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비 생활
가제노타미 지음, 정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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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참기 보다 불필요한 물건을 짊어진 생활이나 소비 흐름을 제자리로 되돌린다고 생각하면, 자연스레 생활이 간소화되고 돈이 이전보다 필요 없어진다. 즉 '저소비 생활'이라는 생활 방식은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로 되돌아가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p 9



현대인의 삶에서 돈은 수단이지만 목적으로 전락하는 때가 많다. 현명한 소비를 하고 싶다는 마음도 주변이 허락하지 않으면 쉽지 않다. 화려한 조명과 귀여운 아이템으로 유혹하는 뽑기방,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분위기 좋은 카페의 커피 한 잔, 예쁘고 멋진 옷이 진열된 옷 가게. 도심에 살고 일한다면 돈 쓰도록 설계된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다운 그레이드로 원하는 생활을 충족할 수 있다면 어떨까.

저자 '가제 노타미'는 도교에서 일하며 사회생활을 빌미로 과소비가 스트레스 보상심리로 충동구매를 이어오다 깨달음을 얻고 지금은 교외로 옮겨 사는 유튜버이자 작가다. 그동안 시행착오 끝에 얻은 노하우의 정수를 담은 《저소비 생활》을 출간했다. 계절에 따라 조금씩 변동이 있지만 해가 뜨고 지는 자연의 섭리대로 생활하는 자연인의 삶을 실천 중이다.


저소비 생활은 돈의 흐름을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짊어진 억지 노력의 짐을 점점 내려놓는 작업이며,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에 만족하는 상태로 돌아가기 위한 수단이다.

p28


나와 패턴이 비슷해서 놀랐다. 아침형 인간인 나는 아침이 밝아오면 눈이 저절로 떠지고 간단한 스트레칭과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해 아침을 꼭 섭취하고 해야 할 일을 시작한다. 대부분 글쓰기나 독서인데, 돈을 더 벌자고 욕심부려 잠을 줄이니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건강도 망치게 되었다. 돈이 돈을 부른다고 욕심이 끝없어지면 결국 탈이 난다.

조금 벌더라도 내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대로 자유를 얻고 싶어 지금의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저자도 비슷했다. 사회가 원하는 '보통', '일반'의 기준에 끼워 맞추려고 하다가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을 여럿 봤다. 저자의 마인드처럼 고정관념을 의심하고 남들의 기준에 현혹되지 않는다면 저소비는 가능하다.


팬데믹 이후 물가 상승과 연이은 변동, 인플레이션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되었다. 현재는 미국의 전쟁으로 우리나라까지도 여파가 지속된다. 후기 자본주의 구조는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하게 부자는 더 부자가 되는 구조다. 한 쪽이 한쪽으로 집어삼켜 폭식하는 구조다. 이런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전과는 다른 해법이 필요해 보인다.

참는 방향은 금방 탈이 난다. 절제를 넘어 통제하면서 본인을 학대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까지 혹사하는 게 아니다. 적은 물건과 돈으로 살아기는 일은 자기 모습으로 돌아가는 일이라 생각하면 쉽다.

만약 스타벅스에서 독서 취미가 있다면, 이 일을 왜 좋아했는지를 파악하고 다른 방법으로 만족감을 얻으면 된다는 거다. 예를 들어 음악과 분위기가 좋았다면 집에서 스타벅스 전용 채널을 틀어 두고 분위기를 느껴 본다거나, 집이 아닌 제3의 공간에서 집중이 되었다면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야외 독서를 해보는 시간으로 바꿔 보는 건 어떨까.

