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가만히 있어도 먹게 된다. 숨만 쉬어도 먹는 게 나이다. 나이가 많다는 사실은 존경심과는 무관한 일이다. 물론 나이가 더 많은 사람을 존중할 필요는 있다. 나는 그의 나이를 겪어보지 못했지만 그는 내 나이를 거쳐 갔으므로 그런 사람의 의견을 존중할 때 또 많은 것을 얻게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존중과 존경은 다르다. 존경심이란 그리 쉽게 생기는 게 아니며, 강요당할 때면 더더욱 생겨나기 힘들다. - P103
배움을 청하지 않았는데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뭔가를 가르치려 들 때, 꼰대가 탄생한다. 배움을 청하지 않았는데도 자기가 남자라는 이유로 여자에게 뭔가를 가르쳐주려 할 때, 맨스플레인(mansplain)이 시작된다. 세상에는 하늘 같은 선배만큼이나하늘 같은 후배도 많은 법이다. 진실로 배우려는 사람은 후배뿐아니라 말 못하는 아기나 반려동물의 행동에서도 깨달음을 얻는다. 배움은 지금도 온갖 방향으로 흐른다. 언제 어디서나 귀 기울이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 P105
관점이란 어떤 문제를 보는 시각, 눈높이, 어디에 초점을맞추느냐 등의 문제다. 이것은 그 사람의 직간접 경험이 쌓여서 조금씩 조금씩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에 비해 태도란 행동 또는 선택이라는 뉘앙스가 더 들어가는 말인 듯하다. 어떤 문제에 대해 능동적 또는 수동적 태도를 취할 수도 있고, 긍정적 또는 부정적 태도를, 때로는 ‘무관심한 태도‘라는 것도 가능한데 이것 또한 자신이선택하는 것이다.말하자면 ‘무관점‘이란 그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질 만큼 지식이나 경험이 없다는 다시 말해 그냥 무식하다는 말과 같다. - P184
무관심한 태도란 그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지만 ‘알고 싶지 않다‘ 또는 ‘관여하고 싶지 않다‘라는 태도를 선택하는 것이다.관점과 태도의 관계는, 어찌 보면 ‘말과 행동‘ 또는 ‘생각과실천‘이란 쌍과도 비슷하다. 두 항목은 배치된 것이 아니며,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다. 관점에서 태도가 비롯되고 태도가 다른 관점을 불러온다.뭣 때문에 이렇게 거창하게 얘길 하냐면, 지난 일요일 이후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내 태도가 바뀌었고 그로 인해아르헨티나 사람들에 대한 내 관점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날>에 느낀 사랑스러움 때문인지, 아님 단지‘아아, 단어가 들린다! 알아듣겠다!‘ 하는 감격 때문인지 요즘 난데없는 오지라퍼가 되어 토하듯 말을 해대고 있다. - P185
시간의 선물(이해인)내가 살아 있기에새롭게 만나는 시간의 얼굴오늘도 나와 함께 일어나초록빛 새옷을 입고활짝 웃고 있네요하루를 시작하며세수하는 나의 얼굴 위에도아침 인사를 나누는식구들의 목소리에도길을 나서는나의 신발 위에도시간은 가만히 앉아어서 사랑하라고 나를 재촉하네요살아서 나를 따라오는 시간들이이렇게 가슴 뛰는 선물임을 몰랐네요
① 인간은 자기 자신을 알 수 있다. 이성을 이용해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지니는 믿음과 가치를 관찰할 수 있다.② 인간은 자기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성을 이용해 자신의믿음을 바꿀 수 있다. 그러면 감정도 바뀔 것이다. 감정은 믿음을 따르기 때문이다. ③ 인간은 의식적으로 새롭게 사고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습관을들일 수 있다.④ 인간은 철학을 삶의 방식으로 삼으면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살 수 있다. - P56
이제 행복은 이성에 따라 영혼의 덕을 쌓으면 이룰 수 있게 됐다.아리스토텔레스가 가장 높이 평가한 활동은 숙고 contemplation 였다.이 능력, 즉 지적인 것을 추구할 수 있는 숙고는 우리 인간을 다른모든 것과 구별해주었으며 신과도 연결해주었다. 숙고는 신성한 것이었다. 덕을 쌓는 활동이었다. 요즘 사람들에게는 덕이라는 개념이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다. 많은 이들에게는 영혼이라는 개념도 마찬가지일 테지만, 영혼은 내면의 자아라는 표현으로 바꿔쓸 수도 있다. - P77
우리는 자기가 친절한 대접을 받을 때보다 남에게 친절을 베풀때 더 오래 지속되는 기쁨을 얻는다. 마찬가지로, 당신의 삶이 단지재미만 좇는 게 아니라 번성하는 삶의 이야기 한 토막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데에 더 깊은 행복이 있다.아리스토텔레스가 아들을 위해 쓴 《니코마코스 윤리학》에는 그의 윤리 체계가 잘 설명되어 있다. 이 책은 정말 흥미롭고 놀라울 정도로 이해하기 쉽고 읽기 편하다. 당시 윤리 철학은 사람들에게 즉각적인 변화를 불러오기 위해서만 존재했다. 따라서 이해하기 쉬운말로 쓰였을 뿐 아니라 치유의 효과를 주려는 경우도 많았다. 의사는 몸을, 철학자는 마음을 치유했던 것이다. - P79
포정해우(庖丁解牛), 《장자》에 나오는 말이 떠오른다. 표정이 칼로 소를 바르는 모든 동작이 음률에 맞는 것을 보고 문혜군이 탄복하여 비결을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제가 좋아하는 것은 도(道)이니 손끝의 재주보다 나은 것입니다. 제가 처음 소를 잡을 때 보이는 것은 오로지 소뿐이어서어떻게 손을 대어야 할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3년이 지나니, 소의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눈의 작용이 멎으니 자연스럽게 정신만 남았습니다. 천리를 따라 가죽과 고기, 뼈와 뼈 사이로 칼을 놀리고 움직여서 자연스럽게 해나갑니다."무슨 일을 하든, 어떤 처지에서든, 나도 나의 일에 눈이 아닌정신을 다하여 기품을 기르는 생활을 하고 싶다. - P74
이럴 수가 지금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 세 가지는 모두문제의 실연으로부터 온 것이었다! 나는 그 당시에 인생이 아주살 만하다고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다. 실연하길 잘했잖아! 그것도 보통 실연이 아니었기 때문에, 내 마음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아팠기에 이 연쇄반응이 일어날 수 있었다. 나는 그 실연이 내 인생에서 꼭 발생했어야 할 고마운 사건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진심으로인생에서 계획대로 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어떤 슬픔이 어떤기쁨을 불러올지, 어떤 우연이 또 다른 우연으로 이어질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시간을 받아들이는것. 그러다 어느 순간엔 모든 게 고맙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 P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