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디의 중국고수들과 싸울 준비는 했는가
이병우 지음 / 멘토프레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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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세상을 넓고 사람은 많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13억( 비공식을 따지면 거의 15억)의 사람이 바로 '중국인'입니다. 이제 세계 어디를 가도 중국인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죠. 그만큼 '중국 시장'은 사업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꿈의 나라입니다.

 

한때 중국 열풍으로 가깝게는 '중국어 학과', '중국어 배우기'와 멀게는 연예인들의 '중국 진출'과 비지니스의 신세계로도황금알을 낳는 거위와도 같았죠. 하지만 준비 없이 무턱대고 뛰어는 사람들에게 중국은 일본 만큼이나 가깝고도 먼나라였을 겁니다. 값싼 노동력에 반해 너도나도 중국으로 떠났던 사람들의 대부분은 처절한 패배의 아픔만을 갖고 귀국하기에 바빳죠.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듯이! 중국인들의 뼛속까지 깊게 박혀 있는 '관시'라는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탓이 대부분일 겁니다.  '관시'란 중국인들에게 있는 일종의 '인맥'과도 같은 겁니다. 우리나라의 인맥이나 정, 혹은 '뒤 봐주기' 정도로 이해해 볼 수도 있겠지만 딱히 한마디로 정의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야만 중국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10년간 중국에서 살면서 느낀 '관시'를 저자가 겪은 에피소드와 함께 엮어 가장 자세히 설명 해주는 책입니다. 한마디 덧 붙이자면  저는 중국이란 나라는 영화와 책에서만 만나 봤던 나라라는 겁니다. 중국에 대한 아무 지식이 없이도  재미 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네요. 중국하면 '상해'와 '광저우' 정도만 알고 있던 저로서는 이색적인 체험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아마 '우한'이라는 도시에서 10여년을 보낸 저자의 일화들은 마치 내가 같이 다녀온 듯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는 문체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이나 공부를 위한 사람 혹은 주재원으로 가게 되는 사람 모두 가까이 두고 읽어보아야 할 지침서로 제격입니다. 제가 읽어본 '중국'에 관한 책들 중 가장 친절하고 쉽게 접근하는 책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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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폭스, 꼬리치고 도망친 남자
헬렌 오이예미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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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폭스, 꼬리치고 도망친 남자》는 독특한 소설 입니다. 사실, 소설이라는 장르가 서론으로 시작해 클라이막스로 치닫고, 결론으로 이르는 서술구조가 일반적이라면 많이 당황 했을 소설입니다.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책의 어느부분을 펼쳐서 읽는다고 해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소설 속에 여러 소설이 존재하는 액자소설의 형태를 가지고 있어요.


소설은 모든 걸 다 가진 남자, 미스터 폭스의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소설 속 여주인공들을 모조리 죽여버리는 결점이 있는 작가이기도 하죠. 미스터 폭스가 만들어 낸 허상의 개념인 '메리 폭스'로 인해 삶의 이유가 송두리째 바뀌어 버리죠. 그 후 미스터 폭스는 메리 폭스와 '이야기 배틀'을 시작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소설들이 경계가 허물어져 있다는 점이겠죠. 그 과정이 어느것이 실재이고 허상인지 분간할 수 없이 흘러가 버리고 있는데, 꼬리의 꼬리를 무는 신화 속 동물 '우로보로스'가 생각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스터 폭스, 꼬리치고 도망친 남자》를 접하는 분들은(저를 포함)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거야!!"라고 역정(?)을 내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작가 '헬렌 오이예미'의 말 처럼 심각하게 생각하면서 읽을 책은 아닙니다. 아까도 말 했듯이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그때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독특함이 살아 있는 소설입니다. 