저자는 무조건 아끼는 절약dl 아니라 편하게, 나답게 사는 소비 방법을 추구하며 돈과 생활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라이프 스타일의 방송 채널을 운영한다. 나긋나긋한 말투와 사물이 본질을 꿰뚫는 날카로운 내용의 믹스 매치는 큰 호응을 얻었고. 지금은 불편 없이 월세 포함 한 달 생활비 70만 원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끝없는 업무에 시달리지 않고 그날의 컨디션이나 날씨, 계절에 따라 행동하면 되기 때문에 목표를 크게 잡지 않고도 만족스러운 인생이라 말한다. 현재의 내 모습이 적당히 마음에 들고 자존감이 높다면 쓸데없는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무리해서 이상적인 목표를 향해 달라기 보다 '지금 이대로 괜찮아'라며 토닥이는 여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진심이 포인트다.

'이게 아니면 안 돼'라는 고정관념을 내려놓으면 생활과 마음이 점점 가벼워지고 나 자신을 찾고 돈이 점차 필요 없어진다.

저자의 실천법을 눈여겨 보고 자신에게 맞다 싶으면 따라 해보면 되고 아니다 싶으면 그만두면 된다. 정답이 아닌 해법 중 하나를 제시하는 방식이니 부담 없이 읽어보고 원하는 건 취하면 그만이다. 생활비를 아껴 보고 싶거나 무분별한 지출을 계획적으로 바꾸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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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우울 - 25년차 정신과 전문의가 처음으로 정의한 반우울 심리학
다이라 고겐 지음, 곽범신 옮김 / 서교책방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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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우울이란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아드레날린, 이 세 가지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 이상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을 붙자고 있는 게으름, 무기력, 의지 부족 등의 문 제는 단순히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닙니다. 뇌가 도움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주변에 우울증에 걸린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사실 진단을 받고 약을 먹냐 안 먹냐의 차이지. 현대인의 대부분은 우울과 조울을 반복하고 경도차이가 있지만 기분장애 상태를 경험한다. 필자 또한 우울과 불안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할 뿐, 스스로 조절 가능하다고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반우울》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울증 직전의 상태를 말한다. 정확한 병명이 아니라 의사이자 저자 '다이라 고겐'이 필요에 따라 붙인 이름이다. 개념이 존재한다면 고칠 수 있고,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인데. 병을 인지하고 확실한 긍정의 에너지를 얻어 가길 기대하는 게 목적이다. 드라마 <모두가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서 감정을 단어로 알려주는 워치와 비슷한 개념이다. 


'나 좀 우울한데 병원갈 정도는 아니고 자가 치료를 해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책은 25년 차 정신의학전문의가 스스로 겪은 일화를 바탕으로 썼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고통을 겪은 환자와 의사가 되기 위해 4수까지 견디며 보냈던 경험이 들어 있다. 힘들었던 시간을 견뎠을 때 "나는 지금 반우울 상태야"라며 다독였다면 좋았을 거란 후회다. 


구성은 이렇다. 1장은 반우울의 개념을 설명하고 2장에서는 사회구조 속에서 반우울이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다룬다. 3장은 건강한 마음은 건강한 밥상과 수면에서 나온다는 기본을 설명한다. 4장에서는 마음의 브레이크인 세로토닌 사용법, 5장에서는 마음의 액셀레이터인 노르아드레날린 사용법, 마지막에는 마음의 엔진이자 두근거림인 도파민 작동법과 훈련법을 소개한다. 

인간, 자연, 기계 모두 전조증상이란 게 있다. 일종의 신호를 보내는데 우울감은 때때로 알아차리기 힘들다.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애매한 감정과 기분, 상태라 병원을 찾아도 이상 없음 진단을 받기 십상이다. 대부분 몸이 무겁거나 잠이 오지 않고 밥맛이 없고 예전 같지 않으면 좀 쉬면 나아지겠거니 생각한다. 내과를 찾거나 수면제로 잠을 유도하고 나아지지 않으면 에너지 드링크를 먹고 버틴다. 가족이나 주변에서 '의지 부족'이란 질책을 받기 때문에 어떻게든 자신을 탓하다가 더 깊은 수렁에 빠진다. 


