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나(도나 웨이런드)나는 그대가 생긋 웃으며저쪽에서 나를 향해 다가오는 그대 모습을 봅니다.내가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필요할 때나에게 귀를 기울이는 그대 모습을 보고,내 기분이 침체되었을 때나에게 특별한 느낌을 갖게 하는 그대 모습을 보며,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그대 모습과내가 울고 싶은 기분일 때우리가 서로 헤어져 있을 때가까이 느껴지는 그대 모습을 봅니다.나는 이러한 그대의 모습들을 보면서우리가 결코 헤어져 있지 않음을 안답니다.
제가 10년 전쯤 이 책을 읽었다면 올리브를 얼마나 이해할지 모르겠어요. 기껏해야 ‘성격이 나빠서 곁에 두기싫은 사람‘ 정도였겠죠. 하지만 지금의 저는 올리브를 보며 제 주변에서 줄곧 보았던 이들의 얼굴, 그리고 저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엔 ‘절대 안 돼‘ ‘말도 안돼‘라고 여겼던 것이 꽤 많았는데요. 방송일이나 사업 등 다양한 일을 하면서 이제 세상에는 ‘절대로 안 되는 것도 없고, 알고 보면 ‘다 말이 된다‘는 걸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나보다 더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도 고민과 아픔이 있다는 것을 알고요. 나보다 힘든 사람을 볼 땐, 적어도 그에게어떤 태도를 보여야 할지 알고 있습니다.인간은 완벽히 혼자 있는 순간이 되어야 비로소 자기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듯합니다. 언젠가 올리브가 진정한 자기 모습을 먼저 바라보게 된다면, 자신을 둘러싼외로움의 모양도 이해하게 될 겁니다. 그 과정을 돕는 누군가가 곁에 있어 준다면 더욱 좋겠고요. 이 책은 몇십 년이 지난 뒤에도 다시 읽을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 P49
이장욱 작가님과 온라인 북토크를 진행한 적 있었는데,그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한 독자가 상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는 내용을 채팅창에 올렸습니다.순간 저는 뭐라고 위로를 건네야 할지 머뭇거리고 있었는데, 작가님은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뜬 이후에 얼마 동안은 아무 느낌이 없을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아픔은 커지지만, 또한 깊어지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상실의 아픔은 결코 소멸하지 않은 채, 대신 우리가까이에 머무른다는 책의 메시지가 그대로 마음에 와 닿는순간이었습니다. - P64
당신이 타인에게 보여준 언어가 되돌아와 당신이 된다.당신이 별을 보여줬기 때문에 우주가 있다는 걸 나는 안다.당신이 먼저 와 있었기 때문에 기다리는 사람인 걸 나는 안다. 당신이 꽃을 들고 왔기 때문에 향기로운 사람인 걸 나는 - P196
안다. 당신이 보고 싶다고 말했기 때문에 다정한 사람인 걸나는 안다. 그렇게 당신이 내게 보여준 말의 색채가 어느새나의 빛깔이 되었다는 걸 부인하기는 어렵겠다.당신은 나의 호수이고, 당신은 내 눈 속에서 자신을 본다.당신에게 보여주는 나의 말이 거울 같기를 바란다. 내가 제련한 언어의 연금술로 당신을 비출 수 있기를 바란다.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 알 수 있도록. - P197
생활은 의식의 표면이고 삶의 깊이를 반영한다. 그 사람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고리이고, 이성과 감성을 결합하는 지점이다. 생활은 속일 수 없는 그 사람의 진실이다.나는 친구에게서 라면을 얻어먹으며 글을 쓰는 마음, 글쓰기의 자세를 배웠다. 모든 글에는 그 사람의 삶의 태도가 스며 있고, 삶의 태도는 생활에서 온다.내가 나를 존중하지 않으면서 남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글이 쓰이길 기대하면 안 된다. 남에게 싫은 것을 떠넘기고 - P200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삶의 문장이 쓰이기를 기대하는 건 슬픈 일이다. 자신이 산 만큼만 쓴다. 진실한 글을쓰고 싶다면 내가 복무하고 있는 생활의 감각을 무디게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아름다운 글은 설거지를 하는 일 같은것, 스스로를 아끼는 자존 같은 것,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는태도 같은 것에서 나온다. 나는 그렇게 믿으며 쓴다. - P201
진심은 드러내려고 애쓰지 않아도 읽힌다. 자신이 아끼는 것, 누군가에게 요긴한 것을 내놓을 때 사람들은 반응한다. 그것이 꼭 필요한 무언가가 아닐지라도 시간과 정성이투여된 것임을 아는 순간 사람들은 그것을 가치 있다고 여긴다. 그런 가치나 의미가 읽힐 때 독자들은 ‘좋은 글‘이란말로 뭉뚱그려서 인정한다. 좋은 글의 힘은 본문에서 나온다. 본문이 진짜 실력이다. 본문은 테크닉의 영역이 아니라삶 자체다. 삶의 내용이 없으면 본문은 채워지지 않는다.소중한 걸 내놓아야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 내놓을 게마땅치 않다면 내놓을 만해질 때까지 준비하며 기다려야한다. 결국 내놓는 그것은 글이 아니라, 내가 준비하고 가꿔 - P214
온 인생 하나인 것이다. 그 인생의 경과를 진정성이라고 하고, 진정성은 자성이 있어서 사람을 끌어당긴다. - P215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지금 당신이 책을 읽는즐거움을 누리고 있다면, 당신은 책을 읽기 위해 부단히 책읽는 뇌를 발달시켜온 사람이다. 경의를 표한다. 그러니 그특별한 능력을 자주 애용하기를 바란다. 당신이 독서하는모습을 누군가는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그 능력을 갖지못해 슬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상기하면서.책이 그냥 책이 아니듯이 독자도 아무나 독자가 아니다.우리, 읽을 수 있는 축복을 헛되이 하지 말자. - P222
사진으로도 눈으로도 촉감으로도허파로도 맥박으로도 기억하자. 그 기억이 흩어지기 전에느낌을 요약해둘 문장을 찾자.내가 너를 처음 만났을 때내가 너라는 여행지에 도착했을 때사실적인 감정을 기록하려 했고너는 그 안에서 생생해졌고나는 너를 사랑했다.표현할 수 있는 감정만큼. - P236
사랑의 고통(데이비드 로렌스)당신을 사랑하는 고통을 나는도저히 견디지 못할 겁니다.걸으면서도 당신을 두려워한답니다.당신이 서 있는 그곳에서어둠이 시작되고당신이 나를 쳐다볼 때그 눈으로 어스름밤이 다가옵니다.아, 태양 속에 머무는 그림자를난 이제껏 본 적이 없답니다.당신을 사랑하는 고통을 나는도저히 견디지 못할 겁니다.
우리가 우리를 우리로 만듭니다(라이너 마리아 릴케)내 말을 믿으세요, 사랑하는 이여, 우리 둘은아직 우리의 출발점에 있지 않습니다.당신은 아직 당신의 여름 비단을 짓고 있고,내가 당신을 향한 그리움에 사무칠 때면내 스스로 아직도 두려움을 느끼니까요.우리에게 어떤 불안도 없었으면 좋겠습니다.그리고 우리가 우리를 우리로 만들기까지둘이서 나란히 걸어가면우리의 옷의 끝 주름에서방랑의 마지막 길의 먼지가 흩날리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