성을 두고 중점적으로 콘셉트 잡을지 stp 전략(포지셔닝)이 필요하다.

 

먼저 부동산을 가기 전에 이것부터 챙기길 당부한다.

 

1. 나에게 맞는 공간 창업 아이템 찾기

2. 창업 예산 범위 결정: 초기 투자금

3. 매출, 비용 구조 확인

4. 상권 분석: 위치 선정 기준과 방법, 데스크 리서치

5. 사업 계획서: 아이템 결정과 브랜딩

6. 공간 후보지 방문 및 비교 분석

7. 계약 전 건축물대장, 등기부 등본, 사업자등록 가능 여부 확인

 

그리고는 인테리어(공간 레이아웃과 콘셉트 결정), 영업 신고, 사업자 등록, 사업자 통장 발행, 카드 가맹점, 인터넷, POS 설치, 가오픈 준비, 피드백 반영, 공간 오픈 및 운영 순으로 진행하면 된다.

 

퇴사보다 급한 것은 공간에 대한 각종 SNS 만들어 놓기다. SNS를 통해 업체를 통하지 않고 직접 홍보할 수 있다.

 

 

이 책은 저자의 경험을 통해 영업 비밀과 다양한 콘셉트 창업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형식은 공간 창업자 저자가 공간 창업 의뢰를 앞둔 A 씨와 함께 성공한 공간 창업자들을 만난다는 것이다.

 

독자는 A 씨의 입장에서 저자의 이야기를 듣는다. 실질적인 조언부터 충고, 계산기 두드려 나올 수 있는 수입 및 지출 금액 등 매출에 대한 투명한 손익계산도 공개하고 있다. 공간을 기획할 인테리어와 레이아웃이나 DIY로 하기로 했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꼼꼼히 설명되어 있다. 디자인 계약부터 공사 시작까지, 진행 순서도 안내되어 있다. 때문에 공간 창업을 꿈꾸는 예비창업자를 위한 팁이 가득하다. 나만의 작은 가게를 꿈꾸는 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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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팀 The Team - 성과를 내는 팀에는 법칙이 있다
아사노 고지 지음, 이용택 옮김 / 리더스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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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문화권에서는 한 팀이 되어 일하는 문화가 익숙하다. 예전 농경시대는 마을에서 돌아가며 농사일을 돕는 공동체 의식이 있었다. 점차 현대화, 서구화되면서 개인의 독립성이 커져 혼자서 일하는 일이 많아졌다. 하지만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협업은 꼭 필요한 존재임이 입증되고 있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도 1등, 승리, 우승, 원하는 결과를 이룰 수 있는 팀의 법칙을 설명한다. 저자는 실적이 급감한 조직에서 늘어나는 퇴사자와 무력감에 변화를 위해 시도한 경험을 풀어냈다. 고객에게 조언하던 기업 혁신 노하우를 변형해 자기 팀에 적용하도록 했던 것. 그 결과는 매출 10배 증가와 퇴사율 안정이라는 결과로 다가왔다. 과연 그가 말하는 팀의 법칙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목표 설정’, ‘구성원 선정’, ‘의사소통’, ‘결정’, ‘공감’이라는 5가지 키워드로 최강 팀을 만들어 내었다. 먼저 목표를 분명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 '말이 씨가 된다'라는 말처럼, 입 밖으로 내놓고 자꾸만 말하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2010년 일본 축구 대표팀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이라는 목표를 이룬다. 이를 위해 오카다 감독은 '일본 축구 역사상 이루어 낸 적 없는 성과를 남긴다'라는 목표로 임했다. 그 결과는 대 성공이었고 팀의 승리를 역사가 되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은 봉준호라는 리더자질의 힘이다 ⓒCJ 엔터테인먼트

 

 

지금 같은 시대에는 <대부>가 아니라 <오션스 일레븐> 같은 팀이 필요하다.

p67

 

 

목적지를 정했다면 누구와 배에 오를 것인지를 물색한다. 저자는 다양성을 고려해 팀을 꾸릴 것을 강조한다. 영화에 빗대자면 과거에는 보스의 한 마디에 좌지우지되는 <대부>같은 획일적인 팀이 각광받았다면, 현재는 영화 <오션스 일레븐>처럼 유동성과 다양성을 겸비한 팀이다. 영화 <기생충> 팀도 봉준호라는 리더에 진두지휘에 따라 완벽한 성과를 낸 것이다.

 

 

자, 한 배에 같이 탄 구성원을 꾸렸다면 그들과 소통은 필수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스태프나 배우들과 자기만의 확고한 신념을 조금씩 대화를 통해 재정해 했다고 한다. 서로 이야기하는 것만큼 성공에 가까이 가는 것은 없다. 누구보다도 사람이 먼저다. 일을 위해 사람이 희생돼서는 안된다. 사람이 이로운 일로 따라가야 하는 것이다. 지금 시대는 규칙보다는 임기응변에 능한 사람, 빨리 변화는 세상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 각광받는다.

 

 

팀에서 의사결정 성공 여부는 리더의 몫이다. 과거에는 왕이나 귀족이 국가의 대소사를 결정하는 체제였다. 하지만 민주화를 통해 모두가 합의하는 의사결정을 지향하고 있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옳은 방향의 독재가 리더의 자질이다. 책에는 영향력의 갖춘 리더의 다섯 가지 원천. 전문성, 상호성, 매료성, 엄격성, 일관성을 갖추길 권하고 있다. 준비된 리더는 팀의 의사결정을 성공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팀은 혼자서 이룰 수 없기 때문에 공감이라는 끈이 필요하다. 리더는 공감도를 높이는 팀 구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팀원이 어느 부분에 공감하면 자신만의 공감을 녹여 낼지 파악하고 끊임없이 이어져있다는 믿음의 구조를 만든다면 금상첨화다.

 

 

팀은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대학교 과제를 위해, 취업 및 공모전 준비를 위해, 같은 취미나 자격증을 위한 동호회나 직장인 업무, 운동 등 다양한 팀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저자가 강조한 다섯 가지 법칙은 분명 당신이 원하는 성과에 가깝게 만들어 줄 것이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의 팀플 ⓒCJ 엔터테인먼트

 연일 온 나라를 아니, 세계 영화계를 뒤흔들어 놓은 영화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 혼자 잘 해서 된 결과가 아니다. 물론 영화의 시나리오와 연출, 편집, 리더의 자질이 중요하나 영화는 혼자서 만드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각 팀의 능력자들과 공동의 목표(영화)를 향해 힘을 합쳐 이루어낸 결과다. 개인보다 팀플, 팀웍이 좋아 성공한 케이스다. 게다가 든든한 자본력, 또한 소위 운이라고 말하는 분위기까지 갖추어졌을 때 비로소 '대박'이란 잭팟이 터진다. 당신은 팀을 만들 준비가 되어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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