저자는 '당신 탓이 아니다'라는 말로 위로는 보낸다. 열심히 살았는데 삶이 공허하다고 느낄 때 우울은 깊어진다. 현대 사회는 인간다움 보다 생산성에 방점을 찍기 때문에 매사 효율성, 가성비를 따지기에 바쁘다. 영화도 본질이 점차 퇴색하고 있다. 영화를 보고 다양한 생각을 나누고 각자의 삶에 적용하는 게 영화의 본질 중 하나겠지만. 티켓값, 러닝타임, 교통비까지 더해 소위 돈이 아깝지 않은 영화를 구분한다. 최근 영화 <대홍수>를 두고 벌인 논쟁이 예이다. 시간 낭비, 비효율, 가성비 제로에 중독된 사람들은 어떤 목적을 위해 시간을 사용하도록 강요받아 시간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도 본질을 잃어버렸다. 편리함도 있지만 고도화된 기계는 삶의 경계를 무너트리고 있다. 불필요한 정보까지 알아야 하고  SNS로 끊임없이 남과 비교해 버겁다. 현대인이 하루 접하는 정보량은 약 600년 전 기준으로 1년 치, 약 2000년 전 기준으로 평생 치에 해당한다고 한다. 삶을 80으로 가정했을 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약 6년이라고 하니. 기계 하나가 미치는 삶의 영역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팔로우는 많지만 정작 연락할 친구 하나 없는 고독감이 커지며 24시간 돌아가는 뇌는 쉬지 못하고 과열되어 간다. 또한 완벽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실패를 두려워해 도전 자체를 하지 않거나, 실패를 본인 탓으로 돌리게 된다. 몸은 퇴근했지만 마음은 퇴근하지 못하고 계속 온라인에 불이 들어와 있고, 24시간 내 답장하지 않으면 이상하게 보인다는 이유로 주말에도 관계를 이어간다. 


불안한 국제 정세와 전쟁, 이상기후, 식품 공급의 어려움과 고물가는 세계와 개인을 불안하게 만들고 공포심을 유발한다. 당신이 아픈 것은 호르몬의 문제이거나 거시적인 사회의 현상일 뿐 고장 난 게 아니라는 소리다.


즉,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노력을 하거나 정신건강병원을 내원할 생각을 선뜻하지 못해 방치한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 몸의 호르몬의 불균형이 원인이다. 병원을 찾아 적절한 상담과 약을 처방받는 게 좋다. 그전에 본래로 돌아가려 한다면 잘 먹고 잘 자고 스마트폰을 잠시 멀리하면서 몸과 마음의 방전을 채우면 된다. 식사와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인간은 원인 없는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우울의 전단계인 반우울이란 명칭을 붙여 더 이상 나빠지지 않길 알아차린다면 원래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이미 우울을 지나왔다고 해도 괜찮다. 알아차렸다는 것 자체로도 진일보한 걸음이다. 누구나 힘든 상황을 겪고 이겨내고 살아가고자 한다. 힘든 일이 생겼을 때는 가족과 주변의 도움을 반드시 요청해 보길 바란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주변과 나를 이해하고 사회와 세계 전반을 톺아볼 수 있었다. 여전히 책을 읽는 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만 묵묵히 읽어가는 이유는 바로 책이 주는 통찰이 아닐까 싶다. 주변에 힘든 일이 있고 고통 받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어두운 길을 밝혀주는 작은 손전등이 될지 누가 알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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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시간 독서의 기적
황준연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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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가 수없이 쏟아지는 세상 느리게 생각하며 글자를 읽는 '독서'는 이런 세상에서 효율적이지 못한 일일지 모른다. '읽는다고 뭐가 달라져? 유튜브나 AI에게 물어보면 되지 않아?'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쉽게 얻는 정보는 쉽게 사라진다고.

얼마 전 스레드에서 틀린 맞춤법에 관한 수많은 간증을 접했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정일우를 혼란스럽게 한 '해자적니' 이후 나를 웃게 한 글이었다. 돌이켜 보니 문해력이 형편없다는 걸 알아챘다. 연령대는 알 수 없었지만 책을 읽는 젊은 층이 점차 줄어들고, 어문 독해력이 낮아지면 전반적인 문해력이 낮아질 것이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독서를 꾸준히 한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나뉠 것이다.

