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자 - 2012 제36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최민석 지음 / 민음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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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최민석 작가의 장편소설입니다. 그리 두껍지 않지만 묵직하게 남는 것이 많았습니다. 전통과 권위 있는 문예지에서 신인상을 받고 등단하였지만 당장 생계가 막막하여 선배의 꼬임에 넘어가 야설을 쓰는 삼류 작가인 주인공 ‘남루한’이 한때는 세계 챔피언이었지만, 지금은 매미로부터 얻었다는 초능력 스티커를 파는 전직 복서 ‘공평수’의 자서전을 대필하게 되면서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찾게 된다는 줄거리입니다.

 

앙금으로 남는 첫 번째, 신인상을 받고 등단한 촉망받는 신인작가라도 소설집이라도 낼라치면 빨라서 2년 늦으면 4년이나 걸린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한국문학계의 관례라는 것입니다. 그 두 번째, 복싱 프로모터를 하는 남루한의 아버지 남강호가 양정팔이라고 하는 유망주를 한눈에 알아보고 복싱을 시작하도록 권유하면서 “지금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능력은 바로 탐욕일세(149쪽)”라고 말하는 장면.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사실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말은 “간혹 목표 지향적 인간 중에 눈앞의 푯대를 향해 돌진하는 유형이 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그 푯대 다음에 무엇이 있는지 보지 못하기도 한다.(156쪽)”라는 비유와 연결되어 요즈음을 사는 일부의 행태와 비교되는 것 같습니다.

 

그 세 번째. “그러니까, 우리는 평가에 목을 매고 평가에 울고 웃는 이상, 줄기차게 평가만 쫓아가게 돼. 그건 너무나 아슬아슬한 인생이라고. 나를 봐. 챔피언이지만, 한 번 진 걸로 영원한 패배자야. 게다가, 링 안에선 이겨 봤다고 쳐. 링 밖에선? 나는 완벽한 패배자야. 그건 모두 사람들이 오로지 승부에 집착하고, 결과만 기억하고, 땀 흘리는 과정을 소중히 여기지 않기 때문이야.(188쪽)” 이 부분은 공평수의 재기전을 두고 코치인 헤드의 자의적 해석이라는 토를 달고 있습니다만, 제가 바로 요양기관의 평가와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어 느낌이 별다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평가가 진행될수록 기관에서는 평가에 목을 매는 현상이 심화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공평수는 양정팔과 가진 재기전에서 마지막 12라운드까지 다운을 주고받는 치열한 대결을 펼쳐 관중의 찬사를 받게 됩니다만 그는 그 찬사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무덤에서 고요히 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뇌종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공평수가 50줄에 재기전에 나선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다운이 거듭되는 치열한 대결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라운드까지 버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어차피 언젠가는 질 수밖에 없는 게임이야. 어떻게 지느냐? 그래, 중요해. 사람들은 어쩌면 그걸 내 마지막 모습으로 기억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 모습이 근사하지 않더라도, 초라하더라도, 보잘것없더라도, 상관없어. 헐렁한 트렁크스, 조명, 땀 냄새, 훈련, 실패로 터득한 내 스텝, 그걸 기다리는 링. 그것만으로 충분해. 이 위에 있을 때, 나는 필요한 사람이라는 게 느껴지거든.(217쪽)” 링에서 장열하게 스스로를 산화시켜 사람들이 자신을 복싱인이었음을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공평수의 애절한 희망이 느껴집니다.

 