1984년생의 젊은 작가 '헬렌 오이예미'는 어릴적 이미 천재 작가라는 칭송을 들으며, 주목 받고 있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항상 새로움과 정체되어 있음을  거부하는 작가. 화수분 같이 이야기를 마구마구 쏟아내는 작가로 기억될 것 같아요!  기존의 소설과는 조금 다른 네러티브 구조가 인상적인 《미스터 폭스, 꼬리치고 도망친 남자》는 열린 마음으로 읽다보면 재미의 가속도가 붙게 되는 소설이랍니다. '미스터 폭스'와 '메리 폭스'의  맞장의 진검승부의 승자는 누구일지 궁금하신분들은 책 속에서 그 정답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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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 - 에릭 슈미트가 직접 공개하는 구글 방식의 모든 것
에릭 슈미트 & 조너선 로젠버그 & 앨런 이글 지음, 박병화 옮김 / 김영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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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날, 구글검색 페이지를 보면 참, 대단한 상상력과 발상이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올때가 있다. 아기자기 하면서도 기발한 '네모칸의 변신'이 항상 기대되는 페이지, 그것이 우리가 구글에게 기대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한국인의 반 이상이 안드로이드 폰을 쓴다고 가정 할때, 안드로이드 폰의 80%를 점유하고 있기도한 '구글', 그리고 'g-mail'. 우리 생활 깊숙히 파고 들어온 '구글'이란 곳에 호기심이 발동한다.  자자 그렇다면 슬슬 세상을 바꾸는 구글의 원천은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 궁금해진다. 구글의 회장 '에릭 슈미트'의 생생한 증언과 육성(?)으로 전문성과 창의성을 길러주는 기업 '구글'의 속사정을 자세히 들여다 볼까.

 

이 책은 '구글' 어떻게 탄생 되었고 성장하게 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춘 책이 아니다. 지금의 구글이 있기까지 경영진의 마인드와 직원들을 관리하고 키워 나가는 방식을 알려주는 책이다. 성장과 볼륨에만 급급한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배워야할 경영방침의 엑스가 담겨진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는 '문화, 전략, 재능, 결정, 소통, 혁신, 결론'이라는 7가지 테마로 나뉘어 있다. 그중 소통편에서 재미 있는 일화를 소개 한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정보를 유통시키는 방법은 수직적인 구조다. 고위급 경영진이 정보를 모은 후 정보를 선별 해 아래층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어떤 정보를 흘려 보낼지 고심하게 된다.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즉 '권력'이기 때문에 직원들의 통제를 위해 신중한 결정을 하게 되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구글은 '데이터의 공유'를 지향하는 기업이다. 데이터의 공개설정은 단순히 이사회의 소통만은 위한 것이 아닌, 실제로 모든 것을 공유 하려고 애쓴다.

 

 

 

"모든 것을 공유하라"는 말이 "누출되어도 문제가 없거나 아무도 감정을 상하지 않을 것 같은 모든 것을 공유하라"라는 뜻이 아니라 "법이나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소수의 정보를 제외하고 모든 것을 공유하라"라는 뜻이라는 걸 이해한다.

 

 본문 중에서 P254

 

한국에서 매번 거론되는 '소통의 부재'를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기업이 '구글'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하늘이 두쪽 난다고 해도 할 수 없을 '꿈의 방침'일 것이다. 구글의 방침을 따라가려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아직도 멀었다.

 

 

 

 '네이놈에서 찾지 못하는 것은 구글에 가서 찾아라'라는 말이 있듯이. 구글은 전세계적인 검색망이다. 그 명성을 하루아침에 쌓인 것이 아니다. 인재 등용에 있어서 창의성과 긍정의 문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사람을 뽑겠다는 의지가 있는 이상 자유로운 사내의 분위기는 계속 될 것이다. 이러한 사내의 '자유로움'은 상상력을 극대화 시켜주는 밑거름이 되고, 나아가 인류를 편하게 만드는 기술로 열매를 맺는 기쁨을 누린다. 너무 잘하려다가 망치게 되는 일이 다반사인 우리들은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음을 받아들이고 계속해서 보완과 수정을 반복 해야 한다. 20세기를 지나 21세기에도 항상 기대되는 기업 '구글'을 들여다 보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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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렐렘
나더쉬 피테르 지음, 김보국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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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세계 문학을 소개하는 출판사 '아르테'에서 독특한 헝가리 작가 '나더쉬 피테르'를 만났습니다.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거론 될 만큼 독창적인 아우라와, 기자와 포토그래퍼라는 이력의 소유자 이기도 하더군요.  쉽게 접할 수 없는 나라의 문학은 국경을 뛰어 넘어 (비록 번역이라 모두 다 알 수는 없지만) 작가의 생각과 문화를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늘 설레임을 동반하는 작업입니다.

 

 

특히, 무엇보다 독특한 것은 마치 글이 춤을 추고 있는 듯 한 '문자의 이미지화'일껍니다.  <세렐렘>을 접해 본 독자라면 하나에서 열까지 입을 모아  같은 이야기 할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의 '이상'이 떠오른다고나 할까요. 단어의 뜻, 말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해하려하면 할 수록 알 수 없는 구렁텅이로 계속 해서 빠져들고 마는 블랙홀과도 같은 소설입니다.