AI 시대에 사라질 직업을 걱정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독서를 시작해야 한다. 빠르고 복잡한 시대일수록 현상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만의 확고한 생각을 중심에 두어야 생존할 수 있다. 어떤 일이 생기든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거기에 독서를 매개로 생각을 확장하고 그 산물을 글로 써보는 일, 또는 실천까지 마친다면 금상첨화다. 정보를 더 얻고 싶다면 전문 서적으로 단계를 올려 볼 수 있다. 책을 쓰기로 해했다면 참고 문헌으로 상호작용을 해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그 일을 해냈고 작가가 될 수 있었다.


《하루 1시간 독서의 힘》은 힘든 환경 속에서도 독서의 힘을 믿었던 저자의 성공담이다. 꾸준히 말했지만 주기적으로 성공담, 자기계발서를 읽는 이유는 느슨해진 마음을 조여주기 위함이다. 이런 방법으로 성공했다는 수기를 수없이 읽었지만 성공하지 못한 나는 여전히 그들을 동경하며 미래를 꿈꾼다. 조금씩, 매일 하다 보면 언젠가는 무언가라도 나오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던 저자는 누군가가 읽어보라며 준 책 한 권이 큰 힘이 되었다고 전한다. 독서가

정보 전달을 넘어 인생을 바꾼 조커가 되었다고 한다. 인생을 바꾸었다고 말한다. 본인처럼 성공한 사람들도 책을 읽었기 때문이라며 독서를 통해 배운 노하우, 책을 쓰게 된 계기를 이 책 안에 집약했다.


자 그렇다면 당장 어떤 책부터 얼마나 읽어야 할까? 저자는 하루 30분, 1시간일 독서로 삶의 태도는 조금씩 바뀌고 성장한다. 빌 게이츠를 떠올려 보자. 여전히 연간 50여 권을 책을 읽고 블로그에 추천도 한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태어난 옛날 사람이라 가능하다고? 스마트폰만 보느냐, 게임만 하느냐, 어떤 습관을 들이느냐가 중요하다.

스마트폰 때문에 빼앗기는 시간만 잘 활용해도 독서 시간을 충분하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지하철에서 책을 읽었다. 지금은 폰 하나만 가지고 다니면 되는데, 무겁고 거추장스러웠지만 그때는 그것밖에 할 게 없었다. 남자친구를 만나러 이동하는 시간이 2시간 정도였고, 출퇴근 시간도 편도 그 정도였다. 그때 읽었던 소설은 내 상상력의 뿌리가 되어 주었고 지금의 나를 만들어 냈다.

책 읽을 시간도 없고, 한 권 읽는데 시간을 빼앗긴다고 느낀다면 이렇게 해보자. 완독의 부담을 내려놓는다면 접근성이 높아진다. 구매가 어렵다면 전자책, 중고책, 도서관을 이용하면 될 뿐,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않는다는 건 핑계일 뿐이다.

독서 근육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멋진 몸을 만들고 싶다고 당장 PT를 끓고 다이어트를 한다면 금방 지쳐버린다. 하지만 하루에 조금씩 해본다면 성취감도 올라가고 근육은 나이 들어도 몸과 정신을 지탱하는 기본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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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노트의 인문학 사전 - 서양 철학사를 한 눈에 파악하는
이서영 지음 / 솔아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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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책을 만났다. 이서영 작가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서양 철학부터 현대철학, 심리학, 사회과학, 언어학 등 서양의 뿌리의 정수만을 뽑아 소개한다. 알고 싶지만 가까이하기 쉽지 않은 철학을 쉽게 풀어내 접근성을 높였다. 오랫동안 고액 과외와 학원을 운영한 경험, 인문서적을 발견하고 강의한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수많은 책을 읽은 노하우를 이 한 권에 집약했다. 


