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정리하니까 뭔가 있어 보인다(...)

 바로크 작곡가들 중에 추린 70명이다. 일부를 빼고는 현세에 거의 잊혀져 버린 인물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여러 문헌이나 사전들을 찾아보면 바로크 작곡가만 해도 수 천명은 되겠지만 그래도 이들은 초상화와 많은 작품들이

전해지고 있다(로젠뮐러도 동성同姓 작곡가로, 해당 작곡가의 사진은 못 찾았다).

 이들이 자신들의 작품으로 생존시기에 누리던 명성과 찬탄이 앞으로도 재현될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아무리

부활한다해도 비발디, 바흐, 헨델한테는 미치지 못 하겠지. 이미 모든 음악사와 인물들은 정형화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바로크 시대는 음악사에서 처음으로 잘 알고 있는 작곡가나 작품들이 잇달아 등장한다.

 이름만 들어도 알 것 같은 '대작곡가'와 귀에 익은 '명곡'들이 상당수 있으며 장르에서도 협주곡, 독주곡, 오페라, 소나타(

이 시대에는 기악곡을 지칭하는 말이긴 했다)등 다양한 형식들이 생겨났다.

 

 허나 약간 막연한 것이, 낭만시기와 비교해 볼 때 여러 작곡가들이 깊은 유대감과 상호관계로 짜여져 있는 것에 반해서

바로크 시대는 몇 명의 대작곡가와 군소작곡가들이 따로 독립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들을 하나의 '무엇'으로 묶기에는

서로 잘 구별이 가지 않는 점이 많다. 또한 같은 바로크 시대라고는 하지만 몬테베르디와 하세의 오페라들을 비교 청취해보면

스타일이 너무나 달라 같은 바로크 시대라고 칭하는 것도 기이하게 여겨질 수 밖에 없다.

 장르적으로 보아도 바로크에는 수난곡, 오라토리오, 칸타타, 트리오 소나타, 합주 협주곡 등이 성행했지만 이것들은

현재 실질적으로 소멸된 장르이다. 현세와 단절된 장르가 연주 된 전근대적인 시기, 그러나 음악은 친근하게 느껴지는

애매모호한 시대가 바로 바로크 시대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이전에도 언급하긴 했지만 이 시대의 기악곡들은 대부분이 축제나 연회 등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BGM이었다.

 왕이나 귀족들의 흥을 돋구기 위한 그런 음악들이 대부분이었던 셈이다(음악회에서 경청하며 듣는 문화가 생긴 것은

19C 후반부터이다). 또한 오페라도 그야말로 귀족들의 향락파티나 다름 없었으며, 왕의 업적을 찬양하는 내용 일색에다가

음악적인 면을 추구하기보다는 그냥 놀고 즐기기위한 측면이 강했다(카스트라토의 출현만 봐도 그들은 가수의 목소리에만

치중하며 음악을 '보았다'고 말할 수 있다).

 21C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고 접할 수도 없는 문화이다. 그러면 이러한 시대의 음악들을 우리는 순수

'음악적인 측면'으로만 접근하여 감상하는 것이 옳은 방법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나도 모르겠다. 나야 그냥 음악이 좋아서

듣고 있으니 말이다.

 

 

 너무 진지하게 나갔나 보다(;;).

 여튼 바로크는 비발디, 바흐, 헨델을 위시하여 친근하면서도 다양하며, 수 많은 레퍼토리를 접할 수 있는 시대이다.

 산실되거나 유실된 것도 많지만 모든 작곡가들은 다작을 남겼으며, 100편 이상의 오페라를 남긴 인물들도 상당하다.

 그러나 대부분이 현재는 들을 수 없는(아직 녹음이 안 된) 미개척지로써의 분야도 큰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 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볼 수 있겠다.

 음악추천을 하기도 애매한 것이.. 이들 중 누구는 뛰어나고 누구는 역량이 떨어진다고 평하기도 모호할 뿐더러 언뜻

비슷하지만 나라별, 시기별 스타일도 다르고 독창적인 면도 많기 때문에 '이 작곡가의 이 곡은 어떻더라..'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인 것 같다. 그냥 다양한 음악을 접해보고 좋으면 그 뿐이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그러 면에서 올려보는 곡들.. 마시티, 콘라디, 란제티의 곡들이다.

 

 

 

마시티 Mascitti (1664~1760) - Sonata No. 5 For Violin & Basso Continuo, Op. 1

 

 

 

콘라디 Conradi (1645~1699) - "Ariadne" : Ersticket, erdrucket, ihr Seuffzer

 

 

 

란제티 Lanzetti (1710?~1780?) - Cello Sonata No. 8 in E mi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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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느사람이나 그렇겠지만 나는 마음에 드는 책이든 음악(음반)이든 여러 번 읽고 듣는 편이다. 책으로 따지면 '호밀밭의

파수꾼'은 8번 정도 읽은 것 같다.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전해지고 뭔가 새로운 걸 느끼게 된다고나 할까.

 지금도 1년에 한 번 이상은 보고 있다(이러다 마크 채프먼처럼 되는 건 아니겠지..=_=;).

 음반도 예외는 아니어서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여러 번 듣게 된다. 그러다보니 자주 듣게 되는 것, 잘 안 듣게 되는 것이

나뉘는데 정말이지 손이 안 가면 계속 안 가게 되버려서 몇 년 동안 방치되는 것들도 많다(;;).

