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가 일 잘하는 법 - 선배도, 상사도, 회사도 알려주지 않은
피터(Peter) 지음 / 와이즈베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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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획에 관심이 많아졌다. 늘 여러 클라이언트의 구미에 맞는 글을 써주거나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써왔지만. 요새 들어 더 기획의 중요성을 느낀다. 스스로 소위 팔리는 글, 잘 읽히는 글, 공유 잘 되는 글을 써야 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시대가 워낙 빠르게 변하고 있고 이미 공들여 기획한 아이템이 구시대적 산물로 변하는 상황을 목격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빠른 변화에 민감하면서도 내 글이 더 많은 사람에게 읽히고 생명력도 길어지는 방법은?

책은 전략기획자이자 작가인 피터(필명) 작가가 전략기획, 재무 분석, 프로세스 혁신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며 깨달은 점과 직장 생활 현실을 공유하고자 브런치에 공개한 것을 묶었다. 나는 한 회사를 다니고 있지 않지만 회사마다 '글'이라는 기본 포맷을 유동적으로 사용하고 있어 내 상황에 맞게 가감해 도움받았다.

여담이지만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막중한 스트레스로 며칠 동안 앓아눕는 푸닥거리를 의식처럼 하고 있는 내게 이런 책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실패를 최소한으로 하는 길잡이가 되어주기 충분했다.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 일잘러란 회사 전체 판을 읽는 동시에 내 위치와 역할에서 공헌할 만한 일이 무엇인지 잘 찾는 것이다. 따라서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어느 판에서 일하는지가 중요하다. 기획은 시장의 흐름을 읽고 여기에서 자신이 어떤 일을 할지 정하는 능력을 안다는 것이다.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창의성의 한계를 돌파하는 4가지 전략기획 프레임이라 할 수 있다. 첫째, 회사의 판을 읽는 눈이 필요하다. 기획자는 고객 이전에 상사와 대표다. 이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하기에 타깃으로 정한다. 둘째, 논리적 사고로 중무장한다. 없는 것도 있어 보이게 만드는 일, 과거를 돌아보며 미래를 내다보는 심미안이 중요하다. 셋째, 시장을 분석할 줄 아는 기술이 필요하다. 고객 조사부터 자료 해석까지 시장을 읽어내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가 된다. 마지막으로 숫자로 말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프, 통계, 퍼센티지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탁월한 기획자는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회사가 돌아가는 판을 잘 읽고, 논리적인 사고로 시장의 흐름을 분석할 수 있으며, 숫자로 말하고, 정확한 피드백을 통해 다음 방향을 제시한다는 것이죠. 주변에서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들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

P25

그래서일까. 처음부터 읽지 않았고 내 상황에 맞는 부분부터 읽었다. 파트 3의 기획자의 공부 편에서는 보고서 쓰는 실전법이 나열되어 있다. 기획자가 뉴스를 즐겨 봐야 하는 이유를 보면 글 헤드라인을 뽑는 법과 그래프, 숫자, 출처 등 지켜야 할 것들을 소개한다. 기획서, 보고서란 소설과 달리 짧은 시간, 하고자 하는 말을 한 번에 전달해야 하는 실용적인 글이다. 이 포맷을 쓰는 노하우도 담겨 있다.

책 속에 소개된 방법대로 한다면 시간 낭비 없이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선택일 것이다. 글은 엉덩이가 쓰는 거라는 업계 불문율 같은 말이 있다. 이는 소설에 해당하는 말일지 모르지만, 모든 글이 오래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만 나오는 줄 안다.

MZ 세대는 오래 앉아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일 말고 해야 할 일, 자기관리, 놀 거리, 연애, 투잡 등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것을 따른다. 회사 경영보다 제품 혁신과 아이디가 반짝였던 스티브 잡스가 왜 경영인에서 해고되었는지 곱씹어 보면 이해가 갈 일이다. 혁신과 성과 어느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프로 일잘러를 꿈꾼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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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기 전에 MBA 가면 어때요?
국승운 외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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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부족함을 느껴 대학 졸업 후 취업해 회사를 다니다 대학원을 병행하는 지인이 여럿 있다. 공부머리가 영 시원치 않는 나로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지만 사실 영화 비평이 나 마케팅, 배급 쪽으로 공부를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긴 하다. 때문에 이 책을 만났을 때 나와 딴 세상 이야기라고 생각했었지만 앞부분을 조금 읽어보니 약간 흔들리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는 왜 할까? MBA는 '기업 관리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다. 책은 MBA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과 질문을 친절한 어조로 대답해 준다. MBA는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경영 능력을 함양시키는 목적 때문에 저녁에 수업하고 네트워킹을 이어간다. 연령과 성별, 직업군이 다양하고 토론 수업이 많다. 실무 경험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하지만 경영 대학원처럼 깊은 공부가 아니다. 그 부분을 명확히 알고 입학해야 한다.