지식을 얻고 삶으로 체득하고 독서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를 지향하는 마음은 단순하다. 대표 개념을 제대로 알게 되면 심화과정처럼 철학 책을 읽어보란 권유다. 가방에 넣어도 부담 없기 때문에 어디서나 간편하게 펼쳐서 접할 수 있는 접근성이 장점이다. 


프로세스를 살펴보자.


첫째, 한 철학자와 그 대표 개념의 만난다.

둘째, 그 개념의 뜻을 쉬운 언어로 풀어 본다.

셋째, 그 생각이 숨 쉬는 책 한 권을 안내한다.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필자는 3부부터 알아갔다. 정신분석학의 아버지 프로이트부터 개인심리학을 파고든 아들러, 분석 심리학의 대가 칼 융, 상징계와 상상계, 실재계를 설파한 라캉. 욕구 5단계를 창시한 매슬로, 인감 중심 치료의 로저스, 두 체계 사고를 연 대니얼 카너먼, 교류 분석학의 에릭 번이다. 


글 쓰는 인풋이 없다면 아웃풋이 형편없다. AI 시대라고 뭐든 입력하면 글이 써질 거라 믿는데, 기본이 있어야 그마저도 가능하다. AI 시대에 독서는 더할 나위 없는 인간만의 고유 영역이고 읽고 생각하며 쓰기까지 한다면 자신의 삶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직업병처럼 상상과 질문을 하루 종일 하게 되는데, 이런 책은 질문의 영역을 추상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얼마 전 미야자키 하야오의 다큐멘터리를 봤다. 그의 상상은 어느 우물에서 나오나 궁금했었다. 정답은 많이 보고 듣고 생각하고 주변인과 대화하는 것이었다. 생각을 멈추면 인간은 더이상 존엄성을 유지할 수 없다.


이 책을 읽도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란 누구인가, 지구는 언제까지 존재할까, 사람은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 미처가는 세상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 욕망의 끝은 어디일까 등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작성해 보자.


그러다 보면 결국 나를 찾아가고 미래를 설계하는 데 도움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독서 모임의 책으로 선정해 보는 건 어떨까. 점점 각박해지는 시대에 타인과의 접속은 온오프라인 모두 중요하다. 어렵다고 생각하겠지만 한 걸음씩, 조금씩, 매일 하다 보면 정수에 도달하게 될 것이며 그게 바로 인간이란 동물의 메커니즘이란 것을 오늘도 배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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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 리셋 - 일과 삶을 내 편으로 만드는 하루 설계법
홍혜진 지음 / 밀크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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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과를 어떻게 활용하는가. 겨우 알람으로 일어나 알림을 확인하고 sns와 숏츠를 보면서 잠을 깨는 건가. 빈속으로 오른 출근길에도 이어지는 동영상 시청, 혹은 잠을 보충하고 커피를 마시고 좀비처럼 일을 시작한다. 점심을 허겁지겁 먹고 잠을 자거나 또 커피를 때려 붓는다. 


오후에 밀린 업무와 갑작스러운 일정까지 추가돼서 정신없이 지나간 하루. 그래도 다 끝내지 못하고 야근으로 이어진다. 겨우 집에 와서는 대충 씻고고 오늘을 복기하거나, 내일을 기약하는 일 따위는 사치일 뿐. 피곤한 몸으로 잠자리에 든다. 그렇게 반복하는 하루 주말에는 늦잠으로 하루를 다 잡아먹는다. 


책은 습관, 징크스와 다른 루틴을 만들어 삶의 주도권을 가지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필자가 주기적으로 자기계발서를 읽는 이유는 늘어진 마음을 다잡고 심기일전하기 위함인데, 그 책의 저자처럼 성공할 수 없겠지만 동기부여의 힘을 받는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책에 소개된 김연아 선수의 루틴법이었다. 경기 전날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몸과 마음을 같은 방식으로 준비하고 유지했다. 아침 일찍 스트레칭 훈련으로 시작할 때 무슨 생각을 하냐는 질문에는 "무슨 생각을 하나 그냥한다'고 한다. 감정과 상관없이, 흔들림 없이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는 꾸준함이 성공을 만들어 갔다.


