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인상
잘생긴 친구 ‘미남’의 가게에는 파리가 날리고, 반면에 못생긴 친구 ‘마루’의 가게에는 손님들이 바글바글거렸다. 서로 다른 업종이라서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미남 : 10년 전에는 내 가게가 잘 되었는데 요즈음은 왜 저 친구 집에 장사가 잘 되는 거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걸까? 가게에 꿀이라도 발라놓았나?
궁금증이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자 미남은 직접 찾아가서 물었다.
미남 : 손님들이 왜 너희 가게로 몰려오는 거지?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잖아?
마루 : 그러게, 요즈음 들어서 장사가 잘 되네.
미남 : 손님을 끌어들이는 무슨 비결이라도 있는 거니?
마루 : 아무리 생각해봐도 비결이라 할 것은 없는 거 같은데.
미남 : 잘 생각해봐? 우리 가게가 망하느냐, 흥하느냐가 네 손에 달려있어!
마루 : 너희 가게의 흥망을 왜 나한테 맡기는 거니? 정 그렇다면 내일부터 우리 가게에서 와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봐!
그렇게 하여 미남이 마루와 함께 있을 때에는 무슨 특별한 비결도 없었다. 하지만 손님이 올 때는 특별한 비결이 보였다. 바로 그 순간에는 마루가 굉장히 잘생겨보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 때문인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미남 : 우연이겠지, 내가 잘못 봤을 거야!
그러나 두 번째 손님이 왔을 때,
미남 : 내 눈이 잘못되었나? 사람이 갑자기 잘생겨 보이네! 물어봐야겠다.
손님이 가고 나서 마루에게 물었다.
미남 : 넌 손님이 있으면 얼굴이 환해져! 이유가 뭐야?
마루 : 그거야 손님이 오니까 당연히 웃지. 너 안 웃니?
미남 : 나는 잘 웃지 않지.
마루 : 그럴 줄 알았지!
미남 : 뭐가?
마루 : 10년 전에 너희 가게에 손님들이 너 얼굴을 한 번 보겠다고 몰려와서 장사가 잘 된 것은 알고 있지?
미남 : 그럼, 그때는 말도 못했지. 아주 문턱이 닳았지!
마루 : 그때 나는 너희 가게를 보면서 10년 뒤에는 내가 장사가 잘 되는 방법이 없을까를 생각해봤어. 그런데 이 얼굴 가지고 뭘 하겠어? 내가 너처럼 뛰어나게 잘생긴 얼굴도 아니잖아. 그래서 다른 방법으로 갔지.
미남 : 어떤 방법?
마루 : 잘생긴 얼굴은 길어야 10년이야! 그러니 10년 뒤에는 인상 좋고, 편안한 얼굴이 손님들에게 먹힐 거라고 생각을 했어.
미남 : 맞아,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오지 않았어.
마루 : 너는 얼굴에 생기를 잃고 늙어가고 있는데 손님들이 너보다 더 젊고 잘생긴 점원이 있는 곳으로 가지 않겠니?
미남 : 그렇다고 다시 젊어지는 비결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슨 방법이 없겠니?
친구 : 나는 너의 얼굴을 보면서 거울을 보고 항상 웃는 연습을 했어. 얼굴이 잘생기지 않았으면 인상이라도 좋아야지 하면서 웃는 연습을 했지. 칼을 갈았던 거지. 그렇게 10년 흘렀고, 이제는 상황이 역전되었어.
미남 : 나더러 웃는 연습을 하라는 거지?
마루 : 잘생긴 외모가 주는 매력은 10년을 넘지 못하는 것 같아. 나머지는 인생은 인상으로 승부를 거는 거야. 그러니까 좀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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