 

MBA를 하는 이유는 천차만별이나 범위를 좁혀보면 대략 크게 5가지로 나눌 수 있다. 경영학 학습, 석사로 최종 학력 상승, 기존 커리어 강화 및 타 커리어 전환, MBA 내에서 인맥 쌓기, 오랜 회사 생활의 재정비 등이다.

 

그리고 책은 서류작업, 내게 맞는 학교와 시간 찾기 등 구체적인 작업을 도와준다. 마지막으로 MBA 과정을 했던 11명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며 아이들의 자기주도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공부란 하라고 잔소리하고 등 떠밀기 보다, 부모가 먼저 솔선수범 보일 때여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타 분야의 전문가 및 지인과의 네트워킹으로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인맥을 얻은 것에 다들 만족한 것 같았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특히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일수록 타자와의 관계는 맺어야 하고 풀기도 하는 실타래기도 하니까.

 

비싼 학비와 없는 시간을 쪼갠 귀한 경험을 돕는 책임에 틀림없다. 현재 MBA를 고려 중이라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생은 길고 가방끈도 길면 더 좋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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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기 전에 MBA 가면 어때요?
국승운 외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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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부족함을 느껴 대학 졸업 후 취업해 회사를 다니다 대학원을 병행하는 지인이 여럿 있다. 공부머리가 영 시원치 않는 나로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지만 사실 영화 비평이 나 마케팅, 배급 쪽으로 공부를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긴 하다. 때문에 이 책을 만났을 때 나와 딴 세상 이야기라고 생각했었지만 앞부분을 조금 읽어보니 약간 흔들리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는 왜 할까? MBA는 '기업 관리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다. 책은 MBA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과 질문을 친절한 어조로 대답해 준다. MBA는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경영 능력을 함양시키는 목적 때문에 저녁에 수업하고 네트워킹을 이어간다. 연령과 성별, 직업군이 다양하고 토론 수업이 많다. 실무 경험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하지만 경영 대학원처럼 깊은 공부가 아니다. 그 부분을 명확히 알고 입학해야 한다.

 

MBA를 하는 이유는 천차만별이나 범위를 좁혀보면 대략 크게 5가지로 나눌 수 있다. 경영학 학습, 석사로 최종 학력 상승, 기존 커리어 강화 및 타 커리어 전환, MBA 내에서 인맥 쌓기, 오랜 회사 생활의 재정비 등이다.

 

그리고 책은 서류작업, 내게 맞는 학교와 시간 찾기 등 구체적인 작업을 도와준다. 마지막으로 MBA 과정을 했던 11명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며 아이들의 자기주도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공부란 하라고 잔소리하고 등 떠밀기 보다, 부모가 먼저 솔선수범 보일 때여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타 분야의 전문가 및 지인과의 네트워킹으로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인맥을 얻은 것에 다들 만족한 것 같았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특히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일수록 타자와의 관계는 맺어야 하고 풀기도 하는 실타래기도 하니까.

 

비싼 학비와 없는 시간을 쪼갠 귀한 경험을 돕는 책임에 틀림없다. 현재 MBA를 고려 중이라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생은 길고 가방끈도 길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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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 웅진 당신의 그림책 2
소윤경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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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그림체, 어디론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야만 할 것 같은 묘한 느낌, 꿈인지 환상인지 분간하기 힘든 분위기가 인상적인 그림책을 만났다. '웅진 당신의 그림책' 시리즈인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수연》은 오롯이 그림으로 이해하는 가족, 상처, 내면, 정체성의 이야기다.

 

엄마 없이 아빠와 살던 자매에게 새엄마가 남동생을 데리고 찾아왔다. 자매와 동생은 식성도 다르고 성별도 달랐다. 오랜 세월 잘 모르다가 갑자기 어울리기 어려웠지만 시간이 만들어 줄 인연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였을까. 서로를 향한 이해와 기대, 존중이 어긋난 것인지 가족은 물과 기름처럼 뭉치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비극이 일어나고 좁히지 못한 틈을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었다. 자매가 동생에게 했던 행동은 의도였는지, 사고였는지, 그냥 그렇게 일어났던 것인지 미궁 속으로 빠져버리고 만다. 이후 엇갈린 마음은 상대방을 더욱 비참하게 갈기갈기 찢어버렸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며 극한으로 치닫는다.