작가 스스로 이런 절박함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이 내 정신적 자위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그런 점에서 그저 나를 위로하기 위해 쓴 소설이 출판되어 당신의 시간과 금전을 쓰게 했다는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222쪽)”고 적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변명(?)을하실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고, 그런 그들에게 이 소설은 작은 희망의 촛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설가로서의 재기전인 소설을 마무리하여 공모전에 나선 남루한은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됩니다. 하지만 남루한은 공모전 탈락이 중요치 않게 되었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공평수가 그랬듯 승부를 최종적으로 받아들이는 자는 세상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220쪽)” 승부에서 졌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정한 수준에 도달했다면 이긴 삶이라 하겠습니다. 이번 대선 결과를 두고 뒷이야기가 무성한 것 같습니다. 후보가 인정한 결과를 두고 세상이 들끓을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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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63 - 2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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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이제는 시간여행의 고전이라고 해도 될 영화 <백 투더 퓨처> 시리즈에서 과거로 시간여행 중인 맥플라이에게 브라운박사는 과거의 사건에 개입하여 운명을 바꾸어 놓지 말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스티븐 킹은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신작 <11/22/63>에서는 과거로 가는 시간여행 출입구를 발견한 앨 템플턴과 제이크 에핑이 과거에 일어났던 불행한 사건에 개입하여 바로 잡아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설정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과거의 사건을 바로잡으려는 앨과 제이크의 시도에 대하여 과거가 다양한 형태로 저항한다는 설정과 토끼굴이라고 표현하는 시간여행을 출입구를 통하여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순간 이전에 개입했던 사건들이 모두 원상을 회복한다는 설정을 두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전편에서 앨과 해리가 막아낸 비극적 사건의 결말이 과연 해피엔딩이었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만들었던 점과, 후편의 하이라이트가 될 케네디암살을 저지한 것이 과연 후세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을까 하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한 장치라고 하겠습니다. “밑져야 본전이잖아. (…) 상황이 구리게 흘러간다 싶으면 제자리로 돌려 놓으면 돼. 칠판에 적힌 추잡한 단어를 지워 버리는 것만큼이나…(661쪽)”라고 한 앨의 말처럼 토끼굴 출입을 통해서 리셋시키면 된다는 것이지요.

 

어떤 독자도 리뷰에서 링컨암살이 아니라 케네디암살을 저지하는 선택을 했을까 의문을 표시했습니다만, 아마도 시대적 배경으로 고려하였을 때 현대에서 과거 시점으로 돌아가 적응하기에는 세월의 벽이 두터웠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떻든 1958년으로 갈 수 있는 시간여행 출입구를 발견한 앨 템플턴이 1963년 11월 22일 달라스에서 일어난 케네디 암살사건을 저지하려 시도했다가 병을 얻어 더 이상 시도할 수 없게 되면서 주인공 제이크 에핑에게 그 일을 부탁하게 됩니다. 케네디를 살린다면, 베트남전이나 세상을 혼란스럽고 우울하게 만들었던 수많은 일들이 사라지고 세상은 더 나아질 것이라는 이유였습니다.

 

사실 케네디 암살사건 만해도 리 오스왈드가 범인이라고 합니다만, 여러 가지 가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물론 앨이 먼저 시도하면서 꼼꼼하게 조사한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 번의 시간여행에서 오스왈드의 저격을 막겠다는 시도가 터무니없어 보기기까지 합니다. 007시리즈처럼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남자주인공의 애정행각이 중요한 눈요기가 되기도 합니다만,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자칼의 날>이라는 영화에서 대통령을 암살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자칼처럼, 이런 종류의 임무를 맡게 되면 아무래도 사건에 집중하기 위하여 남들과의 관계를 최소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제이크가 5년여의 세월을 과거에서 살아야 하는 상황을 고려했음인지, 아니면 임무수행을 방해하는 과거의 집요한 저항을 고려한 안전장치로 삼기위해서인지 분명하지는 않습니다만, 제이크는 달라스 인근의 작은 마을 조디에서 교편을 잡게 되고 학교에서 새디 호킨스라는 여교사를 만나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조디에서 거점을 만들어 지내면서 한편으로는 오스왈드가 소련에서 미국으로 돌아와 달라스로 들어온 다음의 행로를 따라 미리 감시초소를 만들어 두고 그의 행적을 추적하는데, 그 과정에서 소련의 개입가능성을 넌지시 비치기도 합니다. 물론 뒤에 가서는 리의 배후세력을 지우는 것 같습니다.