내일 중요한 경기가 있어도 마찬가지였다. 의욕이나 감정이 아닌 중요한 건 몸에 익은 루틴이었다. 몸에 밴 루틴은 기분이 나쁘거나 의욕을 상실했어도 '그냥 하는 것'이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습관 '루틴'은 오늘 계획을 해냈다는 자신감으로 쌓여 어떤 감정에도 흔들리지 않는 힘이 된다. 


즉 루틴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다. 하루 30분이라도, 아침에 일어나 3분 동안이라도 정해둔 루틴을 꾸준히 지키는 것, 자기 효능감(나를 믿는 힘)과 자존감(나를 존중하는 힘)이 모여 내가 된다. 루틴은 습관 보다 더 깊은 시스템이며 그보다 유연한 전략이다. 나를 위한 하루의 시간을 잘 확보하면 하루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저자는 업무에 적용한 사례를 자주 예로 들었지만. 자기만의 루틴은 학습, 업무, 삶 전반에 적용 가능하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루틴을 망쳤을 때 대처법이었다. 만약 아침 알람을 놓쳐서 정해진 루틴에 영향이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 망했다'며 All or Nothing'으로 포기하지 말라고 다독인다. 흑백논리, 이분법적 사고는 중간 단계, 유연한 사고, 회색 지대 없이 완벽하지 못하면 전부 실패라고 여기는 사고방식이다. 완벽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다는 생각은 실패가 두려워 시작조차 하지 못하게 되며 결국은 아무것도 못 한다.  저자는 대안을 통해 간략한, 요약된 루틴을 실천할 것을 권한다. 


줄이거나 대체해 보고 하나만 해 보는, 작은 전환 하나, 변화된 원칙은 하루를 망치지 않고 지속하는 힘이 된다. 마지막으로 자책하지 않고 수용하는 마음가짐이다. 루틴을 지키기 못하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태도는 꾸준함의 본질에 다가가는 힘이다. 나 또한 평일과 주말은 루틴이 다르다. 


주말에 잠을 1-2시간 더 자고 느슨해진다. 하지만 조금 변경되었을 뿐 하던 일을 빼 먹지는 않는다. 평일용, 주말용, 환경에 따라 나눠 이것만은 했다는 자기와의 약속은 내면을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루틴을 지키는 것도 필요하지만 때와 장소에 따라 맞추는 것도 필요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 작가가 몰랐던지, 편집자도 눈여겨보지 못했는지. 예전에  《쉬엄 쉬엄 미술산책》 과 비슷했다. 독서의 흐름을 망치지 않게 검수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나의 해방일지는 jtbc 드라마이고, 예능이 mbn이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으니까. 2쇄를 찍는다면 수정해 주었으면 좋겠다. 



루틴이 만들어내는 다섯 가지 힘


첫째, 루틴은 불필요한 의사결정을 줄여 일의 효율을 높인다. 정해진 대로 따르면 결정 피로를 줄인다.


둘째, 루틴은 업무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 집중력을 높인다. 오늘 해야 할 일이 즉흥이 아닌 의도로 실행하며 급히 끌려다니지 않게 된다.


셋째, 루틴은 신체의 건강과 에너지를 관리하게 된다. 정해진 식사, 수면, 운동, 일은 몸을 지치지 않도록 돕는다.


넷째, 루틴은 작은 성취를 반복해 자신감을 쌓는다. 기분이 흔들려도 루틴만 있다면 중심을 잡는다. 계획된 일을 해낸 반복은 자기 신뢰를 쌓고 신뢰는 안정된 태도로 이어진다.


다섯째, 루틴은 성과의 일관성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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