 

하지만 가족은 어떻게든 살아가게 되어 있는 걸까? 비극이 또 다른 비극을 만든 걸까? 자매는 둘에서 한쪽이 된 채 가족이란 이불 속에 봉합되어 버렸다. 그래서 그 가족은 행복했을까?

 

《수연》은 텍스트가 없어 그림으로만 상황을 유추해야 하는 그림책이다. 읽는 사람에 따라 잔혹동화일 수도 힐링 동화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작가 자신의 사건이 반영된 자전적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어떻게 생각하든 '가족이란 틀 안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낯설고도 친근한 이중적인 심리를 선사하는 작품이라 할만하다.

 

참고로 소윤경 작가의 그림이 파주 지혜의 숲에서 열린다. 《콤비》,《호텔 파라다이스》, 《수연》 등의 그림 21점을 전시한다. 전시 공간은 책 한 권을 읽는 느낌의 해석이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한다. 무료 관람이며 오전 11시부터 월 23일부터 시작해 12월 5일까지 오후 6시까지 열린다. 관심 있는 독자들은 방문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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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타프 도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7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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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동명의 희곡을 집필하고 있는 K가 자칭 드라큘라라고 말하는 신비의 인물 요시야와 함께 도쿄를 거닐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요시아는 도시 괴담, 도시 전설 등 비밀을 가르쳐 준다며 K를 이끈다. 도쿄의 묘비명(에피타프 epitaph)을 찾기 위해 둘 은 이곳저곳을 떠돈다.

 

'피스'는 두 주인공의 일상을 그렸으며, K가 쓰고 있는 여성 킬러와 클럽 이야기는 '에피타프 도쿄', 요시야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드로잉'은 세 이야기가 따로 또 같이 섞이고 스며드는 장르 이상의 경험을 선사한다. 따라서 한 권의 소설집처럼 단행본으로 묶여 있지만 옴니버스 영화를 보고 있는 듯 각각의 이야기는 독립적이면서도 연결되어 있다. 마치 과월 호 잡지를 읽고 있는 듯한 착각도 든다. "라떼는 말이야", "그땐 그랬지"라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딱히 소설이라는 장르 하나에 국한하기 보다 때로는 논픽션, 희곡, 에세이, 메모, 인터뷰 등 크로스오버 장르가 온다 리쿠를 사랑하는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킨다. piece는 무색, drawing는 파란, 희곡은 보라, 메모는 분홍 등 장르 구분과 디자인적 아름다움도 살렸다. 실험적이 유연한 사고로 마니아층을 이루고 있는 그가 픽션과 논픽션, 판타지와 다큐멘터리, 어제와 내일을 합하게 다룬다.

 

인상적인 것은 도쿄 올림픽이 결정되는 순간 이스탄불 올림픽이었으면 어땠을까란 상상을 하는 대목이었다. 왜 하필 터키지 싶지만, 작가는 이렇게 대답한다. 어감이 좋고, 이슬람 국가 최초로 올림픽이 열리는데 그게 동양과 서양의 다리 역할을 했던 도시라면 큰 상징성을 갖지 않겠냐는 거다. 그게 21세기 정신에 걸 맞는 올림픽 선정이라는 말이다. 결국 일본은 올림픽을 1년 미루고 올해 개최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올림픽, 소설 속에서나마 가정해 보는 이스탄불 올림픽을 상상해 봤다.

 

도쿄를 소재로 하기에 소설 속에는 도쿄와 관련된 영화도 소개된다. 자신을 흡혈귀라 말하는 남자와 대화를 하고, 도시의 숨은 이야기를 파헤친다는 의미에서 도시 전설의 성격도 갖는다. 활기차 보이는 도시 사람들의 내면에 가득한 공허함, 그리고 가면 뒤에 진짜 표정을 봐왔다는 K의 말은 도시 사람에게 큰 자극이 된다.

 

읽으며 읽을수록 함께 밤 마실 가거나 도쿄 산책을 다녀온 기분이다. 하지만 친밀해졌다기보다는 붕 떠서 도시를 내려다 본 형태다. 소설이 좋았다면 봉준호, 레오스 카락스, 미셸 공드리가 각각 연출한 옴니버스 삼부작 <도교!>를 추천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낯선 도시의 불통을 경험하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도 좋겠다. 그래서 찾았나 모르겠다. 과연 도쿄에 어울리는 묘비명은 무엇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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