케네디 대통령이 달라스에 도착하는 63년 11월 22일을 앞두고 제이크는 과거의 거센 저항을 받아 치명적인 부상을 입게 되지만 새디의 도움을 받아 오스왈드가 케네디를 저격했다는 빌딩으로 가기 위하여 나서는데, 그 과정도 역시 순탄치 않습니다. “과거는 바뀌길 원치 않거든요. 바꾸려고 하면 저항을 해요. 변화의 가능성이 클수록 더 심하게 저항을 하죠.” 우여곡절 끝에 오스왈드의 케네디 저격을 저지하는데 성공하게 됩니다만, 과연 바뀐 과거가 미래에 미친 영향은 저자가 앨 탬플턴을 통하여 그려냈던 환상적인 것이었을까요? 달라스에서 제이크의 개입을 저지하지 못한 과거가 만들어낸 나비효과는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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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투자은행 2
구로키 료 지음, 최고은 옮김 / 펄프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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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편 <거대투자은행 1>이 1985년부터 1990년 말까지 그리고 있습니다. 1990년은 일본의 거품경제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는 해였습니다. 주가가 폭락하는 가운데서도 지수와 연계한 상품을 판매하여 수익을 내는 사람도 있었으니 참 알다가도 모를 동네가 아닐 수 없습니다. 후지사키씨는 이런 상황을 ‘암환자에게 모르핀을 주사하는’ 꼴이라고 자조하고 있습니다. 살로먼의 류진은 주가가 폭락하는 장세에서도 전환사채 차익거래로 1000억엔의 수익을 올렸다는 것입니다.

 

잘 나갈 때 오히려 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세익스피어의 <율리우스 카이사르> 4막 3장에 나오는 ‘There is a tide in the affairs of men.’(저자는 ‘인생에는 일정한 흐름이 있다.’고 번역하고 있습니다만,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의미가 더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는 경구가 아니더라도 잘 나갈 때 별 생각없이 폭주하다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거품경제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아오르는 과정에서 세계 금융계를 요리하는 큰 손들이 벌인 모럴 헤저드는 결국은 사직당국의 철퇴를 맞고 물러나면서 거품이 꺼지는 단초가 되었던 것인데, 전편에서 도덕성이 돋보이던 금융계 종사자들도 막상 끝없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는 추악한 면모를 드러내기도 해서 주인공 가쓰라기의 모습이 대조되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상투를 잡는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위험을 경고하는 사람이 전혀 없지는 않으나 그 사람의 경고는 대부분 무시되면서 추락으로 이어질 결정이 내려진다는 점입니다. 투자의 고수들과 각종 이론으로 무장한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있는 금융계도 보통사람들이 사는 곳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전편에서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주무대가 뉴욕과 동경이었는데 후편에서는 모스코바, 런던, 아일랜드, 심지어는 동구의 부다페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소로 무대를 옮겨가면서 읽는 재미를 더해줄 뿐만 아니라 어렵기만한 금융 이야기 뿐 아니라 레저와 예술, 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화제에 올리고 있습니다. 저자의 박학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후편은 1990년 말부터 2003년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국내은행에서 근무하던 가쓰라기씨가 미국계 투자은행 모건 스펜서에서 재능을 펼치다가 잠시 주춤하는 사이 일본 상업은행 투자업무 담당 상무이사로 영입하겠다는 제안을 받게 되는데, 앞서도 인용했던 셰익스피어극의 대사처럼 일은 언제나 풀리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금새 입증되기도 합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일어났던 국제적인 사건을 인용하여 이야기에 변조를 넣던 작가는 9.11사건은 가쓰라기를 월드트레이드센터 쌍둥이빌딩에 보내 사건 현장을 직접 들여다 보도록 하기도 합니다.

 