 CD개수가 점점 모이다보니 너무나 방대해져서 따로 시간을 내서 감상하지 않는 이상 내 기호에 별로인 것은 점점 듣는

횟수가 줄어들어 버린다.. 그렇다고 중고로 팔기도 뭐하고.. 그냥 컬렉션으로 가지고 있기만 하는데... 흠..

 

 그래도 생각이나서 이렇게 감상해보면 뭔가 새로운 기분에 젖게 되는 것 같다. '아.. 이 음악...' 뭐 대충 이런 기분..

 사진의 4개 음반 외에도 잘 안 듣게 된 음반들은 꽤 되지만 오늘은 이 4개만 오랜만에 감상해보기로 했다.

 

 

 루칸스키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 피아니스트들의 필수 레퍼토리(?)인 라흐마니노프이다.

 이 음반은 싼 맛에 샀던 걸로 기억한다. 요즘은 음반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이 2장짜리 전집을 예전에 9,700원인가에

구매했었다. 다량의 해석이 존재하는 가운데 루간스키만의 개성을 찾기란 쉽지 않지만 무난한 해석을 보여주는 음반이다.

 자의식 과잉이 되기 쉬운 작품들이지만 지나치게 감정에 휩쓸리지도, 기계적인 연주도 하지 않는다.

 오케스트라의 반주도 탁월한 편이고.. 특히 3번은 나름의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내게 처음 감동을 준 음악이 라흐마니노프 2번이지만 요즘 잘 안 듣게 되다보니 이 음반도 멀어져 버린 듯..

 

 루치아노 베리오(1925~2003)의 세쿠엔차 전곡 음반. 다양한 악기와 목소리를 위해서 작곡한 음악들이지만 난해한 현대

음악의 벽에 부딪혀(?) 진열장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ㅜㅜ

 베리오 씨.. 세상을 뜨신지 10년이 됐지만 당신의 음악들은 내게 너무 난해해요..ㅠㅠ

 이 3장짜리 음악을 다 감상하려면 3시간도 넘게 걸리고..흐음..

 

 샤론 베잘리의 플루트 협주곡들.. 비스(BIS)에서 여러 음반들을 내고 있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플루티스트이다.

 아호(b.1949), 토마손(b.1960), 린드베르크(b.1958)의 작품들을 싣고 있는데 별다른 주의력을 끌지는 못 하는 것 같다.

 그냥 이런 음악들도 있구나.. 하는 느낌이랄까..?--;

 

 마지막으로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모차르트 교향곡 25/29번과 드보르자크의 세레나데.. 1994년 음악동아 사은음반이라고

적혀 있는데, 직접 받은 것은 아니고 중고 음반매장에서 돌아다니다가 있길래 싼 가격에 샀던 걸로 기억한다.

 젊은 시절 마에스트로의 해석이라지만 탁월하다. 동곡들의 명연주라고 해도 손색은 없을 듯.

 그런데 이상하게 손이 안 간다. 그냥 나의 변덕인 건가..? 내가 즐겨듣는 곡들이 아니라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폄하한 감이 없지 않지만 연주들은 모두 좋은 편이다. 내게 깊이 파고 드는 뭔가가 없어서 그렇지..

 음반이 많다보면 들을 것이 많다는 것과 반대로 잘 안 듣게 되는 것도 많아진다는 점도 있게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오랜만에 감상을 해보니 생각만큼 나쁘지는 않았다. 이 음반들을 다시 듣게 되는 건 시간이 얼마나 지난 후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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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poli - Adagio For Oboe, Cello, Organ & Orchestra

 

 

 클래식에서 숨은 명곡이야 무수하지만 그 중에서도 덜 유명한 작곡가의 곡을 하나 소개해볼까 한다.

 바로 도메니코 지폴리(Domenico Zipoli, 1688~1726)의 '아다지오'이다.

 '아다지오'하면 알비노니와 바버의 곡들이 유명하지만 지폴리의 이 곡도 충분히 동급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이 곡을 처음 알게된 것은 2011년 2월 2일인데(일기장에 기록해 두었다), 너무나 감동을 받았다.

 도저히 바로크 시대의 음악 같지가 않았다. 낭만 혹은 현대음악처럼 들리기도 했다.

 300년도 전에 이런 음악이 만들어졌다는 것에 신기할 따름이었다.

 비탈리의 샤콘느를 보고 시대를 앞서갔다고 이야기하지만 지폴리에 대해선 일언반구조차 없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다.

 

 오보에의 우수를 띤 선율과 애절한 오케스트라는 정말이지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독립음반 한 장 구하기 어려운 인물이지만 이 곡이라도 컴필레이션 앨범에 자주 실려서 많은 분들이 공유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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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bi 2018-07-17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KBS 제 1 FM에서 듣고 큰 감동을 빋았습니다. 오랜 세월 음악을 들어왔지만 이제까지 몰랐다는 것이 신기하네요. 그래서 아마존을 통해서 음반을 구하려고 합니다.
 
[수입] 라프 : 피아노 작품 1집
라프 (Joseph Joachim Raff) 작곡, 누엔 (Tra Nguyen) 연주 / Grand Piano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계속 시리즈가 이어지길.. 최초 녹음답지 않게 연주 정말 탁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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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용팝 - 미니앨범 The Streets Go Disco
크레용팝 (Crayon Pop)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크레용팝 앞으로도 대박 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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