헤어지자는 말을 하기 위해 연인의 집에 찾아 온 남자는 그녀가 권하는 마리화나를 피우게 됩니다. 그 후부터 시작 되는 정신착란, 계속되는 환상, 현실과 구분되지 않는 망상이 텍스트로 구현 되는 과정을 문학적으로 표현한 소설입니다.

 

 

이 책의 제목 《세렐렘》은 헝가리어로 '사랑'을 뜻 합니다. 낯선 듯 낯설지 않은 오묘한 단어 '세셀렘'.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사랑'의 이미지를 단숨에 무너트리는 이 책의 서술 방식은 깊은 여운을 남겨 줍니다. 원래 '사랑'이라는 게 칼로 잘라낸 듯 반듯하고 깔끔하게 끊어지는게 아닌 만큼 남자는 이미, 여자의 집에 들어선 순간 헤어지자는 말을 꺼내지 못함을 짐작했을지도 모를일이죠. 난해한 네러티브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책을 덮고나서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세렐렘》은 어떠한 상황에서든 꺼져가는 의식을 붙잡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전달 받을 수 있었어요. 인간은 사랑 앞에선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었죠.

 

우리는 너무나 많은 일에 스스로 의미부여를 하고, 결정하는 일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살아갑니다. 때로는 규정 짓는 행동이 오히려 그 뜻을 망쳐 버리는 때가 종종 있습니다. 바로 전세계의 만국공용어인 '사랑' 이란 단어는  '무엇이다'라고 의미를 부여 한 순간 떠나가 버리는 '나비의 날개짓'과도 같습니다. 그냥 어떨 때는 있는 그대로를! 혼란스러움을 받아들이고, 즐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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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정원 - 제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박혜영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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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스탠드의 불빛을 가로등 삼아 그림자 놀이를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벽을 스케치북 삼아 손으로 만들어 낸 동물들과 밤새도록  이야기 꽃을 피웠던 때 말이다. 불빛에 가까이 가면 커지고 멀어지면 작아기 때문에 비추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움직임을 자유자재로 구현 할 수 있었다.

 

올해 제 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인 《비밀정원》​은 그림자 놀이와도 닮았다. 이 책을 가까이 두고 읽다보면 감정이입이 커지고 멀리 두고도 자꾸만 생각나는 책.또  내 마음대로 상상의 날개를 편다. 지금 계절에 노관은 어떤 색을 입고 있을지, 노관의 사람들은 매일매일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 내심 걱정반 근심반 궁금해 진다. 《비밀정원》을 읽는 동안 여름방학을 외갓집에서 보내고 온 아이 마냥 신이 났었다. 시골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떄가 많다. 외할머니의 저녁먹으로 들어오라는 부름을 맞이한 듯, 노관은 독자들을 불러들이고 있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글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면서도 작가의 대단한 도전이기도 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화 시대, 자고 일어나면 포털 사이트의 한줄짜리 기사로 세상만사가 결정되는 우리들에게 느리게 흘러가는 노관의 시계는 색다른 느낌을 준다. 작가 특유의 유려한 글솜씨와 비유법은 새삼'모국어의 아름다움'을 깨우치게 해주었는데,  무감감하고 무분별하게 쓰고 있었던 모국어의 재발견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봄은 순찰대처럼 집집마다 문을 두르리며  방문 했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봄이 오는 노관을 작가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별들은 특별한 밤을 위해 반짝이는 구두를 신고  등장하고 있었다

 

반짝이는 밤 하늘의 수 많은 별들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제목이 주는 엄마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는 화자인 나(요)를 통해 전달 된다. 내가 보는 노관의 모습들은 이 책의 기본 인물들의 관계도를! 학교 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일은 작은 사회라는 느낌이 든다. 다소 충격적인 삼촌과 어머니의 스캔들은 잔잔한 호수에 던지는 돌맹이와도 같이 내 삶을 흔들어 놓는다.  게다가 둘 사이에서 생긴 '요정 (딸)'까지 《비밀정원》은 크게 세 이야기가 하나의 이야기로 합쳐진 특이한 소설임에 틀림없다.


누구나의 마음 속에 노관이 있을 것이다. 멈춰 버린 시간, 잊고 싶었던 과거 '노관'은 우리들에게 그런 곳이다. 오래된 사진첩 속 하얗게 바랜 테두리는 또 어떤이들의 추억이 머물다 간 자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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