어떻든 정도를 걷는 가쓰라기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이어져 결국은 모건 스펜서의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려는 상황에서 금융 경제 재정 담당 대신의 요청을 받아 막 국유화한 은행의 CEO를 맡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되는데, 그 배경에는 가쓰라기의 은사가 제자들에게 남긴 말이 여운이 되어 남아있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자네들은 졸업하면 다양한 길을 걸을 게야. 그리고 다양한 위치에서 여러 가지 판단을 하게 되겠지. 그럴 때 자신의 판단이 과연 사회에 도움이 되는지 항상 생각해 보았으면 하네. 만일 법률이, 사회를 위한 자네들의 판단에 반한다면 법률을 바꾸기 위해 애써야 하네. 그리고 나라를 위해 힘써 주길 바라네.(316쪽)” 가쓰라기 개인의 입장에서는 보수가 많지 않아도 돈과 개인의 경력을 위해 일을 고르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일종의 사회를 위한 봉사의 의미일까요? 치열한 금융계의 부침을 뒤쫓던 이야기는 우아하면서도 조금은 맥빠지는 결말에 이르는 감이 없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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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찍힌놈들>은 극단 내여페가 소극장 ‘내여페 The Stage’의 개관작으로 무대에 올린 작품이라고 합니다. 조인스 이벤트에서 관람기회를 주셔서 감상하게 되었는데, 마침 공연하는 날 오후 늦게 시작한 회의가 다행히도 개막시간에는 넉넉할 정도로 마무리가 되었지만 덕분에 저녁을 먹을 시간이 없어서 붕어빵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서 극장에 들어섰습니다.

 

정말 아담한 극장은 휴먼다큐팀 PD와 카메라맨이 신세를 논하는 주점이 객석 오른편에 조금 높게 자리하고 있고, 정면으로 밴드악기들이 늘어서 있는 무대는 출연하는 밴드가 연습하는 강당이며, 무대 아래 공간은 기타 등등의 상황이 처리되는 복합공간입니다. 객석과 무대가 가까워서 배우들의 숨소리까지 고스란히 들을 수 있어 관객과 배우가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무대입니다.

 

스토리는 시사다큐팀에서 징계를 받아 휴먼다큐팀으로 쫓겨난 PD대주는 언젠가 한건 올려 시사다큐팀을 복귀할 속셈인데, 평화소년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소년장기수들이 어언 나이가 들어 정규교도소로 이감해야 하는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는 뉴스에 착안하여 이들 소년장기수들이 밴드활동을 통하여 교화되는 모습을 담아 감동스토리를 만들려고 합니다. 하지만 절도, 폭력, 방화, 살인 등 살벌한 죄목으로 오랫동안 감옥에 갇혀 있는 이들은 대주PD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막내 소민을 꼬이는데 성공하여 일단 밴드에 참여하도록 하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연습은 대주PD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순조롭지 않아 공연일을 맞출 수 있을지 불확실해집니다.

 

 

대주PD는 이들을 개인적으로 자극하여 연습에 피치를 올리는 한편 이들의 개인공간에도 몰래카메라를 설치하여 이들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순수한 면을 담아냅니다. 겉돌기만하는 아이들과 대주PD의 마음이 시나브로 연결되고 연습도 궤도에 오를 무렵 살아계실 것으로 믿는 할머니의 부음을 전해야 하는 상황이라던가 실수로 죽인 친구의 아버지가 면회를 오면서 이들은 갈등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결국은 PD가 두고나간 핸드폰으로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이들의 사연이 사회적으로로 문제가 되어 공연이 취소되는 커다란 위기에 봉착하고 대주PD는 공연대신 음악프로그램을 통하여 이들의 연주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연극은 실제 소년수의 사연을 바탕으로 스토리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더블 캐스팅으로 되어 있는 출연진 가운데 이날 출연하신 분들은 김대주PD역에 위명우씨, 재강역에 정성윤씨, 윤호역에 민두홍씨, 지성역에 이대희씨, 소민역에 정승욱씨, 그리고 멀티맨역에 신준철씨가 열연해주셨습니다. 무대나 소품 음악 등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앙상블도 아주 훌륭했고, 4인조 소년수밴드의 연주실력도 아마추어 수준은 넘어서는 것으로 연습을 아주 많이 한 것 같았습니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시청률을 의식하고 접근했던 대주PD가 이들의 인간적인 모습에 빠져드는 모습이 조금 더 부각되었더라면 하는 것입니다.

