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눈치 있는 자 vs 눈치 없는 자
눈치를 잘 보는 ‘승리’와 전혀 눈치가 없는 ‘상기’가 서로 토론을 했다.
상기 : 너는 눈치를 너무 많이 봐서 인생이 피곤해보여. 남자가 너무 눈치를 많이 보는 것도 안 좋아! 봐, 나는 전혀 눈치를 안 보잖아!
승리는 한편으로 눈치를 보지 않는 상기를 내심 부러워했다. 그러나 평소에 눈치를 안 보는 건지 눈치가 없는 건지 상황의 구분이 좀 어려웠다. 그러다가 어느 날, 친구 집 초대로 둘은 함께 저녁을 먹게 되었다. 마침 친구의 어머니가 주방에서 나왔다.
승리 : 나이가 20대 후반 같으세요.
상기 : 그건 오버다! 딱 봐도 30대 후반인데 눈썰미가 그리 없냐?
승리 : 그렇다고 옆에 있는데 그런 소리를 하면 어떻게 하니?
상기 : 내가 뭐 틀린 말을 했니?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데 있어서 남의 눈치를 안 보니까 상관없어!
승리 : 아무튼 너무 고우세요, 어머님!
상기 : 어머님, 성형이 너무 자연스러우세요! 전혀 안 한 것 같아요.
승리 : 그렇다고 숨기고 싶은 것을 직설적으로 말하면 어떻게 해?
상기 : 너는 성형한 사실도 몰랐지? 그것도 눈이라고, 쯧쯧!
엄마 : 괜찮아! 틀린 말도 아닌데, 뭐!
상기와 승리가 돌아가고 나서 친구 ‘진우’는 어머니에게 한 소리를 들었다.
엄마 : 저것도 친구라고! 상기는 안 사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진우 : 남의 눈치 안 보고 자신의 할 말을 당당히 해서 오히려 남자답지 않아요?
엄마 : 눈치 안 보는 것과 눈치 없는 것은 천지 차이야! 눈치 없는 사람이 자신을 눈치 안 보는 것으로 포장하기도 하지만 상기는 눈치가 없는 거지 눈치를 안 보는 것이 아니야!
진우 : 눈치를 안 보는 것과 눈치가 없는 것은 무슨 차이가 있어요?
엄마 : 모두가 공감하는 자신의 주장을 소신 있게 관철하는 것은 눈치를 보지 않는 거라고 할 수 있지.
진우 : 소신 있게 무조건 밀어붙이면 되는 거야?
엄마 : 자신이 이런 행위를 하면 자신이 어떤 불이익을 당할 것을 알고서도 소신껏 밀어붙이는 것은 상대방의 눈치를 읽어보고 나서 그래도 소신껏 밀어붙이는 것은 눈치를 안 보는 거란다. 그러나 상대방의 눈치를 보지 않고 무조건 밀어붙이는 것은 눈치가 없는 거라고 하지!
진우 : 아휴~ 헷갈려! 눈치를 봐야 해? 안 봐야 해?
엄마 : 당연히 눈치를 봐야지! 눈치를 보는 것이 눈치를 안 보는 것보다 더 나아! 더 최악인 것은 눈치 있는 것보다는 눈치 없는 것이 더 나쁜 거지!
진우 : 그럼, 눈치가 좋다는 거야? 나쁘다는 거야?
엄마 : 눈치라고 하니까 듣기 싫지? 그러면 센스는 어떠니? 듣기 좋아?
진우 : 센스는 듣기 좋네.
엄마 : 센스 없는 사람하고, 센스 있는 사람하고 어떤 사람이 좋아?
진우 : 당연히 센스 있는 사람이 훨씬 좋지!
엄마 : 그렇지, 눈치는 바로 센스의 또 다른 이름이란다.
진우 : 나는 그러면 센스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엄마 : 눈치 안 보는 것과 눈치 없는 것은 다르니까 너는 절대 헷갈리지 마라! 눈치를 보고 나서 눈치껏 밀어붙이는 것은 눈치를 안 보고 소신껏 밀어붙이는 것이고, 눈치를 안 보고 나서 상대방을 배려 없이 밀어붙이는 것은 눈치가 없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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