 

이들의 연주를 끝으로 공연이 마무리되는 시점이 조금 애매해서 땀흘린 배우들에게 마음껏 박수로 격려할 수 없었던 것도 조금 아쉽습니다. 좋은 앙상블을 만들어내신 배우들과 스태프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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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 - 종교, 신화, 미신에 속지 말라! 현실을 직시하라!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데이브 매킨 그림 / 김영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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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동물행동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이며 잘 알려진 대중과학 저술가라고 소개되는 리처드 도킨스의 진가를 <이기적 유전자; http://blog.joinsmsn.com/yang412/12583563>와 <눈먼 시계공; http://blog.yes24.com/document/6265571, 읽으면서 확인한 바 있습니다. 원시지구환경에서 우연히 만들어진 유기물분자들이 스스로를 복제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을 출발점으로 하여 오늘날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생물종으로 발전하게 된 것인데, 유전체에 담긴 생물체의 형질에 나타나는 사소한 변화가 자연에 의하여 선택되는 과정에 반복되어 축적되면서 궁극적으로 다양한 종의 차이로발전한 것이라 설명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눈먼시계공>에서의 바이오모프모델, 그리고 <이기적 유전자>에서는 문화의 복제를 설명하는 밈모델은 독창적인 탓인지 이해가 쉽지 않은 바 있었습니다.

 

리처드 도킨스의 최신작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에서는 그의 전작에서 느낀 놀라운 글솜씨가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되어 있다는 점을 깨닫게 만들었습니다. 미립자의 세계에서 무한 우주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을 과학적 논리를 바탕으로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12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는 주제를 세계 구석구석에서 전해오고 있는 신화들을 인용하여 이야기의 꼬투리를 만들고 이어서 과학적 근거를 들어 독자의 머릿속에 개념이 쉽게 정리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열 두 개의 주제는 얼핏 보면 순서가 뒤죽박죽인 것처럼 보입니다만, ‘현실이란 무엇인가? 마법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되는 첫 장에서는 과학적 추론이란 무엇인가를 먼저 제시하고, 이어서 ‘최초의 인간은 누구였을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저자가 인간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열 두개의 주제가 의문문으로 되어 있는 것도 아주 독특하다 싶은데, 그의 진가를 알린 작품 <이기적 유전자>의 첫 번째 장을 ‘사람은 왜 존재하는가?’로 시작한 것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적 사실을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는지 놀랐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만 직접 예를 들어보여야 할 것 같습니다. 저자도 “면역체계는 무척 복잡하기 때문에, 제대로 설명하려면 책 한 권은 바쳐야 한다.(243쪽)”고 적고 있습니다. 이런 면역계의 기능과 이상을 두 쪽 정도의 글로 개념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면역체계가 잘못되는 또 다른 방식은 잠재적 ‘공격자’에 대해 지나치게 열심히 대항하는 경우로, 알레르기가 그런 현상이다. 해롭지 않은 것에 대해서 쓸데없이, 소모적으로, 심지어 파괴적으로 싸우는 것이다. 공기 중의 꽃가루는 보통 무해하지만, 어떤 사람들의 면역체계는 과민하게 반응해 ‘건초열’ 혹은 ‘알레르기성 비염’을 일으킨다.(244쪽)”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도킨스의 뛰어난 글솜씨와 함께 이 책에서 주목되는 점은 바로 저자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 그림으로 표현한 데이브 메킨의 270장이나 되는 일러스트레이션입니다. 이 책을 옮긴이는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이 저자의 전작들과 다른 점을, “첫째. 자신의 주무대인 생물학을 넘어서 과학 전체를 이야기한다. 둘째. 이 책은 그림책이다. 셋째. 이 책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다.”라고 요약하고 있습니다. 정리를 해보면, 우주의 시원에서부터 지구환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어 생물학이나 지구과학, 물리학 등을 전공하지 않은 어른으로부터 중학생까지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는 마법같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세 종류의 마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신화나 동화에 등장하는 ‘초자연적 마법’은 결코 존재할 수 없는 현상이고, 마술사가 무대에서 행하는 마법은 보는 이의 눈을 속이는 일이라는 것이며, 감정으로 느끼는 시적 마법이야말로 저자가 이 책의 제목에 담은 ‘마법’의 의미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은 마법 같거나 혹은 기적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과학이 발전하게 되면 언젠가는 설명이 가능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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